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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유명 중국음식점 '만리장성'이 있던 자리에 박물관이 들어섰다. 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과 함께 국내 3대 사립박물관으로 꼽히는 호림박물관의 운영주체인 성보문화재단(이사장 윤장섭)이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의 옛 만리장성 자리에 '강남분관'을 냈다. 정식 명칭은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상업용 빌딩인 삼오빌딩(15층), 그리고 근린생활시설인 3층짜리 빌딩과 한데 어우러진 신사분관은 5층 건물로, 2-4층을 상설전시실로 쓴다. 성보문화재단은 이들 건물을 뭉뚱그려 '호림아트센터'라 부른다. 오는 19일 정식 개관에 맞춰 신사분관은 호림박물관이 자랑하는 고려청자 특별전을 연다. 상설전시실 3개층을 모두 사용할 이번 전시에는 고려청자 특유의 형태와 빛깔, 문양을 대표하는 명품 170여 점이 선보인다. 질과 양 면에서 이만한 규모의 고려청자 전시는 흔하지 않다. 전시품 중 압권은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청자상감모란운학문귀면장식대호'(靑磁象嵌牧丹雲鶴文裝飾大壺)라는 13세기 무렵 고려청자다. 이 이름은 '청자/상감/모란ㆍ운학문/귀면/장식/대호' 정도로 끊어 읽어야 한다. 청자 중에서도 모란과 구름을 노니는 학 그림을 상감 기법으로 그려넣고, 도깨비를 연상케 하는 동물 형상을 장식한 큰 항아리라는 뜻이다. 이런 명칭에서 주의할 것은 큰 항아리를 의미하는 '대호'(大壺). 도대체 얼마나 크기에 '大'자를 붙였을까? 호림박물관은 크기로만 보면 이 도자기가 '한국 챔피언'이라고 한다. 지금껏 알려진 고려청자 중 가장 크다는 것이다. 높이가 48.0㎝에 몸통 최대 지름은 약 50.0㎝에 달한다. 높이와 너비가 대략 1 대 1 비율인 셈이다. 조선시대 백자대호(일명 달항아리) 높이가 대체로 45㎝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고려청자로는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청자로는 매우 드물거나 알려지지 않은 향로(香爐)ㆍ장고(長鼓)ㆍ도판(陶板)ㆍ난주(欄柱) 등도 대거 선보인다. 호암미술관과 함께 사립박물관으로는 국가지정 문화재가 가장 많다는 강점을 살려 1540호 청자표형주자(덮개갖춤.12세기), 1451호 청자상감운학국화문병형주자(13세기) 등 보물 6점도 전시된다. 감상은 4층에서 시작해 3층과 2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를 택했다. 4층 제1전시실에서는 비색(翡色)을 띠는 순청자(純靑磁)를, 3층 제2전시실에서는 고려청자의 대명사인 상감(象嵌)청자와 자유분방하며 참신한 개성미를 느낄 수 있는 철화(鐵畵)ㆍ퇴화(堆花)청자를 감상한다. 2층 제3전시실은 작은 청자그릇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충남 태안 마도(馬島) 앞바다는 선박의 공동묘지다. 조선왕조실록 중 태종실록을 보면 태종 3년(1403) 한 해에만 이곳에 34척에 이르는 선박이 침몰했으며, 같은 왕 14년(1414)에는 그 두 배에 해당하는 66척에 달하는 조운선이 침몰하거나 좌초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지난 2007년 선체가 발견되고, 각종 고려청자 2만3천점을 쏟아낸 고려선박 '태안선'의 발견은 이 공동묘지 수중발굴의 서막을 올린 데 지나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같은 해저에서 또 하나의 '태안선'이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 4월26일 이후 태안군 근흥면 마도 북동쪽 400m 해상 일대에서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하다가 고선박 저편(底片), 즉, 밑바닥 판재가 매장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9일 말했다. 이곳을 발굴 중인 양순석 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저판 부재가 7개임을 확인했다"며 "이 가운데 부재들은 너비 35㎝ 정도이며 양쪽 가장자리 부재는 너비 20㎝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전체 너비가 2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 주변에서는 청자대접 등이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된다. 전남 완도선(1983-84년 인양)이나 목포 달리도선(1995년 인양)과 같은 지금까지 조사한 고려시대 선박 저판이 각각 5개와 3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제7호 고려선박으로 기록될 이번 '태안선 2호'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문화재연구소 문환석 수중발굴과장은 "조금(조수가 가장 낮을 때)이 시작되는 12일 무렵부터 선체발굴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최종선정됐다.지난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제1차 세계유산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익산역사유적지구는 남한산성(경기), 중부내륙 산성군(충북),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아산 외암마을(충남), 대곡천 암각화군(울산), 순천 낙안읍성(전남), 창녕 우포늪(경남)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선정됐다.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세계유산이 되기 위한 예비목록. 유네스코는 최소 1년 전에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유산만을 대상으로 유산의 진정성, 가치의 탁월함, 유산의 보존관리 상황 등을 평가해 세계유산을 지정하고 있다.