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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행정업무 전산망이 오류로 사흘간 중단되면서 주민등록서류 발급과 출생·사망신고, 전입신고, 비대면 신분인증 등을 하려던 전북지역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부의 보수와 각 지자체별로 점검이 이뤄지면서 19일 정상화되긴 했지만, 민원이 몰릴 가능성이 있는 월요일인 20일의 시스템 안정화 여부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19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오전 8시 40분부터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이 사용자 인증 과정 등에 장애를 일으켰고 이에 전북지역 동 주민센터 등 지자체 현장에서는 전산망 마비로 인해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 주민센터 등 현장 공무원들이 민원서류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개인별 행정전자서명인증서(GPKI)를 활용해 새올에 접속해야 하는데 GPKI 인증 과정에서 장애가 생기며 새올 접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전산망 오류로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멈추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중단은 물론 주민등록등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실제 지난 17일 전주 금암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으려 온 시민 김 모씨(51)는 “직장에 오늘(17일)까지 제출하라고 해서 주민센터를 찾았는데 서류를 발급받을 수 없다고 해 속이 터진다”며 “이게 무슨 IT 강국이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비슷한 시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내부에 마련된 무인민원발급기에서도 정부 전산망 오류로 인해 민원 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애태우는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생 김모 씨(21)은 “주민등록 등본을 발급받으려고 왔는데 계속 화면에 에러가 뜬다”며 “뉴스를 보니 행정 전산망 오류라고 하는데 하루빨리 서류 제출을 해야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 같은 불편은 18일 일부 전산망이 복구되고 정부24 서비스가 재개되면서 해소됐다. 이와 관련 행정 전산망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전산망 장애를 일으킨 네트워크 장비 등을 교체하고 여러 차례 시스템 점검과 테스트를 진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8일 전국 시군구·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가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 역시 주말 동안 양 구청과 35개동에 대한 현장점검 결과 민원서류 발급 등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일인 월요일 민원이 밀리면서 과부하가 걸릴 경우 시스템 오류 등의 문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시는 19일 오후에도 점검에 들어가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주시는 동사무소 한 곳 당 하루 평균 60건의 대면 방문 민원이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지난 17일 시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는 혼인이나 출생, 사망, 전입·전출신고, 인감증명 등 각종 대면 방문 민원의 경우 수기로 접수를 받았다. 시는 행안부 방침에 따라 전산망이 원활하게 복구되는대로 수기 접수 순에 맞춰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24를 통해 민원을 발급하는 데에 불편함이 전혀 없고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현장점검 결과, 시도 새올행정시스템도 장애가 없다”면서 “따라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는 모두 정상화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개된 서비스가 보다 안정화되도록 계속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관리해 월요일(20일)에는 국민께서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며 “국민들께서 겪으신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덧붙였다.
11월 17일은 독립을 위해 투쟁한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순국선열의 날'인 동시에 대한제국의 국권이 상실된 '을사늑약' 체결일이다. 이와 관련 진안군에는 당시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선 매국노 이완용을 처단하려다 실패하고 순국한 이재명 의사를 추모하기 기념관이 조성돼 있지만 지자체와 도민들의 무관심 속에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16일 오전 10시 진안군 마이산도립공원 인근에 자리잡은 이재명 의사기념관. 홍살문 등 기념관 내 목조 건물 대부분의 나무가 삭거나 갈라져 있었고 마당에는 몇년 동안 자라난 칡넝쿨이 나뒹굴고 잡초가 무성했다. 이재명 의사의 영정이 있는 의열사 입구 문지방은 뜯어져 있었고 기둥 곳곳엔 거미줄이 쳐지고 사당 바닥은 먼지로 가득했다. 관리 상태가 열악한 탓에 방문객은 있을 리 만무했다. 기념관이 진안군청과 마이산도립공원 사이 도로 한복판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은 위치임에도 간혹 인근을 지나는 행인조차 없었다. 이곳에 사람의 형상이라곤 기념관 옆에 쓸쓸히 서 있는 의사의 동상 뿐이었다. 평안도 출생인 이재명 의사는 일제침략이 노골화되던 1909년 12월 군밤장수로 가장하고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벨기에 황제 추도식에 참가하고 나오는 이완용을 습격, 치명상을 입히고 스물 네살의 꽃다운 나이에 교수형을 당해 순국했다. 큰 부상을 당한 이완용은 당시 최고 수준의 신식 수술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렇다고 해서 의사의 거사가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이때 폐에 치명상을 입은 이완용은 폐렴을 고질병으로 달고 다니며 고생하다가 결국 1926년에 그로 인해 죽었다. 의사의 역사적 단죄가 17년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나라를 팔아 넘긴 매국노를 처단하는데 일생을 바친 이재명 의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진안군에 조성된 기념관이 지자체와 도민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진 역사로 전락해 있다. 