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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화마에 조선왕조실록 지켜낸 안의·손홍록 선생 영정 봉안·흉상 제막식 열려

안의 손홍록 선생 흉상 제막식에서 정세균, 이홍식 공동위원장, 이학수 정읍시장, 김소영 조각각 등이 기념촬영 했다. 사진=임장훈 기자 ​​​​​임진왜란의 화마 속에서 목숨을 걸고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정읍 출신 안의·손홍록 선생의 숭고한 업적과 헌신을 기리는 행사가 430여년만에 열렸다. 안의·손홍록 선생 영정 봉안 및 흉상 헌정 추진위원회 주최, 선양모임 주관, 정읍시 후원으로 26일 칠보면 행복이음센터에서 두 선생 영정 봉안식에 이어 정읍시립박물관 앞 광장에서 흉상 제막식이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전 국무총리)·이홍식 공동위원장, 이학수 정읍시장, 박일 정읍시의회의장, 최용훈 정읍교육장, 전북도민회 곽영길 중앙회장, 박영일 상임감사, 강대석 전북 역사문화특별위원장, 장성원 전 국회의원, 이경연 선양모임 정읍시지부장, 장기철 수제천보존회 이사장, 안성대 · 손주호 문중대표와 선양위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숭고한 뜻을 기렸다. 선양모임에 따르면 십시일반 모금한 1억7000만원의 사업비로 2년3개월 동안 추진하여 영정은 소미정(서울대 동양학과 졸) 화백, 흉상은 김소영(홍익대 조소과 졸)조각가가 제작에 참여했다. 행사는 신재경 미래고 교장의 사회로 공동위원장 인사말, 내빈 축사, 2023년 발족한 선양사업 추진보고 및 영상물 상영, 기념패 및 감사패 증정, 영정 봉안 및 흉상헌정 제막 등으로 각각 진행됐다. 두 선생의 영정(影幀)은 문중에서 정읍시립박물관에 기증하고 영인본(影印本) 은 칠보면 소재 문중 제각에 안치된다. 정세균 공동위원장은 "이번 사업은 민관협치로 조성되었다" 며 "안의 손홍록 선생은 역사를 이어준 분들로 민족문화 정신을 만천하에 알리고 교과서에 숭고한 정신이 더 많이 담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정읍의 역사문화 계승에 앞장서준 선양모임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정읍시가 선양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1997년)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1392~1863)의 방대한 역사를 총 1893권 888책에 담은 기록물이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한양 춘추관과 충주·성주 사고의 실록이 모두 소실되고 전주사고가 소실될 위기에 처하자 안의 손홍록 선생이 전주로 달려가 실록과 고려사·태조 어진 등을 수십 개의 궤짝에 담아 7일간의 험난한 행군 끝에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겨 370여 일간 목숨을 걸고 지켜냈다. 당시 일을 기록한 ‘임계기사(壬癸記事)’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현재 정읍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 정읍
  • 임장훈
  • 2025.10.26 16:40

전국 최대 규모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속속 건립...전북도, 농업 활성화 총력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내 곳곳에 농업활성화를 위한 전국 최대 규모의 근로자 기숙사들을 건립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6년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사업’ 공모에서 김제시가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김제시 교동 일대로 총사업비 24억 원(국비 12억 원, 도비 3억 6000만 원, 시비 8억 4000만 원)이 투입되며 기존 노후 모텔을 리모델링해 2~4인실 20실, 40명 규모의 기숙사로 지어질 예정이다. 기숙사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등 농촌 인력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공공건축물 리모델링 또는 신축 방식으로 조성되며 객실 외에도 세탁실, 취사실, 휴게실, 상담실 등 근로자의 복지공간이 함께 마련된다. 김제시에는 이번 선정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누적 집계 약 530명 규모의 안정적 농촌근로자 주거 인프라가 마련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공모 선정을 위해 농업근로자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과 농촌 인력 확보 등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을 해왔다. 도에 따르면 김제시를 포함해 도내 11곳의 농업근로자 기숙사가 운영 또는 건립 중으로 이는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최대 규모이다. 도는 해마다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지속적으로 대응해 왔다. 도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숙사 확충사업을 추진해 진안군, 고창군, 정읍시, 순창군 등 4곳이 이미 준공돼 운영 중이다. 남원시, 임실군, 완주군 등 3곳은 내년 준공 예정이다. 또 도는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에 대응해 기숙사 확충을 단순한 숙소 제공이 아닌 농촌 고용 안정과 노동력 이탈 방지, 농가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시군별로 농업근로자 기숙사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입주비용, 관리기준, 운영주체를 체계적으로 규정, 지속가능한 공공기숙사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민선식 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전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농업근로자 기숙사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이번 김제시 선정을 계기로 농촌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인프라 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10.26 16:33

