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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작은학교, 농촌유학 새 모델로 주목

장수지역 작은학교의 교육 경쟁력과 농촌유학 가능성을 알리는 ‘2026 장수지역 일곱별 어울림 한마당’ 행사가 번암초등학교와 번암마을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 17일 지역 내 소규모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농촌유학에 관심 있는 도시 가족 등 1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26 장수지역 일곱별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했다. 장수군 풀뿌리 교육지원센터(센터장 이정영)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으며 작은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장수 농촌유학 설명회’와 함께 진행돼 농촌유학에 관심 있는 도시 가족 30여 명이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전 봉화체육관에서 번암초, 동화분교, 수남초, 천천초, 산서초, 계남초, 계북초 등 지역 내 7개 초등학교 학생들과 도시 초청 자녀들이 함께하는 공동체 협동 놀이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학교별 경계를 넘어 함께 어울리며 협동심과 친밀감을 높였다. 농촌유학 관심 가족들도 장수지역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작은학교 교육의 분위기와 지역 공동체의 강점을 직접 체험했다. 같은 시간 번암초등학교 도서관에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농촌유학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서는 장수 농촌유학의 교육환경과 생활 여건,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지원 방향 등이 소개됐다. 오후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번암면 황톳길과 백용성 조사 기념관 등을 둘러보는 미션 투어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지역의 자연과 역사문화 자원을 체험하며 장수에서의 생활과 교육 가능성을 살폈다. 이어 번암물빛공원에서는 다양한 체험 부스와 물총놀이가 마련돼 학생과 학부모, 도시 가족들이 함께 어울리는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장수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장수지역 작은학교의 맞춤형 교육환경과 청정 자연을 활용한 농촌유학의 장점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정영 센터장은 “5년째를 맞은 일곱별 한마당은 장수 작은학교를 긴밀히 연결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작은학교의 가치를 확산하고 농촌유학을 통한 지역 교육 활력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훈식 군수는 “작은학교가 가진 맞춤형 교육의 강점과 장수군의 청정 자연환경은 농촌유학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도시 아이들이 장수에서 자연을 벗 삼아 지역 아이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농촌유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장수
  • 이재진
  • 2026.06.17 15:53

[사설] 늑장 선거구획정, 풀뿌리민주주의 훼손이다

국회의 고질적인 ‘늑장 선거구 획정’ 병폐가 올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국회는 선거를 불과 40일 앞둔 시점에서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늑장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전북자치도 조례가 선거일 한 달여 전인 4월 말에야 도의회를 통과하는 파행이 빚어졌다. 법정 시한(선거일 전 180일)을 대놓고 위반한 직무유기이자,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에 종속시킨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 초래한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와 후보자들에게 전가됐다. 군산의 경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정수가 각각 1석씩 확대되는 등 도내 곳곳에서 의원 정수 조정과 무리한 선거구 통폐합이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기존 선거구를 중심으로 땀 흘려온 예비후보들은 뛸 운동장을 잃고 방황했으며, 유권자들은 내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했다. 완주군의 사례처럼 무려 5개 읍·면을 하나로 묶는 기형적인 ‘거대 통합 선거구’의 등장은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의 당선자 전멸과 ‘지역 소외’라는 대의제 왜곡 현상까지 낳았다. 선거구를 인구수에만 짜 맞춰 기계적으로 통합하다 보니, 생활권이 전혀 다른 소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반영될 통로를 잃게 된 것이다. 유권자를 안중에 두지 않은 선거구의 졸속 늑장 획정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참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인 동시에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신진 정치인의 진입장벽을 한층 높이는 불공정을 낳는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 실효 사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며 개선 입법을 촉구했음에도, 국회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외면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를 방조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당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구 변경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 제공 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는 공직선거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인구 변화에 능동적이고 상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회의 정치적 담합과 상관없이 독립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법정 기한 내에 선거구를 강제 확정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 이상 국회의 태만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멍들게 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17 15:52

