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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페터 춤토르 '분위기'

나의 근무지는 팔복예술공장이다. 2019년의 첫 출근길에 나를 태운 택시 기사는 “여기는 뭘 만드는 공장이에요?”라고 물었고, 그 뒤로도 더러 그런 일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폐업하기 전까지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이곳은 이후 16년 동안 방치되다가 이제는 전시와 예술교육,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실행되는 현장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팔복예술공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기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공간이 고유의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는 말이겠다. 페터 춤토르의 『분위기』에 매료된 것은 그야말로 ‘분위기’ 때문이다. 그의 건축물이 간직한 분위기. 이 책은 2003년에 ‘독일 문학·음악축제’에서 <분위기. 건축적 환경. 주변의 사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춤토르의 강연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혀두고 있다. ‘분위기’는 춤토르가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생각해온 주제이며, 그에게 분위기는 미학적 범주에 속한다. 이 책의 첫 장에 인용한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가 1844년에 비평가 존 러스킨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위기는 나의 스타일이다” 스위스의 건축가 춤토르는 2009년에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그의 수상은 당시만 해도 의외로운 결정이라고들 했다. 이전 수상자들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름을 세계에 알린 건축가들이었던 반면 춤토르는 스위스 알프스의 작은 마을에서 일하는 은둔형 건축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의 본질을 끈질기게 탐구한 구도자와 같은 그의 건축 철학을 인정한 건축계에서는 이미 ‘건축가들의 건축가’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분위기』는 춤토르가 건물을 설계하면서 깨달은 아홉 가지 사실에 대해 다룬다. 그는 건축물의 분위기는 시각적인 부분 외에도 소리나 몸이 감지하는 온도, 습도, 주변 사물과의 조화 등 여러 측면이 공간의 분위기를 인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한다. “건축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시간예술이다. 건물 내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나는 작업할 때 여러 지점들을 고려한다. 온천 프로젝트로 설명하겠다. 우리에게는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환경, 지시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유혹하는 분위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병원의 복도는 사람들에게 지시한다. 그와 달리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걷게 만드는, 부드럽게 유혹하는 기술은 건축가의 몫이다.” - 『분위기』 41쪽 그가 언급한 온천 프로젝트는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발스에 있는 온천이다. 그는 알프스산맥에서 나는 편마암 6만여 개와 콘크리트, 그리고 빛을 활용해 ‘테르메 발스(Therme Vals)’를 완성했다. 알프스의 자연경관, 천장과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 물의 온도와 소리 등을 섬세하게 계산해 설계했다. 스위스 작은 마을에 세운 나뭇잎 모양의 ‘성 베네딕트 교회(Saint Benedict Chapel)’와 독일 바렌도르프 들판에 있는 클라우스 형제 예배당(Bruder Klaus Field Chapel)도 감탄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클라우스 형제 예배당은 천장의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이 내려오는데 내부를 지지하던 나무 거푸집을 3주 동안 태워 만든 검은 벽과 대비되어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킨다. 그 어떤 화려한 장식 없이 놀랍도록 아름답다. “아무리 고심해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으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라고 건축이 ‘아름다운 형태’를 간직해야 함을 춤토르는 강조한다. 그는 성상이나 정물에서 아름다운 형태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의 도구들, 하나의 문학작품, 한 곡의 음악에서도 아름다운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라고 이 책을 맺는다. 당신은 어떤 분위기를 사랑하는가?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에 머무는 동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느끼게 되리라.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13 17:46

전북작가회의 '불꽃문학상' 정동철 시인 선정

척박한 지역 문단에서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작품 활동에 매진한 올해의 작가들과 작품들이 발굴됐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 아동문학가)는 제16회 ‘불꽃문학상’에 정동철 시인, 제14회 ‘작가의눈’ 작품상에 김경나 소설가가 각각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불꽃문학상은 전북작가회의가 주관하며 지난 2006년 처음 제정된 이후 문학상으로 어둠과 혹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불꽃처럼 문학의 길을 걸어가는 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제16회 불꽃문학상은 올 한 해 작품집을 출간한 모든 전북작가회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심사 결과 사라져가는 지역 토속어로 지역만의 이야기를 잘 형상화해낸 시집 <모롱지 설화>를 집필한 정동철 시인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불꽃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삶의 구절구절에 녹아든 언어적 색감의 원형질은 공동체 삶을 시의 화두로 삼았다”며 “전북 토박이말이 순 날것으로 빛나는 지점이 곧 한국의 문화사이자 역사임을 깨치게 했다”고 평했다. 또한 올해 14회를 맞는 ‘작가의눈’ 작품상은 김경나 소설가의 단편소설 <둘째 언니와 셋째 언니>가 선정됐다. 작가의눈 작품상은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전북작가회의 작가들을 격려하고자 2011년 제정된 상으로 통권 29호 <작가의눈>에 실린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의 작품이 심사대상이다. 총 150여 편으로 이뤄진 작가의눈 심사를 통해 심사위원들은 김경나 소설가의 단편소설 <둘째 언니와 셋째 언니>를 작품상으로 꼽았다. 심사위원들은 “소설 속 어린 화자의 눈을 통해 상처 입은 가족 구성원들의 세계를 무덤덤하게 그려냈다”며 “사연을 파헤치지 않으면서도 독자를 아이의 시선으로 끌어들여 이야기를 쫓게 하는 김경나 소설가의 섬세한 문장과 이야기의 구조가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불꽃문학상’은 상금 300만 원과 상패 그리고 ‘작가의눈’ 작품상은 상금 1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0 16:20

종합문예지 지필문학 겨울호 출판기념회 및 문학상 시상식 열려

종합문예지 지필문학은 최근 군산JB문화공간에서 올해 겨울호 출판 및 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지필문학대상에는 신재훈 수필가가, 신인문학대상에는 박승한 시인이 영광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겨울호에서는 제96기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유중현, 김종엽 시인과 박선희 수필가가, 제97기 신인문학상은 노영희, 제서현, 정문비 시인이 각각 수상했다. 이로써 지필문학은 올 한 해 동안 18명의 신인 문학인을 발굴했다. 신성호 회장은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문학인들이 지필문학의 등용문을 통해 등단하도록 문학의 길을 마련해 주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작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창작활동에 매진하는데 중추적인 도움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신 회장은 “특히 올해에는 21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문학을 재창간하게 돼 종합 문예지의 쌍두마차로 더욱 넓은 문학세계에 누구나 참여하고 함께하는 종합 문예지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필문학과 대한문학의 2024년 봄호의 원고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접수 받아 2월 중에 발간될 예정이며 3월초에 출판기념행사를 갖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0 16:19

