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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을 벗어난 수달의 운명은?

전주시내를 배경으로 한 생태 아동극 ‘달려라 짱큰눈’이 10일부터 5월5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척박한 도시 환경 속에서 사는 천연기념물 수달을 통해 도시 동물들의 아픔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전주천에 사는 꼬마수달 짱큰눈은 모험심이 강하고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는 말썽꾸러기. 어느 날 짱큰눈은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전주천에 벗어나 전주시내 한복판에 들어간다. 도로를 건너가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괴물을 만나게 된 짱큰눈은 정신없이 도망친다. 그리고 우연히 뚱뚱보 개 해피와 도둑고양이 얌치를 만나 친구가 된다. 마술사 아저씨가 엄마를 찾아주겠다며 떠난 사이, 셋은 무서운 썬글래스의 추격을 받게 된다.‘푸른숲’이 지난해 전주동문예술거리추진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했던‘수달을 지켜줘’ 작품을 각색해 재창작했다. 도시 문명의 어두운 부분을 동물 주인공들이 춤과 노래로 경쾌하게 표현,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인지능력개발, 감수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공연과 함께 추억으로 남길 캐릭터들과의 사진촬영의 기회가 주어진다. 연출·각색 김정표, 작 이지현, 출연 김자영·이부열·강동균·이종화·김명민만1세이상 관람 가능. 관람시간 45분. 관람료 1만원. 문의 063)282-1810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4.07 23:02

5월 황금연휴 '영화 만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 집행위원장 고석만)가 5월의 황금 연휴를 180여편의 영화로 물들인다. 전주국제영화제는 3일 전주시 완산구 객사3길에 있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작 발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세부 구성을 공개했다. 영화제는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전북도전주시영화진흥위원회 후원으로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영화만개(映畵萬開), 블루밍 인 전주(Blooming in Jeonju)를 기치로 치러진다. 특히 새로운 도약을 내걸고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했으며, 장편 영화에 무게 중심이 더해졌다. 지난해 주요 프로그램 6개와 하위 프로그램 11개를 각각 8개11개로 조정해 열흘간 44개국 영화 181편을 선보인다. 장편 142편, 단편 39편으로 지난해 장편 117편, 단편 61편 등 모두 178편에 비해 장편의 비율이 12.7%p 늘었다. 영화제의 대표 제작지원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은 숏숏숏을 폐지하는 대신 외부 투자를 유치해 장편 3편으로 개편했다. 개막작은 류승완한지승김태용 감독의 옴니버스 3D영화 신촌좀비만화며, 폐막식 없이 국제경쟁 대상을 폐막작으로 상영한다. 7일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넷팩상 등의 시상식이 이뤄지고, 마지막 3일은 수상작과 화제작을 상영해 관람의 길잡이를 제공할 방침이다.개막식과 시상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진행하며, 영화의 거리 일대 극장과 전북대 삼성문화관 등 13개관에서 출품작을 만날 수 있다. 영화의 거리에서는 각종 부대행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4.04 23:02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들여다 보니....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는 3일 기자회견장에서 올 15번째를 맞아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달리 안정적인 영화제를 확언했다. 특히 세부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각 특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역다 최다 한국영화 상영과 함께 축제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 개명분리5월1일부터 열흘간 44개국의 181편이 8개 주요 섹션과 11개 하위 섹션으로 나눠 선보인다. 이 가운데 영화제의 간판이었던 영화보다 낯선은 익스펜디드 시네마(expanded cinema)로, 시네마페스트의 불면의 밤은 미드나잇 인 시네마(midnight in cinema)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불면의 밤과 함께 시네마페스트 프로그램에 묶였던 영화궁전은 명칭을 없애고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네마페스트가 됐다.가장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선보이는 익스펜디드 시네마는 영화의 경계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아 정체성을 좀더 나타냈으며,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영화를 보는 미드나잇 인 시네마는 세계 영화제에서 통용되는 어휘로 관객의 관람문화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영화제가 일반 관객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새로운 작명은 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보다 낯선이나 불면의 밤과 같이 몇 년간 통용됐던 이름을 버리는 것은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더불어 해외 영화를 선보이는 월드 시네마스케이프를 스펙트럼(spectrum)과 마스터즈(masters)로 나눴다. 스펙트럼에서는 이집트 혁명을 다룬 너덜거리는 혁명 등 정치적 화두를 다룬 보다 다양한 형태의 영화가, 마스터즈는 거장의 공인된 작품이 선보인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마스터즈 섹션은 선택에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세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등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거장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 명칭도 포커스 온에서 스페셜 포커스(Special focus)로 변경했다. 이 부문은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원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작품과 현재 세계적 거장이 된 벨라 타르, 잉그마르 베리만, 사무엘 풀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또한 다르덴 형제, 고레에다 히로카즈, 울리히 자이델 감독이 만든 초기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한국남미영화 약진올 영화제는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영화를 상영한다. 전체 출품작 181편 가운데 한국영화는 모두 43편으로 23.7%를 차지한다. 한국영화의 위상강화와 함께 양적인 확대가 이뤄졌다.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을 선보여 올해 한국독립영화계의 지형을 가늠한다는 복안이다.김영진 프로그래머는 공식적으로 120편, 비공식까지 150편의 한국영화가 출품을 신청했다며 한국경쟁 부문은 신인감독의 초기 영화로 실험적 또는 충격적인 한국독립영화의 다양성을 볼 수 있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큐는 극을 닮고 극은 다큐를 닮는 특징이 보였다며 한국단편경쟁 부문은 지난해 20편에서 16편으로 줄었지만 성장, 사회비판 등 젊은 감독의 문제의식과 미래상을 보여주며 한국사회를 보는 다른 시각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더불어 국제경쟁 10편 가운데 4편이 호텔 누에봐 이슬라까사 그란테공포의 역사우물 등 지난 2010년 이후 급부상하는 남미영화다. 다양한 지역과 색다른 스타일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들은 균열되는 가족과 사회의 모습을 그리거나 지난 시대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영화인과 관객의 도란도란이날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극장 밖에서도 많은 야외무대를 선보여 감독배우가 관객과 만나는 자리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먼저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야외 행사 장소를 영화의 거리 안쪽의 동진주차장에서 거리 입구로 옮겼다. 활력충전소를 설치해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치르며 관객의 쉼터의 역할을 하면서 영화제의 관문으로 만든다는 것. 영화인과 관객의 대화도 마련된다. 감독과 배우가 무대에 서는 두 시의 데이트, 배우를 만나다를 통해 영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비하인드 씬에서는 개막작을 비롯해 모두 7편의 감독과 배우들이 제작과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강의로는 강신주 철학 박사가 올해도 전주를 찾아 아름다움과 축제에 대해,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 전문가인 아드리아노 아프라 평론가가 거장의 영화세계에 대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4.04 23:02

