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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단의 전설 '이 무지치' 전주 온다

창단 60주년을 맞은 전설의 실내악단'이 무지치'가 세계 투어의 종착지로 전주를 선택했다.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을 뜻하는'이 무지치'는 이탈리아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촉망 받는 음악인들이 1952년에 결성한 실내악단. 바이올린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 1명, 쳄발로 1명으로 총 12명으로 구성된 현악 합주단으로 바로크·낭만파 음악은 물론 대중적인 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무지치'는 매번 공연을 기획할 때마다 그 나라의 관객들과 어떻게 음악적으로 교감하는지 고민해왔다. 일본 공연에서는 일본인 작곡가이자 오스카상 수상자인 루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황제'를,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찾는 중국 공연에서는 그란치의 만화음악을 모아 편곡한 '카툰 판타지'를 선물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한기 창원대 교수가 편곡해 헌정한 '아리랑'을 비롯해 엔리오 모리코네가 '이 무지치'를 위해 영화음악을 편곡한 모음곡'모르코네 스위트', 이탈리아 작곡가 루이스 바칼로프의 '합주 협주곡'이 선보인다. 마지막 순서는 '이 무지치'가 세상에 최초로 소개했고, 세계 최초로 레코딩해 250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새롭게 해석·연주해 대미를 장식한다. '이 무지치'의 무수한 '최초'와 '최고'의 기록행진은 그들이 전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레전더리 이 무지치 60주년 = 2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1544-1555. ticket.interpark.com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2 23:02

굴곡의 역사…6·25 참전용사를 기억하다

"눈앞에 총알이 핑핑 날아 댕기고 병사들이 코앞에서 죽어갔어요. 일주일을 먹을 것 없이 산속을 헤매다 중공군의 포로로 붙잡혔는데, 그래도 살아난 게 운명이지요."황해도 출신의 이창성 할아버지(86)는 1950년 6·25전란 속에 월남을 하던 중 전쟁에 참여했고, 중국군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후 이등상사로 제대한 뒤 현재 진안군 마령면에 정착한 참전용사다.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지만, 그는 전쟁의 아픔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총상을 당해서 야전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피가 살과 옷에 엉겨 붙어 가위로 간신히 자르고 수술을 했다는 상이용사 남금암 할아버지(81세)는 2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살고 있다. 휴전 1개월 전에 참전한 김원배 할아버지(79세)는 제대를 한 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차라리 상이군인이라도 되었더라면 보상금이나마 받을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사진작가 김지연씨의 앵글에 잡힌 6·25 참전용사의 몇몇 단면이다."주변에서 6·25참전 용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까마득한 일로 여겨서 6·25참전 용사들이 아직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평소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을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온 김씨가 우연히 한 6·25 참전용사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사명감'을 갖게 됐다. "불운한 시기에 태어나서 일제강점기 식민지 국민으로 핍박을 당해온 사람들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게 죽임을 당했거나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았습니까. 때로는 일부 극우 혹은 극좌 단체들의 편향된 행동으로 인해 나라를 위해 목숨 건 사람들의 활약이 폄하되거나 경시되는 경향도 없지 않았습니다."좌우익 세력의 이데올로기 편 가르기를 해서 죽이고 죽었던 비극의 역사를 지켜본 산증인들이 하나 둘 씩 스러져가는 현실에서 정작 평범한 삶을 살아온 주변 참전용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게 사실."마령면에 참전 용사가 한 두명밖에 없을 줄 알았는 데, 인터뷰한 분만 26명이나 됩니다."김씨는 마령면에 사는 26명의 참전 용사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에 담았다. 지난 겨울 동안 이루어진 이같은 작업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 '할아버지는 베테랑'이란 타이틀로 풀어놓는다(22일부터 9월30일까지). 그가 작품에 담은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모습에서 지난날 그들의 고단한 삶과 근현대 굴곡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개막식에는 작품 주인공들이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도 준비됐다.김씨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시선에서 한 분씩 멀어져가는 베테랑 용사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했다.△'할아버지는 베테랑'사진전=22일부터 9월30일까지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진안군 마령면)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2 23:02

