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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찾아온 스타들
'2010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는 천안함 희생 장병을 애도하면서 차분하게 맞았다.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한 전주영화제엔 국내·외 별들이 참석, 전주영화제의 열한번째 봄을 축하했다.송하진 조직위원장은 "전주는 영화의 도시·관광의 도시·전통문화의 도시로 커가고 있다"며 "전주영화제가 완전히 성장하기까지 도와주신 시민들과 영화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11회 개막 선언을 했다.고령으로 참석하지 못한 미클로슈 얀초 감독은 동영상을 통해 "내 영화를 통해 우린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여 년 전에 한국에 왔는데, 아직도 한국 풍경을 꿈에선 만나곤 한다"고 전했다.국내·외 스타들이 쏟아진 레드카펫 행사는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올해 사회를 맡은 유준상·홍은희 부부가 나란히 등장하자 "와"하는 시민들의 함성 소리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연이어 터졌다.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과 월드 스타 강수연의 오랜만의 나들이도 카메라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신예 스타들 박해일과 구혜선, 이태성과 올해 영화제 얼굴인 박신혜·송중기 등의 등장은 소녀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주영화제는 5월7일까지 49개국에서 온 208편의 영화로 또 다른 '시네마 천국'을 만난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세계 영화사에서 그들이 거장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회고전'과 '오마쥬'는 영화에 대한 식견을 갖춘 이들에게 백미로 꼽히고 있는 섹션. 세계 영화계의 최전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포르투갈의 페드로 코스타와 동시대 독일 감독 중 가장 논쟁적이고 혁신적이며 정치적이고 급진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인 로무알트 카마카가 '회고전'에 초대됐다.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 감독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오마쥬'는 '혁명적 시학을 완성한 예술가' 헝가리의 거장 미클로슈 얀초의 작품을 조명한다.▲ 페드로 코스타-저항과 혁신의 영화미학영화감독이 스크린 위에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사운드는 세계에서 최초인 것 같아야 한다고 페드로 코스타는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예컨대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코스타의 영화는 분명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우리는 그의 영화 속에서 피와 살을 가진 존재이면서 유령인 듯한 사람들을 볼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절망과 비참의 나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숭고함을 지닌 사람들을,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관심 있게 지켜 보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흔한 사회비판적 리얼리즘 영화에 어울릴 법한 요소들을 가지고서도 그런 용이한 범주에 속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코스타가 영화 속 요소들을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기 위한 '소재'로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한편으로 코스타가 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보통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기동성과 신속성을 미덕이자 장점으로 거론할 텐데, 코스타는 오히려 그 장비를 시선도 대체로 고정시키고 시간도 많이 들이는 데 이용한다. 영화 만들기의 방식과 그 윤리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대안적 방식을 실험하면서 그것을 혁신적인 미학으로 연결시킬 줄 안다는 점에서 코스타는, 다른 훌륭한 시네아스트들이 그랬듯, 영화라는 것 자체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주는 현재의 소중한 영화감독이다.▲ 로무알트 카마카, 동시대 독일영화의 최전선올라프 묄러라는 영화평론가는 로무알트 카마카를 가리켜 현재 가장 칭송받는 독일의 영화감독들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자국에서는 여전히 '저주받은 시네아스트'일 뿐이고 정보력이 많은 영화제에서도 풍문으로만 떠도는 이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올해 전주에서 열리는 카마카의 회고전은 다큐멘터리와 픽션 영화 양쪽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 '미지의 존재'를 비추는 소중한 빛이 될 것이다.65년생으로 뮌헨의 유명한 대안적 시네클럽을 드나들며 젊은 시절을 보낸 카마카는 80년대 중반부터 슈퍼 8밀리로 단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영화감독으로의 길을 잘 닦아나갔다.카마카 영화의 한 정점으로 평가받는 <밤의 노래>(2004)는 소수 인물만의 대면을 카메라로 포착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또 다른 실내극이다. 