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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상강] 서리 무릅쓰고 피어난 국화 향기

상강(霜降)은 양력 10월 23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열여덟 번째 절기다.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들어 있으며 우주 태양의 황경(黃經)이 210일 때다.이 무렵이 되면 된서리가 많이 내리는 시기이다.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 따라서 수증기가 지표에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얼음이 얼기도 한다.세시기에 따르면 상강 입기일로 부터 입동 절기까지 15일을 5일씩 3후(候)로 나누었다. 초 후에는 무서운 산 짐승이 연약한 짐승을 잡아먹고, 중 후에는 풀과 나뭇잎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 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에 숨어 버린다고 했다. 또한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도 한로와 상강에 해당하는 절기의 모습을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기 퍼지며 승냥이는 제사하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고 표한 것을 보아 중국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상강 시기에는 추수를 마무리하는 기간에 해당하며 이때를 기점으로 날씨가 추워진다.이 시기에 농부들은 밤, 감, 배, 대추, 사과 등 가을 동안 잘 익은 열매들을 수확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진초록으로 치장 했던 나무들도 붉은색, 노란색, 갈색으로 단장한 단풍들은 가을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곤충과 동물들은 겨울을 지낼 보금자리 준비에 바쁘다. 예부터 이모작을 많이 하는 남부 지방에서는 가을 추수가 끝날 때 서둘러 밀, 보리 씨앗을 뿌리기에 분주하다. 그러나 요즈음은 밀, 보리농사를 별로 짓지 않기 때문에 농부의 분주함도 줄었다.조선 시대에는 상강에 국가 의례인 둑 제(祭)를 행하기도 했다. 특히 농사력(農事曆)으로는 이 시기에 추수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겨울맞이를 시작해야한다. 둑제는 조선 시대 군대를 출동시킬 때 군령권(軍令權)을 상징하는 둑에 지내는 국가 제사로, 국가의 군사권을 세우기 위한 제사라는 점에서 예부터 관심거리가 되었다.조선 시대 선조 때의 학자 권문해(權文海) 『초간 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따르면 상강에 대하여 상세한 기록이 있다.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이때는 중구(重九) 일과 같이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하는 이유도 이런 계절적 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삼강 무렵의 대표적인 가을꽃은 단연 국화다. 서리가 내려 지금까지 피웠던 꽃들은 모두 시들고 국화는 비로소 줄기를 꼿꼿이 세우고 가을을 맞는다. 국화는 꽃도 아름답지만, 향기가 깊어 고상하다. 뿐만 아니라 찬 서리를 이겨내고 우뚝한 국화의 모습은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익히 사군자의 하나로 자리한다. 모진 서리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니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하지 않았던가.중국의 시인 도연명은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 국화를 키우며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는데, 그 뒤 국화는 속됨을 버리고 은둔하는 선비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국화의 그림은 층층이 그리면 고수(高壽)를 의미하기도 한다.상강은 일 년 동안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절기로,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곡식과 과일을 거두어들이는 기쁨을 어디에 비유하겠는가! 가을은 풍요를 노래하는 계절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10.26 23:02

"판소리 전수관 지어 권 명창 맥 잇고 싶어 "

국창으로 추앙받고 있는 권삼득 선생님은 우리 고장 용진이 낳은 최고의 예술인입니다. 권삼득 명창을 기리는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지난 17일 완주 향토문화예술회관에서 국창 권삼득 선생 추모제와 함께 열린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부문에서 춘향가 중 이별 대목을 동초바디로 열창, 최고의 상인 권삼득상(국회의장상)을 수상한 소덕임씨(57)는 앞으로 판소리에 더욱 정진하여 전수관을 짓고 권 명창의 맥을 잇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권삼득의 고향 완주군 용진면 출신인 소덕임씨는 만학도지만, 우보천리의 자세로 국악에 정진하고 있는 억척 소리꾼이다. 예능인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차근 차근 실력을 다져 크게 성장하는 데 반해 소씨는 30세가 다 된 1987년 전북도립국악원에서 판소리와 장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일주, 최승희 명창의 지도로 소리를 깨우치며 정진해 나갔고, 김소영 명창에 이어 최근에는 조영자 명창에게서 판소리와 남도민요를 사사하고 있다.1995년 백제예술대학 전통예술과에 들어가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등 판소리는 물론 시조, 무용, 민요, 난타 등 여러 분야를 섭렵, 활동하고 있다.그는 시조 부문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왔다. 2001년 제34회 강릉단오제 전국시조남녀경창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고, 2002년 풍남제 때 열린 전국시조대회 국창부에서 금상, 그리고 지난 6월30일 열린 전주대사습 시조대회에서 2등을 했다. 그가 그동안 시조대회에서 수상한 것만 30회에 달한다.소덕임씨는 시조는 무거움(욕심)을 내려놓고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예술이다. 시조 부흥에 한 몫 담당하고 싶다며 내년 대사습 때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15.10.26 23:02