이대통령, 아세안 참석차 말레이시아 향발…'정상외교 슈퍼위크' 돌입

이재명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6일 서울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하며 '정상외교 슈퍼위크'의 막이 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와 지난달 유엔총회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 다자 외교 무대다. 이 대통령은 현지 도착 후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일정을 소화한다. 이튿날에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및 온라인 스캠 범죄 대응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아세안과 한중일 3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할 방침이다. 특히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지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첫 대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세안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오는 29일 부산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이 조우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으로 말레이시아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후 이 대통령은 예정돼 있는 한미 및 미중, 한중 정상회담 등을 비롯해 '정상외교 슈퍼위크'의 본 무대랄 수 있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준비할 예정이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5.10.26 16:28

제7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정책포럼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전주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제7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 박람회는 주민주도 에너지전환 협동조합의 강화와 RE100 산업단지 지역특화 전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정책포럼’을 주제로 실시됐다. 정책포럼은 한국과학기술인단체총연합회 전북지역연합회, 전북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그리고 한국사회연대경제 에너지전환 특별위원회가 공동 주관하고 전북테크노파크(JBTP)가 후원했다. 포럼에는 김대훈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정책포럼을 총괄 주관한 유남희 전북대학교 교수의 인사말에 이어 양문식 한국과총 전북지역연합회장의 환영사, 우원식 국회의장의 축사 등에 이어 이창수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의 ‘주민주도형 에너지전환의 구상과 비전’이라는 기조강연으로 진행됐다. 발제는 장동빈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정책실장의 ‘주민주도 에너지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정책과제’, 김미정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의 ‘RE100 산업단지 지역특화 전략’ 그리고 강민수 한국사회연대경제 상임이사의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과 RE100 추진 및 지역 에너지전환을 위한 구상과 제안’ 등 세 가지의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의 좌장을 맡은 유남희 전북대 기록관리학과 교수(사회적경제연구센터장)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주민주도형 에너지전환 방식은 탄소중립 정책기반 구축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서 국회 법률제정과 더불어 지방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 구축과 운용이 필수적”이라며 “향후 전국의 각 지역과 연대하여 실효적이고 특화된 탄소중립 정책 제안의 역할로 이 정책포럼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 대학
  • 이강모
  • 2025.10.26 16:12

전주대학교 제17대 총장에 류두현 전 대외부총장 선임

학교법인 신동아학원(이사장 차종순)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전주대학교 제17대 총장에 류두현 전 대외부총장을 선임했다. 법인 이사회는 “류두현 신임 총장이 교육·연구·산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실용적 리더로서, 대학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미래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류 총장 내정자는 한양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화학공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전주대 환경생명과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대외부총장, 대학원장, 선교봉사처장,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교육과 연구, 행정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실용학문 중심의 대학 발전 전략을 다수 주도하며 전주대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신임 총장 임기는 11월 1일부터 시작해 4년간이다. 류두현 총장 내정자는 “전주대는 기독교적 건학이념 위에 세워진 대학으로, 신앙과 학문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을 통해 진리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며 “전주대를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혁신 허브로 만들고, 학생 중심의 교육·글로벌 연계 연구·디지털 기반 행정혁신을 핵심적인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교육의 진정성에 있다”며 “AI·디지털 혁신, 산학연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지원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대학
  • 이강모
  • 2025.10.26 16:12

