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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성장이 멈춘 전북체육회

답답하고 깜깜하다. 과연 앞날은 있는 것인가?전북도체육회가 시대의 변화를 외면한 채 과거에 갇혀 성장이 멈춰버린 듯하다. 잘못된 관행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개선 의지보다는 사실을 숨기고 구실 찾는 데만 급급하다는 인상이다.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 감독 자살사건으로 불거진 전북도체육회 지원금 문제를 봐도 그렇다. ‘전북도체육회가 지난 7년 동안 감독에게 매년 3000만 원씩 예산을 지원했는데 관련 영수증과 정산서류가 없다’는 문체부 우상일 체육국장의 브리핑 내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도체육회 담당과장은 “왜 서류가 없겠느냐? 있다. 4대 악 수사반에서 요청해서 다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족하거나 빠진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나타날 것이고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에도 경찰청에서 서류를 모두 가져가서 조사했지만 별 문제 없었다”고도 덧붙였다.그러나 ‘관련 다 서류가 있다’는 그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전북도체육회는 애초부터 지원금에 대한 영수증 처리를 요구하지 않았다. 물론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진흥공단 펜싱팀은 지난 7년 동안 전국체전에서 전북 연고팀으로 출전해서 매년 좋은 성적을 내줬다. 연간 팀 운영비가 8억여원에 이른다고 하니 전북도체육회로서도 3000만원씩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전체 비용에 비해서는 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번거롭게 영수증을 요구하기 어려웠다는 게 도체육회의 설명이다.체육계에서 지원금의 사용내력에 대한 영수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었다. 시시콜콜 영수증을 요구하면 상대측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으려고 하고, 지원금이 없으면 일이 성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특정인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바뀌어 가고 있다. 영수증없이 공공자금을 지원한다는 발상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 개인의 돈이라면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문체부도 스포츠의 기본 정신인 공정성을 훼손하는 각종 비정상적 관행을 뿌리 뽑겠다며 4대 악 수사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그런데도 도체육회는 세상을 너무 모르고 있다. 본보 17일자 15면에 관련 기사가 나가자 도체육회 담당 과장은 ‘하지않은 인터뷰를 기사화 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실명을 거론한 것은 더욱 아니라고 생각되어 기사 정정보도를 요청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메일의 의미를 묻자 그는 "언제 인터뷰 했느냐?"고 따졌다. 기자가 현장에 찾아가서 내용을 물어보고 설명을 들었는데, 무슨 인터뷰가 필요한 것인지, 그가 생각하는 인터뷰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실명 거론도 마찬가지다. 공적인 업무처리와 관련된 간부급 공인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언론으로서는 당연한 상식이다.더욱 황당한 것은 자신은 ‘서류가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적반하장격 주장이다. 함께 자리에 있었던 다른 기자도 “서류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확인해주고 있다.지금 어이가 없는 것은 도체육회가 아니라 도체육회를 바라보는 도민들이다. 과거부터 있었던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진솔한 반성과 개혁의지 없이 사실을 감추고 구차한 변명만 일삼는다면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도체육회의 환골탈태를 바란다.

  • 오피니언
  • 이성원
  • 2014.07.18 23:02

'무장관·무차관' 서럽지도 않나

마피아의 세계에서도 애국심이 있나보다.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 네이마르가 콜롬비아 수니가의 반칙으로 부상을 입고 준결승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브라질 마피아들이 수니가를 없애겠다며 겁을 주자, 콜롬비아 마피아들은 만일 그렇게 하면, 브라질 선수 모두 죽을 줄 알라고 경고했다.비뚤어진 애국심이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오늘의 전북은 어떤 모습인가를 생각한다.전북 무장관 무차관지역 출신 장관은커녕, 차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분을 토해내며 문제를 제기하는 전북의 대변자를 찾기 어렵다. 오랜 세월 부당한 대우에 길들여진 전북은 이제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마피아 같은 기개(?)를 펼쳐 보이는 이도 없다.15일 청와대 인사에 의해 안전행정부 제 2차관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물러나면서 전북은 무장관 무차관 사태를 맞았다.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오던 이경옥 차관마저 물러나면서 전북은 무려 20여 년 만에 무장관 무차관 시대를 맞고 있다는 한숨 소리가 들린다.박근혜 정부 출범이래 지난달 말까지 장차관급 116명을 분석한 결과, 전북 출신 장차관급은 단 4명(3.4%)에 그쳤기에 장관 하나, 차관 하나 있고 없고가 큰 의미가 없지만, 오늘날 전북이 중앙무대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김영삼 정권 때인 1994년 10월부터 1995년 4월까지, 이명박 정권때인 2010년 7월부터 그해 12월까지 일시적으로 무장관일때가 있었으나 지금처럼 무차관까지는 아니었다.재경전북도민회 송현섭 회장은 정치인들 사이에서 흔히 미운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무장관 무차관 사태를 보면서 현 정권은 전북에 대해 홀대를 넘어 가혹한 탄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전북은 정권의 시각에서 볼 때 투자 가치가 없다. 도민 수가 200만도 안되는데다 투표 성향조차 전남광주권의 2중대에 불과한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이 무시당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민들이 부당한 대우에 침묵하는 관성이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역 출신 11명의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직함이라고 해봐야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하나에 불과하다.힘이 없을수록 단단히 뭉치기라도 해야 하는데, 지역의 맹주는 없고 중앙당 유력 인사들의 계파에 휩쓸리면서 이들이 지역 이익을 위해 자리를 내걸고 싸우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도지사나 시장, 군수, 지방의원 선거때는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맹렬히 투쟁하지만, 정작 지역을 위한 일에서는 다 하나가 돼 싸우지 못하고 있다. 도민이 똘똘 뭉치고, 지역 정치권이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할때 현 정권도 전북 출신 인사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야당에 양보해야만 정치가 복원된다고 했다.비단 야당뿐 아니라 지역이나 학벌, 재산 측면의 마이너를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언젠가 김 대표와 장시간 대화를 하면서 전북인들의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다. 원조친박에서 이젠 비주류의 대표격이 돼 버린 그가 할 첫번째 일은 인사 불균형 타개를 위해 쓴소리를 내는 것이다.특정 지역 출신의 경우 장관 하나, 차관 하나도 없는 상황은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가는데 큰 장애다. 감독과의 친소에 따라 선수가 발탁되면서 결국 국제망신을 떨었던 브라질 월드컵의 교훈을 다시 새겨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7.16 23:02

