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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조(寒苦鳥)가 되지 말자

희말라야 설산에 한고조(寒苦鳥)라는 새가 산다. 다름 아닌 둥지가 없어서 이름 그대로 추워서 괴로운 새를 말한다. 둥지를 짓지 않은 게으름 탓이었다.그 새는 둥지를 틀지 않고 살기 때문에 밤만 되면 사나운 눈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온몸이 얼어 붙는 괴로움을 겪는다. 그래서 그 새는 날이 밝으면 꼭 아늑한 둥지를 지으리라 하고 다짐한다. 그러나 날이 밝아 따스한 낮에는 따듯함과 설산의 화려한 풍광에 눈이 팔려 노느라 정신이 없어 집을 짓겠다는 다짐을 잊어 버린다. 그래서 밤이 되면 날마다 "아이,추워. 아이,추워"하며 추위에 떨어야 했다.다른 친구새들이 말했다."이봐, 추위에 떨지 말고 얼른 둥지를 지으라고","그래, 둥지만 있으면 걱정없잖아."하지만 게을러 터진 한고조는 친구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둥지 정도야 아무때나 지으면 어떤가."까짓 것, 내일 짓지 뭐"하고 차일피일 미뤘다.하지만 밤이 되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얼어 죽을 것같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낮에 둥지를 짓지 않은 것을 뼛속 깊이 후회했다.그러나 또 낮이 되면 그 생각은 다시 뒤집혔다. 놀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둥지 따위나 짓고 있을 수는 없었다.그리고 또 밤이 오면 "아이 추워,아이 추워"하며 후회했다.한고조는 이런식으로 "까짓것, 내일하지 뭐"와 "아이 추워, 아이 추워"를 반복하며 하루 하루를 보냈다.어느 추운 밤, 한고조는 결국 얼어 죽고 말았다.한고조는 인도 히말라야 산맥에 산다는 상상(想想)의 새로서 불가(佛家)에서 게을러 도를 닦지 아니한 중생을 비유해 쓰이는 표현이다.중요한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고 어리석음과 게으름속에서 우리의 삶도 한고조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계사년 2013년 새해가 밝았다.일반 시민은 물론 공무원과 경찰·언론인·회사원들 모두 밝아 오는 새해의 태양을 바라 보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올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설계하고 기원했을 것이다.공복(公僕)으로서 '왜 그때 그 일을 그렇게 처리했을까'하는 후회를 올해는 하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도 했을 것이다. 또한 '올해는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하겠다'는 등 자신이 계획했던 일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는 각오도 다졌을 것이다.인생이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그렇지만 한고조와 같이 매일 후회를 반복하면서 살다가 죽기를 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부지런히 힘써 해야지 꾸물거리다가는 결국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인생은 뿌리없이 떠 다니는 것/ 밭두렁의 먼지처럼 표연한 것/ 바람따라 흐트러져 구르는/ 인간은 원래 무상한 몸…(중략)…젊은 시절은 거듭오지 않으며/ 하루에 아침을 두번 맞지 못한다/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중국 송나라때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잡시(雜詩)가 생각난다. 올해에는 한고조같은 게으름으로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고, 날마다 자신이 계획하고 약속했던 바를 지켜 뜻을 이루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3.01.04 23:02

군산이 웃기는 지역이라고?

최근 시내 음식점에 들렀다가 옆자리에서 식사하는 외지 출신 사람들의 말을 우연히 엿들었다. 그들은 '군산은 참! 웃기는 지역이야'라면서 "기업경영을 하기도, 어떤 일을 추진하기도 힘들다"고 푸념을 털어놨다.다음날 '웃기다'라는 말의 뜻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사전을 들춰 보았다. 이들이 말하는 '웃기다'는 부정적이고 비아냥조의 뉘앙스를 강하게 지닌 '어떤 행동이나 상황이 웃음이 나올 만큼 한심하고 어이없다'는 의미였다.무엇이 그렇게 웃겼는 지 모르겠지만 곰곰히 되돌아보니 정말 웃기는 일이 적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원인자 부담원칙'이라며 국가산단에서 먼저 가동하는 기업에 폐수종말처리장의 운영비용을 많이 부담케 하고, 새만금 산업단지의 석탄재 활용과 관련, 시민단체의 요구대로 환경관련 검증을 했는데도 또다시 논란을 벌이는 일 등….또한 집중호우에 따른 산단내 도로붕괴사고를 놓고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인근 기업에서 불법행위를 한 데 원인이 있다고 몰아 세우는 지역의 풍토가 그러하는등 소위 '웃기는' 사례는 많다. 군산 2국가산단에 일찌감치 가동에 들어간 폐수배출기업들의 경우 폐수종말처리장의 운영비용을 턱없이 많이 부담해 그동안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이 처리장은 지원시설인데도 입주 기업들이 모두 가동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인자 부담원칙이라며 가동중인 기업들에게 처리장의 전체 운영비용을 모두 분담해 부담하라니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뿐이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그나마 시의 운영지원금마저 바닥나 이의 부담을 또 다시 안게 되자 울고 싶은 심정들이다.새만금 산업단지의 석탄재 활용문제를 놓고 일부 시민단체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시민단체가 환경문제를 우려하자 지난해 10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군산경실련의 요구로 '석탄재 환경분석 평가'가 실시됐고 중간및 최종 설명회가 이뤄졌으며 환경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었다.또한 사후환경관리시험도 경실련·환경단체와 공동모니터링키로 합의됐는데도 일부 시민단체가 또 논란을 야기한다는 것은 환영받지 못할 일이다.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단체의 우려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막연한 선입견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설득력을 상실하고 자칫 딴지를 거는 것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산업단지내 도로가 붕괴됐을 때도 그렇다.도로붕괴사고가 나자마자 원인도 규명되기 전에 '불법'운운하면서 여론몰이를 통해 한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도 뒷감당을 하기 힘든 일이다.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뒤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도 늦지 않을 터인데 '그 기업의 행위로 도로가 붕괴됐다'고 단정, 여론몰이를 해 가면서 우리의 형제·이웃들이 근무하는 기업을 '죄인 취급하듯이' 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이 모든 일이 '우리 자신들과 관계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이같이 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문제는 이같이 웃기는 일들이 지역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나아가 외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군산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이다.군산에 거주하는 외지 출신들이 '군산을 웃기는 지역'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기타
  • 2012.11.30 23:02

'단일화 투신'과 안철수의 '생각'