정세현 전 장관 “남북관계, ‘통일’보다 ‘평화공존’ 현실적 접근 필요”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상임대표 양영두)는 16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최근 남북한 관계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2026년 제2차 흥사단 통일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이기종 경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강연자로 나서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대북정책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정 전 장관은 이재명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무인기 사건 사과 및 재발 방지 등 유화적 조치를 취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북한의 호응은 제한적이었으며,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사실상 2국가 체제를 법제화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특수관계 개념만으로는 남북관계를 관리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는 틀 속에서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 상호 존중 원칙에 따른 명칭 사용, ‘평화공존과 공동성장 정책’의 목표를 기존 통일 중심에서 남북연합으로 조정하는 방안, 일관성과 지속가능성, 예측가능성을 갖춘 대북 메시지 관리 등을 제시했다. 또 북한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정책 등을 분석해 협력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남북 경제의 연계는 긴장 완화와 전쟁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영두 상임대표는 “흥사단 통일포럼을 통해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한반도 평화와 민족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준호
  • 2026.06.17 15:44

[춘향제, 지역경제 연계 과제] (상) 춘향제 방문객 151만의 역설

올해 151만 명이 다녀간 춘향제. 외형만 놓고 보면 ‘성공한 축제’라는 평가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그 성과가 지역에 얼마나 남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사람을 얼마나 모았는지는 따졌지만, 무엇을 남겼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 사이 지역경제와의 연결고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문제는 단순한 매출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축제의 콘텐츠와 소비 구조, 그리고 그 뒤에 놓인 오랜 관성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익숙한 방식은 반복됐고,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은 뒤로 밀렸다. 춘향제 100회를 앞둔 지금, 시민들은 다시 묻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전북일보는 3회에 걸쳐 그 답을 짚어본다. 축제 끝에 남는게 없다. 올해 춘향제를 찾은 방문객은 151만 명. 남원시가 매년 대형 축제로 수백만 명을 끌어들이고도 지역경제에 체감 효과를 남기지 못하는 배경에 ‘특산품 부재’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치 역시 이 같은 체감을 뒷받침한다. 올해 춘향제 기간 먹거리존과 푸드트럭 매출은 약 7억 7000만 원이었다. 반면 함께 운영된 농특산품 축제 59개 부스의 7일간 매출은 2억 8000만 원에 그쳤다. 방문객의 지갑은 남원시의 특산품보다 현장에서 먹고 마시는 데 열렸다. 이런 현상은 올해 춘향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17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춘향제 방문객은 약 145만 명. 그러나 시가 원푸드로 육성 중인 백향과 판매 부스 12곳의 축제 기간 매출은 약 1억2000만 원에 불과했다. 방문객 1인당으로 환산하면 1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축제 기간 운영된 4개 권역 푸드존 매출은 11억 3000만 원. 소비가 행사장 내 먹거리 부스에 집중되면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근 지자체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임실군에 따르면, 임실치즈축제는 지난해 방문객이 61만 명으로 남원 춘향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축제 기간(5일) 유제품 매출은 30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체 유제품 매출은 89억 4000만 원에 달했는데, 이마저도 임실치즈농협을 포함한 13개 업체의 개별 판매 실적은 제외된 수치다. 실제 매출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임실의 강점은 치즈가 일상 소비재라는 점이다. 관광객은 축제장에서 체험하고, 현장에서 구매한 뒤 일상에서도 다시 찾는다. 축제는 소비를 촉발하는 계기일 뿐, 매출은 연중 이어진다. 또 장수군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19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 방문객은 약 32만 명으로 집계됐다. 축제 기간(4일) 입점 부스들의 매출액은 30억 원을 돌파했고, 지역의 대표 농축산물인 장수 한우와 사과는 완판됐다. 순창군 역시 ‘장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고추장과 된장은 축제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판매되고, 소비자는 순창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장류를 찾는다. 순창군은 장류산업특구와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져왔고, 축제는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쇼케이스’ 역할을 한다. 인근 지자체들은 이처럼 재구매 소비 흐름을 설계했지만, 남원의 축제는 여전히 관람 중심에 머물고 있다. 춘향전과 광한루원, 지리산 등 콘텐츠는 풍부하지만 이를 소비로 연결할 대표 상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관광객은 보고 즐기지만, 사서 돌아갈 것이 마땅치 않다. 방문객 수 중심의 축제 전략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축제가 지역경제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방문객 수가 아무리 늘어도 소비는 행사장 안에만 머물 뿐이다.