"ABC협회, 정부 광고 단가 조속 결정을"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 회장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ABC협회의 유가부수 실사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의 시정을 촉구했다. 또 ABC협회에 대해 정부 광고 단가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요청키로 했다.경남신문을 비롯한 전국 주요 9개 지방신문사 발행편집인으로 구성된 한신협은 21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경남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제34차 정기총회를 갖고 이같이 결의했다.한신협은 연합뉴스 전재료와 관련, 현재보다 대폭 삭감을 요구하는 동시에 회원사간 공동 대응키로 했다.오는 12월 1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공동 뉴스룸'을 운영하고 권역별 여론조사와 민심동향 기사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대선뿐만 아니라 사회문화분야 등 각종 뉴스도 교류하기로 했다.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대해서는 정산 절차 간소화와 함께 사별 맞춤형 지원사업 지원 등을 건의키로 했다.이날 회의에는 정충견 경남신문 대표이사 회장, 이창영 매일신문 대표이사 사장, 남상현 대전일보 대표이사 사장, 송광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이명관 부산일보 대표이사 사장,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이사 회장, 김대우 제주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기타
  • 2012.06.22 23:02

시민과 함께 한 제2회 온글 문학콘서트

'온글문학'(대표 김동수·백제대 교수) 회원들이 20일 오후 3시부터 전주 풍남문 체험관 2층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콘서트를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번째인 열린 '온글 문학콘서트'는 그간 순수문학을 지향하며 13년 동안 문학 활동을 해온 회원들이 저잣거리로 나와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운동(poetry for the people)'으로 마련돼 색다른 감흥을 주었다. 온글문학 회원들과 전주남문시장 상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콘서트에서는 원광대 김학권 교수(대한철학회장·한국주역학회장 역임)의 '철학과 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한 특강과 자작시 낭독, 국악공연 등으로 진행됐다.이날 자작시 낭독에는 호병탁(시인, 문학평론가)과 송희 시인(전북시인협회장)이 나섰으며, 표수욱 시인(전북시낭송협회 회장)이 회원으로 활동중인 올 최정아 중산시문학상 수상작을 낭송했다.또 정혜숙 전주시조협회 강사의 시조창과 이훈구 전주시조협회장의 장구, 최명금씨(전주시립단원)의 대금 연주가 곁들여지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1999년 설립된 온글문학은 매년 온고을 시민대학문예창작반을 개설해 운영, 문학캠프와 문학기행을 통해 문학의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2 23:02

피아니스트 김대진 지휘봉 수원시향이 꾸민 음악쉼터

김대진(51)은 가장 주목받는 음악인이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베토벤 시리즈 지휘 등을 통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금호아트홀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를 이끄는 등 실내악을 비롯한 연주 활동에도 바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명교수로 손열음·김선욱 등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을 키워냈고, 1인 음반 채널'레이블 칸투스' 운영까지 바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그를 두고 "피아노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한편으로 부럽고, 다른 한편으로 존경스럽기도 한 음악인"이라고 말했다.지난해부터 지역 등정을 준비해온 그는 "음악계에서도 서울과 지역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해온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지역과 지역 사이의 문화 교류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여겼다.광주에 이어 전주 무대에서는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각각 골라서 '안전 운행'을 택했다. 사제의 쇼팽 협연도 마련된다. 동생인 임동혁과 함께 2005년 바르샤바 국제 쇼팽 콩쿠르 공동 3위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계명대 교수)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택했다. 피아노를 힘으로 장악하기보다는 적재적소에 강약을 가미, 젊은 음악가가 갖추기 어려운 노련함과 유려하고 생기 넘치는 연주를 선물한다.고품격 연주에 부담 없는 티켓가격.그는 "관객들이 음악에 맛들어서 표를 사 콘서트를 보러 오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음악은 특별할 때 먹는 별식이 아니라 매일 먹으면서 진가를 못 느끼는 백반"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쉼터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차별화된 주제로 악단의 레퍼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수원시향을 바라보며 "베토벤 시리즈를 시작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오케스트라가 됐다.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교향악단으△ 수원시립교향악단 창단 30주년 전국 순회 음악회 = 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31) 228-2813~5, 1544-1555, www. interpark.com 전주 R석 = 1만5000원, S석 1만원, A석 5000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1 23:02

