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16 02:55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온글문학회, ‘2023 온글문학의 밤’ 행사 전주서 개최

온글문학회(회장 김덕임)는 20일 전주 모처에서 ‘2023 온글 송년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덕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들이 지역으로부터 신뢰받는 문학적인 동반자로 더욱 사명감 있는 창작활동을 펼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온글문학인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격려사에 나선 김동수 대표 겸 지도교수는 회원들의 창작 열정과 성과에 축하의 말을 전하고 “올해 전통의 온글문학회가 이제는 전북지역의 견고한 공익적 문학 봉사활동의 산실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새해에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격조 있는 창작 활동을 통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삶의 모습이 타의 귀감이 되는 문인을 선정하는 ‘아름다운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형효순(75·남원) 수필가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시상식에 앞서 강연호 시인은 ‘AI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정체성과 문학’을 주제로 한 문학특강이 마련됐다. 아울러 ‘아름다운 문학상’을 12년째 후원하고 하고 있는 김부철 푸른산부인과 원장의 감미로운 색소폰 축하 연주까지 진행돼 재능기부를 선사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21 18:07

박종수 화백 화평집 '민족적 원형의 현대적 계승과 재창조' 출간

한국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가, 박종수 화백의 화평집 <민족적 원형의 현대적 계승과 재창조>(문예원)이 출간됐다. 문예원이 이번 책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한국미술 총서’ 시리즈는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지역적-정체성’과 ‘차이’의 부단한 발견과 추구를 자신의 중심 작업으로 지향하는 대표적인 지역 작가들의 발견과 드러냄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문예원 미술총서 간행위원들은 “한국문화의 ‘문화-다양성’은 한국예술, 그중에 한국미술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한국 미술의 ‘문화-다양성’을 ‘지역적-차이’에서 발견해 나아가는 것은 한국미술의 ‘문화-다양성’추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기획 출판을 계기로 한국회화의 21세기 세계를 새롭게 갱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에는 1970년대 초반 박 화백이 직접 작성했던 작가 노트, 1980년부터 현재까지의 화백의 작품에 대한 화평이 담겨있다. 화평에는 강상기·김종·김광원·김미진·김병덕·김선태·김영재·김은정·김익두·박미언·신항섭·윤범모·이보영·진동규·호병탁 등 전국에서 모인 15명의 시인, 화가, 미술평론가, 기자 등이 함께 했다. 김익두 교수는 발간사를 통해 “예술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고민하지 못하면 독자적인 ‘세계’를 가진 예술가가 될 수 없고, 그런 세계가 그 예술가의 부단한 새로운 탐구의 노력에 의해 부단히 ‘변화’하지 못하면 또한 미술사적으로 상당한 역량과 진폭을 가진 화가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화백은 지금 우리 화단에서 몇 안 되는 민족적-한국적 정체성을 담지한 왕성한 작품 활동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부단히 ‘변화’를 거듭하는 화가로 이번 한국미술총서 1권의 주인공으로 그를 선정하게 된 이유다”고 덧붙였다. 또 부록에는 칼럼과 박 화백 그림시, 그의 논문 ‘진환론’, 그의 약력 등이 담겨 있다. 한편 고창 출생인 박 화백은 조선대 미술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또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현재 상현전 자문위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미술상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20 17:03

김금남 동시집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 출간

김금남(77) 시인이 동시집 <별들이 피난 갔어요>에 이어 두 번째 동시집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도서출판 마음)를 펴냈다. 이번 동시집은 어릴 적 순수했던 때로 돌아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인은 동시집을 펴내며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숲 사이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과 같은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까만 밤하늘에/ 고장 난 형광등 마냥/ 별들이 깜빡 거리고// 밤안개들이/ 모두 모여/ 풀잎에 내려와// 깜빡깜빡/ 눈동자를 굴리다가// 눈부신/ 아침 햇살에// 또르륵 또르륵/ 방울 소리를 내며/ 떨어져요”(시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 전문) 동시집은 1부 ‘봄이 왔어요’, 2부 ‘시골우물’, 3부 ‘새털 구름이 보여요’, 4부 ‘우리 누나 바느질’로 구성돼 해맑고 아름다운 동심을 표현한 100여편이 넘는 작품이 수록됐다. 시인은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밤하늘에 별을 찾아 함께 가자”며 “우리도 별들이 반짝이는 숲으로 함께 가서 별들을 찾아보자”고 밝혔다. 동시집의 삽화작가는 장소연 미술심리상담교사가 맡았다. 안도 문학평론가(시인)는 평설을 통해 “동시는 상상력으로 쓰고 읽어야 한다”면서 “동심의 순수한 열정으로 어린이들을 양육하듯 온갖 정성을 들여 준비한 작품이다”고 평했다. 남원 출신인 시인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고 2010년 한국문학예술(시) 신인상, 2020년 소년문학(동시) 신인상을 비롯해 열린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단 활동뿐 아니라 전북문인협회 아동분과위원장, 전주문인협회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시인협회, 표현문학회, 전북여류문학회 결 이사, 신석정시낭송협회 고문 등을 맡았다. 현재 문예창작 1급 지도사, 시낭송 1급 지도사, 다도예절 1급 지도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동심문학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20 17:03