군산은 소외되나

지난 1일 송하진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민선 6기 도정의 돛이 올랐다.송지사는 전북의 현실을 진단한 후 내발적 발전을 통해 생동하는 전북을 만들고 전북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그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의 구축과 함께 농업관광탄소산업의 3대 핵심과제추진을 통해 전북의 내발적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피력했다.천혜의 생태환경과 전통적인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풍부한 전북은 농도인 만큼 농업과 관광 등으로 장점을 살려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기하겠다는 송지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러 행정분야 가운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송지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코자 하는 행정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내발적 발전이 지역의 사람들과 자원 등을 소중하게 지켜나가면서 힘을 키워 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의 전제로 전북의 현실진단이 명확히 뒤따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송지사가 추진코자 하는 3대 핵심과제를 볼 때 전북에 대한 현실진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스럽다.송지사의 핵심과제선정은 도정 20년, 중앙부처 5년, 전주시장 8년 등 그의 과거 행정경험을 볼 때 당연하다.인간이란 일반적으로 자신이 지난 세월 동안 보고 느끼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때문이다.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만 보인다.매우 값진 보석으로 진주가 있다. 표면색의 미묘한 변채(變彩)가 특징으로 형태가 완전할수록, 또 광택이 짙어질수록 진주의 가치는 높아진다. 그러나 진주를 보고 느낀 경험이 없다면 진주를 보고도 그 가치를 그냥 스치는 게 인간이다. 육상에서 이뤄지는 행정업무만 다뤄온 송지사가 해양분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특히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물류전쟁 속에서 항만물류분야에서 도내 산업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항만을 보유한 군산지역에서는 이 같은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송지사의 앞으로 도정추진에 도내 유일의 국제항구도시인 군산이 소외될 공산이 크지 않겠나 하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과거 임창렬 경기지사는 지역경제활성화의 핵심요소로서 항만물류의 중요성을 깨닫고 취임과 동시에 평택항으로 달려오는 열정을 보였다. 그동안 전북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기업들을 유치했고 군산항은 도내 기업들의 물류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제고를 뒷받침하는데 기여해 왔다.그런데도 도정가운데 항만물류행정은 다른 시도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전북의 현실진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송지사에 거듭 묻고 싶다.송지사가 지향하는 내발적발전은 정확한 전북현실진단이 뒷받침됐을 때만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송지사의 말대로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려면 자신이 지나온 과거행정경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도민과의 소통속에서 전북에 대한 명확한 현실진단이 있어야 한다.도내 시군은 각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정확한 전북의 현실진단을 위해 시군별로 지역에 해박한 사람들로 민간도정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4.07.11 23:02

관심끄는 체육회 사무처장 자리

송하진 지사가 취임한 이후 가장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인사 문제일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듯이, 함께 일할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송하진 호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 안팎에서도 도체육회와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를 두고 온갖 추측과 예견이 난무하고 있다.불을 댕긴 것은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다. 생활체육회는 전임 사무처장이 도지사 선거에 개입했다가 그 후유증으로 그만두자 박승한 회장이 사무처장 직무대행으로 지역진흥과장을 임명했다. 직제나 서열과는 무관한 임명으로 ‘자기 사람 심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박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달 열린 이사회(정원미달로 정식 회의가 성립되지는 않았지만)에서 내부승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다.언뜻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는 임원이면서 사무직 직원이기 때문이다. 쥐도 새도 아닌 박쥐의 형상으로, 그 필요에 따라 전문성이나 정치성이 강조되고 있다.사실 도생체회 직원들은 공무원 직급에 맞춰 승진 등 모든 것이 이뤄진다. 급여도 도비지원으로 지급되며,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돼 있다. 따라서 사무처장이 사무직원이라면 당연히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돼야 한다. 도비로 급여를 받는 준공무원이 특정인의 하수인이 돼서는 안된다.반대로 사무처장이 정치적 성격이 짙은 생활체육회장을 지원하는 임원 중 한 명에 그치는 것이라면 굳이 도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사실 도생활체육회는 정치적 중립성도, 전문성도 인정받기 어렵다. 많은 직원들이 지사가 바뀔 때마다 특채형식으로 채용돼 알록달록 이다. 전문성을 강조하려면 먼저 직원채용부터 공채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더욱이 일부 직원들은 지난 선거 당시부터 특정후보의 캠프에 드나든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혹여라도 ‘내부승진’이 이러한 선거활동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거론된 것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무처 직원들이 앞으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일은 내팽개치고 선거활동에 매달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도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를 놓고도 말들이 무성하다. 현 김대진 사무처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이지만, 도체육회장인 도지사가 바뀌었으므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 현 사무처장은 자신의 임기를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더 나아가 일부에서는 현 사무처장이 자신의 임기를 다 채우고 차기까지 4년 연장을 원하는 듯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러한 상황이라면 굳이 내년 봄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차라리 지금 사표를 내고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이 옳다고 본다.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도내 엘리트 체육의 중심이다. 별다른 의미없이 임기만 채우는 것은 실속없는 짓이다.도체육회 사무처장의 재신임 또는 선정 기준은 선수 및 지도자들과 함께 땀흘리며 전북체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자세가 되어 있느냐가 돼야 한다. 각 종목의 인사들과 장벽을 쌓거나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이라면 전북체육은 퇴행과 추락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이제 공은 송하진 지사에게 넘어가 있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냉정하고 사려깊게 판단해서 하루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공연히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 오피니언
  • 이성원
  • 2014.07.10 23:02

제7대 익산시의회에 바란다

제7대 익산시의회가 지난 2일 본격 출범했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익산시의회를 이끌어갈 시의원으로 선출된 25명은 이날 개원식을 갖고 의욕에 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 누구나 할 것 없이 의원들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때로는 협력을 아끼지 않으며 지역발전에 온 힘을 쏟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내비쳤다.물론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이런 다짐과 의욕이 임기 내내 지속되고, 주민들 피부에 직접 와 닿도록 주사(注射)된다면 익산시의회는 성공한 지방의회로 반드시 뿌리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일단 들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도리질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제도적 미비와 의원 개개인의 자질, 운영상의 문제 등 그들의 앞에 가로놓여 있는 현안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991년 7월 개원된 우리나라 지방의회는 올해로 23년의 나이테를 간직하게 됐다. 아직은 청년기로 완숙의 중·장년기로 들어서기 위한 길목에 지금 서 있는 셈이다. 지방의회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의회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치입법권의 강화라든지 보좌관 신설 등의 문제는 제도적인 과제지만 의원 개개인의 역량은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 대목에서 지방의원 특히 12명의 초선의원들이 눈총받지 않고, 나아가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할까 한다. 현장 취재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기에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우선 지방의원은 권력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명예직에 불과하다. 마치 ‘완장’을 두른 것처럼 행세하는 지방의원들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둘째 집행부와 한통속이 돼서는 곤란하다. 정당관계 또는 재정적 지원 관계 등으로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민 뜻과는 정반대되는 관계설정이다. 동반자 관계를 견지하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이른바 화이불류(和而不流)가 최선이다. 화이불류란 화합하되 횝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셋째 집행부 공무원을 수단화해서는 안 된다. 감시 견제기능과 행정사무조사 권한 때문에 집행부가 저자세를 취하고 공무원들이 의원 뒷바라지를 하지만 결코 부속물은 아니다.정정당당하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 온 공무원에게 사소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의원도 있었고, 해외여행 땐 개인 짐가방까지 공무원 손에 들려 나르게 한 의원도 있었다. 공무원이 포터는 아니다.넷째 이권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 청탁은 담당자의 노트에 소상히 기록돼 언제든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 수가 틀리면 언론에 공개되거나 사법기관에 제공될 개연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리 등 부정혐의로 사법기관에 기소되는 지방의원들이 종종 있었기에 하는 지적이다.다섯째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논리가 서지 않고 목소리만 커지게 마련이다. 이럴경우 집행부를 논리적으로 제압할 수 없을뿐더러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핀잔만 듣기 일쑤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안을 머리속에 늘상 그려넣는다면 지방의원으로서 낭패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런 저런 유혹이 넘실거릴 때마다 개원식 때 의원선서를 낭독한 초심을 상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법령을 준수하고…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주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4.07.08 23:02