추워진 날씨에 더 그리운 가족들⋯고향으로 선물 보낸 이주배경주민들

올해 스리랑카에서 전주로 온 모라와카(33) 스님은 전북특별자치도에 머물면서 전주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를 위해 법회와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그는 고향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고향 마을의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모라와카 스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려고 애쓰고 있는 고향의 영어교사 친구를 보면서 자신도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러시아에서 의학을 공부하다 남편과 만나 결혼한 후 한국에 정착해 육아를 하고 있는 몽골 출신 이유나(43) 씨는 겨울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를 보며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최근 이 씨는 옷 가게를 지날 때마다 몽골의 추운 겨울을 혼자 보내야 할 어머니에게 따뜻한 새 외투 한 벌 보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전북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 이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착한벗들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가 함께 마련한 '다문화가족 고향사랑 선물 보내기' 행사가 지난 25일 전주시 신중앙시장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도내 이주배경주민 15가구가 참여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주배경주민들은 봉사원들과 함께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낼 선물을 골랐다. 사연자들은 봉사원들의 도움을 받아 고향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물건을 신중하게 골랐다. 선물로 고향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쓸 무선 마이크·연필 등 학용품을 고른 모라와카 스님은 "고향의 학교가 좋지 않은 형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듣고 많이 안타까웠다"며 "학교 학생들이 이 선물을 받고 행복한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웃음지었다. 몽골에 있는 어머니가 겨울에 입을 긴 패딩을 고른 이유나 씨는 "평소 병원 진료 등 문제로 인해 고향을 자주 가지 못했고, 어머니가 많이 신경쓰여 꼭 겨울에 입을 외투를 사드리고 싶었다"며 "외투 선물로 어머니가 항상 따뜻하게 다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낼 물건을 모두 고른 사연자들은 직접 작성한 편지와 함께 선물을 잘 포장해 고향으로 발송했다. 행사 관계자는 이주배경주민들이 지역사회 행사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봉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분들이 전북에도 많이 정착하고 있지만, 막상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나 프로그램은 다소 적은 편"이라며 "연말이나 명절 등에는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러한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문혜연 착한벗들 센터장은 "이주배경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더 큰 소속감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물을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0.26 15:53