도무지 외출을 꺼리는 남편을 못 견디겠다고 말하는 아내와 자기가 쓴 글을 출판하고자 하지만 좌절감 속에 빠진 남편이 벌이는 하루 동안의 투정과 설전을 보며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아마도 그건 인물의 표정과 시선부터 시각적 구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세심함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밤의 노래>는 정확성에 몰두하는 카마카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라 평가되기도 한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이 영화들과는 다소 상이한 카마카의 영화들도 상영된다. 정치적 다큐멘터리들인 <히믈러 프로젝트>(2000)와 <절멸의 땅>(2004), 음악 속으로 깊게 빠져들게 만드는 육체적 엑스터시의 영화들인 일렉트로닉 3부작(<196BPM>, 2003;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2005; <빌라로보스>, 200)은 카마카 영화 세계를 두루 조망하게 해줄 것이다.▲ 미클로슈 얀초, '학살의 발레'를 안무한 시네아스트음악의 측면에서 사고하고 리듬의 측면에서 보는 영화감독이라고 미클로슈 얀초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한 배우는 그를 적절히 정의했다. 확실히 '안무가'는 이 헝가리의 영화감독에게 잘 들어맞는 용어이다. 우선 그는 그 움직임을 그칠 줄 모를 듯한 긴 호흡의 카메라워크를 안무할 줄 알았던 인물이다. 그리고 그 카메라를 가지고 화면 속에서 계속 움직이는 인물들과 그와 함께 유연하게 스크린 안으로 들어왔다가 그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건들을 안무한다. 얀초의 영화는 이렇게 유려한 안무-연출 솜씨로 만들어낸 영화적 제의와 같은 것이다.그런데 그 제의에 담긴 내용은 그것을 매만지는 손길과는 달리 흉포하고 추악하기 그지없다.얀초는 자국과 관련된 구체적인 역사의 현장을 스크린에 옮겨내 이와 같은 영화적 '억압의 제의' 혹은 '학살의 발레'를 연출해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사건들을 다소 추상화함으로써 자신의 영화를 더 넓은 시대와 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고 울림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승격시켰다. 그러니까 그의 영화들은 어떤 과거 사건의 영화적 재현이 아니라 권력이 작동하고 유지되는 폭압적 메커니즘에 대한 알레고리인 것이다. 사람들이 얀초야말로 나치 강제 수용소에 대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영화감독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영화평론가 홍성남* 위 글은 전북일보가 발행한 '2010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 중 '거장, 그들이 만든 영화'를 요약한 것입니다. 전문은 전주영화제 현장과 도내 문화공간, 우석빌딩 로비 등에 비치되는 '2010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말 내 자신이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1회 때 일본 영화 코디네이터로 시작해 올해까지 아홉번째 참여한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46·동국대 교수)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전주영화제와 함께 했다. 2003년 4회 때 정식 프로그래머가 됐고, 2007년 8회 때 수석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 해, 전주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처음으로 개막작으로 올라갔으며 한국독립영화에도 경쟁시스템이 도입됐다. 과감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꼭 필요한 도전이었다."욕심내지 않았고, 시간이 걸려도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면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영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10회가 지났다고 해서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더 신경 썼습니다."그는 "이번 영화제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아쉬움도 많다"고 했다."지난해 필리핀의 새로운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면, 올해는 남미 영화들입니다. 또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의 비중도 커졌습니다. 특히 김동원 감독 회고전은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전주영화제에서 언젠가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기획이었어요."그는 "전주영화제에서 남미 영화 숫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남미의 신인감독들이 힘있고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는 증거"라며 "새로운 지역의 영화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전주영화제와 같은 생각을 하는 영화들을 선택하다 보니 올해 특히 걸작 다큐멘터들이 많이 프로그래밍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대중성을 위해 관심있게 준비했어요. '애니페스트'라는 섹션을 신설한 것도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영화제가 끌어안고자 하는 노력이죠."정 수석 프로그래머는 무엇보다 '경쟁부문'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지금은 낯선 감독들이지만, 곧 이들이 세계 영화계의 미래를 이끌 감독이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처음 프로그래머가 됐을 때, 어려운 상황에 있던 전주영화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진 고민이 많았어요. 요즘처럼 영화제가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보람도 느끼죠. 물론, 저 혼자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전주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주실 때면 정말 뿌듯해요."