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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이웨이와 '난민'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 규정한 ‘난민’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유엔 난민기구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만 해도 2,100만명, 전 세계 인구의 1%인 7,700만 명이 난민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가 있다. 놀라운 숫자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정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세계의 수많은 난민 문제를 추적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인권운동가가 있다. 오늘의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다. 검열과 통제체제의 중국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며 온갖 탄압을 당하면서도 인권을 위해 앞장서온 그가 지난해 제작한 다큐 <유랑하는 사람들(Human Flow)>은 전 세계 20여국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유랑하는 사람들>을 초청했다. 1년 동안 25명의 제작진이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프랑스, 그리스, 독일, 스위스, 시리아, 터키 등 20여 개국에서 촬영했다는 다큐는 그 광범위하고 긴 여정만큼이나 서사적이다. 전쟁과 기근, 기후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삶을 찾아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다큐 속 난민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진다. 다큐에서 보여진 난민의 숫자는 6,500만 명.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일 34,000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한 자료를 보니 미국과의 전쟁으로 고국을 떠난 이라크 난민들의 숫자도 220만 명이나 된다. 전 국민의 10% 이상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난 셈이다. <유랑하는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인류 상황을 이해하고자 떠나는 아이웨이웨이의 개인적 여정’이다. 인권의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믿음이 없었다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을 영화다. 아이웨이웨이는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현 시대에 하나의 운명 공동체인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보다 높은 수준의 관용, 연민 그리고 신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난민문제를 다룬 또 한편 영화가 있다. 일본의 젊은 감독 후지모토 아키오의 <내가 돌아갈 곳(Passage of Life)>다. 네 명의 미얀마 출신 가족이 안전한 삶을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으나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하는 실화를 담은 영화다. 난민문제를 새롭게 일깨워준 이 두 편의 영화. 영화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10 19:22

랜드마크

대한방직 전주공장과 부지를 인수한 (주)자광이 지난달 30일 143층 타워 건설 계획을 발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광에 따르면 이곳에는 350실 규모의 특급호텔, 백화점 등 관광 쇼핑시설,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컨벤션센터, 생태형 미디어파크 등이 들어선다. 전체부지 23만565㎡의 절반 정도에 도심 속 시민 힐링공간과 볼거리 제공을 위한 미디어테마파크, 녹지 등을 조성한다. 자광이 이익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전주 이익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계획으로 보인다. 자광은 이 사업에 2조원 가량을 투입해야 하는데, 아파트와 상가 분양 등 직접 수입 부분과 각종 시설 운영 등에 따른 수입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사업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은 시민 이익에도 부합돼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시민들이 자광의 계획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자광 계획 성공의 전제가 된다. 2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대고, 완공하여 시설을 개장하는 것은 자광의 몫이다. 시민 관심은 특혜 여부, 관광효과, 교통난, 상생 등이 될 것이다. 전주시는 대한방직 개발에 따른 특혜의혹을 잠재우고 기업은 물론 전주시 전체 이익에 부합하는 개발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논의 과정을 거쳐 대한방직개발문제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자광은 사업설명회 직후인 지난 2일 전주시에 전주 143 익스트림타워 복합단지 사업계획서(안)을 제출했고, 전주시는 이를 검토해 어떤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주는 한옥마을이 뜨면서 1000만 관광객을 돌파한 도시다. 그들의 143타워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가 될 수 있고, 전주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1889년 5월15일 에펠탑 꼭대기 300m가 넘는 상공에 프랑스 국기를 꽂기 전까지 세계적 고층건축물은 빈약했다. 에펠탑을 계기로 고층 건축기술에 자신감이 붙은 건축가들의 바벨탑 건설은 러시를 이뤘다. 미국은 1933년 뉴욕에 443m 102층 높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준공했고, 일본은 1958년 333m 높이 도쿄타워를 준공했다. 우리는 1985년 249m 높이 63빌딩, 2016년 555m, 123층 높이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했다. 높이 경쟁은 목조빌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린교사가 얼마 전 70층 350m 높이 목조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6조원의 자금을 투입, 이 건물을 지으려는 것은 목조건축 최고의 기술력, 최고의 랜드마크 등 자부심과 관광수입까지 겨냥한 것이다. 전주는 그런 랜드마크를 놓고 한바탕 논쟁을 해야 하게 됐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5.09 19:46

이인제와 정동영

정치권에서 이인제는 그리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 짧은 우리의 현대 정치사에서 그이만큼 당적을 이리저리 옮긴 정치인이 없다. 당적도 당적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전혀 성향이 다른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그 결과 그의 정치적 입지는 계속 좁아졌고, 지난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조차 낙선하면서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판정까지 받았다. 오죽하면 이인제 꼴 난다는 말이 회자될까. 이인제가 누구인가. 김영삼 정권 시절 최연소 노동부장관에 기용됐으며, 첫 민선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거칠 것 없었던 그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불복하면서였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서 결과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탄생에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민주당, 신한국당, 자유선진당을 오가며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혔다. 지역의 기대를 한 몸에 받다가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던 정치인을 보듬어 준 곳이 그의 정치적 고향인 논산에서였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당선되며 피닉제(불사조의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는 별명이 헛되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던 그가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인제 후보와 오버랩되는 전북 정치인이 정동영 의원이다. 정 의원 역시 전북 정치권의 최대 기대주였다. 15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통일부 장관, 집권당 의장, 집권당 대선 후보에 오르며 전도양양했다. 그런 그도 대선 참패와 서울 동작구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후 정치적 미아가 됐다. 전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그의 재기를 고향에서 도왔다. 복당했던 민주당을 탈당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호남돌풍의 주도적 역할도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별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정 의원으로선 이인제 후보와의 단순 비교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적 변경의 상황과 배경이 다르고, 현재 위치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같은 선상에 놓은 이유는 현재의 전북 지방선거 상황 때문이다. 정 의원이 민평당 도지사 후보로 나섰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민주당 일변도의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물론, 정 의원이 나선다 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도 속의 현 구도를 얼마만큼 깨뜨릴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탈당해 새 정당에 합류할 때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민평당 국회의원 중 누군가는 살신성인 자세를 보여야 했다. 그 도전자가 전북 정치의 간판인 정 의원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마른자리가 아닌, 진자리에 나설 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정치인의 진퇴 문제가 어디 두 분만의 문제이겠는가.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08 19:20

