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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의 내실화를 위한 제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인사청문회가 가능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오는 9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간 법적 근거 없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간 상호 협약을 통해 실시되어 법적 당위성과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인사청문회의 법제화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개정안에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요청해야 인사청문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점과 인사청문 결과가 여전히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를 들어 인사청문회 무용론이나 실효성 논란이 또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인사청문회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특히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가 본연의 역할 가운데 하나인 의회는 ‘인사청문회의 절차 및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제정하도록 한 개정안의 취지를 살려 기존의 협약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조례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 인사청문회의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조례의 내용이 기존 협약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의회의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 협약에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지만 그간의 경험과 고민을 토대로 인사청문회의 내실화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인사청문 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 협약서는 9개의 출자·출연 기관장을 인사청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청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출자·출연 기관장들까지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출자·출연 기관장을 임명할 때마다 발생하는 ‘정실 인사’, ‘캠프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 등의 논란은 가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청문 기간과 준비 기간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 협약에 의하면, 인사청문 준비 기간은 15일, 청문 기간은 1일에 불과하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업무 능력, 도덕성 등을 총체적으로 검증하기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부족한 시간 때문에 면밀한 검증을 하지 못한다고 토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준비 기간은 20일, 청문 기간은 2일로 확대해야 한다. 셋째, 도덕성 검증 과정의 공개가 필요하다. 현 협약에 따르면, 업무·정책 능력 검증은 공개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후보자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본분과 책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고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공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민들 사이에 만연한 ‘깜깜이 청문회’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 인사청문회의 내실화에서 의회가 조례의 각론을 충실하게 제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인사청문회를 대하는 집행부의 인식과 자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청문 결과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임명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사청문회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사청문회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인사청문회에 대한 집행부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사청문회를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 침해 행위로 여기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사청문회를 임명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의회와 책임감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간주해야 한다. 김관영 지사는 올해 도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협치와 변화’를 제시하면서 “도와 도의회는 도정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협치 구조를 강화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는 이 발언이 의례성 발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그리고 인사청문회 조례안 검토 과정은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한 집행부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수진 전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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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5 17:35

추종이냐, 선도적 혁신이냐? 전북의 선택

12년 만에 미국의 지역 교육청과 학교를 방문하였다. 경남의 교사들에게 6개월간 코네티컷주의 학교에서 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매년 총 8명의 교사, 장학사, 행정직을 보내기로 하였다. 교사들은 수업을 직접 하기도 하고 수업 참관, 교육과정 및 평가 시스템 분석, 인터뷰, 제도분석, 자료 수집 등을 통해 고교학점제 등의 실제 운영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있게 된다. 교과전담교실, 학급 문고, 넓은 교실 공간, 학습자료 준비 공간, 적절한 학급당 학생 수, 교복을 입지 않는 자유로운 복장과 같은 미국 학교 교실의 분위기는 바뀐 게 없었다. 수업은 토론과 참여를 통한 활발한 분위기였고 카펫에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도 여전하였다. 그러나 교실의 놀라운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모든 학생이 노트북을 갖고 수업하고 있었다. 방문한 두 개 교육청 모두 재학생 전체에게 노트북을 지급하였다. 10여 년 전부터 보급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수업 활동의 상당 부분은 인터넷 사이트의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었다. 미국 교실에서 칠판 대신에 화이트보드를 사용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이번에는 모든 교실에서 전자칠판을 사용하고 있었다. 전자칠판이 화이트보드를 대체한 것이다. 전자칠판은 판서 기능뿐 아니라 디지털 학습자료의 디스플레이 기능으로도 활용된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은 이제 논쟁거리조차 될 수 없는 학교 교육의 표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래교육을 여러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지만 적어도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활용은 미래교육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학교 밖 삶의 현장은 즉, 일터는 이미 디지털 세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 자체가 미래의 직업세계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교실 수업의 변화를 가져온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초점을 두는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대량생산체제의 획일적인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는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이다. 교육부도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선언하였다. 전북교육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노트북 또는 스마트 단말기의 보급이 더디다. 전자칠판은 요원하다.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21.1%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교사는 교과서를 설명하고 학생은 이를 암기하여 시험을 보고 등급을 산출하는 것을 학교 교육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에서 자라난 기성세대는 더욱 그러하다. ‘시험만 잘 보면 그만’이라는 뿌리 깊은 성적주의적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의 학교 시설이나 기자재 등은 완벽할 뿐이다. 기성세대의 경험적 한계로 인한 문화 지체 현상도 있다. 사용해 보지 못한 기기들에 대한 불신을 갖는다. 여전히 철마(鐵馬)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창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한다. 학문 분야 노벨상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미래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하면서 생각은 과거에 갇혀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일상이 되고 있다. 챗GPT의 등장은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1~2년의 지체는 너무나 큰 악영향을 준다. 우리 전북의 아이들이 디지털 격차라는 핸디캡을 갖길 원하는 학부모는 없다. 교육 투자를 주저하고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면 어떻게 살기 좋은 전북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아날로그 학교에서 디지털 스마트 학교로의 혁신은 피할 수 없다. 떠밀리는 추종이냐, 선도적인 혁신이냐? 의 선택일 뿐이다. 전북은 무얼 선택할 것인가? 박성수 경남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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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1 17:20

신종 보이스피싱 유형 및 대응요령-유현석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2006년 국세청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아 자금을 이체한 국내 최초의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17년이 흘렀다. 그간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의 피해예방 노력과 홍보 활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기수법은 더욱 교묘하게 진화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을 울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신기술의 발달, 코로나19 등으로 메신저․SNS 등을 활용한 비대면 소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가족, 지인 또는 금융회사 직원 등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의 주요 메신저피싱 유형을 살펴보면, 사기범은 택배기사를 사칭하거나 결혼식․돌잔치에 초청한다는 등의 가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후 피해자가 메시지 내 URL 주소를 클릭하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웹을 설치해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피해자의 뱅킹 웹 등에 접속해 자금을 편취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은행 등을 사칭하며 대출상담을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편취한 사례도 있다. 사기범은 피해자에게 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접근한 후, 상세한 대출 상담을 위해 필요하다며 카카오톡 채널로 접속을 유도한다. 카카오톡 채널 프로필에서는 실제 금융회사의 로고를 사용하여 제도권 금융회사 상담채널인 것처럼 꾸며 피해자를 오인하게 한 뒤, 대출실행을 위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 및 사전 자금입금 등을 요구한 후 잠적해버리는 수법이다. 이러한 신종사기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우선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경우 사실관계가 맞는지부터 철저히 확인하고, 문자메시지의 발신인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특히, 사기범이 보낸 URL 주소를 클릭할 경우 휴대전화에 원격조종 악성앱이 설치되어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될 수 있으므로 출처가 불분명하고, 형태가 의심스러운 URL주소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된다. 만약 악성 웹이 이미 설치된 경우에는 모바일 백신 웹으로 검사한 후 이를 삭제하고, 데이터를 백업한 후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악성웹이 한 번 설치되면 휴대전화의 사진첩, 파일폴더, SNS 전송 내역 등에 보관되어 있는 개인정보(신분증,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기타 계약서 등)가 모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평소 휴대전화에는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카오톡에서 금융회사로 인증된 채널의 경우 채널명 우측에 사업자정보 확인 배지()가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면 된다. 보이스피싱은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게 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이를 인지한 즉시 피해금이 인출되거나 입금된 금융회사 콜센터에 전화하여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에 개인정보 노출을 등록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에게 금전적인 손해를 입힐 뿐 아니라 ‘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자괴감 등 더 큰 정신적 상처를 남기게 되므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기범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든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유형이 아무리 새롭게 진화하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한 번 더 의심하고, 한 번 더 확인하는 것!”, 보이스피싱 사기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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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0 18:27