박우정 군수의 '상생·화합 리더십' 기대

앞으로 4년 고창군을 이끌어 갈 박우정 군수의 상생과 화합의 리더십을 기대한다.리더십(지도력)이란 ‘구성원을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으로,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비전을 창출하고, 이를 구성원에게 구체화하여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능력을 말한다.이제 치열했던 선거는 끝났고, 승자인 박 군수가 양분된 민심, 패자쪽을 포함한 전 군민을 하나로 아우르는 화합의 군정을 펼칠 때다.선거는 한쪽이 모든것을 얻고 다른 한쪽이 모든것을 잃는 영합경기(zero-sum game)이다. 무조건 상대를 누르면 되는 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권력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박빙일수록 선거는 더욱 치열해지고 혼탁해지며 민심이 분열된다. 100여 표 차가 말해주 듯 이번 고창군수 선거는 유래없이 치열한 예측불허의 싸움이었다. 그렇기에 양분된 군민의 화합과 통합을, 고창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박 군수의 통큰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박 군수는 이제 반대편에 선 사람, 적대적인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군민들과 타협하고 소통을 통해 고창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적대적인 사람들과 다투면서도 타협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쟁적 성격과 협력적 성격을 아우르는 비영합경기(non-zero-sum game)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비영합경기는 그저 상대를 이기기만 하는 영합경기보다 훨씬 어렵다. 상대의 욕구나 처지를 고려해야 하고, 상대와의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고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박우정 군수가 비영합경기를 얼마나 잘 치르느냐가 고창군의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며, 민선6기 관전포인트다.

  • 오피니언
  • 김성규
  • 2014.07.07 23:02

정홍원 총리와 홍명보 감독

우리 사회의 위기는 한마디로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치적이 있을 때 내가 했다는 사람은 많지만, 비판받을 일이 있을 때 내잘못이라며 석고대죄를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더욱이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것을 보기 힘들다.브라질 월드컵 8강전을 앞두고, 축구팬들은 한편으론 가슴이 설레고, 다른 한편으론 한숨만 나오는 상황을 겪고있다. 한국 축구가 최악의 성적을 거뒀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유임을 공식 발표했다.홍명보 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월드컵 본선에 나오면 안 될팀이라는 쓴소리까지 들어야 했다.승패를 떠나 투지와 열정, 기량과 전략의 부재 등 대한민국의 위상을 단단히 떨어뜨렸으나, 대한축구협회장이나 부회장, 전무는 말할 것도 없고, 홍명보 감독도 우물쭈물 유임됐다.한국과 마찬가지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일본과 이란은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했고, 이탈리아의 경우 축구협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과 비교된다.감독은 사표를 제출하고 축구협회장은 간곡히 부탁해서 유임시키는 상황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때와 너무나 비슷하다. 일부 축구인들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로부터 혹시 자리보전을 위해 살아남는 법을 보고 배운 건 아닌지 모르겠다.얼마 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뼈아픈 칼럼 하나가 실린 적이 있다. 방송인이자 작가인 메리 데제브스키는 칼럼에서 서방국가에서는 국가적 비극에 이렇게 늑장대응을 하고도 신용과 지위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국가지도자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총리를 60일 만에 사의를 반려하고 유임시켰다. 안대희, 문창극의 낙마로 인해 국정 난맥상이 장기화하고, 국론분열과 후임자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음을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총리를 유임시킨 것은 우리 사회의 도덕기준을 그대로 보여준다.정홍원 총리 혼자 죽을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책임지고 물러나는 상징성 조차 없는 상황이다. 시선을 도내 국회의원들의 행태로 돌려보자. 최근 도내 국회의원 11명 가운데 과반 이상이 보좌진을 교체했거나 보좌관이나 비서관을 공모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충실한 상임위 활동 준비가 보좌진 교체의 이유라고는 하지만, 실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조직정비를 위한 몸부림이다. 국회의원들의 공천잘못으로 지방선거에 패배하고도 힘없는 보좌관, 비서관에게 책임을 묻는 형국이다.지난 4년간 도내에서는 지도자의 상황 판단 잘못이나 논리부족으로 지역발전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왕왕 있었으나,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단체장은 자신의 최측근들이 결정적인 비리에 연루돼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버텨왔다.이제 막 새 민선자치 4년이 시작됐다. 중책을 맡게된 단체장들이 앞으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지고 나설지 지켜보자.정홍원 총리나 홍명보 감독의 유임에 대해서는 핏발을 세우면서도 자치단체장의 무능과 무책임을 용인하는 한 지역의 발전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7.04 23:02

'박경철 익산호' 출범에 즈음하여

민심의 흐름에 따르고 백성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일 것이다.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이 당위를 거스름으로써 존재를 드러내려는 듯하다. 정치의 매우 역설적 속성이라 할 것인데 이런 폐단은 물론 어제 오늘에 생긴 것은 아닐 터이다. 정치의 이상과 현실이 항상 이처럼 갈등하고 충돌해 온 게 사실이 아니던가.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이 오는 7월 1일이면 제7대 익산시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민선자치 제6기 임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앞으로 4년 익산시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체제가 가동되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취임에 앞서 한결같은 각오를 밝혀왔다.주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주민이 행복한 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각오로 일단 해석된다. 누가 뭐래도 단체장은 자치시대를 열고 꽃피워 나갈 선봉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다시말해, 지도자 한 사람의 철학과 열정이 그 지역의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주민이 행복한 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선언은 듣기에 좋다. 그러나 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의지와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에 정치인 출신 시장으로서 막판 시정구상을 가다듬는데 나름대로 교훈으로 삼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옛 얘기 몇 토막을 전한다.중국 전국시대 위나라 때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군주 문후가 신하 서문표에게 업(지금의 하남성) 땅을 다스리러 보내며 “공은 이루고, 이름은 성취하며, 의를 널리 베풀라”고 주문했다.서문표가 어떻게 그같이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어느 곳이든 어진 이와 호걸, 똑똑한 인물, 박식한 자가 없는 곳이란 없고 또한 남의 잘못을 들추기 좋아하고 착한 일은 덮고자 하는 자가 없는 곳이 없다”며 “반드시 호걸준사를 찾아 묻고, 박식한 자는 스승으로 모시고, 남의 잘못을 들추고 선행을 숨기려는 자는 잘 관찰하며, 특출한 소문만 듣고 일을 처리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무릇 귀로 듣는 것은 눈으로 보느니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보는 것은 손으로 판별해 보는 것만 못하다”며 “사람이 처음 벼슬길에 나서는 것은 마치 캄캄한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한참을 지나야 방 안의 물건이 보이기 시작하는 법”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얘기는 공자와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나눈 대화다.자공이 공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정치에서 중요한 것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 첫째가 식량문제 해결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의 최우선 과제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라 하는데 오늘날로 말하자면 바로 경제다. 둘째는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군대이고 셋째는 백성들의 신뢰를 들었다. 물론 이 세가지는 공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손에 꼽을 만한 정치의 과제요 덕목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우선순위에 있다고 여겨진다.자공이 공자에게 다시 물었다.이 가운데 하나를 빼야 한다면 무엇이냐고. 공자는 ‘군대’라고 말했다.이어 부득이 하나를 더 빼야한다면 하자 이번엔 ‘식량’이라고 답한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며 정치에서의 신뢰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같다. 아무쪼록, 시민의 선택으로 12전13기 신화를 이룬 박 당선인의 의지와 열정, 마음가짐이 제발 변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주민의 심판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 주길 당부한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4.06.30 23:02