[전북의 문학 명소] 8. 삼례·춘향·혼불, 오로지 문학의 향연

△문학에 진심인 삼례문학기행 딸기, 순대국밥, 닭튀김,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역참, 만경강 등 내세울 것이 많은 삼례의 바탕에 문학이 있다. 삼례의 역사·문화 콘텐츠는 다양한 문학 자원들이 돼 시와 소설, 희곡과 수필로 탄생하며 사람을 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동학농민혁명이다. 1892년 11월 3일 동학 교단이 주관한 집회가 삼례 역참(현재 삼례동부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동학교도들은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1824∼1864)의 사면복권과 동학에 대한 공인(公認), 동학교도에 대한 침탈금지를 요구했다. 전주성 함락 후 부임한 전라감사가 머물며 정무를 관장한 곳도, 전봉준(1955∼1895) 장군이 1894년 9월 10일 대일항쟁을 준비하며 대도소를 설치한 곳도 삼례다. 역참이 있는 삼례는 도로가 사방으로 통하는 지리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례에는 삼례집회와 삼례봉기를 기념하기 위한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있으며, 송기숙(1935∼2021)의 소설 「녹두장군」 제2권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에서 ‘삼례대집회’와 제11권 <팔도로 번지는 불길>에서 ‘다시 삼례로’에 삼례에 모인 백성의 진솔한 삶과 분노와 도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삼례는 전라 좌우도의 길이 합쳐 한양으로 향하는 삼거리였다. 따지고 보면, 진산이나 금산을 거쳐 충청좌도로 가는 길도 여기서 나뉘니 삼거리가 아니고 사거리인 셈이었다. 그래서 삼례에는 전라도에서 가장 큰 역이 있었다. 장도 전주 다음으로 크게 섰다. (중략) 9월 14일. 두령들이 삼례로 모였다. 이번에는 광주 손화중도 왔다. 지난번에 모였던 두령들을 비롯해서 30여 고을 4,50명이 모였다. 몇 고을 두령들은 젊은이들을 데리고 왔다. 지금 와 있는 젊은이들과 대거리를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송기숙의 장편소설 「녹두장군」 문학과 관련한 문화시설들도 생겼다. ‘삼례는 책이다’라는 문장을 앞세운 그림책미술관은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그림책을 내건 미술관으로 2021년 문을 열었다. 삼례책마을문화센터는 오래되고 낡은 양곡 창고를 개조해 잊혀 가는 고서적을 다시 숨 쉬게 했다. 북갤러리, 북하우스, 책마을센터, 책박물관으로 구성됐다. 삼례문화예술촌 자리도 동화로 탄생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제가 수탈을 위해 창고를 지으면서 맹꽁이와 금개구리가 사라진 곳. 유수경은 이 이야기를 그림책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에 담았고, 완주연극협회는 가족뮤지컬 ‘삼례, 금와의 꿈!’으로 각색해 역사의 현장인 삼례문화예술촌 공연장에서 선보였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는 완주군을 소재로 한 다수의 창작극이 무대에 오른다. 삼례는 비비정·삼례시장·삼례역·우석대학교를 비롯해 크고 작은 공간과 작고 사소한 것까지 문학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대학을 다니며 삼례와 인연을 맺은 김헌수·문병학·송하선·신병구·안도현·유강희·이병초·장현우·정양·진창윤 등이 삼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쓰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민족의 연인을 만나는 춘향문학기행 남원에는 춘향의 사연이 얽혀 있는 곳이 많다. 전주에서 완주와 임실을 거쳐 남원으로 들어오는 17번 국도 이름부터 ‘춘향로’다. 그 길에서 먼저 행인을 반기는 건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과 춘향이 애통절통 이별했다는 오리정 이별고개. 감옥에 갇힌 춘향이 ‘쑥대머리’에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 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 봤으니’ 하며 눈물바람한 곳이다.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을 바라보며 눈물깨나 흘렸다는 ‘눈물방죽’이 옆에 있고, 몽룡을 향해 뛰어가다가 버선이 벗겨졌다는 ‘버선밭’이 가까이 있다. 「춘향전」의 근원설화 중 하나인 박석티설화에서 못생겼다는 이유로 이도령에게 버림받은 춘향을 불쌍하게 여긴 남원 사람들이 이도령이 떠난 고개에 그녀를 장사 지냈다는 ‘박석티’도 그 옆이다. 남원에서 전주로 향하는 이 고개를 사람들은 ‘춘향고개’, ‘오리정 이별 고개’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남원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광치동과 사매면의 경계인 곳에 「춘향전」에서 ‘박석고개’로 나오는 ‘이도령고개’가 있다. ‘이도령고개’를 지나는 터널 이름은 ‘춘향터널’이다. 춘향의 이야기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광한루가 남원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광한루원은 황희(1363∼1452)가 선대의 서재를 ‘광통루’로 새로 짓고, 정인지(1396∼1478)가 ‘광한루’라 이름 짓고, 견우와 직녀가 칠월칠석날 은하수 오작교를 건너 만난다는 등 다양한 사연이 있는 정원인데, 춘향전이 이곳을 배경으로 삼고 난 후, 춘향과 관련된 여러 유적이 들어섰다. 요천 건너 춘향테마공원에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세워진 춘향마을이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과 드라마 <쾌걸춘향>을 촬영한 곳이다. 사부작사부작 걷다 보면, 춘향을 소재로 한 여러 시편이 새겨진 시비들도 볼 수 있다. 지리산 정령치로 향하는 길목인 구룡계곡(육모정) 입구에는 ‘성옥녀지묘’라고 쓰여 있는 춘향묘가 있다. 매년 봄에 펼쳐지는 춘향제는 연륜이 깊은 세계적인 사랑 축제다. 사랑과 절개의 상징인 춘향을 기리기 위한 이 전통문화축제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축제다. 남원 땅은 어디든 춘향의 무대다. 전반부는 봄날 햇살같이 눈 부시고, 후반부는 가을 강물처럼 차고 명징한 우리 시대의 걸작 춘향전. 봄이면 지리산 운봉에 화사한 철쭉이 피어나고 노고단의 부드러운 녹음과 운해가 펼쳐지는 곳. 여행객의 마음에는 벌써 춘향이 웃음 같은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혼불문학기행 남원 사매면을 주요 배경으로 한 최명희(1945~1998)의 「혼불」은 1930~40년대 몰락하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대하소설이다. 한국인의 생활사와 풍속사, 의례와 속신의 백과사전일 뿐 아니라, 우리 문화 전승의 전범으로 불린다. 설화와 민요, 무가, 속담 등이 널리 인용돼 있고, 무당굿과 점복, 풍수, 동제, 삼신, 조상단지, 속신 등 민속신앙의 유래와 이치와 의미가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풍물과 판소리, 노래, 놀이도 두루 등장한다.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한 일생의례와 정월 대보름과 단오 등의 세시풍속, 취락과 모듬살이의 모습, 생활관습, 종가와 종부 등의 친족조직 등의 사회상 역시 실감 나게 그려져 있으며, 각종 살림살이와 민구, 의식주 생활, 두레와 같은 농사 관행 등에 관한 정보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염료 제조법, 옷감의 때와 얼룩을 빼는 갖가지 세탁법 등 한국인 생활의 모든 면모를 지극 상세하게 구성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 바탕이 남원을 비롯한 전라도다. 먼동이 틀 때/ 눈부시게 기지개를 켜던/ 당신의 모습 보여 주옵소서/ 임이시여 사랑이시여/ 노적봉을 바라보던/ 당신의 다사로운 눈빛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혼불의 이야기를/ 후손으로 이어갈/ 아름다운 남원 땅/ 여기 발길/ 머무는 이들에게/ 길이길이/ 전하게 하여 주옵소서 ∥정군수 시인의 시 「그임의 하늘 아래서」 혼불문학기행은 「혼불」을 디오라마 형식으로 소개한 혼불문학관과 청암부인이 마을 사람들과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 효원이 신행을 오고 강모가 전주와 만주로 떠나던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에 그치지 않는다. 「혼불」을 펼치면 걸음을 재촉하는 꽤 많은 이야기가 있다. 놀부와 흥부 형제 이야기(흥부마을), 왜장 아지발도를 물리친 이성계 장군 이야기(황산대첩비), 만복사지에서 탑을 돌던 양생의 이야기(만복사지), ‘사천왕의 전형’이라고 평한 완주의 송광사, 옛 양반가 고택을 세밀하게 묘사한 임실 둔덕마을의 이웅재고가 등도 꼭 살펴야 한다. 특히, ‘전주 이씨 효령대군파 춘성정 종가’인 이웅재고가는 작가가 작품을 쓰면서 노봉마을의 종갓집뿐 아니라 이웅재고가의 안채·사랑채·행랑채·대문채·사당·솟을대문 등 집 구조와 돌담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살펴 작품에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10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6. 오늘은 엄마의 생일!