[팔도 건축물 기행] 숲과 시, 그리고 사람을 잇다 전주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주 평화동 2가 맏내제 저수지를 굽어보는 숲길 끝, 작은 공공건축이 도시의 호흡을 고르게 한다. 책장을 접듯 지형을 따르고, 통유리 너머 사계절을 끌어들여 누구나 시인이 되는 시간을 연다. 전주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시집 중심의 특화 컬렉션으로 ‘책 읽는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담아낸다. 유아숲체험원으로 오르는 경사면을 따라가면 초록과 바람, 낙엽과 햇살이 계절 순서대로 길 안내를 맡는다. 도시의 소음은 비껴나고 보폭은 자연스레 작아진다. 그 느려진 걸음이 곧 독서의 예비 동작이 된다. 입구에 닿으면 ‘접힌 책’을 닮은 나무널(시다슁글) 외피가 숲과 결을 맞춘다. ‘ㅣ’자 동선을 경사면 위에 살포시 얹은 매스는 오두막처럼 친근하다. 문을 열면 3개의 레벨이 한눈에 펼쳐진다. 1.8m 내려 앉힌 두 단은 강연과 낭독을 품고, 1.8m 올린 작은 다락은 아이들이 쉬다 아이가 되는 자리다. 전면의 큰 창은 저수지와 숲, 빛과 바람, 그리고 책장을 한 프레임에 담아 실내와 바깥의 경계를 흐린다. 날것의 합판목재와 유리, 낮은 서가와 간결한 가구는 독자의 시선 높이에 맞춰 조율됐다. △숲이 먼저인 자리 잡기=숲속에 건물을 짓는 일은 ‘덜해도 되는 것’을 덜어내는 일이다. 설계는 최소한의 벌목 원칙에서 출발했다. 나무를 피해 기둥을 세워 레벨을 띄우고, 들린 바닥 3장을 숲 사이로 미끄러 넣었다. 외피는 시다슁글로 질감을 입히고, 측면은 흰 스타코로 속살을 드러냈다. 맏내제를 향해 낸 큰 창은 풍경을 ‘전시’하지 않고 ‘통과’시키며 실내의 온도를 빛으로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이 건물은 새로 온 손님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숲에 기대 살던 이웃처럼 보인다. 장소의 기억을 빼앗기보다, 켜켜이 쌓인 결을 보듬겠다는 태도다. △사계절을 수집하는 창, 접힌 책 같은 집=이곳에서 시간은 건축의 제5재료다. 봄 아침엔 새순과 포근한 빛이 독자를 맞고, 여름 오후엔 초록의 움직임이 공간을 흔든다. 가을 저녁의 서늘함은 사색을 깊게 하고, 겨울 오전의 맑은 채광은 문장에 집중을 더한다. 자연광과 인공조명을 섞는 방식, 서가 높이와 의자 간격, 어린이 다락의 축소된 스케일, 강연 단의 미세한 단차까지 체험 중심의 합리성이 대화하듯 이어진다. 접힌 책 모양의 외관은 읽기의 동작을 은유한다. 책장을 넘기듯, 공간도 단계적으로 열리고 닫힌다. 독서는 종이 위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창틀의 그림자와 낙엽의 흔들림, 저수지 위 반사광까지 문장의 여백이 된다. △개인의 사색에서 마을의 무대로=낭독회와 워크숍이 열리는 날, 공간은 또 다른 리듬을 얻는다. 시인의 목소리와 숲의 속삭임이 겹치면, 읽기는 개인의 내면을 넘어 공동의 사건이 된다. 아이들의 호기심, 어르신의 조용한 미소, 청소년의 집요한 시선이 한데 모여 도서관은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을 잇는 작은 광장이 된다. 관광객은 풍경을, 시민은 일상을 찾아오고, 도서관은 두 부류의 시간을 한 지붕 아래 포개 둔다. 특화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큐레이션, 계절 프로그램과 필사·낭독 모임,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이 이어지며 ‘숲속 시집도서관’은 전주의 문화적 자존감과 시민적 친밀감을 동시에 키운다. 공공건축의 미덕은 과장보다 배려에 있다. 이 도서관은 ‘작음’으로 충분함을 증명한다. 많은 것을 수용하려 하지 않되, 필요한 것을 분명히 한다. 독자의 키와 속도, 숲의 결과 빛의 각도를 헤아리며, 장면 하나하나에 체류의 이유를 만들어 둔다. 그래서 이곳의 체험은 건물의 외양보다 오래 남는다. 창가에 앉아 시집을 한 장 넘길 때, 방문자는 ‘읽는 사람’에서 ‘머무는 사람’으로, 다시 ‘살아가는 사람’으로 천천히 변한다. △경험의 연속으로 완성된 도서관= 도시는 건물의 밀도가 아니라 경험의 연속으로 완성된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그 경험을 설계한 장소다. 숲길을 따라 오르던 호흡이 실내에서 고르고, 창밖의 계절이 책속의 문장과 만나며, 독자의 하루가 조금 느려진다. 작은 공공건축이 도시의 삶을 바꾸는 방식은 늘 비슷하다. 과하게 주장하지 않고, 반복 가능한 모범을 남기는 것. 숲과 시를 묶어낸 이 ‘한 권의 집’은 공공건축이 어디까지 친밀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역의 문화 생태계를 조용히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끝내 이 건축이 남기는 인상은 장엄함이 아니라 다정함이다. 숲을 해치지 않으려 비켜 선 자리, 사계절을 통째로 들이는 창, 독자와 어린이를 위해 높낮이를 조절한 바닥. 그 사소한 선택들이 겹쳐 공공의 품격이 된다. 도시가 더 나아지길 바란다면 꼭 거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잘 읽힌 한 권의 집, 잘 앉은 한 줌의 쉼표가 사람의 하루를 바꾸고, 마침내 도시의 문장을 단정히 고쳐 쓴다. △육광돈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채담 대표 육광돈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채담 대표)는 전주신흥고, 전북대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2013년 채담을 열었다. 덕진동 연화마을주택, 운암 하루찻집, 코티지683, 나주 마중3917 등 생활 건축에서 간납대도서관·삼천도서관 리모델링·자작자작 책공작소 등 지역 문화시설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효천LH공중화장실로 전주시 건축상, 부안행안초등학교로 전라북도건축문화상을 받았고, 완주청소년자치복합문화센터·노송동 천사마을 주민소통공간·부안밀 제빵학교 등 공모를 잇달아 따냈다. 최근 전주 신흥고 구정문 복원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전통과 현대, 도시와 사람, ‘채(棟)와 담(塀)’의 관계를 오늘의 건축 언어로 고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5.10.26 15:46

[국정감사] 국민연금 MBK파트너스 투자 9000억 손실 질타···취재 제한 논란도

지난 24일 국민연금공단 본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됐다. △MBK 파트너스 투자 최대 9000억 손실 질타 백혜련 국회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계획의 문제점을 알고도 투자해 예정된 손해를 일으켰다”며 “국민연금이 최대 9000억원의 손해가 예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청산 가치는 최대 3조 7000억원으로 국민연금보다 선순위 채권인 2조 9000억원을 제외하면 8000억원 밖에 남지 않고 이에 국민연금은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9000억원의 손해들 보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 “홈플러스 인수 당시 MBK는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해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금을 마련하고 점포, 토지, 건물 등을 팔아 재임대해 4조 1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는데, 중요한 사실은 국민연금공단이 이를 다 알고 있으면서 투자를 해 MBK의 약탈적 이익 추출을 도왔다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태현 이사장은 MBK로부터 받아야할 돈이 얼마냐 되냐는 질의에 "공정가치로 판단하면 9000억원 정도이다"며 "현재로서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국민연금이 투자했고,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답변했다. △국민연금공단 취재 제한 논란 24일 오전 진행된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공단 측은 국감장 안의 취재진 출입을 막았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설명자료를 내고 출입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공단측은 ‘국회의 요청’이라는 이유를 들었는데, 해당 사실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출입 제한에 대한 모 언론사의 보도가 나온 이후 박주민 위원장은 ”국회는 출입 제한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기자 출입 제한은 국회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감사장 안전 등을 위해 진행했던 공단 실무자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현재는 출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자료를 냈다.