최기재 박사 ‘치유의 언어’ 상권 출간

한쪽 세상에 치우친 삶을 살지 않고 사소한 일 때문에 인생을 허비하지 않으며 마음의 여유를 구하는 법은 무엇이 있을까. 최기재(63) 박사는 바른 인생의 답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고전을 통한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치유의 책을 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치유의 언어-상권>(인간사랑)는 도와 덕, 생명 존중, 평화, 여성, 장애인, 처세, 정치에 이르기까지 동양 문화를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의 조화로운 균형은 무엇인지 안내한 책이다. 동양 문화는 노장 사상과 유가 사상의 역사다. 조상들은 공자의 말씀 속에 살다가 노자와 열자, 장자 같은 신선을 꿈꾸며 자연으로 돌아갔다. 공자의 언어는 바름을 숭상하고 노자, 열자, 장자의 언어는 절대 자유를 누리도록 하고 있다. 공자는 자기 자신을 바로 서게 하고 노자, 열자, 장자는 쉼 없이 달려온 이를 돌아보게 한다. 공자는 더 나은 위를 바라보도록 하고 노자, 열자, 장자는 비교도 차별도 하지 말고 오롯이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살라고 한다. 저자는 거침 없으면서도 강한 문체로 노자, 열자, 장자는 머리맡에 두고 아무 곳을 펼쳐도 마음의 평화를 받을 수 있는 책이라고 안내한다. 삶에 지쳐 있는 이들에게 고전 읽기는 치유의 주삿바늘이며 지금의 자신을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나침반이라고. 완주 출신인 저자는 어문교육학 박사이며 계간 미래시학으로 등단했다. 5·18 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와 하숙하며 전라고에서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저서로 <여행 그림자의 노래>, <일리아스의 거의 모든 것>, <고교생들의 그리스인 조르바 읽기>, <맛있게 읽는 독서 요리>, <독서 논술 지도의 방법과 실제> 등이 있다. 저자의 <치유의 언어> 하권은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20 17:02

시절을 노래하는 시인 안성덕, 시집 ‘깜깜’ 발간

“운다/ 숨바꼭질하던 손녀가/ 꼭꼭 숨어든 네 살배기가/ 눈물범벅 콧물 범벅/ 하얗게 질려 있다 깜깜/ 지워진 세상 헤어나지 못한다/ 고래 배 속 같은/ 어둠이 두려운 지니야/ 더 무서운 건 환한 세상이라는걸/ 속속들이 발가벗겨지는 거라는 걸/ 알지 마라/ 네 눈동자 속 까만 머루알이/ 내 눈엔 없구나/ 못 찾겠다 꾀꼬리,/ 제 알몸 애써 안 모고 싶은/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지니야 나는/ 눈을 감는다/ 깜깜”(시 ‘깜깜’) 시절을 노래하는 시인 안성덕 시인이 3번째 시집 <깜깜>(걷는사람)을 펴냈다. 시집은 ‘1부 더 붉게 물들자는 약속’, ‘2부 걷고 걸었으나’, ‘3부 스스로 종메가 되었을 터’, ‘4부 도란도란 양철 대문 집’ 등 총 4부로 구성돼 60여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김정비 문학평론가는 “그의 이번 시집에는 아들뻘 되는 신입생이 일부러 못 본 체하는 청소부가 등장하고, 어떤 시에서는 ‘늙은 짐꾼은 짐이 될 뿐’이라며 서글픈 노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며 “하지만 안 시인의 시 세계에는 나이 듦을 슬프게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평생’의 총량을 웬만큼 채운 사람의 특권 등을 굽어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복효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안 시인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소실점으로 사라져 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노래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다시 오지 않을 청춘의 시간에 대한 탄식과 회한이 아닌, 숙명적 체험 속에서 차오르는 우주의 순환질서, 원리와 섭리의 발견으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읍 출생인 안 시인은 지난 2009년 전북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시집으로는 <몸붓>, <달달한 쓴맛> 등이 있으며, 디카에세이로는 <손톱 끝 꽃달이 지기 전에>가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20 17:0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시인-진봉초등학교 어린이들'보리밭에 피는 꿈'