기막힌 오해

내가 월남전에 파병되었을 때의 일이다. 불같은 정글 속에서는 아군과 적군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는 때였다. 이런 상황 중에서 나는 군사령부로 파견가게 되어 병사들 몇 명과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는 미군 병사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소음이 매우 커서 옆 사람의 말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비행기가 이륙한 지 얼마 뒤, 한국 병사들과 마주 앉은 미국 병사 중 한 명이 혼자 뭐라고 중얼 거리더니 나에게 장난을 걸어왔다. 나는 영어를 잘 모르는데 자꾸 장난을 걸어와 나도 오기가 생겼다. '니가 미국 병사면, 나는 한국병사다. 똑 같은 전쟁터에서 내가 너한테 꿀릴 것이 뭐가 있냐. 여기 비행기 안에서까지 너희들에게 한국군의 자존심을 굽힐 수 없다. 보아라! 내 전투복 양 어깨에는 대한민국 사단 마크가 선명히 붙어 있지 않느냐.' 이렇게 속으로 곱씹으며 기(氣)를 세웠다. 나에게 다시 말을 걸어오면 나도 손짓을 하며 맞장구를 쳤다. 이 광경을 한참 지켜 본 한국군 병사들은 제각기 '저 사람 진짜 영어 잘한다.'하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뒤 나는 사령부 통신대에 배치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그 곳은 통신이 불통나면 미군 측에 빨리 연락하 개통시켜야 했다. 신속히 개통을 시키지 못하면 통신대장은 엄한 문책을 받게 되어 있었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영어 잘 하는 병사가 맡고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귀국하게 되었다. 이에 당황한 소대장은 즉시 영어 잘 하는 병사가 있는지 찾았던 모양이다. 그 때 나와 같이 비행기를 탔던 병사들이 '황 일병 그 사람 영어 기똥차게 잘한다'고 말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소대장이 나를 급히 찾는다하여 근무처로 갔다. 소대장은 나를 보자 반가운 듯 "황 일병 너 영어 잘하지?"하고 물었다. 나는 뜬금없이 묻는 말에 "예? 영어라뇨? 나 영어 못하는데요." 하자, 소대장은 처음엔 자기를 속이는 줄 알고 "이것 봐라? 너 정말 영어 못한단 말이야?"하면서 부드럽게 몇 번 더 말하더니 "정말 못하는가?" 재차 물었다. "정말 못합니다."라고 했더니, 화가 난 소대장은 느닷없이 내 뺨을 그대로 강타하면서 "임마, 너 비행기 안에서 미군 애들과 말 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있는데 나를 속여"라고 말했다. 느닷없이 뺨을 맞는 순간, 그 때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내 딴엔 한국군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려고 기를 세운 것뿐인데… 그들이 나를 그렇게 오해를 했다니, 참으로 기가 막혔다. 소대장은 다시 말했다. "명령이다. 네가 인수를 받아라. 알았지? 불통이 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개통을 시켜라. 알았나?"라고 말했다. 그 뒤, 나는 뺨까지 얻어맞고 할 수 없이 인계를 받아 죽도록 고생을 하였으나 나중에는 숙달이 되어 임무를 잘 마칠 수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름도 모르는 미군병사와 맞서 괜한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려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황당한 사건으로 돌아올 줄이야, 내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참으로 기가 막힐 일 이었다. 그 뒤 나는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귀국하였다. 그러나 그 미군 병사는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그와 만난 것은 스치는 인연 정도였지만 그도 나와 같이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귀국을 하였는지… 이제 월남전이 끝난 지도 수 십년 세월이 지났다. 참전했던 전우들은 모두 70살이 넘은 노병이 되었지만 그 전쟁의 포성 소리는 아직도 내 귓전에 머물고 있다. /황만택 파월용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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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8 15:26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의 당위성

새만금의 광활한 산업용지가 전북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초석이 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속한 팽창으로 이차전지의 막대한 공급이 필요하다. 연관 기업에서는 공급역량을 높이기 위한 생산공장의 증설이 시급하여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신규 공장 투자는 대규모의 부지를 투자시기에 맞게 제공하는 지역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요구상황에 맞게 대규모 부지를 공급할 수 있는 곳으로 전북에는 이미 조성이 완료된 새만금 산단이 있으며 향후 확장성도 매우 우수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위하여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였다. 전북은 새만금 지역에 집적화되고 있는 이차전지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선언하고 대응해 왔다. 전북은 “이차전지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도록 집중육성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새만금은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장 시설과 기술개발지원, 인력공급 여건 등 여러 장점이 있어 클러스터로의 성장잠재력을 무한히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공장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과 용·폐수 처리 등 기본 기반시설의 처리 용량이 현재까지는 상당한 여유를 가지고 있다. 전북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에서 7GW 규모 이상의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기업의 RE100 실현에 있어 가장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차전지 재활용분야 연구와 기술 개발에 충분한 역량을 가진 업체가 있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차전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전북은 도내 대학, 출연(연), 기업지원 기관 등이 연계하여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반 및 도내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기술개발 지원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의 난양공대 등 외국의 우수한 대학, 연구기관과도 함께 묶어 시너지가 나도록 지원할 예정으로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최첨단 연구와 기술개발, 기술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에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는 관련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에도 생산액 8조 5000억 원, 부가가치 2조 7000억 원 등 엄청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하여 전라북도와 기업, 학계 등의 염원을 담아 자발적으로 특화단지 유치 실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선언했다. 모든 도민이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간절하게 소망하고 의사 표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새만금 우수한 입지여건을 고려할 때 전북의 새만금 산업단지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하는 것은 전북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이차전지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북 지역의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이차전지산업 기업지원기관의 실무책임자로서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길의 두려움은 떨쳐버리고 싶다.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처럼 꿈과 희망을 가지고 전라북도 이차전지산업 육성에 일조하기 위하여 담대히 나아가겠다고 다짐하면서 글을 마친다. /김영권 전북테크노파크 에너지산업육성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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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4 18:14