고석만 집행위원장 "독립영화 품어, 감동적인 영화제 만들 것"

전주국제영화제 고석만 집행위원장(66)은 3일 기자회견장에서 외연 확대와 고품질 영화를 통해 영화로 결산하는 영화제를 강조했다. 고 집행위원장은 각 프로그램이 모두 수작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해에 비해 일수를 늘리고 수상작과 화제작을 마지막 3일간 집중 관람하도록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꽃을 찾아 나비가 모여들듯 5월에는 향기로운 영화를 찾아 전세계 영화팬이 모이는 의미를 담아 영화만개(映畵萬開)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제의 역할론을 내세우며 정체성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영화의 관객 수는 2억 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올렸지만 풍요 속 빈곤의 그늘이 드리웠다며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독립영화를 품어 조금이라도 그늘을 걷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기준 국내 상영관 수는 2184개지만 전체 극장수 대비 멀티플렉스의 비중은 81.1%로 기형적 유통구조와 극단적 상업화 시대에 독립예술영화의 설 곳은 줄고 있다면서 한국독립영화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작품을 엄선, 전체 상영작의 15% 가량을 할당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영화제에 대해 그는 독립영화가 우리 영화의 미래를 책임지는 만큼 영화제의 역할이 더욱 분명해진다며 영상언어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지난해 홍보대사를 폐지한 그는 호화롭고 부티나는 영화제는 못되더라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제를 만들겠다며 개막식장의 입장 행사인 레드 카펫의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시적으로 유명인을 불러오기보다는 출품작 관련 영화인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며 영화제의 정체성을 위해 레드 카펫에서 다른 상업영화의 홍보는 금지하며, 출연료를 지급한 변칙적인 불러모으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4.04 23:02

