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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목정문화상에 박동수·황호철·오정선 씨

제33회 목정문화상수상자로 문학 부문에 박동수(79·정읍) 수필가, 미술 부문에 황호철(78·완주) 화가, 음악 부문에 오정선(58·서울) 피아니스트가 각각 선정됐다. 목정문화재단은 3일 제33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수곤)를 열고 이와 같이 선정했다. 목정문화상은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고(故)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도내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 또는 단체를 찾아 시상하고 있다. 재단은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등 3개 부문에 걸쳐 현재까지 총 95명에게 부문별 1000만 원씩의 창작지원금을 시상했으며, 제30회 목정문화상부터 부문별 수상자에게 창작지원금을 2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지원하고 있다. 문학 부문 수상자인 박동수 수필가는 198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도내 1세대 수필가로서 꾸준한 창작과 저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수필집 <수염을 깎지 않아서 좋은 날> 등 9권을 출간하며, 한국문학상, 전북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또 전북수필문학회장과 한국문인협회이사로 활동하며 지역 문단의 성장에 기여했고, 현재 전주대 명예교수로 전북특별자치도 문학관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미술 부문 수상자인 황호철 화가는 평생을 한국화의 전통 계승과 전북 미술 발전에 바친 원로 예술인이다. 그는 산수화·화조화·영모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감각과 세계화를 선도했다. 또 화백은 전북미술대전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지역 미술계의 발전에 기여했고, 한·중 현대미술교류전 등을 통해 예술적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마지막 음악 부문 수상자인 오정선 피아니스트는 오랜 기간 도내 음악문화 발전에 헌신해 온 대표 연주라로,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아카데미를 수료하는 등 국제적인 음악 수학을 거쳐왔다. 그는 ‘오정선 피아노 이야기’시리즈를 통해 도내 공연장을 순회하며 지역민과 소통했다. 또 Piano Diary 창단과 신진 음악인 후원사업을 통해 지역 음악계 성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후 4시 전주 더메이호텔 2층 그랜드볼륨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03 17:27

제6회 전주한옥마을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에 이명순 씨 선정

제6회 전주한옥마을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서 이명순(63·경기도 김포)씨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시 낭송과 시문학을 사랑하는 대표적 시 낭송단체인 (학)한벽루사람들은 2025년 문화예술진흥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제6회 전주한옥마을 전국시낭송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 역시 전국의 수많은 시 낭송가들이 대서 응모했으며, 이 중 예심을 통과한 33명을 대상으로 본선대회를 치렀다. 그 결과 영예의 대상은 ‘안중근 의사의 권총(문병란 시)’을 낭송한 이명순 씨가 선정됐다. 금상은 형동광 씨, 은상은 최영식 씨가 수상했으며, 동상에는 최영덕·조귀덕·최미영·최은희·노광흔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상과 더불어 금상, 은상 수상자는 (학)한벽루사람들이 수여한 시상금과 기낭송 인증서를 수여받았으며, 특히 대상 수상자인 이명순 씨는 상금 200만 원과 함께 향후 전주한옥마을 ‘시(詩)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번 경연대회를 주관한 강민서 (학)한벽루사람들 대표는 “문자로 기호화 된 시를 감성의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시낭송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창출해 내면서 모든 이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주는 뜻깊은 대회가 되길 소망했다”며 “전국 규모의 공정한 대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준 높은 참가자들이 많이 도전해 심사하는데 애로가 많았다. 이제는 시낭송이 문화예술중심 도시 전주의 또 다른 문화관광콘텐츠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경연대회는 조만간 편집하여 유튜브 “한벽루사람들”로 중개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03 16:36

제3회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 시상식… "새만금 단순 간척 아닌 성장하는 특별한 공간"

