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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엔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The Angels Share)] 잉여인간 좌절금지…그대에겐 특별함이 있다

우리영화 〈잉투기〉는 잉여라 불리는 이 시대의 좌절한 일부 젊은이들을 조명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웹상에 모여 키보드로 싸우는 것이다. 바짝 상기된 채, ‘현피’(웹상에서 싸우던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싸우는 것을 지칭. ‘현금에 피 묻히지 말자’는 뜻)도 불사한다. 영화를 본 어떤 이는 저 싸움에서 지는 순간 잉여 속 잉여가 된다는 위기감 때문에 더 격렬하게 싸운다고 했다. 이게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란 영화는 영국사회의 잉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영화는 군대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이들을 홀대하지 말고 보듬자며 특이한 방법을 제시한다.폭행으로 재판받고 사회봉사를 하는 청년 ‘로비’(폴 브래니건 분)에게 두 가지 변화가 생긴다. 하나는 여자 친구가 출산하여 애 아빠가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봉사 현장책임자 ‘해리’(존 헨쇼 분)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줘 세상이 바로 보인다는 것이다. 축하한다며 해리가 위스키를 따라주는데, 로비는 생전 처음 접하는 위스키 향에 넋을 잃고 만다. 해리는 어느 날 사회봉사자 4명을 대동하고 고급 위스키 시음장에 가는데, 로비가 앞에 나가 감별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 자리에서 로비는 뛰어난 후각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인정받게 된다. 이어 최고급 위스키 경매 정보를 입수한다. 어떤 향일까? 누가 마실까? 로비와 멤버는 이 위스키를 훔치기로 결정한다. 킬트를 입고 보무도 당당히 경매장으로 향하는 그들에게서 감춰둔 패기가 되살아난다. 도둑질도 일이 되니 이렇게 행복한 것을…. 작업은 완벽하게 성공한다. 4병을 손에 들고 나온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두 병은 깨지고 두 병이 남는다. 한 병은 해리에게 선물하고, 한 병은 경매에서 진 한 애호가에게 10만 파운드에 판다. 로비는 위스키 공장에 취직도 하게 된다.위스키를 낙찰받은 사람(115만 파운드에 낙찰됨)이 만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대중 앞에서 시음하는 모습이라니. “최고입니다. 이런 향 처음입니다!” 이는 로비가 진짜를 빼내고 다른 통의 위스키를 옮겨 담은 것이었다. ‘엔젤스 셰어’란 ‘천사의 몫’이란 뜻으로 위스키를 오크통에 보관하여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해마다 자연 증발하는 2~3%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깝기 짝이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천사의 몫으로 돌린다는 발상에 예지가 번득인다. 영화는 이 몫을 잉여들에게 베풀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사회 모든 시스템이 이를 받아들인 다면 발전 아니겠느냐고 개진한다.“위스키에 코를 대면 가장 먼저 무슨 향이 떠오르세요?” 영화는 여러 사람의 느낌을 여과 없이 내놓는다. ‘과일 향, 바닷바람 냄새, 할머니 집에서 먹던 성탄절 케이크 냄새, 광택제 냄새, 가죽냄새….’ 나는 한 멤버가 말하는 ‘아버지 냄새’란 말이 와 닿았다. 술은 아버지 아이콘 아니던가. 추억보다 더 진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아버지 향을 영화를 통해 맡으며 새삼 뭉클했다. ‘처음에는 달콤하고, 목구멍을 넘어갈 때는 스모키향이 진동해요.’ 영화가 말하는 위스키 맛이다. 해리의 모습을 보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세요? 당신은 누구에게 해리가 되어 준적 있나요? 우왕좌왕하는 영혼에 아버지의 향기를 불어넣어 준다면 어떤 잉여가 싸움만 하고 있을까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라는 브라질 영화는 가난한 개구쟁이 ‘제제’의 성장통을 그렸다. ‘뽀르뚜가’라는 정 많은 아저씨를 만나게 되면서 아이의 꿈이 현실이 되어간다. 훌륭하게 자란 그가 오렌지 나무가 있던 자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은 오렌지보다 더 달콤한 감흥을 준다. 미국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거리를 떠도는 아이 ‘빅 마이크’(퀸튼 아론 분)를 불러 세운다. 페밀리 레스토랑으로 크게 성공한 ‘리앤’ 과 ‘숀’ 부부가 집으로 데리고 가서 친자식처럼 키워 미식축구 스타를 만든다. ‘마이클 오헤어’의 실화를 그려 더 실감 난다. 자칫 하이스트 무비(범죄자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강탈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영화)가 될 뻔한 소재를 인정에 호소하는 반전으로 극복했다. 영화는 로비를 떠나보내고 남은 세 사람의 대화에 과제를 남겨둔다. “이제 뭐 할까. 돈도 많은데, 젠장 술이나 퍼마시자.” 잉여,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세상이 답할 차례다.·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7.21 23:02