익산역사유적지구는 익산시 금마면·왕궁면·삼기면·낭산면·웅포면 일원으로, 웅포면 입점리 금강하구 일원의 입점리 권역과 금마 왕궁면 일원의 왕궁·미륵사지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전북도 문화예술과 김승대 문화재전문위원은 "익산역사유적지구는 동양최대 사찰인 미륵사지와 백제 왕궁으로 확인된 왕궁리유적, 국가사찰 제석사지, 무왕릉인 쌍릉, 입점리 고분 등 고대 왕도가 갖춰야 할 모든 유적이 산재돼 있는 백제 문화의 보고"라며 "최근 미륵사지석탑에서 백제 사리장엄이 출토되면서 한국 고대사를 새로 쓰는 대전기를 마련하는 등 세계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도는 익산역사유적지구와 관련, 이달 중으로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자문 및 학술연구를 시작해 내년 2월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전문가 실태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산 말도의 습곡구조'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501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이 습곡구조는 선캄브리아기(약 5억7000만년 이전)라는 고생대 이전의 오랜 지질시대를 통해 압축 변형된 것으로, 최소 3회에 걸친 대규모 습곡작용의 흔적을 잘 보존하고 있다.말도는 군산에서 남서쪽으로 40㎞ 가량 떨어진 고군산군도의 최서단에 위치해 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섬이다. 말도의 남동해안을 따라 대규모 지각운동에 의해 지층이 큰 물결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 습곡구조가 파도에 침식된 절벽에 잘 노출돼 있다.문화재청 측은 "습곡 이외에 물결모양 흔적(연흔)과 비스듬한 층리(사층리) 같은 퇴적구조, 희귀한 지질구조로 평가되는 습곡으로 휘어진 단층은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우수하다"면서 "수려한 바다경관과 어우러져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사진)이 7월6일까지 열고 있는'고려 왕실의 도자기' 순회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3일 오후 2시 국립전주박물관 강당에서 특별 강연을 마련한다.김영원 관장이 고려시대 궁궐·왕릉의 출토품과 국보 제 61호 '청자 어룡 모양 주자'와 '청자 도철 무늬 향로' 와의 시간 여행에 동행한다. 강진 사당리·부안 유천리 가마터를 비롯해 파주 혜음원 터에서 발견된 도자기 파편들을 통해 고려청자의 생산지인 부안 유천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선착순으로 260명이 입장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
20세기 한국의 생활사를 바꾼 기념비적 '물건'들이 있다. 현재 한양대박물관에 전시 중인 국내 최초의 컴퓨터가 그렇고, 흑백TV와 컬러TV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같은 맥락에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부르고, 이를 통해 한국인의 생활패턴 전체를 바꾼 '포니1'의 등장 또한 '혁명'이었다.이처럼 일제강점기이후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다양한 생활사 자료의 수집에 나선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이 최근 소장품 공개구입을 통해 1978년식 '포니1 픽업'을 손에 넣었다.이 자동차는 강원 영월군 주천면에 거주하는 윤대진(72)씨에게서 구입했다.통상 박물관에서 문화재는 매매업자를 통해 입수하지만 이번에는 소장자에게서 직접 구입했다.민속박물관은 "포니1은 (자동차의) 국산 고유모델 1호품이라는 점과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열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자료라는 점을 중시하고 2007년이후 그 매입을 본격 추진했지만 '원형' 또는 '희소성'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구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다시 말해, 포니1 모델이 남아있다고 해도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했을 뿐더러, 그나마 많은 수리가 이뤄져 '원형'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번에 매입한 포니1 모델은 원래 소장자인 윤씨 자신이 1978년 직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으로 가서 구입한 이래 지금까지 31년간 계속 보유한 자동차로 "현재 제너레이터와 후시경 등 일부 부속품만 교체되었을 뿐 구입할 당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박물관은 평가했다.자동차 전문가 백중길씨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소장자가 직접 구입해서 지금까지 소유하면서 구입할 당시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이런 사례는 매우 희귀하다"고 평가했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소장자인 윤씨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자동차를 구입한 내역을 기록한 가계부는 물론이고, 구입 당시의 자동차 '취급설명서'와 신문 광고까지도 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한편 박물관은 최근 2차 공개구입을 통해 경술국치 관련 자료(한국합병 기념장이나 기념엽서), 한국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 전경이 들어간 크리스마스 카드, 한국전쟁 관련 자료(영화포스터나 이불, 도강증, 삐라), 평화시장 상표를 부착한 60년대 복식, 서울올림픽 자료(올림픽 복권, 생활용품) 등도 구입했다.