특히 진안군은 물론 관리 주체인 진안 이씨 종친회 등이 기념관 관리에 손을 놓은 탓에 조성된 지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현충시설로 등록은 커녕 개관조차 못하는 등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1년 이재명 의사의 후손인 진안 이씨 종친회와 지역 정치인들은 추모사업회를 결성,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2000여 평 부지에 의열사와 충의당, 기념관 등을 건립하는 성역화사업을 진행했다. 종친회는 이재명 의사에게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지만, 직계 후손이 없어 훈장을 국가보훈처가 보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자신들의 조상을 직접 모시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역화사업에는 진안군도 참여했고 군비를 포함해 총사업비 34억 원이 투입, 2009년까지 의사의 본관인 진안 이씨 재실 앞 부지에 5채의 건물로 이뤄진 기념관 조성이 완료됐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는 달리 조성된 기념관은 지자체 차원에서의 마땅한 홍보가 없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또 전북동부보훈지청 등 보훈 기관에서는 관리를 민간 단체인 종친회에게 무작정 떠넘기고 있어 기념관은 점차 폐허로 전락하다 현재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는 실정이다. 실제 몇 년 전부터 기념관의 체계적인 관리 및 수리를 요청하는 군민들의 민원이 몇 건 접수됐지만 진안군은 관리 주체가 종친회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진안군 관계자는 "기념관 조성을 추진했던 진안 이씨 종친회장 등 관계자가 대부분 세상을 떠나 마땅한 관리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지보상금과 관련된 예산 문제도 상존해 있어 군 차원에서 인력을 배치하고 관리에 나서기도 모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북에서 최근 4주간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17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방역당국이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 준수 및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42주부터 45주까지 전북에서 신고된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모두 2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8주부터 41주까지 지역 내 신고된 쯔쯔가무시증 환자 16명보다 1687.5%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10일 이내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물린 자리에 검은 딱지가 생기는 특징이 있다. 치명률은 국내에서 약 0.1~0.3%로 높지 않으나, 증상의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진드기 유충이 9월부터 11월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개체 수가 증가하고, 환자의 약 50% 이상이 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농번기 추수 과정에서 또는 야외 활동 과정이 늘어남에 따라 환자가 집중된다는 것이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 전북지역 월별 쯔쯔가무시증 환자 분포를 살펴보면 1월부터 9월까지는 평균 17.6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10월 136명, 11월에만 16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쯔쯔가무시증이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한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는 감염 초기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쯔쯔가무시증은 가을철에 집중 발생하지만 예방수칙을 준수하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며 “야외활동 시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풀밭에 앉을 때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놓지 않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험생 이송을 적극 지원했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수험생 입실이 완료된 오전 8시 10분까지 모두 9건의 수험생 관련 신고를 처리했다. 수험생 수송 요청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상담 문의 2건, 수험표 전달 1건, 시험장 착오 1건 등 순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완주군 화산면에 사는 60세 만학도 수험생 A씨는 이날 오전 7시 22분 전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읍내 고산터미널로 향했다. 하지만 전주행 버스를 간발의 차로 놓친 A씨는 이후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태우고 28분 만에 그가 시험을 치르는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에 무사히 도착했다. 또 오전 8시 6분께는 전라고에서 수능을 보는 한 학생이 신분증을 집에 두고와 경찰이 신분증을 전달하는 일도 있었다. 전북소방본부 역시 수험생 이송과 구급 치료 등 21건의 조치를 했다.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주와 남원·군산 등에서 수험생 9명이 두통과 오한을 호소해 약을 처방받았다. 군산과 고창, 남원 등에선 수험생 3명이 소화 불량을 호소해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이 외에도 감독교사 3명이 두통으로 구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세입자들이 '신탁 전세사기'를 주장하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완주 삼례의 한 아파트에 대한 '일괄매각' 공매가 6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우선 수익자는 '개별매각' 방식으로 재공고를 진행할 방침이며, 명도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개별 호실에 대한 구매자가 나타나거나, 소송 결과에 따라 세입자들은 강제퇴거 상황에 부닥친다. 지난 6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법'이 한시적으로 시행됐지만, 이번 건은 이른바 '신탁등기 전세사기'로 피해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별법이 정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세입자들은 이번 공매 과정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신탁 계약의 우선 수익자인 A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의 현재 대출 잔액은 82억 5000만 원가량으로, 자금 회수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도소송이 진행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세입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피해 회복을 위한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세입자들에게 남은 희망 중 하나는 '공공 개입'이다. 