△글제목: 오늘은 엄마의 생일! △글쓴이: 성예린(인천논곡초 4년) 2023년 8월 24일 목요일 날씨: 에어컨아! 나 살려라! 오늘은 엄마의 생일! 그동안 가족들의 생일이라면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축하만 해주면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번엔 엄마에게 케이크와 손편지를 선물해서 엄마를 감동하게 해 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정성껏 예쁘게 손편지를 쓰고 빵 가게로 향했다. 빵 가게에 들어서자 맛있는 냄새가 솔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케이크를 고르려는 순간 난 어깨가 축 처지고 힘이 빠졌다. 케이크가 이렇게 비쌀 줄이야. 아빠가 사 오시던 케이크만 먹던 나는 케이크가 이렇게 비쌀 거란 걸 상상도 못 했다. 내 지갑에 있던 돈은 만 칠백 원. 케이크는 내 돈의 세 배는 되었다. 그동안 떡볶이랑 간식 좀 덜 사서 먹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는 수 없이 내 돈을 탈탈 털어 케이크 대신 엄마가 좋아할 만한 빵 몇 개를 골랐다. 집에 가자마자 엄마에게 편지와 빵을 드리며 미안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 예린이 다 컸네~ 예린이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 라며 나를 꼭 껴안아 주셨다.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흐뭇해졌다. 오늘 저녁, 내가 사 오려 했던 케이크는 아니지만, 아빠가 사 오신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가족들 모두 엄마의 생일을 축하했다. 비록 내가 계획했던 대로는 못했지만, 날 대견해하시는 엄마를 보며 기분이 정말 좋았고, 내년 엄마 생일엔 용돈을 아껴 써서 꼭 멋진 선물을 해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엄마! 생일 축하드리고, 정말 정말 사랑해요~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09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7. 문학에 담긴 소리꾼의 삶

삶의 다양한 밑그림들이 판소리의 바탕이 된다. 수궁가·심청가·적벽가·춘향가·흥부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은 어느 특정한 예술가가 어느 날 갑자기 창작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판을 거듭하며 여럿이 어우러져 이뤄냈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쌓여 풀어지고 익고 삭아야 혼이 담긴 사설을 담을 수 있고, 눈이 부시게 서러운 자기 수련을 제대로 겪어야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다. 문학과 판소리는 하나다.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는 판소리와 관련된 곳이 많다. 광한루원, 남원고전소설문학관, 변강쇠백장공원, 오리정·버섯밭, 춘향묘, 춘향테마파크, 흥부마을(아영면·발복지), 흥부마을(인월면·태생지)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배경지이고, 구룡계곡(국창권삼득유적비), 송흥록·박초월 생가, 용진읍 원구억마을(권삼득 생가·묘역·소리굴)은 명창과 관련이 깊다. 국립민속국악원, 안숙선명창의여정, 춘향문화예술회관, 순창국악원,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필봉문화촌은 판소리가 다양한 매체로 변화하며 시민을 만나는 현장이다.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 운봉읍 비전마을 남원의 풍류는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라는 자부심에서 시작된다. 남원은 국악의 본거지라 할 만큼 수많은 명인과 명창이 나왔다. 그 시작은 판소리사에 가장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며 철종 10년(1859) 정삼품 통정대부의 벼슬을 제수받은 송흥록과 송광록, 송우룡, 송만갑(1865∼1939) 가문이다. 지리산 아래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인 송흥록이 태어난 곳이며, 명창 박초월(1917∼1983)이 성장한 소리의 고향이다. 송흥록의 아우로 한때 형의 고수로 지내다가 소리를 연마해 형에 버금가는 명창이란 소리를 들은 송광록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판소리사에서 가장 많은 제자를 길러낸 송만갑은 구례 출신이지만, 송광록의 손자이니 이 마을과 무관하지 않다. 박초월 명창은 13살에 성악의 묘를 체득해 명창이 된 전설적인 인물이다. 남원, 그중 운봉은 말 그대로 ‘국악의 성지’다. 동편제 명창들의 여러 이야기는 윤영근의 장편소설 「동편제」(삼신각·1993)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4대를 이어온 가업인 한의사로 일하면서도 소설가의 삶 또한 소홀함 없이 꾸려온 윤영근은 수필 「작가에게 고향은 무엇일까」(『월간문학』 2021년 11월호)에 ‘중학교 시절 어렴풋이 장차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간직한 이후 70년 세월을 늘 글감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라고 고백하며 소리꾼들과의 인연을 밝혔다. 어린 시절 그의 집 사랑채는 소리꾼들의 사랑방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임방울·송만갑·이화중선 같은 소리꾼이 찾아와 며칠씩 머물다 갔다. 소리꾼이 오면 마당에서는 자연스레 소리판이 벌어졌다. 그때 들었던 명창들의 소리는 그에게 <쑥대머리> 한 대목을 흥얼거릴 수 있게 했고, 소설 「동편제」와 「각설이의 노래」, 「가왕 송흥록」, 「이화중선」 등을 쓸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목청을 틔우려고 피를 토하며 독공을 했던 얘기며, 창극단 공연을 다니다가 불온한 대목을 불렀다 하여 경찰서에 끌려가 일본 순사에게 모진 고문을 당한 얘기들은 그대로 내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중략) 동편제의 가락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집채만 한 바위가 굴러 내려오는 소리'로 비유하고 있다. 어쩌면 남원이 동편제의 본향이 된 것도 지리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리산의 우람한 산세가, 골짜기마다 숨어 있는 크고 작은 폭포가 수많은 명창들을 길러 냈는지도 모르겠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 안에서 절차탁마하여 명장으로 우뚝 선 소리꾼들은 또 내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었으니, 지리산은 내게 얼마나 고마운 산인가. 남원의 동편제, 동편제를 부른 남원 출신의 소리꾼들, 그리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명창을 길러낸 지리산은 내 소설 속의 또 다른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윤영근의 수필 「작가에게 고향은 무엇일까」 작가는 고향의 산, 들, 강,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야 하며, 그것이 고향에 보은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작가 윤영근. 그의 소설들을 읽으면 <춘향가>나 <흥보가> 한 대목은 흥얼거릴 줄 알고, 젓가락 장단일망정 고수 흉내를 낼 줄 알며, 송흥록이 <귀곡성>을 부르면 귀신이 화답했다는 일화 하나쯤은 꺼내놓을 줄 알게 된다. △숱한 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고장 순창 순창은 김세종·박유전·장재백·장판개 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고장이다. 복흥면 서마리 마재마을 출신인 박유전(1834~1904)은 ‘서편제의 아버지’로 불린다. 대원군이 그의 소리에 ‘제일강산’(천하에서 제일)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무과 선달의 명예직 벼슬을 내리기도 했다. 동계면 가작리 쑥대미 출신이라고도 하고, 팔덕면에서 나서 인계면에서 살다가 죽었다고도 전하는 김세종(1825~1898)은 신재효의 집에서 판소리 선생을 지내면서 장재백·김찬업·이동백·이선유 등 많은 명창을 배출했다. 최초의 여성 명창 진채선을 가르친 것도 김세종일 가능성이 크다. 그의 수제자로 적성면 운림리 매미터 출신인 장재백(1849~1906)은 순창과 남원 일대의 동편제 법통을 전승했으며, 일제강점기 최고의 여성명창인 이화중선·이중선·박록주 등이 적성면에서 그에게 소리를 배웠다. 금과면 연화리 삿갓데마을 출신인 장판개(1885~1937)는 송만갑의 제자 중 첫손에 꼽힌다. 1904년 고종황제에게 참봉 벼슬을 하사받기도 했다. 이들 명창이 뿌린 소리의 맥은 순창국악원에서 잇고 있다. 국악원은 판소리·민요·난타·창극·무용·가사‧가곡·농악 등 국악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의로 국악 동호인을 넓혀가고 있다. 순창 출신 판소리연구가 최동현이 쓴 『순창의 판소리 명창』(민속원·2023)은 김세종, 박복남, 박유전, 배설향, 성점옥, 이화중선, 장득주, 장득진, 장영찬, 장재백, 장판개, 주덕기, 한애순 등 스무 명에 가까운 순창 지역 판소리 명창을 소개하면서 우리 판소리사에서 순창의 역할을 가늠하게 했다. 그가 2011년에 낸 『소리꾼-득음에 바치는 일생』(문학동네)은 소리꾼이 득음하기까지의 혹독한 과정을 김세종·박유전·장재백·장판개 명창의 삶을 빗대 들려준다. △조선 최초의 ‘비가비 명창’ 권삼득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는 최초의 ‘비가비 명창’인 권삼득(1771∼1841)이 나고 자란 곳이다. 동네 굿판에서 판소리에 매료된 그는 글공부를 팽개치고 소리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 이유로 죽을 고비를 맞지만, 멍석에 휘말린 그는 “소리 한마디만 하고 죽게 해 달라!”라고 청했다. 아 말이 판소리지, 그게 광대아닝가아, 광대. 그 집안으 아부지 형님들이 양반 가문에 일대 치욕이라 해서, 판소리 공부를 아조 포기허게 헐라고 왼갖 방법을 다 써봐도 끝내 안 듣거등. 지금이라고 머 달러진 것도 없지마는, 그때는 더 했을테지맹. 집안에 광대 나먼 온 집구석 쑥대밭 되는 것으로 안 알었능가잉? ∥최명희의 장편소설 「제망매가」 마지막 가는 길에 하나 소청이 있노라 허드랑게. 그게 뭔고 허니 가조 일곡을 부르고 죽겄노라 허는 거 아니겄어? 기왕지사 직이기로 작은 혔으니 죽는 사람 소원 하나 못 풀어주랴 허락을 허고 모두 빙 둘러서 듣는디 거적 밑에서 새나오는 가조 일곡이 그만 사람으 오만간장을 다 녹이지 않았더라고? 울음바다가 됐당게로. 그래 하도 가긍허여 문중이 다시 의논을 혔지야. 족보에서 활적하고 내쫓기로 혔다이.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중에서 거적에 덮여 부르는 <춘향가> 중 십장가. 슬프고 애달픈 그의 소리에 감동한 문중 사람들은 그를 죽이는 대신 족보에서 제명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 길로 권삼득은 완주의 위봉폭포와 남원의 구룡폭포 등 세상을 떠돌며 설움을 떨치고 소리 공부를 했다. 소리 때문에 가문에서 쫓겨난 그는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고 들고 맞으며 세상사 설움을 떨쳤다. 폭포의 굉음에 맞서 목에 시퍼런 핏줄을 세우고 온몸의 기운을 상청으로 뽑아냈다. 신재효(1812∼1884)가 <광대가>에서 높은음을 길게 질러 내는 권삼득의 소리를 ‘천층절벽 불끈 소사 만장폭포 월렁궐렁 문기팔대 한퇴지’라 하며,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에 비유한 것은 이 때문이다. 권삼득은 노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고단한 소리꾼의 삶을 끝냈다. 용진면 구억리에 안동권씨 집성촌과 사당이 있고, 용진면사무소에서 구억리 방향으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의 나지막한 산에 그의 무덤이 있는데, 무덤 옆에 ‘소리구멍’이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구멍이 뚫려 있다. 더질더질. /최기우(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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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9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5. 책에게 쓰는 편지