삶의 의지 북돋워 주는 저승사자

자살은 개인적 행위지만 사회적 현상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병리 현상으로서 자살을 풀어냈다. 경기 불황이면 어김없이 한강 다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느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살이 일상화된 사회, 이를 처리하는 저승사자의 입장에서는 업주량 폭주다. 이런 설정에서 출발하는 연극 일상다반死(사)가 관객을 기다린다.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두 번째 공연으로 일상다반死(사)를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소극장 판에서 4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한다. 송유억 작, 고조영 연출. 이 작품은 지난 2006년에 처음 선보인 창작 레퍼토리다. 작품은 비명횡사팀 444번 저승사자가 갑자기 늘어난 자살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시작한다. 그는 억울하게 절벽에서 떨어져 비명횡사한 여자를 인도하던 가운데 자살을 결심한 남자를 목격한다. 저승사자는 업무가 늘 것을 걱정하며 비명횡사한 여자와 이 남자를 자신의 일에 투입한다. 여자는 죽은 사람의 빙의(憑依)를, 남자는 가해자 역할로 사건을 재현한다. 저승사자는 이를 통해 남자에게 삶의 의지를 일깨우며 자살을 줄이려는 역설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고조영 연출은 일상다반사는 초연 이후 내용과 형식을 수정하며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이다고 소개했다.관람료는 전좌석 2만 원이며 문의는 홈페이지(www.art-pan.org), 전화(063-232-6786), 카카오톡(ID artpan).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4.02 23:02

[전주영화제'스페셜 포커스'] 거장 감독 3인 다큐멘터리 보여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는‘스페셜 포커스’로 3인의 세계적인 거장들의 초기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영화제 특별전 프로그램 ‘출발로서의 다큐멘터리: 세 거장의 기원’통해서다. 영화제는 특별전 프로그램으로‘영화, 감독을 말하다’, ‘로셀리니: 네오리어리즘부터 휴머니즘까지’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올해 스페셜 포커스의 하이라이트로 내웠다.세 거장의 주인공은 다르덴 형제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올리히 자이델 감독으로, 영화제 개막일인 1일 이들 3인의 다큐멘터리 영화 총 11편의 작품이 상영된다.다르덴 형제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울리히 자이델은 각기 상이한 영화세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 시기를 거쳐 픽션 영화로 이행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극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영화 경력의 출발점이었던 다큐멘터리 시기는 리얼리즘에 기초하여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창작의 자양분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전거 탄 소년> <로나의 침묵> 등의 영화로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다르덴 형제는 정치의식과 자유로운 에세이스트의 태도를 보여준 초기 4편의 다큐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무도 모른다>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복지와 교육, 죽음, 기억을 제재로 삼은 다큐로 현재의 영화들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올리히 자이델은 자본주의와 소외, 계급 격차 등을 테마로 삼아 특유의 반골기질을 보여준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4.01 23:02