지난 1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관련 "다가구에 준하는 방식으로 공공이 우선 법률관계 조정을 떠안고 이후 임차인들을 구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가구에 대해서는 '우선 LH 같은 공공기관이 적극 개입해 통으로 매입한 뒤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한 세입자는 "누군가 아파트를 매수해 명도소송을 당하면 무조건 나가야 할 처지"라며 "정부가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서길 바랄 뿐이다"고 호소했다. 담당 변호사도 "피해자들의 주거지가 확보될 때까지라도 LH가 해당 아파트를 매수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우선돼야 한다"며 "해당 방안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완주군은 세입자들이 긴급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LH와 협의 중이지만, 지원받을 수 있는 여분의 임대주택은 1개 호실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준혁 인턴기자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그냥 포기하고 돌아갈 때가 많은데, 선택지가 늘어 기뻐요." 지난 14일 오후 5시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의 한 음식점 앞. 단골 음식점에 이동식 경사로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휠체어를 타고 온 이동한 작가는 들뜬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사회적협동조합 해시담이 추진한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식 경사로 지원' 사업이 장애인들의 호응을 얻으며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거뒀다. 이 사업은 해시담이 전북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하 전북지플) 2023년 의제로 제안했고, 실행 의제로 선정돼 의욕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7월 이성국 전주시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휠체어로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음식점은 0.7%에 불과하다. 특히 전주시가 지정한 장애인친화음식점은 총 89곳이지만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고작 44곳. 장애인친화음식점 지정 기준으로 접근로·경사로 설치 여부가 포함돼 있지만, 실제 경사로가 설치된 장애인친화음식점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에 그쳤다. 해시담은 이러한 지역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기 위해 '전주 인친 프로젝트'를 기획, 전북지플 등 협력기관과 손잡고 지난 6월부터 음식점 출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했다. 현재 완료된 곳은 평화동과 진북동 음식점 등 2개소다. 경사로 설치는 '3cm 문턱'에 번번이 좌절감을 맛봐야 했던 장애인들에게 한 가닥 희망이 됐다. 이동한 작가는 "경사로가 없을 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출입이 어려웠다. 이젠 혼자 힘으로 들어갈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며 "더 다양한 곳에 경사로가 설치돼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향후 풀어야 할 과제는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인 셈. 해시담은 내년에도 전주시 장애인복지과와 힘을 합쳐 이동식 경사로 설치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예산 확보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윤해아 해시담 이사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는 일회성 사업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경사로 설치의 경우 도로점용 문제 등 제도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준혁 인턴기자
한국전쟁 발발 73주년이자, 정전 70주년을 맞이했지만 올 들어서만 전북지역에서 230명이 넘는 민간인 희생자가 집계되는 등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치유되지 않고 있다. 15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에 따르면 진화위는 지난 14일 열린 제66차 위원회에서 고창 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32건(39명)의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화위에 따르면 이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후 전북 고창군에 거주하던 주민 39명이 지방좌익 등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진화위는 이번 결정이 기존 신청된 고창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32건(39명)에 대한 제적등본, 족보, 6·25사변피살자명부, 6·25양민학살실태조사보고서, 1기 진실화해위원회 기록, 신청인 및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해 이들을 희생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고창군 공음면과 대산면, 해리면, 심원면, 아산면, 성송면 등에 거주하던 주민 39명은 지난 1950년 8월부터 1951년 1월까지 지방 좌익, 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살해됐다. 당시 적대세력은 희생된 주민 39명이 공직자이거나 그들의 가족이어서, 부유하다며, 좌익에 비협조적이거나 우익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살상을 저질렀다. 이번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으로 고창군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는 234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진화위는 지난 7월 4일 고창군에 거주하던 주민 151명이 지방좌익 등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에 대한 첫 번째 결정을 한 바 있다. 이어 9월 12일 고창군 주민 44명 희생자에 대한 두 번째 결정을 내렸고 이번 결정은 올 들어서만 세번째 이다. 특히 고창군의 경우 1950년 9·28 수복 전후부터 고창군 일대가 완전히 수복된 1951년 4월까지 전북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진화위 2기에 신청된 전북 내 한국전쟁 발발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접수 현황은 지난해 12월 기준 모두 1289건으로 군경에 의한 희생 사건 787건과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500건, 기타 2건 등이다. 