“새만금은 살아 숨 쉬는 바다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넓은 땅을 꿈꾸었고,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나는 그 과정을 배우며 느꼈다. 새만금은 단순히 간척된 땅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바꾸며 성장해가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것을. (새만금개발청 청장상 발췌)” 어린이의 순수한 눈을 통해 바라본 새만금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제시하는 동심이 하나하나의 글짜를 통해 재현됐다. 새만금의 이야기를 소재로 상상력을 발휘해 미래의 새만금을 그리는 아이들의 특별한 재능기부가 마련된 것이다. 지난 31일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김항술 관장)은 ‘제3회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수상자와 학부형을 비롯해 새만금개발청 조홍남 차장, 새만금개발공사 나경균 사장,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 김영 1차작품심사위원장(신석정문학회 회장), 박동규 2차작품심사위원장(고 박목월 시인 장남·서울대 명예교수)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전주갑 국회의원)은 축전을 통해 “제3회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 시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우리 어린이들이 상상력과 감성을 글로 표현하며, 마음을 나누는 자리다"며 "오늘과 같은 뜻 깊은 대회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 대회는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이 주최하고, 새만금개발청·새만금개발공사·전북일보가 후원해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영예의 새만금개발청장상은 군산푸른솔초등학교 5학년 김윤호 학생의 ‘내 상상은 새만금에 뿌리내린다’가 선정됐다. 이어 새만금개발공사장상, 전북일보 사장상,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장상 등도 주어졌다. 심사위원장인 박동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어린이들의 글에는 새만금의 미래를 향한 순수한 시선이 담겨 있다”며 “이들이야말로 새만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김항술 관장은 “새만금의 미래는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시작된다”며 “박물관은 앞으로도 어린이와 함께 성장하고, 세계 속의 ‘새만금 르네상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새만금 세계로!’ 행사도 진행, 박물관 야외 잔디밭에서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퍼포먼스 및 새만금 세계로 비행기 날리기 등의 부대 행사도 진행됐다. 축하공연에서는 성악가 석상근의 무대와 서예가 홍한표의 ‘새만금 세계로’ 휘호 퍼포먼스가 진행돼 갈채를 받았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5.11.02 17:24

[지방팬 생존기] ②"돈 안 쓰면 팬 아닌가요?"⋯같은 마음 다른 방식

"돈 안 쓰는 팬은 팬 아닌가요?"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기 그룹인 세븐틴 팬의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앨범을 사거나 콘서트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유튜브로만 응원하는데, 자신도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글에는 "사실 저도 돈을 많이 쓰긴 하지만, 마음만 있어도 팬이라고 생각한다. 팬이라고 해서 다 돈을 써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댓글이 달렸다. 좋아하는 마음은 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라는 걸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렇듯 돈과 시간의 제약에 부딪혀 조용히 응원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공연장에 가지 못해도, 앨범을 사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영상과 음악을 챙겨 보며 마음을 보탠다. 소비보다 마음에 집중하는 이런 경향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비대면) 음악공연 장점 1위는 '비교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어서(31.5%)였다. '집에서 편한 자세와 복장, 다른 활동 중에도 볼 수 있어서(26.9%)', '비용이 절감돼서(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공연 비관람 이유(1+2순위)는 '가격이 비싸서'가 5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연 장소가 멀어서(29.0%)', '음악공연을 감상할 여유가 없어서(28.0%)' 등이 뒤를 이었다. 결국 돈과 시간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비수도권에 사는 팬이라면 티켓값 외의 비용 부담이 크다. 단순히 공연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까지 가는 기차·버스 이용하는 교통비에서부터 식비, 숙박비까지 추가된다. 당일치기로 가더라도 기본 티켓값에 교통비는 기본 5만 원 이상, 1∼2끼 식비가 들고, 숙박까지 하면 30만 원은 훌쩍 넘는다. 여기에 거리가 있다 보니 짧게는 하루, 자고 오면 이틀은 통으로 투자해야 한다. 5∼6년 전만 해도 수도권을 오갔다는 이아영(29·익산) 씨는 "공연장까지 갈 시간도, 돈도 없다. 예전에는 돈을 쓰고, 직접 가야만 팬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일상 속에서 이렇게 응원하는 것 역시 다 팬이라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마음은 같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1.01 12:57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연임 않겠다"…후임 선정 본격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차기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임기 종료 후 김희선 집행위원장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와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따르면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지난 27일 전북도에 ‘일신상의 사정으로 금년 말일부로 임기를 마치고자 한다’며 관련 내용 승인과 후속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로 조직위는 곧바로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자 추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후보자로 선정되면 전주세계소리축제 위원 총회를 거쳐 선출을 확정짓게 된다. 집행위원장은 조직위원장이 총회의 승인을 받아 위촉한다.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의 연임 포기 배경에는 조직위의 독립성 결여와 불필요한 행정 절차에 대한 회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교수인 김희선 집행위원장이 올해 안식년을 마치고 내년에 학교로 복귀해 축제를 이끌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연임 포기에 대한 이유를)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며 “내년부터 개인 업무가 있어 소리축제까지 맡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 준비를 위해 후임자 선임 절차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예술계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조직위원장 체제를 ‘예술감독’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축제인 만큼, 예술성과 기획력을 겸비한 인물을 선임해 기획·운영·행정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 한 예술인은 “축제 2대 조직위원장인 안숙선 명창처럼 오랫동안 예술을 업으로 하셨던 분들이 ‘예술감독’이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외부에서는 서울 유명한 음악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축제에 적합한 인물이 선임됐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전북도와 조직위원회는 이른 시일 내 차기 체제 구성을 마무리해 내년 축제 준비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29 17:26