역사문화유산, 지역의 새로운 미래다 ④ 이탈리아 피렌체 랜드마크 '두오모 성당'

이탈리아 피렌체는 보물상자와 같은 도시다. 인구 13만명의 도시에 미술관박물관만 70여개에 이른다. 1일 관광객 수가 12만명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살고 있는 도시다. 15~16세기 찬란한 르네상스를 꽃 피운 곳이 피렌체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3대 천재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가 피렌체를 중심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였다. 건물과 복식, 음악, 조각, 회화 등에서 빛나는 예술적 성취들이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단테의 〈신곡〉이 피렌체에서 나왔으며, 〈군주론〉의 마키아벨리 역시 피렌체 출신이다.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로 지정된 도시다. 르네상스 스타일을 갖춘 많은 건물이 하나의 아름다운 도시를 이루고 있다. 일반 건물까지 르네상스 스타일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은 이런 피렌체 역사와 문화의 중심에 있다. 두오모 대성당을 중심으로 모든 유적들이 하나의 파노라마를 이루며 어우러져 있다.피렌체 도시의 랜드마크인 두오모 성당의 공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Cathedral of 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이다. 피렌체 이름이 꽃이란 데서 나온 것처럼 두오모 또한 꽃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성당 공사가 시작된 1296년 즈음 피렌체는 부와 권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종교적으로 자신만의 독자성을 갖는 심벌을 염원했던 시민들의 바람으로 탄생했다. 170여년에 걸쳐 진행된 대공사에 수많은 건축가와 미술가 등이 작업에 참여했다. 돔은 원근법의 창시자인 브루넬리스키의 작품이다. 성당은 세례당대성당(두오모)조토의 종탑박물관 등 10여 개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성당안은 팔각형 모형이다. 르네상스 양식과 고딕양식이 합쳐진 이 성당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이며, 성당의 상징인 돔 크기(가로세로 50m, 세로 90m)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바티칸에 버금간다.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두오모 성당의 영광 뒤에는 성당을 지켜온 오페라 디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재단이 있다. 재단은 성당이 완공된 후 100년이 지난 뒤 주민들의 요구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성당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민간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앙 정부나 시로부터 달리 지원을 받지 않으며, 그에 따른 제약도 없다. 재단은 민간 운영의 장점으로 빠른 판단을 꼽는다. 두오모 성당에 보수가 필요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재단은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구성원들간의 결정이 빠른 점도 이점이다.700년간 성당을 운영해오면서 쌓인 노하우는 곧 재단 자체의 신용으로 연결돼 재단은 피렌체 시와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또한 피렌체의 문화를 형성하고 계승하는 구심점 역할도 수행 중이다. 재단의 회장 역시 외부에서 영입한다. 주교와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7명의 선거인단이 회장을 선출한다. 회장의 임기는 기본 4년이며 원할 경우 재임도 가능하다. 현 프랑코 루께시 회장은 변호사 출신이다.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재단의 직원은 110명으로, 복원 업무 담당자가 15명, 감시관리자가 50여 명이다.성당 관리 및 운영비는 조토의 종탑과 세례당 입장료에 의존한다. 연간 130만명의 방문객이 내는 입장료는 1500만 유로. 이 수입원으로 성당을 보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루께시 회장은 말했다.그럼에도 재단은 최근 성당 운영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700여 년 간 성당을 운영하면서 경영방식이 뒤쳐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유럽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한국미국중국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파악, 미국과 동양 관광객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루케시 회장은 동양 문화권 관광객들이 예쁜 모습만 보고 간다면 다시 두오모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서양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대학교와 접촉해 두오모 성당과 관련된 마스터 과정을 개설하거나 인턴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앱을 만들어 두오모 성당을 홍보하고 새로운 뮤지엄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루께시 회장은 현재 피렌체에는 72개의 뮤지엄이 있어 이제는 마케팅 없이는 두오모 성당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세운 전략들이 두오모 성당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코 루께시 재단 회장 "관광수요 목적 역사문화유적 관리 도시 자산 늘리고 일자리도 창출"-문화유적을 지자체가 아닌 민간 재단에서 700년 이상 관리해온 배경은.피렌체 정부는 우리 단체를 매우 신용하고 있다. 기관의 탄생부터 시작해왔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행정에 관한 업무, 일의 진행에 있어 자치적인 결정, 직원들에 대한 경영, 이 모든 것을 독립기관으로서 운영한다. 성당에 관련된 보수와 관련된 모든 분석을 정부나 시민들이 아닌 우리가 직접 빠르게 판단한다.-지자체와 시민 등과 문화유적 보존활용을 위한 어떤 협력 관계를 갖고 있나두오모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아야할 단지 피렌체 정부만의 유물이 아니다. 우리와 정부와의 관계는 오직 도시에 관한 프로모션과 서비스에만 국한되어 있다. 우리단체에서는 두오모에 깃들여져 있는 독자성을 느끼기 위한 자체 이벤트를 기획하고 천주교구, 교주나 신부님들과의 연합으로 몇 개의 이벤트들을 주관하고 있다.-피렌체는 문화유적뿐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와 과학자, 문화 기부자들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인물들을 활용한 도시 마케팅 기법이 진행되고 있는가.예술가들, 과학자들,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도시에 커다란 마크를 남겼다. 그 마크는 그 사람들이 피렌체에 살았기 때문에 남겨진 마크다. 미켈란젤로나 도나텔로, 레오나르도, 브루넬레스키 등 거대 작가들이 남겨놓은 스토리는 피렌체를 걸으며, 살아가는 모든 것을 다 담아낸다. 피렌체는 이런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예술도시이며 그 자체가 마케팅이다.- 역사문화유적을 관리함에 있어 가장 큰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전통을 보존하여 문화를 지켜나가는 것은 경제와 중요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작품 하나에 깊은 의미를 찾아 보존해 나간다면 훨씬 뛰어난 상승효과를 미칠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호기심, 매력, 관심을 생성하기 위한 관광수요의 목적을 위해 보존하고 지켜낸다면 그것은 도시의 자산을 풍부하게 하며 더불어 많은 일자리도 생성시킬 것이다. 나아가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지역민들의 단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5.10.23 23:02