이 중 고창군의 경우 신청된 사건이 589건으로 지역 내에서 가장 많았으며, 도내 타 지역에서도 희생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순창군이 296건, 임실군이 99건 등으로 신청 건수가 많았는데, 진화위는 현재 이들 지역에 대한 진실 규명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진화위 관계자는 “고창군의 진실규명이 3차례 진행된 이유 중 하나는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접수 사건이 많기 때문이다”며 “또한 조사관들이 조사를 진행하면서 자료가 축적되고 이로 인한 추가적인 진실규명이 탄력을 받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폭력조직원(조폭)들의 범죄행위가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북 지역 조폭 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청의 2018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시도청별 관리대상 폭력조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북에는 모두 16개 폭력조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전북 내 폭력조직 수는 16개 그대로였지만 조폭 수는 2000년대 이후 검경의 강력 단속으로 잠깐 움츠러들었다가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다. 도내 16개 조직의 조폭수는 2018년과 2019년 343명에서 2020년 352명, 2021년 351명, 2022년 377명, 2023년 10월 기준 375명으로 늘어났다. 2018년과 올해의 폭력조직원 수를 비교하면 10% 가까이(9.3%)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에 대해 경찰은 그간 폭력조직원 관리에 있어 ‘관심’과 ‘실제 조직원’으로 나누던 것을 2020년부터 하나로 일원화하면서 구성원의 수가 증가한 것처럼 보일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국적으로도 2020년 이후 폭력조직원의 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2019년 전국의 폭력조직원은 5163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5211명, 2021년 5197명, 2022년 5465명, 2023년 10월 기준 557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1980~90년대생으로 이뤄진 MZ조폭들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과거 선후배를 통한 모집보다 쉽게 조직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조직원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지역 내 조폭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아 시민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6월 4일 오전 1시께 익산시 영등동의 한 술집에서 조직 간 패싸움을 벌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씨(34) 등 8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또 앞서 지난 3월 21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신시가지의 한 술집에서 조폭 A씨(24) 등 21명이 단체로 싸움을 벌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경찰은 매년 반복되는 조폭 근절을 위해 상하반기 특별단속과 함께 첩보수집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취임한 임병숙 전북경찰청장은 전북청에 과거 조폭에 대응했던 광역수사대 역할을 할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 본청과 함께 조폭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각 경찰서 조폭 전담팀을 통해 첩보 수집 및 지역 조폭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지역 내 조폭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간 전북에서 발생한 겨울철 화재가 52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1만 970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는 5284건으로 전체 화재의 27.7%를 차지했고 겨울철 발생한 화재로 230명(사망 36명, 부상 194명)의 인명피해와 410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특히 겨울철 화재발생 주요 원인은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5284건의 화재 중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2722건, 비율로는 51.5%였다. 전기적 요인 1096건(20.7%), 기계적 요인 553건(10.5%), 미상 503건(9.5%), 방화 의심 83건(1.6%) 등 순으로 이어졌다. 부주의에 의한 화재 대부분은 주거(909건)에서 발생했으며 화재 원인은 화기취급에 따른 화원 방치가 596건으로 가장 많았다. 도소방본부는 겨울철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는 난방기기의 사용 전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류를 사용하는 난방기기는 전원 차단 후 연료 주입해야 하고 화기 취급 시 주변 정리 및 소화기 비치 등 화재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낙동 도소방본부장은 “겨울철 화재의 절반 이상이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고 난방기기 사용 및 화기 취급이 많아 화재 또한 급증하는 계절이다”며 “주변의 위험요소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고 전북소방본부도 선제적 예방‧대응 활동으로 도민 생명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부는 14일 전주 풍남문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북지부는 “노조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랑봉투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고 즉시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법 2조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정의를 확대해 간접고용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를 노조법 보호 대상에 포함하자는 내용을 노조법 3조는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기업의 손해배상소송 일부를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개정안에는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 사측의 부당한 탄압에 노동기본권과 