세월호 다큐 거위의 꿈…유족 "사전동의 없었다" 반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영화 '거위의 꿈' 제작에 대해 유족들이 "사전 동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故 이보미 학생의 아버지씨는 딸이 부른 노래 '거위의 꿈'을 모티브로 한 영화제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보미의 아버지이자 가족대책위에서 TV보도와 다큐제작 등 미디어를 담당하는 입장이지만 영화 추진위는 사전에 단 한마디상의도 없었다"며 "내 딸의 노래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아버지의 동의도 없이 제작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벌써 2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금됐다는데, 나를 포함한 유족들은 국민에게 짐을 지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다른 방송사나 민간 제작사처럼 스스로의 자금으로 제작한다면 모를까 아이들을 빌미로 모금하는 것은 원치 않는 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화 제작은 말리지 못하겠지만 내 딸의 노래나 희생된 아이들을 모티브로 쓰지 말라"고 강조했다. 앞서 '거위의 꿈' 프로젝트 추진위(운영위원장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고1주년을 맞는 내년 4월 16일 이전까지 영화를 제작해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추진위는 영화 제목을 가수의 꿈을 키우다가 희생된 이보미양이 학교 행사에서 부른 노래 '거위의 꿈'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문제제기에 대해 김세균 추진위원장은 "기자회견 전에 미리 만나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특별법 제정 등으로 바쁠 것 같아 시간을 못냈다"며 "꼭 (유족)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유족들을 만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해명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4.07.18 23:02

디지털 삼인삼색 '산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디지털 삼인삼색 2014 프로젝트로 제작된 박정범 감독의 산다가 8월 6일부터 8월 16일까지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리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또전주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인 장우진 감독의 새출발이 감독경쟁부문에 올랐다.올해로 67회를 맞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스위스 최대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 중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 칠수와 만수(감독 박광수),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감독 배용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 낮술(감독 노영석) 등이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까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산다에 대해 올해 가장 놀라운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산다는 강원도 산골을 배경으로, 정신적 문제를 가진 누나와 어린 조카를 돌보며 살아가는 노동자 정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제작기간부터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이루어진 최초 공개까지 많은 화제를 낳은 작품이기도 하다. 연출과 주연 1인 2역을 동시에 소화해 낸 박정범 감독은 정철 캐릭터를 형상화하기 위해 15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고, 시나리오 수정만 50여 회, 겨울 강원도에서 진행된 50여 회 차의 촬영 등 빡빡한 일정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경쟁에 해당하는현재의 감독 경쟁부문에 진출한 새출발은 전망이 보이지 않는 20대 남녀의 불안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로드무비 형식의 작품. 올해 전주영화제 한국경쟁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강렬한 연기와 롱테이크의 인상적인 활용이 돋보이는 영화라는 호평을 얻으며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대상을 차지했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7.18 23:02