[② 영화 '마테호른'] 외로움은 인류 진화의 결정적 요인

네덜란드가 낳은 불세출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37년이라는 생애 동안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늘 고독했다고 한다. 그나마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테오’라는 동생이 후원자이자 동반자 구실을 해주었기에 가능했다. 반 고흐는 동생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불꽃같은 정열로 눈부신 색채를 표현하여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반 고흐의 작품 속에는 흔쾌히 자신을 희생한 동생의 숨결이 살아 숨 쉰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잘 아는 한 상담사의 닉네임이 ‘테오에게’다. 그는 내담자를 대하는 데 있어 테오와 같은 존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때로는 멘토로 때로는 파수(把守)꾼으로 기꺼이 자기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2014년 들어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3개월이 다 되도록 장기 상영 중인 네덜란드 영화가 있는데 바로 〈마테호른〉이다. 이 영화에 ‘테오’가 나온다. 여기서도 그는 영락없이 도와주는 사람의 소임을 다한다. "외로우세요? 누군가에게 손 내밀어 보세요. 내 안의 힘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게 외로움이랍니다."세상을 홀로 무미건조하게 사는 ‘프레드’(톤 카스 분)라는 남자가 있다. 갑자기 부인이 하늘나라로 떠난 데다 하나뿐인 아들마저 집을 나가버려 맥 빠진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프레드의 일과란 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기도하고, 잠자는 게 전부다.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두려움으로 점철된 생활은 그를 판에 박힌 일상 속에 가둬버렸다. 어느 날 지적장애가 있는 남자 ‘테오’(르네 반트 호프 분)가 그 앞에 나타난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동거를 시작한다. 주변에서 ‘호모’라는 말이 나오고, 교인들이 소곤대기 시작한다. 누군가 그의 아파트 벽에 ‘소돔과 고모라’라는 글자를 써놓는다. 교회 장로님들이 심방을 와서 테오를 돌려보내라고 압박한다. 프레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테오와 함께한다. 아내 옷을 입은 테오가 춤추는 모습에 취해 아내의 환영과 만나고, 말 잘 듣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아들 모습을 발견하였으니 테오는 이미 가족이나 다음이 없다. 사는 재미를 찾은 프레드는 두 가지 목표를 정한다. 아내에게 청혼했던 ‘마테호른’에 가는 것, 그리고 아들을 찾는 것. 둘은 경비마련을 위해 동요공연단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한다. 아이들 속에 들어가 양(羊)춤을 추는 테오의 티 없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잃어버린 순수와 만난다. 그에게 매료되어 공연요청이 쇄도한다.마치 영화 〈레옹〉에서 킬러인 ‘레옹’이 12세 청순한 소녀 ‘마틸다’에게 반하고, 〈제8요일〉에서 성공한 강사 ‘아리’가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는 것과도 같이. 둘은 마테호른에 오른다. 독수리 부리를 연상케 하는 정상의 위용은 프레드의 문제를 아주 소소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보인다. ‘높고 험하기에 신께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믿는 프레드가 기도한다. 제목은 ‘외로움을 버려달라는 것’이다. 아내의 빈자리 앞에서, 고집 센 아들의 가출 앞에서 외로움으로 치를 떨어야 했으니….영화는 아들이 게이바 에서 「이것은 나의 인생」이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리는데, 가사가 프레드의 마음을 대변한다. ‘우습지 외로움으로 인생이 허무해질 수 있다니, 우습지 사랑의 아픔으로 내 인생이 허무해 질 수 있다니’……. 홍콩영화 〈해피투게더〉는 외로움 버리는 곳으로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에 있는 지구 끝 등대를 추천했는데, 이 영화는 마테호른을 지목했다. 많은 영화가 외로움의 실체를 찾아 해결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이 영화가 내미는 답은 ‘순수한 사람을 만나라는 것’, ‘신께 가까운 곳으로 가라는 것’ 두 가지다.

  • 영화·연극
  • 기고
  • 2014.03.31 23:02

전주영화제 심사위원 공개…각 분야 권위자로 구성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넷팩상 등 3개 부문의 심사위원이 확정됐다. 올해의 심사위원에 위촉된 이들은 세계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새로운 비전을 가진 우수한 영화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국경쟁 심사위원 3인은 아드리아노 아프라, 윤종찬, 마크 페란슨. 아드리아노 아프라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영화 비평가이자 로마 시네마테크 ‘시네테카 나지오날레’를 관리했다. 윤종찬은 2001년 <소름>으로 데뷔해 <청연>, <나는 행복합니다>, <파파로티> 등을 연출한 한국의 중견 감독이다. 마크 페란슨은 영화잡지 <네마스코프> 현직 에디터며,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아시아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한국단편경쟁은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마켓을 관장하고 있는 로저 고닌, <어떤 시선>, <혜화,동>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민용근,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즈의 임명위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카노 유카가 맡는다.넷팩상 심사위원은 스리랑카 영화를 대표하는 원로 배우 스와르나 말라와라스치, 한국일보에서 영화칼럼을 연재하는 영화 라제기, 프랑스 파리에서 다양한 매체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커프랏시 수바나봉이 선정됐다. ·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3.27 23:02