전북교육의 100년 먹거리!  수업혁신과 미래교육이 답이다

서거석 교육감이 제19대 전라북도 교육감으로 당선된지 정확히 1년이 되었다. 지난 1년간 전북교육청은 서교육감의 ‘학생중심 미래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당당히 내세우고 속도감 있는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교육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전북교육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최근 전북만 유일하게 보지 못하는 전국단위 고1 모의고사를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교육인권조례, 인사혁신, 미래교육, 기초학력 등 아직 완성되지 못한 여러 과제들의 해결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2025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고교학점제 준비도 철저히 준비해서 우리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교육적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금까지 전라북도는 경제·사회·문화뿐만 아니라 교육적 혜택도 소외를 많이 받는 지역이었다. 전북의 학령인구 감소는 가속화 되고 있으며 앞으로 인구소멸을 넘어서 전북 소멸을 우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앞으로 다가오는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전북교육 100년의 흥망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전북교육이 타시도에 비해 경쟁력 있고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업이다. 모든 교육의 시작과 끝은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수업 혁신을 통해 잘 가르치는 교사, 좋은 수업에서 잘 배우는 학생, 행·재정적으로 수업을 지원하는 교육청의 구조를 만들어서 교육적 열기가 넘치고 교육협력이 잘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둘째, 그러기 위해서 전북교사들은 수업혁신을 위해 수업관련 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또한 수업능력개선을 위한 국내외 수업참관 기회를 보장하고, 수업을 잘하는 교원에게는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수업의 질적 개선을 위한 AI, 메타버스등 수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연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시대에 흐름과 학생들의 요구에도 발맞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이제는 5차 산업혁명시대로의 진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1980년대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사부터 2020년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하루게 다르게 빠르게 변화는 시대에 학교 현장과 교사들은 사회적 흐름과 변화에 적응을 뛰어 넘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사회적인 요구와 전북교육청의 정책기조는 미래교육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은 꾸준한 자기 연찬과 연수참여 기회를 넓혀 미래사회를 주도할 역량을 키워내야 할 것이다. 셋째, 수업을 잘하는 교원과 수업을 잘하고 싶은 교원에게는 수업 컨설팅 제도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의 수업 역량강화를 통해 전문적인 수업 컨설팅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생실습을 담당하는 전북관내 부설 초·중·고등학교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의 수업나눔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교원들이 수업공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답은 명확해졌다. 수업이다. 미래를 바꾸는 힘은 수업혁신에 있다. 수업 혁신을 통해 우리 전북교육의 100년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수업 잘하는 교원을 적극 우대하고, 수업지원 교육행정 시스템을 통해 교육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본다. 전북교육의 100년 먹거리인 수업혁신을 통해서 우리 전북교육의 교육자치가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상덕 전북교육장학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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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2 15:35

붐비는 땅굴, 썰렁한 남북출입사무소

“오메~땅굴은 곰이 팠는데 돈은 왕서방이 벌어가네….” 마치 침입 훈련하듯 제3땅굴로 밀쳐 들어온 한 관광객의 우스갯소리다. 지난 5월 말 '2030 청년세대 통일전망대 및 DMZ평화의 길 시찰'에 다녀왔다. 한때는 살벌한 반공교육의 현장이 이렇게 살뜰한 관광명소가 될 줄 몰랐다. 이 행사는 남북경색 장기화로 실질적인 교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청년의 인식개선 일환으로 전북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서 추진했다. 서부전선 DMZ 도라전망대에 올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시 훼손된 검은색 개성공단 지원센터를 보았다. 한창 공단이 가동될 때만 해도 통일이 손에 잡힐 듯했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 당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현대아산과 여러 중소기업으로 조성된 공업단지였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이 추진되었고, 2005년에 업체들이 입주했다. 우리 전북에서도 7개 업체가 북한 땅을 밟았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광명성 발사를 빌미로 박근혜 정부에 의해 전면 중단되었다. “개성공단은 평화가 경제번영을 담보하고, 경제번영이 평화를 더욱 굳건히 하는 국민과 민족 행복의 창입니다. 조속히 재개하여 새로운 평화와 통일의 대장정에 나서야 합니다.” 청와대 NSC 전략기획실 행정관을 역임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은 눈물을 머금으며 역설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변죽만 울렸지 남북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킨 점이다." 동행한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대표의 통탄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진보세력도 이럴진대 윤석열 정부 같은 극보수 정부에게 남북관계 회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남북교류와 한반도의 평화는 포기해서는 안되는 당면한 숙제다. 한반도의 전쟁 리스크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IMF가 작년 7월부터 네 차례 연속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었다. 이처럼 남북문제는 더 이상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문제다. 북한에게 퍼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무역흑자와 국내 투자를 늘리는 상수이자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과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다. “오메~ 평양에 갈 때만 해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평양과 금강산을 두 번 다녀왔다던 김정수 도의원의 한숨이다. 땅굴은 붐비는 데 남북출입사무소는 썰렁했다.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프고, 논두렁 이웃이 의좋지 않은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우방인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북한의 동맹인 중국과 러시아도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통일을 권고하지 않는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냉엄한 국제 질서다. 어찌해야 하는가. 우는 아이 젖 주는 법이다. 분단 40년 만에 독일이 통일을 이루어 낸 건 ‘동방정책’으로 민족의 통일을 이끌어낸 빌 브란트 수상을 비롯한 좌우 세력의 일관된 통일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학우들이 취업 전선에서 싸우느라 통일 같은 거대 담론을 생각하고 공유할 여지가 없습니다." 전북대학교 김준기 학생의 토로다. 통일에 무관심한 청년세대를 탓하기 전에 독일처럼 분단은 분단 세대들이 해결했어야 했다. 만고불변의 결자해지 법칙이다. 더 이상의 방치는 미래 세대에 대한 배임죄가 아닐 수 없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극기와 인민기는 분단의 이념을 비웃는 듯 같은 방향으로 펄럭였다.. /염영선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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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1 19:14