포니1은 현재 조성 중인 박물관 야외전시장 근ㆍ현대 거리에서 내달말부터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군산 야미도 새만금사업지구내 해상에서 고려청자 등 2200여점의 유물이 인양됐다.지난 2006년부터 이번 수중발굴까지 야미도 해상에서는 총 4100여점의 유물이 인양돼, 새만금방조제 주변 해저는 수중 유물의 보고(寶庫)로 급부상하고 있다.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해 9월16일부터 약 8개월 동안 군산 야미도 새만금사업지구내에서 수중발굴조사를 벌여, 고려청자를 비롯한 각종 도자기 2293점을 수습해 인양했다고 4일 밝혔다.야미도 수중유적 발굴은 2005년 10월 청자대접 등 유물 320점을 불법 인양한 도굴범을 검거한 계기로 시작됐으며, 2006년과 2007년에 연차적인 학술발굴을 통해 1806점이 인양됐다.이번 수중발굴까지 야미도 수중에서 발굴된 유물은 총 4100여점에 달한다.연구소 측은 "발굴된 도자기는 품질이 비교적 낮은 대접과 접시 등의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 "유물은 12세기경 서남해안에 인접한 지방가마에서 민간 수요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연구소 측은 이어 "발굴된 유물들은 거친 태토(胎土)에 암갈색 유약을 사용했으며, 구운 상태가 좋지 않아 유약이 벗겨지고 산화된 것도 많다"며 "이런 면모는 전남 강진과 해남, 전북 부안 등 기존에 잘 알려진 가마에서 생산된 양질의 청자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이번에 발굴이 이뤄진 해역은 새만금방조제 완공이후 조류변화에 따라 해저지형에 변화가 발생한 곳으로, 인양된 도자기들 역시 새만금방조제 물막이공사 이전에 조류 영향으로 한번 노출됐다가 공사완료 이후 다시 갯벌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물들이 해양 유기물과 패각류(貝殼類)가 붙은 채로 발굴된 예를 통해 알 수 있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야미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 일원의 수중문화재를 보존 관리하고, 해저지형 변화에 따른 유물의 유실을 막기위해 연차적으로 탐사조사 및 발굴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선 중기에 일대 광풍을 일으킨 정여립(1546-1589)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조선 최초의 공화주의자'라는 극찬에서부터'잔인한 모반자'라는 폄하까지 극과 극을 달린다. 또 그의 모반을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와 날조되었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선다.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렇게 다를까.전주 남문밖(현 색장동), 또는 동문 밖에서 태어난 정여립은 과거에 급제한 후, 홍문관 수찬에 오른다. 박학다식하고 호방한 성품을 지녔으며 율곡 이이 등의 천거로 중앙 인물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하지만 거침없는 언변과 스승 등에 대한 비판으로 선조 임금의 눈밖에 나, 전주로 낙향한다. 금산사 아래 구릿골(동곡마을)에 살며 대동계를 조직하고, 이어 진안 죽도에 들어가 서당을 열고 활쏘기 모임 등을 이끌었다. 이때 왜구가 침입하자 대동계원 등을 데리고 왜구를 물리친다. 그의 조직은 황해도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그러나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싸우던 중앙 정계는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한때 서인이었다 동인(집권세력)에 가담한 그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고발한 것이다. 그가 입버릇처럼 주장한'천하는 공물인데 주인이 있을 수 있는가(天下公物論)'등은 그의 모반을 뒷받침했다.이로 인해 그의 집안은 멸족되었다. 또 3년 동안 선비 1000여 명이 처형당했다. 대부분 동인과 호남출신이었다. 역사는 이를 기축옥사(己丑獄事)라 이름 붙였다. 당시 이 사건은 조선 전체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 넣었다. 말이 1000여 명이지 지금으로 치면 야당과 학계인사 등 반대세력의 씨를 말린 것이다.또 그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오랫동안 이름 석자를 입에 올리는 것도 금기시되었다. 그러니 기록이 남아 있을리 만무다. 결국 후세 사가들은 파편화된 언행을 퍼즐 맞추듯 맞추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어쨌든 이 사건으로 호남은 반역향으로 몰리고 인재 등용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나아가 조선 전체가 인재고갈과 선비정신의 후퇴로 활력을 잃었다.정여립 사건은 고려때 훈요십조와 이중환의 택리지 등과 함께 호남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제공한 뿌리로 작용해 왔다.마침 전주역사박물관에서'정여립 모반사건과 기축옥사'에 대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앞으로 더 많은 조명이 있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지난해 9월16일이후 약 8개월간 군산 야미도 새만금사업지구내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고려청자를 비롯한 각종 도자기 2천293점을 수습, 인양했다고 4일 밝혔다. 