  • 남원
  • 신기철외(1)
  • 2026.06.17 15:02

줄지 않는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정부, 맞춤형 저감 대책 추진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뚜렷하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전국 스쿨존에서 총 1939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486건, 2024년 526건, 지난해 927건의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에서 발생한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3년 17건에서 2024년 9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3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는 실제 사고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정비되면서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사고까지 집계가 가능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1월부터 보호구역 관리 시스템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는 경계선에서 발생했거나 위치가 애매해 스쿨존 내 교통사고로 판단되지 않았을 사고들도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졌다”며 “사고가 증가했다기 보다는 시스템 정비를 통해 기존에는 잡히지 않았던 사고들이 집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고려하더라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맞춤형 저감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학교 주변에 방호울타리 등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고, 단속용 CCTV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며 “사고를 확실히 감소시키기 위해 안전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스쿨존 사고 예방 대책을 수행하고, 차후 진행될 정부 사업 공모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우선 올해 배정됐던 60억 원의 예산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통학로 조성과 어린이보호구역 울타리‧과속방지턱 등 교통시설물 설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부 공모 사업이 추가로 나온다면 관련 절차를 충실히 추진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6.17 15:02

[사설] 6월 호국보훈의 달, 숭고한 희생 기억하자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어느덧 현충일이 지나고 6·25전쟁 제76주년을 앞두고 있다.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될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정신적 자산이다. 특히 우리는 얼마 전 6·3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투표하고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있는 오늘의 권리는 6·25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시련 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 6·25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줄어들면서 전쟁의 아픔과 호국의 의미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계속된다. 당선자는 주민의 뜻을 받들어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시민들은 성숙한 참여와 관심으로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는 선열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계승하는 길이기도 하다. 아울러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 대한 존경과 예우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마침 17일 전북보훈회관에서 ‘제52회 전북보훈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희생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을 발굴해 그 뜻을 기리고 알리자는 취지의 행사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과 그 가족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존중하면서 보훈가족을 예우하는 일은 건강한 공동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보훈은 일회성 기념행사나 형식적인 추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존경의 문화가 뿌리내릴 때 그 의미가 더욱 빛날 수 있다. 나아가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다. 호국보훈의 정신은 과거를 위한 기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약속이다.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선열들의 뜻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때, 그 희생은 더욱 값진 의미로 남게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17 14:54

[의정단상] 지방선거, 제도 개혁 없인 미래 없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행정 참사였다. ‘빛의 혁명’을 통해 세워진 이재명 정부와 K-민주주의의 위상을 크게 훼손시켰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 개혁 TF’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유권자 앞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선관위 쇄신은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진짜 본질적인 과제는 지난 30여 년간 아홉 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도 제자리를 맴도는 해묵은 제도적 미비점을 근본적으로 수술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강력한 지방정부 구축과 자치분권의 토대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개혁할 대상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이하 정개특위)의 고질적인 ‘늑장 가동’이다. 이번 정개특위는 지방선거를 고작 163일 앞두고 첫 회의를 열어 법정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겼다. 이처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장기적 설계는 실종된 채 ‘이번만 일단 치르고 보자’는 임시방편만 반복되었다. 선거 직전 졸속 개편하고 끝나면, 사후평가의 논의를 닫는 악순환 탓에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일정과 셈법에 종속된 부속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를 끊기 위해, 정개특위를 상시 가동 시스템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졸속 구조는 지방의회의 민주적 대표성을 심각하게 약화시켰다. 헌재의 광역의원 선거구 간 인구편차 3:1 기준에 맞춰 선거 직전 급박하게 「공직선거법」을 고쳤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 인구 등가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인구감소지역의 선거구가 거대하게 통합되면서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반면 시·도별 총량제에 묶인 기초의회 의원정수 배분 방식은 신도시 지역의 필요 의석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다양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혁도 겉핥기 수준이다.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율을 14%로 소폭 인상한 진전에도, 거대 양당의 독점을 고수하기 위해 ‘5% 득표율 봉쇄조항’을 그대로 둔 것은 모순이다. 자치단체장 선거 역시 문제다. 다자 구도에서 30~40%의 지지만으로 당선되는 현행 ‘상대다수대표제’는 수많은 사표를 양산한다.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치르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가장 심각한 왜곡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무투표 당선’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500명 안팎의 후보가 투표 없이 합의 정치를 명분으로 무혈입성했다. 이는 영·호남의 지역 독점과 수도권의 기초의회 ‘2인 선거구제’가 결합한 기형적 결과다. 이를 막기 위해 단독 후보라도 최소 투표율 30%와 과반 찬성을 요구하는 찬반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2인 선거구제를 축소하고, 다양한 소수 정당과 청년·여성이 진입할 수 있도록 3~5인 중심의 중·대선거구제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당원협의회 사무소 설치 허용이 지역 정당활동을 양성화하고 정치신인의 지역활동 기반을 다지길 바란다. 이는 단순히 ‘지구당 부활’에 대한 찬반이 아닌, 이미 존재하던 지역 정당활동을 제도 안에서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개혁은 단일 쟁점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선거구 획정, 비례성 강화, 무투표 당선 방지 등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국회는 정개특위를 상시화하고, 선거 직후 제도의 효과를 평가할 독립적인 ‘제도평가 기구’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7 14:54