지난 22일 완주군에 사는 유 모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유씨는 유서에서 민주당 문재인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23일 안철수 후보 사퇴회견 하루 전에 발생한 일이다. 먼저 유씨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그러나 단일화를 촉구한 유씨의 죽음이 나름의 정치적 의미를 지졌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정치세력들의 구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유씨의 자살 사건이 알려지자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핵심 참모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고 그 참모는 완주가 지역구인 최규성 국회의원에게 후보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문 후보가 주문한 관심의 정도는 파악되지 않지만 그 뒤 민주당 전북도당이 주도한 유씨의 장례절차는 납득하기 힘든 구석이 많다. 좀 더 비판적으로 말하면 한 가장의 자살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를 지지한다는 전북안심포럼 또한 예외가 아니다.종합해보면 민주당 전북도당은 문재인 후보의 '생각'을 전달 받고 유씨 장례식을 먼저 준비한다. 뒤질세라 전북안심포럼도 장례절차 논의에 합류해 민주시민사회장과 5일장을 제안한다. '굳이 민주시민사회장과 5일장으로 해야되느냐'는 반론이 있었지만 양측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장례를 3일장과 민주시민사회장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민주시민사회장은 민주화 공로가 인정된 자, 또는 불의에 항거하다 공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거나 노동·인권운동에 헌신하다 생을 마친 이들을 추모하는 장례다. 또 민주시민사회장은 적어도 사회적 동의를 얻거나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해서 치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단일화 프레임에 갇힌 민주당과 안심포럼은 유씨의 유서에만 집착해 민주시민사회장을 결정했다는 정황이 여기저기 드러난다. 망자의 삶에서 민주시민사회장으로 치러야 할 설득력 있는 활동과 행적이 없다는 점이 그렇고 도내 주요 시민단체가 민주당과 안심포럼이 요청한 장례위원회 참여를 거부한 사실이 그렇다. 또 이번 장례절차 결정 과정에서 자칫 제2, 제3의 유씨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지난 26일 서울에서 안 후보의 사퇴에 항의하는 시민의 옥상 투신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이 제지했기 망정이지 자살 사건이 몰고 올 후유증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그런 이유로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민주당과 안심포럼이 주도한 유씨의 장례방식까지 동의할지 의문이 든다. 단일화 경쟁을 벌이는 세력들이 민주시민사회장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정치쇄신을 기치로 내건 안철수 후보가 결국 구태정치의 벽을 넘지 못해 중도에 후보직을 내려놓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안철수를 주저앉힌 민주당은 물론 안철수를 비판했던 새누리당까지 안철수가 못다한 정치쇄신을 자신들이 해내겠다고 외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사회적 파장이 매우 큰 한 가장의 자살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뒤로한 채 정치적으로 접근한 민주당과 안심포럼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각각 OECD국가 중 1위의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로 갈파했던 책 '안철수의 생각'을 슬픈 마음으로 다시 펼쳐본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11.28 23:02

익산시민과 전북대의 약속

예부터 약속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千金一約)고 했다. 약속과 관련해 공자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증자(曾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면서 뒤좇아 와 보챘다. 그러자 아내는 급하고 귀찮은 나머지 "어서 집에 들어가 있거라, 시장에 다녀오면 돼지를 잡아서 맛있는 고기를 먹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아내가 급하게 둘러댄 말이다. 한참이 지나 시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집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인 증자가 돼지를 잡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증자에게 깊은 생각 없이 불쑥 내던진 말이었음을 밝혔다. 증자는 정색을 했다. 아이들에게 대충 거짓말로 둘러대면 그대로 배울 것이 아니냐고 나무랬다. 또 아이가 자신이 속은 줄 알면 장차 부모의 말인들 어찌 믿으려 하겠는가 하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증자와 아내는 그날 돼지를 잡아 아이에게 먹였고, 그것으로 약속을 지켰다. 증자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한 번 신뢰구조가 무너지면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르게 된다는 점을 의식했던 것 같다. 이는 돼지 한 마리를 잃는 것보다 가볍게 내 뱉은 말이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엿보게 한다. 허물없는 가족 간의 관계가 이러해야 하건대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의 약속은 더 말할 것도 없을것 같아 한번 끄집어 낸 얘기다.지난 2007년 전북대와 익산대학은 정부 방침에 따라 대통합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전북대 서거석 총장은 31만 익산시민들에게 수의과대학 익산캠퍼스 이전을 철석 같이 약속했다. 수의대 본관과 동물병원을 신축하고 노후 건물 리모델링 및 실험연구 기자재를 구입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 인프라를 갖춰 2013년 2월까지 이전을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워 당시 통합에 반대하는 익산 시민들의 거센 반발 민심을 잠 재웠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그가 이전을 약속한 2013년 2월이 문턱에 다가오고 있다. 그러던 지난주 전북대는 익산시민들과 철석같이 한 약속을 저버리고 2014년 2월로 이전을 잠시 늦추겠다고 밝혀왔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나 해당 학과 학생 및 학부모등이 새로운 기숙사 완공 이전에는 익산캠퍼스로 절대 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버티고 있어 부득이 익산캠퍼스 이전은 기숙사 확충 국가예산 62억원 확보를 통한 2014년으로 잠시 뒤로 미룰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을 전하며 익산 시민들의 깊은 양해를 구했다.고의적인 파기가 아니라 불가피한 약속 불이행으로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전북대측에 일단 따져 묻고 싶은게 있다. 이같은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자 그동안 전북대는 뭘 했는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 이기에 던지는 지적이다. 아울러 전북대는 기숙사 확충을 위한 내년도 국비확보를 통해 익산캠퍼스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는데 이를 믿을수 있겠는냐고 지적하고 싶다. 국가 예산이란게 원래 자기들 마음대로 확보하고 못하고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전북대의 호언장담을 믿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으로 받아들여 달라. 수의대 익산캠퍼스 이전은 익산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다. 부디 1년후에는 기숙사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 이전이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전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다. 불가피한 한 번의 약속 파기는 이해와 양해를 구할수 있지만 두 번은 절대 안 된다. 비록 필부(匹夫)의 한 마디라도 천년을 변치 말아야 한다(丈夫一言千年不改)는 말이 있지 않는가.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11.19 23:02

익산 시민은 봉인가?

익산시민은 봉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도 안되는 생뚱맞은 질문이다.그런데 익산 시민을 영원한 봉으로 알고 있는 황당한 기업이 있어 참으로 분통이 터지고 있다. 익산의 유일한 영화관 CGV 익산점 얘기다.익산참여자치연대는 지난주 'CGV 익산점은 차별적인 영화 관람료를 8000원으로 환원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전주군산 등 도내 지역은 물론 순천목포광주대전대구제주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도시에서의 CGV 주말영화 관람료가 실질적으로 8000원이나 익산점은 9000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전국 CGV 89개 상영관에 대한 영화 관람료 전수조사 결과, 전국 대부분에서 할인혜택을 통해 1,000원을 깎아줌으로써 실제 관람료가 8,000원인 반면에 익산은 할인혜택을 일체 적용하지 않은채 서울 등 수도권과 똑같은 9000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CGV 익산점의 이같은 불합리한 주말영화 요금 체계는 호남지역 전체 CGV 지점 가운데 익산이 유일한것으로 드러났다. 익산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익산 시민들은 인근의 전주군산 등에 비해 같은 영화를 1,000원 더 주고 보고 있으니 정말 봉이 따로 없지 않는가.서울 등 수도권은 부대비용이 높다는 이유가 있고, 부산 등 여타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익산의 부대비용이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전주 등에 비해 높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다. 더구나 그간 수년동안 익산시민들에게 차별적 요금을 받아왔던 CGV 익산점의 이같은 불합리한 요금체계는 앞으로도 계속될것 같다고 한다. 익산 시민을 영원한 봉으로 삼을 심보인것 같아 울분이 더욱 토해지게 만든다.CGV 익산점이 지역의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끄덕도 하지 않는 이유가 그럼 뭘까. 바로 경쟁이 없다는 독점적인 지위 때문으로 생각된다. 전주군산 등은 경쟁적 위치에 있는 각기 다른 영화체인점들이 있어 1,000원 할인을 통해 관객 유치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익산은 그 어떤 경쟁자도 없어 사실 CGV 익산점의 독식 체계다. 혼자서 얼마든지 북치고 장구쳐도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을 독점적 시장 논리에서 철저히 풀어먹고 있는 것이다.스크린의자 등 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좋은것도 아니면서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익산 시민들을 수년간 봉으로 전락시킨 CGV 익산점은 정당하고 당연한 시민들의 요구를 하루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엄청난 투자비용 투입에 따른 불가피한 현실적 경영 등 이유같지 않은 뻔한 이유를 내세울 경우 이는 시민들을 재차 우롱하는 파렴치한 작태임을 일단 경고한다.아울러 익산시에게도 한마디 던진다. CGV 익산점으로부터 그간 차별적이고 부당한 요금 대우를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관리에 대한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었던것은 시민들을 그들의 영원한 봉으로 전락시킨 하나의 원인 제공자임이 분명하다. 요금이 아닌 위생소방 등 시설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지도점검단속 권한이 행정에 있지 않는가.익산에 산다는 이유로 그들의 독점적 지위 횡포에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해야하는 억울한 생각이 자꾸 들어 권한을 얘기하기에 앞서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차별받는 시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행정의 제 역할임을 새삼 지적해 본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11.12 23:02