  • 금융·증권
  • 김경수
  • 2025.10.26 15:45

[현장] “전국 축제로 발전”···제4회 디오니 주류 박람회 가보니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아요.” 제4회 디오니주류박람회가 열린 전주시 원동 디오니스토어 야외 잔디밭. 핼러윈 분위기에 맞춘 호박과 해골 장식품들이 가장 먼저 반겼다. 한 손에 와인잔을 든 참여자들은 원하는 부스를 찾아가 와인, 전통주, 맥주, 위스키 등을 맛봤다. 한쪽 부스에서는 다양한 먹거리가 마련돼 참여자들을 기다렸다. 돗자리를 가져와 여유를 즐기는 참여자들도 많았다. 술을 음미한 참여자들은 “이건 다네요”, “처음 먹어보는 맛입니다” 등 소감을 밝혔다. 주류업체 참가자들도 판매하는 술을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캄파리 코리아 관계자는 “판매 목적보다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술을 많이 알리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올해 반응이 너무 좋고 판매도 많이 이뤄지고 있어서 내년에는 라인업을 더욱 늘려서 참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뿐만 아니라 타 지역 관광객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새연(20대·여)씨는 “SNS를 찾아보다가 남자친구와 함께 박람회를 찾았는데, 평소에 알지 못하고 먹어보지 못했던 술들을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날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찾았다는 박모(30대·여)씨는 “평소에 아버지가 위스키를 좋아하셔서 주말 나들이를 하러 나왔다”며 “분위기도 좋고 게임 같이 시간 보내기 좋은 프로그램들도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안전관리 또한 눈에 띄었다. 먼저 주최 측은 혹시 모를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도심 곳곳에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또 수십 명의 안전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돼 안전사고 및 행사 진행을 도왔다. 디오니 송민각 대표는 “이러한 주류박람회는 과거에는 대도시권에서만 진행이 돼 전주라는 이유로 진행이 되지 않았었다”며 “와인과 술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박람회를 개최하게 됐고, 10년~20년이 지나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되게 하는 게 목표이다. 매년 방문객이 30%씩 증가하고 있는데, 소주 맥주뿐만 아니라 위스키, 와인, 전통주 등 다양한 술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도 그렇고 올해에도 결국엔 박람회로 적자가 발생할 것 같지만,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0.26 15:44

전국 최초 도민참여 '먹거리 숙의기구' 4개월···어떤 정책 나왔나

“우리 먹거리인데 우리가 직접 정해야죠.” 전북에서 만들어진 전국 최초 도민참여형 먹거리 숙의기구가 4개월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68명의 도민이 직접 만들어 낸 16가지의 먹거리 정책이 전북특별자치도에 제안돼 우리의 밥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26일 전북먹거리숙의기구에 따르면 기구는 지난 6월 전북도민 대상 참가자 공개모집을 진행한 뒤, 참가신청자 중 여론조사 기법을 활용해 도민 68인을 최종 선발했다. 이에 14개 시·군에서 17세 고등학생부터 75세 농업인까지 숙의기구에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총 8개 논의 주제를 가지고 16개의 정책 제안을 만들었다. 각 조마다 1가지씩 정책을 만들어 문제점과 대응 방향, 추진 과제 등 세밀한 정책안을 만들어냈다. 정책안은 단순히 농산물 소비 방향에 그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밀키드 제품 개발 △먹거리 취약계층 보급방식 다양화 △지역 먹거리 교육통합지원센터 구축 △아이들이 만족하는 학교급식 △공공급식 공급역량 기능 강화 △못난이 농산물 소비 △방학 중 돌봄도시락 제공 △지역 먹거리 플랫폼 운영 △먹거리 건강온도 도입 등 도민들이 실생활에서 필요하다고 느꼈던 정책들이 담겼다. 만들어진 정책안은 전북특별자치도에 만들어진 정책안을 전달해 도민들의 실생활에 접목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지난 25일 오후 2시께 전북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전북먹거리 숙의기구 2차 전체회의’에서는 각자 만들어진 정책안을 발표하고 전북도에 ‘도민주도 전북 먹거리 전략 정책 제안서’를 제출했다. 먹거리숙의기구에 참여했던 유수아(19) 학생은 “학생 입장에서 직접 의견을 낼 수 있어서 뜻 깊었고, 앞으로도 더 맛있고 건강한 급식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보금 전북먹거리 숙의기구 의장(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은 “전국에서 도민들이 직접 참여한 먹거리 숙의기구는 전북이 처음이다”며 “먹거리의 생산지인 전북에서 직접 만들어 낸 먹거리 정책 과제들이 실제 먹거리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0.26 15:42