전북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김무철 씨 별세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김무철 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1970년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북 춤의 대가 고(故) 금파 김조균 선생의 아들로, 한평생 전라도 무용의 전통을 계승하고 예술적 깊이를 확장하는 데 힘써왔다. 전주 동암고와 우석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춤꾼으로 평가받았다. 고인은 2011년 전북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로 지정돼 전북예총 전문위원, 전북문화예술단체지원사업 평가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무용계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또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사)금파춤보존회 금파무용단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며 전통춤의 전승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예술적 뿌리는 아버지 금파 김조균 선생으로부터 이어졌다. 김조균은 권번에서 예기와 한량을 지도한 명무 정자선·정형인 부자에게 사사하며 남무, 삼현승무, 한량무, 호적구음살풀이춤, 전주검무 등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무용협회 회장, 전주시립민속예술단 무용부감, 전북도립국악원 교수 등을 거치며 전북 춤의 토대를 다졌다. 빈소 전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30분.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0.29 17:25

전주문화재단 한지진흥원, 한지의 품격을 세계에 선보인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 한지진흥원이 29일 경주 월정교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 한지·한복 홍보 부스에 참여한다.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 및 내빈 약 2000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전통문화의 품격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한국의 대표 문화자산인 '한지'와 '한복'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진흥원은 현장에서 정부포상증서용 전통한지 전시와 물성 시연을 진행한다. 특히 관람객들이 한지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지 물성 측정 장비(내절도 시험기)를 설치해 한지의 강도와 질감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정부포상증서 제작에 실제 사용되는 전통한지 샘플과 함께 전국 장인들이 제작한 다양한 전통한지를 선보여 한지의 기술적 완성도와 미적 가치, 지속가능한 제작 체계를 폭넓게 알릴 예정이다. 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한지 전문 시험·분석 기관으로, 한지의 물리적 특성(평량·두께·인장강도·인열강도·파열강도·내절도·백색도 등)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품질 향상을 위한 표준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분석 항목을 국제표준(ISO)에 맞춰 수행함으로써 국내 한지 산업의 품질 신뢰도 제고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왔다. 홍보 부스는 국립경국대학교 전미경 교수와 고소미 작가의 협업으로 한지 재료와 작품 전시가 함께 진행되며 특설무대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 주관의 한복 패션쇼가 펼쳐진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28 11:12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주 찾는다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행장 백종일)이 후원하는 전주JB문화공간이 국내 미술계의 거장을 초청해 작품세계를 직접 듣고 살펴보는 작가초대석 ‘미술의 시간, 거장의 순간’ 네 번째 시간을 마련한다. 이번 초대석은 윤범모 평론가를 초청했다. 오는 11월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90분간 전주 JB문화공간 2층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사회는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이 맡는다. 윤범모 평론가는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미술사학자 미술평론가다. 한국 근대미술 연구의 기틀을 다졌으며 동국대 대학원 석좌교수, 가천대 예술대 교수, 시우스 플로리다대 연구교수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제20·21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거쳐 현재는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초대석은 1부 강연과 2부 토크쇼로 구성되어 총 90분간 진행된다. 1부 강연의 주제는 ‘한국미술의 특징, 과연 무엇인가’이다. 이번 강연은 기존에 익히 접해왔던 단순한 미술사 개론이나 미술인문학을 넘어 한국미술 인문학의 본질, 즉 ‘한국미술의 본질’, ‘한국의 미’ 그 자체를 철저히 해부해 한국미술의 고유한 특징과 매력을 전달한다. 2부 토크쇼에서는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과 함께 윤범모 평론가의 인생 여정을 돌아본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인연부터 이건희 컬렉션이 촉발한 기증 문화, 교수로서의 철학과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읽어낸 미술대학 제자들의 이야기, 한국근대미술 연구를 통해 세상에 알린 거장들의 비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작가초대석은 전북은행 후원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정원은 80명으로 현재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26 10:51