야미도 수중 유적은 2005년 10월 청자대접 등 유물 320점을 불법 인양한 도굴범을 검거한 일을 계기로 그동안 2006년과 2007년 연차 학술 발굴을 통해 1천806점을인양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야미도 유적에서는 총 4천10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이 인양됐다. 연구소는 "이들 도자기는 품질이 비교적 낮은 대접과 접시 등의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룬다"면서 "그런 까닭에 거친 태토(胎土)에 암갈색 유약을 사용했으며, 구운상태가 좋지 않아 유약이 벗겨지고 산화된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면모는 전남 강진이나 해남, 전북 부안 등지의 기존에 잘 알려진 가마에서생산된 양질의 청자와는 다르다. 이런 도자기는 12세기 무렵 서남해안에 인접한 지방가마에서 민간 수요를 위해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이번에 발굴이 이뤄진 해역에서는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조류가 변하고그에 따라 해저 지형의 변화가 발생, 갯벌에 묻혔던 많은 유물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야미도 인근 해역을 비롯한 새만금방조제 주변 해저는 수중발굴의 보고(寶庫)로 급부상하고 있다. http://cafe.daum.net/sillasa
순천향대(충남 아산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연구자료를 충남 아산시의 이순신테마정보관 홈페이지(www.e-sunshin.com)에 공급한다고 3일 밝혔다. 이 대학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순신의 리더십과 정신을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산시 관련 홈페이지에 본교 이순신연구소의 학술,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순천향대는 매년 이순신연구논총을 펴내고 관련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이순신학(學)' 정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천하는 백성의 것이지 임금 한 사람이 주인이 될 수는 없다. 누구든 섬기면 임금이 아니겠는가.'봉건사상을 거부한 진보적인 사상가 정여립(1546~1589).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7주년을 맞아'정여립 사건과 기축옥사'를 주제로 한'제9회 전주학 학술대회'를 3일 오전 11시 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연 가운데 그의 생애와 사상, 영향 등이 재조명됐다.최영성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정여립의 생애와 사상' 주제 발제를 통해 "정여립은 의리사상, 정통론,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주자학적 지배질서를 거부하고, 후천개벽 또는 후천세계에 대한 기대로 사상적 진보성을 드러낸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그를 신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동학농민혁명, 증산교, 원불교 등이 전라도에서 발생된 것도 후천세계에 바탕을 둔 대동사상 영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이희환 전북대 교수는'정여립 옥사의 실상과 그 영향' 주제 발제에서 "'기축옥사'는 동·서인의 갈등에서 동인을 물러나게 하고, 송익필·정철 등 서인의 음모에 의한 허위자백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화를 당한 옥사요 사화였다"며 "당쟁이 세습되고, 사상의 다양성이 제한 받았으며, 동인이 남·북인으로 분열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여립의 역모', '정여립의 모반', '기축옥사','정여립의 옥사' 등으로 불리워지고 있으나, 사건 자체에 역모 성격이 이미 포함돼 있는 만큼 '정여립 옥사'로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정여립 모반사건 이후 호남사림의 동향'주제 발제를 통해 "기축옥사로 인해 호남사림의 학맥이 단절되고, 관직진출에 장애가 될 정도로 위축된 것은 아니었다"며 "17세기 이후 전라도 문과급제 점유율이 충청도에 밀리지만, 식년시는 조선말까지도 전라도가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호남사림의 등용을 막은 것은 지방 홀대, 모역 등으로 인한 호남에 대한 편견이었다고 강조했다.'정여립과 기축옥사의 발자취' 주제 발제에 나선 신정일 우리땅걷기 이사장은 기축옥사의 진원지인 대동계를 조직했던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그의 생가가 있는 완주군 상관면 월암리, 의문사한 곳으로 알려진 진안 죽도에서 정여립에 대한 재조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남 장성이 홍길동을 주제로 여러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전주역사박물관이 주최하고 전주시와 전주학추진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개관 7주년 기념식과 '기산 풍속도, 그림으로 남은 100년 전 기억'의 전시 개막식도 이날 함께 열렸다.