한 해를 돌아보면서 여러 수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수업은 김제 진봉초등학교 아이들과의 만남이다. 코스모스가 줄 지어 서있는 가을의 넉넉한 모습, 추수가 끝난 들녘을 돌아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풍경의 깊이를 더 해 주었다. 새만금의 중심도시인 진봉면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보리밭이 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김제의 끝없는 황금들녘은 북쪽으로 만경강과 남쪽으로 동진강 사이에 펼쳐진다. 진봉들녘은 쌀과 보리를 생산해 내며 징게맹개의 지평선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추운 겨울에 자라는 찰쌀보리는 병해충이 심하지 않고 수분흡수율이 좋아 찰지고 촉촉한 감이 있다. 어린 시절 쌀밥에 섞인 보리를 골라내며 먹던 추억이 떠오른다. 미끌미끌하고 까끌거리는 식감이 싫었던 기억이 난다. 추수를 끝낸 들판에 새떼들이 오르내리고 곤포사일리지가 마시멜로처럼 여기저기 뒹굴고 농기계들 사이로 길고양이가 보인다. 진봉면에 있는 관기, 종야, 상수내, 하수내, 석교, 상궐, 정동, 해망의 마을이야기를 소재로 그림책을 만드는 수업을 했다. 먼저 아이들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찾아가 어르신들을 인터뷰 하며 글감을 뽑아내었다. 진봉면에 관한 자료조사를 시작하면서 너른 보리밭, 심포항, 망해사, 어른들의 유년 시절, 일제강점기 이야기 등을 알아보았다.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고, 구성진 사투리로 말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면서 진봉 보리밭에 푹 빠져 지냈다. 아이들은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지역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며 이해하는 마음도 커졌다. <보리밭에 피는 꿈>은 왕오색나비와 현지가 등장하며 파도처럼 일렁이는 보리밭으로 시작한다. 보리밭에서 보리도 구워먹고 잠자리를 잡고 나비 떼를 쫓으며 놀던 추억, 어른들의 가난했던 시절, 일제 강점기의 생활이 들어있다. 심포항에서 뭉그적거리던 물범과 갯지렁이와 조개를 잡아서 생활했던 이야기, 할아버지가 너무 좋아서 흰 고무신을 들고 따라간 할머니, 일제강점기에 농사지은 곡식을 가져가는 일본군과 고되고 힘든 시절 이야기가 들어있다. 동네잔치와도 같았던 가을운동회, 망해사까지 걸어서 소풍을 다녀왔던 일과 보리의 자생력과 푸른 생명력을 노래한다. 아이들의 꿈이 보리처럼 단단해지기를 바라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새기며 마무리 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거칠고 삐뚤빼뚤한 선으로 그림을 그렸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사인펜을 두르고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칠하는 작업을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면서,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손대지 않은 아이들만의 정서가 드러난 그림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논물을 보러 다니는 아버지와 바다낚시를 가는 일이 재미있다는 우영이, 고양이 사육사가 되고 싶은 수호, 편의점 사장님이 되어 멘토스와 더블더블을 몽땅 먹고 싶다는 민석이, 환경미화원이 되어 더럽고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치우겠다는 정후, 로제떡볶이와 짜장면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머리를 잘라주는 미용사가 꿈인 세린이, 유튜브에서 만나는 무한한 세상이 놀랍고 신기하다는 지성이, 돼지고기의 비곗살을 좋아하고 사랑을 전하는 목사님이 되고 싶은 예담이, 무한의 계단 게임에 빠져 지내는 요즘이 행복하다는 환이, 손흥민 같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태영이, 눈망울이 유난히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서로 믿고 도우며 건강하게 자라는 학교, 김제 진봉초등학교 오태정 교장선생님과 심민욱 선생님, 진봉초등학교 교육공동체의 친밀함과 다정함을 잊을 수 없다. 진봉 들판을 오가며 소풍가듯 갔던 수업이 새록새록하다. 진봉초등학교 어린이 작가 탄생을 축하하며 아이들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듬뿍 보낸다. 김헌수 시인은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또 그는 '작가의 눈' 작품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그의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있고,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마음의 서랍>이 있다. 오디오북으로는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20 17:01

전북문인협회장 후보에 조미애·백봉기 최종 등록

전북문인협회가 제33대 신임 회장 선거를 치르기 위한 후보 등록을 마감한 가운데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로써 지난 2020년 김영 회장이 단독 후보로 무투표 당선된 이후 3년 만에 후보들 간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9일 전북문협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접수한 결과 조미애 표현문학회 회장과 백봉기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이 최종 후보자로 등록했다. 기호 1번 조미애 회장은 전남 진도 출생으로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전북과학교사교육 연합회장,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주요 수상경력으로는 새천년 한국문인상, 전북예술상, 전북여류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시인상 등을 포함해 2017년 올해를 빛낸 인물대상, 2022년 올해를 빛낸 문화예술 대상 등을 받았다. 기호 2번 백봉기 회장은 군산 출생으로 KBS PD로 활동했으며 전북예총에서 사무처장으로 10여 년 넘게 근무했다. 주요 수상경력은 군산시문화장과 전북문학상, 몽골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오전 10시 전북문학관에서 진행된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9 17:40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완성도 높아졌지만 이야기 전개 부분 미흡”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공모에 총 779명이 1993편을 응모했다. 지난 8일 공모 마감 결과 시 부문에 344명이 1308편, 수필 부문에 183명이 412편, 단편소설 부문에 149명이 161편, 동화 부문에 103명이 112편을 응모했다. 지난해(614명, 1649편)에 비해 응모자 수는 165명 늘었고 출품작 수는 344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도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연령층이 응모했으며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에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북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응모자들이 많아 전국에서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해외에서 보낸 작품도 적지 않았다. 신춘문예 예심은 지난 14일 전북일보 본사 3층 역사전시실에서 진행됐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모임) 회원인 경종호·기명숙·김근혜·김영주·김헌수·박태건·안성덕·오은숙·이경옥·이진숙·장은영·장창영·정숙인·최기우·최아현·황지호 작가 등 14명이 함께했다. 올해는 가족 등 전통적인 소재와 자연 등 보편적인 주제의 작품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많았다. 다만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미흡해 다소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 부문 예심 심사위원들은 35편을 본심에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연륜이 묻어나는 단어와 산문시가 많았다”며 “다만 필요 이상의 산문화된 긴 작품이 많아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수필 부문에서는 18편이 본심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해에 비해 문학성과 사고의 깊이가 남달랐다”면서 “대상을 바라보는 눈이 섬세하고 사유의 감각, 정서화한 작품들이 많아 선정에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15편이 본심에 올라갔다. 심사위원들은 “시대를 반영하는 패기 있는 이야기가 드물었지만 안정된 문장과 구성력, 확장된 서사 공간 등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 많았다”면서도 “작품 초반의 강한 흡인력을 가진 작품이 적었던 점은 아쉬웠다”고 평했다. 동화 부문에서는 5편의 작품을 본심에 올렸는데 판타지, SF 등 소재와 주제가 다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심사위원들은 “의인화 동화가 주를 이뤘지만 소재부터 주제 선정이 지난해에 비해 다양하고 신선했다”면서도 “어린이가 직면한 문제와 상황을 드러내기보다 어른의 시선에서 단편적으로 드러낸 작품이 많아 동화란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24년 1월 2일자 본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김영호외(1)
  • 2023.12.17 17:03