배만 부르고 머리는 멍해서야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인의 모습을 묘사한 한 그림을 최근 본 적이 있다. 그림속의 중국인은 배가 나왔지만 머리는 멍한 상태의 모습이었다. 그 그림은 물질적인 경제 성장속에 배는 불러 있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황량해져 가고 있는 오늘날 중국인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인들에게 물질적 경제성장이 가져 오는 정신적 황폐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다.우리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그림속 중국인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 한국은 1960년대 이후 '잘 살아 보세'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지난 50여년동안 빠른 경제 성장속에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이뤄냈다.자동차와 먹거리가 넘쳐 나고, 빨래취사설겆이의 살림부터 각종 사무까지 기계화돼 편리함을 구가하고 있다. 반면 정신적인 중요한 가치들을 잃어 버렸다. 자아를 상실한 채 오직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남에 대한 배려심등 인간성이 실종됐고 , 돈만 있으면 '정의'마저 살 수 있는 금전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오직 돈을 위해 부모까지 살인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마저 발생하고 있다.'가진 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없는 자'의 호주머니를 털고, '없는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사회적으로 분출, 묻지마 살인등 각종 사회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특히 이기주의가 판을 치면서 학교폭력과 성폭력이 횡행하고 있으며 자살등 이해할 수 없는 사건도 빈발하고 있다.이같은 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 자신은 물론 이웃형제자녀일 수 있는데도 우리 사회는 남의 일로 치부하기 일쑤, 범죄의 근원적인 '본질의 치유'에는 관심없고 '현상의 치유'에만 몰두하고 있다. 성폭력범에 대한 전자팔찌착용화학적 거세, 학교폭력 가해자의 학생생활기록부 게재전학조치, 강력범에 대한 형량제고, 자살방지를 위한 자살예방법 제정 등.폐암이 걸려 기침이 나오는 데 '본질인 암덩어리'를 제거하려 하지 않고 '현상인 기침'만 해소하기 위해 약을 처방하는 것과 같다.각종 사회 범죄와 자살에 대한 본질적인 치유를 위해 '인문학의 교육강화'라는 처방전이 필요하다. 문학사학철학으로 대변되는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아름다운 시(詩) 한 구절은 영혼과 정신을 풍요롭고 맑게 해 주고, 철학자의 말 한마디는 사고의 명석함을 부른다. 역사는 선인(先人)들의 삶을 통해 삶과 재물의 무상함을 일 깨워줘 인생의 나아갈 바를 알게 해 준다. 인문학은 깊은 산속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같다. '참, 좋다!'하면서 영혼과 정신을 맑게 하는 학문이다.행복불행삶죽음보람있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함으로써 이기심을 내려 놓고 남을 배려할 줄 알게 하며 자아를 찾게 해 주는 학문이다. 그런데도 인문학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팽겨쳐져 있다. 대학교는 물론 중고교도 인문학을 뒷전으로 제쳐 놓고 돈이나 좋은 직장과 직결된 교육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이래서는 안된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중고교 시절부터 인문학의 교육을 강화해 봄이 어떨까. 중국인을 묘사한 그림을 그냥 흘려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11.05 23:02

투표시간 연장이 뜬금없다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투표시간을 오후 8~9시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근혜 후보는 "여야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고 발을 뺐다. 새누리당은 현행 투표시간이 40년동안 계속되어 왔고 그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뜬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투표시간 연장 주장이 정말 국어사전의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는 풀이대로 뜬금없는 주장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투표시간 연장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 2000년과 2008년 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투표시간 연장법안은 현 새누리당의 반대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2004년 10.26 재보궐 선거 때부터 재보선의 투표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연장됐다. 선거일이 평일이고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율 제고와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다. 참고로 지난 해 10.26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후 6시에서 8시까지 투표율이 8.7%나 올랐다.따라서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이 주장한 '뜬금없다'는 표현은 그야말로 뜬금없다. 이정현이 정치를 안했으면 모를까 여야 논의가 있었고 2004년 재보선에 도입된 투표시간 연장을 '뜬금없다'고 비판한 속내가 따로 있어 보인다. 바로 이번 대선을 새누리당의 승리로 이끌려는 정치공학적 셈법이다. 여당은 투표시간이 연장되면 야당 후보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다.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박근혜의 '여야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도 큰 문제다. 투표시간 연장을 원하는 국민이 많으면 여야 합의로 투표시간을 연장해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을 피해가고, 투표시간 연장론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면 대충 넘어가자는 의도가 엿보여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가 전적으로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다. 찬반을 확실히 해야 의원들이 움직이고 국민들이 이해한다. 대통령 후보가 자신에게 부담이 되는 결정을 당에게 넘기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의 걱정이 커진다.40년간 문제가 없었던 투표시간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논리도 궁색하기 그지없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21세기의 국민 라이프 사이클은 농업이 주된 산업이었던 40년 전과 전혀 다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라는 말도 있다. 그동안 '변화에 너무 둔감하고 시대에 뒤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새누리당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면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론을 '선한 목적을 가장한 정치적 의도'로 폄훼하면 그 부메랑은 고스란히 여당에게 돌아간다. 정당과 정치인은 선의가 확인되면 그 것을 실천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정치적 의도' 운운하면 그 자체가 자신들이 지적한 '정치적 의도'가 되기 때문이다.더구나 새누리당의 투표시간 연장 반대는 자신들의 대통령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 박근혜는 "어떤 국민도 홀로 뒤처져 있지 않게 할 것입니다. 단 한 명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같이 갈 것입니다"며 '100% 대한민국'을 구호로 내걸었다.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권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면 '100% 대한민국'이 아니지 않은가.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진짜 바라는 게 선의의 실천이자 주권의 신장임을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10.31 23:02