굿바이 코로나, 이제는(NOW) 새만금

한해 70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미국 뉴욕에는 많은 공연을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있다. 이런 뉴욕에 2020년에는 관광객이 2000만 명에 그쳤고, 이 가운데 1000만 명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방문한 사람들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뉴욕이 코로나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면서 모든 극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내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도 길고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뉴욕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한다. 뉴욕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돼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5년 이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는 예측도 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와 같은 또 다른 바이러스와 함께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래도 코로나는 종식되었고 많은 분야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에서 산업의 에너지화와 산업현장의 공간 재배치에 대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대면(언택트) 산업 확장이 필요함에도 대면 공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대면 공간은 소규모 공간으로 분리될 것이고, 감염병 확산을 대비한 공간 재배치도 필요하다. 이러한 공간 재배치에 적합한 곳, 무한한 확장성이 있는 공간은 어딜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만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만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33.9㎞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바다를 메워 서울의 2/3 면적과 같은 409㎢(약 1억 2천만 평) 넓이의 땅과 호수가 새로 생겼지만, 이곳은 단순한 국토 확장만의 개념이 아니다. 이중 매립으로 조성되는 용지는 그야말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황금알을 낳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새롭게 수립된 새만금 기본계획(MP)은 새만금의 역할을 ‘그린 뉴딜과 신산업의 중심지’로 재정립하고, 계획의 구체성과 실행력을 크게 높이는 한편,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여 투자 여건을 대폭 개선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적합한 투자처로 부상되고 있다. 이중 산업연구 용지가 중심인 1권역에는 스마트 그린산단과 공항경제특구가 들어선다. 높아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신하고 탄소를 줄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새만금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 자립(RE100)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미래를 저장하는 기술, 차세대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된다면 새로 출발하는 전북특별자치도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고 연관 산업을 키우는 이차전지 허브가 될 것이다. 여기에 새만금 국제공항, 철도를 연계한 항공 물류, 국제교류, 무역 서비스 기능을 갖춘 공항경제특구가 마련되면서 투자 여건은 한층 더 개선될 전망이다. 2024년에 새만금이 있는 전북특별자치도는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풍성한 자원을 활용해 생명산업을 육성하고 전환산업 진흥과 생명경제 기반을 구축해 갈 것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는 말처럼 새만금에서 전북경제의 활로를 뚫고, 더 크고 더 특별한 전북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굿바이 코로나, 이제는(NOW) 새만금이다. /강신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행정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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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6 18:09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특정 기간 한 달을 이름 지어 국가 지정의 달을 선정하는 것은 한 달 내내 그 의미와 뜻을 더욱 되새기기 위함이다. 그래서인지 6월을 맞아 바라보는 태극기를 통해 우리는 한 동안 잊고 지내왔던 가슴 아팠던 사연을 꺼내 살펴보고 되새김질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듣고 말해 왔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보훈은 선진국의 중요한 징표이고 역사의 한 조각이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삶이야말로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은 국가를 위하여 헌신한 이들 선열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더욱 되새기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충일은 1950년 6.25 전쟁 발발에서부터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맺어지기 전까지 전사한 군인을 비롯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선열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1956년에 제정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6.25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상흔과 슬픔은 현재 진행중이다. 남과 북으로 나뉜 수많은 이산가족이 상봉은커녕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통한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인지 우리에게는 그때의 일들이 멀게만 느껴지기에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잊은 민족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자책함과 동시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그때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각오를 통해 정신 재무장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에는 광복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등 10개 보훈단체 소속 4만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자라나는 후손들이 순국선열과 보훈의 정신을 기리고 배우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숭고한 뜻을 함양토록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호국 영령탑, 추모의 벽 등 상징 조형물과 전쟁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체험공간을 만들기 위해 보훈누리공원 조성에도 막바지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호남 최대 공공요양시설인 국립전주보훈요양원이 문을 연 것을 계기로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 예우 등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불철주야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제 우리 전라북도는 그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인 내년도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새로운 비전과 특례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삶의 원천인 농생명바이오 식품과 우리만의 K-문화관광 산업, 이차전지 등 미래 첨단산업 먹거리를 위한 세부 작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푸르름이 더한 6월을 맞이하면 우리 가슴 한 구석은 왠지 모를 묵직함을 느낀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을 떠올려 보며 그들의 희생과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는 것이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에도 호국보훈의 뜻을 일깨우고, 보훈 가족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송희(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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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4 17:23

코리언 패러독스

전 세계적으로 ‘저염식=건강식’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식사에 의한 소금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발효식품인 김치 및 된장, 간장, 고추장등이 고염식품으로 지목되면서 이들 식품에 대한 섭취량을 제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세기 동안 우수하다고 자부하며 섭취해 왔던 우리 전통발효식품이‘고염식품=질환유발’이라는 오명으로 인해 자칫 장류를 주축으로 하는 K-푸드에 대한 건강유해 불안감과 기피현상을 가져올 것이 염려된다. 그러나 필자의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순수한 소금(table salt)과 발효식품 중의 소금의 체내 대사는 확연히 달랐다. 실험동물(흰쥐)에게 소금(table salt)과 동일한 염도의 장류(간장, 된장 및 고추장)을 섭취시켰을 때 순수한 소금물(8%)을 섭취한 흰쥐는 1주 이후부터 고혈압이 유발되었다. 반면, 동일한 소금농도의 장류를 섭취시킨 흰쥐의 혈압은 상승되지 않고 정상혈압을 유지하였다. 한국전통장류 섭취는 그 식재료와 발효과정 중에 생성되는 생리활성물질 등에 의해 나트륨 체내 혈압조절기전, 관련 유전자 발현 및 체외 배설이 조절되어 순수 소금섭취와는 다르게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김치 섭취와 고혈압 발생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타 연구결과도 있으며, 발효음식이 특징으로 꼽히는 한식의 섭취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있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한국전통발효식품이 고염분식품이어서 고혈압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인식에는 큰 오류가 있다. 프랑스인들이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적포도주(와인)는 그 속에 함유된 생리활성물질(레스베라트롤)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다수의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이를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고 하며, 프랑스인의 건강비결이라고 여겨진다. 실제로 국제통계자료에서도 한국인은 소금섭취량에 비하여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K-푸드를 통한 전통발효식품섭취가 고염식품의 체내 부정적인 영향을 막아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고 생각되며, 이를 ‘프렌치 패러독스’와 견줄 수 있는 ‘코리언 패러독스(Korean paradox)’ 라고 제안한다. 유해 균을 막고 충분한 발효를 위해서는 한국전통발효식품의 제조공정에서 고농도의 소금 첨가는 필수적이다. 하루빨리 소금 함량이 많은 ‘전통발효식품이 고혈압 등의 질환 발병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통발효식품에 함유된 고염분과 이로 인한 질병의 유병률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순수한 소금으로 첨가되어 짠맛을 내는 '비발효식품'과 소금 첨가 후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발효식품' 중의 가치평가 척도를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을 때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우수성은 국제적으로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으며, 더불어 진정한 K-푸드의 세계화가 달성될 것이다. /차연수 전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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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31 18:31

