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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성(山城)의 나라'라 할만 하다. 지금까지 조사된 성터(城址)만 해도 1650개가 넘으니 말이다. 조선시대 행정구역을 330개로 치면 시군당 평균 5개꼴로 성이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조선 세종때의 학자 양성지는 우리나라를 '성곽의 나라'라고 했다. 당시 중장비가 없던 시절이었던 만큼 백성들의 노고가 얼마나 컸을 것인가.이처럼 성이 많은 이유는 뭘까. 아마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외적의 침입이 잦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900여 차례가 넘는 외침을 받았다. 그 때마다 목숨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성곽을 축조했다. 특히 산성에는 평상시 군창(軍倉)을 두고 무기와 곡식을 준비해 뒀다. 적이 침입해 오면 평지의 주민들을 산성으로 피신시키고 항전에 나선 것이다.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지형 때문이다. 전국토의 70%가 산지여서 이를 최대한 이용했다.산성은 퇴뫼식과 포곡식(包谷式)으로 분류한다. 퇴뫼식은 산의 정상부를 테를 두르듯 쌓은 것으로 대개 규모가 작다. 포곡식은 성내에 계곡을 포함하는 형식으로, 계곡과 주변의 산세지형을 이용해 성벽을 둘렀다. 때문에 수원이 풍부하고 활동공간이 넓다.그러면 도내의 산성은 어떨까. 40여 년간 외롭게 산성을 연구해 온 전영래 선생에 의하면 삼국시대에 축성된 산성이 100여개, 전체적으로 135개로 어림한다. 전 선생은 고대산성 81곳을 실측하고 연구한 '전북 고대산성 조사보고서'를 펴내기도 했다.전주지역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남고산성과 동고산성, 황방산성 등이 남아있다. 사적 294호로 지정된 남고산성은 고덕산 서북록의 골짜기를 둘러싼 포곡형 석성이다.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동쪽의 기린봉과 승암산으로 이어지는 동고산성과 더불어 전주의 남쪽을 방어하는 관문이랄 수 있다. 산성둘레는 2950m로 조선후기까지 장졸들이 지켰다. 황방산성은 소규모 석성으로 거의 파괴되고 흔적만 남아 있다.동고산성은 900년에 견훤이 전주를 중심으로 후백제를 세울 때 왕궁터였음이 발굴조사 결과 드러났다. 현존하는 후백제의 유일한 유적이다. 전주시는 동고산성을 국가사적지로 지정받는 한편 100억 원을 들여 복원키로 했다.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한다면 좋은 역사문화 콘텐츠로 각광받을 듯 싶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국내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 전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문화강좌를 연다.8월 29일부터 10월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전주학 시민강좌'. '전주의 땅과 인간'을 주제로 전주의 지리에 관한 개괄 설명부터 풍수, 물길, 옛길, 땅이름, 고지도 등을 통해 본 전주의 모습, 전주 지리를 응용한 현대적 활용 방법까지 고민해 본다.김두규 우석대 교수의 '전주의 풍수지리'를 시작으로 이경찬 원광대 교수의 '전주의 도시구조와 영역변천', 하태규 전북대 교수의 '전주 옛길', 송경언 전북대 HK연구교수의 '전주의 물길-개발과 보전', 문창현 전북대 BK연구교수의 '전주의 장소성과 장소 마케팅', 최진성 한별고 교사의 '장소의 종교적 관성', 신정일 우리땅걷기 이사장의 '한국의 옛 대로'가 이어진다.9월 26일에는 소설가 김병용씨의 안내로 섬진강 발원지 등에 관한 자연생태 답사와 이성계와 관련된 마이산 기행을 떠난다.참가대상은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또는 대학(원)생. 8월 3일부터 100여명을 모집한다. 문의 063) 228-6485
"불교공예는 사찰에서 이뤄진 모든 의식에 사용됐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각종 의식에 필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그만큼 친숙하고, 또 아름답기 때문에 우리들을 감화시키죠."2500년 불교 역사의 산물인 불교공예. 28일 오후 7시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 열린 '유쾌한 인문학 3탄 - 장엄한 가치:불교공예'에서 유근자 동국대 강사(44·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이사)는 알기 쉬운 강의를 통해 불교공예의 세계로 안내했다."소리로 의식의 장엄한 분위기를 살리는 의식법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데 사용되는 공양구, 장엄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장엄구 등 불교공예는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가 단연 앞섰구요."불교의식엔 반드시 장엄한 절차가 따른다. 종, 쇠북, 경 등은 중생들의 심금을 울리는 의식구. 유 강사는 상원사 동종, 성덕대왕 신종을 비롯해 실상사종 등을 예로 들면서 "소리도 장엄했지만, 시간을 알려주는 동시에 귀신을 쫓고 지상과 하늘, 지옥의 모든 중생들을 다스리는 범종의 부조기술이 우리나라는 아주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원 실상사 백장암에서 나온 금동향완이 뛰어난 불교공예품"라며 "고려시대로 접어들면서 나팔형 높은 굽에다 마치 대야 같은 테두리를 낸 향완이 만들어졌는데, 은입사 기법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몇 안되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라도는 사찰이 너무 가난한 것 같다"며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게 장점이지만, 마모가 많이 된 단청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도 했다. 