[타향에서] 투표 용지 부족의 관계경영학

지난 6월 3일 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투표율 61%로 1995년 제1회 투표율 6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4464만 9908명 유권자 가운데 2724만 9586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30일에 실시된 사전투표율 23.51%를 합한 결과다. 이날 치러진 투표에서 매우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유권자가 투표소 갔는데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하고 투표용지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투표를 하고 어떤 투표소에서는 대기표를 나눠주고 기다리게 했고, 또 어떤 투표소에서는 공식 투표 마감시간 오후 6시를 넘어 10시까지 연장하여 투표했다고 한다.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가 서울 강남·광진·동작·서초·송파 등 5구(區) 14곳, 인천 연수구 2곳, 경기 화성시 1곳 등 91곳이라고 한다. 현장에 투표하러 갔던 사람들에 의하면 길게 줄을 늘어서서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리다가 투표를 마쳤다는 사람도 있고, 다른 바쁜 일정이 있어 투표를 표기하고 갔다는 사람도 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아예 집에서 나오지 않고 기권을 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 1명이 광역시·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구청장, 지방의원 등을 뽑았다. 기초단위의 경우 수백~수천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이번 사태가 투표권 침해 논란과 선거 유효성을 둘러싼 시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보다 높아서 일부 투표소에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다”고 했다. 예컨대 송파구의 경우 선거인 수의 50%에 해당하는 용지를 준비했으나, 실제 투표율이 이를 웃돌아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허철훈 중앙선관위 전 사무총장은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신뢰를 훼손 한 점에 대하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경제 10대 대국이며 선진국이라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가 참정권이다. 참정권은 투표로서 행사되는 것이다. 그런 권리가 있기에 국민은 기꺼이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참정권을 잘 지키게 하라고 다른 일 하지 말고 선거만을 제대로 관리하라고 만들어 준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선거에서 투표를 못 하게 방해한 결과를 낸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투표용지 남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면 100% 용지를 인쇄하는데 얼마나 많은 예산이 더 들까? 무상으로 퍼주는 예산은 있어도 투표용지 50% 더 인쇄할 예산이 없단 말인가? 아낄 것을 아껴야지 투표용지 인쇄하는 돈을 아껴서야 되겠는가? 유권자 한 명이라도 국가가 준비하는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민주국가라 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르게 진단하여 문제점을 파헤치고 수술하여야 한다. 암 덩어리가 있는데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내가 행사한 주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많은 국민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늦었지만 지금이 그래도 가장 빠른 시점이다. 선관위를 제대로 개혁하라. 황의영 경제학 박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7 14:53