일반인 예술활동, 선택 아닌 필수

일본영화 '쉘위댄스(Shell we dance?)'를 보면 중년의 샐러리맨이 나온다. 직장에서는 부장으로, 집에서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을 둔 가장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퇴근길은 늘 축 처져 있고 얼굴은 생기조차 없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발견한 댄스홀에서 '차차차', '탱고'를 배운다. 그때부터 휘파람이 절로 나고, 새벽 출근길에 밟는 자전거 페달은 힘이 넘친다. 갑자기 달라진 남편 모습에 바람을 의심한 부인이 흥신소에 뒷조사를 부탁할 정도로 늘 싱글벙글이다. 훌륭한 예술작품은 미적 감동을 선사하지만 직접 예술창조활동을 하면 삶이 바뀔 수 있다. 이것이 예술의 힘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정책은 지금까지 문화적 유산으로서 예술을 계승?발전시켜 질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예술가를 육성?지원하는 정책이 대표적인 예로, 일명 수월성(秀越性, excellence)을 높이는데 힘을 쏟은 것이다. 이에 반해 예술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인 접근성(接近性, accessibility)을 제고하는 데는 소홀했다. 모든 사람이 인류의 문화유산을 향유하며 자신에게 맞는 창조적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에 인색한 것이다. 문화정책에 한발 앞서있는 유럽국가는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예술교육을 강화하고, 생활밀착형 시설을 확충하며,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예술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고급예술을 체험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에서 개개인의 문화적 창작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예술을 관람하는 행위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예술의 성과를 누리며 문화예술의 창조자가 되는데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럽에서도 예술활동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공공정책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국의 문화정책보고서(2008)에 따르면, 자발적 예술활동은 영국 전체적으로 연간 1조 86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했으며, 자기계발과 웰빙, 공동체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마추어 예술활동은 고급예술에 대한 관객개발 및 시장형성에 연계될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성 회복 등 사회적 측면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공공정책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필수적 욕구가 되고 있다. 현장 활동가, 정책 연구가들이 정부나 지자체에게 예술에 대한 사고를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모든 사람에게 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해주고,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해 아마추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설, 체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복지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1 23:02

1. 프롤로그 - 현주소…문화예술 욕구 많지만 아직 '그림의 떡'

예술은 그동안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일반 대중들의 경우 예술을 어렵게만 여기며 이를 향유하는 층이 제한적이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정책도 문화예술의 대중화보다는 전문 예술인 중심의 문화예술진흥 정책에 비중을 두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며 각종 문화적 부가가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문화적 부가가치는 엘리트 문화예술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활체육의 발전으로 체육 전반이 살을 찌우듯, 생활문화가 든든하게 뒷받침 돼야 문화예술 전반도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특히 사회적인 트렌드도 생산과 노동 중심에서 여가와 문화적 욕구가 커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맞춰 근래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문화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보적 단계에 있어 예술의 대중화는 아직 요원하다.예향의 고장으로 자부하는 전북도는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문화복지 문제를 올 한 해 최우선 과제로 앞세웠다. 또 올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 문화예술의 재발견과 국내외 관관객들에게 전북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다.그러나 정부나 자치단체의 구호만으로 문화예술이 절로 주민들에게 스며들 수는 없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에다 학교 교육, 사회적 관심, 기업의 참여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가 어디까지 왔으며, 예술의 대중화로 가는 길에 걸림돌은 무엇이 문제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는'우리가락 우리마당'이 펼쳐진다. 올들어서만 지난 5월 이후 5차례에 걸쳐 공연이 이루어졌다. 지난 16일 저녁에는 이리농악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모여 만든 타악그룹 '타우'가 무대를 흔들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400여명의 관객들은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우리 소리의 멋스러움을 만끽했다. 이날은 전문 연주단과 함께 처음으로 아마추어 동호인 연주단인 진북문화의집 '어울림봉사단'이 무대에 섰다.전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진행하고 있는 '우리가락 우리마당'은 예술 대중화의 가능성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전통예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히고, 아마추어 예술 동호인들이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예술활동에 나서 발표회까지 갖는 무대라는 점에서다.그러나 '우리가락'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일반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요원하다는 게 무대를 끌어가고 있는 김동연 공연팀장의 이야기다. 5월부터 예술동호인들의 참여를 받고 있으나 신청 동호회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북예술의 자존심이다. 2001년 개관한 전당은 수도권 이남의 공연장으로서는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주국제영화제 등 대규모 문화행사의 주무대가 됐다. 또 지역민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각종 공연들을 수시로 접하게 된 것도 잘 갖춰진 공연장의 전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한해 전당에서 열린 총 공연은 전북예술회관 공연을 포함 469건(모악당 70, 연지홀 150, 명인홀 113, 야외공연 38, 국제회의장 61). 공연 건수로만 보면 10년 전인 2002년 417건과 대동소이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공연 건수를 비교하더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전당을 찾은 관람객 역시 10년 전이나 비슷하다. 적게는 연간 40만명에서 많게는 60만명이 전당에서 공연과 전시를 관람했다. 그 차이는 2년 간격으로 열리는 세계비엔날레축제가 작용했다. 전당 공연장의 관람객 점유율 역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40% 안팎이다.소리전당의 공연들이 순수 예술 중심의 무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통계치는 순수예술과 관객들간 거리가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객이 1000명 안팎인 데 비해, 교회 합창단 공연에는 모악당의 2000명 넘는 좌석도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당 관계자의 이야기다.두 사례에서 보듯 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는 가능성과 함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관심은 많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적 안목을 키우고 거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의미다.전북도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시설은 양적으로 크게 늘었다. 충분치는 못하더라도 시설이 없어 문화예술활동을 하지 못하는 단계는 지났다. 도내에는 공공도서관 51개소, 문예회관 17개소, 박물관미술관 31개소, 문화원 15개소, 문학관 6개소, 작은도서관 80개소, 학교마을도서관 33개소, 문화의집 16개소, 영화관 11개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 등 크고 작은 문화공간까지 합하면 도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결코 적지 않은 수다.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도민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2010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도민의 6.5%가 문화예술활동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2년 전 1.3%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전국 평균 3.1%의 두 배가 넘는다.문화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졌고, 문화적 욕구도 높은 상황에서 남은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소리문화전당을 찾는 연간 관람객 50만명, 국립전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30만명, 전북도립미술관 관람객 20만명 등 주요 문화시설을 찾는 관람객이 100만명이 넘고, 세계소리축제전주국제영화제 등 문화예술축제에도 몇 십만명이 찾는다. 그러나 문화예술 향유층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농어촌을 비롯, 생활형편이 어려운 계층 등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소외계층과, 사회경제적 여건이 되더라도 문화예술과 거리를 두어온 일반 대중들을 문화예술의 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문화적 장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1 23:02