디지털 삼인삼색 '자유낙하' 체코 국제영화제 3개부문 수상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의 하나로 제작된 기요르기 폴피 감독의자유낙하가 체코 카를로비 바리에서 열린 제49회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에서심사위원특별상과 감독상 등 3개 부문 상을 수상했다.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는 동유럽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 전주영화제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화제 메인 상영관에서 폐막한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에서자유낙하는 경쟁부문에서 경합한 12편의 경쟁작 가운데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심사위원특별상(상금 1만5000 USD)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공식 섹션에 포함된 유럽영화 중 최고 작품에 수여되는 유로파 시네마스 라벨 상을 휩쓸었다. 통상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과 감독상을 한 영화에 안기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자유낙하는 이번 수상을 통해 올해 최고의 예술적 성취를 거둔 영화 중 한편임을 보여줬다는 게 영화제의 설명이다.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에 참가한 전주국제영화제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경쟁부문 공식 상영이 있었던 지난 10일 무대 인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기요르기 폴피 감독은 이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전주국제영화제에 특별한 감사와 연대의 뜻을 피력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7.15 23:02

'작은영화관 기획전-고창' 15~18일 개최

문화관광체육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와 고창 동리시네마가 주관하는 2014 작은영화관 기획전-고창이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고창 동리시네마에서 열린다.이번 기획전은 어린시절을 그려 낸 순수의 시절, 성장통과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의지, 도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인간의 한계, 도전, 그리고 꿈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으며, 15편의 영화가 2개관에서 30회에 걸쳐 상영된다.순수의 시절, 성장통 섹션에서는 <미나문방구>와 <7번방의 선물> 등과 같이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를 비롯해 <이프!>, <피부색깔=꿀색> 등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한계, 도전, 그리고 꿈 섹션은 80년대 대표 영화인 <그랑블루>부터 <코리아>, <미스터 고>와 같은 최신영화까지 한자리에 모았다.특히 16일 오후 1시 30분에 상영하는 <토토의 움직이는 숲> 상영 후에는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그림편지로 보내보는 영화 쓱쓱 그림편지 프로그램이, 17일 오후 1시 30분 <굿바이 홈런> 상영 후에는 현실의 장벽에 좌절하지 않고 꿈을 위해서 도전을 계속하는 원주고 야구부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꿈과 노력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는 조잘조잘 영화 토론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군 관계자는 2014 작은영화관 기획전은 의미 있는 영화를 함께 나누고 관람한 영화를 체험과 토론, 강연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군민과 청소년, 어린이들이 영화를 즐기며 문화생활을 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발권한다. 문의 고창 동리시네마(564-1340) 또는 작은영화관 기획전 사업단(smallcinema. co.kr / 070-4352-6437)

  • 영화·연극
  • 김성규
  • 2014.07.14 23:02

"의자는 내꺼야"…소유욕에 얽매인 현대인

의자를 둘러싼 한바탕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이 올려진다.전북연극협동조합은 오는 25일부터 8월3일 까지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에 있는 창작소극장에서 의자는 잘못 없다를 공연한다. 선욱현 작, 류경호 연출.이 작품은 필요와 생존이 아닌 욕망하기 위해 욕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냈다. 기존 연극의 형식을 변형하며, 꼬여가는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연극은 가구점을 지나던 30대 중반의 남자 강명규가 미대생인 가구점 딸이 만든 의자를 소유하려는 욕망으로 시작한다. 예술가의 작품이라며 판매를 거부하는 딸과 이를 몰래 팔려는 가구점 주인이 등장하며 흥정의 과정이 펼쳐진다. 30만 원으로 판매가 결정됐지만 의자를 갖기 위한 난관은 또다시 다가온다. 강명규의 아내 송지애가 고가의 의자 구입은 절대 불가라는 방침을 철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자를 둘러싼 인물들의 입장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 작품은 소유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제작진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험을 특별한 연극의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7시, 일요일 오후 3시다. 관람료는 일반 1만5000원, 학생 1만 원이며 자세한 문의는 063-277-7440.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7.14 23:02