"전북 세계문화유산,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전북지역 문화유산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개별 유산 보존뿐 아니라 주변의 경관, 더 나아가 지역의 역사문화 환경과 연계해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라북도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활용 방안 심포지엄에서 윤덕향 호남문화재연구원장은 문화유산은 많은 경우 주변의 자연환경이나 경관만이 아니라 인문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문화유산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는 이러한 맥락속에서 보다 분명하게 규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전북문화원연합회(회장 나종우)가 주최주관하고 전북도가 후원한 심포지엄은 전북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짚고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을 논의해 보는 자리로, 윤덕향 호남문화재연구원장, 이지성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 이경화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허권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사무총장이 발제자로 참여했다.이지성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세계유산이 지닌 브랜드 가치를 이용한 관광 코스 개발과 전담관리조직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와 함께 가장 한국적인 전통을 전승보존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경화 문화재감정위원은 지난 2009년 미륵사지 서석탑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토대로 백제시대 불교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 했다. 허권 사무총장은 전북의 세계유산사업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해야하며, 지역주민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23 23:02

[17. 피아니스트 로랑 권지니] '서양악기 산조 협주곡' 작업 참여

로랑 권지니(Laurent Guanzini)는 프랑스 재즈씬에서 폭넓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온 작곡가이자 대학교수다. 무엇보다 피아니스트로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16세에 프랑스 대중가수 로랑 불지(Laurent Voulzy)와 함께 녹음한 후, 30여 년 동안 클래시컬 음악을 시작으로 탱고, 집시음악, 연극, 영화, 무용음악과 뮤지컬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장르들을 섭렵했다. 로랑 권지니는 2005년, 한불수교 120주년 공연을 위해 강태환, 김덕수 등 명인들과 만나게 됐다. 그는 이를 계기로 처음 한국음악을 접했다. 이 인연을 시작으로 그의 첫 피아노 솔로음반 를 황병준 엔지니어와 녹음했고, 강은영 교수의 음반 녹음에도 참여했다. 전통음악의 여러 명인들을 만나고 음악을 접해오던 그는 200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음악부분 공동큐레이터로 위촉되었고, 두 번째 솔로음반을 금호아트홀에서 녹음했다. △문화예술위 지원받아 명인들과 작업 로랑 권지니가 본격적으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만나게 된 것은 2013년 여름, 문화예술위원회의 특별프로그램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면서였다. 유경화 명인과 경기 도당굿 장단에, 안성우 명인의 작품 영풍에, 김영길 명인의 남도 민요조의 선율에는 블루스와 재즈 화성 연주로 마치 대화하듯 화려하게 답했다.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면서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곡처럼 연주해냈다.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했던 것은 산조합주였다. 이재화 명인과 김해숙 명인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와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중심으로 20여분 남짓한 산조합주의 틀을 만들었다. 로랑 권지니는 이 곡의 피아노 파트를 완성해야했다. △협업으로 전통음악 본질 이해 그 해 여름, 이재화, 김해숙 명인은 로랑 권지니에게 산조의 정수를 전수했다. 