공직사회 꼴불견 상사와 직원은

월급쟁이들은 삶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하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나 동료라도 만나게 되면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된다.어쩔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자니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다.우리를 힘들게 하는 직장상사는 그럼 어떤 사람일까. 최근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색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과장급 이하 직장인 1010명을 대상으로 꼴불견 직장상사의 유형에 대해 물었는데 얄궂은 직장 상사 때문에 열받는 직장인들의 뒷담화를 들여다 보는것 같아 간접적으로나마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했다.직장인이 생각하는 꼴불견 직장상사 1위는 '근무의욕을 떨어트리는 상사'인 것으로 조사됐다.설문 대상자 중 91.9%, 즉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사사건건 감시하는 CCTV형 상사, 잔소리만 늘어놓는 훈계형 상사,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무개념 상사, 보고서 제출 시 끌어안고 묵히는 청국장형 상사 등이 근무의욕을 떨어뜨리는 꼴불견 상사라고 응답했다.이밖에 공을 가로채는 상사, 말 많고 입이 험한 상사, 헛소문을 퍼뜨리는 상사, 자기만 잘난 상사, 겉과 속이 다른 상사 등도 꼴불견 상사로 꼽았다.그럼 익산시 공직사회에서 소위 사무관급 이상 간부들은 부하 직원들에게 어떤 상사로 비춰질까.일단은 많은 하위직 공무원들이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물론 일부에 한해서지만 몇몇은 우리들의 직장 생활을 더욱 괴롭고 힘들게하는 전형적인 꼴불견 상사 유형과 똑같다며 입을 모은다.다른 데선 '찍소리'도 못하고 부하직원만 '조지는' 상사, 학연지연인맥 등 자기 라인만 챙기는 상사, 아부하는 부하 직원에게 고과 점수 더 주는 상사, 윗분(?)의 업무 지시만 관심을 갖는 등 조직이나 구성원보다 혼자만의 관리에 목숨을 거는 상사,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적당히 고과 점수 나눠 주는 무소신 상사, 직위를 이용해 큰소리치며 억압적으로 일 시키는 상사, 업무도 잘 모르면서 일일이 간섭하는 상사, 마무리도 못하면서 일만 벌이는 상사, 사소한 업무실수나 착오를 구실로 공개적 모욕을 주는 상사, 골프 등 업무 이외의 것에만 더 신경 쓰는 상사, 위에만 올라갔다오면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상사, 본인 운전이 가능함에도 출퇴근이나 출장 시 무조건 직원에게 차를 대라는 상사.덧붙여 꼴불견 동료 직원도 있다고 한다. 인사고과 시즌만 되면 아부형으로 돌변하는 직원, 본인의 업적을 과대 포장하는 직원, 업무는 안 하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으며 입으로 떠드는 직원,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요직부서 가려고 로비에 더 열심인 직원, 업무를 다른 동료에게 떠미는 직원, 인터넷운동 등 빈둥거리면서도 시간외 근무 꼭꼭 채우는 직원.시쳇말로 꼴통(?)은 어느 조직에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 직속상사이고 동료라는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부대낌의 연속인 직장생활을 통해 그날 그날을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나를 나의 직장 동료와 부하직원들은 어떤 모습으로 바라볼까. 나의 인생을 한번 되돌아보고 재충전을 위한 여유를 가져보자는 의미에서 뜬금없이 꼴불견 상사와 직원에 대한 얘기 한토막을 불쑥 꺼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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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2.10.29 23:02

'의정비 인상 반대'전주시민 깊은 뜻은

전주시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려다 역풍을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여론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스스로 인상추진을 포기하는 등 얻은 것 없이 여론의 뭇매만 맞았다. 인상은 고사하고 되레 의정비 삭감 요구를 받고 있는 처지다. 이달초 도내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의정비 인상을 추진할 때의 자신만만하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전주시의회는 의정비가 4년째 동결된데다, 공무원 보수 및 물가인상률에도 못미치는 점을 내세우며 의정비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또 의원들의 자신있는 의정활동과 사기진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으론 지난 1년간 의정활동을 알차게 펼쳐왔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주민들에게 직접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는 불리한 상황속에도 불구하고 의정비 인상을 추진한 주된 이유중 하나이다.그렇지만 확인된 민심은 혹독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거센 반대였다.전주시의정비심의위원회가 최종 결정에 앞서 실시한 전주시민(500명) 여론조사에서 시민의 79.5%는 의정비 인상을 반대했다. 더구나 43.2%(216명)는 현재의 의정비(3902만원)가 높다며 최소 600만원 이상을 깎아야 한다고 밝혔다.시의회가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의정비를 올릴 정도로 일했다고는 생각치 않는 것이다.전주시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24일 회의를 열고 최종 의정비 동결을 결정했다.이처럼 주민들의 의견이 확인된 이상 그 다음은 전주시의회의 몫이다.이는 의정비 인상문제가 단순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올리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의정비 심의요청 자체가 하나의 정치행위로, 주민 여론조사는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중간평가적 성격이 강하게 내포돼 있다.전주시의회 의원들은 제도상의 문제를 탓한다. 물가인상률을 비롯해 현실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현행 제도하에서는 의정비 인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항변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그렇지만 전주시의회가 의정비 심의를 요청한 것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모두 감수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이에 전주시의회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24일 의정비 동결을 결정하기 하루 전인 23일 긴급 성명을 통해 의정비 인상을 포기했다. 그러나 인상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을 의식한 여론 무마용이라는 지적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 성명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의회내에서는 강행 의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전주시의회의 성명을 보면 "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해 시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해 내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며 주민의 뜻을 수용하겠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전주시의회는 주민의 뜻을 단순 의정비 동결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 이 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시의회가 이를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지를 모르지만, 가뜩이나 정치적으로 변화의 욕구가 높은 유권자들이 이번 의정비 인상 사태를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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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호
  • 2012.10.25 23:02

'다툼'보다 '교육'이 우선이다

"정말 머리 아픕니다. 도교육청에서 하라는 방식으로 교원평가를 거의 마무리했는데, 교과부에서 두 차례나 공문을 보내와 교과부 방식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럽고 난감합니다."도내 한 초등학교의 교장은 요즘 무슨 일을 해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교과부가 자신들의 기준에 맞춘 교원평가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뒤숭숭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도내 한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여부를 둘러싼 싸움으로 인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폭력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고교의 학생들은 대학입학원서를 쓸 때 개인별로 학교폭력 관련 사실관계 확인서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생부 기재를 거부함으로써 해당 학교의 학생들은 모두가 폭력 가해사실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준비하는 서류가 혹시라도 잘못돼서 입시에서 불이익이라도 받게 된다면, 결국은 학교와 학교장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교장선생님은 교육감이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록을 거부함으로써 '불필요하게' 학교와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교과부와 전북도교육청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일선 학교현장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짜증이 나고 일의 능률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딱히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기도 어렵다. 교과부나 도교육청 중 어느 일방만이 잘하거나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교과부와 도교육청이 모두 밉다는 생각이다.사실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록이 강력한 예방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교과부의 주장은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 또 학생부 기재가 인권을 침해하는 비교육적인 방식이라는 도교육청의 주장도 피해학생보다는 가해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과민반응이라는 반박을 피하기 어렵다.이런 상황에서 교과부는 인권위 등의 우려를 감안한 개선책을 내놓는데 소홀하고, 도교육청은 학생부 기재 반대만 외칠 뿐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이렇다 할 밑그림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본질과 교육이라는 원칙은 잊은 채 껍데기만 가지고 싸우는 꼴이다. 그래서 신물이 나고 염증을 느낀다. 결국 피해는 학교현장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물론, 대립과 갈등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잘해야 제자리 걸음을 의미한다. 세상이 변화하고 발전하려면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힘과 힘의 부딪침이 발전으로 가느냐, 파멸로 치닫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지혜와 슬기이다.이제는 도교육청이 조금 물러서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와 지혜가 필요하다. 교과부의 정책에 무리가 있고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교육감이 사사건건 싸움닭처럼 덤벼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육감의 소신과 철학을 분명히 밝히는 것은 좋지만 이를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발상은 지나친 욕심이다. 교육감은 개인이 아닌 공인이며, 공인의 결정 하나하나가 학교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육은 근본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이성원
  • 2012.10.23 23:02

