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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겪는다. 어떤 일이 닥쳐도 의연하게 맞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회오리처럼 갑작스럽게 몰아닥치는 운명 앞에서 허둥대며 살기 마련이다. 되돌아보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부끄러웠던 때가 떠오르고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아픈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오히려 힘을 주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 내게도 힘겹고 어려운 순간마다 나를 똑바로 서게 하고 견딜 힘을 주는 추억이 있다. 외할머니는 어린 내게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아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 말은 선택의 순간에 설 때마다 한 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딸을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로 보낸 엄마는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받침도 틀린 그 편지를 읽으며 나는 많이 울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불효했다는 자책으로 잠 못 이룬 날이 많았다. 그런데 내 꿈에 오신 아버지는 ‘괜찮다’라며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 내 일에 집중하며 열심히 살 수 있었다. 윤일호 작가가 쓴 동화 『거의 다 왔어!』 는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는 행복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지호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전학 제안에 어이가 없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고 전교생이 고작 80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 학교로 가야 한다는 게 정말 싫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궁금한 것은, 엄마, 아빠가 죽고 못 사는 지리산을 종주한다는 것이다. 행복초등학교는 산악학교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산을 많이 갔다. 지호는 꼰대 어른들이 자신들이 힘들게 자랐으니 너희도 고생을 좀 하라는 것 같아 불만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가 멋있다고 느낄 만큼 변해간다. 지리산에 오니 평범한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논어 맹자도 아니고 뜬금없이 저절로 가르침이 생각나는지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냥 힘들게 걷다 보면 저절로 깨달음이 온다. 인간에게 경험만큼 좋은 학교는 없다. 매일 매 순간 맞닥뜨리는 위기와 절망 앞에서 직접 몸과 마음으로 깨우친 지혜는 어떤 교과서도 찾을 수 없는 최고의 스승이다. 요즘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겠다는 일념으로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막아서는 부모들이 있다. 실패와 좌절의 고통을 배우지 못한 아이는 정글 같은 현실에서 쉽게 넘어진다. 킹콩샘과 같은 스승이 있고, 손잡아주는 선배와 한걸음 뒤에서 바라봐주는 부모님이 함께하는 지리산 길에서, 아이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한 번 쉬면 자꾸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 그리고 사람마다 인사를 하게 하고 먹을거리도 나누게 하는 산이 주는 상냥함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2.10 19:00

참여와 연대로 일궈내는 ‘대한국민 행복 프로젝트'

“행복합니까?" 간단한 질문인데 선뜻 “그렇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행복’을 말하려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3월 유엔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에서 발표한 ‘202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47개국 가운데 한국의 행복도는 58위다.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이 27위로 가장 높고 카자흐스탄, 베트남, 태국, 오만, 우즈베키스탄이 뒤를 잇는다. 한국은 일본과 필리핀보다도 행복도 순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확행’과 ‘힐링’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빈번하게 사용됐는데도 왜 한국인들은 행복을 말하기 어려워할까.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쓴 <대한민국 행복 프로젝트>(달의 뒤편)에서는 행복을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함께 보장해야 할 공적 권리로 규정한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불평등과 저출생, 고령화, 교육서열화와 의료격차, 수도권 집중 등 복합적인 위기를 행복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국민 스스로가 의제 형성과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참여 거버넌스 모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교육개혁, 노동권과 지방균형발전 등 의제별 해법을 통해 ‘행복한 대한국민’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한다. 국민행복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대담한 비전까지 내세우며 ESG 시대의 핵심 가치인 참여‧책임‧연대의 민주주의를 실천적 모델로 구현한다.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전북일보 회장)은 추천사에서 “행복은 개인의 감정이나 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교육기회, 안정된 일자리, 보장된 복지와 안전한 환경이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라며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행복을 개인의 꿈으로만 두지 않고 교육을 통해 배우고 사회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공공의 목표로 확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약사이자 의료경영학 박사인 저자는 인하병원 노동조합 위원장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며 한국 노동운동의 굵직한 현장을 함께 했다. 현재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객원교수와 경희대학교 강사로 ‘사회적경제와 ESG’ 강의 등을 하고 있다. 사회적 의제를 사회참여형 거버넌스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 중인 그는 (사)ESG코리아 상임이사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는 <노동의 미래, ESG>(공저)가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10 19:00

[사설] KTX–SRT통합, 전라선증편을 최우선으로

국토교통부가 12월 9일 2026년 말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코레일·SR 분리 이후 13년 만에, 고속철도는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이뤄진 정상화이다. 국토교통부의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 3월부터 수서발 좌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각각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이 시작된다. 하반기부터는 KTX와 SRT 구분없이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는 통합 편성 및 운영 체계가 구축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코레일 전북본부에 따르면, KTX–SRT 고속철도 통합이 추진되면서 교차운행과 혼합편성 도입 등 단계별 구조 변화를 통해 그동안 열차 배차 부족과 예매난을 겪어온 전북 도민들의 이용편의가 향상될 전망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KTX-SRT 기관 통합시 좌석 수 증가 기대효과’ 자료 분석을 보면 정읍과 익산시를 지나는 호남선 고속철도는 주말 하루 기준 4684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선 운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KTX 1대 편성(약 955석)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말 하루 5편 정도의 증편 효과에 해당한다. 특히 남원과 전주, 익산을 지나는 전라선의 경우 KTX-산천(약 370석)과 SRT(410석) 등 소형 편성이 대부분 투입돼 같은 좌석 증가가 적용될 경우 호남선보다 더 많은 편수가 증편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전북 도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전주역 SRT(수서행) 증편도 긍정적이다. 이 구간은 현재 하루 왕복 2편에 불과해 강남권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즉, 남원–전주–익산 구간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심각해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청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통합시 가장 신경을 써서 좌석 증편이 되어야 한다. 한편, 전북 구간의 대폭 증편의 선결조건인 평택–오송 병목구간 해소와 전라선의 2027년 복선화와 2028년 선로 추가 확장까지 마무리돼야 가능하다는 코레일 측의 입장을 감안할 때 이를 위한 전북도와 코레일 측의 적극적 노력과 협력이 요청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10 18:47