'전주 백인의 자화상' 2번째, 가야금 명인 강정열

일곱살에 강순영 명인에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해 50년 넘는 세월을 국악과 함께 해온 강정열 명인(62).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며 전북도립국악원 교수로 활동하는 그의 삶과 가야금 병창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전주 백인의 자화상' 2번째 인사로 그를 모셨다(21일 저녁 7시 전주 소리문화관). '나의 삶, 나의 국악'이란 주제로 진행될 이날 무대에서 강 명인의 가야금과의 인연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제자들과 함께 하는 가야금 병창 등을 펼치며 국악인과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다. 박애숙 김정순 주정수 김달 박형숙 김용란 최혜영 이즈리 등의 제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이성근 명인(도문형문화재)이 고수로 장단을 맞춘다. 사회는 양옥경 KBS1라디오 풍류마을 진행자가 맡는다.'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전주를 연고로 한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 활용하고 강연과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키 위해 기획됐으며, 지난달 24일 아동문학가 서재균·윤이현씨가 첫번째 무대에 섰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28. 호남읍지 - 조선말 무주부의 화려했던 교방청 운영 보여줘

1895년 전라도 각 군현에서 작성한 읍지와 사례를 합편한 전라도의 도지(道誌)가 바로 『호남읍지』다. 이 책은 전라도 모든 군현의 읍지가 수록된 도지로서 전라도에 관한 공시적 연구 자료로 의의를 지닌다. 18책으로 지도가 첨부된 필사본 중 무주의 전통문화를 상론할 수 있는 자료가 제16책에 나온다. 바로 무주 교방청에 대한 기록이다.무주교방청은 6칸 규모로 1837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46년에 재건하였으나 33년 후인 1879년 홍수로 말미암아 크게 파손되었다. 이 기관에는 20명의 기생과 12명의 수급, 그리고 7명의 악공이 있었다고 한다.주목되는 것은 교방청에 존재하였던 악기와 물목의 수량이 타 기록과 달리 상세하다는 점이다. 교방의 가무악은 다른 지방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교방에서 쓰이던 물목과 그 수량을 기록한 예는 현재까지 무주부가 처음이란 점에서도 이 책의 의의는 더욱 크다.『호남읍지』에서 무주교방청의 공고에 소장된 물목을 통해 이곳에서는 포구락, 고무, 선유락, 검무, 승무, 헌선도 등 6종의 춤과 이에 수반된 반주, 그리고 물목이 존재해 상당히 큰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궁중무용이었던 포구락과 선유락 등이 지방 교방에서 연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중앙과 지방간의 교섭양상을 뚜렷하게 나타난다.당시 전라도는 일본사신을 접대하는 행로에 일부 포함되지만 평안도, 함경도, 경상도와 같이 많은 사행로의 양상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무주부에 교방이 설치되어 운영되었던 것은 지금의 전통문화의 양상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통치 체제인 부목군현 위상으로 볼 때 무주부가 큰 도시에 해당돼 교방이 설치되고 운영됐던 것으로 보인다.무주에서 연행되었던 수많은 춤과 음악은 무주의 화려했던 과거를 복원시켜줄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따라서 현재 무주군에 교방청을 복원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무주의 전통예술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무주부의 교방청에 관한 자료는 19세기 후반 전통예술사를 연구하는데 필수적인 자료란 점에서 호남읍지는 전북의 전통음악과 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한 발 더 나아가면 무주부의 화려했던 교방청의 운영은 무주 전통문화의 넒이와 깊이를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바로 『호남읍지』에 소개된 무주교방청의 춤사위는 화려하게 기품 있는 춤사위와 지금도 연행되는 전통적인 춤 문화란 점에서 문화의 사각지대로 평가되고 있는 무주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부활시킬 수 있는 좋은 고문헌이 되는 셈이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인체풍경'통해 끄집어낸 내면의 삶