[전북의 문학 명소] 10. 문학으로 읽는 아프고 당찬 역사

△혼은 쉽사리 소멸하지 않는다, 만인의총 만인의총은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왜적과 항전하다 전사한 군·관·민을 합장한 무덤이다. 그곳 광장에 서 있는 노래탑 <오늘이 오늘이소서>는 아무리 정교한 정책으로 민족문화를 말살하려 해도 그 혼은 쉽사리 소멸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새겨 있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함락한 왜군은 조선의 도예기술을 얻기 위해 이삼평·박평의 등 2백여 명의 도공을 일본으로 끌고 갔다. 이들은 일본에서 도예촌을 형성했고, 그 후손들은 지금 일본 도자기산업을 이끄는 중심인물이 됐다. 이삼평은 아리따야끼의 도조로 일본 도자기의 조상으로 추앙받으며, 박평의는 사쓰마야끼를 만들어 일본 도자기의 양대 산맥을 이끌고 있다. 사쓰마야끼의 심수관 가문은 현재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노래 <오늘이 오늘이소서>가 이들의 삶에 깊이 다가선 것은 대한해협에서 큰 불덩이 하나가 날아와 마을 뒷산에 떨어지면서부터다. 사람들은 이 일을 모두 화목하게 살라는 단군의 계시로 해석했고, 그 자리에 단군 사당인 옥산궁을 짓고 해마다 음력 9월 14일에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이때 부르는 노래가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에 오늘이소서 저물지도 새지도 마시고 날이 샌다 해도 언제나 오늘과 같은 날이 되게 하소서’라는 내용의 <오늘이 오늘이소서>이다. 고려 말에서 조선 중기까지 불렸던 이 노래는 고달픈 현실에서 오늘만을 헤아려 기다려 왔으니 마음껏 놀아보자는 내용의 노동요다. 실제로 남원에서 채록돼『청구영언』(1728)에 실렸다. 조선 도공의 후손들은 1988년 광한루에서 귀향음악회를 열었고, 이때 이 노래가 채록된 남원에 노래를 돌려주는 전수식을 했다. 남원문화원에서는 이 노래의 역사적 의의를 잊지 않기 위해 1995년 노래탑을 세웠다. 탑 전면에 악보를 새겼고, 후면에는 가사를 담았다. 일본에서 여러 대에 걸쳐 한국의 성(姓)을 유지하며 뿌리를 지킨 그 정신세계와 찬란한 예술 세계는 춘향테마파크에 2011년 개관한 심수관전시관에서 엿볼 수 있으며, 후손들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는 김양오의 동화『도자기에 핀 눈물꽃』(빈빈책방·2020)에도 담겨 있다. △하늘 같은 사람을 향해 열려 있는 길, 대둔산 기암괴석이 기치창검처럼 늘어선 대둔산은 이름의 유래도 갖가지다. 옛 이름은 ‘한듬산’. 계룡산의 지세와 겨루다 패해 한이 맺힌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말로 ‘크다’는 뜻의 ‘한’과 ‘덩이’라는 뜻의 ‘듬’을 한자로 만들면서 대둔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한 맺힌 산’이라는 이름처럼 이곳 역사는 순탄치 않았다. 임진왜란 때는 대둔산 일대에서 김제군수 정담(?∼1592)이 이끄는 의병대와 권율(1537∼1599) 장군의 군대가 왜군과 맞서 ‘이치대첩’으로 불리는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대둔산에서 뻗어 내린 배티재 정상에 이치대첩비가 있다. 조선 말 우금치 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군도 이곳에서 일본군과 마지막 항전을 벌였다. “내가 향해 갈 곳이 한 군데 있긴 있소.” 은명기가 잠시 신일균의 얼굴을 보았다. 아직 그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버릇처럼 그의 얼굴을 살핀 것이다. 신일균이 그런 기색을 눈치 챘는지 잠자코 고개를 숙였다. “신형, 그곳이 고산현의 대둔산이오. 저 장형이 살렸다는 최대웅도 거기에 있을 거외다. 내가 망설인 이유는 신형이 때아닌 고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소.” “염려해주시니 고맙습니다만, 신일균은 이미 그를 보냈던 관군에서도 죽었고 내 마음속에서도 죽은 지 오랩니다. 대둔산에 가거든 어디를 찾아야 하오이까?” “안심사에 가면 아마 길이 열릴 것이오.” ∥이병천의 소설『마지막 조선검 은명기3』 대둔산 마루 삼선계단 부근 ‘대둔산 동학군 최후항전지’ 표지가 있어 이 역사를 후세에 알리고 있으며, 전투에서 ‘홀로 남은 어린 소년의 이야기’는 완주 출신 이병천의 장편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에 담겨 있다. 소설가 송기숙의 대하소설『녹두장군』에도 대둔산이 나온다. 그들이 대둔산 기슭의 당마루란 동네에 이르렀을 때는 새벽닭이 두홰를 치고 있었다. 이 당마루는 진안과 무주에서 올라오는 길과 이쪽 고산에서 올라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다. 여기에는 대둔산에 산채를 가지고 있는 임문한의 졸개 김오봉이가 주막을 내고 있었다. ∥송기숙의 소설『녹두장군1』 운무에 가렸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대둔산의 기암들. 대둔산의 바위산들이 장사들의 근육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름 없이 스러져 간 민초들의 한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한 많은 역사를 간직한 회문산 회문산은 한 많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동학농민혁명과 구한말 항일투쟁의 근거지였으며, 1948년 여순사건 이후에는 빨치산들이 도당본부를 이곳에 옮기고 마지막까지 투쟁했던 ‘저항의 산’이며, ‘피의 산’이며, ‘피난의 산’이다. 사방에서 밀려온 수백 명의 전투원들이 눈에 핏발을 세우고 중부능선을 시퍼렇게 덮으며 밀려오는 국군부대에게 총탄과 수류탄을 퍼붓고 있었다. 여기저기 흥건히 고인 빗물이 피와 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부상자고 전투원이고 이미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 바로 생지옥이었다. ∥이태의 소설 「남부군」 부분 회문산은 소설『남부군』(두레·1988)이 출간되면서 이곳이 빨치산의 마지막 결전지였음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1988년 출간돼 50만 부 이상 팔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전쟁 당시 합동통신 기자였던 이태(1922∼1997)이다. 그는 서울에서 인민군에게 체포돼 북한 조선통신 기자가 되었으며, 전주에서 통신업무를 보다가 연합군이 상륙한 1950년 9월 전북도당 간부들을 따라 순창 구림면 여분산(엽운산·774m)에 들어가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유격사령부 대원이 되었다. 이후 회문산으로 옮겨 이현상의 남부군에 편입됐고, 1952년 3월 토벌대에 체포될 때까지 17개월 동안 빨치산으로 활동한다. 그래서 저자는 서슬선 칼날 위를 걷는 듯한 빨치산의 하루하루와 극단적인 정황 속에서 나누는 남녀의 애환 등을 너무도 생생하게 펼쳐 놓았다. 1951년 초봄, 투구바위. 1만여 명으로 구성된 토벌대의 대규모 작전이 펼쳐졌지만, 그 포위를 뚫고 식량을 구하러 떠나는 빨치산 유격대가 있었다. ‘뜨물국 같은 멀건 죽’으로 ‘비장한 향연’을 벌이지만, 화력에서 밀리는 빨치산들은 전열도 가다듬지 못하고 흩어져 지리산과 변산반도로 탈출한다. 숱한 전화(戰火) 탓에 회문산에서는 고목을 찾기 힘들고, 빨치산의 훈련장이었던 곳에 체력단련장이 들어서면서 옛 모습을 찾기도 어렵지만, 비목공원과 빨치산사령부 자리 등의 안내판이 당시의 역사를 짐작게 한다. 그래도 숲은 언제나 호젓하다. 회문산 자락을 끌어안은 채 흐르는 섬진강 풍경도 늘 푸근하고 정겹다. 강 따라 길도 흐른다. 강물이 구부러지면 모진 역사도 슬며시 굽이돌지만, 길은 계속 이어진다. /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17 10:00