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전북문화재단 이사장을 도시자가 맡는 대신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민간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단 출범 후에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통합이 일차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전북문화재단 설립운영 기본계획수립 및 예비타당성 연구용역기관인 전북대 다문화연구소(소장 이정덕)는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직구성에 있어 도지사가 이사장을 맡았을 때 민간인이 이사장인 경우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도지사가 이사장인 경우 최종 결재권자와 실제 결정권자가 일치함으로써 도와 문화재단의 협조가 순조롭고 예산확보에 용이한 반면, 민간인이 이사장인 경우 형식적으로는 자율성과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사업이나 예산 등에 있어 도지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정덕 전북대 다문화연구소 소장은 "도지사가 이사장인 경기문화재단 보다 오히려 민간인이 이사장인 서울문화재단이 정치적 종속이 더 심하다"며 "재단이 도지사 업무지원수단으로 전락하고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도지사가 이사장을 하지 않더라도 예산 지원을 이유로 마음만 먹으면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경우든 도지사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전북대 다문화연구소가 제시한 문화재단 주요 전략사업에는 창작환경개선, 국내외 문화예술가 창작교류확대, 평가체계 개선, 스타 프로젝트(문화예술 창조능력의 향상), 창작지원 개선 및 확대, 아트뱅크, 커뮤니티 아트 활성화, 시민 창작활동 활성화(문화예술 창작활동의 활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운영, 지역간 문화예술 향유격차 해소, 문화바우처 사업 확대, 시민문화예술동호회 지원(문화예술교육 및 향유 활성화), 문화예술의 계승 및 의미 제고, 전통문화와 문화재의 발굴 및 활용,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사업, 전북문화정체성 강화(전북문화예술의 독창성 제고) 등이 포함됐다.이소장은 재단이 또다른 권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재단은 현재 도내에서 벌어지는 사업들을 통합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전북도와 재단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재단은 문화산업이나 문화관광적 측면을 제외한 순수문화예술만을 다루는 것으로 한정지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주·익산문화재단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는 도 단위와 시·군 단위 사업을 분류, 지원하고 협의하는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전북대 다문화연구소는 4일 오후 2시 전북도청 대강당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공청회 결과를 반영, 전북문화재단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전북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이 국가지정 명승지로 도내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 무주 구천동 일사대, 무주 구천동 파회·수심대를 지정 예고했다.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은 화산작용으로 형성된 암석들이 거대한 수직암벽을 이루고 있는 데다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산세가 수려하다. 도솔천 내원궁, 도솔암, 나한전, 마애불 등 불교 관련 문화재와 천연기념물로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은 곳.무주 구천동 일사대는 고종 때 연재 송병선이 서벽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후진을 양성했던 장소다. 굽어 흐르는 하천 침식작용으로 발달된 절벽, 배의 돛대모양으로 우뚝 솟아있는 서벽정 서쪽 경관이 압권이다.무주 구천동 파회·수심대는 연재 송병선이 이름 지은 무이구곡(武夷九曲) 중 마지막 명소. 기암괴석이 절벽을 이루고, 병풍처럼 세워져 금강산을 연상시켜 일명 '소금강'으로도 불리웠다. 파회는 고요한 소에 잠겼던 물이 급류를 타고 기암에 부딪쳤다가 흘러들어가는 곳이며, 수심대는 신라 일지대사가 맑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를 보고 도를 깨우친 곳으로 물이 돌아 나가는 곳이다.문화재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을 거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문화재단 설립운영 기본계획 수립 및 예비 타당성 연구용역을 위한 공청회가 4일 오후 2시 전북도청 대강당 세미나실에서 개최된다.이번 공청회는 전북문화재단 연구용역기관인 전북대 다문화연구소(소장 이정덕)가 도내 14개 시·군을 순회하며 수렴한 지역 예술단체 및 예술인, 관련 공무원 등의 의견을 토대로 마련한 최종 공청회. 전북문화재단의 설립방향 및 필요성, 조직의 구성과 운영, 가능한 사업, 운영재원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이날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전북문화재단의 필요성 및 목표'를, 김창민 전주대 교수가 '전북문화재단의 조직과 운영'을, 이정덕 전북대 다문화연구소장이 '전북문화재단의 조직과 운영'을 주제로 발표한다. 토론에는 박상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기획실장, 정성엽 익산문화재단 이사, 김병수 전주한옥생활체험관 관장이 참여한다.전북대 다문화연구소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전북문화재단 기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판소리 '적벽가'와 영화 '적벽대전'을 비교, 민중친화적 요소에 있어 영화가 판소리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나왔다.