학교의 자율성, 더 확대되어야 한다

코로나의 끝이 보이면서 학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막혔던 혈이 뚫리는 것처럼, 학교에서는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체육행사, 체험학습, 진로캠프 등 활기찬 학교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의 얼굴도 밝아졌다. 얼마 전 학교 재량휴업일을 맞아 산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학업과 안전의 그물에 갇혀 학교를 빠져나오지 못했던 날들에 분풀이 하듯, 학생들은 땀을 쏟아가며 정상으로 향했다. 걱정과는 달리 학생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서로를 격려해가며 정상에 올랐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감이었다. 그러나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내신과 입시 제도 속에서 학생들은 소몰이 당하듯 학교와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입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더 이상 학교가 경쟁의 터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야말로 학생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특기와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미래 교육의 플랫폼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지금 전북 교육은 학생 중심의 미래 교육을 말하고 있다. 수업혁신, 기초학력 등 10대 핵심 과제를 내걸고 새로운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선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달라진 교육환경과 문화 속에서 교사들은 교육의 중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학생 인권과 수업권의 사이에서, 학부모 소통과 교권의 사이에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던 학력 신장에 관심을 두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단위 학교에는 기초학력 관련 교부금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 국·영·수 기초수업을 무료로 진행하고,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다문화, 다자녀 학생들에게는 방과후 수강권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적극 지지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부된 기초학력, 방과후 예산을 사용하는데 현실적인 고충이 있다. 학습지원대상 학생으로 선정되면 먼저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만 보충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으로 분류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고, 애초부터 학습 의욕이 없어서 국·영·수 기초 수업을 참여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교사가 보충학습을 받아달라고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자유수강권 즉, 방과후학습비 지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목적사업비로 교부된 예산이다 보니, 학습지원 대상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연말에는 예산을 반납해야만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예산 활용의 적정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학력 신장은 기초 학력 향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초 학력이 기본 학력으로, 다시 심화 학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예산 활용에 학교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기초 학력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다 보니, 학습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또한 대상 학생 선정 역시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서, 다른 학생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지원 예산 범위 내에서는 복지위원회 또는 교사 추천의 방식으로 대상 학생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조건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낙인효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소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단위 학교에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미래 교육의 거점은 여전히 학교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장경호 남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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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30 18:35

전주시 청소행정 권역화에 앞서 개선이 필요하다

그간 많은 논란이 있었던 전주시의 청소행정 권역화가 7월 1일 전면 시행까지 이제 한 달여의 시간만을 남겨놓고 있다. 디데이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해소되지 못한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사실 청소행정의 권역화는 시의회에서도 2015년부터 폐기물처리시설 등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적하는 등 오래전부터 지속해서 권고해왔던 사항이다. 이는 현행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수행인 성상별 수거가 잔재 쓰레기 발생 등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과 수십 년간의 수의계약으로 굳어진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수차례 용역을 시행하며 개선 방안을 강구해왔다. 지난 4일에는 현재 진행 중인 ‘전주시 안정적 청소행정 수행방식을 위한 연구용역’의 최종 보고회가 있었다. 원활한 권역화가 이루어져 청소행정이 개선된다면 좋았겠지만, 보고회에서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권역화 시행에 앞서 청소행정의 수행방식을 보완·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종 보고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시행될 수거 체계 권역화의 문제점은 3가지로 확인된다. 현행 직영 구역의 생활폐기물은 제외된 권역화로 직영 수거권역의 배출 생활폐기물 분류작업에 따른 책임소재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권역이 총 12개로 지나치게 세분되어 일부 권역의 경우 권역 내 성상별 차량 배정이나 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짧은 기간 내 신규 장비가 다수 필요하여 업체 간 인력·장비 이동이 어렵거나 차량 미확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음식물 쓰레기 대란 등 다양한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주시는 그동안 의회에서 여러 차례 권고한 것처럼 전면 권역화 이전에 다음과 같은 개선 사항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먼저, 중소 권역 일부를 통합하여 권역 내 원활한 수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모를 확보해야 하며, 이에 더해 직영권역을 포함한 전주시 전체를 권역 체계로 전환하여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 수거에 어려움이 있는 생활폐기물 및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성상별 수거 체계 병행을 검토해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권역화의 개선 시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주시 폐기물 정책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항상 대두되고 있는 시설관리, 반입거부, 청소행정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절실하다. 타 지자체의 최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수행방식 전환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대다수가 공단으로 전환하는 추세로 이는 다른 방식에 비해 경영 효율성과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 공단 전환 시 새로운 임금 기준 마련과 고용 승계, 청소행정서비스 유지관리 방안 등 초기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대행업체의 반발과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행 체계의 문제점과 권역화 전면 전환 시 예견되는 문제점 모두를 극복하고 앞으로 안정적으로 전주시의 청소행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주시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행정은 시민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도시 기능이다. 전주시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처를 기대해 본다. /최주만 전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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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17:33

바보 정신과 정치개혁

“꽃들이 바보가 됐나 봐요.” 봄꽃이 줄지어 피어난 아파트 화단을 지나다 문득 열 살 남짓한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귀가 기울여졌다. 꽃이 피는 시기와 순서가 뒤죽박죽됐다는 엄마의 설명을 들은 아이의 천진난만한 표현이었다. 아이의 말처럼 꽃이 바보가 된 것이 아니라 바뀐 환경에 바르게 적응한 것이라 생각한다. 꽃과 나무는 말없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만, 인간의 고정된 시각에서는 ‘바보’라 단정하게 되는 셈이다. 5월이 되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바보가 한 명 있다. 바로 ‘바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는 별명을 좋아했다. ‘바보’라는 별명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치 1번지라는 종로구의 현역 국회의원 지위를 내려놓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에 내려가 낙선하면서 붙게 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 ‘야합’이라고 비판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떠나며 꼬마민주당에 입당하는 등 ‘꽃길’ 대신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현명한 국민은 오랜시간 그의 진정성을 확인했고, 결국 ‘대통령 노무현’을 만들게 된 것이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에게 다양한 정치적 가치를 표상하고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지역구도 타파, 지방분권, 탈권위와 수평적 리더십,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애정, 상식이 통하는 사회,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등으로 대변되는 ‘바보 노무현의 정신’은 지금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무엇보다 삶의 매 순간 올바른 일을 하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하기 위해 혼신을 다 바친 치열한 고뇌의 모습이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노무현’이라는 한 사람의 삶과 죽음 앞에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필자 역시 1996년 첫 만남의 순간부터 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오늘까지도 그의 정신을 본받고 따르고자 힘쓰고 있으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의 빚을 지고 산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말기 한 인터뷰에서 “바보 정신으로 정치를 하면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보 정신’은 세상을 올곧게 바라보겠다는 의지이자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이해득실만 따지는 정치판 속에서 여야가 발목을 잡고, 정치 개혁을 방관하면 국가의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국회의원 지역감정과 사회갈등에 기댄 정치를 하고, 거대 미디어에 아부하며, 자본의 이익을 위한 대변자로 일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발붙이기 어렵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우리는 정치개혁을 위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코앞의 선거 승리와 권력을 쟁취하는 길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국민을 위한 험로를 택해야 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소망을 최대한 실현하는 정치로 개혁하자. 국회는 선거제도를 개편해 전국단위 비례대표를 늘리고 다양성이 보장되도록 만들어 ‘혐오의 경쟁’이 아니라 ‘잘하기 경쟁’을 하는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정당은 조직된 시민의 힘을 믿고 ‘반칙과 특권’을 향해 칼을 빼 들고 기득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모든 과정은 시민과 당원의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해야 한다. 그것이 ‘바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정치개혁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정희균 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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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4 18:04