전주영화제작소 후반제작 지원 작품 6편 선정

전북지역 영화영상산업 활성화를 위한2014 전주영화제작소 후반제작 지원사업에 6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영화 후반제작 지원사업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디지털 영화영상물 후반제작을 위해 시가 보유한 제작시설장비를 지원하는 사업. 올해는 총 12편이 접수됐다.선정작은 소설(小雪)(감독 전정치), 교실(감독 최예운), 밴드 오브 브라더스(감독 김영수), 낙원동(감독 최진영), 돌 세 개(감독 박영완), 소년을 위로해줘(감독 강송연).곽영진 영화평론가를 위원장으로 한 5명의 심사위원회 시나리오의 우수성을 가장 중시하고 그 외에 제작화 가능성 및 실현능력, 기획과 예산, 경력 및 전작품 등을 고려하였다고 밝혔다. 애초 5편이 지원 대상으로 공고했으나, 감독의 장래 가능성을 고려해 1편을 추가 선정했다.장편 다큐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작품의 사회적 가치와 작가적 진정성을, 단편 소설(小雪)과 낙원동은 미학적 잠재력과 사회적 가치, 시선 등에서 점수를 받았다. 또 단편 교실은 심리적 리얼리즘과 장르 실험성 면에서, 단편 돌 세 개와 소년을 위로해줘는 예술적 재능에서 주목을 받았다.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6편 선정작에 총 1,000만원을 지원하며 12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7.10 23:02

⑨ 레바논 감정 -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

<이퀄리 브리엄>이란 영화는 모든 감정이 통제되는 미래 도시 리브리아를 무대로 설정한다. 지배자는 전 국민에게 프로지움이란 약을 먹게 하여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감정을 느끼는 자들을 찾아 살멸한다. 상상도 못 할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정작 지배자는 약을 먹지 않고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와중에도 감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그들을 보면 압력밥솥에서 수증기가 분사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감정 유발 죄로 체포된 한 여성이 심문을 당한다. 당신은 왜 살지? 느끼기 위해서요. 그것은 숨 쉬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요. 사랑이 없다면, 분노나 슬픔이 없다면, 숨 쉬는 것은 시곗바늘이 내는 소리와 같을 뿐이에요.이런 감정의 메카니즘은 무엇일까? <내 감정 사용법>이란 책은 감정에 대하여 (신체의) 생리학적, (정신의) 인지적, (행위의) 행동적 요소가 동반된 우리 몸 모든 기관의 갑작스러운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찰스 다윈은 기본 감정으로 기쁨, 놀라움, 슬픔, 두려움, 혐오, 분노를 꼽는다. 그렇다면 각각의 감정을 구분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은 있을까? 책은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시인 최정례가 감정의 한 부분을 터치했다. 레바논 감정이란 시를 통해서다.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레바논 감정이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수박은 가게에 쌓여도 익지요./ 익다 못해 늙지요/ 검은 줄무늬에 갇혀 수박은 /속은 타서 붉고 씨는 검고/ 말은 안 하지요 결국 못 하지요/ 그걸 레바논 감정이라 할까 봐요 - 후략 -이 시에서 제목을 가져왔다는 <레바논 감정>이란 영화가 있다. 영화는 어떤 상황을 레바논 감정이라 부르는지 살펴보자.헌우(최상우 분)라는 젊은이가 어머니 기일을 맞아 봉안 당을 찾는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몰라도 한참을 흐느끼다 돌아선다. 얼마 후 그는 아는 형이 잠시 묵으라며 내준 아파트에서 목을 맨다. 잘 못 묶어 실패하고, 방 안에만 틀어박혀 지낸다. 어느 날 눈밭에서 어머니의 환영을 만난다. 어머니는 마주 잡은 손을 놓으며 손사래를 친다. 이제 네 갈 길 가라는 듯. 그러나 그는 자꾸만 어머니에게 다가가려 몸부림친다. 이때 다른 자기(자아로 해석됨)가 뒤에서 몸통을 끈으로 묶고 잡아당긴다. 하릴없는 육신이 눈밭에서 나뒹군다. 스스로 내 박친 인생이다. 눈 쌓인 들녘에 한 여인(김진욱 분)이 널브러져 있다. 막 출옥하였는데 갈 곳이 없는 가엾은 아가씨다. 지나가는 차를 무작정 얻어 타고 여기까지 왔다. 이곳에서 사내 둘이 경합한다. 운전해 준 남자와 여인을 찾아온 전(여자가 투옥되기 전) 남자. 여인은 운전해준 남자가 용변을 보는 사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들고 산속으로 도망친다. 그 사이 전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여인은 낯선 산속을 헤매다 노루 덫에 걸리고 비명을 들은 헌우가 달려가 구해준다. 이방인들의 동거가 시작된다. 침침하고 퀴퀴하던 아파트 창에 빛이 들고 향내가 나기 시작한다. 지리멸렬한 두 청춘이 한 침대에 든다. 시든 화초에서 꽃이 핀다. 여인이 헌우를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 겨울에 피는 흰 장미여 아직도 나를 기다리나.겨울장미 노래를 마친 여인이 헌우의 손을 감싸 쥔다. 잡아당기는 손이다. 위안의 손. 같이 가자는 손. 헌우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남녀가 사막처럼 건조하고 개흙처럼 질퍽거리는 질곡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사람은 둘, 동기는 하나다. 살면서 말로 표현 못할 상황이 얼마나 많았던가. 침보다 더 뜨거운 덩어리를 목구멍으로 넘긴 게 몇 회였는지 모른다. 시는, 영화는 이를 레바논 감정이라 합시다. 그럽시다. 그렇게 말하며 마무리 한다. 어느 날 레바논 감정 같은, 꼭 그와 같은 감정이 엄습하면 어떻게 할까. 이퀄리 브리엄은 말한다. 억제하는 힘이 없다면 감정은 단지 혼란에 불과하다라고. 내 감정 사용법의 해석은 조금 강력하다. 감정은 당신이 무엇을 하든 당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나타난다. 당신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감정의 조종을 받을 것인가. 감정을 조종할 것인가. 두 가지 길뿐이다. 감정은 말 잘 듣는 하인이자 못돼먹은 주인이며, 사용법을 알아야 하는 생물학적 힘이다.성숙한 사람은 자기 성격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요. 에니어그램 하면서 들은 말이다. 얼마나 성숙해야 할까. 얼마나 모질어야 할까. 오늘도 멘붕이 지나갔다. 저잣거리에 날아다니는 모래알 같은 놈이겠지 생각하지만.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감정을 더듬고 있는 게 인간이다.