가천 이길여 공원을 만들자

샘(泉)이란 물이 저절로 땅속에서 솟아 나오는 곳을 뜻한다.큰 강물도 처음에는 산의 조그만 샘에서 시작되는 것이며 샘은 힘이나 용기 따위가 솟아나는 원천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군산에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깨달음을 전해주는 샘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샘인 가천(嘉泉)이다.가천은 2년 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세계를 이끌어 가는 여성 150인’에 선정된 군산이 낳은 세계적인 인물인 이 길여 회장(82)의 호다.대야면 태생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현재 가천대학교 총장·가천대 길병원 이사장·가천문화재단 이사장·새생명 찾아주기운동본부 이사장·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 총재 등을 맡고 있다.시골 소녀에서 의료·교육·언론·문화재단의 경영자로서 우뚝 서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그의 오늘이 있기까지 근저(根底)에는 봉사 및 박애 그리고 ‘사람이 자산이고 희망’이라는 인간중심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그는 언제나 소외된 자의 편에 서서 인술을 펼쳐 왔고 한센 환우들의 치료와 재활 및 심장병 환자들의 무료 진료 지원 등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다.동네 미용실에 다니고 스타킹을 매니큐어로 때워 신는 등 평소 검소한 생활로 결혼조차 하지 않고 불우한 이웃의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사랑을 실천했다.가난 때문에 의대를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을 지원, 비빌언덕을 만들어 주면서 의료인의 양성에 주력해 왔다.‘그동안 이룬 모든 것은 이웃과 환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니 만큼 이웃과 환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면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고, 현재 살고 있는 인천의 집마저 자신의 소유로 돼 있지 않다.그의 샘에서는 봉사란 타인을 이롭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까지도 풍성하게 해 준다는 교훈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이 인술이 지향하는 최고의 덕목’이라는 가르침도 솟아 오르고 있다.특히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에서 성공은 무언가를 가진 ‘소유’가 아니라 무엇을 이뤘는가라는‘성취’의 개념이라는 진정한 의미의 ‘무소유의 삶’을 깨닫게 한다.이같이 맑고 깨끗한 정신적인 향기가 흐르는 샘을 이 회장의 고향인 군산에서 영원히 기려야 하지 않겠는가.가천 이길여 공원의 조성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공원이 조성되면 세계적인 인물을 배출한 군산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 샘에서 꽐꽐 솟아 오르는 감로수(甘露水)를 마시기 위해 군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이 샘물을 마신 후 삶에 대한 용기와 힘을 부여받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봉사는 물론 무소유 삶의 불씨’가 지펴져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회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 의학박사가 남긴 발자취와 함께 향후 군산의 위상을 드높이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많은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오가는 도심속에 군산시가 조속히 가천 이길여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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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14.06.27 23:02

간신들의 '박비어천가'를 조심하라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이 요즘 너무도 짧디짧은 24시간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오는 7월 박경철 호 본격 출범을 앞두고 사전에 마무리해 할 출항 준비 작업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분주한 나날의 연속을 보내고 있다는 얘기인 것 같다.정치인생 30여 년, 그것도 12전 13기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기에 얼마나 의욕이 충만해 있을까.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선거 당시의 슬로건으로 내건 글귀가 ‘일하고 싶습니다’였으니 지금 얼마나 열심히 뛰고 달리겠는가.마침내 기회를 잡았으니 부디 시정과 익산발전, 그리고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는 기대와 노파심에서 한마디 해 본다. 박 당선인의 취임식까지는 대략 10여 일 가량 남았다.하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논공행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어쩌면 당연한 절차다. 민주주의는 갑론을박이 필수다.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옥동자를 순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 당선인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자신을 찍어준 유권자 6만 3236명의 심경을 정확하게 헤아리는 일이다.‘익산시민의 대변자 박경철’로 반드시 서 주길 당부한다. 덧붙여 너무 승리에 도취해 자칫 주변 살피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한다.시장, 국회의원 등 모두 12회나 낙선한 그간의 선거에서는 좀처럼 얼굴조차 내밀지도 안 했던 많은 지인(?)들이 낯뜨거운 ‘박비어천가’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충성 아부에 나서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나름 큰일 났구나 생각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박경철 리그’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그들만의 자위책이자 몸부림으로 일단 여겨지고 있지만, 자칫 부메랑이 되어 박 당선인에게 치명타를 안기지나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되고 우려스럽다. 사탕발림의 세 치 혀로 갖은 아부를 떠는 주변의 간신들을 부디 조심하길 바란다.간신들은 도처에 널려 있다. 입과 몸이 간사해서 입술은 얇고 차갑게 생겼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부와 배반을 밥 먹듯이 한다. 돈과 권력과 명예만 뒤쫓는다. 권력의 나팔수가 되고 시녀 되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잣대를 멋대로 휘두르는 무뢰한들이기도 하다. 아울러 조화를 부리는 ‘색신’들도 조심하라. 이익과 불이익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줄서기와 도망갈 구멍 만들어 놓고 권력자의 빛과 그늘에 따라 행동한다. 대범한 척, 성인군자인 척한다.잘못되면 법과 규정을 들먹이며 변명만 일삼는다. 권력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막강 힘을 과시하고 악용한다. 잔재주나 부리는 잉여인간을 제발 멀리하고 경계해 주길 다시한번 지적하고 강조한다.이와 함께 박 당선인에게 청나라 말기 40년간 중국을 지배한 서태후(1835∼1908)와 관련된 중국 비사 한토막을 들려준다. 서태후의 청나라가 멸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그의 잘못된 현실인식 때문이었다. 서태후가 잘못된 현실인식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주위의 간신들 때문이었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사람들, 화살이 날아오면 모두 손으로 잡아내는 사람들 등 온갖 신통력 있는 사람들이 청나라를 지켜줄 것이라는 간신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다.하지만 청나라 군대가 영국군의 총알 앞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서야 비로소 현실을 깨달은 서태후는 자신이 간신들의 인의 장벽에 묻혀있었던것을 뒤늦게 알고 후회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버스가 터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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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4.06.19 23:02