재경 전북 기업인 'JB미래포럼', 전북의 미래 발전 방향 모색

재경 전북출신 기업인 모임 JB미래포럼(회장 이연택)은 이달 24일과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 남원과 충남 부여에서 2025년 하반기 워크숍을 실시하며 전북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이연택 회장을 비롯해 신상훈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 등 2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해 고향 발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첫 날에는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남원의 대표적인 명소인 광한루를 비롯해 심수관 도예전시관, 혼불문학관 등을 둘러보며 남원의 깊은 문화적 뿌리를 되새겼다. 이어 오후에는 이남호 전 전북대 총장을 강사로 초빙해 ‘전북의 백년대계를 그리다’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이 진행됐다. 이 전 총장은 강연에서 전북의 '꼴찌 탈출'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제시하며 “혁신을 하려면 가슴 속에 절박함과 절실함, 간절함을 어려서부터 키워줘야 한다”면서 “서울이 가지 않은 길, 부산이 가지 않은 길, 대구가 아직 가지 않은 길을 우리는 가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현실 안주를 두려워하는 변화와 도전 정신’을 촉구했다. 둘째 날에는 충남 부여로 이동, 백제 역사와 문화를 탐방했다. 참가자들은 국립 부여박물관과 백제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부소산성, 정림사지, 그리고 아름다운 궁남지 등을 둘러보며 백제 문화의 깊이를 체험했다. JB미래포럼은 재경 전북 출신 기업인들이 모여 고향 전북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협력하는 모임으로, 이번 워크숍을 통해 회원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전북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사람들
  • 김준호
  • 2025.10.26 15:40

“혁신도시 악취, 이번엔 끝낸다”…전북도, 상설협의체 가동 총력전

전북특별자치도가 혁신도시 일대의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기관과 함께 현장 중심 대응에 나섰다. 전북자치도는 24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제2차 혁신도시 악취저감 상설협의체’ 회의를 열고, 전주·익산·김제·완주 등 4개 시군과 유관기관, 전문가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업축사 매입사업 추진 △악취관리지역 지정 협의 △주변 오염원 관리 강화 등 핵심 과제가 논의됐다. 도와 김제시는 올해 국비 481억 원을 투입해 26개 현업축사 매입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는 국비 238억 원과 지방비 102억 원 등 340억 원을 추가 투입해 나머지 27개 축사도 매입할 계획이다. 위원들은 축사 매입 이후 남게 될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과 계사 등 약 60여 개소에 대한 체계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악취관리지역 지정의 시기와 범위를 구체화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관리를 위한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현재 혁신도시 인근 전주시 남정동과 완주군 이서면 지역에서도 돈사 2개소를 중심으로 연 평균 20여 건의 악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도는 시군과 합동점검을 강화하고, 신고대상배출시설 지정 등을 통해 관리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김제 용지면 일대 복합악취 농도는 2015년 14배에서 올해 8.5배로 약 40% 감소했다. 그러나 민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도는 지난 5월 ‘혁신도시 악취저감 상설협의체’를 출범시키고, 4개 시군과 업무협약을 맺어 상시 협력체계를 운영 중이다. 상설협의체는 축사 매입, 퇴·액비 시설 관리, 계사 정비 등 6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 자문과 현장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단순한 민원 해소를 넘어 정주 여건 개선과 지속 가능한 환경관리 체계 구축이 목표다. 노홍석 도 행정부지사는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해 악취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고, 도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정주환경을 만들겠다”며 “혁신도시가 상생 협력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0.26 15:35