명인들은 단지 산조의 의미를 전하고 공연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 유럽과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는 피아니스트에게 우리 전통음악의 본질을 이해시키고자한 것이었다. 그 결과 로랑 권지니는 다스름,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엇모리, 늦은 자진모리, 자진모리, 휘모리까지 이어지는 산조합주 공연에 두 명인과 합류할 수 있었다. 2013년 8월 22일, 한국문화의집(KOUS)에서는 로랑 권지니와 명인들의 10월 프랑스 공연에 앞서 오픈리허설이 열렸다. 유경화, 안성우, 김영길 명인들과의 연주와 이재화, 김해숙 명인과의 산조합주까지 이어진 공연에서 로랑 권지니는 피아노 의자를 비울 시간도 없이 무대를 지켰다. △프랑스서 깊은 인상 남긴 산조 그 해 10월, 명인들은 파리에서 로랑 권지니와 다시 만났다. 긴 시간을 공들였던 공연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산조와 장단을 제대로 이해한 프랑스 피아니스트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3월 초,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창작악단의 서양악기 산조협주곡 시리즈의 첫 작업에 로랑 권지니가 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해왔다. 라벨의 피아노 소품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했고, 관현악곡을 작곡했던 그에게 어려운 제안이 아니었다. 올해 6월, 그는 완성된 첫 오선보를 국악원에 보냈다. 유난히 길고 느리게 지나갔던 2013년 여름을 함께 보낸 명인들과의 선행학습을 통해 배우고 익힌 산조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의 곡은 김대성 작곡가에 의해 국악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정기공연에 피아노 산조 협주곡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로랑 권지니가 한국음악을 무대에서 만나고,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고 녹음해왔던 10년의 여정은 이렇게 흘러왔다. 2005년 첫 녹음을 마친 후,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다며 그가 선물했던 와인처럼, 그의 한국음악 여정도 더욱 깊은 향으로 농익어가길 바란다. <끝> ※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10.23 23:02

전북 첫 시립미술관 정읍에

전북지역 최초의 시립미술관인 정읍시립미술관이 오는 24일 개관을 기념, 기획전시회 정읍-풍경소리展을 연다.정읍시립미술관은 정읍시가 지난해 3월부터 19억 원(국비 7억6000만원, 시비 11억4000만원)을 들여 옛 정읍시립도서관(연면적 1631㎡, 지상2층, 지하1층)을 현대식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으로 전시실 3개, 뮤지엄교육실 1개, 지하 수장고, 학예실, 자료실, 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돼 있다.정읍시립미술관은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들어선 시립미술관으로 24일 문을 연다.정읍시는 시민들에게 미술 분야에 대한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미술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옛 도서관 건물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다.정읍사공원 내에 위치한 정읍사예술회관, 정읍사국악원, 야외공연장, 청소년수련원과 정읍시립미술관을 연계해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휴식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첫 기획전인 정읍-풍경소리展은 개관일인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69일간 정읍시립미술관 123전시실에서 진행된다.이번 전시는 인간적 소통의 의미를 자연의 풍경소리를 통해 알아보고, 이러한 자연주의적 관점을 다양한 예술적 시각으로 접근해 보기 위해 기획됐다.정읍에서 활동 중인 권순덕, 김성실, 박현수, 오오근, 이승훈 작가를 비롯한 국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31명이 참여해 평면과 설치, 영상 등 작품 80여 점을 선보인다.작가들은 서정적인 자연의 아름다움과 내적 심상을 자신만의 은유적 감성으로 해석해 보여줄 예정이다.박성은 학예연구사는 정읍의 자연과 인간의 정신이 합일되는 숭고한 예술세계를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라고 말했다.송양조 정읍시 문화예술과 과장은 시립미술관을 통해 미술작품을 전시소장하고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다.문의는 063-539-6420/6428~9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21 23:02