정치인의 몸값

전주를 찾는 식도락가들이 반드시 짚어가는 곳이 있으니 바로 비빔밥으로 유명한 성미당이다. 고 이판례 여사가 전주시 중앙동 현재 성미당 자리에서 비빔밥과 깨죽, 잣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1965년이니까 벌써 6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주비빔밥 상업화의 효시인 셈이다. 성미당은 이후 딸인 정영자 사장(71)을 거쳐 지금은 손자들이 경영을 맡고있다. 중앙동점은 손녀가, 서신동점은 이판례 여사의 손자가 경영하고 있는데 서신동점은 소석 이철승 전총재의 생가터다. 지금도 성미당 바로 옆엔 소석의 기와집 생가터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한때 소석 기념관이나 도서관 건립 움직임이 일기도 했으나 찬반양론이 제기되면서 요즘엔 주춤한 상태다. 소석은 야당 선명성이 문제되면서 김대중, 김영삼 등 양김씨와의 정치투쟁에서 패했으나, 어쨋든 전북출신인 그가 한국 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역사를 아는 이들은 비운의 거물 소석 생가를 볼때마다 전북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리며 웅비의 날을 기원하곤 한다. 한국 야당사에서 물줄기를 바꾼 대표적 사건은 1971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신민당 전당대회였다.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3인은 소위 40대 기수론를 들고 나섰다. 유진산 총재는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라며 코웃음을 쳤으나 결국 대선 후보는 김대중으로 결정됐고 훗날 김영삼, 김대중은 차례로 대통령을 지냈고, 소석 이철승은 야당 총재를 역임했다. 정계원로들은 구상유취란 표현까지 썼으나 결국 도전하는 이들에겐 기회가 돌아갔음을 역사는 웅변한다. 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들의 후보진영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큰 민주당의 경우 송하진 지사후보를 비롯, 남원 이환주, 완주 박성일, 진안 이항로 후보는 관료로서 생활하다 선거에 뛰어들어 몸값을 올리는데 성공한 대표 케이스다. 익산 김영배 시장후보를 비롯,군산 강임준, 정읍 이학수, 부안 권익현, 무주 백경태 후보 역시 도의원에서 점프해 기초단체장 공천을 따냈다. 김승수 전주시장 후보나 임실 전상두, 고창 박우정 후보 역시 정당이나 관료, 사업 등의 독특한 경력을 거치며 계속 성장해온 경우다. 민주당 도의원 전주지역 공천자는 마치 5~10년전 전주시의원 명단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기초의원에서 점프한 이들이 대다수다. 상대적으로 정당 지지세가 약해 힘든 싸움이 예상되지만 민주평화당도 비슷하다. 임정엽 지사 후보는 도의원에서 시작해, 완주군수,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몸을 불렸고, 익산 정헌율, 남원 강동원, 김제 정성주, 완주 박재완, 고창 유기상 후보 등도 새로운 도전이 눈에 띤다. 과연 이번 선거에서 몸값이 부쩍 오를 정치인은 누구일까.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5.07 16:27

'휘파람'

‘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벌써 몇 달째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어/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휘휘휘 호호호 휘휘 호호호~ ‘ 90년대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즐겨 불렸던 북한노래 ‘휘파람’이다. 처음에는 대학가의 집회 현장에서나 불렸지만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전후로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면서 음반으로 출시되고, 나중에는 핸드폰 컬러링으로 활용될 정도로 친근한 노래가 되었다. 경쾌한 리듬에 ‘복순이’를 짝사랑하는 젊은이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가사 역시 단순해 금세 따라 부르기 십상(?)인데 거의 모든 노래가 체제수호나 찬양일색인 것과는 달리 남녀 간의 사랑을 담은 것이 주목할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당국은 이 노래가 ‘날라리풍’이라 하여 한때 금지하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가수 전혜영이 부른 이 노래는 1988년 북한의 대중가요그룹 보천보 전자악단의 지휘자 리종오가 작곡했는데, 발표된 직후부터 북한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어 첫 유행가곡이 되었다. ‘휘파람’은 북한의 대표적 서정시인 조기천(1913∼1951)이 쓴 시를 변형해 노랫말을 붙였다. 항일무장투쟁을 그린 장편서사시 ‘백두산’의 작가이기도 한 조기천은 해방직후 북한문단에서 ‘새로운 내용과 장르를 개척하고 이끈 향도자적 역할’을 평가 받는 문학인이다. 북한의 시는 사상과 우상화 시가 대부분이지만 ‘휘파람’은 1947년에 쓴 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정적이다. 날마다 직장에서 보는 복순이라는 처녀에 대한 사랑과 설렘을 담은 원작 시는 노래가 된 ‘휘파람’의 경쾌함만큼이나 웃음 짓게 한다. ‘오늘 저녁에도 휘파람 불었다오/복순이네 집 앞을 지나며/벌써 몇 달채 휘파람 부는데/휘휘…호호…/그리도 그는 몰라준다오//날마다 직장에서 보건만/보고도 다시나 못 볼 듯/가슴 속엔 불이 붙소/보고도 또 보고 싶으니/참 이 일을 어찌하오//오늘도 생긋 웃으며/작업량 삼백을 넘쳤다고/글쎄 삼백은 부럽지도 않아/나도 그보다 못하진 않다오//그래도 그 웃음은 참 부러워/어찌도 그리도 맑을가//한번은 구락부에서/나더러 무슨 휘파람 그리 부느냐고/복순이 웃으며 물었소/난 그만 더워서 분다고 말했다오/그러니 이젠 휘파람만 불수밖에…//몇 달이고 이렇게 부노라면…/그도 정녕 알아주리라!/이 밤도 이미 늦었는데/나는 학습 자료 뒤적이며/휘휘…호호…/그가 알아줄가?(조기천, 1947) 2018남북정상회담에 환호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노래 ‘휘파람’을 괜히 흥얼거리게 되는 이유, 따로 없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03 21:03