[사설] 호흡기 감염병 유행, 방역수칙 철저히 지키자

계절이 바뀌면서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 다시 찾아왔다.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특히 올겨울에는 인플루엔자(독감)와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주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의사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증가율은 72.8%에 달한다. RSV 검출률도 전년에 비해 크게 높아져 환자 증가가 예상된다. RSV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사람은 1~2주 안에 회복되지만, 영유아와 노인에게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는 ‘감염병의 첫 번째 방어막은 개인의 일상적 방역 실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염병 유행의 규모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얼마나 지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올겨울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하다. 고위험군인 영유아와 어르신, 임신부, 만성질환자는 작은 감기에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선제적 대응 전략은 예방접종이다. 특히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난해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돼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방역수칙 실천도 어렵지 않다. 외출 후 손을 씻고,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쓰고, 몸이 아프면 잠시 멈추고 쉬는 것과 같은 단순한 행동들이 공동체 전체의 안전망을 견고하게 만든다. 문제는 지속적인 실천이다. 감염병 유행 초기에는 모두가 경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생활은 다시 익숙한 패턴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반복되는 지금, 다시 한번 원칙을 돌아봐야 한다. 방역은 생활 속 예방수칙 실천에서 시작된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아울러 보건당국에서도 시민들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감염병 예방·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10 18:47

[오목대] 수능만점과 전북의 네 탓 공방

며칠 전 지역사회에 낭보 하나가 전해졌다. 전북에서 8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왔는데 이 학생은 N수생도 아니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재학생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전주 한일고 3학년 이하진 군이다. 진학지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은 학생의 고교 입학 성적만 보고도 3년뒤 SKY 진학 여부를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고 하는데 고입 당시 최상위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이 군은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 교육청의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같은 학습지원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려 대박을 냈다고 한다. 학생이나 부모는 당연히 축하받을만하고 그동안 지도해온 학교나 교사, 담당 장학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또한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런데 크게 기쁘면서도 이번 수능 만점 상황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것 같다.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은 전주한일고를 방문, 이하진 군에게 축하를 건네고 교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런가하면 도교육청은 담당자가 무려 7명이나 적시된 보도자료를 냈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진로담당장학관, 담당장학사 2명, 한일고 교장, 부장, 담임 등이다. 전북을 넘어 전국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고, 교육계 안팎의 관심도를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전북도나 교육청, 시군을 통틀어 단일 사안에 대해 7명의 담당자를 적시한 보도자료는 최근 수십년동안 본 적이 없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뭐가 잘 되면 내탓이고, 잘못되면 네탓을 하는게 이 시대의 사회풍조임을 거듭 깨닫게 된다. 요즘 지역사회에서는 온통 네 탓 공방이 거세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삿대질은 점입가경이다.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기가 ~사업예산을 확보했다며 생색내는데 급급한 반면, 지역사회의 주요 이슈인 새만금사업, 올림픽, 전주완주 통합, AI컴퓨팅센더 등에 대해서는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사실 오늘날 전북이 이토록 추락한 가장 큰 책임은 지역사회의 리더들이었다. 평범한 도민 개인이 갖는 책임이 1 이라고 하면 역대 도지사나 시장군수, 국회의장이나 총리, 국회의원이나 장차관을 지낸 이들의 책임은 백만, 천만은 된다. 정말 실력이 좋은 학생은 100점을 받아도 자랑하지 않는다. 평소 30, 40점 맞다가 60, 70점 맞은 학생이 동네방네 시끄럽게 자랑하는 법이다. 지역사회 정치인들은 과연 전자쪽인지, 후자쪽인지 너무나 자명한데 정작 당사자들만 잘 모르는 것 같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역사회의 리더들이 이제라도 서로 “내 탓이오” 하고 겸손한 자세로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제아무리 승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보다는 대안과 해법을 제시할때 지역사회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도민들은 네탓을 하는 정치인을 바라지 않는다. 내 탓을 하는 이가 진정한 리더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5.12.10 18:46

[의정단상] 2026년 예산안, 그 후 이야기

아시다시피 2026년 국민주권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5년 만에 법정시한 안에 국가예산이 확정된 것입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평가하자면, 윤석열 12ㆍ3 내란으로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녹이고,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 성장방안을 담은 총 727.9조 원 규모 나라살림 계획입니다. 우리 전북은 어떤가요? 전북은 역대 최대규모인 예산총액 10조 834억 원, 전주는 3년 연속 2조원대 예산인 2조 2,925억 원 확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북과 전주는 대한민국 피지컬 AI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였고, 전북과 전주의 문화 예술을 더욱 발전시킬 기회도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주가 다시 뛰고 전북이 회복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번 전북, 전주 예산 심의는 “너는 너, 나는 나”가 아니라 전북도민과 시민의 요구에 따라, 전북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합심한 결과입니다. 정부 예산안 편성 이전부터 전북 국회의원들은 전북ㆍ전주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전북 도ㆍ시ㆍ군과도 예산을 논의했고, 전북 연고 의원들까지 모두 힘을 모아 전북회복 예산확보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전북 국회의원들은 한병도 국회 예결위원장과 예결위 소속 의원들을 직접 만나 전북 발전에 필요한 예산임을 설득했습니다. 장관으로 입각하신 정동영ㆍ김윤덕 장관님과 협력하여,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제 지역구뿐 아니라 전주시 전체 사업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겼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2026년 전북ㆍ전주 예산인거죠. 이런 예산에 대해 전북도민, 전주시민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쉬움은 없을까요? 저는 전북이 회복하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수십 년간‘대한민국 아픈 손가락’전북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소멸 위기에 처할 동안 정치권은 전북소외론만 앞세워 숨기 바빴습니다. 특히 윤석열정권의 보복성 새만금 예산 삭감으로 전북은 더욱 뒤처지게 되었고, 윤석열정권 교체가 최대 민생회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는‘성과’라고 홍보하지만, 시민들을 만나보면 체감경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우선 전북에는 빈 상가가 너무나 많고, 전북에서 꿈을 키워야 할 청년들은 전북을 떠나고 있습니다. 시민들께는 체감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2026년도 예산안 통과는 더 나은 2027년을 위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치권이 전북도민과 하나 된 모습으로, 예산을 확실히 확보하라는 지상명령입니다. 정치인들이 절실하게 전북을 살리는 예산확보에 진력하지 않으면, 전북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안에 자화자찬보다는, 전북을 되살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북도민은 이제 전북회복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꿈을 꾸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전북은 전북회복의 꿈을 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 겁니다. 모처럼 찾아온 전북회복의 기회,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간절한 행동이 있다면 현실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요구입니다. 정치권에 전북을 살리고 도민들의 삶을 바꿔 달라고 강력요구하십시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절박함과 진정성을 가진 ‘알곡’ 정치인을 선택하시는 건 당연하고요. 전북도민과 함께, 전북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내년, 내후년, 그 후의 예산까지 절박함과 절실함으로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성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