박경철호, 영혼없는 공무원은 버려라

지방선거가 끝나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게 된다. 민선 6기 4년동안 익산시의 행정을 책임질 수장은 박경철 당선인이다.예산 집행권과 인사, 인허가권, 단속권 등의 막강한 권력을 갖고 동시에 시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게 된다.오는 7월1일 닻을 내릴 ‘박경철 호’는 공직사회 개혁과 함께 시민·복지를 통한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 그는 17일부터 익산시 주요 현황 등에 대해 각 부서별 업무 보고를 받는다.그는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이한수 시장이 추진했던 각종 현안사업을 꼼꼼히 따져 취할 것을 택하고, 아니다 싶은것은 과감히 버릴것이다.박 당선인이 과연 어떤 색깔 칠하기에 나설지 무척이나 궁금하다.이 대목에서 눈여겨 볼 게 있다. 박 당선인이 앞으로 내놓을 정책의 방향과 정체성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행정조직 개혁으로 이어지기 쉽다. 행정조직개혁은 곧 승진 및 전보, 자리바꿈을 통한 인사이동과 맞물려 질 것이다.익산시 공직사회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장(首長)이 바뀐 전국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자신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좌불안석(坐不安席)에 있다고 한다. 익산시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향후 몰아닥칠 인사 태풍에서 불이익을 우려한 때문이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익산시청 청사 안팎에선 벌써부터 대폭적인 ‘물갈이’ 설이 나돌고,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물론 인수위원회 위원을 포함해 혈연, 지연 등의 인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접촉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돈다.심지어 박 당선인이 당선되자 마자 평소 다녔던 교회까지 버리고 박 당선인이 다니는 교회로 자리를 옮긴 공무원도 있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이한수 사람’에서 ‘박경철 사람’으로 카멜레온 변신 꾀하기에 나선 일부 공무원들의 놀라운 순발력(?)에 그만 혀가 차 진다. 어떻게든 줄을 잡아 한번 주요 요직자리를 꿰차고, 승진을 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게 사실인것 같다.이러저리 줏대없이 이해관계에만 밝은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고 부른다. 선거 후의 공직사회 물갈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실이다. 능력있는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개혁과 변화를 이루는 것은 지역민의 뜻이기도 하다.하지만, 선거를 빌미로 한 보복·보은인사는 조직은 물론 지역발전에 저해가 될 뿐이다. 과거에도 선거가 끝나고 단체장이 바뀌면 의례 편 가르기와 정실인사가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아울러 이는 공직자의 줄서기를 강요하는 악순환을 낳았고, 공직과 지역사회의 폐단이 돼 왔다. 따라서 박 당선인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 능력과 화합을 중시한 인사를 했으면 한다. 물론 일보다 줄서기에 능한 공직자는 과감하게 도태시켜야 하지만 이도 객관적인 사실에 바탕을 둬야 한다.특히나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박 당선인은 그 어느 때보다 포용과 소통의 행정을 펴야 한다.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 독선과 독주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지지자와 반대세력 모두를 포용하고 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충분히 설명된것 같다.다시한번 강조하고 지적한다.‘인사가 만사’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버린다면 당선인 자신은 물론 익산 시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는것을.예측 가능한 인사 시스템에서 실력과 능력, 화합을 존중하는 인사가 단행·정착되기를 다시한번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4.06.16 23:02

새 술은 새 부대에

2002년 강현욱 지사가 전임 유종근 지사의 바통을 이어받았을 때의 일이다.전북도 산하 기관의 장을 자연스럽게 바꿔나가고 있을때 생각지도 않게 구 세력의 강한 저항이 일어났다.사직을 종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물갈이를 해가는 과정에서 몇몇 산하기관장이 면직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오랜 법정 싸움끝에 얼마만큼의 보상을 받고 마무리됐다.4년뒤 선장이 다시 바뀌어 김완주 체제가 들어서자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도청의 주요 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 산하기관이나 단체, 또는 도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대다수의 자리가 바뀌었다. 이때에는 법적 소송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제때 물러나지 않는 산하 기관장이나 단체 회장 등은 온갖 수모를 다 겪었고, 결국 쫓겨나다시피 퇴장했다.이번에 8년 만에 수장이 바뀌는 전북도는 훨씬 더 강한 쓰나미가 몰아칠 것이다.일부에서는 적을 만들지않는 송하진 당선자가 설마 무리하게 내몰기야 하겠느냐고 말하지만, 자신의 식솔들이 아우성대는 상황에서 코드가 다른 전임자의 식솔을 끌고가기는 어려울 것이다.비단 전북도만의 문제가 아니다.자리가 몇개 되지 않는 시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도청만 해도 자리가 많지만, 시군에서는 말단 직원을 포함해도 단체장이 쓸 수 있는 자리가 몇개 없기 때문이다.바야흐로 구세력과 신세력간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지방선거와 동시에 전국에 걸쳐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면 단체장이 바뀌면 전에 임용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한마디로 정실에 의해 임용된 사람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 도청과 산하단체에만 최소 100자리가 넘을 것이다.물론, 정확한 논리와 시스템에 의해 기용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계속 유지돼야 하지만, 단체장이나 그 측근과 가깝다하여 임용된 경우라면 임기가 얼마가 남아있든 깨끗이 용퇴하는게 순리다.실무자는 몰라도 책임자들은 순장조를 자처해야 한다.강현욱 지사 비서실장을 지냈던 윤재식씨나 김완주 지사의 측근인 박효성씨가 임기 만료전 전북생활체육회 사무처장직을 용퇴한 것은 꽤 남자답다.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산하기관장 가운데 첫 사퇴자가 나왔다.전국 첫 용퇴 사례다.한국도자재단은 10일 강우현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강 이사장은 도정혁신 시대를 맞아 재단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며 당당하게 변화를 주도하는 재단이 되도록 길을 비켜 주려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김문수 지사에 의해 발탁된 강 이사장은 두 차례 연임했으며, 광주-이천-여주를 잇는 한국도자투어라인을 완성하고 도자문화와 관광을 연계하는 새로운 판로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성과를 낸 사람이 이러할진대, 자리만 지켜온 사람들의 처신은 어떠해야할지 분명해진다.전임자 시절 정실에 의해 임용돼 이런저런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강우현 이사장처럼 용퇴해야 한다.당선자라하여 자기 사람을 심기위해 전임자가 발탁한 유능한 인재를 내몰아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하지만, 능력도 없이 정실인사에 의해 발탁된 사람들이 계속 자리를 유지하려는 것은 구차한 구걸일 뿐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6.11 23:02