서양화가 김철규씨가'인체풍경'을 들고 일본 미술계를 두드린다. 전북도 해외전시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 후원을 받아 일본 아미-카노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25일부터 30일까지). 그는 근래 몇 년간 손과 발 등 사람의 몸을 통해 내면의 삶까지 끄집어내는 '인체풍경'을 작업의 중심으로 삼아왔다. 2008년부터 3차례 가진 개인전 타이틀 모두 '인체풍경'이었다. 일본 전시회는 인체풍경에 '비움과 채움'의 부제를 달았다."인간의 육체는 정신과 함께 하나의 통일적 존재이며, 내적과 외적 세계를 매개해 주는 것으로써 인간 내면의 정서를 투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인체를 대상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영혼과 주체적 자아를 표출하는 주관적인 표현으로 내면의 정서와 인체 형상을 통해 재구성하려 했습니다."그것이 바로 비우기와 채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말하고, 그러한 과정으로 진실과 허구 그리고 공존 속에 반복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라는 게 작가의 변이다.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면, 마치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 흔적이라는 내면의 감정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사유의 공간들을 지워내기라도 하듯 어두운 색을 덮어 색을 올리고 또 올린다. 그리고 화면 안의 공간 속 삶의 흔적을 지워내듯 사포로 긁어 내고, 긁어낸 흔적들은 또다시 우리 일상의 이야기들처럼 흔적이 되어 화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새겨지게 된다."김철규의 인체풍경을 이루는 도상들은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하나가 되는 이합(離合)의 변증법적 오브제를 구현한다. 다층의 의미와 역설로 구현된 작품들은 초현실을 빌려 현실을 공격하는 방법에서 해학의한 형태로 볼 수 있다.그렇게 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욕망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또한 가벼운 위트를 통해 이야기로 치환되는 것이다." 유근오 미술평론가의 평이다.군산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김철규 일본 개인전=25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아미-카노코 (Gallery AMI-KANOKO)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전북예총 회장선거 '법정싸움'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지회(이하 전북예총) 회장 선거 근거를 한국예총 정관에서 찾아야 할까, 전북예총 조직 및 운영 규정에 둬야 할까.전북예총 회장 선거를 놓고 법정공방이 벌어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회장 선거에 출마한 뒤 낙선했던 김학곤 전북국악협회장이 당선자인 선기현 현 전북예총 회장을 상대로 지난달 전주지방법원에 '당선 무효 소송'과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원고인 김씨가 문제를 삼고 있는 주요 사안은 선거권자인 대의원의 자격 문제. 김씨는 당시 선거에서 83대 42로 졌지만, 대의원 120명 중 시군예총 지부장 등 66명이 불법으로 투표를 해 당락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임기가 만료 돼 대의원으로서 투표권이 없는 전 지부장이 투표권을 행사했고, 임기 만료된 한 협회장이 추천한 대의원의 경우 대의원 자격이 없는 데도 선거권을 행사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원고측은 대의원 구성의 문제점을 상급기관인 한국예총 정관을 근거규정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선 회장측은 대의원 구성 관련한 문제는 한국예총의 회신과 같이 전북예총 관련 규정에 따라야 하고, 지난 선거에서 대의원 구성 또한 전북예총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또 다른 문제는 선기현 회장의 입후보 자격 문제. 원고측은 선 회장이 출마할 때 지회 대의원 1/3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아 전북예총 조직 및 운영 규정과 임원선거관리규정에 위반했다며 입후보 자격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은 협회 회원 단체장이 출마할 경우 소속 대의원 1/3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며, 현 예총회장은 다만 협회 단체장이 아닌 협회 회원 자격으로 출마하는 것이어서 협회장 추천으로 충분하다고 대응했다.이는 당선 무효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상호 서면 답변과 지난 15일 열린 1차 심리에서 오간 주요 공방 내용이다.이날 심리에서 원고 측에서 전북예총 운영규정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재판부가 한국예총에 그 진위 여부를 질의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직무집행 정지 관련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는 다음달 2일 속계될 예정이며, 본안 소송 판결까지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전북예총회장 선거를 둘러싼 지역예술계 내부의 잡음은 장기간 계속될 전망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잘잘못을 가려 투명한 예총 운영을 꾀하려 한다면 좋은 취지일 수 있지만, 예술계 자체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예술계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가는 것은 모양새나 지역예술계의 화합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0 23:02