  • 오피니언
  • 기고
  • 2025.12.10 18:46

[타향에서] 법조계의 양심, 중립성을 성찰하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내란전담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왜곡죄 신설 법안은 우리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러한 법안들이 공론의 중심에 서면서, 변호사 단체가 어떠한 견해를 밝혀야 된다는 사회적 기대가 컸다. 그 과정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에도 여러 회원과 외부 기관으로부터 견해 표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요청들은 가볍지 않았고, 단체의 미래와 정체성, 그리고 법조계 전체의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무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가 중대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입장을 내지 않은 데 대한 많은 아쉬움이 제기되면서, 여성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여성변호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전보다 강했다. 이 요청들은 단순한 의견 진술이 아니라 우리 단체의 미래와 정체성, 그리고 법조계 전체의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대한변협을 무시하거나 충돌하는 방식의 견해 표명은 단체 간 조화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신뢰를 고려할 때 신중할 수밖에 없다. 회장으로서 단체의 자율적 의사표현과 직역 내 상호 존중이라는 책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지에 대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복잡한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이 법조인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누구는 “중립”이라 판단하고, 누구는“편향”이라 지적한다. 법조인의 사회적 경험, 정치적 감수성, 개인적 가치가 중립성 판단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체 내부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의견 형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회장으로서 이런 차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어떤 기준으로 전체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깊은 고뇌 속에 놓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설립 이후 여성·아동·취약계층을 위한 법률 지원에 집중해 왔다. 우리 단체의 사회적 신뢰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공익적 활동을 꾸준히 수행해 온 기반 위에 쌓여 왔다. 그런데 최근 정치적 민감성이 큰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요구받는 일이 잦아지면서, 본래의 공익 활동이 의도치 않게 정치적 해석의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단체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회원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는 책임 사이에서 선택은 쉬울 수가 없었다. “정치적 중립성과 공익적 활동은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까?” 정치적 중립성은 단체가 모든 사안에 침묵하겠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 특정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법률가가 지켜야 할 원칙과 헌법적 가치, 인권 보장의 기준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성향이 공적 판단에 개입하지 않도록 부단한 성찰이 필요하며, 단체 차원에서도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려는 꾸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도 사회적 논쟁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에 견해 표명을 요청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증가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여성변호사회의 활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자 사회가 여성변호사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에서 회장으로서 큰 보람과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앞으로도 공익적 사명을 중심에 두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낼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공익 단체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12.10 18:45

[기고] 일본 사례로 본 방문간호의 미래와 나아갈 길

최근 일본의 방문간호기관을 견학하면서 우리나라 방문간호 서비스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일본은 방문간호를 장기요양체계의 중심 축으로 두고 교육·운영·정책을 긴밀하게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방문간호의 필요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기반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번 견학은 “방문간호 체계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현재 장기요양 이용계획서에는 요양·목욕·간호가 모두 포함되어야 하지만, 실제 방문간호 반영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저비용 서비스 선호가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방문간호의 가치와 기능이 이용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상 예방, 만성질환 관리, 약물관리 등 방문간호가 제공할 수 있는 예방적 건강관리 기능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반면 일본은 구조적 기반이 다르다. 실무경력 5년 이상의 케어매니저가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의료적 개입을 전문적으로 판단한다. 이는 방문간호가 단순 돌봄 서비스가 아니라 의료·복지 연계의 핵심 기능임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결과다. 특히 일본방문간호재단과 같은 공익적 컨트롤 타워의 존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 재단은 방문간호센터 교육, 운영 지원, 정책 개발, 조사연구, 공익 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총괄하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경상자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가 일본 방문간호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간호협회 차원의 체계적인 방문간호사 교육 프로그램 구축과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방문간호는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의료행위이며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둘째, 이용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방문간호가 누락되지 않도록 기준과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셋째, 방문간호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저비용 서비스 중심 선택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방 중심 방문간호는 장기적으로 국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방문간호 컨트롤 타워의 설립이다. 일본처럼 교육·정책·연구·운영을 통합 조정하는 중앙 조직 없이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문간호 체계의 핵심 기능을 국가적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이번 일본 견학은 우리 방문간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다. 이제 방문간호를 보조적 서비스가 아닌 국민건강을 지키는 핵심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체계적인 방문간호 발전은 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투자이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로 인한 의료·복지 수요 증가라는 도전에 직면한다. 방문간호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돌봄을 강화하는 가장 현실적 해법이다. 일본 사례가 보여주듯 국가적 전략과 지원이 뒷받침될 때 방문간호는 사회 전체의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방문간호의 제도적 정착과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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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2.10 18:45