  • 영화·연극
  • 기고
  • 2014.07.07 23:02

할리우드 대작 '혹성탈출' 개봉일 기습 변경에 영화계 반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이 애초 예정했던 개봉일을 앞당기자 영화계가 혼란에 빠졌다.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규모의 상영관을 점유할 것이 확실시되는 대작의 개봉 계획이 수정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잇달아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혹성탈출’은 애초 16일에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4일 개봉일을 10일로 앞당겼다. 이렇게 되자 ‘혹성탈출’을 피해서 한 주 앞선 10일 개봉 계획을 세웠던 영화들은 폭격을 맞은 상황이 됐다. 상영 스크린 수가 축소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장 상영관을 잡는 것은 철저히 ‘시장 논리’에 좌우되기 때문에 ‘혹성탈출’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화들에는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이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가 영화계를 대표해 이날 성명을 내고 ‘혹성탈출’의 변칙개봉 중단을 촉구했다.제협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급작스런 개봉변경은 영화계의 상도의에 맞지 않는 것으로서 영화시장의 기본질서를 크게 혼란스럽게 하며, (영화계가)이로 인해 받을 피해는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기존 배급질서에 반하는 변칙적 개봉을 즉각 철회하고 건강한 영화유통시장 환경 조성에 앞장서 주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밝혔다.제협에 앞서 10일 개봉 예정인 외화 ‘사보타지’의 수입사 메인타이틀픽쳐스의 이창언 대표도 성명을 내고 ‘혹성탈출’의 처사를 비난했다.이 대표는 “‘혹성탈출’이 기습적으로 10일로 변칙개봉을 확정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저 뿐만 아니라 10일로 개봉을 확정한 다수의 영화사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사보타지’의 개봉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총력을 다했다”면서 “‘혹성탈출’의 변칙개봉은 분명히 영화시장의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며 더불어 관객들에게 폭넓은 영화 선택의 기회를 앗아가는 일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지성, 주지훈, 이광수가 주연을 맡은 한국영화 ‘좋은 친구들’ 역시 10일 개봉 예정이라 ‘혹성탈출’의 유탄을 맞게 됐다. 또 지난 3일 개봉한 정우성, 이범수 주연의 ‘신의 한수’ 역시 ‘혹성탈출’과 2주의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에 차질을 빚는 등 많은 영화들이 ‘혹성탈출’ 개봉일 변경의 영향을 받게 됐다.한편 ‘혹성탈출’의 국내 홍보사 올댓시네마는 “CG 작업이 많은 영화라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개봉일을 16일로 잡았던 것인데 심의가 생각보다 이른 지난 3일에 나와서 개봉일을 앞당기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4.07.07 23:02