[지방팬 생존기] ①오늘도 서울행⋯'천근만근' 덕질 분투기

특정 인물·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팬덤'이 단순한 팬심을 넘어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겉으론 즐거움이 가득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지역의 벽이 존재한다. 공연과 팬미팅 등 주요 활동이 수도권에만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팬들은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열정을 놓지 않는 지방 팬들의 이야기를 통해 팬덤 문화의 또 다른 단면을 들여다본다. "이 길로 들어오지 마세요." 매달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과 뮤지컬을 보러 서울에 간다는 직장인 김보민(26·가명) 씨는 '주 5일 일하고, 주말에 돈과 시간을 들여 덕질(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는 행동)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경고하듯 이렇게 답했다. 그는 "그냥 돈 없다고 생각하면서 산다"며 "그래도 내가 제일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를 떠올려보면 항상 덕질할 때다. 보러 가야 하니까 버티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 덕질이 삶의 원동력이 된 지 오래다"고 말했다. 갈 때마다 시간과 비용이 부담되지만, 사랑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당일치기로 간다고 한들 교통비 7만 원, 식비 2만 원, 티켓·굿즈값 20만 원까지 더하면 한 번 갈 때 30여 만 원은 기본이다. 일찍 출발한 것도 서러운데, 기차 시간에 맞춰야 하다 보니 공연을 끝까지 못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씨는 "최근에도 기차 때문에 다 못 보고 뛰어 나왔다. 가면 정말 딱 공연만 보고 와야 한다. 한 번 지나간 공연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돼도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주말에 하루 갔다 오면 체력이 떨어져 다음 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것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적응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충은 김 씨 만의 일이 아니다. 비수도권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실제 통계를 보면 비수도권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공연은 적고, 접근성은 떨어져 수도권에 비해 돈도, 시간도 두 배 이상 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26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데이터에 따르면 공연건수·횟수는 비수도권에 비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최근 5년(2021∼2025년 10월 23일) 동안 수도권 공연 건수는 60%, 횟수는 70%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수도권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비수도권 팬들이 돈과 시간을 할애하면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다. 비수도권은 공연장 규모가 작은데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어 공연·팬미팅 등이 집중되기 어렵다. 수도권은 공연·팬미팅이 있지만, 인구가 많다 보니 돈이 있어도 원하는 좌석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비수도권 팬들에게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김 씨는 "가끔 이러한 '수도권에 집중된 공연·행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는데, 서울에 가서 사는 것밖에 답이 없는 듯하다"며 자포자기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비수도권 팬들은 저마다 서러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 편부터는 가볍게 덕질을 즐기는 라이트 팬, 어디든 뭉쳐 다니는 트로트 팬덤, 혼자 가도 동지가 생기는 스포츠 팬덤을 차례로 만나본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0.25 06:42

지원금은 있는데, 쓸 곳이 없다?…박정규 의원, "청년문화예술패스 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청년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자는 취지로 2024년 본격 시행한 ‘청년문화예술패스’의 전북 이용률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해 향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도의회 박정규 의원(임실)은 20일 제42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올 상반기 전북 지역 패스 이용률을 보면 26.4%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며 “반면 전북의 지난해 환수 비율은 25%를 웃돌아 전국 평균(22.6%)을 상회했다”고 말했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층의 문화 취향 형성과 문화 소비를 돕고, 지역 문화예술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19세 청년을 대상으로 예술 분야 공연·전시 관람 비용을 인당 최대 15만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10만 원, 지자체가 5만 원 등 연간 15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한다. 박정규 도의원은 도내 청년들의 패스 이용률 저조 이유로 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꼽았다. 근본적으로 정부 정책이 수도권 청년들에게만 혜택이 가도록 설계된 치명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패스 사용이 가능한 공연장과 프로그램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정 예매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청년들에겐 ‘화중지병’에 불과하다”며 “구조적 모순이 결국 도내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자치도에서 정부 정책의 보완을 요청하고 있지만 요청에만 그치지 말고, 전북도가 도내 청년의 패스 이용률을 향상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북도는 정부에 패스 사용이 가능한 품목과 예매처 확대, 지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축제와 문화 행사에서도 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와 별개로 패스의 존재를 모르는 도내 소공연장과 문화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패스 등록 절차와 수수료 구조 등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정 예매처 등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일부 보조하거나 소규모 공연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등록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대행해 주는 등 수수료와 행정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기별 수요 조사를 하고 장르와 콘텐츠를 정책에 즉시 반영한다면 실제 수요자 참여를 통해 이용률은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20 17:15