[세계기록유산이 된‘동학농민혁명 기록물’] 갑오십이월민장책 등 7건

지금까지 65회에 걸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을 소개하였다. 이번까지 소개하면 전체 185건을 모두 다루게 된다. 이번 회에는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7건의 기록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공문일록(公文日錄)〉은 1857년(철종 8)부터 1895년(고종 32)까지 동래부(東萊府)에서 순영(巡營)·병영(兵營)·통영(統營), 중앙관청, 각 면(面) 사이에 오고 간 관문(關文)·감결(甘結)·문장(文狀)·전령(傳令)·사통(私通) 등을 날짜순으로 기록한 자료다. 표제는 《목록(目錄)》으로 되어 있다. 제1책~3책은 1892년 이전까지, 제4책은 1893년 7월부터 1894년 12월 10일까지, 제5책은 1894년 12월부터 1895년(을미) 윤5월까지 수록되어 있다. 7월 13일 부류배(浮流輩)의 와언(訛言) 선동과 동학란 효유에 대한 지시, 7월 23일 군국기무처 각종 개혁 의안의 내용을 소개하는 공문, 9월 23일 각지의 동학농민군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이 수록되어 있다. 경상도 지역 동학농민군의 봉기에 대한 지방관아의 대책과 사후 조처를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정사(政事)〉는 1894년(고종 31) 갑오개혁 초기 인사 발령 기록이다. 편자는 미상이며 정리자(整理字)의 활자본이다. 1894년 6~7월 사이의 것으로 영의정 김병시(金炳始) 이하 의정부·육조 및 원릉·지방관에 이르기까지의 인사발령 사항이 망라되어 있다. 중앙부서의 관리뿐만 아니라 지방관리도 포함하고 있어 갑오개혁 초기 신설 관직과 관료들의 면모를 알 수 있다.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예방색래보관록(禮房色來報關錄)〉은 1892년(고종 29)과 1894년에 동래부(東萊府) 소속 예방(禮房)에서 예전(禮典)에 관한 관문(關文)과 첩보(牒報)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제1책에는 1892년 1월에서 12월까지, 제2책에는 1894년 1월에서 12월까지의 내용이 편철되어 있다. 1894년 6월 이후 지방제도에 관한 사항 및 8월 소학교 등 신교육기관 설치 준비 사항을 기재하였다. 8월 이후에는 동학농민군의 진압과 관련하여 흥선대원군의 효유문과 고종의 윤음 등이 수록되어 있다. 갑오개혁으로 인한 중앙과 지방의 행정 변화와 동학농민군에 대한 대책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공이공복철(公移公復綴)〉은 1894년 법무아문에서 경무청, 의정부, 외무아문, 군무아문 등과의 왕복 공문서를 모아 엮은 책이다. 전체 10책으로 되어 있다. 1책(1894.2.3.~1895.1.6.), 2책(1894년 9월~1895년 2월), 3책(1894년 12월~1895년 1월) 등 각 책별로 다양한 시기의 것이 모아져 있다. 일반 공용지 이외에도 각종 형태의 문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5책과 6책, 9책에는 한성부와 경무청, 그리고 일본 영사 사이의 조회가 실려 있다. 일본영사 우찌다 사다즈치(內田定搥)가 장차 동학농민군의 지도자인 비괴(匪魁) 및 간여인을 붙잡을 경우 일본 공사가 같이 회동하여 심리할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수록하고 있다. 1894년 동학농민군의 피체와 재판과정에 대해 법무아문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기관의 협조 사항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정유신간시수책(丁酉新刊時囚冊)〉은 1810년(순조 9)~1895년(고종 32) 3월까지 의금부에 수금(囚禁)·피죄(被罪)된 전·현 관원(官員)들의 피죄 관계 사항을 수록하였다. 의금부에서 각 시기마다 차례대로 기재하여 만들었다. 모두 17책이었으나 4책은 유실되고 13책이 전한다. 동학농민군과 관련된 시기는 13책으로 <칠지(七地)>(1893년 1월~1895년 3월 8일)에 해당된다. 계사년과 갑오년에 처벌된 각종 관리들에 관한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 상단에 죄를 받은 관리의 명단, 죄명, 시행 날짜와 방송일(放送日) 등 사유가 명시되어 있다. 고부 군수 조병갑(趙秉甲, 4.20)과 안핵사 이용태(李容泰)의 처벌(4.22)을 비롯하여 전 전라감사 김문현(金文鉉, 5.2), 전 호남전운사 조필영(趙弼永, 5.21) 등 동학농민혁명 관련 부패관료에 대한 처벌 내용이 담겨 있다. 동학농민군의 2차 봉기와 관련하여 각지의 지방관이 처벌받은 사항도 수록되어 있다.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갑오십이월민장책(甲午十二月民狀冊)〉은 1894~1895년 사이에 전라도 진안 각 면내 주민들이 올린 민장을 정리해 놓은 자료이다. 민장이란 일반인들이 올린 소송과 청원 따위에 관한 서류를 지칭한다. 이 자료는 여면(與面), 마령(馬靈), 두미(斗尾), 탄전(呑田) 등에서 올린 민장과 그 처리 내용을 각 면별로 정리해 놓았다. 여면과 마령면 등은 진안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전라도 진안에서 작성한 것이다. 작성 시기는 1894년 12월 17일부터 1895년 1월 29일 사이에 올린 민장이다. 이 시기는 동학농민군이 진압되고 생존한 동학농민군을 대대적으로 수색·체포하던 무렵으로, 내용 역시 동학농민군과 관련된 민장이 많다. 동학농민군이 진압된 이후 마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귀향한 동학농민군에 대한 조치 사항, 동학농민혁명에 따른 사회 혼란과 이를 틈탄 폐단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이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통(私通)〉은 1894년 5월 15일 상주의 도약장소에서 농민군 토벌에 나서라는 글을 각 지역에 보낸 문서이다. 여기에는 조정에서 동학교도들 단속하라고 내린 금령에 따라 각 지역에서 이를 수행한 것을 책자로 만들어 올리라는 내용의 개인 통문을 기록했다. 끝에는 이 통문에 서명한 인사를 용유(龍遊), 광정(光亭) 장암(壯巖) 등 각 지역별로 구분해 적었다. 당시 경상도 상주지역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소장되어 있다. 지금까지 총 66회에 걸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185건의 개별기록물에 대해 작성 시기, 작성 주체, 주요 내용, 기록물의 성격과 의미 등을 설명하였다. 돌이켜보면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먼저 지면을 할애해 주신 전북일보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이 연재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원고를 써주신 필자 여러분이다. 신영우 충북대 명예교수님, 배항섭 성균관대 교수님, 조재곤 서강대 교수님, 왕현종 연세대 교수님, 유바다 고려대 교수님, 그리고 김양식 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님께 감사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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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04