국회의원 대리전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지만 다음 21대 총선을 사전에 가늠할 수 있는 성격을 띠어 장내외 선거전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 원외위원장들은 적접적으로 자신의 선거는 아니지만 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알게 모르게 진땀을 흘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80%가 넘는 지지도 덕분에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된다는 여론이 확대되면서 야권은 크게 위축돼 제대로 후보도 못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7석을 차지,기염을 토했던 국민의당은 당이 붕괴되면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져 지리멸렬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지난번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임정엽 전완주군수가 민주평화당 지사후보로 확정돼 선거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배숙 대표를 비롯 정동영 유성엽 김종회 김광수 의원 등 현역의원이 5명이나 된 민평당은 현역의원 중에서 지사 후보를 못내고 완주 무진장 위원장인 임 전군수를 지사후보로 냈다. 바른미래당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정운천의원이나 재선의 김관영의원이 있지만 아직껏 지사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사선거에 나서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나서질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임 전군수의 지사출마에 대해 ‘임 전군수가 완주군수 재선하는 동안 군정을 잘 이끌어 군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전주에서 도의원을 지낸 관계로 많이 알려져 15% 이상은 득표할 것’아니냐면서 ‘설령 떨어져도 전주와 완주쪽에서 표가 많이 나오면 다음번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며 그의 출마를 반기는 사람도 있다. 특히 상당수 완주군민들은 다음번 총선에선 반드시 완주출신을 당선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완주 출신인 ‘임정엽 카드’가 결코 무망하게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론 임 후보는 ‘민주당 지사후보 경선 때처럼 송하진 지사의 건강문제를 흔들지 않을 것’이라며 ‘모처럼만에 임 후보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공약과 정책으로 페어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과 달리 다음 총선에서 도내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군이 두터워져 그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안호영의원이 민주당 현역이지만 문재인 정권들어서면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이 6명 정부 각 부처 차관급이 10명이나 돼 후보군이 다양해졌다. 이들 중 장관 발탁이 안되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 위원장과 공천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재선가도를 달리는 송하진 현 지사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때 누가 민주당으로 시장 군수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총선 공천자의 유불리가 점쳐질 것 같다. 야권 현역의원들도 수성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어 21대 총선전은 조기에 점화될 공산이 짙다. 정당지지율에 업혀 가는 지선후보는 무능력 한 후보라는 사실을 유권자가 알았으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02 19:24

서울로 간 전봉준

동학농민군 최고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1855∼1895)의 동상이 수도 서울에 세워진 의미는 크다. 동학농민혁명의 발단이 된 고부봉기를 앞두고 작성된 사발통문의 4가지 내용 중에 ‘전주영을 함락하고 서울로 직향할사’라는 대목이 들어 있다. 동학농민군의 간절한 소망이었던 서울 진입은 관군과 일본군이 지킨 공주 우금치 전선에 막혀 끝내 무산됐다. 순창 피노리에서 체포된 후 혁명군 지도자가 아닌 죄인 신분으로 서울 땅을 밟게 된 전봉준 장군의 심정인들 오죽했으랴 싶다. 전봉준 장군이 사형 전 “나를 죽일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내 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 남몰래 죽이느냐”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전봉준 장군의 서울 동상은 이런 동학농민군의 변혁에 대한 갈망을 뒤늦게나마 평가하고 채워주는 상징적 조형물이다. 여기에 전북의 일개 사건 정도로 여겨온 동학농민혁명의 지평을 전국으로 넓히고, 혁명의 정신을 한층 더 높이 치켜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동상의 설립까지 과정은 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를 방문했을 당시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업부장의 제안을 받고 곧바로 부지 물색을 벌였다고 한다. 마침 전옥서 터 중에 서울시 땅이 있어 동상 건립이 급물살을 탔다. 동상건립위가 꾸려지고, 2억7000만원의 국민 모금이 이뤄졌다. 국민 모금에 200여명이 참여했다. 건립 부지와 사업비가 마련된 후 어떤 모습의 동상이 만들어질지 관심사였다. 전주 덕진공원에 있는 ‘전봉준 선생상’이나 정읍 황토현과 정읍공설운동장에 세워진 기존 동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탓이다. 고창 출신의 원로 조각가인 김수현 충북대 명예교수가 만든 서울 동상은 화강암 좌대 위에 전봉준 장군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가마 위에 앉아 서울로 압송되던 전봉준 장군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문병학 부장은 “동학농민혁명 후 우리의 근현대사는 불구였다”며, “부상당한 전봉준 장군의 좌상이 그 역사를 잘 대변한다”고 했다. 좌대 때문에 동상 주변의 군중들이 장군을 떠받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형상도 의도하지 않았던 장면이란다. 전봉준 장군 동상의 화룡점정은 ‘눈빛’이다. 누군가는 동상의 눈빛을 형형하다고 했다. 전봉준 장군의 사진을 보면 흑백사진임에도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이 쏜 ‘레이저 눈빛’을 능가한다. 안도현 시인은 ‘서울로 가는 전봉준’시에서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 속에서 /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 / 오늘 나는 알겠네”라고 전봉준 장군의 눈빛에 주목했다. 전봉준 장군의 형형한 눈빛이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라고 서울 한복판에서 불침번을 설 것 같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01 18:21