민주노조를 지키고자 투쟁한 노동자들의 염원이 함께 녹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구조를 정규직-비정규직의 이중구조로 첨예화해 차별을 심화시키고 정당한 파업조차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현행 노조법 2·3조를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차원에서 각종 출산 지원 정책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지만, 전주시는 출산율이 도내 최저인데도 다른 시군에 비해 여전히 지나치게 적은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어 아동복지예산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주는 아동 인구와 노인 인구가 엇 비슷한데도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복지 예산이 노후 복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나 예산 불균형 개선 등 미래를 감안한 현실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9∼2023년) 전주시의 출생등록수는 총 1만 4966명으로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감소 추세다. 연도별로는 2019년 3541명에서 2020년 3274명에 이어 2021년 2894명, 지난해 295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임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의 경우 전주시는 0.73명으로 집계돼 전국 평균(0.78명)은 물론 도내 평균(0.82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전주시가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도내 최저 수준이다. 시가 첫째를 출산한 산모에게 제공하는 출산장려금은 30만 원이다. 이는 도내 14개 시군 중 최저 금액으로, 가장 많은 김제시 800만 원의 27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첫째 출생축하금으로 300만 원 이상을 지급하는 지자체는 6곳이며, 100만 원 이상은 4곳에 달한다. 다자녀 출산을 유도하기 위한 출산장려금은 둘째와 셋째로 갈수록 커지는데, 남원시와 부안군, 장수군 등이 둘째 출산장려금으로 500만 원 이상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전주시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50만 원을 지급하는 수준이다. 출산율 장려와 아동 및 청소년 지원 사업에 대한 개선여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전주시의회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남숙 시의원은 지난 3월 전주시의회 399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지역 내 아동 청소년 인구가 12만 명, 65세 이상 노인은 14만 명으로 엇 비슷한데도 전주시는 아동을 위한 사업보다 노인 정책 사업에만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전주시가 노후 복지 증진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815억 원에 달하지만 아동 복지 증진 예산은 442억 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증가 효과를 위해선 지자체마다 출산장려금 수혜금액을 올리고 일시 지급을 위한 안정적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창우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13년 발표한 '출산장려금 정책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출산장려금 지원 금액을 올렸을 때 출생아수가 평균 0.4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러한 효과를 고려해 지자체 차원에서 출산과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출산장려금 정책을 확대하고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현옥 시 아동복지과장은 "시 내부에서 출산 장려금 정책 개선을 위한 검토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다만 지자체 차원에서 현금성 지원을 지양하라는 정부 지침이 내려와 올해 안에는 개선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분은 전세사기 당했다는 거 오늘 처음 알았어요. 지금 세입자 절반 이상이 피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요." 완주군이 13일 삼례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한 '삼례 아파트 전세사기 의혹' 관련 간담회. 이 자리에서 세입자가 쏟아낸 울분 섞인 이야기다. '전세사기 피해' 당사자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간담회에는 세입자 비상대책위원회, 완주군 주거복지팀 및 삼례읍 등 자치단체 관계자 21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입자 등은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및 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한 세입자는 "지원 방안으로 금리가 낮은 대출을 안내받았는데, 사실상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할뿐더러 또 다른 빚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며 "노인들의 경우 수천만 원의 빚을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꼴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완주군 관계자는 "여러 방면으로 도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신탁계약 전세사기는 현재 특별법에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보증금을 돌려받을 뾰족한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세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 아파트 공매는 현재 129개호 일괄매각으로, 14일 마감을 앞두고 있다. /서준혁 인턴기자