△글제목: 책에게 쓰는 편지 △글쓴이: 장지우 (전주온빛초 1년) 안녕 책아? 난 전주 온빛초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지우야. 나는 네가 참 좋아. 너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예쁘고 귀여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나를 부르는 소리도 들리지가 않아. 그래서 가끔 혼나기도 하지. 헤헤~ 나는 하루 중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 코로나 19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여행도 수영장도 못 가고 친구들도 자주 만날 수 없어서 속상하지만 네가 있어서 정말 고마워. 너를 읽으면 보고 싶은 고모가 있는 멕시코도 갈 수 있고 큰아빠가 있는 싱가포르도 갈 수 있어. 그리고 나는 책을 읽으면 세종대왕님도 만날 수 있고 베토벤도 만날 수 있지. 옛날로 간 것 같은 기분이야. 정말 멋지지 않아? 그래서 내 꿈은 동화작가야. 벌써 내가 만든 동화책도 있어. 엄마 아빠는 내 동화책이 제일 제일 재미있다고 하시지. 동화 속 주인공 중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더 많은 종류의 공주들, 요정들, 요정들, 상상 속 동물들이 있어서 난 동화책을 특히 좋아해. 난 네가 잔뜩 있는 도서관도 좋아해. 우리 집도 책이 많지만,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도서관처럼 책이 엄청~ 많은 집을 지을 거야. 책아 항상 나를 즐겁게 해줘서 고마워. 나도 너를 아끼고 소중하게 대해줄게. 내 동생 승우가 너를 찢고 망가뜨릴 수 있으니 잘 숨겨줄게. 그럼 다음에 또 만나서 이야기하자 안녕~ 사랑해~ -꼬마 동화작가 장지우가-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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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8 13:30

최명희문학관, 10일 ‘김순영·최명희 작가’ 작고문학인세미나 연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은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추모일(12월 11일)을 앞두고 10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에서 ‘김순영·최명희 작가’ 작고문학인세미나를 연다. 작고문학인세미나는 2007년부터 해마다 전북 출신 문학인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글을 쓴 김순영(1937∼2019) 수필가의 작품을 통해 문학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순영 수필가는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동화 ‘샛별 질 무렵’)와 삼남일보 신춘문예(수필 ‘외투’),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수필 ‘묵은 책’) 등으로 문단 활동을 했다. 1960~70년대에는 신석정, 김해강, 신근 작가 등과 문단 활동을 했고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 창립에 이바지하는 등 폭넓은 문학 활동으로 전북 문학사의 지평을 넓혔다. 주요 저서로 수필집 <꼭 하고 싶은 이야기>(1991), <어느 하루도 같은 아침은 없다>(1992),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1994), <그때 거기서 지금 여기서>(2002), <다시 가을에>(2003) 등을 냈으며 전북문학상(1991), 전라북도문화상(1992), 신곡문학상(1996), 전북여류문학상(1999), 한국수필문학상(2001), 전북수필문학상(2003), 전북예총하림예술상(2012) 등을 받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순영 수필가의 절친한 동료이자 후배 문학인인 김용옥 시인이 ‘내가 사랑한 수필가 김순영’을 주제로 정직하고 성실하며 사리분별이 분명했던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최기우 극작가가 ‘수필가 김순영의 삶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역 안팎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근혜, 김영주, 이경옥 동화작가, 이진숙 수필가, 최아현, 황지호 소설가는 작가의 수필집을 읽고 쓴 서평을 발표한다. 또한 김미영 문학박사와 최기우 극작가는 수필을 통해 고향의 훈훈했던 인정과 풍경,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한 최명희의 작품 세계도 들려준다. 세미나의 좌장은 문학평론가 문신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맡는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관장은 “작고 문학인을 생각하는 세미나를 통해 전북의 자랑스러운 문학 자산인 김순영, 최명희 작가와 그의 작품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서 지역의 긍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7 17:55