전주한지의 저력

지난해 9월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주몽골 대사관에서 당시 오송 대사의 초청으로 언론인 10여명이 오찬을 한적이 있다. 대화도중 오 대사가 이곳 대사관에 치장된 전등이나 창호가 바로 전주한지인데 찾는 이들마다 색감이나 질감의 우수성에 탄복한다며 외교공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공관 활성화의 일환으로 전주한지가 널리 보급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관저에 전주한지가 쓰인것을 잘아는 이들도 이날만은 전주한지로 꾸며진 몽골대사 관저를 관심있게 다시 둘러봤다. 나중에 알고보니 몽골 대사관을 장식한 전주한지를 만들어 납품한 이는 백철희 고감한지앤페이퍼 사장이었다. 해외공관의 경우 교체작업이 쉽지않기 때문에 백 사장은 한지와 한지 사이에 필름을 넣어 반영구적으로 납품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전 다시 전주한지가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이 전주한지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서울에 있는 한지업체 자명산업을 통해 납품받았는데 창호와 벽면은 전주한지를 능가하는 것이 없었기에 전주에 있는 고감한지앤페이퍼 제품이 채택됐다고 한다. 회담장 창호는 한지 한장을 건조해 만든 1합으로, 벽면은 두장을 건조한 2합전주한지로 장식했다는 후문이다. 전주한지의 기를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이번 정상회담은 대성공을 거두며 지구상 남아있는 마지막 분단국가 한반도가 통일될 날도 머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일찌감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나는 나라가 된 것이다. 굳이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전주한지는 오랜 전통속에서 명성또한 대단했다. 전주한지는 지난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복원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고, 바티칸교황청이 소장중인 편지 기록물도 복본하는데 쓰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제한지 제조업체를 보면 전북이 10곳, 경북이 5곳이며, 강원경남충북이 각 2곳, 경기가 한곳 등 총 2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주한지는 그동안 격에 맞는 대우를 받지못했다. 대형 한지 납품업체가 대부분 서울에 있고, 원주한지의 경우 색(色)한지로 특화한 것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해외공관이나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전주한지가 다시 도약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한지를 잘 만드는 것에 그쳐선 안된다. 월드컵축구 공인구로 주로 쓰이는 아디다스의 경우 실제 공을 만드는 후진국 어린이들이 버는 돈은 일당이 1달러가 채 안되지만 공인구 하나의 가격은 20만원에 달한다. 제조보다 마케팅이 훨씬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전북의 고무장갑 한켤레, 떡볶이 한묶음이 떵떵거리며 해외에 나가듯 이제 전주한지가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국제사회에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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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18.04.30 18:39

인물과 능력

국민의당 분열로 경쟁구도가 붕괴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일당 독점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지금 지역정가에서는 일당독점구도의 폐해를 걱정하면서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민주당이 한 공천작업에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 공천과정에서 집권여당이 그렇게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게 할 수 있는가 의심을 한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사전에 답안지가 나도는 상황이 속출돼 공정성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 자만심으로 밖에 이해가 가질 않는다.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당의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라기 보다는 야당의 무기력 무능함 딴지걸기에서 비롯된 반사이득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도당은 중앙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까지 공천작업을 완료하라는 지시 때문에 서둘렀다고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지지도를 확산시키려면 순서상 군수후보부터 결정한후 나중에 시장후보를 선정했어야 옳았다. 단체장 후보를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50%씩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했지만 사전에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알 수 있도록 토론회를 개최했어야 했다. 당이 정치신인들한테 진입장벽을 높게 쳐 버린 것이 문제였다. 사실 후보 등록일이 5월 24·25일인 점을 고려하면 굳이 공천을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이는 도당 지도부가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일사천리로 일정을 잡은 게 결국은 불공정으로 이어지면서 파열음을 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공정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도당 지도부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전북의 현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군산이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저 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다. 여야 정치권은 면피용으로 왔다 갔다만 할 뿐 지금까지 속시원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똑같다. 전북의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키느라 애만 썼지 지역으로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존재감 없는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만 해놓고 있을 뿐 피부로 느낄 지원책은 없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지렛대로 삼아 지역발전을 도모하려했던 계획들이 그저 순진무구하게만 보인다. 결국 지방선거에서 역량과 비전을 기준으로 냉정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당을 넘어서 인물과 역량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 전북은 중앙정부에서 볼 때 존재감조차 없어 보인다. 정치권의 무능함이 지역을 살릴 기회를 놓쳤다. 지방선거에서 후보의 인물됨됨이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을 얕잡아 보는 시각도 바로 잡을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각오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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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8.04.29 18:02

금강산 관광과 땅길

땅길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것은 2003년 2월이었다. 바닷길 금강산 관광의 문을 연 것이 1998년, 50년 남북분단의 장벽은 바닷길에 이어 땅길까지 열리면서 비로소 허물어지는 듯 했다. 땅길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그해 2월 14일, 일반인 관광에 앞서 시범관광이 이루어졌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추진한 현대아산이 각계에서 초청한 466명이 분단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역사의 증인’이 됐다. 언론계 초청자만 100여명,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가의 역사 현장을 기록하려는 외신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유난히 뜨거웠다. 시범관광단이 된 덕분에 갖게 된 2박3일 땅길 첫 금강산관광은 짧지만 길고 긴 여행이었다. 2월 14일 시범관광을 앞두고 통일전망대에서는 동해선 임시도로를 개통하는 행사가 열렸다. 개통식은 막혔던 남북 땅길을 여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그즈음 불거진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여파로 행사는 간소하게 치러졌다. 시범관광단은 통일전망대에서 북쪽 땅을 통행할 수 있는 버스에 갈아타고 출발했다. 꽃 장식을 한 작은 버스 스물 두 대가 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에 들어서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 녹슨 군사분계선에 의지해있던 비무장지대 50년, 통한의 역사는 그 순간 ‘과거’가 되었다. 북방한계선을 막 통과했을 때 인민군 두 명이 나타났다. 버스 바로 옆으로 행진하듯이 걸어온 그들이 버스에 올라왔다. 버스 안은 적막감이 흘렀는데, 그들 역시 긴장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순간 어딘가에서 취주악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맨 앞 선두 버스가 도착한 곳에서 열린 북측의 환영행사였다. 남측의 금강통문을 통과해 장전항까지 이르는 길은 육로관광 도로가 완공되기까지 임시로 사용하는 길이었다. 길옆으로는 금강산으로부터 흘러 모인 적벽강이 가까이 왔다 멀리 갔다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자취를 감추었다. 고성군 마을로 들어서는 초입부터는 남쪽의 금강산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길이 시작됐지만 철책으로 갇힌 탓에 차 두 대가 겨우 왕래할 수 있을 정도의 좁은 아스팔트 도로였다. 이후 수많은 남쪽 사람들이 버스로 승용차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그 길을 따라 금강산에 안겼다. 그때만 해도 곧 남과 북이 하나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땅길은 다시 막혔다.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판문점에서 열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지나 남측으로 이동한다. 회담과 회담 사이에는 소나무를 심고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땅길까지 막혔던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은 비로소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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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8.04.26 18:59