지난해 전북지역 한 제약회사에 입사한 막내 사원 A씨(25)는 최근 회사 단합대회에서 당혹감을 느꼈다. 상사가 신입 사원들에게 돌아가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게 강요한 것이다.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최선을 다해 춤을 췄지만 이내 춤 실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폭탄주를 마시게 됐다. A씨는 "거리두기가 종식되면서 지난해보다 올해 회식 강요가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연말연시 직장 내 강압적인 회식에 대한 도내 직장인들의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1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직장인 의식조사'를 보면, 공공기관 종사자 중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을 때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으며,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는 응답이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지난해보다 올해 들어 회식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퇴사 협박이나 임금 협상 불이익 등 피해를 주는 ‘회식 갑질’로 고통받았다는 직장인 사례 제보가 지난해보다 되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특정인을 회식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회식에 배제하는 방식으로 직원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에 이어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이 일어나는 등 코로나19 이전 빈번하게 일어났던 직장 내 갑질 문제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직장갑질119가 지난 8월 발표한 '2023년 17개 광역시도 직장갑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 공무원 직장 내 괴롭힘이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20건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6번째로 많았다. 지난 2월 전북도공무원노조에서 실시한 직장 내 갑질 설문조사 결과에선 최근 1년 간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조합원이 105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폐쇄적일 수 있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미루어 볼 때 괴롭힘을 경험해도 신고하지 못한 사례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복적인 술자리 강요나 회식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에 대한 따돌림, 폭언 행위 또한 노동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이 원치 않는 강압적인 회식은 업무 환경을 약화시키는 악습에 불과한 만큼 사업주와 관리자는 경각심을 가지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근무환경 조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경찰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경비‧안전활동을 실시한다. 13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16일 치러지는 도내 수능 시험장 주변 인근 소음관리 및 안전활동을 위해 269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 현장에 배치한다. 이번 수능은 16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5분까지 도내 13개 시군 관내 6개 시험지구, 65개 시험장에서 1만 6805명이 응시한 가운데 시행된다. 경찰은 시험 당일 수험생들이 집중되는 입실 시간대인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10분까지 시험장 정문에 경찰관 각 2명을 고정 배치해 수험생들이 차질 없이 시험장에 입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시험이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시험장 주변을 주기적으로 연계 순찰해 인근 집회 소음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차량 경적이나 공사 현장 등 생활 소음 자제를 요청하는 등 수험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문답지 이송 시 노선별로 순찰차 1대를 지원하고 문답지 보관 장소에 경찰관 2명을 고정 배치, 2시간마다 1회씩 112 연계 순찰을 병행해 시험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그 물(가습기 살균제)이 좋다고 해서 아토피로 힘들어 하는 아들의 몸에 발라주기도 했습니다. 병을 더 키운 부모가 됐어요.” 대법원 판결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일부 보상의 길이 열린 가운데 전북지역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자신과 가족들이 겪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울분을 토하며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일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전북지역 피해자 모임이 열렸다.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지만 어디에 피해를 호소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단순 병원비, 교통비 지원에 그치는 ‘구제’가 아닌 ‘피해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읍에 거주하는 김정용(59)씨는 2007년부터 2년 정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43세가 되던 2008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쓰려졌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병원에서 만성폐쇄성질환(COPD)과 천식으로 판명받았다. 김 씨는 “처제가 사다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였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저의 아버지는 칠순 잔치를 앞두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아들인데 지금 악성 아토피로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처음 아토피가 생겼을 때 그 물(가습기 살균제 희석한 물)이 좋다고 해 피부에 바르기까지 했는데 더 심해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익산의 김혜정(59)씨 역시 유방암 등의 피해를 겪으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2011년부터 엄청난 가려움과 호흡기 질환이 왔다”며 “병원에 가도 이유를 모른다고 하고 유방암까지 왔는데 이렇게 큰 피해를 겪을지 몰랐다. 증상이 없으면 구제도 못 받는다고 하는데 증상이 추후 발현될 수도 있다고 들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정부의 역학조사가 있기 전까지 전국에서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는 약 1000만 병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기준 전북지역 신고피해자는 253명에 불과하다. 이 중 사망자는 50명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전북도내 가습기살균제 제품 사용자는 31만 6384명이고 이중 건강피해자(병원에서 진료 등을 받은 사람)는 3만 3701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북지역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자가 253명 점을 감안하면 0.75%만 피해 신고가 이뤄진 셈이다. 