장세원 시인, 두 번째 시집 ‘별을 바라는 동행’ 펴내

장세원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별을 바라는 동행>(신아출판사)을 문단에 내놨다. 여든을 훌쩍 넘긴 그가 인생에서 여행과 같은 특별한 경험, 기억뿐 아니라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감내했던 엄혹한 순간들을 시적 정서로 풀어냈다. “맑은 날 궂은 날 가리지 않고/ 한 생애를 살아오며/ 맡은 소명 다하는 동안/ 무겁게 누적된 과로의 응어리/ 쇠잔한 기력으로 소생하지 못하고/ 예정된 운명의 길을 가고 말았구나// 오호, 통재라/ 폐차장으로 가는 길/ 영원한 영광은 없나보다”(시 ‘폐차장으로 가는 길’ 중에서) 그가 이제 눈 뜨기 시작했다는 시의 세계는 오묘한 미지의 탐험과 같다. 5년 전 시집을 펴낸 후 끊임없이 시 문학에 천착한 시인에게 여전히 고민과 숙제를 안겨주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다. 시인은 “조금 더 나은 시를 써보이겠다는 의욕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이었고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면서 “시간의 흐름에 의무감으로 두 번째 시집을 펴내고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평설을 통해 “장세원 시인의 시는 기승전결의 연 구성이 확연하다”며 “건강한 정서와 서정시의 표본이다”고 평했다. 부안 출신인 그는 전북대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주여고 교사, 서해대 교수를 역임했다. 한울문학 시로 등단해 시집 <시간의 소리마디>를 펴냈고 열린시문학회, 전북문협, 부안문협, 신아문예작가회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4

이혜성 에세이집 ‘예체능 자녀 엄마로 산다는 것’ 출간

자녀의 진로를 결정할 때 타고난 재능 위주로 뒷바라지할 것이냐, 세상의 성공 기준에 따라갈 것인가 결정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런 부모들을 위해 이혜성 전북도의회 사무관이 에세이집 <예체능 자녀 엄마로 산다는 것>(더로드)을 새로 냈다. 이 책은 자녀를 잘 교육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법, 공부 잘하는 방법 등을 담은 실용서가 아니다. 지금도 자녀의 타고난 재능과 세상의 성공 기준에서 고민하는 부모를 위한 성장과 해법을 담았다. 아울러 직장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가족과 더불어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 1991년 공직에 입문한 후 2000년대부터 일과 육아를 병행한 저자는 워킹맘으로 두 아들의 성장 이야기를 고스란히 써냈다. 현재 그녀의 큰 아들은 프로골퍼로 군 제대 후 계속해서 투어 프로에 도전 중이고 작은 아들은 거문고 전공자로 군악병으로 복무 중이다. 10대 초반에 아들이 문제행동을 보이자 심리상담과 진로 교육을 받은 뒤 예체능으로 자녀 교육의 방향을 잡았다고. 저자는 예능이든, 체육이든 자녀 한 명만 뒷바라지하기에도 벅찬데 둘을 어떻게 가르쳤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단다. 그럴 때마다 넉넉한 돈은 없지만 두 아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예체능의 꽃을 피워 열매 맺기를 항상 기도한다. 늦게나마 중년이 되고 철이 든 엄마로서, 공직자로서, 작가로서 늘 부끄럽지 않고 본이 되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솔직담백하다. 저자는 “지난날의 일기와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쓰다 보니 어느 방향이든 아이와 소통하면서 사랑으로 뒷바라지하는 것이 행복이고 해답이란 것을 깨달았다”며 “이 땅의 청소년들이 부모님과 가족의 품 안에서 자신의 꿈과 날개를 활짝 펼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남원 출생인 그녀는 전주성심여고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고향 면사무소에서 공직자로 첫발을 내디딘 후 군청, 시청, 도청, 중앙부처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공직 업무를 수행했고 현재 전북도의회에서 근무 중이다. ‘효자동 공순이 포도나무각시’란 필명으로 블로그에서 일기를 쓰고 있으며 저서로 <운명을 바꾸는 종이 위의 기적-버킷 리스트 22>와 <완벽한 결혼생활 매뉴얼>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2

이태원 참사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고길섶 작가, 장편소설 ‘엄마가 말할게’ 발간

“이들의 논리에는 희생자가 없어요. 희생자가 없으니 당연히 가해자도 없겠죠. 그게 부조리 참사의 핵심 아니겠어요?” (소설 ‘엄마가 말할게’ 본문 중) 이태원 참사 이후 한 유가족의 70여 일간의 삼보일배를 그린 이야기, 고길섶 작가가 장편소설<엄마가 말할게>(섶나무)를 발간했다. 책은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고 작가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채워졌다. 실제 책에서는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과 그 결과가 끼치는 삶의 참담함에 대해 질문하며, 슬픔과 기억의 차원을 넘어 우리가 역사적,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선택하며 그 결과로써 우리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지, 중층적인 실존의 문제를 제기한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갈등하는 실존적 현실은 생애사적으로 경험해 온 역사적 굴곡의 삶 및 감정구조와 유관함을 보여준다. 또 꿈과 혼령들과의 대화 등 동물 공화국 우화라는 복합형식을 통해 현실과 악몽, 이승과 저승, 인간사회와 동물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고 작가는 “이태원 참사 사건의 복잡계 스토리를 상상하다 ‘모든 사건은 결코 사건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작품의 안과 밖,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태원 골목길 참사의 복잡계 스토리를 추적했고 작가와 독자와의 긴장된 시선으로 재창작 해봤다”고 말했다. 한편 부안 출생인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을 공부했으며 문화비평 및 지역문화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저서로는 <문화비평과 미시정치>, <어느 소수자의 자유>, <스물한 통의 역사진정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06 17:22

정읍문학회 ‘정읍문학’ 제23집 출간

정읍문학회(회장 김철모)는 회원들의 작품을 엮은 <정읍문학> 제23집을 발간했다. 이번 호에는 정읍문학회 김철모 회장과 김만권, 김인숙, 김용성, 김준식, 문순애, 박관호, 송병섭, 이복생, 이성자, 이재만, 이재형, 홍진용 회원 등의 시와 수필 등이 실렸다. 현재 전북문인협회장으로 있는 김영 시인의 시와 정읍 출신으로 전주와 군산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는 이소애 시인과 신성호 시인의 작품도 초대 시로 실렸다. 이번 호에서는 노동의 숭고함과 고향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표현한 정읍 출신 한영이 서양화가의 ‘나와 마을’이 표지화로 선정됐다. 아울러 제11회 정읍사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명윤 시인의 시 ‘내 속에 든 풍경’과 최우수상 수상작인 장금식 작가의 수필 ‘물 때’, 우수상 수상자인 김태림 시인의 ‘송곳니 주의보’ 및 작품 심사평이 수록됐다. 정읍문학회는 지난 11월 12일 제11회 정읍사문학상 시상식을 열고 시상과 함께 시낭송, 축하 공연 등을 마련한 바 있다. 김철모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정읍문학의 23년을 되새기면 글쓰기는 한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으로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써나가는 것이 문학인의 좋은 자세”라며 “올해 정읍사문학상 응모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문집은 정읍사문학상 응모자, 출향 인사, 지역 관공서 및 학교 등지에 배부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1