'유턴기업 집적화' 관건은 예산

전국 지자체들이 2013년도 정부 예산안 반영 여부를 두고 희비가 크게 엇갈려 있다고 한다. 각 지자체들마다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액을 달성한 지자체는 나름대로 한시름 놨다는 표정인데 반해 목표치에 미달된 지차제는 상대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속에 죽을 맛이다.정부는 지난 2일 342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앞으로 국회 상임위별 예비심사와 예결위 종합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그동안 정부 부처와 기획재정부 문턱을 넘나들었던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은 이젠 국회로 몰려들 시간이다. 정부예산안이 '예비고사'라면 국회 심의는 '본고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마지막 관문을 뛰어넘기 위해 박 터지는 예산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미 반영된 정부 예산이 얼마든지 깎일수 있고 증액 될수도 있기에 추가 예산 증액도 증액이지만 예산 칼질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익산시도 국회 예산정책처 및 각 상임위원회 관계자들과 잇따라 접촉 하는 등 추가예산증액 및 삭감방지를 위해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익산시는 내년도 국가예산안 반영에 있어 첫 단추를 잘 뀄다. 국가예산 1000억원 시대를 3년 연속 이어갈수 있는 1576억여원이 반영됐다. 국가예산 규모 사상 역대 최고치다.정부가 2013년 국가균형재정 달성을 내세워 정부예산 긴축 기조 유지를 강조하면서 신규사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대선을 앞둔 국회의원들간의 예산 챙기기 경쟁이 그 어느때 보다 치열했던 상황에서 익산시는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는 당초 목표치로 내세웠던 1300억원에 비해 무려 276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로 다시한번 큰 의미를 갖게한다.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듯이 다소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하나의 숙원사업이 있어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에게 특단의 예산 지원 마련을 촉구해 본다. 중국 패션주얼리업체들의 집단이주를 위한 유턴기업 집적화 사업이다. 신규 사업 첫 해에 전체 지원 예산 117억원 가운데 72억원이 반영돼 무척 반가운 희소식이나 나머지 45억원도 이 참에 반영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욕심아닌 욕심(?)을 내 본다.현재 중국 패션주얼리업체 20곳이 익산으로의 이주를 위해 익산시와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내년말부터의 본격적인 생산 활동에 들어가고자 현재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공동생산기반시설 조성 등을 위한 내년도 예산 반영이 다소 미흡해 자칫 생산활동 차질로 이어지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터져나오고 있다. 익산시를 비롯한 도내에 수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임에도 예산 부족으로 생산 및 고용에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다. 어차피 정부에서 117억원이란 예산 지원을 확정했다고 하니 필요한 때에 화끈하게 지원해 주는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성을 높일수 있기에 한번 던져보는 바람이다.은행들을 빗대어 비오는 날 우산 빼았고, 화창한 날씨에 우산을 준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 않는가. 정부와 국회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배려를 재차 간절히 바라보면서 익산시에게도 한마디 던진다. 단계별 로드맵에 따른 전략적 대응은 물론 정치권과의 더욱 견고한 협력체계 및 공조를 통해 미예산 반영에 혼신을 다 해 달라고. 특히나 국회 이춘석전정희 의원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밑그림이 되는 유턴기업 집적화사업의 성공을 위해 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예산전쟁에서 꼭 승리할수 있도록 멋진 정치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10.15 23:02

군악대와 개싸움에서 눈 떼야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여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춤을 춘다. 조사기관과 조사의뢰 기관, 시차별로 후보들의 지지율이 널을 뛴다. 한 매체가 '가후보가 나후보에 앞서고, 단일화 후보는 다후보가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면 다음날 어김없이 다른 매체는 '나후보가 가후보에 앞서고, 나후보가 단일화 지지율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낸다.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들은 헷갈린다. 국민만 그런 게 아니다. 후보와 정당, 캠프는 더 어지러운 표정이다. 물론 '정치 고수'들은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흐름과 추세에 의미부여를 한다. 정작 선거 당일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간 사례를 수 없이 겪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여론조사는 국민들의 의사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여론조사가 가진 두 가지 고유한 특성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밴드 왜건 효과'와 '언더 독 효과'다. 밴드 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말 그대로 시골에 군악대가 나팔을 불고 지나가면 동네 아이들이 뒤따라간다는 뜻으로 유권자들이 1위 후보를 지지하는 편승현상이다. 언더 독 효과(Under-dog effect)는 개싸움에서 유래한 말로 이기고 있는 개보다 열세에 놓인 개에게 응원을 보내는 동정현상이다.불과 한 달 전만해도 좀처럼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는 배경에는 강자에 대한 언더 독 효과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현상과 그에 따른 안철수 지지율의 고공행진은 밴드 왜건 효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자리로 출발했던 문재인의 개인 지지율과 단일화 지지율 상승은 언더 독 효과 덕분으로 여길 수 있다.문제는 대선이 불과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국민들의 눈이 온통 여론조사에만 쏠린다는 사실이다. 사실 밴드 왜건과 언더 독 효과는 인간의 심리 변화가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것이지 후보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지지 변화는 아니다. 이 때문에 세 후보와 캠프는 유권자 심리를 자극하는 일에 몰두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주객이 전도되고 본말이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대다수의 언론이 말로는 '정책과 자질 검증을 통한 후보 평가'를 외쳐놓고 실제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치공학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너무 민감해지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기도 모르게 군악대 밴드 행렬을 뒤따르거나 개싸움에 동정심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당 후보의 당락과 야당 후보 단일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북도민은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가에서는 박근혜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두 자릿수만 되면 당선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 호남의 민심이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짓는 것으로 여긴다. 사실상 대통령 결정권을 전북이 쥐고 있다는 뜻이다.도민들은 이제부터라도 전북을 늘 변방으로 여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묻지마식 지지에도 항상 서자 취급했던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비전과 가치는 좋지만 조직이 약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군악대와 개싸움 구경에만 몰두했다가는 전북은 앞으로 5년 동안 또 다시 변방과 서자 대접만 받을 공산이 크다. 참으로 끔찍한 일 아닌가? 도민들이 남은 68일간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의 됨됨이와 정책을 꼼꼼히 살피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10.12 23:02