그는 "누군가가 영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전주영화제도 그런 영화제로 만들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올해를 마지막으로 전주영화제를 떠나는 정 수석 프로그래머는 "나중에 죽을 때쯤 전주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 것 같다"며 "일본에서 공부를 완전히 마무리 못한 아쉬움이 있어 당분간 공부하면서 재충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FRANCE, ITALY│2009│84MIN│35MM│COLOR│DIR_ JACQUES RIVETTE 자크 리베트중년 여성 케이트는 길에서 만난 이탈리아인 비토리오에게 도움을 받고, 답례로 그를 자신의 서커스 공연에 초대한다. 15년 전 아픈 과거 때문에 서커스단을 떠났던 그녀는 아직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 수수께끼의 사내, 비토리오는 서커스단 근처에 머물며 케이트의 과거를 파고 들어간다. 누벨바그의 존경 받는 거장 자크 리베트의 신작으로 미스터리와 코미디, 로맨스가 결합된 소품. 고고히 외줄을 타는 케이트 역의 제인 버킨은 지긋한 나이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PORTUGAL, FRANCE│2009│98MIN│35MM│B&W│DIR_ PEDRO COSTA 페드로 코스타상상해보자. 당신의 서재. 백열등. 에스프레소 혹은 흑맥주 한 잔.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레코드를 걸고 책꽂이에서 사진집을 꺼낸다. 어느 거장의 사진집. 이제는 절판되어서 다시 살 수도 없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빛을 내뿜는 사진들을 숨죽이며 한 장 한 장 넘긴다. 전율, 위로, 쾌락, 카타르시스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그것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는 그런 영화다. 음악과 이미지, 둘의 향연이 만드는 분위기를 한 조각 베어내서 간직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내는 '음악에 관한 영화'다.
JAPAN│2009│103MIN│HD│COLOR│DIR_ SUZUKI TAKUJI 스즈키 다쿠지헌 책방의 아르바이트생 하루는 거리의 고양이들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며 일과를 보내는 고양이 매니아다. 어느 날 서점의 주인부부가 애지중지하던 고양이 치비톰이 사라지고 하루는 자신의 '스토커' 능력을 발휘해 치비톰을 찾기로 결심한다. 아사오 하루밍의 인기 수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간 관계에 서툰 여주인공의 성장담을 잔잔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일본의 청춘 스타 호시노 마리가 하루역을 맡았으며, 아름답게 촬영된 도쿄의 골목풍경 속 사랑스런 고양이들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KOREA│2010│82MIN│HD│COLOR│DIR_ KIM SUNG-HO 김성호캐스팅을 위해 부산에 내려온 영화감독 인수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신비로운 여인, 혜련을 만난다. 자신의 시나리오 속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점점 혜련의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인수. 한편 20년 전 가족을 떠난 동연은 혼자 사는 딸을 찾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그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연결돼가고, 점점 인수의 시나리오 속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섞여 드는데…. 허구와 현실, 시공간이 뒤섞인 초현실적 이야기. 세련된 미쟝센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USA│2009│101MIN│35MM│COLOR│DIR_ SPIKE JONZE 스파이크 존즈고집불통, 미운 아홉 살 맥스는 외롭다. 아빠는 떠났고, 누나는 놀아주지 않는데다 엄마는 늘 바쁘기만 하다. 어느 날 엄마의 새 남자친구 때문에 심통이 난 맥스는 한바탕 소동을 피우고 집을 뛰쳐나간다. 작은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난 맥스. 소년은 낯선 미지의 땅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거대한 괴물들의 왕이 된다. 모리스 센닥의 그림동화를 <존 말코비치 되기>의 스파이크 존즈가 영화화한 작품. CG대신 실제 인형으로 탄생한 괴물들의 캐릭터와 개구쟁이 소년의 성장담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MEXICO│2009│74MIN│HD│COLOR│DIR_ PEDRO GONZLEZ-RUBIO 페드로 곤살레스-루비오멕시코 남자 호르헤와 이탈리아 여자 로베르타.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별거 중인 부부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그들, 남자는 정글에서의 단순한 삶을 원하는 반면 여자는 도시의 삶을 선호한다. 결국 로베르타는 다섯 살짜리 아들 나탄을 데리고 로마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모자가 떠나기 전, 호르헤는 어린 아들에게 멕시코 사람으로서의 기원을 가르쳐 주기 위한 여행을 가기로 한다. 여행 초반, 나탄은 낯선 환경에 육체적·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만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경험들을 배우게 된다.* 2010 로테르담 영화제 타이거상
[안성덕 시인의 ‘풍경’] 까치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복영 시인-장선희 ‘조금조금 초록 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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