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가의 정체성

미디어작가 김현진(30)의 화면에서는 '메리야스 맨'이 등장한다. 그 남성은 옷을 벗는다. 숨가쁘게 경제 성장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옷'으로 표현된 것. 작가는 "이젠 전주가 쉬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벗는 모습을 연출했다"면서 "슬로시티의 이미지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서양화가 박진옥(31)의 'Punk is Dead'는 빨간 배경 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국의 70~80년대 근대사를 일궈오느라 허리가 구부정하게 된 할아버지, 같은 시대 영국 펑크 음악의 시초나 다름 없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멤버와 여자친구를 나란히 보여줬다. 동시대 전혀 다른 역사의 장면을 배치해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재조명했다. 2006년부터 '지나온 시간'을 주제로 담은 서양화가 이광철(36)은 평면과 미디어를 접목시켜온 작업의 연장선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한옥마을로 마실 다닌 모습 등을 담은 일상의 풍광이 보이면서 그가 평면에 기록한 지나온 시간이 고개를 내민다.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올해 레지던스 작가로 꼽은 세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펼쳐낸 '벡터'展은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방황'보다는 고민을 곱씹고 증폭시켜 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외로움이 작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작가는 외로울 때 자신 안에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젊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작가들은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 산책'도 진행한다. 이문수 전주교동아트센터 레지던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강연은 김현진(23일 오후 3시) 박진옥(7월21일 오후 3시) 이광철(8월25일 오후 3시)이 쉽게 이해하는 현대미술 강좌를 소개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벡터展 = 19~24일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9 23:02

목정음악콩쿨 김진유·홍석기·황인호 최우수상

전북지역 고교생 음악 인재들이 겨룬 제3회 목정음악콩쿨에서 김진유양(전북제일고 3년·피아노 부문)과 홍석기(전주예술고 3년·현악 부문)·황인호군(원광정보예술고·성악 부문)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백송이(전주예술고3, 피아노)· 박성인양(〃, 현악)과 서동은군(〃, 성악)에게 돌아갔다. 목정음악콩쿨은 전북 도내 음악에 소질이 있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현악, 성악 3개 부문에 걸쳐 경연을 펼치고 있으며,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 지역 문화예술 기반 구축을 위한 인재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올 대회는 도내 고교생 100여명이 참가해 지난 16일 전주대 예체능대학 예술관에서 열렸다. 전체 대상 1명에게는 재단이사장 표창과 함께 교육감 표창이 수여되지만, 올 대회에서 대상자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대상에는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교육감 표창),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에는 30만원씩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0월중 목정문화상 시상식때 열린다.한편, 목정문화재단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전북지역의 향토문화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들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목정문화상'과 '문화단체에 대한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예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육성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전북고교생 백일장(제16회)와 전북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제2회)도 열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창문을 열어다오