'윗선'아닌 '시민'의 눈치를 살펴야

눈치란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일의 정황이나 남의 마음 따위를 상황으로부터 미루어 알아내는 힘'이나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태도'을 말한다.즉 눈치란 '센스'를 의미하기도 하고 '마음의 기미'를 뜻하기도 한다.예를 들어 '우리는 눈치빠르게 그들 둘이서만 있게 해 주었다'거나 '그 사람은 직업상 눈치가 빠르다'고 할 경우 눈치는 '센스'를 의미한다.또한 '그녀는 남편의 눈치를 살폈다'라든가 '그런 눈치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할 경우 이때 눈치의 이미는 '마음의 기미'를 뜻한다.몇년전 한 시민이 민원을 해결키 위해 시청을 찾아 담당공무원을 만난 후 불만을 토로한 일이 있다.그는 담당공무원이 자신의 민원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기는 커녕 대뜸 '윗선에서 이 민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기가 찼다고 한다. 그는 "'도대체 공무원은 누굴 위해 일하는가'하고 화를 벌컥 냈다"면서 민원해소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지방자치시대로 접어 들면서 공무원 사회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중의 하나가 바로 이 '눈치'다.민원인들이 인·허가와 관련된 사안을 가지고 행정기관을 찾으면 소신없는 일부 공무원들은 소위 '윗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고려해 민원사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일정한 기준에 맞으면 법률상 의무적으로 처리해 줘야 하는 '신고'나 '등록'과 관련된 민원이 아니고, 자치단체의 재량권이 부여되는 '인가'나 '허가'민원의 경우 '윗선의 눈치'가 민원사무처리의 기준이 됐다는 게 시민들의 지적이다.특히 민원사무가 아니더라도 해당 공무원이 지역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소신있게 일해야 하나 윗선에서 별로 관심이 없는 눈치가 보이면 아예 무관심한 경우도 있다.공무원들은 시민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 시민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공무를 처리하고 있다.그런 관계로 공무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민들의 안녕과 지역발전'이 돼야 하는데도 일부 소신없는 공무원들에게 '윗사람의 눈치'가 그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더욱 큰 문제는 윗선의 눈치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미리 미리 알아서 기는 공무집행의 행태다.윗선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지시된 사항이나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왜 이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는가. 윗선의 책임이 크다. 모든 인허가 민원을 해당 부서에서 소신있게 처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고 자신들의 손에 틀어 쥐고 좌지우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윗선이란 과장이나 국장·부시장·시장이 될 수도 있다.윗선의 입맛(?)에 맞게 일하면 높은 근무평점을 받아 승진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인사때 승진은 커녕 한직으로 밀려나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게 공무원 사회의 현실이고 보면 이해는 간다.그러나 정작 공무원들이 눈치를 보아야 대상은 '윗선'이 아니라 '시민'들이다. 윗선이 아닌 시민들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눈치'를 살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눈치, 즉 센스있게 처리할 때 지방자치제도는 성숙되고 발전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09.13 23:02

이한수 시장의 '수십 고초려'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다. 후한 말, 한실(漢室)의 부흥을 위해 군사를 일으킨 유비가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초가집을 세번 방문했다고 해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바로 삼고초려다.열의를 갖고 진심으로 대하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수 있음이 내포돼 있다.최근 익산시 공직사회에서'수십 고초려'란 말이 나돈다.익산시와 중국 청도에 진출한 한국 보석·장신구 기업 14개가 지난달 29일 투자 협약을 체결한 이후 이런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유비가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를 한 것이나 이한수 시장이 중국 주얼리기업들의 집단 유치를 위해 수십번 그들을 찾아나선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같은 맥락에서 이런 말들이 오가는것 같다. 특히나 이 시장의 진정성과 열정에 감동해 익산으로의 이전을 최종 결심하게 됐다는 중국 주얼리기업들의 유치과정 뒷얘기가 발단이 돼 일기 시작한 이 시장의 열의를 빗댄 '수십 고초려'는 이젠 지역사회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일단 익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듣기 좋은 말이 아닐수 없다.사실 익산시는 유비의 군사가 조조를 물리치고 대승을 거둔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8~90년대 익산 경제의 근간이었던 보석 산업을 다시 되찾아 오면서 보석도시 익산, 세계 명품 주얼리 도시로 새로운 비상을 꿈꿀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아울러 이번 주얼리기업 익산 유치는 그동안의 그 어떤 기업 유치 보다 남다른 파급 효과를 안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시장의 '수십 고초려'는 더욱 깊은 의미를 갖게한다.이 대목에서 가장 눈여겨 볼 사항은 익산경제 발전 및 활성화에 미칠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엄청난 고용창출 기대다.먼저 이번 주얼리 선도기업들은 금년에 730억원을 투자해 제3일반산업단지에 10만7000여㎡ 규모의 공장을 짓고 3천여명을 고용할 예정이다.이어 오는 2015년까지 50여곳이 추가로 익산 이전에 나설 계획이고, 나머지 300여곳도 익산 이전을 위해 조용한 물밑 전개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이들이 모두 익산으로 이전해 올 경우 고용인원은 무려 10만여명에 달하게 된다.익산 인구 1/3에 해당되는 어마어마 한 신규 일자리 창출이다.주얼리산업은 기업 특성상 노동집약적이다.물론 고급인력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많은 일손이 필요한 산업이다.그동안 안정적인 평생 직장을 갖고 싶어했던 평범한 우리 지역민들이 가내 수공업 형식을 빌어 얼마든지 손쉽게 일감을 찾아 나설수 있도록 기회를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의 '수십 고초려'를 크게 반기는 이유다.익산은 아직 미완(未完)의 도시다.지역발전을 위해 아직도 수십번의 '고초려'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이런 상황에서 이 시장의 '수십 고초려'는 많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도전에 나설수 있도록 기회를 갖게 했다.이젠 시민들의 손에 달렸다.대한민국 보석시대 익산개막, 아니 익산시 세계의 보석 도시로 힘차게 비상하고 그 과실을 우리가 고스란히 따먹기 위해서는 용 그림에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 넣는 화룡정점을 향해 시민들이 '수십 고초려'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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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2.09.10 23:02

태풍 피해 복구 자원봉사자의 푸념

제14호 태풍 덴빈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지도 어언 일주일여가 지났다. 잇단 태풍 예보에 우리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반의 예방책을 다 세웠지만 성난 자연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저 또다시 실감했을 뿐이다.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전국이 아우성 칠 정도로 태풍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어김없이 깊은 상흔을 남겼다.특히 농촌지역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더욱 큰 피해와 깊은 상처를 입었다. 비닐하우스 비닐이 찢어졌고, 하우스 지주대는 힘없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는 등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 그 자체였다. 익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성난 자연의 힘이 아무리 거칠고 파괴력이 엄청났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힘도 만만치 않했다.언제나 복구될지 아득하기만 했던 아수라장의 재난 현장들이 제 모습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희생 덕분으로 여겨진다.충분한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비닐을 걷어내고 지주대를 세우는 그들의 값진 땀방울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수 없는 벅찬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했다.릴레이 태풍으로 인해 깊은 생채기가 발생한 익산도 이젠 조금씩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가고 있다. 거세게 불어 닥친 태풍에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비닐하우스의 축대가 바로 세워지고 있고, 찢겨나간 비닐 피복도 새 옷을 입은 듯 깨끗해 졌다.익산 역시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복구의 손길 덕택이다. 익산시청 공무원을 비롯한 경찰, 군인, 정치권 등 익산 시민 모두는 이번 태풍에 찢겨나간 피해 주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만사를 제쳐 두고 재난 현장으로 오늘도 앞다퉈 달려가고 있다.너나 할것 없이 태풍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아직도 우리사회에 이런 따스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이 많이 있구나'라고 생각되면서 그들에게 다시한번 깊은 고마움과 감사함이 절로 밀려온다.그렇지만 이 대목에서 꼭 한번 꼬집어 보고 싶은 지적 사항이 있다.물론 일부의 얘기겠지만 태풍 피해 주민 일부가 자신들을 돕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에게 엉뚱한 일거리 도움을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밀물처럼 밀려오는 온정의 손길을 기회다 싶어 해묵은 집안일 처리를 요구하며 막무가내식 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자원봉사자들을 마치 머슴 다루듯 뒷짐을 쥔채 이것저것을 지시하며 호령을 치고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것도 물 한 모금 조차 권하지 않으면서 말이다.그래서 상당수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는 '오늘은 좋은 주인님을 만나야 할텐데…'등등의 우스갯 푸념을 종종 털어놓기도 한단다. 자원봉사자들이 그 어떤 답례 소리를 듣고 싶어 태풍 피해 복구 현장으로 무작정 달려간것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앞서 지적한 얘기들이 만일 사실이라면 절대 이것은 아니다고 본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감사하고 고맙다며 진정어린 마음에서 건넨 칭찬 한마디는 그 누구나를 기분 좋게 만들고 또한 행복하게 만든다.후덥지근한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연일 비지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얼음 둥둥 띠운 시원한 냉수 한사발을 건네지는 못할 망정 너무 인심 사납게 각박하게나 굴지 않했으면 좋겠다.서로의 입장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너그러운 마음의 자세가 꼭 필요한것 같아 이런저런 한마디를 한번 읊어봤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09.06 23:02