핵융합(인공태양) 인프라 구축사업 전북도 이의신청 불인정

전북특별자치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에 제기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인공태양)사업’ 부지 선정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관련기사 3면) 1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이의제기 심사위원회는 전북자치도가 낸 부지 선정 절차의 공정성 문제 등 이의제기에 대한 심사를 한 결과, 신청을 불인정(기각)했다. 이날 오후 신원식 전북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공모 이의제기 불인정 통보를 받은 뒤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통보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도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단은 도에 보낸 공문에서 ‘공모 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한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공모 사업인 연구시설 부지로 새만금 산업단지를 공식 제안하고 유치전에 나섰으나 공모 결과 전남 나주시가 1순위로 선정됐다. 이에 도와 군산시는 지난 1일 과기정통부와 재단에 부지 선정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도 등은 이의신청에서 부지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평가 절차의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공모 선정의 불합리성을 강조했다. 특히 사업 공고문에 토지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지역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명시됐으며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한 새만금에 사업 우선권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도는 전남이 제안한 해당 부지는 산단이 지정되지 않은 개별입지가 86%에 달해 실질적인 개발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었다. 앞서 지난 2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재단 대전청사 앞에서 문승우 의장과 장연국 원내대표, 김동구 의원 등 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항의시위를 하고 불공정한 부지선정 결과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역 내에서는 이번 탈락과 이의신청 결과를 계기로 전북 삼중소외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신 국장은 “이번에 이의제기가 불인정됐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지역 국회의원 및 정치권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5.12.10 17:42

조류충돌 평가 지침 신설 추진하는 정부…새만금국제공항에 변수되나

정부가 공항 개발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새 지침 제정을 추진하면서,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공항 주변 철새 이동 경로와 서식지 분석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관련 평가가 다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다만 “지침 신설이 즉각적인 제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절차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 중 공항 건설·확장 시 조류충돌 위험을 예측·분석하는 절차와 기준을 정한 지침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새 지침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정한 반경 13㎞ 구역을 기준으로 위험 요인을 식별하고, 철새의 행동권·먹이터·휴식지 등을 조사하는 방식이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를 계기로 조류충돌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그간 공항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조사는 기관·사업마다 방식이 달라 평가의 신뢰성 논란이 반복돼 왔다. 이번 지침은 조사 항목을 표준화하고, 조류 유인 요인 제거·대체서식지 조성 절차 등을 명문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여러 개발 사업이 한 지역 조류 생태계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고려하는 방식도 도입돼 기존 평가보다 분석 항목과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기준 변화는 새만금국제공항을 둘러싼 법적 쟁점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9월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에서 조류충돌 위험성 분석과 대체서식지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류 관련 평가 기준이 정교해질 경우 향후 절차에서 해당 항목이 다시 논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지침을 ‘강화’라기보다 그동안 사업마다 달랐던 검토 방식을 ‘표준화’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도는 환경영향평가 보완 과정에서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진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으며, 새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기존 보완 내용과 충돌하거나 평가가 크게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전북환경청에는 보완서가 제출돼 있으나 법원 판결 이후 절차가 멈춰 있는 상태로, 재개 여부는 항소심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지침 발표 시점도 아직 유동적이다. 기후부는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국토교통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있다. 도 관계자는 “최종 지침이 확정돼야 구체적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며 “새만금국제공항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2.10 17:42

송민각 디오니그룹 대표 “술은 사라지지 않는 역사의 산물”

“술은 사라지지 않는 역사의 산물입니다” 송민각 디오니그룹 대표는 건전한 술 문화의 확산을 위해 여러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인간사회에서 술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문화의 장르이다”며 “현재의 과음 문화가 아닌 건전한 술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지난 9일 전주시 완산구 원동 디오니 스토어에서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1번째 강의에 나서 ‘술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2시간 가량 술에 대한 기본지식과 매너, 역사 등에 대한 열띤 강의를 펼쳤다. 그는 WEST 와인 교육, 사케 교육, 맥주 교육 등을 받으며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교육법인을 설립해 전주대학교와 전북인재개발원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송 대표의 디오니 그룹은 지난해 매출 1250억원을 달성했으며, 1만종이 넘는 주류의 전국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송 대표는 “공부를 하고 학습을 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다”며 “술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제가 먼저 사케, 위스키, 와인, 맥주 등 여러 술을 직접 공부했고, 특히 맥주를 공부할 때는 전국의 수제맥주 양조장을 전부 다 찾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술이란 신과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는 말이 있다”며 “상업적인 요건 말고도 종교, 정치 등에서도 술을 이용한 사례가 있다. 술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동양에서도 제사를 지낼 때 반드시 술을 사용했고,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처음으로 기적을 일으킨 것도 물을 포도주로 바꾼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술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효모’이다”며 “세상에 10만가지가 넘는 술들이 모두 효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했다. 송 대표는 특히 와인 특성에 관해 심도 있는 강의를 펼쳤다. 포도의 종류와 숙성 방법에 따른 와인의 종류와 맛을 음미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송 대표는 “와인은 추억을 저장하는 여행과 같다”며 “와인은 가장 건전하며 위생적인 음료이고,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와인은 색에 따라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으로 분류되는데 원재료와 증류 방식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와인의 기본으로 불리는 까베르네 소비뇽이 포도의 품종을 의미한다”며 “시라즈, 메를로, 피노누아 등 포도의 품종에 따라 와인의 종류가 달라지고, 값싸고 맛있는 피노누아는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가장 품질 좋은 와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송 대표는 “와인은 소주와 맥주처럼 마시는 게 아닌 목을 시원하게 하고 와인의 향과 맛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먹는 방식이 중요하다”며 “음식에 따라 와인의 느낌이 모두 다르니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김경수 기자