[전북의 문학 명소] 9. 시와 소설에 담긴 사찰 풍경

△사천왕의 전형을 만나는 완주 송광사 867년 창건한 천년고찰인 송광사는 국내에서 드물게 평지에 지어진 사찰이다. 지붕 맞대고 울타리 잇대 사는 여느 집처럼 들어앉은 품새가 허물없이 속내 나누고 사는 마을의 한 이웃 같다. 일주문부터 금강문, 천왕문,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서 있는 것도 송광사의 특징이다. 절 앞에 서면 일주문 안으로 금강문이, 그 문 안으로 천왕문이, 또 그 문안으로 대웅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명희는 소설 「혼불」에서 승려 도환이 입을 빌려 ‘완주 송광사 사천왕을 사천왕의 전형으로 보았다.’라고 말한다. 현존하는 소조 사천왕으로는 가장 오래된 존상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승이 보기에는 완주 송광사 사천왕이, 흙으로 빚은 조선 사천왕 존상들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형으로서, 높이 십삼 척의 위용도 웅장하고, 그 큰 신체 각 부위 균형이며 전체 조화가 놀랍도록 알맞게 어우러져 큰 안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얼굴의 표정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조각되어, 깊이 패인 이마의 주름살에 미간의 찌푸림, 우묵히 들어갔다 튀어나온 눈두덩, 그리고 눈자위와 눈밑의 굵은 주름들을 보고 있으면, 도무지 투박한 진흙을 주물러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극채 찬란한 색깔들.”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 사천왕은 단 한 위도 같은 상이 없다. 동․남․서․북 각 방위 천왕의 신모(神貌)가 서로 다른 것은 물론이고, 같은 이름의 북방다문천왕이라고 해도 사찰마다 특성이 있어 비파의 생김새며 사현(四弦)을 누르고 튕기는 손가락의 모양과 위치, 얼굴 모색에 눈썹․눈․코․입술․이․수염의 형태가 다 달라서 빚는 손, 바치는 마음이 인간을 넘어 정토와 십계에 사무친다. 눈썹 하나만 보더라도 천편일률적으로 무조건 시커멓게 먹칠한 솔잎처럼 곤두선 것이 아니다. 선운사 북방은 완연히 웃음을 띤 주름의 노안에 어질고 부드러운 흰 눈썹 다보록이 눈을 덮어 나부끼는 데다가, 수염도 맑은 은실 다발을 빗어 내린 듯 투명하다. 송광사 북방은 가장 사천왕다운 장엄 용맹의 풍모로 눈썹 터럭 한 올 한 올 힘차게 박아 세운 것이 장비 수염과 함께 어울려 서슬 푸른 바람 소리를 낸다. 그러나 그 서슬을 누그리며 중생을 달래는 것은 코밑의 수염이었으니 터럭이 길어 여덟 팔(八)자로 드리워진 숱이 짙고 검었다. 임진왜란 때, 송광사는 승병 사령부였다. 하지만 석가모니에게 ‘살생의 성공’을 기원할 수는 없는 법. 하여 승병들은 사천왕에게 승리를 기도했고, 그 흔적이 남아 지금도 사천왕 앞에는 촛불과 향이 타오른다. △쓸쓸한 심사를 달래기에 좋은 실상사 남원 산내면 아늑한 들판 가운데 있는 실상사는 눈 내리는 겨울에 찾아 들어 쓸쓸한 심사를 달래기에 제격이다. 드넓은 논과 밭을 떠돌이처럼 헤매도 보고, 절 입구에 있는 돌장승들에 하소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상사는 시인과 소설가의 출입이 유난히 잦고, 시와 소설로도 자주 읽힌다. 도종환의 시 「실상사-정도상에게」, 신경림의 시 「실상사의 돌장승-지리산에서」, 신용목의 시 「실상사에서의 편지」, 정동철의 시 「실상사 철조여래좌불을 만나다」 등이다. 실상사를 배경으로 한 정도상의 소설 실상사는 「봄 실상사」, 「여름 실상사」, 「가을 실상사」, 「겨울 실상사」, 「내 마음의 실상사」 등 다섯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집이다. 「봄 실상사」는 통일 운동을 하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힘겨워하는 주인공이 마음의 안식을 얻기 위해 찾아간 실상사에서 운동권 시절 헤어졌던 첫사랑 운서와 마주치는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렸다. 