공권력에 멍든 민초의 삶 무대화

풀은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누워도 결국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먼저 웃는다. 민초의 삶은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풀이었다. 시인 김수영이 생의 마지막을 모른 채 노래했던 대상은 민초였다. 나약하지만 법을 가장한 공권력 앞에서도 끈질기게 버티는 민중의 생명력은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다. 전주시립극단이 100회 정기공연으로 공권력에 멍든 민초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립극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작품이라는 점을 내세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립극단은 오는 29일 오후 3, 7시와 30일 오후 3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연극 피래미들을 공연한다. 김태수 작, 류경호 연출. 이 작품은 시장을 배경으로 한다. 각자 아픔을 지니며, 삶의 터전인 공터시장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상인들이 주인공이다. 사회라는 피라미드에서 아랫 부분을 떠받치는 서민을 피래미로 설정했다. 시장을 지키기 위해 생선상인인 박판배가 번영회장으로 선출되고, 그는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시청 도시계획과의 양 계장과 자릿세를 뜯어가는 깡패를 상대한다. 하지만 장밋빛 공약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김달자는 오히려 공터를 자신의 땅으로 공매하고 상인을 내쫓는다. 상인과 구사대경찰의 대립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한 청년은 분신을 시도한다. 공터시장에서 살아가려는 상인과 공권력과의 갈등 양상은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용산 참사, 유성기업쌍용자동차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있었던 이야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서민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기획 의도와 현실의 사건이 중첩돼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접점을 찾는다. 시립극단 정성구 기획실장은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이야기로 서민의 희로애락을 무대화했다며현대인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고 덜어주려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감동과 재미를 함께 선사하겠다고 작품을 소개했다.공연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063-273-1044번, 관람료는 일반 2만 원, 대학생 1만5000원, 청소년: 1만 원이다. 단체예약은 할인 요금을 적용받는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3.26 23:02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 공개…감독 특별전 눈길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국가별 특별전과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 특별전으로 관객들을 부른다. 스페셜 포커스 영화, 감독을 말하다와 로셀리니: 네오리얼리즘에서 휴머니즘까지. 작가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기획으로 꾸며질 스페셜 포커스는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면서, 기술발달과 소비문화에 따른 영화 경험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열어 주는 자리.△영화. 감독을 말하다영화, 감독을 말하다특별전에는 총 6편의 작품을 통해 7명의 감독이 등장한다. 제임스 베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 벨라 타르, 에릭 로메르, 잉그마르 베리만, 레오 까락스, 사무엘 풀러가 주인공이다.외견상 유사성을 찾기 힘든 실험 작가 제임스 베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관계를 탐구한 더블 플레이: 제임스 베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상이한 성향의 감독으로 여겨지는 두 인물의 강렬한 친연성을 확인시켜준다. 잉그마르 베리만에 대한 유명 감독들의 다양한 관점을 배치한 베리만 통과하기는 베리만을 통한 현재의 영화지형도를 그려보고 있으며, 사무엘 풀러의 친딸 사만다 풀러가 연출한 <사무엘 풀러의 삶>은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사적 영역과 영화감독을 향한 공적 영역이 흥미롭게 뒤엉켜 있는 작품이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 이미지들을 파리라는 장소와 그의 영화가 사랑하는 장소를 따라 구성하는파리의 에릭 로메르 등 4편의 작품에는 영화라는 장소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벨라 타르의 은퇴작인 토리노의 말 제작현장에서 감독을 추적하는 벨라 타르, 나는 영화감독이었다, 레오 까락스의 안과 바깥을 다룬 미스터 엑스는 감독의 이면을 탐구하는 영화로서 이들의 영화 현장을 통해 영화예술의 최전선을 이야기 한다.△로셀리니: 네오리얼리즘에서 휴머니즘까지 전주국제영화제의 또하나 스페셜 포커스는 로셀리니: 네오리얼리즘에서 휴머니즘까지. 네오리얼리즘과 모던 시네마의 경계에서 현대영화의 미학을 정초했던 로셀리니의 세계를 심층 탐구한다.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 독일 영년과 스트롬볼리는 최근 리마스터링된 버전으로 상영되어 지금까지의 판본과는 다른 질감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또 로셀리니의 후기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루이 14세의 권력쟁취와, 로셀리니에 대한 메타 다큐멘터리 붉은 재가 특별전을 풍성하게 채색한다.영화 상영과 함께 이탈리아 비평가인 아드리아노 아프라와 영화평론가 한창호 씨가 로셀리니의 영화 세계를 관객들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스페셜 포커스는 오는 5월 1일 개막하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3.25 23:02

"레디 액션" 군산시 영화 촬영지로 '각광'

전북 군산시가 영상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군산시에 따르면 올해 군산지역에서 '타짜2'가 촬영되는 등 1980년 후반부터 70여 편의 영화가 군산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흥행 신화를 쓴 '변호인'도 군산 둔율동 성당과 전북외국어고등학교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최근에는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이 군산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황정민, 한혜진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 때'는 지난해 5월부터 3개월간 군산교도소와 해망동 공판장, 새만금 방조제 등 군산지역을 배경으로 찍었다. 이 영화는 총 53회차 중 51회차(96%)를 군산에서 제작돼 196080년대의 풍경과 일제강점기 건물 등을 영상에 담아냈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월명동 일대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로 영화 제작진의 발길을 끌고 있다. '근대역사 문화거리'로 지정된 월명동에는 일본식 목조가옥과 관청 건물, 사찰 등이 자리하고 있다. 1899년 개항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생겨난 건축물들이다. '장군의 아들', '타짜', '8월의 크리스마스', '화려한 휴가', '바람의 파이터'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지난해 말 개봉 15년 만에 재개봉하자 촬영지인 월명동 '초원사진관'이 새 관광 명소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군산이 영화 촬영지로 주목받는 것은 근대 건축물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는 데다 바다를 낀 수려한 자연경관과 옛 정취가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 또 군산시가 영화 제작에 필요한 각종 행정적 지원과 세트장 섭외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군산시 관계자는 "영화 촬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관광,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영화 촬영지에 이야기 보드를 붙이고 안내 전단을 배포하는 등 '시네마 군산'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4.03.21 23:02