  • 사람들
  • 김경수
  • 2025.12.10 17:41

[전북 주택분양시장 결산 시리즈 ] 해법은 있다, 전북형 회복전략

전북의 주택시장 침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실수요 기반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 확대만으로 시장을 되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방향만 명확하다면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시장의 체력을 되돌리려면 수요층이 다시 전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거래 여건이 안정돼야 하고, 지역에 머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지방의 실수요자가 부담을 줄이며 거래에 나설 수 있는 금융 환경이다. 금리 부담을 낮추거나 지방 실수요자에게 특례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 논의될 수 있다. 대출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전북의 시장 회복이 어렵다. 세제 정책도 지방에 맞는 방식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 중과 완화나 양도세 감면 등 직접적인 거래비용 절감은 시장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효과가 크다. 미분양이 장기화한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공급 조정이나 공실·빈집 활용 모델을 확대해 공급 구조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주거 환경 개선만으로는 회복이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산업과 일자리 기반이 강화돼야 젊은 층과 중산층이 지역에 머물고 주거 수요가 안정된다. 전북이 추진 중인 첨단산업 실증단지, UAM·무인이동체 산업, 피지컬 AI, 그린바이오 분야는 지역 경제와 주거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산업 기반이 확충되면 주거·교통·문화 인프라까지 연쇄 효과가 나타난다. 전북의 주택시장 침체는 시장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구조적 경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세제·금융·공공임대·산업 기반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전북의 주거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청년·신혼부부 지원정책과 미분양 관리 강화, 전세보증금 이자 지원 확대 등 자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의 후속 대책에 전북의 현실을 반영한 지방 중심 전략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북의 주택시장은 더 이상 가격 반등만으로 회복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인구 감소 지역에 맞는 주거 축소 전략, 공공임대와 생활SOC를 결합한 재생 정책, 교통·의료·교육 인프라를 묶은 정주 패키지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끝>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10 17:41

세계적 명의 김의신 박사 “줄기세포, 암으로 진화하는 부작용”

전 세계 의료인 가운데 암 치료 영역에서 ‘화타’로 불리는 김의신(84, 전고37회) 박사가 10일 고향인 전북을 찾아 모교인 전주고등학교(교장 라구한)를 방문했다. 김의신 박사는 35세 최연소 나이로 미국 최고 암전문병원 MD 앤더슨 암센터 초빙 종신교수로 32년 근무한 핵의학의 선구자다. 그는 암 치료 분야에서 50년 이상 헌신하며 미국 최고의 의사로 11차례 선정된 바 있다. 절실한 크리스찬인 그는 이날 전고 후배들을 찾아 ‘건강과 신앙’을 주제로 한 강연을 벌였다. 강연에 앞서 전북일보는 김 박사와 인터뷰를 통해 그가 걸어온 길 및 암과 관련한 지식을 들어봤다. △“비행기를 타면 황홀해” “나는 군산에서 자랐는데 군산에 비행장이 있잖아. 어려서 비행기 뜨는 걸 많이 봤어. 그러면 그 비행기 뜰 때마다 언제 내가 저놈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비행기를 탄다든지 또 미국 간다는 것은 꿈 중에 꿈이었지. 지금도 비행기를 타면 황홀해. 앉아서 뭐 눕거나 이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어. 학교에 있든지 병원에 있으면 그냥 10분마다 전화오고 막 방해하는 게 많잖아. 근데 비행기를 딱 타면은 14시간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생각 하는거야. 나를 방해하는 사람 없어 그러니까 너무 자유스러운 게 좋은 거야.” △“생각이 우리 몸을 만든다” “내 얘기가 아니고 6000년 전부터 알려진 거야. 생각이 우리 몸을 만든다.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좀 딱 증명돼 있어. 환자 보는 것도 돈 벌려고 환자 보면 금방 피곤해. 고치지도 못하는 거 가지고 괜히 이것저것 얘기해서 갖고 쓸 때는 똑같은 소리 또 하고 또 하고. 환자한데도 강한 의지가 있어야 돼. 근데 그냥 환자들 보면 그런 의지 가진 사람 없어. 살아나게 되면 뭘 하겠다는 강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해. 우리 몸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 마음 그리고 거기다가 또 영혼까지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어. 영적인 동물 우리는 동물하고 달라. 죽을 사람이 살고 그런 경우가 많다니까. 과학이나 상식으로 설명이 안 돼.” △“공대에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 권유에 의대로” “우리 집안에 딴따라 기질이 있어. 노래하고 이렇게 춤추고 그런 거에. 나는 고등학교 때 이제 이과 반에 있지만 공과대학을 가려고 그랬어.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되면은 남의 돈으로 내 취미를 평생 살리겠더라는 거야. 다른 직업은 전부 자기 돈 써야 돼. 그래서 건축과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지. 근데 6.25때 엄청나게 고생했거든. 옆에서 죽어가도 뭐 의사가 있어 약이 있어. 아무것도 없거든. 빨갱이들이 우리 아버지를 잡아가지고 전주 형무소에 집어넣어서 그 당시에 같이 교회를 다니던 30가족이 피난을 같이 간 거야. 당시 내가 좀 똘똘했는데 초가집 빌려서 빨갱이 오나 망을 보는 역할을 맡았지. 여기 저기서 다치고 아프고 해도 누구 하나 집안에 의사가 없고 하니까 도와줄 사람도 없고, 아버지가 의사하라 당부해서 졸업 직전 의과대학으로 갔지.” △“암은 낫지 않는 상처야, 줄기세포도 암이 되지” “암을 정의하라면 ‘낫지 않는 상처’야. 우리 몸은 20대까지만 세포가 증식해요. 그러다가 퇴화하는데, 암은 그냥 계속 증식만 하는 거야. 줄기세포라는 게 원천적인 세포야. 줄기세포가 들어가면 막 증식하고 번식하거든. 이게 계속되면 전부 다 암이 되는 거야. 줄기세포는 지금까지 70년 이상 연구를 하는데도, 미국서 단 한 군데도 허락을 받을 수가 없어. 일본하고 한국만 지금 줄기세포 갖고 난리야. 한국 사람들이 1년에 1만2000명이 일본 가서 줄기세포 맞아. 그런데 관절이고 어디 단 한 사람도 도움됐다는 얘기를 내가 들어본 적이 없어. 그게 좋으면 왜 미국에서 허락이 안 되겠느냐. 그리고 그 부작용으로 암까지 된 사람이 있어. 줄기세포는 증식하니까 그 조절이 안 되거든. 부작용이 심한데 부작용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해. 70년이나 연구한 것이 아직도 안 되는 거야. 동물은 가능해. 사람은 안 돼.” △“삼겹살이 제일 나빠, 아주 독한 포화 기름” “먹고 마시는 건 우리 뇌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근심, 걱정하면서, 기분 나쁜 상태에서 먹으면 장에서 흡수를 안 해. 요. 어떤 걸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그 사람의 머릿속이 어떠냐가 더 중요한 거야. 장은 제 2의 뇌라고 그랬어. 왜냐하면 뇌하고 신경이 직접 연결돼 있어 장에서 움직이는 모든 소화 기능 흡수 또 그 해독까지 해. 삼겹살은 음식 중에 제일 나쁜 음식이야. 왜냐하면 거기 삼겹살에 있는 기름은 아주 포화 기름으로 아주 독한 독성. 암뿐만 아니라 혈관병 모든 병을 다 일으킬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전혀 안 먹어야 되느냐? 그렇지는 않아. 사람은 충분히 그 몸 안에서 해독을 할 수 있는 효소가 다 있어. 그러니까 천천히 먹어야 돼. 천천히 오래 씹어서 효소가 충분히 나와야 해. 미국 사람뿐만 아니라 서양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 2시간 동안 떠들면서 먹어 . 그런데 한국 사람은 그냥 꿀꺽 넘겨 버리니깐. 생선을 위주로 한 단백질, 그다음에 야채, 과일, 견과류. 그게 건강식이야 그리고 물을 많이 마셔야 돼.” 한편 김의신 박사는 세계적인 암 전문의로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종신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암 환자를 치료한 명의다. 그는 1941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며 핵의학, 방사면역 검출법 등의 연구에 큰 공헌을 했다. 김 박사는 ‘미국 최고의 의사’에 11차례 선정된 바 있으며, MRI를 활용한 암 진단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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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7:40