「여름 실상사」는 명품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욕망을 추구하며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영혼과 육신이 피폐해진 여대생 국희가 실상사에서 상처를 치유 받는 과정을, 「가을 실상사」는 자본주의적 욕망의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병에 걸린 시골 청년 현우의 죽음을 시간의 해체와 정신분석적 기법 등을 동원해 그렸다. 「겨울 실상사」는 권력과 언론과 결탁해 성공을 거둔 타락한 벤처사업가 김성철의 분열된 자아를 드러내며, 「내 마음의 실상사」는 소설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나(화자)가 육체노동자인 친구를 통해 허명과 허위의식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 준다. 통일 운동을 해온 작가의 체험담이 생생하게 들어있는 이 소설을 읽으면, 작가에게 실상사는 힘들고 지칠 때면 무작정 찾아가 쉬고 싶은 곳이다. 왜 왔냐며 묻지 않고, 잘못을 타박하지 않는 곳, 그곳은 고향일 수도, 엄마 품일 수도 있다. 어디 작가뿐이랴. 작가의 글을 접한 이들은 실상사에 가지 않았어도 이미 실상사는 고향이고, 엄마의 품인 것을…. △잘 늙은 절 한 채, 화암사 이유 없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가 있다. 완주군 불명 자락의 화암사는 그런 마음이 들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화암사는 현대 문명의 헛바람을 맞지 않고 오랜 세월 ‘곱게 늙어 온’ 절이기 때문이다. 화암사에는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가 있다. 비가 꽃처럼 떨어지는 다락. 현판은 투박하고, 낡았다. 글씨는 흐릿하고, 벽은 까맣게 때가 묻었다. 그래서 더 애잔하니 곱다. 우화루 옆 작은 대문이 경내로 들어가는 문이다. 문지방은 움푹 파인 달문이다. 문턱에 둥글게 휘어진 나무를 대서 천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이룬 문을 들어서면 적묵당, 극락전, 우화루, 요사채가 고만고만한 크기로 서로 네 귀를 맞추듯 서 있다. 절 입구에 있을 법한 일주문도 사천왕상도 없이 경내로 들어서려면 작은 문 하나를 통과해야 한다. 잊을 수 없다. 세월에 닳은 문턱을 처음 넘어설 때, 나는 마치 어릴 적 외갓집 대문을 넘어 마당으로 발을 들여놓을 때와 똑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실제로 ㅁ자형 구조를 가진 경내로 들어가면 그곳은 절이 아니라 여염집의 편안한 안마당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때의 적막은 또 얼마나 큰 위안인가. ∥안도현의 수필 「잘 늙은 절, 화암사」 우화루는 절의 앞쪽에서 보면 우람한 다섯 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2층 누각이지만 경내에서 바라보면 단층구조다. 우화루 왼쪽 돌담을 끼고 돌아가면 정갈하게 지어진 해우소가 정겹고, 오른쪽에 사시사철 멈추지 않고 뿜어내는 약수가 맑다. 화려한 단청이 미치지 못할 격을 지니고 수수하게 나이 들어가는 사적들. 극락전은 이 땅에 유일하게 남은 백제 시대 건축의 유구다. 건축학자들은 극락전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앙구조를 갖추고 있는 법당이라고 자랑한다. 극락전 안에선 유난히 정교한 아름다움을 지닌 닫집과 조선 시대 동종을 볼 수 있다. 이 동종은 예전에 사람이 종을 치지 않아도 밤이면 저절로 울려 스님들과 불공을 드리러 온 신도들을 깨웠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다. 특히, 일제강점기 전쟁에 쓸 무기를 만들기 위해 조선의 쇠붙이를 강탈하던 일본 헌병들이 화암사로 몰려올 때, 동종은 스스로 울었고, 스님들은 동종을 땅에 묻어 두었다가 해방 후에 꺼내 오늘까지 무사히 보존하게 되었다. 화암사는 낡고 작고 허름하다. 세월에 부대껴 기둥은 까매졌고, 단청은 희미해졌다. 목어에는 두껍게 먼지가 내려앉았다. 그러나 너무 커서 위압적이지 않고, 화려해서 행인을 주눅 들게 하지도 않는다. 세월에 지치고 늙어가서 더 마음이 가는 절, 그게 화암사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16 10:00