[제32회 전국연극제 폐막] 군산 연극에 '알찬 씨' 뿌렸다

군산에서 처음 열린 전국연극제가 불모지 군산연극에 알찬 씨를 뿌리며 연극붐 조성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32회 전국연극제가 광주광역시 대표로 참여한 극단 얼아리의 발톱을 깎아도를 대상인 대통령상으로 내세우며 3일 폐막했다.전북 대표인 극단 까치동(전북 대표)의 은행나무 꽃은 은상을 수상했으며, 은행나무 꽃을 쓴 최기우 씨가 희곡상을 받았다.이날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문동신 군산시장과 김미정 전북도 문화예술과장, 이용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윤봉구 한국연극협회이사장 및 전국 시도 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남풍의 동고동락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이어 정일성 심사위원장의 심사총평과 본상 시상에 이어 2015년 개최지인 울산지회에 대회기가 전달됐으며, 조민철 집행위원장의 폐막선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지난달 14일 군산에서 연극과 놀다(Play with PLAY)를 주제로 개막한 제32회 전국연극제에는 전국 15개 시도 예선을 거친 각 지역 대표 극단들이 참가해 20일간의 뜨거운 경선을 펼쳤다.극단 도모(강원 대표)의 처우와 극단 늘품(충북 대표)의 용의 승천이 금상을 수상했으며, 극단 배우창고(부산광역시 대표)의 가카가 오신다, 극단 촌벽(경기 대표)의 무동, 극단 원각사(대구광역시 대표)의 꽃바우할매, 극단 금강(대전광역시 대표)의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가 각각 은상을 수상했다.또 극단 얼아리의 노희설 씨와 양정인 씨가 각각 최우수연기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누렸으며, 극단 늘품의 천은영 씨가 무대예술상을 받았다.이번 제32회 전국연극제에는 부대공연과 부대행사, 주말거리극 등을 포함 10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연극제 집행위원회는 추산했다.공연 관람은 총 좌석 수 2만9250석 중 관람객 2만2416명으로 전체객석 대비 7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개폐막식 포함 총 35회의 공연 중 17회의 공연이 점유율 90% 이상의 매진을 기록했다.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제32회 전국연극제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신나고 깜찍한 로고송 제작과 추억의 천막극장이나 각종 체험마당 등 예년의 전국연극제에 비해 특별함이 있었다며 이번 연극제가 군산 문화예술의 뿌리가 돼 훗날 알찬 결실을 거두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대상작 발톱을 깎아도(박숙자 작)는 노령화 사회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의 절실한 문제를 다룬 작품. 생활이 어려운 할머니가 생활전선에 뛰어들려 해도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고,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할아버지가 결국 치매에 걸린 애틋한 스토리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정초왕 교수(전북대)는 현실적으로 절실한 문제 다룬 이 작품이 말해주듯 연극인들에게 동시대 관객들과 소통하는 사명감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금상을 받은용의 승천역시 대상을 놓고 심사위원 표결까지 갈 만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울 예술의전당대극장 무대에 올렸을 만큼 스케일이 크고 배우들의 고르고 탄탄한 연기력이 평가받았다.마이크를 쓰지 않고 육성으로 연기를 한 점과 희곡 자체의 높은 완성도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이미 많이 다뤄진 작품으로 새로운 각도의 접근에서 아쉬움을 샀다.이번 연극제에서는 또 객석 점유율 못지 않게 군산지역 연극팬들의 관극태도가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 정일성 심사위원장은 공연 관람에 몰입하는 관객들 위해 연극인들이 좀 더 마음을 다잡고 좋은 작품을 올려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이일권
  • 2014.07.04 23:02