특히 유홍준씨의 「우리문화유산답사기」로 인해 일반인들이 보존·처리가 되지 않은 단청을 고풍스러운 것이라고 여기게 됐다며 목재 표면이 갈라지거나 썩지 않게 방지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본래 목적으로 볼 때도 이는 합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굴에 대해 "익산 미륵사지는 경주 황룡사지와 많이 비견되지만, 뒤늦게 발견되면서 체계적인 발굴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1400여년의 시공을 넘어 부처가 다시 온 전북의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제일로 예술미가 있고, 문장이 뛰어난 건 창암 이삼만 선생 글이요. 구름 가듯 물 흐르듯 써내려간 글씨를 보면, 행운유수가 따로 없습니다. 공부 참 제대로 헌 양반입니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2004 ~ 2007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탈초·해제집」 작업을 마친 황안웅 원광대 동양학 대학원 초빙교수(65). 도립미술관 소장품 중 난해한 초서(草書)나 행서(行書)를 알기 쉽게 정자체로 옮기고, 해석을 덧대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손을 거쳐 소장품 122점 중 72점이 탈초·해제됐다. 국·내외 작품 중 해당 도록에 실린 기록을 옮기고, 서예(CA)와 동양화(K0) 등으로 구분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탈초와 해제가 왜 꼭 초서나 행서 위주로 하게 됐는지 아십니까. 분서갱유 이후 만든 전서(篆書)가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 초서로 변화되면서 달리는 느낌의 글자가 됐기 때문입니다. 사람 동작으로 말하면, 전서나 예서는 앉아있는 것 같고, 해서는 서 있는 것 같아요. 행서는 걸어가는 듯 합니다. 그런데 초서는 속도감이 빠른, 획을 생략한 글자가 되면서 갑골과 비슷한 꼴이 됐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식별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지요."이어 황 교수는 가장 눈여겨 본 창암 선생과 추사 선생의 글자를 예로 들면서 "이 작업을 통해 그들의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며 "거기에 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창암, 이 양반 글은 중바위 한벽당 태생이요. 흐르는 전주천에 중바위를 보면서 참 욕심 없이 살았죠. 그래서 부드럽습니다. 그런데 추사 글자는 오래 돼서 마모된 글자를 탁본한 느낌이 많이 납니다. 제주도로 귀향가서 살면서 많이 고독했거든. 울분을 삭일 수가 없으니, 꼬장꼬장한 성격이 드러날 수밖에 없지."그는 "일부 글자가 비슷해 변별하기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사가들이라 특별히 어려운 글자를 쓰지 않아 비교적 수월했다"며 "글자를 만들어쓰기 보다 인용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충분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고 했다.노산 선생의 마지막 제자인 황 교수는 도립미술관이 탈초·해제집을 펴낸 것에 대해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또다른 '판도라 상자'에 다름 아니라며 앞으로 이런 작업이 꾸준히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이 26일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열린 마지막 나들이를 끝으로 다시 국립문화재연구소로 돌어가게 됐다.지난달 27일부터 한달동안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펼쳐진 미륵사지석탑사리장엄 특별전이 26일 열린 달오름음악회와 미륵사지석탑 점등식, 타악퍼포먼스, 오느름 민족음악관현악단이 펼친 연주를 끝으로 폐막됐다.특히 이날 폐막식에서는 국악인 박애리씨와 대중가수 안치환씨가 출연해 흥을 돋구었으며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륵사 복원을 기원하기 위한 특별전이 열려 아쉬움을 더했다.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북도, 익산시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특별전에는 총 12만7000여명이 이곳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사리장엄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는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또 금산사가 마련한 미륵사지석탑 진신사리 친견대법회가 특별전의 가치를 한층 고조시킨데 이어 지난 25일 펼쳐진 미륵사지 달오름 음악회는 시민이 하나된 장으로 승화됐다.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은 폐막식을 끝으로 다시 국립문화재연구소로 돌아가 보존처리되며 이에따른 정밀 연구와 보고서 작업이 이뤄진다.전북도와 익산시는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의 귀속 조치 이후에도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시설보완작업과 함께국립박물관 승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 국립 승격을 위한 정치 쟁점화 보다는 시민들이 문화적 가치를 알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이를 시민운동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오후 7시30분 전주 한옥마을에서 '익산, 백제문화의 중심을 꿈꾸다'를 주제로 열린'마당 수요포럼'에서 최완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은 "익산이 공주·부여에 비해 잘 나뉘어진 도성체계가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가치가 있다"며 "지금까지 학술대회를 이끌어왔던 