뒷모습이 아름다운 시장되길

투표로 선출된 공직자에게는 앞 모습과 뒷모습이 있다.공직자의 앞 모습은 공직에 처음 발을 내 디딜때의 초심(初心)으로 비유될 수 있다. 공직자들은 초심을 통해 “지역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장밋빛 청사진을 담은 각종 각오를 밝히고, 해당 지역 주민은 이에 신뢰를 보내면서 밝은 희망을 본다. 반면 뒷모습은 공직자의 퇴직후 그와 관련된 평가나 퇴직 당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지역 주민들에게 박수를 받으면서 명예롭게 퇴진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자신을 지지해 준 지역민에게 실망만 안겨준 채 뒷모습이 좋지 않게 공직을 떠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부지기수다.군산에서도 민선시장이 선출된 지난 1995년 이후 2명 시장의 뒷 모습은 아름답지 못했다. 지난 1995년 민선시장에 당선됐던 김길준 시장은 98년 6·4지방선거와 관련, 허위사실유포죄에 휘말려 2001년 3월 결국 시장직을 내려 놓아야 했다.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같은 해 4월 취임한 강근호 시장도 200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직원들로부터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죄로 지난 2005년 5월 중도에 낙마해야 했다.이들은 취임당시 ‘지역발전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본심을 등진 욕심때문에 시의 위상을 실추시켰고 시민의 믿음을 저버렸다. 지난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지난 2006년부터 군산시를 이끈 문동신 시장에게 3번 내리 지휘봉이 맡겨졌다.3선의 고지에 올라섰지만 향후 4년은 시정의 가장 힘든 시기라고 볼 수 있다.이번 선거결과 41.9%라는 문시장의 득표율은 그동안 8년의 시정수행과 관련, 과반수의 시민들이 문시장에 등을 돌린 것을 암시하고 있어 향후 시정수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3선은 마지막인 만큼 문시장 자신도 안주하기 쉽고 산하 공무원들도 내심 문시장을 ‘지는 해’에 비유, 조직에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을 까 우려된다. 지난 2006년 6월 지방선거후 당선자의 신분에서 ‘시장 한번만 하겠다’고 밝혔던 80세에 가까운 고령(高齡)인 문시장에게 이번에도 시정을 이끌도록 시민들이 지지를 보낸 이유가 무엇일까.문시장은 이를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또 유권자의 절반이상이 ‘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나’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문시장은 ‘시장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한 만큼 지난 8년동안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으로 시의 발전을 위해 향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문시장의 측근세력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청주변에서 인사나 각종 공사등에 기웃기웃함으로써 시정에 부담을 줘서는 안되고, 문시장도 이를 적극 경계해야 한다.오직 성실과 근면, 그리고 열정으로 만학의 길을 걸으며 농어촌공사의 평사원에서 최고 경영자까지 올랐던 문시장!시민들은 문시장이 지역발전에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지나온 자신의 인생 역정과 시의 수장으로서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 그리고 시민들의 믿음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뒷모습이 아름다운 시장’이 되길 시민들은 기원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4.06.09 23:02

측근정치와 지방선거

세월호 여파로 국무총리가 날아가고,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이 경질되는 상황에서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임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시 김기춘이라는 말이 떠돌았다.600여년전 조선 개국이래, 김기춘 실장은 역대 도승지중 가장 나이가 많고, 가장 힘이 있는 도승지로 회자되던 마당에 이번에 또다시 세월호 파고를 넘어서자 야당에서는 김기춘 실장이 빠진 인사쇄신은 의미가 없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그만큼 김기춘 비서실장은 국정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비서에게는 입이없다는 말을 재확인시키듯 청와대 안팎에서 김기춘 실장이 말하는 것을 직접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전임 허태열 비서실장과 많은 대화를 했던 사람들조차 김기춘 실장과는 제대로 대화 한번 나눠보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그만큼 김 실장은 자신이 드러남으로써 불필요하게 입줄에 오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지만, 야권은 힘이있는 그에게 항상 과녁을 겨누고 있다.몇달전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국회의원을 만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왕실장이라는 말을 들으며 신임을 듬뿍 받았기에 질시또한 엄청 받았다.박 의원은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대통령에게 밉보이면 어떻게 넘어갈 수가 있는데 측근에게 밉보이면 살아날 수가 없죠.박 의원이 한동안 옥고를 치르는 등 수모를 겪은 이유가 바로 정권을 끌어가고 있는 측근들 눈밖에 난 때문이라는 것으로 해석됐다.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활동했던 박지원 의원의 말이기에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측근에게 밉보이면 죽는다우리사회에서 측근의 파워가 어떤 것인가를 잘 설명해주는 말이다. 그런데 측근정치는 비단 중앙무대에서만 통용되는게 아니고, 지방정치에서도 막강 위용을 과시한다는 점이다. 64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5일 한 임실군수 후보는 비서실 청정 부서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임실군 비서실이 군수와 업자 간의 거간꾼 역할을 하며 인사개입은 물론 뇌물수수, 청탁 등 온갖 불법에 노출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통과한 공무원만이 비서실에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비서실의 전횡은 일개 군 단위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님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일이다.그동안 전북도정이나 상당수 시군에서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부 측근들의 전횡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공직자들이나 업자들은 단체장 보다도 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들의 눈밖에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았던게 전북의 현실이었다.민선초기 일부 측근들의 발호는 호가호위(狐假虎威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린다는 뜻) 형태로 드러났다.하지만 요즘엔 단체장 비서나 측근들은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암약하는 영리한 사람들이 많다.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전북의 현실을 반영하듯 벌써부터 측근들과의 줄대기가 한창이라고 한다.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전북도, 전주시를 비롯해 도내 전역에 걸쳐 거의 공통된 현상으로 보인다. 당선권에 있는 후보들 주위를 맴돌며 벌써부터 측근정치의 폐해를 양태하는 군상은 없는지 눈여겨 봐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5.26 23:02

본심을 찾도록 하자

무려 3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국내 최대 여객선인 세월호 참사는 사고발생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온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해경은 해경답게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선장은 선장답게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고, 해운사는 해운사답게 신성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교생 등 희생자를 생각하면 사전에 엄청난 희생을 미리 막을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데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 울분이 마음속에서 응어리가 돼 가라 앉아 있다.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신성한 직업윤리는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우리 사회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고도성장이 가져온 겉모습의 화려함뒤에 내면의 영혼은 병들어 가고 있었단 말인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인간에게는 본래의 마음인 본심(本心)과 본심이 아닌 욕심(慾心)이 있다고 한다. 본심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연의 마음이지만 이를 거스르는 욕심은 악(惡)을 불러 불행을 자초한다.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그 끝이 없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친구사이라면 본심은 친구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우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욕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상대인 친구와의 의리나 도리를 내팽개치라고 유혹한다. 그 결과 친구도 잃어버리고 본인도 불행에 빠지게 된다. 세월호사고도 본심을 저버리고 ‘인간’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탐욕이 빚은 결과가 아닌가.이 사고와 관련, 정부는 해운조합·한국선급 등 널리 만연돼 있는 비리를 도려내는데 주력하고 있고 감사원도 해경과 해양수산부 등을 상대로 지도·감독소홀의 책임을 묻기 위한 사정의 칼을 뽑아 들었다.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치유하고 않고 겉으로 드러난 곪은데만 도려내는 현상치유에 불과하다. 본심을 찾기 위한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한 이유다.위임된 국가사무의 관리·감독을 가로막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산하단체나 협회에 대한 낙하산식 자리독식구조등 잘못된 관행과 제도적인 문제점등을 살펴 뜯어 고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본심을 찾는 근본적인 치유에 나서야 한다.세월호사고를 접하고 비통에 젖은 한 재미사업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에서 “‘한국은 안되는 것이 없는 나라’라고 들었다”면서 “‘안되는 것은 안되는 나라’가 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본심을 찾아 달라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우리는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서해훼리호 침몰 등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있는 부분만 해결하는 현상치유에 치중해 왔다.그래서 이번 세월호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반복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본심을 살피는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대형사고는 인재(人災)라는 이름으로 찾아올 지 모른다.이제는 욕심이 아닌 본심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우리 삶에서 소중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인간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에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4.05.20 23:02