[현장] '55.1㎞ 33분 직선' 새만금~전주고속도로 달려보니

새만금과 전주가 ‘직선’으로 연결된다. 호남평야를 가로지른 55.1㎞ 고속도로가 11월 말 문을 연다. 총사업비 2조 7424억 원이 투입된 국가 간선망의 새 축이다. 24일 오전 김제시 백산면. 북김제 IC 공사 현장은 마지막 손길이 분주했다. 하이패스 단말기와 안내 표지, 방음판이 차례로 들어섰다. 가드레일 설치와 차선 도색, 표지판 정비, ITS 장비 반입도 이어졌다. 현재 공정률은 98.5%로 터널 관리동과 영업소·휴게소 등 부대시설 공정도 90%대를 넘겼다. 김제 휴게소에는 전기차 충전 등 친환경 설비가 갖춰지며 전주·김제 분기점 체계도 윤곽을 드러냈다. 이날은 콘크리트 양생으로 전 구간 주행이 제한돼 55.1㎞ 가운데 5㎞ 남짓만 확인하고 북김제IC에서 국도로 빠져 새만금IC까지 30분을 달렸다. 개통 뒤엔 이 구간을 고속도로로 15분 안팎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전주에서 새만금까지의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내에서 30분대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공식 수치는 76분에서 33분. 단축폭 43분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개통시 기존 62.8㎞에서 55.1㎞로 이동거리가 12% 단축되며 교통사고 감소,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연간 2018억 원의 사회적 편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왕복 4차로, 설계속도 100㎞/h. 분기점 4곳(김제·서완주·전주·동완주), 나들목 3곳(새만금·북김제·남전주), 휴게소 2곳(김제·전주)으로 구성된다. 교량은 105개, 터널이 7개에 달한다. 개통식은 오는 11월 21일으로 전면 개통은 곧바로 이어진다. 이 길의 가치는 단순한 ‘끝’에 머물러 있던 새만금을 새로운 ‘축’으로 바꾸는 데 있다. 새만금 내부 동서·남북도로와 맞물려 서해안·호남·순천~완주·익산~장수 등 기존 고속도로와 직결되면서 전북 내 간선망을 한층 촘촘히 만들기 때문이다. 지도를 펼치면 변화가 선명해진다. 새만금~전주 구간은 동서3축(새만금~포항 292㎞)의 서쪽 관문이다. 동쪽으로 전주~무주, 무주~대구,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대구~포항은 이미 운영 중이고, 전주~무주는 국가계획 반영이 남았다. 무주~대구는 예타 신청 단계다. 새만금~전주의 개통이 영호남 직결의 첫 단추가 되는 이유다. 도로가 열리면 새만금 배후 프로젝트도 속도를 낸다. 2026년 하반기 ‘전북형 메가포트’ 새만금 신항이 문을 열고 2027년 9월에는 국내 최초 해안형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준공돼 간척지 생태복원과 해안식물 연구의 거점이 된다. 전주권 도심과 새만금 산업지, 항만, 수목원이 한 축으로 묶이며 ‘도로-항만-생태’의 선순환이 시동을 건다. 현장은 기대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곧게 뻗은 노선 위로 들녘이 미끄러지듯 물러났다. 숫자가 증명하고, 풍경이 확인했다. 시간을 절반으로 접는 길이, 지역의 지도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현장을 함께 찾은 김미정 전북자치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의 개통은 영호남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망 중 하나”라며 “이번 고속도로의 개통에 이어 새만금 신항 개항과 국립 새만금 수목원 준공 등이 더해져 교통·물류·관광과 인적·물적 자원의 교류를 이끌어 내면 지역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0.26 15:34

[2025 초록시민강좌, 제2강]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 "음악으로 타인과 만날 수 있어"

"음악 작품들을 들으면서 우리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래로 만나는 다른 삶을 전하는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의 말이다.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2025 초록시민강좌-자연이 내게로 왔다'의 두 번째 강의가 지난 23일 오후 7시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 글로리아홀에서 열렸다. 이번 강의에서 서정민갑 의견가는 '치유와 싸움, 그 사이의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시민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서정민갑 의견가는 가수 삼산의 '모르겠어'라는 노래를 듣고 "음악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감정과 생각뿐만 아니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사상, 정체성까지 전달한다"며 "음악을 들으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의 삶과 생각과 감정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도 우리의 생각 등을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좋은 작품들을 만나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고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노래를 들으면서 노동자와 여성, 농민, 철거민,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삶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정민갑 의견가는 "이런 노래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수많은 사람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도 작품으로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이런 노래를 만드신 분들은 단순히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무엇이 예술인가, 예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그는 음악이 우리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민갑 의견가는 노동자, 이주민 등 우리 사회의 시민들을 다룬 노래들을 들으며 "기록을 하게 되면 남게 되고, 그걸 보게 되고, 우리가 또 계속 생각하게 된다"며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만나게 해주는 노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 잘 모르는 경우에도 선을 긋고 단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삶을 계속 만나야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10.26 14:47