전북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하자

참 반가운 소식이다. 전북에도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전북 도의회 권요안 의원은 지난 15일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 및 운영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은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운영 및 시설 확충, 세탁 시스템 구축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노동자는 일을 하다 보면 기름, 분진, 각종 유해 물질에 작업복이 오염된다. 하지만 자체 세탁 시설을 갖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사업장은 오염된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이 없다. 일반 세탁소는 이를 취급하기 꺼리고 가정에서도 다른 세탁물과 별도로 세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노동자는 오염된 작업복을 입고 일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건강권이 침해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2019년 김해에서 전국 처음으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만들어졌다. 경남에서 시작된 노동자 세탁소는 전국으로 뻗어나가 현재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대부분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 운영 형태는 약간 차이가 있는데 전북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 주도형 컨소시엄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등과 연계하여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면 최대 20억 원까지 필요한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해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세탁소 설립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 지원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또 장애인 표준사업장에는 고용한 장애인 수에 비례해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매월 1인당 35~90만원 계속 지원해 주고 보조공학기기나 근로지원인 지원도 해 주므로 안정적인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장애인을 10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을 말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622개 표준사업장에서 14,407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세탁업은 장애인이 많이 근로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11.4%인 71개소가 세탁업체이며 전북지역에도 4개소에서 48명의 장애인이 땀 흘리며 일하고 있다. 이미 세탁 직무는 장애인이 일을 잘하는 직무로 검증받았다는 말이다. 세탁업체의 일은 세탁물을 수거하여 분류하고 세탁, 건조 후 정리 포장하는 공정을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집약적 일이다. 특히, 지적장애 등 발달장애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일자리 창출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런 사유로 포스코, 한국타이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노동자들의 작업복 세탁을 위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운영되는 노동자 세탁소는 전북도민에게 복지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장애인이 깨끗하게 세탁한 작업복을 입고 신명 나게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것이야말로 정부의 국정목표의 하나인‘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전북의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꼭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양종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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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3 18:37

더욱 그리워지는 ‘투사 노무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반듯한 세상,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한 사회, 모든 지역이 골고루 함께 발전하는 나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를 그리워하며 그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였다. 권위주의 청산과 참여민주주의, 정경유착 근절, 동반성장 등 그가 추구했던 가치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지만, 각별히 힘을 쏟았던 것은 균형발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했던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공공기관 행정수도와 혁신도시 건설이었다. 대법원의 판결로 행정수도는 ‘행정도시’로 바뀌었지만, 41개의 중앙행정기관들과 소속기관들이 세종시로 옮겼다. 전국의 10개 혁신도시를 포함하면 모두 152개의 공공기관들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했고, 실제로 수도권 인구유입 비율과 지역내 총생산(GRDP) 격차가 줄어들었다. 균형발전 정책은 나라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적어도 수십 년 동안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어달리기’가 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시작되었던 세종시 행정도시 건설을 취소하려고까지 했다. 이로 인해 세종시 건설이 2년이나 늦춰졌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거꾸로 수도권 규제를 풀고 판교에 테크노밸리를 만들었다. 지방으로 가야 할 기업들이 오히려 수도권에 투자를 늘렸고 1270개 기업이 입주했다. 2017년 정권교체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10년 동안의 퇴행을 극복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발전 정책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고 혁신도시의 발전을 위해 4조 원을 투자했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이 따라가고 지역의 대학과 연계하는 복합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추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시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탓에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 수도권인 경기도에 첨단산업단지 클러스터 조성, 용산 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폭주를 일삼고 있다. 전라북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공약마저 손바닥 뒤집듯 파기하고 있다. 그는 후보 시절에 전주역 광장에서 “속는 것도 한두 번이다.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달라져야 한다. 저 역시 ‘전북 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하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도시 전주를 약속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행된 것이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진척된 것은 국제금융센터 건립인데, 이마저도 국가예산이 아닌 전북신용보증재단의 적립금으로 짓는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주 금융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부산 지역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도 전북은 ‘소외’와 ‘홀대’를 떼어내지 못했다. 대통령 자신이 내건 공약이 청산돼야 할 지역주의로 폐기되며 전북은 이중 차별을 받고 있다.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로 20년 전에 시작된 노무현의 꿈을 이어가야 한다. 당장은 윤석열 정부가 균형발전의 틀을 더 이상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것이 시급하다. 아무도 없는 유세장에서 당당하게 연설을 했던 노무현의 끝없는 도전, 시민과 함께 정치의 효능감을 창출해낸 ‘투사 노무현’이 전북에 필요하다. 국가권력의 불공정과 불신,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 어렵고 힘들어서 보여지는 오늘 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포기해선 안된다.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더전주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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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2 17:34