[16. '판소리'의 새로운 도전] 한국 소리, 다른 장르와 이유있는 만남

얼마전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막을 내렸다. 나는 현장에서 축제를 관람하지 못했지만 사진을 보니 올해도 대단한 공연들이 많았던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영국의 학교로 돌아와서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다. 지금은 논문을 쓰고 발표를 하면서 학자로서, 또 판소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한국에 있었던 1년이 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영국에도 판소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한국음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음악을 연구하는 사람들내가 다니고 있는 소아스대학(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아시아 아프리카 연구원)에는 세계 여러 음악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특히 한국음악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와 같이 연구하고 있는 다미는 장구와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다. 다미를 통해 이은석이란 작가를 런던 K 뮤직 페스티벌에서 만나게 됐다. 이은석은 영국에서 자란 한국 사람이다. 그는 원래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다가 한국음악에 관심이 생겨 국악기와 서양악기로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만들게 됐다. 그런데 자신의 곡에 한국적인 느낌이 부족한 것 같다며 판소리만의 특색 있는 음색을 음악에 넣었으면 했다. 그리고 나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나는 이렇게 이은석과 함께 처음으로 구음(가사 없이 특히 시나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을 작창하게 됐다. 둘 다 조금은 서툴렀지만 함께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참 재미있었다.△ 국악으로 새로운 작창 시도이 곡을 국악이나 판소리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다만 국악에 있는 몇 요소를 차용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퓨전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K-Pop과 가까워지는 퓨전이 아닌 좀 더 실험적인 현대음악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음악에는 사실 목적이 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한국적인 음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 곡을 통해 도대체 한국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만들었던 곡이다.이 프로젝트의 표어는 홍익인간이다. 한국에서는 많은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는 각 개인이 사회에 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이 능력을 혼자 성공하는데 사용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작업을 진행했다. 곡을 녹음하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곧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논문을 쓰기 위해 1년 동안 한국에서의 경험을 정리해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소리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관객들이 판소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나는 한국에 머물렀던 1년 동안 많은 실험들을 목격했다. 창작 작품도 있었고, 창극도 있었고, 가요와 섞인 판소리도 있었고, 정통 판소리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사실 전통 판소리가 너무 좋아서 가끔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른 장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좀 아쉽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판소리와 다른 장르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 같다.국악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노력하고, 언제 양보하면 좋을지, 언제 자기 것을 그대로 해야 할지 알게 되면 재미있는 음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전통 판소리를 향한 나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음악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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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0 23:02