전라시조문학회, 동인지 '전라시조 제60집' 발간

전라시조문학회의 60번째 동인지 <전라시조 제 60집>이 세상에 나왔다. 동인지에는 김형중 전라시조문학회장의 권두언을 비롯해 제26회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작, 제1회 찾아드리는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작, 박기승·남승렬 시조시인의 특집 작품이 수록됐다. 또 권경주, 김영남, 백현종, 이정자 등 42명의 회원의 풍부한 창의력이 어우러졌다. 이번 동인지의 특집에서는 박기승 시조 시인의 ‘시조와 번역 한시-세월호(歲月號)’와 남승렬 시조 시인의 ‘초대시조-동백꽃을 주우며’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동인지에는 지난해 전라시조문학회 총회, 제59집 전라시조 출판기념회, 제5차 임원회의 등 협회 내부 행사 사진과 전라시조문학회 정관·규정·연혁, 전라시조문학회 역대 회장단·수상자 명단 등 다양한 자료도 함께 실려있다. 김형중 회장은 “영예로운 전라시조문학회의 회장직을 제안받아 활동해 온지 벌써 2년의 시간이 지났다”며 “새롭게 입회한 회원들과 더불어 30년 이상 성실하게 제자리를 지켜주신 원로 회원님들에세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전라시조문학회를 이끌어 갈 회장단과 많은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06 17: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안도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안도현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를 읽다가, 해밀턴의 법칙이 떠올랐습니다. rB > C. 유전적으로 가까운 정도(genetic relatedness)에 이타적 행동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Benefit)을 곱합니다. 값이 그 행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Cost)보다 크기만 하면 이타적 행동은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초록 풀잎 하나가/ 옆에 있는 풀잎에게 말을 건다/ 뭐라 뭐라 말을 거니까/ 그 옆에 선 풀잎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풀잎이/ 또 앞에 선 풀잎의 몸을 건드리니까/ 또 그 앞에 선 풀잎의 몸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들끼리/ 한꺼번에 흔들린다/ 초록 풀잎 하나가/ 뭐라 뭐라 말 한 번 했을 뿐인데/ 한꺼번에 말이 번진다/ 들판의 풀잎들에게 말이 번져/ 들판은 모두/ 초록이 된다” (‘초록 풀잎 하나가’ 전문). 옆과 앞에 있는 풀잎은 가까운 사이입니다. 땅속을 벋어 가는 뿌리를 잠시 멈추고 물과 양분을 나눌 수 있는 사이죠. 이롭고 보탬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요? 들판이 모두 초록이 되는 것. 초록은 젊음, 순수, 발달, 평화, 휴식, 여유 등을 상징해요. 말을 거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흔들림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흔들림은 슬픔과 아픔으로 흔들릴 뿐,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어지러울 연(䜌)과 마음 심(心)이 합해져 그리워할 연(戀)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나는 좋은 느낌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겠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겠습니다. 내게도 초록 들판 하나 무연히 흘러들어 오겠지요. 로드 킬을 당한 족제비를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웁니다. 그와 가까워져요. “털가죽으로 노란 목도리를 만들어 팔던 때”의 소리를 듣습니다, 생태계를 지탱해 준 족제비를 “산머루 같은 까만 눈으로” 바라봅니다. “지금은 길가에 누워 있는 족제비/ 아스팔트의 목을 감싸고 있는 목도리”는 숭엄함을 가만히 건네줍니다. “흉측한 걸 왜 보느냐”라는 말은 한 손으로 받아도 가볍지만 말이죠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목도리’ 중).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는/ 할아버지의 유품 중에는/ 씨앗이 든 낡은 자루가 있다”로 시작되는 ‘할아버지의 시드볼트’는 “올해 화분에 한번 심어 보자”라고 말하는 아빠로 끝납니다.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타적 행동이 진화할 현실성이 높은 것이지요. “먼 훗날 열어 보라고/ 할아버지가 시드볼트를 만들어” 놓았겠지요. 덕분에 화자는 “이 작고 여린 것들이/ 힘이 정말 세다”라는 것과 “손끝에도 잡히지 않는 씨앗 중에서/ 채송화와 상추씨가 제일 작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지요. 물론 “씨앗을 담아/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놓은” 할아버지의 노고는 봉투처럼 작죠.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귀뚜라미와 대화를” 나누면, “혼자 지낼 줄 알아야 어른이 된다” (‘귀뚜라미와의 대화’ 중)라는 진실을 살릴 수 있겠지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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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6 17:15

[전북의 문학 명소] 6.문학과 미술의 다정한 동행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는 문학과 미술이 자연스럽게 어울린 곳이 여럿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김병종’은 화가이면서 극작가이고, 순창군 박덕은미술관의 ‘박덕은’은 화가이면서 시인이다. 순창 구미마을에 터 내린 송만규 화백은 섬진강을 화폭과 수필집에 담았고, 사진작가 이흥재는 순창과 임실의 오일장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사진수필집에 담았다. 광한루원 춘향사당은 춘향의 영정을 보관한 곳이며, 완주 그림책미술관과 삼례문화예술촌은 문학과 미술이 공존한다. △그림에 자연스레 스민 깊은 사유,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김병종은 한국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화가지만, 1980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각각 미술평론과 희곡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30여 권이 넘는 평론집과 산문집을 출간한 문학인이다. 특히, 예술기행 산문의 백미로 꼽히는『화첩기행』(문학동네·2014) 연작(총 5권)은 시공간을 넘어 문화예술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인문정신과 예술혼이 씨줄과 날줄로 아름답게 수놓아 있으며, 모로코·튀니지·알제리·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의 독특한 색채와 예술성에 대한 섬세한 사유도 만날 수 있다. 전북과 관련된 이야기는 1권 ‘남도 산천에 울려 퍼지는 예의 노래’에 있다. △이매창과 부안―이화우 흩날릴 제 ‘매창뜸’에 서서 △이삼만과 전주―이 먹 갈아 바람과 물처럼 쓸 수만 있다면 △강도근과 남원―동편제왕이 쉰 소리로 전하는 사랑노래 △조금앵과 남원―달이 뜬다, 북을 울려라 △최명희와 남원―육신을 허물고 혼불로 타오른 푸른 넋 최명희 등이다. 나는 지금 소설의 무대가 된 남원의 혼불마을을 찾아갑니다. 푸른 들길로 철로가 이어진 작은 서도역을 지나자 풍악산 날줄기에 매어 달린 것 같은 노봉마을이 보입니다. 오십 년 전만 해도 밤이면 산을 건너가는 늑대 울음이 예사로이 들리곤 했다는 곳입니다. 소설 속에서처럼 슬픈 근친 간의 사랑이 일어났을 법도 하게 50여 호의 마을은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김병종의 인문기행서『화첩기행』 작가는 개정판 서문에 ‘돌아보니 내 40대와 50대를 이 책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문학이라는 가지 못한 또하나의 길에 대한 그리움과 회오 같은 것이 일종의 해원처럼 제3의 형태로 발화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놓고 밤이 이슥하도록 고치고 또 고치던 시간은 나를 다시 문학청년 시절로 되돌려 놓았고 그 황홀한 기억이야말로 이 일을 계속하게 한 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써 놓았다. 『화첩기행』 연작을 읽고 미술관에서 김병종의 미술작품을 만나면 그림마다 자연스레 스민 그의 깊은 사유가 담긴 문장이 함께 떠오르며 가슴이 찬다.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거는 곳, 구미마을 섬진강 물길을 수없이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물이 건네는 곡절을 한지에 수묵으로 담고 있는 송만규 화백. 1980년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인간미를 좇던 그가 섬진강을 찾은 것은 1992년이다. 작가는 “정월 대보름날 시인 김용택 형네 집에 들러 어머니가 해 주신 밤밥을 먹고 천담, 구담, 장구목, 구미를 거쳐 섬진강 상류를 걸었다.”라면서 “아마도 그때 이 강이 내 가슴에 들어온 듯하다.”라고 말했다. 2002년부터는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순창 무량산 자락 구미마을에 둥지를 틀고 강과 그 어귀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17번 국도를 따라가 본다. 거기서 만나는 섬진강은 늘 조잘조잘 낮게 흐른다. 강물이 흐르고 흘러 이르는 그 길에 한없이 포근한 어머니 같은 산,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 품 안의 산길 야트막한 언덕에는 서너 포기 붓꽃이 피어있다. 보랏빛 비녀를 꽂은 듯 고풍스런 자태다. ∥송만규의『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송만규의 그림은 웅장하다. 특히, 21m 길이의 <새벽 강>과 24m 길이의 <언 강>은 수묵의 절정을 보여준다. 골짜기와 골짜기를 굽이굽이 낮게 흐르며 뭇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깃들게 한다. 스스로 풍광과 자연을 만드는 강물의 행행지도(行行之道)를 겸애 정신이라 사유하며 자신도 강물이 된다. 풀 한 포기, 돌멩이 한 개까지 담고 싶은 마음에 강가를 살피다 발견한 것이 굽이쳐 흐르는 강물 주위에 소담히 피어난 들꽃이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새끼손톱만 한 꽃들. 작고 여린 생김새의 꽃들이 온갖 것에 밟히고 거센 바람에 휘둘려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싹을 틔우는 모습에서 고귀한 생명력을 느꼈다. 척박한 시멘트 틈에서도 피어나는 그 생명이 민중의 정신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이들을 화폭에 옮겼다. 꽃의 생김새, 학명, 꽃말 등에 영감을 얻어 생각나는 단어와 문장은 글로 옮겼다. 좁쌀만 한 꽃들이 닥지닥지 매달린 모양의 들꽃, 꽃다지를 보면서 어디에서도 함께 몸 비비며 사는 우리네 삶을 떠올렸다. 거친 들판에서도 꼿꼿하게 꽃을 피우는 노란 민들레는 독재에 항거하고 자기 몸을 희생해 이 땅에 민주주의 씨를 뿌린 열사들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쌓인 그림과 글 101편은『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비앤씨월드·2016)에 담겼다. 2022년에는 섬진강 전체를 높은 곳에서 보며 잡아낸 여덟 장면의 사계를 서른두 장의 대형 화폭에 담은 그림과 강의 덕성과 품성을 느끼며 적은 작가의 사유를『강의 사상』(거름·2022)에 담았다. 부제는 ‘다시 붓질, 겸애의 순간들_ 섬진팔경’이다. 두 권의 책 모두 여리면서도 강하고, 웅장하면서도 소박한 섬진강의 심성을 보여준다. 섬진강과 더불어 사는 마을들의 속내를 닮았다. /최기우(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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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3 10:00