학계와 전문가가 앞장서고, 시민들도 참여하는 학술대회를 준비해 그 외연을 넓혀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 소장은 이어 "익산역사지구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선정을 강조하는 것도 시민들의 구체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홍성덕 전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전주 한옥마을을 예로 들면서 "시민들과 학자들이 전통문화중심도시를 만들고, 이끌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익산도 정치 쟁점화하기 보다는 시민운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기상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사리장엄에 관한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교육시켜서, 그것을 정책에 반영시키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며"'내셔널 트러스트(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자산을 확보해 시민주도로 보전·관리하는 방식)'로 추진하는 것도 고민해 볼 일"이라고 제안했다.
익산 국립박물관 설립을 추진하려면 사리장엄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이미지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3일 오후 7시30분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열린 '익산, 백제문화의 중심을 꿈꾸다'를 주제로 한 '제78회 마당 수요포럼'에서 김민영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은 "학자 이외의 비전문가들은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굴과 관련해 문화관광 측면의 개발로만 바라보는 게 현실"이라며 "익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성덕 전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군의 명칭이 시의 그것보다 먼저 기억되는 도시는 많지 않지만, 익산은 아직도 이리로 기억되는 곳"이라며 "보석의 도시 혹은 익산 공단의 이미지로 각인된 만큼 새로운 문화도시의 개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정명희 전북발전연구원 문화관광연구팀장은 "문화관광 측면에서만 본다면, 백제문화권은 공주와 부여가 선점한 만큼, 익산은 미륵사지에 중심을 둔 후백제 르네상스 시기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는 것이 더 낫다"며 "백제사 전반으로 확대하기 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전북도의회의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국립박물관 승격 1만명 서명운동 등에 관해선 신중론이 제기됐다.김연근 도의원은 "익산은 국보급 문화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북도나 익산시가 예산 확보 측면에서 애물단지에 불과했다"며 "익산 미륵사지는 잊고 있었던 백제사에 대한 조명인 만큼 국립박물관 승격에 대한 의지를 모아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최완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은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국립박물관 승격 요구엔 반대하진 않지만, 정치 쟁점화돼서는 안 될 말"이라며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굴과 관련해 관심이 고조되는 한편에선 익산공단이 들어서 마구잡이식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통일성을 갖춘 국토개발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유기상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립나주박물관만 보더라도 이것이 현실화 되는데 10년이 소요됐다"며 "국립전주박물관 분원 형태로라도 시작하고 예산을 늘려가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홍 학예연구사는 "국립전주박물관 분원만이라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복안이 아니다"며 "국립전주박물관과의 역할 충돌의 우려가 있는 만큼 논리를 개발해 국립박물관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민족은 맞지만, 다문화는 아니다".지난 24일 전주대 예술관에서 열린 제47회 국어문학회 국제학술대회 '다문화와 디아스포라'에서 참가자들은 "주류문화에 적응하기를 유도하는 초기 '용광로 이론'에서 각각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자는 '샐러드볼 이론'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천의 차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교육의 방식이 다민족사회 수준을 벗어나 다문화사회로 가야한다"고 공감했다.'대한민국에서 다문화사회가 가능한가'를 주제로 기조발표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외부인을 단기간에 착취할 인력 내지는 한국인으로 동화돼야 할 농촌 총각들의 구제 수단으로 보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사회라고 할 수 없다"며 "아시아에서 군림하는 나라가 아닌, 아시아 문화를 존중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중심 또는 아시아 일부 국가의 문화만을 이해하는 역사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평택대 서연주씨는 '한국문화에 나타난 다문화 인식 양상 고찰'에서 "이주민들과 소수민족집단 구성원들을 한국사회가 포용하지 못하고 배제하게 된다면 사회의 새로운 하층계층이 형성되고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소수자를 한국사회에 적응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진행돼 온 다문화교육이 소수자들의 문화적 고유성이나 상호문화적 소통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이날 국제학술대회는 국어문학회와 전주대 교육과학연구소가 공동주관했다.