더욱이 2017년부터 시행된 피해구제법에 의해 신고자 상당수가 기본적인 구제금을 지급받았지만 폐암, 피부질환 등 아직 피해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정신적·경제적 피해 보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직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 피해가 피해자 잘못이 아닌 만큼 이들의 정신적 피해 등을 포함한 제대로 된 보상(배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로 이제부터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을 통해 법에 호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지역 피해자들이 호소할 길이 많지 않다”며 “모든 피해자들은 상태가 심각하든 증상이 없든 신고해야 하고 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시민사회원로와 전북비상시국회의가 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일 서울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정권 퇴진 민중총궐기’에 전북도민의 참여를 호소했다. 원로들은 “윤석열 정권 2년, 대한민국은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국가의 기능은 작동 불능 상태가 됐고 집집마다 한숨 소리가 가득한 참담한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일 민중총궐기는 윤석열 정권의 향방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중차대한 대회다”며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수렁에서 건져내고 역사적인 분수령이 될 민중총궐기에 전북 도민들의 한마음 한뜻과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음주운전 신고한다는 협박을 당했네요." '음주운전 신고포상제'가 지난 9월부터 제주에서 시범 시행된 가운데, 전주에서 '음주운전 신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술 먹은 사람'이 '술 안 먹은 사람'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인 것. 지난 8일 온라인커뮤니티 '전주&전북 알뜰맘'에 남편이 경험한 황당한 사연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남편은 큰 수술을 한 뒤 술을 끊었다. 그래도 술자리에는 가끔 참석, 음료수만 마신 후 술자리가 끝나면 사람들을 집에 데려다 준다"며 운을 뗐다. 일이 벌어진 것은 지난 7일 밤. 남편은 이날 술자리에서도 음료수만 마셨고, 이후 차에 시동을 걸어 앞으로 조금 움직였다. 바로 그때 옆자리에서 술을 마셨던 사람들이 후다닥 달려와 "왜 음주운전 하세요? 신고할까요?" "내가 신고하면 당신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며 다그쳤다고. 결국 경찰을 부른 건 글쓴이의 남편. 이후 경찰차 2대가 출동했고, 음주측정까지 하고 나서야 귀가했단다.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돈을 뜯어내는 행위는 '갈취'에 해당하며, 벌금형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된통 혼날 뻔한 사람은 오히려 신고하겠다고 한 이들이다. 한편, 제주에서 시행 중인 음주운전 신고포상금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면허 취소 수준은 5만 원 면허 정지 수준은 3만 원으로 차등 지급되며, 동일 신고자는 한 해 최대 5차례만 포상금을 받는다. 음주운전 신고포상제는 지난 2012년 11월 말에 처음 도입됐지만, 취지와 맞지 않는 사례가 속출해 6개월여 만에 폐지됐다. /서준혁 인턴기자
크고 작은 사건사고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언제나 곁에서 묵묵히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방관. 생명에 위험이 따르는 만큼 쉽지 않은 일임에도 소방관들은 생명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오늘도 전북지역 곳곳을 누비며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9일 61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우리 일상 속 영웅인 소방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위급상황서 두 차례 출산 도운 설수경 소방장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가슴 따뜻하고 보람된 일인 것 같습니다.” 전주덕진소방서 전미119안전센터 소속 설수경 소방장(36)의 말이다. 구급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설 소방장은 사건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소방관 중 한 명이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다양한 일을 겪기도 하는데 두 차례나 새생명의 출산을 도왔다고 한다. 설 소방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9월, 보건소로 예방접종을 지원하러 갔다가 근처 목욕탕에서 산모가 진통을 겪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관내 구급차가 대부분 출동해 대응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저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지고 있는 것은 라텍스 장갑뿐이었으나 그래도 가보기로 하고 바로 뛰어갔다”며 “도착하니 아이 머리가 5㎝가량 보이며 곧 출산할 상태였다. 이에 산모를 안심시킨 뒤 분만을 유도한 결과 건강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긴급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또 2022년 9월에도 ‘산모가 진통한다’는 신고를 받았는데 진통 간격이 2분도 채 되지 않고 셋째 출산이어서 분만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며 “일단 산모를 구급차에 태우고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병원 도착까지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을 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후 아기가 100일 뒤에 센터로 찾아왔는데 훌쩍 자란 모습에 제 자식인 것처럼 예쁘고 감동이었다”며 “이런 일들이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이 되지 않나 싶다”고 웃어 보였다. △‘불 꺼진 뒤가 진짜 시작’ 화재 조사관 오경수 소방교 “앞으로도 한 사람의 화재 피해자도 나오지 않도록 화재 진화 및 조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완주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오경수 소방교(38)의 각오다. 대중에겐 다소 생소한 화재조사관은 화재 발생 원인과 피해 상황 규모 등을 파악하고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과 미래 화재 예방 정책 수립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방의 한 직종이다. 