서예가 송하진이 말하는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의 궤적이다. 송하진(73) 서예가의 이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강암 송성용 선생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전주고와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 그 뒤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전주시장 8년과 전북도지사 8년 등 총 16년 동안 전주시와 전북도를 이끌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열정을 불태웠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그는 시를 쓰듯 진실하게, 붓글씨를 쓰듯 유연하게 정치를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거침없이 서예를 쓴다. 정계 은퇴 후 지역의 어른이자 서예가로 활동 중인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를 지난 17일 전주시 경원동 삼양다방에서 만났다.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글문화도시로 지정된 세종시의 초청으로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정부세종청사 박연문화관에서 ‘한글의 멋을 담은 K-서예, 푸른돌·취석 송하진 전(展)’을 연다. 평소 한글서예는 기존서예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지론이 담긴 60여 점의 다채로운 한글서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예가 송하진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 앞으로 서예가 K-문화에 이바지하는 장르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한글서예 창작에 매진하고, 전시회를 열어 대중들에게 한글서예를 전파하고 있다. “한글 모음의 기본 글자는 하늘과 땅 사람, 천지인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어요. 우주 만물의 이치와 인간의 발성기관을 놓고 만들어진 과학적인 문자죠. 또한 1443년 세종대왕이 글에 어두운 백성을 위해 우리나라 말을 쉽게 기록한 게 한글이에요. 제정 이유와 원리가 명확하게 밝혀진 유일한 언어죠.” 과학적으로나 심미적으로 완벽한 한글이기에 송 서예가는 한문 쓰기보다 한글 쓰기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서예는 결구(글자의 짜임새)와 장법(배열), 먹의 농도 등을 조화롭게 배치해야 조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글은 과학적이고, 예술적으로 뛰어나기에 한글의 멋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저도 한문을 배웠기 때문에 한글서예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획을 두껍게도 써보고, 가늘게도 쓰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요. 종이 무지하게 많이 버려요.” '한글의 멋'을 창출하기 위해 감성과 이성을 동원해 끝없이 붓질한다는 그에게 더 이상 ‘정치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정치권은 마음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다. 치열했던 자리를 떠나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온 지금이 매우 즐겁다는 송하진 서예가. 마주 앉은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육체의 나이 같지 않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거침없었고, 어떤 질문엔 당혹스러울 만큼 솔직해 더욱 유쾌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19 16:40

195만원에도 팔렸다…'케데헌' 열풍 타고 전주 한옥마을 들썩

지난 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이 민화 전통문양 등을 소재로 한 공예인들에게도 뜻하지 않은 특수를 안겨주고 있다. 수년째 전시돼있던 고가의 공예품이 느닷없이 팔려나가는가 하면 전통문양 디자인과 자개, 나전 소재 공예품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 따르면 케데헌 인기가 절정이던 지난 6월, 목조각 '까치호랑이' 한 쌍이 각각 195만원, 156만원에 신혼부부에게 판매됐다. 이 작품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민속목조각장인 김종연 장인이 민화 속 '까치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목조 조각이다. 위협적이면서도 익살스럽고 정감 어린 표정이 특징이다. 애초 판매보다는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예작품을 선보이고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전시 목적이 더 컸다. 하지만 케데헌의 글로벌 인기 속에 영화에 등장하는 까치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 까치호랑이 작품도 입점한 지 3년여 만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주공예품전시관 온라인 쇼핑몰(명인몰) 등을 통해 해당 작품을 본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잇따르면서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6~8월 석 달 동안 까치호랑이 대(大) 5작품, 소(小) 3작품 등 총 8작품을 판매하며 1,118만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전통문양과 자개, 나전 소재 공예품들도 젊은층과 외국인, 기관 선물용 등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이 3~10월 매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개당 5만원이 넘는 나전채색텀블러가 이 기간에 28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곤룡포잔 세트(1465만원어치), 자개명함볼펜세트(821만원어치), 갓·부채 키링(471만원어치) 등도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 관계자는 "우리 고유 문화에 현대적 감성을 잘 녹여낸 케데헌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과 민화를 소재로 한 공예품을 많이 찾는다"며 "공예인들도 시대적 흐름과 각 계층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공예품전시관에서도 이분들에 대한 지원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공예인들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판매를 대행하고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의 판매관을 통해 현재 150여개 업체(작가) 530여종의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육경근
  • 2025.10.15 15:50