사과는 누가 따지

#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지구촌 기후가 일상에 큰 변화를 부르고 있다.특히 식물의 경우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에 아열대성 식물군이 상륙, 무섭게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다.전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로 전북의 사과와 가을감자, 쌀보리 등이 전국적인 주산지로 발돋움하고 있고, 아열대 작물인 한라봉, 무화과, 석류 등의 재배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과수작목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데, 그중 두드러진 작목은 사과로 나타나고 있다.사과는 기존 주산지인 대구·경북에서 진안·무주·장수·남원 등 전북 동부 산악지대로 이미 옮겨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올해는 유달리 뜨거웠던 여름햇볕을 머금은 사과가 결실기에 접어 들면서 농가들이 수확의 즐거움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기치 않은 태풍피해로 50%에 이르는 낙과피해를 입었다.많은 도민들이 과수농가의 아픔을 같이 나누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홍로 등 조생종 사과는 무주 장수 등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품종이다.장수 사과 1세대인 김재홍 씨(장수 홍로원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장수 사과농장을 관리한 적이 있는데,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사과밭에 반해 장수에 터를 잡고 사과농장을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해발 4-500m에 심어져 있는 사과나무는 늦가을까지 이파리가 떨어지지 않고 고운 단풍으로 물드는데, 그 정취가 아무곳에서 볼 수 없는 황홀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사과밭의 아름다움에 취해 후반기 인생을 영위하고 있는 김 대표는 "늦가을 사과밭의 황홀경과 함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또 한가지의 풍경이 있다"고 말한다.사과수확철만 되면 부족한 일손을 모시기 위해 전주로, 남원으로 농장의 합승차량이 줄을 잇는데, 새벽에 전주의 인부들을 태우고 방곡재(장수 초입의 고개)를 내려오는 합승차량들의 행렬이 새벽 안개 속에 장관(?)을 이룬다는 것. # 사과 재배농가들은 일손부족을 메꾸는 것이 중요한 일과이다.가을 한 철 도시의 노동력을 끌어오기 위해 새벽 인력시장을 전전해야 하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이들을 도시까지 운송해야 한다.노동력 확보를 위해 결코 쉽지 않은 노력이 수반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간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과농사…자치단체들도 지속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속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자치단체들이 농가지원에 고심하면서도 정작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체장이 선거직이다 보니 선거법 위반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올해는 정부에서도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농촌지원 인력으로 쓰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좀 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변화되는 재배여건에 따라 아열대 작목에 대한 농가 보급과 적합 신품종, 적응기술 등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인력 공동수급·운송차량 공동사용 지원' 등 농가들의 필요불가결한 요망사항을 눈치보지 말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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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섭
  • 2012.09.04 23:02

옥회천 지방하천 지정 반긴다

하천이란 유역내 지표수가 모여서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자연의 '물길'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농·공업용수와 교통과 수산등 인간 생활의 주요 수단이 돼 왔고, 인간과 자연이 교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로서 선조들은 풍광이 좋은 하천변에 정(亭), 루(樓), 대(臺)를 만들어 풍류를 즐겨 왔다.또한 생물의 서식과 생산·유통을 통해 균형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공간이며, 도심내 살아 움직이는 동선(動線)을 만들어 내고 땅과 바다를 연결시키는 실핏줄 역할을 하고 있다.빗물이 땅을 적신 후 여러 경로를 거쳐 모여 흐르는 공간인 하천은 땅의 유·무기물을 녹아 내려 생태계를 생성시킨 후 바다로 들어가 플랑크톤을 키워내 생태계 사슬을 엮어내는 틀을 제공하기도 한다.하천의 이같은 기능때문에 고대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물론 세계 큰 도시의 번영은 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중국의 황하문명은 황하강,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인더스문명은 인더스강을 품고 있었고 런던은 뎀즈강, 파리는 세느강, 서울은 한강, 부산은 낙동강을 안고 오늘날 번영을 이뤄냈다.군산은 어떠한가. 이렇다할만한 하천이 없다. 도심내에 경포천과 미제천및 구암천이 있지만 보잘 것 없다. 대표적인 경포천의 경우 연장 8.9km에 하폭이 41m에 불과하다. 미제천은 7.6km에 하폭이 30m, 소하천인 구암천은 1.2km에 하폭이 18m에 그치고 있다. 하천이라기 보다 '도랑'이나 '실개천'으로 표현하는 게 낫다.군산의 하천은 자연과 교감하는 풍류기능은 고사하고 홍수방지등 지역의 안전을 위한 기능마저 담보할 수 없다. 때문에 도약단계에 있는 군산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지난 13일 한꺼번에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시간당 60mm 비가 쏟아져도 소화할 수 있도록 도심속에 우수관이 매설돼 있지만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가 내리고 도심내 우수량의 80%를 경포천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침수로 인한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더구나 경포천은 바닷물 수위의 눈치마저 봐야 취약점을 안고 있다. 바닷물 수위가 만조때 경포천을 통해 제대로 도심 우수를 내 보낼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수송택지개발사업이 이미 완공됐고 향후 미장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준공되면 더 많은 양의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경포천으로 쏠려 도심 저지대는 심각한 침수피해가 우려된다.수송동 원협공판장~회현면 월연리 만경강합류점까지 6.3km구간의 옥회천을 지방하천으로 지정, 조속히 개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랑'이라고 할 정도로 하폭이 좁은 상태의 옥회천을 개수, 현재 경포천이 소화하는 우수량의 50%를 만경강으로 흘려 보낼 경우 바닷물의 수위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심침수피해를 크게 방지할 수 있고 도시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전북도가 지난 29일 지방하천관리위원회를 열어 옥회천을 지방하천으로 지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이제 하천기본계획에의 반영과 함께 관련예산을 조속히 확보, 사업시행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08.31 23:02