오 소방교는 “흔히 불이 꺼진 이후부터 조사가 시작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는 진화 과정에서 건물 구조나 발화 지점의 훼손이 야기되기 때문에 오히려 진화 대원들보다 화재조사관이 현장에 먼저 도착해 신속하게 화인을 조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대응팀은 진화 직후 임무가 끝나지만 화재 조사팀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며 “같은 유형의 화재 발생에 대응할 화재보고서 작성을 위해 불이 꺼진 현장에 다시 나가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상태로 장기간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된 업무 환경이지만 오 소방교는 화재 조사 업무를 자처한 것에 후회 없이 매 순간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관한 당시에는 현장 대응팀에서 소방 임무를 시작했지만 화재조사관에 매력을 느껴 자격증을 취득, 지난 2020년부터 화재조사 업무를 시작했다”며 “비록 일은 힘들지만 정확한 화인 조사를 통해 비슷한 유형의 화재 발생에 대비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울 수 있어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미확인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 블로그,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쿠팡 측은 "유언비어"라며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7일 온라인에는 '쿠팡 빈대 무서운 이유', '쿠팡 용인 창원 고양 빈대 조심'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게시자는 "맘카페를 중심으로 빈대 출몰 소식이 처음 퍼지기 시작했고⋯.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택배사 어디든 빈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대는 1년을 굶어도 살아남을 수 있고, 살충제에 내성이 있는 상태여서 방역이 어렵다"며 "옆집, 윗집, 아랫집에서 빈대 붙은 박스를 개봉한다면 어마무시한 번식력으로 아파트, 주택 등에서 순식간에 퍼지겠죠"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게시자는 "다들 택배 받을 때, 문밖에서 박스 개봉하고 가져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사는 전체 물류사업장에서 정기소독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관련 해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준혁 인턴기자
정부가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일명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법에 대한 각종 우려와 찬반이 팽팽하다.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재범 위험이 높거나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출소 이후에도 지정된 시설에 거주하도록 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다음 달 5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제시카법은 지난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폭행범에게 살해된 9살 소녀의 이름을 따 제정된 법으로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학교·공원·교육시설 등 아동이 많은 곳에서부터 2000피트(약 610m) 이내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입법예고된 한국형 제시카법은 미국과 우리나라가 영토의 물리적 특성, 거주환경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해 국내 상황에 맞는 조건으로 세부 내용이 수정된 법이다. 예고된 법안에 따르면 거주지 제한 명령은 기본적으로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한 범행 또는 3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중 성범죄로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성폭력범이 대상이다. 보호관찰소장이 연령, 건강, 생활환경 등을 토대로 거주지 제한이 필요한지 판단해 검찰에 제한 명령을 신청하면 검찰이 필요 여부를 다시 검토해 법원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법원이 거주지 제한 명령을 내릴 때는 대상자가 사는 광역자치단체 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운영시설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정한 ‘지정 거주시설’을 거주지로 지정해야 한다. 이는 고위험 성범죄자는 출소 후 거주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고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이후 국회에서 심의가 의결되면 최종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다. 문제는 법이 시행될 경우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 특성상 출소 범죄자들이 도시 외곽이나 지방 등으로 쏠리는 ‘게토화’(ghetto·격리지역)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성범죄자 지정 거주시설이 생기면 시설을 둘러싼 국민 불안 등에 대한 우려가 가중될 수 있다. 특히 헌법 제14조에서 규정한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한아름 박형윤 변호사는 “헌법상 거주 및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실질적으로는 이중 처벌로 인식될 수 있다”며 “법 시행에 앞서 많은 전문가 등과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고, 법이 시행되더라도 엄격한 요건 하에서 검토돼 적용돼야 한다. 아울러 이중 처벌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 법의 필요성에 대해 1년 이상 연구했다. 완벽한 방안은 없었고 최선의 방안을 낸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거주시설의 위치·형태가 언급되면 건설적인 논의 진행은 불가능할 것이다. 당연히 논란도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반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비롯한 찬성론자들은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 억제 효과로 인한 효과가 더 클것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전자발찌 역시 이중처벌이 아닌 합헌 결정이 나왔고, 불안보다는 나머지 지역은 안전한 환경으로 개선될 소지가 있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성범죄자 감독 기능 등 이점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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