운칠기삼

6·13 지방선거 정당 후보가 대부분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북 국회의원 수는 단 2명이지만 촛불이 성공하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위상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수년 전 민주당은 전북민심을 국민의당에 빼앗겨 20대 총선에서 대패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만회할 것이란 예상이 상당하다. 권력을 쥔 더불어민주당이 빠른 속도로 전열을 가다듬고 진용을 강화한 반면 이에 맞서는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모습이다. 하지만 선거는 약50일이나 남아 있다. 정치는 생물이다. 변화무쌍하니, 앞으로 무슨 변수가 생길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초반 상황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현 바른미래당 소속 정운천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고, 초짜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전북의 새로운 맹주가 되는 등 전북 정치 기류는 과거 흐름이 아니었다. 이번 6·13지선은 전북정치권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다. 선거전에 나서는 후보들을 볼라치면 학력과 직업, 성향, 도덕성 등에서 다양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번 지선에서 한 후보는 투표일이 닥쳤을 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학풍에 고배를 마셨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일천한 학력이 죄는 아닌 것이다. 운이 없었다. 어쨌든, 낙선 후 그는 가방끈을 늘이고 있으니, 세상인심 씁쓸하기도 하다. 선거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뒤따라야 하는 것 같다. 소위 운칠기삼이다. 민선 첫 유종근 도지사는 학교 졸업 후 미국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전북에서 전혀 생소한 인물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DJ와의 인연을 앞세워 도지사를 두 번 역임했다. 강현욱 도지사는 경선 당시 선거부정 시비가 있었지만 상대를 잘 만났다. 현 국회의장인 정세균 후보가 문제 제기하지 않는 바람에 막강 관운을 탈 수 있었다. 훗날 정세균이 묻어두었던 강캠프의 선거법 사건이 불거지는 등 여론 악화 등으로 강지사는 재선을 포기했고, 이런 그의 결정은 김완주 전주시장에게 운빨로 작용했다. 김지사는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이명박에 보낸 편지사건과 LH본사 유치 무산, 프로야구단 유치 무산 등은 3선으로 향하던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 수혜는 송하진 도지사에게 돌아갔다. 최근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송지사도 김지사처럼 운빨이 좋아 보인다. 김춘진 후보가 휘두른 무딘 가시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한국지엠군산공장 폐문이라는 매가톤급 악재는 아직 그를 막지 못했다. 비슷한 크기의 악재도 때론, 누군가에겐 무용지물이다. 운칠기삼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4.25 19:18

피해자 코스프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미투운동,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등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뉴스의 현장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피해자 코스프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거부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현 정권의 ‘정치보복’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결백을 보여주려 했다. 여권은 이를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비난했다. ‘드루킹 사건’은 여야의 위치가 바뀌었다. 야 3당이 드루킹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며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자 여권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야권의 공조를 대선 불복으로 규정했다. 야당은 여론을 조작·왜곡한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쪽이 어떻게든 현재의 상황을 빠져나가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권의 이런 ‘피해자 코스프레’는 국민의 눈높이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낮은 수다. ‘코스프레’는 ‘의상’을 뜻하는 ‘costume’과 ‘놀이’를 의미하는 ‘play’의 합성어인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에서 나왔다. 영화·게임·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방하여 주인공과 같은 의상을 입고 행동을 따라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런 본래의 의미의 ‘코스프레’가 ‘피해자’와 결합해 적반하장의 무기로 쓰이는 셈이다. 정치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지엠 사태를 보면서 과연 누가 가장 큰 피해자인가를 떠올려보았다. 한국지엠 노사가 23일 자구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회사의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고 정부와 GM의 노사는 한숨을 돌리는 모양이다. 그러나 한국지엠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군산공장을 어떻게 할 지 한 줄의 언급도 없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겼던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전부다. 물론 군산공장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차별과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런 일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될 경우 근로자들이 일단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근로자에게는 일정 보상을 수반하는 희망퇴직과,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의 여지라도 있다. 문제는 협력회사와 지역 주민들이다. 한국지엠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본 도내 기업이 155곳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역경제 역시 파탄지경이다. 군산의 희생을 바탕으로 부평과 창원 공장은 정부의 신규자금 투자와 신차 배정, 외투 지역 지정으로 살 길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M 근로자를 가장 큰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지역경제의 파탄을 두고 차라리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비판받는 상황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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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8.04.24 18:29