역사문화유산, 지역의 새로운 미래다 ③ 음악 도시,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4대 도시다. 그럼에도 수도인 비엔나에 이어 2대 도시인 그라츠나 3대 도시인 린츠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음악의 도시로, 또 바로크 건축 양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성당의 도시로 유명하다. 여기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로 일약 세계적 관광지로 떠올랐다.인구 15만명의 작은 도시에 매년 600만명이 관광객이 찾는 매력은 어디서 나올까. 시민들은 250년 전 죽은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먹여 살린다고 말한다. 실제 잘츠부르크의 관광은 대부분 구시가지 게트라이데 거리의 모차르트 생가에서 시작된다. 생가는 현재 모차르트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모차르트가 직접 사용하던 물건은 거의 없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모차르트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50만명에 이른다.생가 인근에 있는 대성당(돔성당)은 모차르트의 부친이 악장을 지낸 곳으로, 6000개의 파이프 오르간이 성당의 큰 자랑이다. 성당과 성당 앞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매일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구시가의 중심에 있는 레지던츠 광장에는 종탑이 우뚝 솟아있으며, 35개의 종으로 매일 모차르트의 돈조반니에 나오는 미뉴에트 등이 연주된다. 위대한 음악가 한 사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다. 모차르트를 기념해 1920년부터 매년 여름 열고 있는 잘츠부르크 음악제 와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의 고향이라는 점도 음악의 도시에 힘을 보탠다. 잘츠부르크를 세계적 관광지로 띄운 데는 일본 관광객이 있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 미라벨정원을 일본인들이 가장 먼저 좋아했단다. 한류열풍을 불게 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지 남이섬에 몰려든 일본 관광객들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단다.밖으로 드러난 매력 외에 잘츠부르크의 숨은 진면목은 옛 것의 보존에 있다. 건축의 도시이기도 한 잘츠부르크의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오스트리아 전체 3만6500개 보호유적이 있으며, 그 중 2만6000개가 건축물이다. 잘츠부르크 주에 있는 보호 유적은 2500개에 이른다.2차 세계대전 중에는 폭격으로 많이 파괴되기도 했지만, 교회와 궁전 등 바로크 건축의 작품이 많이 보존되어 있어 북쪽의 로마로 부른다. 구신도시를 구분하는 마카르트 다리는 19세기 오스트리아 화가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사랑의 결실을 염원하며 관광객들이 달아놓은 열쇠가 장관이다. 시에서 다리 붕괴를 염려할 정도란다. 중소 수공업도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구도시 게트라이데는 잘츠부르크의 정수다. 건물들은 바둑판처럼 배치됐으며, 오랜 역사를 보여주듯 구멍 송송 뚫린 벽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오래된 집들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이다.잘츠부르크의 오래된 건물들이 잘 보존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찍부터 법적 장치가 마련된 데서 찾을 수 있다. 1745년 오스트리아의 여제였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도시건축물보존에 관한 명령이 있었고, 1923년 문화재유적보호를 헌법으로 명시했다. 특히 1967년 구시가지보존법을 만들어 도시개발에 제동을 걸었고, 매년 보호구역의 범위를 넓혔다.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엄격한 규제와 관리를 해온 것이다.잘츠부르크에서 문화재의 관리는 여러 계층의 협력 작업이다. 중앙정부, 소유주, 정책 입안자, 수행하는 업체, 작업자, 건축당국, 각종 위원회가 협력한다. 그 중심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감정위원회가 있다. 만약 소유주가 유적을 개선하거나 수선하기를 원하면 연방유적청이나 주에서 운영하는 감정위원회를 찾아 상담을 받는다. 감정위원회는 소유주가 왜 건물을 바꾸려고 하는 지 의도를 파악한 후 방향을 정하고 지원을 해준다. 문화재 관리와 함께 미래 세대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노력들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단다. EU가 정한 문화유적의날 행사를 갖고 있으며, 청소년 대상의 각종 행사를 갖고 있다고 감정위원회 위원인 브로야키씨와 에바 호디씨가 설명했다. 이들은 구 시가지 문화재가 우리 역사의 증언이고 우리 조상의 증언이다고 덧붙였다.● 잘츠부르크 문화재 어떻게 관리할까담당자에 듣다 "역사유적, 면밀한 조사기록으로 남겨야"-문화재보호의 중심에 있는 감정위원회는 어떤 기관인가.5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모든 건축물의 변경시 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한 해 크고 작은 것을 합해 500건 정도 처리하고 있다.-1967년 구시가지법 제정 후 50년 동안 유지됐다. 이 법이 중앙정부와 상황에 따라 흔들린 적은 없었는가.법 시행 후 항상 강화됐다. 구역 역시 확대했다. 80년 초까지 전면만 못 건드리게 했다. 법 강화로 내부도 못 건드리게 했다.-법 강화에 따른 주민 반발은 없었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민원이 없지 않다. 그래서 위원회가 중개하고 설득시킨다. 내부 바꾸고 싶어하는 소유주를 대상으로 노하우를 갖고 토론한다. 바꾸고 싶은 이유를 듣고서 건물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전체 시 모습이 어떨지 등을 설명한다. 몇 년에 걸려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규제에 대한 보상은.기본적으로 보상을 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소유자가 꼭 바꿔야 할 상황에서 바꿀 수 없도록 조치할 때 일부 보상이 있다. 피해보상액 정도이다. 이를 재정균형 이룬다고 한다. 예를 들어 창틀이 부서져 다시 만들 경우 플라스틱과 같은 현재의 재료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옛날 방식대로 만들면 비용이 증가한다. 그 차액을 소유주에게 지원해주는 방식이다.-규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 수위는.벌금형으로 그리 강하지 않지만, 원상 복구 조치시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유적보존을 위한 재정 지원 규모는.중앙 정부에서 한해 100만유로(한화 13억원)가 지원된다. 주정부는 연간 70만 유로를 유적보존 지원금으로 쓰고 있다.-세계문화유산 지정 후 달라진 점이 있는가.1967년 구시가지 보호법 즉 문화재보호법이 있기 때문에 달라진 게 없다. 잘츠부르크가 이미 유명했기 때문에 관광객 증가에도 별 영향이 없었다.-문화재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 정도는.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테마다. 문화재를 어렵게 여기는 청소년들을 위해 아주 작은 질문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한 아이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어떤 건물로 데려가 이 집이 몇 년이 됐을까로 시작한다. 아이가 그 건축 연도를 추론하면서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문화재 보호와 관련, 한국에 조언할 말이 있다면.과거의 역사적 산물을 관광자원화 시킬 때는 남아있는 유적을 제일 먼저 조사해서 기록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화가 바로 오스트리아 국민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5.10.20 23:02