최근 들어 지역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고조되고 있다. 전주학 관련 학술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여지도서'등 고전 번역도 활발하다. 서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인 것 같아 흐뭇하다. 이는 지역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 발전 동력을 지역에서 얻고자 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특히 전주의 경우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이러한 때 일본어로 간행된 '전주부사(全州府史)'의 국역은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전주의 지나온 발자취, 그 중에서도 일본인의 시각에서 쓰여진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일제 강점기는 우리 민족에게 치욕의 기간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요, 근대화의 과정이다.전주부사는 일제가 막바지로 치닫던 1942년 간행된, 당시의 종합인문지리지 성격을 띤다. 전주의 향토사를 연구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완산지(完山誌)와 호남읍지(湖南邑誌)의 뒤를 잇는 정사(正史)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방 이후 전주시사(全州市史)가 4번 발행되었다. 말하자면 완산지와 전주시사를 잇는 가교와도 같다.이 책에는 두 가지 시각이 드러난다. 하나는 일제 침탈과 야욕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곳곳에 일본의 우월성과 한민족의 저급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예컨대 견훤관련 기술에서 "후백제가 일본을 받드는 것은 마치 아버지를 모시는 만큼 두렵고, 유아가 어머니를 사모하는 정에 유사하다"는 기록을 인용한다. 또 전라도인의 성적(成績)에서 "전주는 인재가 매우 적고, 중앙집권의 폭력적 위엄에 눌려 일어나려는 기력을 상실, 늘 낡은 인습을 버리지 않고 뒤로 물러나 움직이지 아니하니, 모든 일에 뒤쳐진 듯한 느낌"이라고 적고 있다.반면 부정(府政)에 대해서는 놀랄만큼 객관적 시각을 견지한다. 재정 교육 사회 보건 교통 산업 철도 종교 누정 등에 대해 정확하게 기술, 당시 사회경제상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된다.일제는 1914년 군산에 군산부를 설치했다. 이에 비해 전주는 전주면으로 격하시켰다. 전주는 그 뒤 1931년 전주읍으로 승격했고 1935년 전주부로 승격되면서 완주군과 분리되었다.전주부사 번역을 계기로 지역사의 원전이랄 수 있는 완산지 등에 대한 번역도 서둘렀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미국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2007년 내놓은 전자책(e-북) 단말기 '킨들'은 2년이 채 못 돼 80만대나 팔리며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전자책 시장이 점점 커지자 미국 최대 서점체인 반즈 앤드 노블도 20일 70만종 이상을 제공하겠다면서 전자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도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전자제품 업체, 이동통신사가 최근 앞다퉈 종이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의 'e-잉크' 기반의 단말기와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전자책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출판계 소식을 전하는 격주간 '기획회의'는 최신(252)호에서 '전자책 출판의 과제'를 주제로 한 특집을 마련해 국내 전자책 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분석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부는 전자책 바람은 교보문고, 예스24 등 도서유통업체와 삼성전자, 아이리버 등 휴대용 단말기 제조업체가 함께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구체적 움직임이 있다는 점에서 10년 전 스티븐 킹으로부터 불었던 미국발 전자책 열풍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전자책 산업의 성장은 종이책 출판산업 내부의 변화로부터 시작됐다. 10년 전 4조원에 달했던 종이책 출판산업이 현재 2조5천억원으로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출판계에서 전자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장 사무국장은 출판산업이 전자책을 중심으로 일대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2∼3년 내에 전자책 산업은 1조원 이상으로 확장될 뿐만 아니라 온오프 출판산업 전체를 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물론, 전자책 시장의 성장으로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콘텐츠 빈곤, 출판사 양극화 등 기존의 문제가 그대로 전자책 산업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장 사무국장은 '약자들의 연합'이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년 전부터 조금씩 만들었던 전자책 1세대 중소기업과 중소 출판사들이 연합해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중호 북센 본부장 역시 전자책 단말기에 적용되는 국제표준 포맷의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돼야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콘텐츠를 문제 삼았다. 