전주 YMCA, 창립 100주년 기념식⋯"평화, 통일 향한 발걸음 멈추지 않을 것"

창립 100주년을 맞은 전주 YMCA가 지난 24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전주 YMCA는 1925년 9월 11일 창립총회, 10월 5일 창립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전주 YMCA는 3·1 운동 이후 민족독립의 힘을 키우기 위해 민족청년 지도력 육성, 노동운동, 교육운동, 형평운동 등을 전개했다.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는 독립운동가에게 물품과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주 YMCA는 일제 탄압으로 1935년 말 강제로 해산됐다가,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1일 재창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날 100주년 기념식은 YMCA코리아평화합창단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해 최훈창 전주YMCA 부이사장의 개회기도, 한국YMCA 목적문 낭독, YMCA 100년 운동 연혁, 김종기 이사장의 기념사 등 순서로 진행됐다. 김종기 전주 YMCA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1925년 9월 전주 서문교회당에서 지역 기독교 청년 72명에 의해 전주 YMCA가 창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전주 YMCA는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현재는 150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며 평화 운동과 통일 운동, 기도회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 YMCA는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을 지원하는 하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청소년기관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전주 YMCA는 앞으로도 생명 존중, 자유와 평화,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 이후에는 감사패·공로패 시상식, 기금 전달식이 마련됐다. 감사패는 △한국해비타트 △이지스 자산운용 △비나텍 △전북도시가스 △정석케미컬에 수여됐다. 공로패는 임수진·이상은 씨가, 피스메이커상은 김지오·성필영 씨가 수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전주 YMCA의 100년은 대한민국 역사 그 자체"라며 "대한민국의 분단, 전쟁, 독재 등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 속에서 늘 방향을 유지하고 우리 민족의 삶을 억압하는 현실을 극복하는 데 있어 늘 YMCA가 있었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10.26 14:12

장수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가 지정 촉구 성명서 발표

장수군이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최종 선정에서 제외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1차 통과 지역 전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추가 지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군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장수군은 이미 정책적 준비와 주민 공감 기반을 완비한 최적의 시범지”라며 “정부는 시범사업의 지역 범위를 확대해 1차 심사를 통과한 12개 시∙군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1차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12개 시∙군을 선정했으나 20일 발표된 최종 명단에는 7개 군만 포함됐다. 장수군은 1차 대상에 포함됐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지역민들의 실망이 크다. 앞서 장수군은 2022년부터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타당성을 선제적으로 검토하며 조례 제정, 추진단 구성, 예산 반영, 군의회 동의 등 행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 또한 읍면 주민자치위원회에 ‘기본소득 분과’를 설치하고 주민설명회와 서명운동, 시민단체 연대를 통해 군민 공감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다. 군은 단순한 수당 지급이 아닌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일자리를 연계한 ‘순환경제 모델’을 제시해 왔다. 지역화폐 가맹률은 91.9%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행복나눔터 로컬푸드 직매장’, ‘이동 행복마켓’ 등 지역 내 재소비 구조를 구축했다. 또한 ‘기본소득 리더 양성’, ‘햇빛소득마을’ 등 공동체 중심의 확산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성명서에서 장수군은 “행정·재정 기반과 주민 공감, 순환경제 인프라를 모두 갖춘 장수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의 실효성을 가장 현실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추가 지정과 예산 확보를 통해 정책의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들 또한 이번 결정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계면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장수군은 행정력과 재정 기반 그리고 주민 참여가 모두 갖춰진 곳인데도 제외된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미 마을 단위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추가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B씨도 “농촌의 현실을 체감하며 준비해 온 장수군이야말로 시범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지역”이라며 “정부가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해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식 군수는 “농촌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라며 “장수군은 이미 준비된 지역으로서 추가 지정 논의가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참여해 성공적인 시범사례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전국을 돌며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하던 중 지난 5월 7일 오후 장수군 천천면 오옥마을에서 가진 현장 간담회에서 농업을 '국가 전략 안보사업'으로 규정하며,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농촌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 장수
  • 이재진
  • 2025.10.26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