[기고] 민선9기 전북도의 성공, ‘JBNU’가 혁신의 엔진 돼야

지방자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생명경제 도시’라는 담대한 돛을 올렸지만, 우리 앞에는 ‘지역 소멸’이라는 거친 파도가 여전히 몰아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실의 위기다. 새로운 지방정부의 출범과 맞물린 이 절박한 시점에, 지역 거점 국립대학교인 전북대학교의 역할은 단순한 개별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생존의 ‘컨트롤 타워’이자 지역 대학가를 이끄는 ‘상생의 구심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필자는 전북대학교의 영문 약칭인 ‘JBNU’에 담긴 시대적 소명과 상생의 가치에서 그 해법을 찾고자 한다. 첫째, Job Creation Hub로서의 역할이다. 지역 소멸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선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다. 전북대는 대학 내 연구 인프라를 전북의 전략 산업인 농생명의료, 수소 및 반도체, 방산 분야 등과 밀착시켜야 한다. 기업이 대학 안으로 들어오고, 학생이 강의실에서 배운 기술을 지역 기업에서 즉시 펼칠 수 있는 ‘지산학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이 일자리 창출의 거점이 될 때 청년들은 전북에 머물 명분을 갖게 된다. 둘째, Brain of Jeonbuk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많은 특례를 부여받았지만, 이를 실질적인 정책과 산업 성과로 전환할 ‘두뇌’가 필요하다. 특히 민선 9기 지방정부의 새로운 정책 비전을 선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북대는 지역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로서 자치도 맞춤형 행정 모델과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북대는 홀로 서는 것이 아니라 도내 유관기관 및 대학들과의 학술적·정책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의 각 대학이 가진 고유의 강점과 전문성을 엮어내는 ‘연합형 싱크탱크’를 주도할 때, 도청과 대학,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정책 지능형 허브가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셋째, Next Innovation을 선도해야 한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전북대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하는 엔진이 되어야 한다. 이때 혁신의 방향타가 될 인문사회과학의 역할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삶과 조화를 이루고 지역 문화와 상생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균형 잡힌 융합을 통해 전북만의 차별화된 혁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전통적인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 산업을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파괴적 혁신만이 전북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University for Community의 실현이다. 대학은 지역 사회와 격리된 상아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캠퍼스의 인프라와 자원을 도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넘어, 도내 전역의 지역 대학들과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공공 대학 플랫폼’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거점 국립대로서 축적한 노하우를 공유해 지역 대학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시니어 재교육부터 지역 창업 지원까지 지역 공동체의 활력을 복원하는 ‘열린 캠퍼스’로 거듭나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은 전북대학교의 도약, 그리고 도내 모든 대학의 상생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민선 9기의 힘찬 여정에 발맞춰, 전북대가 지역 대학들과 굳건히 손을 맞잡고 지역의 심장이 되어 일자리를 만들고 혁신을 이끌어낼 때, 전북은 소멸의 위기를 넘어 무한한 성장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JBNU라는 약속이 전북특자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7 14:53