제93회 남원 춘향제에 즈음하여

내 고향은 남원 광한루와 200여 미터 떨어진 곳, 옛날 지명으로 삽다리라 불리었던 쌍교리이다. 5월의 싱그러운 계절, 가정의 달에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제93회 남원 춘향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필자가 가장 애송하는 옛날 명시조가 생각나서 적어본다. 金樽美酒(금준미주)는 千人血(천인혈)이요, (금동이의 아름답게 빚은 술은, 만백성의 피요.) 玉盤佳肴(옥반가효)는 萬姓膏(만성고)라. (옥소반의 맛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촉루락시)에 民淚落(민루락)이요,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歌聲高處(가성고처)에 怨聲高(원성고)라.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하는 소리 높도다.) 이 시는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지방행정 감찰의 사명을 띠고 남원에 당도해 원님인 변학도의 학정(虐政)을 신랄하게 꾸짖는 시로 알려져 있다. 국가의 록(祿)을 받고 있는 공직자의 각성을 촉구하는 시(詩)이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며 다시 한번 음미해볼 필요를 느낀다. 지금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안보와 경제 전쟁이라 할 수 있는 대 혼란기 또는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한편에서는 호화사치가 극에 달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양주를 마시며, 없는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뽐내며 주책을 부리고 있다. 반면 없는 이는 인간으로 최소한의 생활마저 위협받고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도 있다. 이를 생각하며,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따뜻한 온정으로 어루만져주는, 훈훈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다 같이 더불어 잘사는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필자는 남원 태생이란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한사람이다. 원래 남원고을은 쾌적하고 살기 좋은 충절의 고장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2000년대 초에는 남원시가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힐 만큼 인심 좋고 살기 좋은 곳으로 평판이 나있다. 또한 남원시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삼국통일시대에는 9주 5소경 중 한 곳으로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지였고, 충∙효∙열∙예를 갖춘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고려말 조선초기 명재상인 황희 정승이 남원으로 와서 살아, 남원고을 사람들은 황희 정승의 영향을 많이 받아 행실이 올바른 ‘남원 양반’이라는 칭호도 들어왔다. 특히 남원 광한루원은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 신선의 세계관,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각이 있는 정원이다. 광한루는 1419년 명재상 황희 정승이 광통루라는 이름으로 건립했고 1444년경 정인지가 광통루를 칭송하면서 지금의 광한루라고 불렸다고 알려져 있으며,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 등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중 하나로 꼽힌다. 오작교는 까마귀 오(烏), 까치 작(鵲), 다리 교(橋)로, 은하수에 까마귀와 까치들이 서로 몸을 잇대어 다리를 만들어서 견우 직녀가 만나 사랑을 속삭였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예술성이 뛰어난 광한루에서는 매년 춘향제가 열리는데, 우리나라 전통문화축제 중 가장 인기 있고, 알찬 전통문화축제로 꼽힌다. 남원시는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춘향제를 더욱더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우리나라 대표 명창인 안숙선 명창이 남원 출신이기에 예술인들의 건의와 아이디어를 발굴해, 춘향제 발전위원회라도 만들어 매년 발전하는 춘향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현건 전 전북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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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1 15:37

170여개 나라가 전북에 온다.

오는 8월이면 새만금으로 세계의 172개국에서 지구촌을 책임질 젊은 청소년들이 몰려온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 그것도 전북에서 세계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는 이 역사적인 사실이 2017년 8월 17일 새벽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낭보가 날아들 때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였던 기대가 승전보로 돌아와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던 날이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는 국제적 최대 행사가 바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이다. 1991년 고성에서 이 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던 대한민국은 2011년부터 다시 한 번 대한민국으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초대하여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고자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였고 2013년에는 최종 개최지를 전북 새만금 간척지로 결정을 하였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북에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땅에서 기적을 만들어보자고 당시의 송하진 도지사와 관련부서의 관계자들은 개최지가 확정된 후의 후일담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낼 정도의 역경이었다. 그만큼 힘들었던 유치 경쟁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대회의 참가자격은 주로 만14세부터 만17세의 유소년들이다. 그러나 이들만이 아니고 동행하는 172개국의 행사진행요원까지 포함하면 약5만 명의 밀물 같은 인원이 전북 새만금 간척지 야영장에 자기 나라의 깃발을 휘날릴 것이다. 잼버리(jamboree)의 어원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다. 잼버리 정신은 피부색・종교・언어를 초월하여 각종 행사에 참여해 자아실현을 도모하여 국가 발전과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세계의 희망찬 미래를 위한 청사진인가. 제25회 새만금 잼버리의 주제어는 ‘너의 꿈을 펄쳐라!(Draw your Dream)이다. 간척지의 면적 중 8.84키로평방미터의 광활한 야영장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마음껏 꿈을 펼쳐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고 맞이할 준비는 다 되었는가? 지금쯤은 전라북도 전역은 잼버리 대회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시세말로 야단법석이어야 하지 않을까? 지나가는 사람의 입에서도 저절로 새만금 잼버리 이야기가 툭 튀어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대회가 명실공이 미래지향적인 것은 참가자들의 대부분이 14부터 17세의 유소년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머릿속에 다시 가보고 싶은 전북 새만금을 만들고 싶지 않는가 말이다. 이는 예상컨대 향후 100년의 미래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이 확실하며 이 들의 성장기에서 성년이 되어 그 후대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전북을 방문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절호의 기회는 향후 어떤 정성을 들이거나 금력을 동원하여도 다시 는 유치하기에는 쉽지 않는 국제적 행사이다. 그렇다면 답은 뻔한 것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도민들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먼 나라의 구경거리로 여기고 있지 않는지 그 우려가 앞서는 것이 나만의 걱정일까. 이런 기회를 만들고자 셀 수 없는 날들을 밤잠 설치며 건강까지 해쳐가면서 대회 유치에 올인 하였고 그 결과를 지켜보던 그때 도민들의 환성처럼 지금쯤은 도민 모두가 새만금 잼버리 찬가를 불러야 할 시점이 아닌가. 그럴리 없겠지만 몇몇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으며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은 지극히 미풍임을 부인할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세계의 미래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꿈을 펼쳤던 전북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다시 찾고 싶은 새만금 야영장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하여야 할 것이다. /이형구(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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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7 15:57