시의 외길 걸어온 백승연 시인, ‘빈집’ 출간

여린 듯하면서도 강인한 시 정신으로 전북시단을 지켜온 백승연 시인이 신간 <빈집>(신세계문학)을 펴냈다. 1990년 <동양문학>에 시 ‘6월의 노래’와 ‘이슬’을 추천받아 문단에 데뷔한 백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혁명을 꿈꾸는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훑고 지나가겠지// 창문이 열리고 방문이 열리고/ 대문이 열리고/ 마침내 바람에 몽땅 털린 세간살이// 사람의 온기까지/ 트럭 채 싣고 떠나버린/ 바람 숭숭한 집//(…중략…)// 베란다 난간에/ 간신히 터 잡고 싹을 틔워/ 나팔나팔 햇살 따라/ 고개 돌리며 주인 행세를 한다”(‘빈집’ 부분) 시인의 언어는 일상의 세계를 시적 상상력을 통해서 초월하려는 욕망을 말한다. 자잘한 삶의 결을 관찰하는 시인의 시선은 비루한 일상에서 탈출을 속삭이는 거짓된 낭만이나 구원의 신기루를 바라지 않는다. 표제작 ‘빈집’ 역시 누군가 항상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비워지고 마는, 실존의 가장 정직한 모습을 시로 담아냈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집들은 이미 빈집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시를 풀어낸다. 그래서 너무도 친숙하지만, 너무나 낯선 공간으로 집을 완전히 전복시키고 돌연성을 부여해 해방감을 선사한다. 시집은 한국어와 영어 번역이 나란히 실려 있다. 영어 번역에는 뜻을 설명하는 각주는 따로 달려 있지 않는다. 이는 영어 네이티브라면 즉각 해석이 가능할 테지만 영어에 익숙하지 않는 독자라면 한국어와 영어 번역의 차이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독해의 차이겠지만 한국어가 지닌 언어적 힘이 주는 감동과 쾌감이 묵직하다. 백승연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어느 드라마의 늙은 주인공이 ‘내 몸뚱이가 역사랑게’하던 문장이 생각난다”라며 “살고 보니 내 몸도 역사의 중요한 순간순간을 살아온 듯하다”라고 밝혔다. 백 시인은 전북문단, 군산문학, 청사초롱, 나루 등 다양한 동인 활동을 통해 지역 문학 발전에 노력하는 인물이다. 시인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사물들에서 무의식을 파고드는 정확한 이미지의 시를 쓰고 있다. 저서로는 <바람의 뒷모습> <겨울잠행> 등 다수의 시집을 발표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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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5.12.10 17:39