전과 1건 기본, 추가 전과는 옵션

오는 6·4 지방선거를 맞아 시장, 도·시의원 등 익산에서의 출마를 위해 최종 후보 등록을 마친 출마자들의 신상을 들여다 봤다.전체 출마자 69명 가운데 30명이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2명 가운데 1명꼴로 전과자인 셈이다.음주운전 등 전과 1건은 기본이고, 추가 전과는 그저 옵션에 불과한 것 같은 생각이 먼저 든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지 않을수 없는 대목이다.이번 지방선거부터는 일반 형사범의 경우 전과 기록 공개 범위가 기존 ‘금고 이상’에서 ‘벌금형 100만원 이상’으로 확대돼 과거보다 전과자 수가 다소 많아졌다고 볼수 있으나 이것은 해도 너무 한 것 같다.도의원 제2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에 나선 A후보는 5건의 특이한(?) 전과기록을 갖고 있었다. 2002년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첫 처벌을 받기 시작하더니 1년에 한번 꼴로 무려 5회나 무면허 음주운전 처벌을 받았다.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엿보게 했다.기초선거 ‘마’ 선거구에 출마한 B후보(무소속)는 다양한 전과 이력을 갖고 있었다. 재물손괴·폭력·허위공문서 작성 등 모두 6건으로 익산은 물론 도내에서의 최다 전과기록 보유자다.기초선거 ‘라’ 선거구는 더욱 가관이다. 전체 출마자 7명 가운데 무려 5명이나 전과기록을 갖고 있는데 사기·민사소송법위반·청소년보호법위반·보복범죄 등 파렴치범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더구나 이들 30명의 전과 경력자 가운데 상당수는 각 정당의 공천 심사를 거쳐 공천장을 거머쥔 후보자들이어서 도대체 시민의 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범죄자들의 대표를 뽑는 게 아닌지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아울러 남성 후보 9명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고, 유일하게 1명은 세금 체납자다.지방선거는 지방정치와 행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선량을 뽑는 선거다.지역발전과 시민을 위한 매우 중요한 정치과정으로서 주민을 대표하겠다는 선량들이 도덕적 하자가 있다면 이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우리가 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 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병역과 납세와 같은 국민의 기본적 의무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이 주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그렇다고 전과자와 병역미필자, 세금체납자들을 무조건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이중엔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사람이 꽤 있기 때문이다.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전과자 신세가 된 사례가 대표적이고, 질병·가사 등의 이유로 군대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한 갑자기 부도를 맞아 세금을 내지 못할 형편에 처한 이들도 있고, 철없던 어린시절 폭행 등으로 법의 처벌을 받았으나 이를 뉘우치고 밑거름 삼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단순히 전과자라는, 병역미필자라는, 세금체납자라는 이유로 오히려 피해를 당한다면 이 또한 역차별이다.그래서 우리는 옥석(玉石)을 꼭 가려내야 한다. 파렴치범은 없는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후보는 없는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탈세 목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다.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부디, 후보들의 이력을 면밀히 살펴 자격이 없는 후보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 말자.그래야 탈세자, 군대 기피자, 범법자들이 활개치는 현상이 정치권에서 사라질 것이 아니겠는가.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4.05.19 23:02

기호 2번 몰표만 꿈꾸는 '도로 민주당'

6·4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전 같으면 각 정당의 공천후보가 확정돼 후보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한창 진행될 시기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직까지 전북의 후보들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도지사를 포함해 14개 시장·군수, 지방의원 후보 공천 작업이 뒤죽박죽되면서 막장으로 치닫고 있어서다.새정치민주연합 공천 파행의 출발은 지난 3월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위원장의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리로 한 통합신당 선언에서 시작된다. 당시 무기력한 민주당에 대한 심판을 벼르며 안철수 신당 출범을 기다렸던 전북도민들로서는 허탈감을 느끼면서도 신당이 진정한 수권 야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도민들의 기대는 지난 4월 10일 통합신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실망으로 결론난다. 대선공약을 뒤집고 기초공천을 강행한 새누리당과 기호2번 없이 싸워야 되는 수도권의 선거 판도가 걱정됐더라도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호남만이라도 무공천을 유지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실제 통합신당이 기초선거 공천으로 말을 바꾸면서 전북에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계 세력과 동거를 시작한 안철수 진영 간 공천 지분 싸움이 점입가경의 수준을 넘어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도지사 후보는 경선 여론조사 일정조차 잡지 못했고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은 안철수계의 반발로 쪽박이 깨지고 있다. 지방의원 후보 공천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봉숭아학당’ 수준만도 못한 전북도당의 행태는 새로운 정치를 갈망했던 전북도민을 얕잡아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도민을 봉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민주당을 견제할 안철수 신당이 불발하고 두 세력이 하나로 뭉치면서 ‘공천=당선’의 공식이 다시 성립됐기 때문이다. 공천장에만 목숨을 건채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도로 민주당’으로 부르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배경들이다. 옛 민주당 진영도 그렇지만 새 정치를 하겠다며 안철수 깃발에 줄을 섰던 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보면 새 정치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들은 말로만 새 정치와 개혁공천을 부르짖었지 민주계와 공천 작업에 머리를 맞대기만 하면 새로운 시비와 트집으로 일을 꼬이게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여론조사 지지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것만 봐도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이 후보가 되기 위해, 또는 특정인을 낙마시키기 위해 중앙당의 실세를 찾아 구걸하듯 읍소하는 모습도 구태정치 그 자체다.이런 과정을 보노라면 안철수 진영의 정치인들이 새 정치에 줄을 선 진짜 속내가 읽혀진다.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국민들이 원하는 새 정치의 구현이 아니라 지방선거 공천장과 당선, 그리고 향후 정치적 야망에 있음을 유권자들도 눈치채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도민들의 눈은 잠시 속일 수 있겠지만 사리사욕이 담긴 정치적 꼼수는 금새 드러나기 마련이다.6·4지방선거가 오늘로써 27일 남았다. 자중지란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울화가 치미는 형국이다. 이런 정서를 아는지 모르는 지 ‘도로 민주당’은 기호 2번 묻지마 투표만 꿈꾸고 있다. 이번 선거도 과연 그렇게 될까? 미안하지만 그런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 전북도민들이 정몽준 아들의 표현처럼 더 이상 ‘미개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시당한 유권자들의 회초리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4.05.08 23:02