[전북의 문학 명소] 5.옛이야기에 스민 선인의 마음

모든 곳에 이야기가 있다. 그중 으뜸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삶과 소망이 깃들어서 전해 내려온 전래동화다. 대부분 권선징악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주인공이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며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내용이다. 이야기에 담긴 삶의 철학과 가치는 우리 겨레를 비롯한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들이 전승된다. 각박해질수록 전래동화를 더 귀하게 여겨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래동화 속 마을도 늘 우리 곁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임실 ‘오수의 개’ ‘오수의 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개다. 산불로부터 술에 취해 잠든 주인을 구하기 위해 냇물에 몸을 적셔 주위 들풀에 비벼 불길을 막고 자신은 지쳐서 죽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 이 이야기는 전라도 안찰사 출신인 최자(1188∼1260)의『보한집』(1254)에 처음 실렸고, 1911년 간행된 보통학교의 교과서『조선어독본』과 1973년 간행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견으로 소개되면서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도 이준연·정하섭 등 여러 작가가 동화로 각색해 독자를 만나고 있다. 오수의견비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오수 주민들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짐작된다. 본래 설화의 무대인 오수면 상리마을 앞 오수천 가까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하천 정비 공사를 하면서 사라졌다가 1939년 마을 유지들이 현상금 20원을 걸고 찾아냈고, 현 위치인 오수시장 옆 원동산공원으로 옮겨졌다. 오수의견비각 현판 글씨는 무주군 출신으로 국무총리를 지낸 황인성(1926∼2010)이 썼다. 의견비 바로 곁에는 귀가 늘어지고 적당히 긴 털을 가진 의견상이 서 있으며, 공원 한쪽에는 9기의 선정비들이 있다. 1971년 12월 2일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되었다. 개 오(獒), 나무 수(樹)를 쓰는 오수면의 지명 역시 그 개의 무덤에 꽂은 지팡이가 큰 나무로 자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완주 앵곡마을에서 읽어야 제맛인 콩쥐팥쥐 한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전래동화 「콩쥐팥쥐」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로 시작되는 꿈결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조선 이조 중엽 시절에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쯤 되는 곳에 한 퇴리가 있으니, 성명은 최만춘이라 하였다. (중략) 열 달이 차자 갑자기 그윽한 향기가 방안에 감돌며 문득 한 옥녀를 낳았으니, 딸아이의 이름을 콩쥐라 지어 애지중지 길렀다. ∥최고본(最古本) 대창서원판『대서두서전(콩쥐팥쥐전)』(1919년) 콩쥐팥쥐 이야기는 전국에 걸쳐 분포하며,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도 유형이 유사하지만,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 ‘전주 서문 밖 30리쯤 되는 곳’이라는 구체적인 지역적 배경이 언급돼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과 그 일대가 ‘콩쥐팥쥐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었다. 그래서 이서면의 도서관 이름은 ‘콩쥐팥쥐도서관’이며, 전주시에서 이서면을 거쳐 김제시로 이어진 도로는 ‘콩쥐팥쥐로’가 되었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는 ‘콩쥐팥쥐’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모두 ‘전주성 서문 밖 30리’라는 첫 문장이 낳은 결과물이다. △놀부와 흥부가 화해하고 행복을 찾은 남원 흥부마을 남원은 고전소설문학관이 있을 만큼 옛이야기가 차고 넘치지만, 놀부·흥부 형제 이야기가 첫손에 꼽힌다. ‘흥부’를 앞세운 흥부마을도 두 곳이다. 아영면 성리 상성마을은 놀부에게 쫓겨난 흥부가 정착하고 제비 다리를 고쳐준 뒤 부자가 된 마을이라 ‘발복지’라 불리며 많이 알려졌다. 흥부가 배가 고파 쓰러졌다는 허깃재와 흥부가 허기로 쓰러졌을 때 흰죽을 먹여 살린 은인에게 논을 사주었다는 흰죽배미, 놀부가 흥부의 집을 찾아왔다가 화초장을 지고 건넜다는 개울 노디막거리, 흥부와 놀부가 살았다는 장자골 등이 지척이다. 마을 사람들은 「흥부전」이 조선 영·정조 때, 이 마을에서 많은 덕을 베풀며 살았던 박춘보 이야기를 근거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마을 뒷산에는 그의 무덤이 있고, 주민들이 해마다 추모제를 올리는 망제단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인월면 성산마을은 놀부와 흥부가 태어난 곳이다. 성산마을에는 이웃과 소작인을 괴롭혀 놀부의 모델이 된 박첨지가 살던 곳으로 박첨지네 텃밭과 서당 터가 있으며, 마을 앞 냇가에는 제비를 형상화한 연상교가 있다. 연비봉, 화초장 바위, 흥부네 텃밭 등 「흥부전」에 나오는 지명도 전해진다. 그러나 성산마을의 의미는 오히려 더 특별하다. 「흥부전」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성산마을은 고약한 성격의 놀부가 박을 타다가 쫄딱 망한 마을이 아니라, 개과천선해 동생과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여기며 사는 따뜻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최기우의 희곡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에 가족의 화해와 화합을 부르는 남원의 소리와 그 의미가 쓰여 있다. △이야기에 담긴 뜻을 잇는 마음 남원 구룡계곡은 양반 출신 명창 권삼득(1771∼1841)이 득음한 곳으로 알려졌다. 권삼득은 제2곡인 북바위에 앉아 소리 한바탕을 한 뒤 옥룡추 계곡에 콩을 한 알씩 던졌는데, 한 가마가 다 없어졌을 때 비로소 득음했다는 일화다. 은적암터는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 경전인『동경대전』과 포교가사집인『용담유사』를 집필한 은적암이 있던 곳이다. 몽심재 고택은 1700년에 박연당이 지은 양반가 건물로, 김양오의 동화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에 넓은 품으로 모든 사람을 반겨 맞은 몽심재의 모습이 세심하게 그려 있다. 변강쇠백장공원은 옹녀와의 사랑을 위해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쓴 변강쇠가 벌을 받아 장승처럼 굳어서 죽었다는 「변강쇠전」을 소재로 만든 쌈지공원이다. ‘조선 팔도를 누비다 강쇠가 옹녀를 만나 이곳에 이르러 음양바위에서 운우지정을 나누며 장승들을 뽑아 땔감으로 쓰니 대방장승이 대노하여 팔도 장승을 이곳에 모이게 하여 강쇠에게 벌을 내린 곳으로 전해져 백장골로 불리어 온다네.’라는 공원의 안내 글이 무섭다기보다는 정겹다. 공원 옆을 흐르는 백장암 계곡에는 변강쇠와 옹녀가 놀았다고 전해지는 백장바위, 남녀의 성기 모양을 한 음양바위, 바위를 긁어 국을 끓여 먹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는 근연바위 등이 곳곳에 있다. 임실 운암강에는 낚시로 산삼을 낚아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는 운암 이흥발(1600~1673)의 조삼대(釣蔘臺) 설화가 있다. 순창 삼인대는 1515년 김정(순창군수)·박상(담양부사)·유옥(무안현감)이 중종반정으로 억울하게 폐위된 단경왕후 복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썼던 곳이다. 그 올곧은 정신을 잇는 마음은 계속 이어져 여러 문학인이 삼인대 정신을 문학 작품에 담았고, 순창삼인선양문화회는 2003년 순창의 300개 마을에서 2개씩 돌을 모아 절의탑(節義塔)을 세워 선인의 충절을 기렸다. /최기우(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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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2 10:00