전주문화재단, 지역을 배우는 문화탐방 '전주 마을여행'운영

(재)전주문화재단이 전주 지역 유·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마을술사와 함께하는 마을여행’ 하반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역문화 활성화와 교육 현장의 문화 감수성 제고를 목표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전주시 마을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양성된 마을술사들이 직접 개발한 마을여행 코스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상반기에는 10회에 걸쳐 8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하반기에도 총 10회 8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교원들은 마을술사들의 해설을 통해 전주의 역사와 공간, 문화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 마을여행은 △노송동(서낭당→물왕멀표지석→옛중노2동사무소→적산가옥), △동서학동(관성묘→남고산성동문지→서문지→남고사), △삼천동(삼천문화의집→공방거리), △풍남동(오목대→이목대→자만동벽화마을→향교→완판본문화관), △송천동(건지산숲길→오송제 생태공원→전주 천년고도 옛길) 등 5개 동 10개 코스로 구성됐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들의 지역문화 이해도를 높이고, 학생들에게 지역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선순환적 교육 효과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마을술사 양성과 마을작가 발굴을 통해 시민 참여형 지역문화 기록물 발간 등 지속 가능한 문화자원 활용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0.12 16:30

[안성덕 시인의 '풍경'] 햅쌀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지요. 굶어 죽으나 포도청에 끌려가 치도곤당하다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말이지요. “진지 잡수셨습니까?”, “밥은 먹었느냐?” 인사하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밥 앞에, 한 번쯤 고향 생각 안 해본 사람 드물 것입니다. 밥 냄새에 어머니를 떠올리는 사람 많을 것입니다. 먼 옛날 월남 간 형에게 쓰는 편지 첫 구절엔 늘 황금물결 출렁거렸습니다. 멀리 두승산(斗升山)이 보이네요. 말 斗에 올릴 升, 풍년 들어 고봉으로 쌀을 되며 얼마나 배불렀을까요? 쌀은 사고파는 것을 거꾸로 말하지요. 돈을 주고 쌀을 구매하는 것을 ‘쌀 판다’ 하고 쌀을 돈으로 바꾸는 것을 ‘쌀 산다’ 합니다. 행여 집 안에 머물며 보살피시는 조상님들 영혼이 들을세라, 목숨이나 진배없는 쌀 떨어졌다면 조상님들 걱정하실세라 그렇답니다. 모내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햅쌀밥을 먹습니다. 식구들 둘러앉아 추석날 아침 햅쌀밥을 먹습니다. 밥이 참 다네요. 네, 가고 없는 날들이 추억이 되었네요. 남새밭 김장 채소 솎아 벼락지를 버무리시던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말없이 빙그레 웃으십니다. 추모관 사진 속 어머니, “밥 먹었냐?” 묻지 않으십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0.11 08:00

"두려움 속 예술의 힘"…노벨문학상에 헝가리 크러스너호르커이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가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시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헝가리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2002년 임레 케르테스 이후 두번째다. 작년에는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 한림원은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그의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全作)"에 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이르는 중부 유럽 전통의 위대한 서사 작가로 부조리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그보다 더 많은 요소가 있으며, 더욱 사색적이고 정교하게 조율된 어조를 채택해 동양을 바라보기도 한다"고 평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날 스웨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첫 번째 날"이라며 "매우 기쁘고 평온하면서도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문 중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1985년 '사탄탱고'로 데뷔해 1989년작 '저항의 멜랑콜리' 등으로 명성을 쌓았다. 한림원은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를 "문학적인 센세이션"으로 평가했다. 이 소설은 공산주의 붕괴 직전 헝가리 시골의 버려진 집단농장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의 모습을 강렬한 암시적 표현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권위있는 상을 석권했고, 노벨상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당시 "놀라운 문장들, 믿기 힘들 정도로 깊이 파고드는 믿기 힘든 길이의 문장들, 엄숙함에서 광란, 의문, 황폐함으로 어조가 변하며 제멋대로 길을 가는 어조"를 언급하며 극찬했다. 한국에는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세계는 지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라스트 울프' 등 6개의 작품이 번역 출간됐다. 6권 모두 알마 출판사가 발간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루마니아 국경 근처 헝가리 남동부 작은마을인 줄러에서 태어났고,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다. 헝가리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경험과 1987년 서베를린에 유학 간 후 시작한 여행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벨상 수상자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6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에 이어 문학상을 발표했고, 10일에는 평화상, 13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25.10.10 08:0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