또한, 이 본부장은 e-잉크 기반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와 함께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의 경쟁력도 눈여겨봐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전자책 산업이 오래전에 시작되고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저작권 문제다. 불법 복제를 어떻게 막을지, 기존 출판사와 저자, 전자책 제공업체의 권리는 각각 어떻게 나뉘는지, 도서관과는 어떻게 계약해야 하는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김기태 세명대 미디어창작과 교수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권했다. 1차 종이 출판권과 디지털화를 비롯한 2차 출판권을 명확히 규정한 꼼꼼한 계약서 작성이야말로 모든 권리 행사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소장 장낙인·이하 영시미)가 지적장애인 미디어교육 포럼 '숨 고르고 오래 달리기'를 23일 오후 2시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미시에서 갖는다.영시미가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시작한 지 올해로 4년 째. 여러 지역 미디어 교육 사례를 통해 지적장애인미디어 교육과정, 지역사회 파트너십 구축과 역할, 상설교육 정착방안 등 지역 사회와 관계맺기를 고민하는 자리다.이날 포럼에선 신두란씨(전주시민미디센터 영시미 교육팀원)는 전주 자림학교를,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는 서울 둔춘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특수 학급 사례를 발제한다. 류미례씨(푸른영상 활동가)는 '장애인센터 함께 사는 세상'을 주제로 자립센터 교육 사례를 발표할 계획.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미디어센터, 교육청, 학교를 연계로 한 교육 사례를 소개한다.이후 홍교훈씨(익산공공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팀장)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국어문학회와 전주대 교육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09 여름 국제학술대회가 '다문화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24일 오전 9시30분 부터 전주대 예술관 리사이틀홀에서 개최된다.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한국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박노자 교수가 '대한민국은 이민사회가 될 수 있겠는가'를 기조발제하는 학술대회는 한국어, 한국문학, 한국문화, 다문화, 디아스포라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진행된다.서혁 이화여대 교수의 '다문화 가정 학생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읽기 능력에 대한 사례연구'와 이희중 전주대 교수의 '마종기의 시와 이주체험', 이은숙 순천향대 교수의 '외국인을 위한 현장체험 중심의 한국문화교육방안 고찰' 등은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영역별 토론이 끝난 오후 4시부터는 김승수(전북도청 대외협력국장) 김태호(완주군 다문화가정지원센터장) 진선희(대구교대 교수) 나랑토야(몽골 이주여성) 등이 참여하는 집담회가 마련된다.이날 학술대회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과 몽골,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학자들이 각국의 관점에서 한국사회 다문화 특징과 전개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사회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외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북도의회가 1천400년 전 찬란한 백제유물을 보관한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국립박물관으로 끌어올리려고 팔을 걷어붙었다. 도의회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국립박물관 승격 추진지원특별위원회(위원장 배승철 의원)'는 익산불교신도연합회 등과 공동으로 21일부터 26일까지 미륵사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국립박물관 승격 1만 명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특위는 서명을 받고 나서 명단을 국회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백제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려면 국립박물관으로 승격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건의할 계획이다.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은 지난 6월27일부터 한 달간 올해 초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국보급 사리장엄 등 백제유물을 전시하는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지난 1월14일 미륵사지 석탑에서는 금제사리호(金製舍利壺)와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 등 백제유물 683점이 발견됐다.