전북작가회의, 12월 송년 ‘문학 산책’ 연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는 15일 오후 6시 30분 벽계가든에서 문학 산책과 송년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송년을 맞아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문학 산책은 문신 평론가(시인)의 신작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와 안성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깜깜>을 소개한다. 문 평론가는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는 시인 문신에게 있어 시를 창작하는 일 이전에 시에 대한 절실한 사랑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평론집이다. 안 시인은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깜깜>은 작고 따뜻한 생명력에 담긴 생과 사의 비밀을 찬찬한 걸음으로 톺아보며 가까운 곳에 있으나 쉽게 지나치는 것들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2부 모임에서는 250여 명의 회원이 60여 권의 작품집과 4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한 올해를 되돌아본다. 김자연 회장은 “작가들의 1년 창작 농사를 마무리 짓는 2023년 마지막 문학 산책”이라며 “두 작가의 품 안에서 뛰쳐나온 문장들과 두 손 맞잡고 어울리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4 18:48

김완순 에세이집 ‘결혼도 큰 스트레스다’

현대인들은 예전보다 많은 부분에서 풍요로움을 느끼지만 관계 맺는 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매끄럽지 않은 가족 간의 문제로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관계 개선의 노력보다는 덩달아 외로움을 느끼는 고민들도 늘어나는 세태다. 김완순 가족상담 전문가의 에세이집 <결혼도 큰 스트레스다>(생각나눔)는 결혼과 가족 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안내서다. “차분히 상담을 하다보면 행복한 결혼생활과 건강한 가족을 이루려는 갈증과 목마름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어요.” 저자는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결혼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자신과 배우자 사이에 필요한 노력에 비례했을 때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로 인해 배우자와 가족의 마음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할 때 스스로가 존중받을 수 있으며 타인 역시 존중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에서는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관계 개선의 노력도 현대인들이 지녀야 할 자기계발의 하나라고 제시한다. 저자는 배우자와 자녀가 당연히 무엇인가 해주기를 기대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하고 존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대상임을 일러준다. 배우자와의 갈등은 곧 자녀에게로 향해 가족 문제로 불거진다. 부모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녀 또한 자신처럼 살아갈까 봐 불안한 마음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것으로 인해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봐주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다 보니 갈등도 생기고 마찰이 일어나면서 힘들어진다. “옛날 속담에 ‘자신이 먹을 것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어요. 자녀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그 아이가 분명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으로 잘하든 못하든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 소장은 결혼 생활과 가족 문제 등으로 얻게 되는 스트레스를 잘 감당하면 어떤 관계보다도 더 많은 행복을 부부와 가족 안에서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계 맺기와 관련해 가장 훌륭한 학습장소는 바로 가정입니다. 사이좋은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행복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김 소장은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전북지부 사무국장과 군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상담팀장을 역임했으며 한일장신대 외래교수,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상담위원 및 자녀 양육위원, HD 행복연구소 감정코칭 수석강사, 군산부부가족상담연구소장을 맡아서 부부 및 가족상담 전문가이기도 하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7