전북교육의 현실

오는 6월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특별한 이벤트 하나가 펼쳐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을 벌인 뒤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을 갖기 때문이다. 월드컵 출정식이 지방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전주의 경우 김대은 전북축구협회장이 그간 A매치를 여러번 성공리에 치렀고, 전북현대모터스의 두터운 팬이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1970년대 전북은 최재모, 정태훈, 최상철, 유동춘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고, 80년대에도 노수진, 장정, 조긍연, 고정운, 노상래 등 스타가 잇따랐다. 하지만 노상래 이후 10여년간 전북은 축구 국가대표 하나 없던 암흑기를 지나 김영권, 김진수 등으로 맥이 이어졌다. 중앙의 시각에서 볼때 전북은 축구변방이나 다름없지만 가장 상징성이 큰 ‘월드컵 출정식’을 전주에서 갖게돼 도민의 자부심이 뿌듯할 수밖에 없다. 사실 후삼국때 잠시 지방호족이 득세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유지해온 까닭에 모든 것을 중앙위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산 사람들은 스스로 서울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에서는 부산을 ‘시골’이라고 부르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하물며 인구, 경제력 등을 포함한 도세면에서 최하위권인 전북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일부 전북 인사들이 요직에 등용되고 있고, 재원 배분에서도 조금씩 그 효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남들이 잠 잘때 뛰어야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하나의 의미있는 자료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법무부가 각 대학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첫 공개했는데 전북대와 원광대의 수준이 기가막힐 지경이다. 올해 치러진 제7회 합격률을 보면 원광대는 24.63%로 25개 학교중 꼴찌였고, 전북대는 27.43%로 24위였다. 도내 2개 로스쿨 합격률은 서울대(78.65%), 연세대(73.38%), 고려대(71.97)등과는 3배이상 차이가 났고, 심지어 제주대(28.41%), 충북대(31.62%), 충남대(41.15%), 강원대(43.02%) 보다도 낮았다. 전북대는 그동안 각종 평가나 실적면에서 타 시도에 있는 국립대를 압도했고, 웬만한 수도권 사립대보다 나은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 자료가 던지는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 대학 수준을 단순히 변호사시험 합격률 하나로 평가해선 안되지만 적어도 이번 일을 맹성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차제에 교육감 입후보자들도 보다 냉정하게 전북교육의 현실을 봐야한다. 경제력이 취약하기에 도내 초중고 성적이 타 시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음에도 그동안 우리만 스스로 “괜찮다”고 만족하진 않았나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모든 교육정책은 반드시 정확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둬야하고 그런점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막중하기만 하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4.23 21:03

국가예산확보

올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확 풀어버림에 따라 별다른 이슈없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냄에 따라 최대수혜자는 민주당 쪽으로 공천신청한 사람들이 받고 있다. 민주당 지지도가 70% 이상 고공행진을 해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시장 군수를 비롯 지방의원 출마자들이 민주당 공천장을 받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쓴다. 익산 ·김제시장, 임실 ·순창·무주·부안군수를 제외하고는 본선거가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돼 버릴 공산이 짙다. 교육감 선거는 김승환·서거석후보의 양강구도가 일찍 형성된 가운데 이미영·황호진후보가 뒤를 쫓지만 지지율 변동이 미미해 위협적이질 않다. 늦어도 선거 한달 전까지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답보상태에 빠진 마이너 후보들이 사퇴할 것으로 점쳐져 김 서 후보간 예측불허의 한판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 단체장 선거는 후보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판단하므로 외형상으론 민주당 공천자가 유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 않을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유권자는 후보가 깜이 되느냐부터 따진다. 현직한테는 공약을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했느냐부터 시작해서 국가예산확보와 갈등관계에 있는 민원해결 그리고 공정하게 직원들의 인사관리를 했느냐를 살핀다. 도내 자치단체는 지방세 수입이 적어 자체재원이 빈약하기 때문에 국가예산 확보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 현직단체장이라고해서 국가예산을 잘 확보하는 게 아니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국가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각 부처를 상대로해서 총성없는 전쟁을 펼친다. 이런 상황에서 인맥이 제대로 구축 안된 단체장은 아예 중앙부처 접근도 못한다. 그에반해 인적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시장 군수는 맥을 잘 짚어 국가예산을 잘 확보한다. 송하진 지사가 정치권과 공조를 이뤄내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인 6조5000억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그냥 된 게 아니다. 그간 쌓아놓은 인맥과 정권교체를 이룬 게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 전북의 숙원사업이었던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국립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예산 등을 거의 확보했다. 시장 군수의 성적표는 국가예산을 얼마 확보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할 사람이 있다. 기업인 출신으로 인적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박우정 고창군수를 꼽을 수 있다. 박 군수는 고창 출신 심덕섭 보훈처 차장을 앞세우고 직접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을 만나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앙요로에 고창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이들을 씨줄 날줄로 엮어 전방위적으로 예산 활동에 나선 것이 적중했다. 전임 이강수 군수가 3선하는 동안 웰파크시티를 조성해 고창을 살기좋은 고장으로 품격있게 만들었지만 박 군수도 그에 못지않게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어떤 사람이 시장 군수를 맡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이 달라진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이나 정책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4.22 17:11

오너리스크

나는 일찍이 한나라 광무제의 日復一日(하루하루를 지낸다)이란 말을 좋아하였다. 무릇 사람의 걱정은 항상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니, 부귀영화와 명예 등을 자신의 소유로 여겨 그것을 오랫동안 유지할 계책을 세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유한 사람은 자연스레 사치스러워지고, 귀한 사람은 자연스레 교만해진다. 김준태씨가 펴낸 책 <왕의 경영>에서 소개한 정조의 어록(일득록 日得錄) 한부분이다.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다시 뜨겁다. 잠잠해질만하면 다시 불거지는 기업 총수와 그의 23세들이 벌이는 갑질은 그 행태가 별로 다르지 않다. 한결같이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안하무인격 행위들이다. 이번에는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주인공이다. 조현민은 이미 그 이름이 낯설지 않다. 땅콩회항사건으로 먼저 갑질논란 명부에 이름을 올린 언니 조현아 사태가 벌어졌을 때 국민들을 향해 복수하겠다며 벼르던 바로 그 인물이다. 혹시 그 복수가 다시 국민들을 분노께 하는 이것이었을까. 조현민의 갑질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 컵을 던지고 폭언을 했다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그 여파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는 그의 폭언과 갑질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부도덕한 행태까지 불거져있다. 대한항공 직원이 제보한 조현민 음성파일은 정상적인 사람의 음성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괴성의 정체다. 더 놀라운 일은 대한항공 직원들에게는 이런 일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는 것인데, 조 전무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무슨 통과의례처럼 항상 고성을 지른다는 증언이 있고 보면 사태의 정도를 짐작 코도 남는다. 재벌 23세들의 갑질 논란은 갈수록 잦아지는 형국이다. 이윤재 피존 회장의 청부폭행, 김갑식 몽고간장 회장의 갑질,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의 로펌 변호사 폭행 등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건만도 적지 않다. 총수 일가의 문제는 곧 기업의 위기를 몰고 와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실질적인 경영에 큰 타격을 입힌다. 이른바 오너리스크의 작동 결과다. 나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류 어릴 때부터 수입차를 타고 다녀 만족스러웠다 항상 타는 비행기 일등석(First Class)은 당연한 자리 등등은 모두 조현민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다. 부귀영화와 명예 등을 자신의 소유로 여기는 오너의 독단경영 체제에서 책임의식은 없고 특권의식에만 사로잡혀있는 23세들의 행태는 어디까지 닿을까. 오너리스크는 괜히 오는 것이 아니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4.19 18:40