[무주 산골영화제 결산] 수준 껑충…'틈새 영화제' 가능성 봤다

올 두 번째로 치러진 무주산골영화제가 틈새 영화제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열린 영화제는 형식과 규제를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휴식같은 영화제로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김건)는 5일간 6만5000명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영화평론가 신귀백씨는 영화제 수준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미개봉작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영작 중 화제작이나 좋은 영화를 골라 상영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무주영화제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개막작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최초 한국홍콩 합작영화이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칼라 극영화 필름인 개막작 〈이국정원〉(1958년작)은 〈삼거리극장〉 〈러브픽션〉의 전계수 감독이 총연출을 맡아 재탄생한 작품. 단순 복원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 연주와 뮤지컬 배우들의 라이브 더빙, 현장 음향 효과 등 각 분야의 베테랑이 가세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다.관객 눈높이에 맞춘 섹션 운영도 무주영화제의 색깔을 분명하게 했다. 무주군 내 유일한 극장인 무주산골영화관과 면단위 주민자치센터로 직접 찾아가 찾아가는 영화관, 부남면 체육공원 캠핑장에 마련한 야외상영장에서 남녀노소 관객이 편안하게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형식과 규제를 벗어나서 정시입장과 유료상영을 없애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한 점도 영화제의 특징으로 꼽혔다. 실제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60대 이상의 노부부 관객, 캠핑과 영화제를 동시에 즐기는 가족단위 캠핑객, 선선한 밤공기를 즐기며 유모차를 끌고 야외공연장으로 마실을 나선 가족, 야외상영장 앞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놓고 소풍을 즐기며 영화를 관람하는 연인까지 다양했다. 영화제가 직접 운영한 부남면 체육공원의 무주 산골 캠프는 사전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다.적은 예산 속에 특별한 초청 없이 자발적으로 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들의 발길이 이어져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박철민손태영, 페스티벌 프렌드 민효린, 부집행위원장 박철과 이명세전계수박기용유영식 감독, 김윤서옥지영김혜나주다영서갑숙김기두한다은서건우지유김구택 박영록김기천유사라서영김연수박선우, 무주 출신 원로 배우 진봉진 등 국내 유명 배우들이 그린 카펫을 밟았다. 그러나 영화제의 구심점이 약한 점 등 보완할 문제도 드러났다. 지난해 무주리조트가 영화제의 중심무대였으나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식장이었던 등나무운동장은 물론, 무주예체문화관이나 무주산골영화관 등이 무주리조트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새로 개관한 무주 유일의 영화관이 영화제를 담아내기에는 협소한 이유도 한몫 했다.이와 함께 춤과 노래가 있는 영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 등 주제와 테마가 분명함에도 이에 대한 안내가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영화제 자체 스태프가 10명 안팎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무주산골영화제 심사평- '만신' 뉴비전상 만장일치 선정 "아름다운 창의적 작업에 박수"△한국 영화 경쟁부문 창 섹션 뉴비전상, 건지상 심사평= 무주산골영화제 국내경쟁에 오른 9편의 작품들은 대부분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이미 검증이 된 작품들이며 또한 각각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수작들이다.이런 뛰어난 작품들 중에서 우열을 가리는 작업은 심사위원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뉴비전이라는 방향성이 주어졌기에 이를 기준으로 삼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에 조금 더 무게감을 두었다.뉴비전상은 박찬경 감독의 〈만신〉으로 선정했다. 영화는 결국 현실 세계 안에서 상상하고 기록하며 연출가의 심장으로 표현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박찬경 감독의 만신은 시대를 관통한 무녀의 삶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려는 또 하나의 무속적인 영화 작업인 것이다. 심사위원진은 그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창의적인 영화작업에 진심어린 지지를 보내며 만장일치로 뉴비전상의 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었다. 박찬경 감독의 독창적인 영화작업이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건지상은 김경묵 감독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이다. 24시간 편의점을 배경으로 옴니버스 형식을 통해 아르바이트생들과 점주, 그리고 각양각색의 손님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장르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해내면서 이야기 형식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있으며, 관객들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품어 안을 수 없을 만큼의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작품은 〈레드 툼〉은 다큐멘터리 본연의 의무인 기록한다는 미덕을 충실히 수행한 작품이다. 김동원 감독의 〈송환〉처럼 특정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증언해주실 분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아픈 기억들을 충실하게 기록해 내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진은 남다른 애정과 지지를 보낸다. (심사위원 이준동, 변영주, 홍영주)- 사회적 문제 '논픽션 다이어리' 잊혀진 역사 다룬 '레드 툼' 팽팽△한국 영화 경쟁부문 창 섹션 전북영화비평포럼상 심사평= 세월호 탓이었을까? 가만히 있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많았다. 무주산골영화제의 선택을 지지한다. 〈한공주〉 〈만신〉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모두 좋은 영화들이었다. 사회학적, 문화학적 이슈들을 형상화한 그들의 영화에 대해 동의하고 한 수 배운다. 하지만 우리 전북비평포럼은 이 영화들에 묻힌 공들인 영화를 찾고 싶었다. 〈레드 툼〉과 〈논픽션 다이어리〉 둘이 바로 고민의 지점이었다. 〈논픽션 다이어리〉는 부자를 극도로 혐오해 극악한 살인을 저질렀다고 알려진 지존파라는 비극적 초상들에 카메라를 댄 작품이다. 우리가 지나온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가 오늘날 세월호 침몰의 원인에 이르는 시의 적절성까지 와 닿았다. 다만 그 비극적 사건에 대한 조명이 슬쩍 사형제 폐지로 넘어가면서 분산된 주제가 오랜 토론을 낳게 했음을 밝힌다. 〈레드 툼〉은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붙들고 늘어지는 감독의 노력이 와 닿았다. 음지에 가려진 넋들을 데리고 나와 위로하는 정성에 감동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사건의 책임있는 당사자의 행적까지 다루었으면 하는 욕심을 가졌다. 수상은 〈논픽션 다이어리〉로 결정하지만, 〈레드 툼〉이 꼭 개봉하기를 빈다. (심사위원 신귀백, 정낙성, 김영숙)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7.01 23:02