지난 30일 전북대에서 개최된 세계문학비교학회와 전북대학교 국제문화교류연구소 '2009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자유주제 분과에 참여한 유제호 전북대 프랑스어과 교수는 '판소리 '적벽가'와 영화 '적벽대전'의 유희-예술성 비교'를 통해 "판소리 '적벽가'와 영화 '적벽대전'은 사실에 바탕한 허구적 서술체를 근간으로 예술성 및 오락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거기에 적절하게 배합된 영웅미, 비장미, 비극성, 골계미의 구체적인 양상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며 "특히 비극성의 주조를 이루는 민중친화적인 요소에서 상호대립적인 측면이 엿보인다"고 밝혔다.유교수는 "일부 판소리 학자들은 판소리 '적벽가'가 혁명에 가까울 정도의 민중친화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전쟁에 동원된 군졸들의 일상적인 애환이 영웅들의 면모와 극한적으로 대비돼 나타나는 '군사설움' '적벽화전' '새타령' '화용도 패주' '군사점고' 대목 등을 예로 들었다.그밖에도 판소리 '적벽가' 전반에 걸쳐 민중의 일상에 바탕한 평화주의적 지향성이 상당 수준 배어난다고 덧붙였다.유교수는 "영화 '적벽대전'은 민중친화성 및 평화지향성을 우회적으로 형상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배계층에 속하는 인물들의 '시혜'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에서 유비가 장판교 싸움 중 "백성을 두고 퇴각하려면 왜 전쟁을 하느냐"며 장수를 질책하고, 전염병 때문에 한·오 동맹을 철회하고 군사를 거두면서 공명에게 "백성의 생존보다 중한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 대목들이 나오지만, 이 역시 유비를 비롯 주유, 소교, 손사향 등 지배계층의 시각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전북대 국제문화교류연구소 창립기념으로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화와 한국문화의 정체성, 한국음식의 세계화전략, 한국관광의 세계화전략, 자유주제 등 4개 분과로 나눠 진행됐다.진상범 세계문학비교학회 회장은 기조연설 '한국문화, 과연 세계화의 길과 그 전략이 존재하는가?'를 통해 한국의 전통예술을 즐기고 한국음식으로 육체의 병을 고치는 음식치료를 하며 문화관광을 겸하는 문화상품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진회장은 "한국음식문화가 세계화되려면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참신한 음식을 맛보고 음식치료를 받으면서 음식을 만들어 보는 체험관광, 음식축제 참가, 나아가 주변의 생태 및 문화관광을 다같이 경험해 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굴기간 1년, 발굴비 50억원, 유적 이전 비용 30억원. 서울의 상징이었던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 발굴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926년 조선총독부가 동대문-광희문 구간 서울성곽을 허물고 축구장과 야구장(경성운동장)을 건설한 그 자리에 얼마나 많은 유적이 남아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 서울시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를 건설하려는 이곳의 옛 운동장 시설물들을 걷어내고 그 바닥을 발굴했더니 곳곳에서 조선시대 유적이 쏟아졌다. 흔적을 찾기 힘들 것으로 알았던 서울성곽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고스란히 그 뿌리를 남기고 있었고, 더구나 그 한쪽에서는 규모가 장대한 아치형 이간수문(二間水門)이라는 수문 시설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인근에서는 훈련도감 부속시설을 비롯한 조선시대 건물터와 식민지시대 '기와도로'와 같은 건축물도 발견됐다. 디자인플라자&파크 사업시행자인 서울시가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에 의뢰한 발굴조사가 1년만인 이번달에 사실상 대장정을 끝낸다. 연구원은 '동대문운동장 발굴유적'에 대한 '최종' 지도위원회와 현장설명회를 28-29일 개최한다. 이번 최종 회의가 6번째이니 평균 두 달에 한번 꼴로 발굴조사 성과가 일반에 공개된 셈이다. 여타 발굴현장에 비해 이런 위원회와 설명회가 자주 열린 것은 그만큼 이곳 발굴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곳에서 드러난 유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그리고 서울시는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애초 문화재청은 동대문운동장이 지닌 상징성에 주목해 근대 문화재로 등록하려 했다. 그런 까닭에 운동장 철거와 그에 따른 서울시의 디자인플라자&파크 조성 방안에 부정적이었다. 나아가 이곳 발굴조사와 그에 따른 유적 보존 문제가 한창 수면 위로 떠올라 논란을 빚는 와중에 서울시가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서울시청사 부속건물로 등록 문화재인 태평홀을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자, 동대문운동장 유적 보존처리를 둘러싼 문화재청ㆍ문화재위원회 대 서울시간 대립구도가 격화되기도 했다. 이런 논란 끝에 양측은 크게 3가지 골격을 이루는 유적 보존 방안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첫째, 기저부가 확인된 서울성곽과 이간수문은 최소한의 응급 복구 처리만 하고 그대로 현장에 보존하기로 했으며, 둘째, 훈련도감을 비롯한 주요 건물터는 성곽 바깥쪽 약 3천㎡ 부지에 이전 복원함으로써 유적공원을 조성한다. 나아가 디자인플라자&파크 건물이 들어설 일부 공간 지하에는 유적 일부를 보존하기로 했다. 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유적 이전 복원은 문화재보존업체인 ㈜엔가드가 맡았다. 서울시는 이간수문과 서울성곽은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할 방침이다. 이번 발굴조사를 위해 들어간 비용은 50억원이 들었고, 주요 유적을 인근 유적공원으로 이전하는 예산으로는 30억원이 책정됐다.