군산이 울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군산에는 유례없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시내 일부에서는 불과 4시간만에 444㎜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고 많게는 시간당 131㎜의 비가 퍼부었다.하늘은 뚫렸고 시내 저지대 곳곳은 침수로 허리춤까지 물이 차 올랐으며 저지대에 사는 서민들의 삶을 절망으로 빠뜨렸다.소룡동 아파트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흙더미에 묻였고 나운동등 저지대 지하상가는 아예 물에 잠겼다.인명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침수된 차량만 약 5000대에 달했고 주택도 약 1400가구가 물에 잠겼으며, 3000㏊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4만5000여마리의 가축도 폐사된 것으로 추산됐다.물폭탄이 내린지 만 2주가 지나 피해를 입은 상가나 주택에서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복구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도 복구가 끝나지 않아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저지대 지하상가들은 폐허로 변하다시피했고 지하 서점 곳곳에는 물에 적은 책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물에 젖은 가재도구들이 저지대의 인도에 널브러져 있고 침수주택에서는 환풍시키고 물기를 걷어내기 위해 선풍기를 풀가동하고 있었다.중앙합동 재해조사단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피해조사에 나섰지만 도로·하천·상하수도·교통시설등 공공시설과 주택및 농경지침수등을 기준으로 볼 때 피해액이 53억여 원밖에 산정되지 않았고 이는 특별재난지역기준액인 75억원에 미치지 못해 특별재난지역의 선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빗물이 방안까지 들어차는 바람에 신문지나 걷어낸 장판을 깔고 잠을 자면서 집안을 정리하고 있던 수송동의 한 70대 서민은 "복구에 엄두도 나지 않는다"면서 "날마다 일을 나가 먹고 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망연자실해 있다.저지대인 동흥남동의 한 상가주인은 "군산에서 40년을 살았지만 이같은 일은 처음이다"며 "무릎까지 물이 차 올라 6000만원정도 피해를 입었다"며 한숨을 쉬었다.비 피해를 입은 수많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고통으로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와 수해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이 힘을 합해 복구에 나서야 한다. 수재를 입을 시민들은 우리들의 형제와 이웃이 아닌가. 이웃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나 다름없다. 서로 아픔을 끌어 안는 자세가 절실한 때다.특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군산시가 왜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명확히 원인을 진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다.시내를 가로지르는 경포천 한개의 하천으로 과연 도시발전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지 집중 점검하고, 수송동 원협공판장~회현면 월연리 만경강 합류점까지 6.3㎞구간(옥회천)을 지방하천으로 개수하는등 근본적인 수해방지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요즘의 기상변화는 예측할 수 없어 언제 또 다시 물폭탄사례가 발생, 시민들을 힘들게 할 지 모른다.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는데 시와 시의회는 물론 시민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 초대형 태풍인 볼라벤이 서해안방면으로 북상하면서 또 많은 비가 예상된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08.27 23:02

故 이영준 군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더라도 희생정신만큼 숭고한 것은 없다. 가정, 사회, 국가, 세계 등 그 어떠한 집단이든지 희생정신이 살아 있는 집단은 생명이 있고 반드시 발전한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인의(仁義)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것을 뜻한다.한자의 어질 인(仁)은 인(人)에 이(二)를 더해 만들어졌다. 우리가 서로 의지하며 어울려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다시 말해 타인에 대한 자비와 사랑, 동정심의 발로라는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기록한 논어 위령공편에 "뜻 있는 사람과 어진 사람은 살기 위해 인을 해치지 않고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룬다"는 구절이 있다.의협심이 강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나 인덕을 갖춘 사람은 반드시 목숨을 바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통이나 목숨을 내놓는 것을 두렵다 아니하고 이웃에 봉사하거나 자신을 희생하여 남을 구하는 행동을 결코 마다하지 않음을 강조한다.인간에게 있어 목숨보다 소중한 게 없다. 하지만 그 목숨을 남을 위해 던지는 희생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정신적 가치다. 생(生)과 사(死)를 초월한 그 가치는 영원하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16일 우리 사회에 아직도 많은 희망이 있음을 말해 주는 안타까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이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영준 군(18)이 친구들과 어울려 물놀이를 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가는 초등학생들을 구한 뒤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이다.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두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주저없이 급류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숨을 거둔 이 군의 고귀한 희생이야말로 살신성인, 그 자체다.비록 어린 나이지만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은 이 군의 사연은 정말 그 어떤 향기보다 아름답고 가슴 찡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그는 세상에게 '말보다 실천'이라는 '희망의 등불'을 켜준채 너무도 짧디 짧은 생을 마감했다.생명이 위태로운 돌발사고에서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정말 실천하기 어려운 일인데도 말이다.아울러 이 군은 남의 불행을 외면하지 말라는 귀중한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남겼다.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음을 말해 준 이 군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용기를 이어가는 것이 그에 대해 살아 숨쉬는 우리들의 최소한의 의무라고 본다.'나'와 '내 가족'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각박한 세태를 일깨우는 '빛'이나 '소금'과도 같은 이 군의 고귀한 희생에 다시한번 머리숙여 깊은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빌고 또 빈다.덧붙여 자손이 부모에 앞서 죽는 것을 참척(慘慽)이라 한다.실로 슬프고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는 의미다. 한무숙의 소설 '만남'에는 "십오 세에 장가들어 아들 여섯 딸 셋, 푸짐하게 했지만 딸 하나 아들 셋, 눈앞에서 참척을 당해야 했다."며 아들의 죽음을 겪은 실존적 체험을 그렸다.효경(孝經)에는 "효(孝)의 마침은 자식이 잘 되고 부모보다 늦게 죽는 것"이라며 부모 앞에 죽는 것을 가장 큰 불효라 여겼다.졸지에 이 군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어찌 그 누가 필설로 다할 수 있을까. 감내하기 어려운 슬픔, 참척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군의 부모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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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2.08.24 23:02

전북도의 대선 공약 사업 아쉽다

올 12월 실시되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북도가 이달 20일 여야 대선후보에게 제안할 공약사업을 발표했다. 앞서 선정했던 새만금 전담기구 및 특별회계 설치, 새만금 매립용지 분양가 인하 등 새만금 3대 현안 등의 기존 9건외에 7건이 추가됐다. 국내 복귀기업(U턴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해 △경마공원 유치 △고도 익산 르네상스 사업 △국립 귀농귀촌 허브타운 조성 사업 등이 새로이 선정됐다.전북도는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공약사업을 확정한 후 주요 정당 대선후보 및 선거대책위원회에 공약사업 채택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대선공약사업 제안은 5년마다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때 후보들에게 자치단체가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현안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행위다. 세부적인 지역실정을 파악하기 어려운 후보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실제 자치단체 공약사업의 상당수는 대선공약으로 채택된다. 채택된 공약은 차기 정부에서 5년동안 주요 지역개발 사업으로 추진된다. 그런 점에서 지역개발에 대한 장기 전략과 비전이 담겨져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그러나 전북도가 발굴한 공약사업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여전히 새만금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업 비중이 높다. 새로운 사업이 추가됐다지만, 방점은 새만금 사업에 찍혀 있다.앞선 16대 대선과 17대 대선때도 새만금 사업은 전북도의 주요 대선공약사업이었다. 이에 맞춰 여야 대선후보들도 새만금을 전북지역 제1의 대선공약으로 선정했다.그만큼 전북도의 대선공약사업 선정이 중요하다. 여야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전북 방문때마다 새만금 사업 해결을 최일성으로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박근혜 대선후보의 유일한 전북지역 공약도 새만금이다. 박 후보는 지난달 26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전남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새만금 3대 현안을 관심갖고 챙겨서 새만금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그런 점에서 최근 전북을 방문했던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에 나선 손학규 후보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전북도가 새만금에만 매달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새만금은 국책사업인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고 지적하면서 "전북은 관광과 농업 등 환태평양 시대의 거점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새만금은 지난 1987년 실시됐던 13대 대통령 선거때의 대선공약이다. 그러나 이후 현재까지 20여년간 단골 대선공약으로 자리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있겠으나, 전북도가 좀더 치열하게 장기발전 전략 및 비전을 수립하지 못한게 더 큰 이유로 지적된다.전북이 새만금에서 묶여 있는 사이에 여타 자치단체는 끊임없이 새로운 대선공약을 발굴해 지역발전을 도모해 왔다. 현재 전북에는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유무형의 자산들이 적지 않다.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및 민간육종단지 등을 아우르는 농생명농식품산업을 비롯해 사업타당성과 지역적합성을 두루 갖춘 아이템들이 상당하다. 여러 사업을 나열하기 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전북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로 있는 '통큰' 공약사업 발굴이 아쉽다.

  • 오피니언
  • 김준호
  • 2012.08.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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