강제규 요리이야기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쌀쌀해진 날씨에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요리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군산 출신인 강제규(25) 작가의 에세이집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책나물)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상에 눈길을 돌린 술회를 적은 책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족을 위해 저녁밥을 만들었을 만큼 요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던 그가 이번엔 주방 대신 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소방관들은 누가 해준 밥을 먹고 지낼까. 갑자기 울리는 출동 벨, 1초가 아까운 구조 환경 탓에 컵라면을 자주 먹을지도 모른다. 소방 복무요원으로서 119안전센터에 근무하게 된 작가는 밥 때도 놓치며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119안전센터의 요리사를 자처하며 따뜻한 밥을 차려냈다. 식당 이모가 휴가를 낸 어느 날 한번 요리해보겠다며 수줍음 많은 성격에 용기를 낸 것이다. “요리사 자격증도 있고 레스토랑에서 일했으니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니겠지.” 이후로도 식당 이모의 휴가 때가 되면 그는 특식 요원으로 변신해 식비 예산 단돈 5만 원 안에서 소방관들을 위한 끼니를 정성껏 준비했다.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마음이 춤추며 하는 요리 앞에 모두가 즐겁다.” 작가는 소방관들의 밥을 지은 이야기를 담백하고 유쾌하게 풀어썼다. 돼지 앞다리 살 수육, 필살기인 마파두부, 매콤한 맛이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김치찌개와 쫄면, 특식 중의 특식인 삼계탕까지 모두 소방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가 만든 특식을 두 그릇씩 맛나게 비우는 센터장의 생활 조언도 인상적이다. 틈날 때마다 턱걸이를 열 개씩만 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사람들은 한 사람으로 그 조직을 평가하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특히 깔끔해야 한다고.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배우라고. 그렇게 사람 냄새 가득한 119안전센터에서 뭐라도 배우려 애쓰는 청년작가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펴내게 됐다. 출동 다녀오느라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단 한 명분의 음식이라도 데워서 식지 않게 내놓은 작가의 마음 씀씀이에 읽는 이의 마음도 따스해진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7

서정적 태도로 전하는 시 정신⋯함기석 시인, '모든 꽃은 예언이다’발간

“친구 아내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냇가를 혼자 오래 걸었다/ 어쩌면 저 색색 예쁜 꽃망울들은 모두/ 꽃의 종양일지 몰라/ 걸을수록 길이 아프다/ 나도 혹시 아내 인생의 물혹이 아닐까 싶어서/ 살구나무아래 휠체어 하나/ 난소를 떼어낸 여자, 오래 냇물만 바라보고”(시 ‘오래’) 함기석 시인이 시집 <모든 꽃은 예언이다>(걷는사람)을 펴냈다. 함 시인의 8번째 시집인 이번 책은 ‘1부 숯의 영혼’, ‘2부 서쪽에 쓰는 편지’, ‘3부 발목만 남은 눈사람’, ‘4부 나는 영원히 시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70여 편의 신작이 담겨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회 구조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자본주의 흐름 안에서 빠르게 대체되는 공석을 재조명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남승원 문학평론가는 “이번 8번째 시집에서는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세세하게 그리는데 주목하고 있어 과거 작품과 비교해 생소한 감정이 묻어난다”며 “이번 책을 통해 보여 주는 서정적 태도로 단순한 시문학의 하위 개념이 아닌 함 시인만의 시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함 시인은 현 시대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현대 시의 특징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함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2년 <작가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로는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하>, <아무래도 수상해>, <수능 예언 문제집> 등이 있다. 또 그는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이상시문학상, 신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13 17:47

최명희문학관 ‘작고 문학인 세미나’ 열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은 지난 10일 최명희문학관에서 ‘김순영·최명희 작가’ 작고 문학인 세미나를 열었다.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추모일(12월 11일) 하루 전에 진행된 세미나의 좌장은 문학평론가인 문신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맡았다. 올해의 경우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생활하며 글을 쓴 김순영(1937∼2019) 수필가의 작품을 통해 문학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동화 ‘샛별 질 무렵’)와 삼남일보 신춘문예(수필 ‘외투’),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수필 ‘묵은 책’) 등으로 문단 활동을 했다. 저서로 수필집 <꼭 하고 싶은 이야기>(1991), <어느 하루도 같은 아침은 없다>(1992),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1994), <그때 거기서 지금 여기서>(2002), <다시 가을에>(2003) 등과 전북문학상(1991), 전라북도문화상(1992), 신곡문학상(1996), 전북여류문학상(1999), 한국수필문학상(2001), 전북수필문학상(2003), 전북예총하림예술상(2012) 등을 받았다. 최기우 극작가는 “신석정, 김해강, 신근 작가 등과 1960~70년대 폭넓은 문단 활동을 통해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 창립에 이바지하는 등 전북 문학사의 지평을 넓혔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김용옥 시인이 ‘내가 사랑한 수필가 김순영’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줬으며 김근혜, 김영주, 이경옥 동화작가, 이진숙 수필가, 최아현, 황지호 소설가는 작가의 수필집을 읽고 서평을 발표했다. 이어서 김미영 문학박사와 최기우 극작가는 수필을 통해 고향의 훈훈했던 인정과 풍경,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한 최명희 소설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