[줌] 은빛수필문학상 수상한 임두환 수필가

“수필이란 문학을 통해 우리 실버세대가 위축되지 않고 은빛나래를 펼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제9회 은빛수필문학상을 수상한 임두환(77) 수필가의 소감이다. 은빛수필문학상 수상자는 은빛수필문학회와 안골노인복지관이 전북지역 내 60대 이상 수필가들 중에서 선정한다. 60대 이상 작가들 중에선 아직도 마음만은 문학청년인 작가들이 많다. 이번에 수상을 차지한 그는 ‘여동생이 보내준 감자’란 작품에서 어려운 어린 시절 감자가 안겨준 고마운 마음을 글로 써내 독자들을 설득시키는 필력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늦깎이로 수필을 쓴 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한 그는 어떻게 하면 수필을 잘 쓸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는 날이 많았다고. “수필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암탉이 좋은 먹이를 먹어야 영양가 있는 알을 낳듯이 많이 읽고 많이 쓰면서 많은 경험을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을 지켜 나갔습니다.” 날이 갈수록 나태해지는 요즘 수상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았다는 그는 “열심히 글을 쓰게 될 격려와 응원을 얻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필 창작에 도움을 준 안도 지도교수님과 부족하지만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심사위원님, 문학회 회장님을 비롯해 회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떤 일에 발을 디뎠으면 10년은 도전해야 한다는 그는 “어떤 일을 시작했으면 그 일에 미칠 정도로 몰두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수필가로 창작에 열중하면서 전주 금상동 산불 진화대 대원으로 활동하며 봉사에도 발 벗고 나선 그는 “지역에 도움이 되도록 산불 진화 활동과 수필 창작에 더욱 전념할 계획”이라는 뜻도 밝혔다. 진안 출신인 그는 지난 2008년 종합문예지 계간 대한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행촌수필문학회 부회장과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대표이자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 이사, 진안문인협회 감사, 전북문인협회, 대한문학작가회, 은빛수필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작품 활동으로 수필집 <뚝심대장 임장군>과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출간했고 행촌수필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1.30 17:25

이철수 사진작가, '100년의 역사 진안 용담댐-끝나지 않은 이야기' 발간

‘용(龍)이 노니는 연못’ 진안 용담 다목적댐의 건설 과정을 정리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철수 사진작가가 흑백 사진으로 <100년의 역사 진안 용담댐-끝나지 않은 이야기>(한국수자원공사 용담댐지사)를 발간한 것. 책은 ‘PART1. 용담(龍潭) 과거의 이야기’, ‘PART 2. 건설의 대장정’, ‘PART 3. 고향을 두고 떠날 수 없었던 사람’, ‘PART 4. 용담댐의 오늘과 내일’ 등 총 4장으로 구성돼 용담댐의 역사부터 미래까지 조명하고 있다. 이번 책을 발행한 김세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댐지사장은 ”1990년대에 건설된 용담댐의 잊혀진 역사를 기억하고 당시 삶의 터전을 내어줘야 했던 진안군민들의 슬픔과 댐 건설에 참여한 임직원의 헌신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이번 책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책에는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치열한 투쟁의 모습, 마을 이장과 주민들 간의 안타까운 갈등. 철거 통지를 받고 망연자실한 주민과 임시 움막을 짓고 사는 주민의 모습, 정천면을 떠나는 이들의 눈물 등 68개의 마을 속 2800여 세대에 거주하고 있던 1만 2600여 명 이주민들의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 있다. 이 작가는 “당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는 저에게 '뭐 하러 찍는가?', '어디서 나온 사람인가?'라고 묻던 경계심 가득찬 주민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며 ”이번 책에 이주민들의 투쟁, 갈등, 이별, 철거 과정을 있는 그대로 촬영한 결과물을 한 편으로 집약했다. 이제나마 2만 4000여 컷 중 엄선된 사진을 세상에 보여주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달 1일 오전 11시부터 진안 용담솟을커뮤니센터 1층에서 <100년의 역사, 진안 용담댐>의 북 콘서트도 예정돼 많은이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일제강점기 계획된 용담댐의 역사와 건설 과정을 재조명하고, 주요 참여 인사의 회고와 대담을 통해 지역 문화의 가치를 제고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흑백 작가로 활동 중인 이철수 씨는 전남 화순 출생으로 사진을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랬던 그는 1983년 데일리 스포츠 신문의 사진 콘테스트에 당선을 기점으로 40세가 되던 해 서울예술대학교에 진학해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전통장례식’, ‘한국무당’, ‘당산나무’ 시리즈 등을 반간했으며, 현재 한국이 현대 사회로 변모하면서 사라지고 있는 한국전통 풍습을 기록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29 17:5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