무주산골영화제, 감독-관객 '소통의 꽃' 활짝

지난 26일 개막 이후 국내 유명 감독들이 잇따라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아 관객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영화제의 재미와 의미를 더했다. 폐막 하루를 앞둔 제2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영화감독들과 관객들이 직접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27일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과 만신의 박찬경 감독, 또 하나의 약속의 김태윤 감독과 만찬의 김동현 감독,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28일에는 새 출발의 장우진 감독, 리뎀션 송의 이삼칠 감독, 레드 툼의 구자환 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이 산골영화제를 찾았다.또 29일에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의 장형윤 감독, 논픽션 다이어리의 정윤석 감독,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의 김경묵 감독과 배우 이바울, 김새벽 씨 등이 관객들을 만났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연달아 수상하면서 전 세계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영화 한공주의 연출자 이수진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과 연출을 통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인 폭력문제와 인간의 이기심을 파헤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관객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재이기도 했고 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놓친 영화이기도 해서 이 영화를 제일 먼저 챙겨보게 됐다며 영화를 본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든 감독과 만나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게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골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무주에서는 지난 주말 동안 관내 7곳의 실내야외상영관에서 총 51편의 영화가 상영됐으며 요조 & 이영훈, 스타피쉬, 넘버원 코리안, 타카피, 이상한 계절, 화요일 11시, 전북도립국악원, 휴먼스, 위아더나잇, 민채 & 이동섭, 크림 등이 펼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들도 펼쳐져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 영화·연극
  • 김효종
  • 2014.06.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