'제78회 마당 수요포럼'이 익산 국립박물관 설립 추진에 대한 논의의 장을 펼친다.23일 오후 7시30분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열리는 '익산, 백제문화의 중심을 꿈꾸다'.주최측 사정상 목요일에 열리게 된 이번 포럼에서는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견과 함께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는 익산 국립박물관 승격과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에 대한 준비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익산의 문화재 관리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사회는 윤덕향 전북대 교수. 토론에는 홍성덕(전북대학교 박물관) 노기환(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 학예사) 최완규(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 유기상(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김민영(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 김연근(도의원) 정명희씨(전북발전연구원)가 참여한다.
한지로 패션상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모색하는 '제1차 한지사 패션상품 세방화 전략 워크숍'이 21일 오후 2시 전주코아리베라호텔 기린홀에서 개최된다.이번 워크숍은 전북대 한지사 패션상품 세방화 컨설팅팀이 '2009년도 지방대학 활용 지역문화 컨설팅' 사업으로 마련한 것. 김용숙 전북대 의류학과 교수가 '한지 패션상품에 대한 소비자 태도 및 구매의도'를, 전양배 전양배한지의상연구소 소장이 '한지 의상의 현황과 해외 홍보활동'을, 오영택 전주대 경영학과 교수가 '한지 패션상품 세방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김애순 군산대 의류학과 교수가 '한지 패션상품 세방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한지 패션상품 세방화를 위한 자유토론도 진행된다.
"옛 기법을 바탕으로 전통을 고스란히 살렸습니다. 당시 육송(한국에서 생산된 소나무)을 사용하고 해체 당시 부분을 명확히 고증했어요. 후세에 참고 가능하도록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도 빼놓지 않았습니다."전주 한옥마을 내 동헌 복원을 맡은 김종은 대목장(60·혜전건설 근무). 17일 오후 3시 동헌 상량식에서 만난 김씨는 땀으로 흠뻑 젖은 작업복 차림이었다.그는 "전주 동헌은 지난 1891년 재건한 건물로 117년 동안 전주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건축물"이라며 "일제가 조선 왕조의 발상지인 전주 유적들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철거된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남다른 의미를 갖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가장 '애' 태우게 했던 작업은 자재 확보. "100% 육송을 사용해야 됐기 때문에 여러 차례 수소문해서 강원도에서 구해왔을 정도로 고생했다"며 "실측하면서 옮기는 과정에서 거리 측정의 오차를 분석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재의 길이가 제각각인 데다, 정교하지 않은 구멍에 자재를 끼워넣으면서 생기는 오차를 줄여야만 내구성을 갖춘 건축물로 거듭나기 때문.이어 그는 "전주 동헌은 도 지정 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옛 자재를 살려 역사성에 무게중심을 둔 대신 새로운 자재를 사용한 것보다는 수명이 단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잘 보존·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동헌엔 두 칸의 큰 방과 대청마루가 들어설 계획이다. 그는 "9월 완공을 앞두고 비가 와서 공사가 다소 지연될 것을 우려했지만 무리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동헌 복원을 통해 전주시와 전주한옥마을의 문화적 자산이 그만큼 더 풍성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헌이 다시 우뚝서니 완산이 날로 새로워진다(東軒再屹 完山日新).'17일 오후 3시 전주 한옥마을 내에서 열린 동헌 상량식. '상량(上樑)'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는 가장 중요한 절차다. 예로부터 유지(有志)들을 초청해 건물의 완성을 알리고 공 들인 사람들의 노고를 위로해왔다.송하진 전주시장이 첫 잔을 올리자, 분위기는 차분해졌다. 축문이 낭독되고, 행사 참석자들이 차례로 잔과 절을 올리며 75년 만의 동헌의 무사귀환을 축하했다.