[소통&공감 2026 시민기자가 뛴다] 지역 사립미술관, 지속 가능한 길을 묻다

지역에서 미술관을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다.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작가를 섭외하고,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까지 챙겨야 한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와 조용히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은 아름답지만, 그 장면이 만들어지기까지 미술관 안쪽에서는 늘 예산과 인력,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함께 움직인다. 필자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이당미술관은 군산에 몇 남지 않은 사립미술관이다. 지역 작가와 관람객을 연결하며, 군산 안에서 문화예술의 의미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비영리로 운영되는 사립미술관은 공공미술관처럼 안정적인 운영 재원을 갖추기 어렵다. 전시 하나를 열기 위해서도 작품 운송비, 설치비, 홍보비, 인쇄비, 인건비 등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좋은 전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실제 운영비 앞에서 자주 멈춰 서게 된다. 현장에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순간은 작가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드리지 못할 때다. 작가는 오랜 시간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한다. 한 작품 안에는 재료비와 노동, 시간, 삶의 고민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역의 작은 사립미술관은 작가비와 제작비를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다. 공모사업과 보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전시와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꾸릴 수 있지만, 선정되지 못하면 계획이 축소되거나 미뤄지기도 한다. 그때마다 미술관 종사자로서 미안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럼에도 문화예술 공간과 장기적인 예술 활동이 지역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놓을 수 없다.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Benesse Art Site Naoshima)는 특정 미술관 하나의 성공이라기보다, 민간 기업과 재단이 오랜 시간 예술과 건축, 자연, 지역을 연결해 작은 섬의 이미지를 바꾸어 온 지역 재생의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물론 그 사례를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 거대한 숲을 이룬 나무와 이제 막 뿌리를 내리는 새싹이 같을 수 없듯, 지역마다 가진 여건과 규모는 다르다. 중요한 것은 규모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역의 문화공간이 작가를 꾸준히 소개하고, 외부 기획자와 연결하며, 시민과 관광객이 머무는 문화적 이유를 만들어낼 때 지역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당미술관이 위치한 군산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군산은 근대문화유산과 항구 도시의 정서, 오래된 건축물과 골목, 바다와 산업의 기억을 함께 품고 있는 도시다. 많은 사람들은 근대역사 거리와 시간여행마을, 원도심의 풍경을 통해 군산의 특별한 분위기를 경험한다. 여기에 지역 미술관의 전시와 작가의 작업이 더해진다면 군산은 과거를 보러 오는 도시를 넘어, 현재의 예술과 미래의 문화가 함께 움직이는 도시로 확장될 수 있다. 종종 관람객이 작품 앞에 오래 머무는 순간을 만난다. 어떤 이는 군산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서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처음 보는 작가의 이름을 사진으로 남긴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미술관이 지역 안에서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음을 느낀다. 군산 관광 코스 안에 이당미술관의 전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지역 작가가 군산의 역사와 풍경, 삶의 이야기를 현대미술로 해석하는 전시를 보여준다면 관람객은 지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작가는 더 넓은 발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도 미술관을 단순한 민간 시설로만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행정은 작은 지원 예산을 넘어, 지역 사립미술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지역문화 기반을 유지한다는 관점에서 운영비, 작가비, 교육 프로그램, 홍보와 관광 연계까지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미술관 하나가 유지되는 것은 지역 작가의 발표 기회와 시민의 문화 경험, 도시의 이미지가 함께 유지되는 일이다. 학교와 시민단체 역시 미술관을 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실제 작품을 보고, 작가와 만나며, 자신이 사는 도시를 예술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은 지역 정체성을 키우는 중요한 교육이 된다. 시민들도 가까운 미술관을 일상 속 문화공간으로 자주 찾아야 한다. 지역 기업도 전시 후원, 작품 구입, 작가 지원, 문화예술 프로그램 협찬 등을 통해 지역 예술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지역의 품격을 높이는 투자일 것이다. 나아가 지역의 사립미술관은 지역 안에만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작가를 더 넓은 무대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특히 중앙의 기획자, 평론가, 전시 공간과 협업하여 전라북도 작가들의 작품이 서울과 다른 지역에서도 소개될 수 있는 길을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 미술관은 지역 작가의 전시를 꾸준히 기획하는 동시에 외부 기획자와의 협업 전시, 작가 교류 프로그램, 전시 기록과 아카이브 구축, 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작가비와 제작비의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하며, 작가가 존중받는 전시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또한 지역 발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 좋은 전시가 열리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가 넓어지고, 외부 관람객이 지역을 찾게 되며, 주변 상권과 관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건물과 도로만으로 도시의 품격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 도시가 어떤 예술을 품고 있는지, 어떤 작가를 기억하는지, 시민이 어떤 문화적 경험을 나누는지가 도시의 내면을 만든다. 물론 그 길은 쉽지 않다. 인력은 부족하고, 예산은 늘 빠듯하며, 관람객을 꾸준히 모으는 일도 어렵다. 그럼에도 사립미술관이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누군가는 지역 작가의 작업을 기억해야 하고, 누군가는 지역의 가능성을 외부와 연결해야 하며, 누군가는 예술이 도시의 삶을 바꾸는 작은 순간들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미술관 종사자로서 앞으로도 지역 작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더 좋은 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중앙의 기획자들과 협업하여 전라북도 작가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것이다. 사립미술관의 생존은 한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문화의 지속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가까운 미술관을 향한 시민의 한 걸음이 지역 예술을 지키고, 지역의 내일을 바꾸는 가장 조용하지만, 분명한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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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17 14:52

“생활형 귀촌 확대”…김제시, 귀농·귀촌 활성화 지원사업 ‘눈길’

김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귀농·귀촌 지원사업이 인구유입 효과을 넘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제시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귀농·귀촌 가구는 698가구에서 1024가구로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농업을 목적으로 한 귀농뿐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삶을 희망하는 생활형 귀촌이 확대되는 등 농촌 정착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제시는 변화하는 정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 주거, 영농기반 구축, 지역 융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며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먼저, 예비 귀농·귀촌인과 전입 초기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이론 및 현장방문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농업 기초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영농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절차와 농촌생활 적응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지난 5월부터 귀농·귀촌인의 영농기술 습득과 지역 적응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멘토·멘티 컨설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멘토 4명, 멘티 12명으로 구성돼 선배 귀농인의 경험과 노하우, 작목별 재배기술, 영농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실제 농촌생활을 경험하며 귀농·귀촌을 준비할 수 있는 체재형 가족실습농장(4호)은 정보 부족이나 환경 적응에 대한 부담으로 귀농·귀촌에 고민하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실질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정착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영농정착 지원사업 및 주택수리 지원사업, 귀농 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융자)도 초기 정착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영농기반 구축과 주거문제 해소에 도움이 주고 있다. 농업창업자금 최대 3억원, 주택 구입자금 최대 7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수요 맞춤지원 사업으로 귀농·귀촌 생활 SOC·공공임대주택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2027년에는 지역주민과 귀농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귀농인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8호가 준공될 예정이다. 정성주 시장은 “앞으로도 교육, 주거, 영농기반 구축, 지역 융화 프로그램 등 귀농·귀촌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귀농·귀촌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력 넘치는 농촌 만들기에 힘써 나가겠다”고 전했다.