"오늘날의 저로 이끌어 준 힘은 순전히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 것이었습니다"지휘자 정명훈(56.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27일 오후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에서 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환희-지휘를 통해 내가 얻은 것'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갖고 '듣기'의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했다. 그는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듣는 일이다. 첫째로 오케스트라에 귀를 기울이고, 좋은 소리를 선별해야 지휘를 할 수 있다"며 "음악에 귀를 기울이듯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따른 것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저는 누나들만큼 특별히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어요. 기억력도 뒤떨어지지만 단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되새기는 능력은 좋아요. 이런 위치까지 온 것은 순전히 듣는 힘 덕분입니다"그의 인생을 결정한 주요 조언자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모범을 보이고, 전폭적인 신뢰로 7남매를 훌륭히 길러낸 어머니와 진정한 음악가의 길로 안내한 어린 시절 미국의 피아노 선생님, 지휘를 해보지 않겠냐고 처음 권유한 누나의 레슨 선생님 등 다양하다. 또 그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보조 지휘자로 일하던 시절 상임 지휘자를 맡았던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약 15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자선 공연을 할 때 만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언도 그의 인생을 밝히는 빛이 됐다고 한다. "초보 지휘자로 줄리니를 보좌하고 있을 때 한 부분이 도저히 안풀려 악보를 들고 찾아가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그가 해준 말이 '정 선생, 시간이 걸린다네'였지요. 음악가로서 스스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한 그 말을 30년간 간직하고 있습니다""15년쯤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연주한 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헤어질 때 교황이 제 어깨를 꽉 잡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을 돕는 일'이라 말하더군요. 제 나이 마흔이었을 때인데, 그 순간 인생의 나머지는 남을 도우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그는 "음악가들은 음악을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다"면서 "제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시향 단원들에게도 다양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주하라고 독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 40년 가까이 살았지만 늘 한국인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를 키우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며 "내가 손을 뗀 후에도, 그리고 내 생애 이후에도 서울시향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튼튼히 기반을 다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명훈은 이날 강연에 앞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브람스 '피아노4중주 1번' 중 1악장, 4악장을 서울시향 단원들과 함께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이야기는 어느 시대에도 패배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소설의 위기는 없습니다"소설가 이문열씨가 27일 오후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9에 강연자로 나서 '이야기의 힘'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이야기는 운동과 변화, 나아가서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한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인간은 자기현시(顯示)의 가장 효율적인 양식으로 이야기를 발명하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무언가를 성취했다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 분야에서 무언가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야기는 여러 장르가 함께 활용하고 있으나 이야기 하기의 소비시장에서 보면 소설 이외의 장르는 파생상품일 뿐"이라며 "여전히 여러 장르에서 이야기가 그 본질적인 요소들을 압도하며 감동과 교훈의 전초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서도 패배하지 않는 이야기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제기되는 '소설의 위기'와 관련해 "다른 표현양식을 가진 장르가 수용하는 이야기와 소설의 요소로서의 이야기를 제로섬 관계로 이해한 탓"이라며 "다른 장르가 이야기를 갈가리 찢어가 버려 소설의 몫으로는 찌꺼기만 남게 되리라는 예단이 소설의 위기로 과장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각기 다른 장르에 수용되는 이야기들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며, 이야기에는 나눌수록 커지는 위대함이 있다"며 위기론을 일축했다.