천원의 아침밥에 대한 단상

최근 우리나라 쌀문제를 불러일으킨 주요인은 공급과잉이다. 잉여쌀 의무매입 논란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다투었던 부분이 양곡관리법개정안과 정부의 쌀 적정생산대책이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쌀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23년 우리국민 한사람이 연간 소비하는 쌀소비양이 평균 56.7kg이며 이는 매일 우리국민이 밥 한그릇반정도만 먹는다는 의미이다. 상황이럴진대 우리나라는 매년 쌀이 20만톤이상 초과 생산된다.이제는 생산보다 소비확대가 아주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쌀문제가 소비부진문제를 않고있지만 생산과잉에 대한 여야간 정쟁만 요란했지 구체적 소비확대방안에 대한 실천방안이 부족했다. 최근 전국 각대학을 중심으로 천원의 아침밥사업과 조수진의원의 전국민 밥한공기 다 비우기운동은 국민적이슈로 탄생하면서 쌀소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천원의 아침밥은 각 대학과 지자체가 많이 참여하려는 모양세다. 이는 쌀 소비확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주역인 젊은 학생들의 아침밥먹는 습관을 확산하려데도 도움이 된다. 점차 증가하는 1~2인가구의 트렌드에 맞춰 소포장 쌀을 유통시켜야한다. 이밖에 전국의 미곡종합처리장과 연계해 갓 도정한 쌀을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기적인 구매가 이뤄지도록 해야하는 방안과 도시마다 산재해있는 각종편의점에도 1인가구가 구매할 수 있는 소모장매대도 확대 설치해 주기적인 판촉행사도 병행해 소비확대가 널리 퍼지도록 해야한다. 최근 익산농협이 쌀캐익과 떡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익산지역조합원들이 생산한 쌀과 아이스크림이나 크림을 이용해 쌀가공제품을 만들어 전국적인 인기몰이중이다. 해외에서까지 구매행렬이 이어진단고한다. 이처럼 생각을 변형하변 다양한 방법이 새ᅟᅦᆼ겨난다. 요즘 과잉생산되는 쌀에 대한 소비확대방안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쌀 소비촉진캠페인을 위한 전통주산업 간담회를 열고 우리전통주산업의 발전의 일환으로 쌀소비확대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날 거론된 방안으로는 전통주주세감면확대와 우리전통주 판매당확대 및 각종 마케팅비용지원사업, 경기미 사용확대을 통한 차액지원응 전통주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가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다. 요즘 쌀시장에 대한 농촌진흥청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통적인 증류식소주가 희석식 소주시장의 1할만 대체하도 엄청난 양의 쌀을 소비할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현대인의 입맛은 갈수록 더 고급스럽고 다양한 맛을 요구한다. 이제는 생산량보다는 밥맛이 남다른 고품질쌀을 소비자들이 요구한다. 밥맛은 물론이고 구수한 고향냄새가 가득한 누룽지같은 맛을 찾는 소비들이 늘고있는 추세다. 이밖에 전북지역 각지자체가 농협 미곡종합처리장과 함께 현재 시행하고 있는 쌀 소비확대를 위한 고향기부제 답례품의 확대 등도 추천할 만하다. 현재 고향기부제 누리집 “고향사랑e음”에 등록된 답례품에서 쌀관련 가공식품이 적다는 지적이 난 만큼 다양한 쌀제품을 확용해 소비촉진을 도모해야한다. 쌀시장은 요즘 시간이 갈수록 흉흉한 모습이다.최근 양곡관리법이 폐기된 후에도 여야간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쌀 생산감축을 떠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소비확대를 나타내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평균산지에 생산되는 쌀값은 계속적인 하락세다. 정부는 당초 시장격리를 통해 시중에 유통될 쌀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낸해말부터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이는 농자천하지대본과 맥락이 같다. /김태영 전주농협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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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6 16:12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 의지 있는가

5월 10일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당선인 시절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지역발전이 국가발전이고 지역균형발전은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서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함께 6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로 정하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맥락에서일까. 최근 국토교통부가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결정 고시하면서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확정됐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정부는 일사천리로 산은의 부산 이전을 마무리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였다. 그렇다면 전북은 어떠한가.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전북혁신도시에 소재한 국민연금공단을 찾아 “전북을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월 전북을 다시 방문했을 때도 “전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취임 1년 동안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기간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산은 부산 이전 소식이 전북도민에게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전북은 지금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금융중심지 거점이 될 국제금융센터를 건립하고 있으며, 금융중심지 지정 필요성을 알리고 대응하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전라북도 금융도시추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금융중심지는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전북에 활기를 불어넣을 생명줄이다. 금융기관 집적화를 통해 연기금의 기능을 확대하고 시너지를 높여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여야정치권에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대도시권광역교통법 개정안’도 반대했다. 당초 계획보다 개항시기를 앞당긴 가덕도 신공항이나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의 일사천리 통과 등과 비교하면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내세운 공정과 상식의 진정성 있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인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아직 실망은 이르다고 다독이고 싶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1년 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7월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대상기관도 당초 360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밝혀두고자 하는 것은 한국투자공사, 7대 공제회,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는 반드시 전북으로 와야 한다. 금융중심지 지정도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전북도민은 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볼 것이며, 약속을 지키는 정부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 집권 2년 차에 들어섰다. 전북도민은 산은의 부산이전이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믿는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부산에 살든 전북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과 함께 한국투자공사, 7대공제회, 농협중앙회 등의 전북이전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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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4 16:38

공동체 정신의 원류 향약

조선시대 향촌사회의 자치규약이 향약(鄕約)이다. 우리 전라북도 지역에는 현재 3건의 향약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태인 고현동향약(1993년 보물)과 남원 원동향약(1994년 시도유형문화재), 그리고 남원 기지입암향약(2022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이다. 태인의 고현동향약은 임진왜란이 있던 선조대에 시작돼 1970년대까지 약 400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현존하는 향약 가운데 관련 기록이 양적으로 많고 내용 면에서도 충실해 가장 중요한 향약 문헌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원의 원동향약 역시 선조때 설립돼 400년이 넘도록 이어져 왔는데 조선중기에서 후기까지의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란 평가다. 남원 기지입암향약은 지난해 11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302호로 지정됐다. 이를 기념해 지난 4월 12일에는 입암리 주민 등 200여명이 모여 마을 어르신 경로잔치와 함께 문화재 지정 봉정식을 가진 바 있다. 필자 역시 행사에 참여했는데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자못 엄숙함까지 느껴졌다. 기지입암향약이 세상이 알려지게 된 경위는 흥미로운 발견과 같았다. 1980년대 입암리의 한 마을회관을 새로 짓기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고문서 6권이 벽장에서 발견된 것이다. 확인 결과 이 고문서들은 정조 19년인 1795년에 작성된 기지입암향약안을 비롯해 향약에 관한 소중한 기록을 담고 있는 문서들이었다. 이후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기지입암향약의 가치가 조명됐고 40여년의 세월이 지나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정식 지정됐다. 향약은 향촌규약(鄕村規約)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마을에서 지켜야 할 공동체 규범이다. 덕을 권하고 올바른 예절과 풍속을 향촌사회에 보급해서 지역사회의 질서를 유지 시키는 역할을 했다. 향약의 기능은 이뿐만 아니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상부상조 하기 위한 내부 규범이자 향촌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공동전답 운영을 위한 매뉴얼이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에 널리 퍼진 주민자치의 연원도 향약에서 찾을수 있다. 요컨대 향약은 일종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한 셈이다. 향약을 과거의 유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향약이 공동체 정신의 원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선조들이 향약을 통해 지향하고 실천하려던 가치가 어느 순간부터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228년 동안 단절 없이 이어오고 있는 기지입암향약은 공동체 정신의 요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도생의 세태를 극복하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비록 오래전 선조들이 실천하셨던 형식을 그대로 재현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현대사회에 맞는 모습과 방식으로 재해석해가면서 실천하는 오늘날의 모습은 메마른 세태에 대한 성찰과 공동체적 실천을 두루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향약은 결코 고루하고 식상한 유물이 아니다.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울림을 주는 유효한 가치이자 위대한 유산이다. /양해석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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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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