사회를 맡은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이 "상량이요"라고 선창하자 사람들은 입을 모아 "상량이요"라고 맞받았다. 이어 송 시장과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김종은 대목장이 전주의 자존심과 역사를 온전히 되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줄을 잡아당겨 상량대를 올렸다.상량문에 쓰여진 축원 글귀인'동헌재흘 입주상량'은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이 쓰고, 김승방 연묵회장이 휘호한 작품.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 동헌이 돌아옴으로써 전주시는 전라감영을 복원하는 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자긍심을 되찾고 역사성을 갖춘 복원으로 도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두의 숙제"라고 말했다.전주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관청 집무실로 전라감영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지금까지 원형이 보존돼 남아 있는 유일한 건축물. 1934년 일제가 신식 군청 건물을 짓겠다며 강제로 철거했던 것을 전주 류씨 문중에서 사들여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로 옮겼다. 그동안 류씨 문중 제각으로 사용돼 왔다가 지난해 전주시에 기부돼 복원작업이 진행중이다.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인 동헌은 김제시에서 옮겨 온 77년 전 전통한옥과 함께 국내·외 회의장소와 숙박체험시설로 활용될 계획이다.
서울시 신청사 건립부지에서 일제강점기와 조선후기의 건물터 흔적이 확인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은 지난달 11일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서울시 신청사 건립부지 2천231㎡를 발굴조사한 결과 일제강점기의 건물터와 조선 후기 때 건물 기초, 석축, 배수시설 등의 유구(遺構)가 드러났다고 14일 말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의 자기편, 도기편, 기와편 등 유물도 다수 발굴됐다. 서울시 신청사 건립부지는 조사지역을 중심으로 북쪽에 서학당, 군기시, 무교(정릉동천)가, 남동쪽에는 원구단이 자리하고 있었으므로 이와 관련된 유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조사단은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발굴 현장에서 열리는 지도위원회는 유적의 성격을 검토하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가람시조문학회(회장 신길수)가 18일 오전 11시 정읍내장산 국립공원내 회의장에서'2009 하계세미나'를 연다. 가람 선생의 시조 세계를 논하는 자리로 성기조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김준 전 한국시조협회장, 박금규 원광대 명예교수, 박영학 원광대 교수, 내장산 벽련암 회주인 대우스님이 가람 선생에 관한 주제 발제를 할 예정.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5회 전국 삼행시조 공모전'도 함께 열린다.응모기간은 10일부터 8월15일까지.이병기를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엔 신작 삼행시조 1편을 가람시조문학회나 이메일(sajook@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 수상작은 「가람시조 제5호」 에 등재되며, 시상은 「가람시조 제5호」 출판기념회 때 전달된다.문의 010-3674-0690.
전주 경기전 참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13일 시에 따르면 완산구 풍남동 3가 91-3번지 경기전 뒤편에 자리한 참죽나무와 관련해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수령 250년 이상된 이 참죽나무는 높이가 15.6m, 흉고둘레가 3.95m에 달한다.영조가 조경묘를 세울 당시인 1771년경부터 자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시는 이 참죽나무의 역사적, 문화적, 학술적 가치를 감안해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요청했다.시 관계자는 "이 나무를 잘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을 요청했으며, 문화재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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