익산 통일 전국체전

올해 제99회 전국체전은 10월12일부터 18일까지 익산시를 중심으로 한 전북 14개 시군 70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주 개최지가 익산시이지만, 특정 지자체가 규격 경기장을 마련해 모든 경기를 치르기 힘든 점을 고려, 인근 시군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된다. 태권도 등 30여 개 종목 메달과 지역 명예를 걸고 고등부와 대학부, 일반부 선수들이 겨룬다. 전국체전은 1920년 11월 조선체육회가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개최한 제1회 전 조선야구대회를 기원 삼아 이어지고 있다. 이듬해 축구가 추가됐고, 1934년에는 정구와 육상, 농구가 추가됐다. 1935년에 궁도와 씨름, 역도가 추가됐고 1937년에는 배구가 추가됐다. 이처럼 종목이 늘어나면서 열리는 전국체전으로 한국인 선수들의 경기 수준이 크게 좋아지자 일제는 1938년에 조선체육회와 일본 체육단체인 조선체육협회를 강제 통합했다. 우리의 전국체전은 1937년 제18회 대회를 끝으로 중단됐으며, 1945년 10월에 자유해방경축 전국종합경기대회라는 대회명으로 재개됐다. 1948년 제29회 대회부터 전국체육대회란 이름으로 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전국체전은 6.25전쟁 중에도 열렸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광주에서 열린 제32회 대회는 15개 종목으로 개최됐다. 최근 재개발 여부, 방식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전주종합경기장도 전국체전의 산물이다. 1963년 제44회 전국체전의 전주 개최를 앞두고 도민 성금으로 건설된 것이다. 전주시는 지난 4월 2~13일 시청 1층에서 전주종합경기장 55년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기록물 전시회를 개최해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1980년 제61회 대회는 전주와 군산, 이리에서 분산개최됐다. 전국체전은 국민의 화합과 건강체력을 바탕으로 국력을 유지하고 키우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통일에도 소중한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1969년 열린 제50회 대회 때는 이북5도 대표가 입장하며 통일의 염원을 만천하에 호소했고, 지난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23회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큰 기틀을 마련한 대회로 기록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정헌율 익산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0월 익산에서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에 북한팀을 초청해 세계평화축제로 승화시키자고 제안했다. 한반도 정상회담 등 분위기도 좋다. 지금 정부와 전북도, 체육회가 나서야 한다. 10월 익산 전국체전을 통일전국체전으로 승화시킬 기회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4.18 18:37

지방공휴일

전주 남부시장청년몰 입구에 쓰인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어귀가 확 눈에 띈다. 이곳 청년몰 입주자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일과 돈 보다 여가와 개인적 성장을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의 반영이다. 우리가 오늘의 고도성장을 이루기까지 부지런한 국민성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있다면 바로 그곳은 한국인 가게라고들 한다. 오랫동안 그런 부지런함에 익숙했기 때문에 기성세대에게는 워라밸이 아직 낯설다. 그럼에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리는 데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넓혀졌다. 2004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돼 2012년 전면 시행됐고, 2014년부터 대체휴일제(설추석어린이날)가 도입됐다. 법정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 7월 300인 이상 기업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국가의 의무로까지 헌법 개정안에 규정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걸음 나아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지방공휴일을 지정할 수 길이 열린다고 한다. 행정안전부가 해당 지역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는 날을 자체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을 추진키로 하면서다. 지방공휴일 도입을 담은 지방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지방공휴일 지정을 건의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지방공휴일 지정요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공휴일법제는 아주 복잡하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을 통해 국경일이나 기념일 중에서도 공휴일인 것과 아닌 것이 구분돼 있다. 제헌절은 국경일이면서 공휴일이 아니다.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2006년부터다. 올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을 놓고 찬반 논란 끝에 더 검토 사안으로 넘긴 것이 공휴일과 관련한 가장 최근의 일이다. 지방공휴일제가 도입될 경우 전북에서는 어떤 기념일을 공휴일로 내세울 수 있을까. 당연히 지역에서 특별히 기념할 필요가 있고,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48개 법정기념일 중에 전북지역과 깊숙히 연관된 기념일이 없다는 게 새삼스럽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법정기념일로 만들어 전북도민들의 공휴일로 삼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으련만.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4.17 18:34