'인문·정신' 담은 문자예술 속으로…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개막

세계서예인들의 축제, 201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허진규)가 지난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전시장에서 개막했다.올해로 10번째 열리는 서예비엔날레의 주제는 물질에서 정신으로. 서예를 통해 물질문명의 폐해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로 인문(人文)과 정신(精神)을 강조하는 행사들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는 20여년동안 서예비엔날레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성과를 보여주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서예비엔날레는 세계서예의 상생전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학술행사,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체험행사 등 5개 부문에 28개 행사로 풍성하게 열리는데, 역대 최대인 세계 18개국의 842명의 작가가 1150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개막식에는 세계의 서예인과 동호인, 시민 등 수천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명사 서예전에 작품을 출품한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낙연 전남도지사, 홍석현 중앙일보사장, 곽영길 아주경제신문사장, 고학찬 예술의전당사장과 김성주 국회의원, 이상직국회의원,모하메드 슈라이비(Mohammed CHRAIBI) 모로코 주한대사, 모하메드 아민 스비히(Mohammed AMINE SBIHI) 모로코 문화부장관, 김재원 전북지방경찰청장, 윤석정 전북일보사장, 신효균 전주방송사장 등과 1000여명의 서예작가 등이 참석했다.정종섭 장관은 한국서예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 3국에서 맹주역할을 해오다 침체기에 든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서예를 다시 살린 곳이 전주라며 세계적으로 한국서예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세계서예비엔날레와 전북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모하메드 아민 스비히 모로코 문화부장관은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을 소중히 간직하고 또한 성공적으로 산업화한 나라로 꼽힌다면서 모로코가 닮고 싶은 나라라고 말했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도 서예인은 아니지만 청년들이 서예에 관심을 가지도록 영문작품을 출품했다며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을 다시 꾸며 서예문화 부흥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송하진 도지사는 서예비엔날레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는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세계 서예인들의 교류와 서예문화 부흥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주 전시인 세계서예상생전출품 작가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그랑프리에는 홍콩작가인 어우다웨이(Ou Da Wei69)의 임실동헌에서가 선정됐다. 또한 공모전에서는 진승환씨(37, 익산)가 대상을, 김순희(50, 경북문경) 채송화(30, 경기 수원) 홍순형(35, 서울)씨가 우수상을 수상했다.201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내달 15일까지 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한벽루와 완판본문화관 등지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5.10.19 23:02

허진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 "한자 한자 새겨보면 또 다른 감동"

지난 2010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해로 세번째 행사를 꾸려낸 허진규(75, 일진그룹회장) 조직위원장. 지난 17일 세계적인 서예인들과 동호인, 시민 수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성대하게 치른 허 위원장은 비엔날레가 해를 더할수록 짜임새가 좋아진다며 뿌듯해했다. 서예비엔날레는 전북, 전주에서 반드시 열려야 하는 문화예술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서예는 수신(修身)과 정신(精神)을 강조하는 격조높은 예술인데, 선현들의 정신문화와 전통문화를 오롯이 계승하고 있는 전북에서 서예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부흥을 꾀한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허 위원장이 서예비엔날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인들의 권유에 의해서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릴때 아버지께 붓 잡는법을 배웠지만 잠깐이었습니다. 이후로는 공학도의 삶을 살면서 문화예술쪽과는 소원했지요. 비엔날레와 인연을 맺으면서 다시 서예도 하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키우게 됐습니다.허 위원장은 성실(誠實)을 삶의 좌표로 삼고 있다. 개인, 공동체, 나라 모두가 성실해야 발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예야말로 정성스럽고 참된 성실의 대표적인 예술입니다. 물질문명이 앞서는 현대사회, 현대인이야말로 성실을 되새겨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올해 비엔날레 주제도 서예 특유의 수신성을 강조하며, 인간성 회복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담은 물질에서 정신으로. 인문(人文)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서예는 조명받고 발전해야 할 우리의 생활문화이자 예술입니다. 그런데 서예인구가 많이 줄었고, 진정한 가치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서예가 저변확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비엔날레가 그 역할을 하는데 더욱 힘을 쏟아야겠죠.올해 비엔날레에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쾌척한 허 위원장은 서예비엔날레뿐 아니라 문화예술계 활성화를 위한 후원활동을 확산시키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서예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전시장에 오셔서 그림처럼 둘러보지 말고 안내자의 설명을 한자한자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서예가 새롭게 보이고, 감동을 얻게 될 것입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5.10.19 23:02