전국연극제 경연 탈피 대중 지향

군산에서 펼쳐지는 전국연극제가 경연제를 벗어난 대중과 함께를 내세워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오는 6월14일부터 7월3일까지 군산 예술의 전당과 근대문화유산벨트인 근대역사박물관 일대 및 장미공연장 등에서 11억 원 예산 규모로 제32회 전국연극제가 열린다. 전국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 전북도, 군산시 주최로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해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의회, 전북도교육청, 한국예총 전북도연합회, 군산예총, 호원대 등이 후원한다.기존 예술성을 강조하는 순수연극 경연경선 중심에서 관객이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연극과 놀다(play with PLAY)를 기치로 공연(Performance)배움(Learning)활동(Activity)과거(Yesterday)로 나눠 연극제 기간 개폐막식, 시상식 외에 다양한 부대 행사를 진행한다. 군산예술의전당 앞 광장에 설치할 천막극장에서는 변사극, 거리쇼단, 배우가 읽어주는 채만식 동화, 마당극, 악극, 가족극, 인형극 등이 펼쳐지며 러시아중국일본카자흐스탄 등 해외 초청 연극도 선보인다. 장미공연장에서는 교육연극으로 근대야 놀자!를 주제로 삼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군산의 역사문화를 연극으로 응용하는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연극포럼과 더불어 천막극장 주변에서는 주말마다 마임, 저글링, 탈춤배우기 등 연극보따리가 펼쳐진다. 연극인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파티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플래시몹도 예정됐다. 관계회복 프로젝트로 연극치료도 진행된다. 축제기간 주말을 이용해 모두 6차례 장미공연장에서 스트레스 해소 및 신체와 정신의 이완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준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과거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는 군산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연극배우의 사진과 의상, 포스터를 비롯해 국립예술자료원의 영상자료를 볼 수 있는 전시전도 마련했다. 근대역사극으로 1930년 시간여행이 근대역사박물관에서 주말에 실시해 공연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보는 형식이 선보인다. 전국연극제에는 서울시,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15개 시도 대표 극단이 참여해 각각 2번 씩 모두 30차례 공연을 올리며 경연을 치른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3.21 23:02

전주영화제 프로젝트마켓 본선 피칭 진출작 10편 선정

전주국제영화제는 참신한 기획력을 갖춘 한국영화를 찾는 제6회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의 본선 피칭 선정작 10편을 발표했다. ‘극영화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피칭행사인 이번 공모에는 지난해 54편보다 7편 늘어난 61편이 접수됐다. 작품 선정은 서류와 모의 피칭 심사를 통해 결정됐다.선정된 작품은 앞으로 한 달간 전문적인 피칭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인 5월 3일 투자·제작사 및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본선 피칭을 갖게 된다.최우수상 1천만원에 더하여 우수상 격인 TV5MONDE상(상금 500만원)이 신설된 ‘극영화 피칭’에는 총 5편이 선정됐다. ‘새똥불상’(이동호 프로듀서), ‘아이를 찾습니다’(도위석 프로듀서), ‘아주 특별한 순간’(이창원 감독), ‘완벽한 이웃’(정은경 감독), ‘조작: 어쩔 수 없었다는 사람들’(박종근 감독)이 그 주인공. 극영화 피칭 심사위원들은 시나리오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우수한 피칭 실력까지 갖춘 지원자가 많아 올해 피칭이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다큐멘터리 피칭’ 본선 진출작 5편은 ‘락큐(樂U)’(조이예환 감독), ‘마담B’(윤재호 감독), ‘살다’(이동한 감독), ‘정조문의 항아리’(황철민 감독), ‘Holy Working Day’(이희원 감독). 기성 감독을 비롯해 다큐멘터리를 전공하는 학생까지 지원자가 다양했으며, 작품 또한 인디밴드와 탈북자, 장애인에 이르는 폭넓은 소재를 다뤘다.전주프로젝트마켓은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주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인더스트리 프로그램으로, 참신한 한국영화 기획과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영화제는 의미를 부여했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3.19 23:02