적장자

양(洋)의 동서와 시간의 고금을 막론하고 주상(왕)이 되지 못한 왕자는 죽어야 하는게 세상사의 이치였다. 오늘날 터키의 직전 왕조인 오스만튀르크(1299~1922)에는 너무나 살벌한 제도가 있었다. 튀르크족(돌궐족)이 세운 오스만 군주는 흔히 술탄으로 불렸는데 이 나라에서는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왕자만 궁에 남고, 나머지 왕자는 모두 죽어야 했다. 권좌를 탐내는 왕자들을 없애야만 쿠데타가 발생하지 않아 정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무려 300년 가까이 이 제도가 운용되다 폐습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왕자치고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사실 조선은 왕위세습이 적장자(嫡長子)에 의해서 이뤄지는 나라여서 본처 큰아들이 왕위계승 1순위였다. 적장자는 누가 뭐라고해도 명분상 뚜렷한 권위를 가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선왕조 27대 왕 중 적장자로 왕위에 오른 이는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경종 등 7명에 불과했다. 양인 첩의 자손은 서자, 천인 첩의 자손을 얼자라고 하는데 왕위계승에서도 적장자가 아닌 경우가 훨씬 많았음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일부 시군에서 저마다 ‘민주당 적장자’를 자처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 공천을 본인이 받아야 할 명분을 적장자에서 찾는 것이다. 어떤 후보는 오랫동안 민주당과 함께 했다는 것을 제시하는가 하면, 또다른 후보는 지역위원장의 복심이거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무소속 후보중에도 후보 프로필이나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민주당의 적장자로 활동해왔음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도민 정서가 민주당에 확 기울어있고, 후보들이 대체로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는 인식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선거때마다 적장자론은 상당한 위력을 갖는다. 지역위원장과의 불편한 관계 등으로 인해 본인이 공천을 받지는 못했지만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논리다. 1987년 제13대 대선이래 계속되던 특정정당 독식 현상은 1991년 제4대 도의회 의원 선거때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도내에서 총 52명의 도의원을 선출했는데 무소속 후보는 진안 임수진 단 한명뿐이었고, 나머지 51명은 평민당(현 민주당) 후보였다. 거의 한 세대가 지났으나 겉공기만 보면 이번 선거 또한 그때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시장, 군수 한두명을 제외하곤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정당 싹쓸이 현상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민들의 최종 표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궁금하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4.16 19:41

전북대병원 상임감사

전문성도 없는 사람이 낙하산 보은인사로 전북대병원 상임감사를 4년째 맡고 있어 교체가 시급하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출신인 최옥선씨(56)가 지난 박근혜정권 때인 2014년11월7일자로 전북대병원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임기 3년이 만료된 최 상임감사는 지금까지 후임이 결정나지 않아 5개월째 감사직을 더 연장 수행하고 있다. 친 박근혜 인사로 지목된 최 감사는 문재인 정부들어 전북지역 대표적인 적폐인사로 꼽힌다. 병원은 신임 감사 선임을 위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 1월4일까지 공고를 내고 2명의 후보를 이사회 추천을 통해 교육부에 올렸으나 지난달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통보 받았다. 전북대병원은 감사선임 공고를 곧바로 내야 하지만 교육부에서 지침을 내려 주지 않아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기가 만료된 최 상임감사가 계속해서 연장 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 전북대병원 감사직은 연봉이 1억2000만원이어서 한달에 평균 1000만원의 고액급여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공공기관의 감사를 낙하산의 꽃이라고 부른다. 기관장처럼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대우는 그에 못지 않게 좋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 감사가 임명 당시부터 전문성 없는 무자격 논란에 휩싸인 대표적인 정치권 낙하산 인사사례로 거론돼 왔다. 최 감사는 한나라당 전북도당 주변에서 당원활동을 해왔을 뿐 공직경험이나 일반직장경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임감사로 임명된 이후에는 적잖게 권한을 행사하는 바람에 병원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각종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어 내부 불만을 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감사로 임명한 바람에 적지 않은 업무마찰을 가져오기도 했다는 것. 특히 감사자리가 권한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자리라서 직원들이 업무를 추진하려면 그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역대 정권들이 이 같은 문제를 알면서도 계속해서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 바람에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병원 관계자들은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직이 수두룩한데 이들을 제외하고 전혀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는 것이 적폐라면서 문재인 정부 만큼은 이 같은 사례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갈수록 병원 구조가 커지면서 감사기능이 요구되고 있는데 과거같이 이 정권도 똑같은 방식으로 감사를 선임한다면 그 자체가 적폐라고 지적했다. 촛불정권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이 같은 적폐를 청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법절차에 따라 적임자를 감사로 선임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감사가 고액 연봉을 받는 이유는 그 만큼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인 것 아니냐면서 이번부터라도 제대로 선임하길 바랐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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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8.04.15 16:42

베토벤의 머리카락

미국 시카고의 아르곤연구소는 미국 최초로 설립된 국립연구소다. 1946년 문을 열었으니 6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기초원자연구와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을 위해 설립된 이후 기초과학, 에너지자원 개발, 국가안보 등을 연구해온 이 연구소가 1999년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1827년 쉰일곱 살에 세상을 떠난 베토벤의 실제 사인이 납중독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베토벤은 천재음악가로 시대를 이끌었지만 평생 우울증과 간경화, 신장과 폐 질환 등 온갖 질병을 안고 살았다. 젊은 시절, 청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끝내는 듣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음악가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행했을까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더구나 당대 사람들은 그가 매독에 걸려 정신질환에 온갖 질병까지 안게 되었다고 단정했다. 그가 사망한 것도 결국 매독 때문이라고 믿었다. 당시는 매독에 걸리면 치료제가 없어 죽을 때까지 합병증에 시달리다가 죽음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밝혀진 사망 원인은 달랐다. 아르곤연구소는 오랫동안 보관되어 온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분석해 정상인의 100배가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납은 매독 치료제가 아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독 치료에 비소나 수은이 사용됐지만 어느 것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중추신경계 이상을 비롯해 정신착란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납에 베토벤이 어떻게 중독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사인이 매독이 아니었다는 것은 비로소 근거 있는 사실이 되었다. 베토벤의 사인이 200년 가깝게 보관되어온 머리카락으로 밝혀졌다는 것은 흥미롭다. 그의 머리카락이 오늘에 까지 남겨진 것은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머리를 잘라 간직했던 당시 유럽의 풍습 덕분이다. 베토벤은 자신의 괴팍한 품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질병의 원인 또한 매독으로 의심받는 상황을 몹시 고통스러워했던 모양이다. 그는 자신이 죽은 뒤 부검을 해서라도 질병의 원인을 밝혀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서른두 살 때 동생 칼과 요한에게 남긴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에서다. 당대 사람들은 베토벤의 사인을 매독으로 단정했다. 매독이 가져오는 수많은 합병증과 매독에 걸려도 치료제가 없다는 당시의 환경으로 이어낸 추측이 근거(?)의 전부다. 베토벤은 유서에서 이렇게 절규한다. ‘오오 사람들이여 그대들이 언젠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대들이 나를 얼마나 부당하게 대해왔는지 생각해보라.’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4.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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