201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그랑프리 홍콩 어우다웨이 "여섯번의 도전…서예가로서 꿈 이뤄 "

어렸을 적부터 가진 예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작업 해온 것 뿐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서예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게 돼 놀랍고 기쁩니다.201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홍콩의 저명한 서예가 어우다웨이(Ou Da Wei69)가 그랑프리(대상)로 선정됐다.그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서예를 주제로 한 행사 가운데 가장 크고 활성화됐으며, 다양한 성격의 작품을 선보여 파격적이고 용감하다며, 이번 수상을 통해 내가 쓴 서예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돼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올해에는 참여 작가들이 전북의 명소를 읊은 한시 300여 수 가운데 한 수를 골라 서예작품으로 제작했다. 어우다웨이는 조선시대 시인 서거정이 임실 동헌에 대해 읊은 임실 동헌에서를 전서로 표현했다.출품한 작품은 壯志何曾違白首 雅懷終不負蒼生(장지하증위백수 아회종불부창생, 큰 뜻은 흰머리가 될 때까지 한 번도 접어 본 적이 없고, 맑은 가슴은 끝내 백성들을 저버린 적이 없네)다. 그는 이 시를 쓴 이유를 시 내용이 평생 서예가로서 예술에 정진한 나의 삶과 일치하는 것 같아 공감됐다고 말했다.올해 6번째 서예비엔날레에 참가한 그는 50여 년간 포기하지 않고 서예를 써온 나의 뚝심을 인정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작품 활동에 전념해 서예를 널리 알리고, 다음 행사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15살 때부터 중국의 서예가 오자복으로부터 서예와 전각을 배운 그는 홍콩시 예술상서예부문(1989년)과 전각부문(1998), 홍콩시 예술발전상(1998) 등을 수상했으며, 2005년과 2012년에 홍콩비엔날레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예술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며, 홍콩 강문서박물관 고문과 홍콩예술발전국 시각예술고문 겸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19 23:02

"얘들아~한지로 놀자!" 2015 청소년 한지문화 예술제

전통미술교육연구회(회장 강현숙)가 주최하는 2015 청소년 한지문화 예술제가 17일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린다. 또한 김제만경중학교 등 일선학교에서는 30일까지 교내전시 및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한지문화예술제는 창의적인 체험프로그램과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한지의상 코스프레 축제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한지의 멋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한지문화예술제에는 한지 공예, 민화그리기, 한지의상 만들기 등 체험학습과 학교별 한지미술 작품 전시회가 진행된다. 문화소외지역에 직접 찾아가는 전통미술 체험도 제공한다.17일에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체험학습마당과 한지의상 코스프레가 열린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되는 체험학습마당은 한지딱지 접기, 한지 책갈피액세서리 만들기, 민화그리기 등 한지를 재밌게 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초중등생 200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중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한지의상을 선보이는 코스프레는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다. 참가 학생들은 제작한 의상을 입고 워킹을 하며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홍보할 예정이다. 23일부터 24일까지 1박 2일로 열리는 찾아가는 전통미술 체험은 김제 만경중학교에서 참가 학생, 전문 미술 교사 등 30여 명이 함께 미술 체험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생활을 하기 힘든 농산어촌 지역 청소년들에게 한지미술을 알리고자 마련됐다.또한 전북지역 학교 중 교내 작품전을 개최하는 학교들은 이달 말까지 학생들이 제작한 한지 작품으로 교내 작품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5.10.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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