  • 김제
  • 강현규
  • 2026.06.17 13:57

술자리서 말다툼 중 지인 살해한 60대, 항소심도 ‘징역 15년’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은 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6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형사 1부(부장판사 정문경)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4)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15년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군산시 산북동의 한 원룸에서 지인 B씨(6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밤에 떠들었다며 다투던 중 욕설을 이유로 살해했다”며 “살해 동기와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을 찾기 어렵고 수법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은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주취 상태로 범행했고, 이것이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시 기록 등을 보면 피고인이 범행 동기를 진술할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범행 당시 자신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이 이미 피고인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해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다시 살펴봐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6.17 11:27

남원시의회 의장 선거 3자 구도… 김정현·김한수·한명숙 맞대결

남원시의회 차기 전반기 의장 선거가 ‘3선 대 4선’ 경쟁에 재선 의원까지 가세한 3자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대부분을 차지한 상황에서 당내 경쟁이 의장 선출을 좌우하는 가운데, 물밑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남원시의회는 전체 16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14석, 조국혁신당 1석, 무소속 1석으로 민주당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당내 합의가 곧 의장단 구성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17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10대 남원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는 김정현(3선·마선거구) 의원과 한명숙(4선·바선거구) 의원, 김한수(재선·마선거구) 의원 간 3자 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의장 경쟁과 맞물려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배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부의장에는 소태수(재선, 가선거구) 의원과 오창숙(재선, 바선거구) 의원이 거론되며, 자치행정위원장에는 오동환(재선, 다선거구) 의원, 경제농정위원장에는 이기열(재선, 라선거구) 의원이 오르내린다. 운영위원장은 초선 의원 가운데 맡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은 ‘내홍 재연 여부’다. 지난 9대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시민들의 시선도 이 지점에 머물러 있다. 도통동에 거주하는 이모(50대) 씨는 “이전 의장 선거에서 갈등이 드러나며 시민들이 적지 않게 실망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는 힘겨루기보다 합의를 통해 원구성이 이뤄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전반기 의장 선출은 단순한 자리 경쟁을 넘어, 남원시의회의 협치 수준과 정치적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남원시의회는 내달 1일 의장단 선출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3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할 계획이다. 상임위원장 선출은 6일 진행된다.

  • 남원
  • 최동재
  • 2026.06.17 10:53

군산시장직 인수위 조례안 통과···예산 지원 근거 마련

군산시장 당선인의 시장직 인수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조례안이 군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관련 조례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수위원회 예산 지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이번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는 만큼 이미 운영 중인 김재준 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16일 군산시가 제출한 ‘군산시장직 인수위원회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이 인수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예산 지원 기준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북지역 14개 시·군 가운데 관련 조례가 없던 곳은 군산과 정읍, 무주, 고창 등 4곳이었다. 관련 조례가 마련되지 않았던 군산시는 이번 김재준 시장 당선인의 민선 9기 시정인수위원회 운영 과정에서도 예산을 지원하지 못했다. 예비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었지만, 김 당선인이 시 재정여건을 고려해 자원봉사 형태의 태스크포스(T/F)팀으로 인수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에는 인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인력지원, 예산지원 등에 관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인수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범위 내인 15명 이하로 구성하며, 특정 성별이 전체 위원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했으며, 인수위원회 운영을 위해 군산시 공무원의 파견을 요청할 경우 시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예산 범위 안에서 사무실과 비품, 통신서비스, 차량 등 필요한 행정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활동 종료 후 30일 이내 활동 경과와 예산 사용 내역 등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백서에는 위원 및 직원 명단, 예산집행 내역, 주요 활동 내용과 건의사항 등이 수록된다.

  • 군산
  • 문정곤
  • 2026.06.17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