국무총리, 전북에서 찾아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과연 누가 후임 총리가 될지 주목된다.사고 수습때까지 정 총리는 한시적으로 재임하게 되지만, 지금 민심은 무섭게 이반되고 있기에 후임 총리는 파격적인 과정과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믿는다.사실 국민들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우리 정부가 너무 취약하고, 국정의 시스템이 무너져있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의 자세가 일반국민의 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음을 발견하면서 기가막힐 지경이다.오랫동안 강대국의 지배를 받았고, 자원이나 국토면적, 모든면에서 열악한 대한민국이 오늘날에는 세계 어느나라와도 견줄 수 있다 여겼는데 그게 착각이었다.정부 각 부처의 무능력과 부조화, 공직자들의 무사안일과 책임회피, 안전망의 붕괴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부조리가 민낯으로 드러난게 바로 세월호 참사다.후임 총리를 누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일거에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국민화합형, 실무형, 정무형 등 후임 총리에 대한 여러 기준이 회자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다.재산은 몇십억원은 돼야하고, 강남에 집 하나는 있고,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서민정서와는 동떨어진 이너(Inner)서클에서만 맴돈 사람을 골라선 안된다.그런점에서 이번에는 호남총리, 그중에서도 마이너에 속하는 전북 총리가 탄생하는게 시대적 흐름과 맞다고 본다.집권여당에서 볼때 전북총리는 별다른 매력이 없을 것이다.전국대비 전북인구는 3.6%밖에 되지않고, 그것마저 선거때마다 90%가 야당에 표를 몰아주기 때문이다.집권당과 손발을 맞춰서 오랫동안 호흡해온 인사를 찾기도 어렵다.하지만 국무총리가 집권세력의 대변자가 아니고, 국민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면 비주류의 대명사격인 전북에서 정치색없는 사람을 찾는것도 우리사회가 선진화로 가는 지름길이다.오랫동안 미국 사회에서는 소위 WASP(앵글로색슨계 백인신교도)가 아니면 주류사회에 편입될 수 없었으나, 최근 방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비주류적인 모든 요소를 갖추고도 지도자로 우뚝 선 인물이다.그게 바로 미국의 힘이다.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후임 총리 후보군이 회자되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강현욱 전 지사,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김완주 현 지사 등을 관심있게 보고있다.특히 김진선 전 강원지사, 이원종 전 충북지사, 심대평 전 충남지사 등이 총리후보로 거론되면서, 곧 임기가 끝나는 김완주 전북지사를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 집권세력내 정치역학상 그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에 전북에서 총리를 발탁한다면 현 정부로서는 일거에 대탕평 인사를 이룰 수 있다.현장 경험이 풍부한 문제해결형 총리여야하고 청문회 통과에 큰 어려움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5공화국때 김상협, 진의종 국무총리를 비롯해, 역대 전북출신 총리는 YS때 황인성, 고건, 노무현 정권때 고건, 한덕수 등이 발탁됐다.만일 이번에 전북에서 토종 총리가 탄생한다면, 국민들은 현 정부의 국민통합및 국정쇄신 의지를 진정성있게 다시 볼 것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4.29 23:02

그런 선장이 하나뿐이랴

상상하기조차 싫었던 우려가 점차 현실화 하고있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온 국민이 기원했던 생존 소식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들리지 않는다.사고 현장에서는 아직도 피맺힌 절규가 쟁쟁하게 들리고 있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국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정부의 무능한 대응 시스템, 생각할 수 없는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태, 선박 관리감독 부실, 무사안일의 관행 등 명색이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이 오늘날 처한 현 주소가 어떤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임진왜란이 터지자마자 백성들은 죽건말건 의주로 몽진한 선조와 그 추종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625 발발 직후, 정부는 끝까지 수도를 지키겠다는 방송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이미 한강다리를 끊고 내뺀 지도자들도 별반 다를 바 없다.국민적 공분을 사고있는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태는 어쩜 그렇게 임진왜란이나 625때 지도자들과 닮았을까.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면 본능적으로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탈출을 시도했으련만,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안전한 선실에 가만있으라"는 안내방송만 계속했다지.아직 수습하려면 할 일이 많지만 당장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정 전반에 걸쳐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단순히 장차관이나 청와대 참모 몇명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민심은 지금 무섭게 이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게 사실 아닌가. 우리 사회는 정부나 각계 지도자들이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민초의 잘못이 아니다.사실, 세월호 선장같은 지도자들이 눈에 잘 띄지 않을뿐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촌로를 만나면 하나같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다 망한다고 한다.소 키우라고 해서 소 키우면 망하고, 누에치라 해서 누에치면 망하고, 노풍벼 심으라 해서 노풍 심으면 쫄딱 망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국민들을 속여왔다는 거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나 지도자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득이 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정부가 한번 천명한 것은 반드시 실행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정치권도 정부에 돌 던질 상황이 아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후보들을 만나보면공천하지 않겠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온 순진한 사람들만 손해를 본다고 아우성이다.또한 이미 발표한 공천룰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낭패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북지사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도 억측이 가시지 않고 있다."전략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세월호 참사로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이젠 우리사회의 지도자상도 바뀌어야 한다. 성직자처럼 고매한 품격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자신의 말에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수다. 공복이 되겠다며 나선 도내 후보들중에 혹시 세월호 선장같은 사람은 없는지 꼼꼼히 봐야 한다. 전북이 처한 현실을 뻔히 알면서 외면하는 후보는 없는가.전북호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도민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후보는 없는가.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4.04.24 23:02

결국 사람이 문제다

지난주 476명이 탑승한 국내 최대 여객선인 세월호의 침몰로 300명이상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졌다.더구나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의 수많은 단원고 학생들은 꽃을 피어 보지도 못하고 차디찬 바닷물속에서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안타까운 상태다.한밤중도 아닌 아침에 어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더욱 이해하지 못할 일은 선장의 행위다.선원법은 선장은 선박에서 승객이 모두 하선할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되며, 선박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 인명을 구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세월호 선장은 어떠했나. 선박은 물론 승객들을 뒤로 한채 가장 먼저 선박을 빠져 나왔다. 선장이 인명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했더라면 이같이 많은 인명이 희생되지는 않았을 터인데 어찌 선장 이럴 수 있나. 울분이 터진다.지난 1912년 4월 11일 승객 2200명을 태우고 항해를 시작했다가 출항 4일만에 침몰, 1500여명이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실종됐던 타이타닉호침몰사고를 다룬 영화 ‘타이타닉’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건조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선였던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부딪혀 침몰되자 이 선박의 설계자는 물론 선장이 승객들의 구조를 지휘하고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 것이 아니었던가.그런데도 세월호의 선장과 상당수의 선원들이 승객을 뒤로 한채 먼저 배를 빠져 나왔다는 것은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 같은 대형참사가 반복되는가.지난 1960년이후 급속하게 우리나라는 산업화의 길을 걸었고, 산업화는 개인주의·이기주의·돈이 최고인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야기했으며 이같은 의식은 우리 마음 깊숙이 녹아 들었다.특히 급속도로 변화하고 경쟁하는 사회에서 뒤처지면 살 수 없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바쁘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는 망(忙)으로 마음 심(心)자와 망할 망(亡)자가 결합된 단어다. 우리는 지난 50여년 동안 숨가쁘게 살아 오면서 물질문명이 넘치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잃어 버렸다.한마디로 마음이 망한 것이다.오직 ‘돈(錢)’과 권력앞에 ‘의(義)’는 내팽개쳐졌고, ‘나’앞에 ‘우리’는 붕괴됐으며 직업의 소명의식마저 무릎을 꿇는 세상이 돼 버렸다. 거의 모든 교육과 직업도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 신성함이 존중돼야 하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철저한 소명의식이나 철학을 거의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이런 분위기가 세월호 침몰사고를 부른 게 아니가 싶다.그러나 주변에는 자신의 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아 우리 사회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세월호의 대형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어디에 와 있나’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번지르한 위기관리대응 매뉴얼이 있고 제도가 있으면 무엇하나.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는 인문학이 더욱 절실하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4.04.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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