[① 영화 '수상한 그녀'로 본 행복 판타지]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접근성, 오락성, 핍진성 면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인 영화. 영화가 심리치료의 수단으로 활용된 것은 20여 년 전인 1990년부터다. 우리나라에는 2002년에 도입되었다. 우리지역에서는 올년 3월부터 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가 개설되어 가동을 시작 하였는데, 영화가 정말 심리적 기제로 작용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이 많다. 나는 영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르게 보기를 권한다.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치유의 숲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본보는 영화 심리상담사 겸 수필가인 이승수 씨와 함께 영화를 통해 일상의 삶을 돌아보며 치유적 메시지를 전한다. 힐링 시네마칼럼은 격주로 연재한다.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모든 인간이 평생 쓰고 죽어야 할 지랄의 총량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학교 김두식 교수가 말하여 유명해졌는데, 화자는 지랄의 의미를 욕망이자 에너지라고 풀이하면서 사용하는데 때가 있다고 주장한다. 20대에 상당량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늙은 후에야 쓴다는 것이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보는데 이 법칙이 떠올랐다. 지랄을 행복으로 치환해서 말이다. 이름 하여 행복 총량의 법칙. 모든 인간이 평생 쓰고 죽어야 할 행복의 총량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 하나뿐인 아들을 국립대학교 교수로 만들어낸 오말순(나문희 분)할머니는 잔소리, 간섭, 욕지거리, 아들자랑 등을 행복이라 여기며 산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계속되다 보니 주변에서는 이를 곱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며느리는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병이 도지고, 급기야 가족은 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기로 한다. 할머니는 안절부절못하며 거리를 방황하는데.문제는 이 할머니가 아직 사용하지 못한 행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데 있다. 영화는 기발하게 타임리프 방법을 쓴다. 할머니를 꿈 많았던 20세 처녀 시절로 데리고 간다. 덮어두었던 행복을 마음껏 사용하시라고.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마음만은 지금 그대로여야 한다는 것. 몸에서 피가 빠지면 세포가 늙는다는 것. △그 시절 그 노래에는 동어반복의 체념이 할머니가 오드리 햅번 을 빼닮은 가수 오두리(심은경 분)로 재탄생한다. 빼어난 미모, 뛰어난 가창력, 구성진 춤 솜씨.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가수가 저잣거리를 벌컥 뒤집어 놓는다. 복고풍 노래 부르는 신선한 가수를 물색 중이던 방송국 PD는 탄성을 지르고 만다. 순식간에 스타가 된 오두리. 공연장은 팬들로 북적대고, 구애의 손길도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두리는 이런 호사를 반기지 않는다. 마음이 항상 아들 집에 가 있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집 근처를 배회한다. 어느 날 손자(자신의 보컬그룹 리더)를 따라 집에 들어가는 행운을 잡는데, 밥을 먹다가 그만 며느리가 끓인 생선찌개에 타박을 놓고야 만다. 벌집처럼 도사리고 있는 내면의 고갱이를 떨쳐 버리지 못하는 오두리 할머니.기다리던 특별공연 날, 손자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RH-형 혈액이 급히 필요하다. 오두리가 헌혈을 위해 병원으로 간다. 아들(성동일 분)과 마주 선다. 상황을 모두 알아버린 아들이 눈물로 호소한다.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어머니는 명 짧은 신랑도 만나지 말고 나 같은 자식도 낳지 말고. 제발 그냥 가세요. 행복을 찾으세요.이 대목에서 관객은 울음을 빵 터트리고야 만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우는 이도 있다.피를 빼자 오두리의 마법은 풀리고 만다. 아들을 위해 찬란한 청춘을 두 번이나 포기한 욕쟁이 할머니가 제자리로 돌아와 거리를 걷는다. 모습이 초췌하다. 방송국 PD가 끼워준 머리핀을 그대로 끼고 있어 더 그렇다.영화관을 나서는 사람들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마음을 오두리에게 빼앗겨 버린 탓일까. 추억을 자극하는 포크송 감흥에서 깨어나지 못한 때문일까. 어쩌면 그들도 지난 날 덮어두었던 행복을 추억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는지 모른다. 아니 나는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살란다.라고 말하는 할머니에게서 동어반복의 체념을 본다. 행복 총량의 법칙은 아무래도 접어야 할 것 같다. 이 할머니처럼 자신의 몫을 기꺼이 포기하는 경우 때문에 측정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사용하는 게 아니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수필가 겸 영화치료 전문강사인 이승수 씨(57)는 전주국제영화제 힐링시네마 강사,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원, 한국유머웃음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시골우체국장의 영화에세이>을 냈다. 현재 완주우체국장을 맡고 있다.