군산대는 다음달 3일 오후 2시 작가 조정래씨를 초청, 교내 황룡문화홀에서 '문학과 인생'을 주제로 문학포럼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이 대학 근대문화전문인력양성사업단과 인문과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이날 문학포럼은 문학전문지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류보선 교수(국어국문학과)의 초청으로 마련됐다.작가 조정래씨는 1970년 소설 '누명'으로 문단에 데뷔한 후 '태백산맥'과 '아리랑'등의 대하소설을 집필, 수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군산대 관계자는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연회는 문학과 삶에 대한 풍요로운 이야기 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도시집중 현상과 도시와 농촌간 문화소통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전북예총 희망21 프로젝트'가 고창을 찾아간다.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의 '전북문화예술발전 세미나'가 '고창을 문화도시로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29일 오후 3시 고창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다.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은 "고창읍성과 고인돌무덤, 판소리의 기반을 닦은 동리 신재효 선생이 고창문화의 뿌리라면 미당 서정주와 석전 황욱 선생은 줄기고, 최근에 세워진 고인돌박물관이나 고창문화의전당은 꽃을 피우기 위한 봉오리"라며 "어떤 꽃을 피우고 어떤 열매를 맺게 할 것인가가 과제인 상황에서 고창오거리당산제가 전북 대표로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출전하고 '전라예술제'가 개최되는 올해가 고창 문화의 르네상스를 앞당기는 좋은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세미나에서는 박세근 고창예총 회장이 '도·농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발전방안'을,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가 '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운영과 역할'을 발표한다.이날 논의의 초점은 지역 문화예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모아질 전망이다.지역 문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박회장은 지역 문화 정책 수립과 재원 확보를 위해 자치단체장이 문화공약을 수립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박회장은 "지역 문화정책의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고 지역의 독특한 색깔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문화정책에 대한 의지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어촌에서는 도시에 비해 문화지원 투자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여러 통로를 통해 문화 관련 재정 확보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박회장은 고창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의 발전 소프트웨어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개발도 제안할 예정이다.이대표 역시 "문화예술공간은 복합성 때문에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운영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문화예술공간 대부분이 관료사회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인적 구성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문화예술공간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비전에 따라 문화예술공간의 정체성이 정립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할 예정이다.특히 이대표는 지역문화예술공간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자율성과 효율성, 창의성이 상호연관성을 가져야 하며, 추구하는 목표의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또한 수도권에서 멀리 위치한 문화예술공간일수록 지역적 개성이 강한 문화환경 속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지역성과 전문성을 아우르는 정체성 확립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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