황현택 특선동화 ‘허송이네 바다여행’ 출간

2023년 박화목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황현택 아동문학가의 동화선집 <허송이네 바다 여행>(한국아동문학)이 출간됐다. 표제작인 ‘허송이네 바다 여행’을 비롯해 ‘청대골 아이들’, ‘별님이와 삼촌의 노래’, ‘훈장 선생님의 종소리’ 등 모두 9편의 동화가 실렸다. 9편의 이야기 속에 담긴 주인공들은 모습이나 생각, 처해진 환경이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어려운 상황을 결국은 이겨낸다는 점이다. 동네 친구 순옥이와 헤어져야 하는 순간 앞에서 소년은 울기보다는 친구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거나, 기우뚱거리는 걸음과 더듬거리는 말에 아이들에게 웃음거리라 되던 별님의 삼촌은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모두를 사랑한다. 황현택 아동문학가는 작가적 상상력으로 현실을 동화적으로 뒤집어 읽는 재미를 준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든든한 응원의 힘을 전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다. 거대한 행위가 아니라 작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일 ‘공감’을 통해 진한 감동을 전달한다. 저자는 군산고, 전주교대를 졸업했다. 1991년 동화 <바다소녀의 꿈>으로 등단했으며 월간아동문학에서 신인상, 전라북도 교육대상, 전북하림문학상, 전북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청대골 아이들> <훈장 선생님의 종소리> 등이 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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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5.12.10 17:38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7) 전북자치도역도연맹

역도는 ‘신체 능력의 정점’을 상징하는 종목이다. 단순히 무게를 올리는 행위로 보이지만, 역도는 속도·균형·유연성·전신 협응을 정교하게 결합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 스포츠다. 스포츠로서 역도의 가치는 힘의 크기를 넘어 인간이 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특별한 종목이다. 역도는 크게 스내치(Snatch·인상)와 클린앤저크(Clean&Jerk·용상) 두 동작으로 구성된다. 스내치(인상)는 바벨을 바닥에서 머리 위까지 한 번에 들어 올리는 동작이며, 클린앤저크(용상)는 바벨을 어깨까지 ‘클린’으로 끌어올린 뒤 다시 머리 위로 ‘저크’해 완성한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두 동작 모두 1초 남짓한 순간에 폭발적인 힘과 정밀한 궤적 조절이 동시에 요구된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체중의 두 배, 세 배에 달하는 중량을 들어 올리기 때문에 기술이 조금만 어긋나도 기록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처럼 역도는 ‘힘 50%, 기술 50%’라는 말이 통할만큼 섬세한 종목이다. 역도는 또한 전략 스포츠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회에서는 세 번의 시기에서 어떤 중량을 선택하느냐가 승부를 좌우한다. 선수와 코치는 상대의 기록을 확인하며 중량을 ‘심리전’처럼 조정하고, 최적의 타이밍에 도전해야 한다. 중량 선택 실패로 기회를 날릴 수도 있고, 과감한 선택으로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단순한 힘 겨루기가 아니라 경기 운영 전략이 강하게 작용하는 점에서 역도는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인 스포츠다. 역도가 국제 스포츠로 나아간 결정적 전환점은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이었다. 당시 역도는 단 두 종목 시행되었지만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스포츠’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여성 역도는 1980년대 이후 각국에서 점차 연맹이 조직되고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는 역도가 근대적 남성성의 상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성별을 초월한 전문 스포츠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에 역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40~50년대 미군정을 거치면서 서구식 체력 훈련법이 국내 체육계에 유입되었고, 바벨과 중량 장비가 소개되면서 역도 인프라가 조금씩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후 1947년 대한역도연맹이 창립되면서 한국 역도는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고,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에 첫 선수단을 파견하며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이 시기 국가대표 1세대였던 김성집은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과 1952년 제15회 헬싱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1956년 제16회 멜버른 올림픽에서는 김창희가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역도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역도의 기틀을 세웠다. 1960~70년대에는 체급별 유망주들이 등장해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한민국 역도 황금기인 1980~90년대에는 전북 진안 출신의 ‘작은 거인’ 전병관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전병관은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해 인상 132.5Kg, 용상 155Kg으로 대한민국 역도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1990년 베이징과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991년 도나우에싱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역도는 정산권으로 세계를 휩쓸었다.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서재혁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1년 파리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을 획득했다. 전북 순창 출신의 이배영은 제27회 시드니, 제28회 아테네,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부상으로 용상에서 넘어지며 실격 됐지만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고 미소를 지어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한국 여자 역도의 역사적인 인물도 나왔다. 바로 세계와 대한민국 체육계에 깊은 울림을 남긴 장미란이다. 장미란은 2004년 제28회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합계 326Kg으로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강 여성 역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개의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장미란의 시대는 ‘기록의 시대’이자 ‘존재감의 시대’였고, 여성도 역도에서 세계 최고가 될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 내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줬다. 현재는 박혜정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박혜정은 2024년 제33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 선수는 2023년 진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획득하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관왕에 오르며 역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2023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미란 선수의 금메달 이후 1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올해 10월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역도연맹은 김태건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과 대의원 등 41명의 임원들이 전북자치도 역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현재 전북체육중과 순창북중 등 중학교 4개팀과 순창고·진안역도스포츠클럽 등 고등학교 3개팀, 진안군청·하이트진로(주)·순창군청 등 3개의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동호회도 전북역도동호회와 진안역도스포츠클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해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순창북중 전태양 선수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하이트진로 문민희 선수가 용상 64Kg급과 합계 64Kg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 올랐고 인상 64Kg급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했다. 전북체고의 이도영은 용상 81Kg급과 합계 81Kg급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고, 진안군청 김요한도 용상 67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진안군청 유동주, 한국체대 홍유빈, 순창고 박가빈, 전북체고 박재인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북자치도역도연맹 김태건 회장은 “연맹은 선수 발굴과 체계적인 육성, 지도자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전국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전북 역도의 저력을 입증해 왔다”며 “학교·체육회·클럽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도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역도 대중화 등에도 힘쓰며, 전북 역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로서 역도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의 한계를 기록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들수 없을 것 같았던 무게를 머리 위로 고정하는 순간, 경기장은 폭발적인 환호로 뒤덮인다. 그 순간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인강의 가능성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는다. 힘과 기술, 속도와 균형, 정신력과 전략이 집약된 스포츠 ‘역도’는 지금도 세계 무대에서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하며 진화하고 있다. 전북의 수많은 선수들이 바벨을 들어 올리며 이뤄낸 성취는 지역의 명예를 넘어 대한민국 역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북 역도는 앞으로 새로운 선수 발굴과 과학적 훈련을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세계 무대를 향해 또 한 번의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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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2.10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