  • 영화·연극
  • 기고
  • 2014.03.17 23:02

한국 독립영화 가능성 ·저력 스크린에 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중 하나인 ‘한국경쟁’ 섹션의 본선 진출작 11편을 발표했다. 올해 ‘한국경쟁’에 출품된 작품은 총 124편으로 지난해 102편 보다 22편 증가했다.한국경쟁은 상영시간 40분 이상의 중편 혹은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한국 독립영화의 가능성과 저력을 보여준 작품들을 선정했으며. 특별히 올해 한국경쟁에서는 9편의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포함돼 국내외 영화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영화제는 기대했다. 선정된 작품 11편(극영화 8편, 다큐멘터리 3편)은 독립대안영화라는 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기성 표현범례의 경계 너머로 확장을 꾀하는 영화와, 그 어느 때보다 젊은 감독의 재기와 작품 고유의 특성이 눈에 띈다는 게 영화제의 설명이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모성적 필터로 끌어안으며 충격적인 전개와 결말을 보여준 <숙희>(감독 양지은), 독립영화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기조롱과 풍자 그리고 꿈으로 분방하게 섞은 <몽키즈>(감독 정병식), 가난한 청년의 삶을 젊은 감독의 재능을 통해 인상적으로 화면에 담아낸 <가을방학>(가제)(감독 장우진), 예측불허의 여성주인공을 통해 도덕과 윤리의 경계를 부수는 <마녀>(감독 유영선), 가난과 노동으로 소모되는 인간의 조건을 응시하는 <포항>(감독 모현신), 현실과 환상을 뒤섞는 형식적 야심이 돋보이는 <미성년>(감독 이경섭), 메타장르 컨셉으로 장르의 표면을 교란하는 <그댄 나의 뱀파이어>(감독 이원회), 기성세대의 눈으로 재단되는 청춘기의 삶과 공기를 젊은 감각을 통해 보여주는 옴니버스 영화 <레디 액션 청춘>(가제)(감독 김진무, 박가희, 주성수, 정원식) 등. 신인감독의 새로운 시선과 독창적인 미학으로 만들어진 8편의 극영화가 관객을 만난다.오사카 조선고급학교 럭비부를 소재로 스포츠 팀의 연대기와 재일조선인 공동체의 삶을 풍부하게 조망하는 <60만번의 트라이>(감독 박사유, 박돈사), 음악에 몰두한 악사를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보여주는 <악사들>(감독 김지곤), 혁신적인 스타일로 화면의 물성에 삶의 역사를 새기는 <철의 꿈>(감독 박경근)이 올 한국경쟁에 선정된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제는 지난해 한국경쟁에서 상영된 많은 작품들이 잇달아 개봉하여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으며 국내외 유수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 올 한국경쟁 작품들에도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5월10일까지 전주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린된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14.03.14 23:02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만신'등 30일까지 상영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존엄성과 시대상을 엿보는 영화 ‘만신’과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이 관람객을 기다린다.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이번 달 둘째주 개봉 영화로 박찬경 감독의 ‘만신’과 아르노 데 팔리에르의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을 오는 30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객사3길에 있는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상영한다. ‘만신’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큰 무당인 김금화 만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를 피해 결혼했지만 시댁의 구박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도망친 주인공은 신병을 앓으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17살이 되던 1948년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고 중년이 된 뒤에는 만신으로 이름을 알린다. 이후 미신 타파로 탄압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위엄과 자존감을 지키며 최고의 만신으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특히 배우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 만신의 자서전과 각본을 보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정의의 본질을 생각케하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16세기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말 중개상인 미하엘 콜하스는 강압적으로 통행세를 걷는 남작에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그 결과는 가족의 죽음이었다. 주인공이 부당한 권력의 횡포를 겪으면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 영화·연극
  • 이세명
  • 2014.03.1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