백화점 점포와 미술관 전시실은 창문이 없다. 백화점은 구매력의 은근한 강요를, 미술관은 햇볕을 차단하여 그림을 보호하고 시력의 분산을 막아 집중력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문은 집에서 사람이 드나들거나 여닫도록 된 시설이고, 창문은 채광이나 통풍을 위해 벽에 낸다. 한옥의 문은 열어야 밖이 안으로 들어오고 양옥의 문은 열지 않고도 밖을 볼 수 있다. 한옥이나 초옥이나 우리가 살던 집은 자연을 보는 대상이 아니라 온몸으로 맞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햇빛과 달빛, 그리고 바람을 한 겹 창호지 문으로 걸러 받아들이고, 보고 싶으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창호지를 바른 문이나 창문은 여닫이, 미닫이, 봉창, 뙤창이 있다. 봉창은 열지 못하는 문이다. 봉창을 방의 어두운 뒤쪽에 있어서 채광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한편이 막힌 방의 답답함을 풀어주었다. '저놈 자다가 봉창 뜯는다'는 말은 잠결에 나갈 문이 아닌 열리지 않은 봉창을 뜯는다는 말이니, 상황을 전혀 모르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봉창은 잔 돌멩이를 던져 애인을 불러내기기도 하는 낭만의 달콤한 창구이기도 했다. 밖을 내다보기 위해 손바닥만 한 유리를 문에 붙인 공간을 뙤창이라고 한다. 뙤창은 사시사철 시시때때로 밖의 상황을 관찰하고 참여하는'환한 소통의 창구'였다. 봉창이나 뙤창이나 창문이나 문은 안에서는 밖을 향한 소통의 창구지만 밖에서 보면 건축의 외벽을 지루하지 않게 꾸며주는 미적인 장치이기도 했다. 건축에서 창문과 문은 세상과의 소통과 그리고 적절한 단절을 생각하기 때문에 건축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창문과 문을 어디로 내느냐에 따라 생활의 내용과 생각이 달라진다. 한옥은 주로 앉아서 지내기 때문에 문턱이 낮고, 양옥은 의자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창틀이 높다. 그러나 지금은 양옥들도 창문을 방바닥에서부터 시작되어 천장에 까지 닿는 통유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건축에서 창문과 벽의 개념이 지워지고 있다. 어떻게 하든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거의 필사적이다. 통유리 벽으로 밖을 안으로 최대한 끌어들이고 어떤 건축물은 통유리를 열어 젖혀 밖과 안의 경계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자연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삶의 반영이다. 도시근교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보면 한눈에 모든 풍광을 보려는 욕심으로 시선을 어수선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더 볼 수 없는 신비로움을 없애 풍경을 무심하게 해 버리기도 한다. 신비함이 사라진 사랑이 죽은 사랑이듯, 새로움이 없이 습관이 된 풍경은 죽은 풍경이다. 절정을 아껴두고 수고를 통해 경치를 감상했던 옛날의 정자들을 생각해 볼 일이다.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모든 경치를 보지 말고 절정을 비껴 창문을 내고, 보기 좋은 나무나 호수나 산이 있는 쪽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액자창문으로 밖의 풍경을 담아야 한다. 집에서 가족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그 집의 중심이다. 창문은 풍경을 담는 액자다. 창문은 밖의 경치를 고정시켜놓은 틀이 아니라 다가가고 들여다보고 내다보고 고개 돌려 볼 때마다 달라 보이는 액자 역할을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거리에 따라 시선에 따라 변화무쌍한 풍경을, 아니 살아 있는 그림을 그려 주도록 해야 한다. 모든 것들이 다 그렇듯이, 아름다움을 보고 곁에 두고 싶은 욕심과 자연에 대한 두 손 모은 겸손, 의도와 무심이 격을 높이고 품격을 갖추게 한다. 창문이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을 맞이하고 세상으로 나를 내 보내는 문이다. 건축은, 건축주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보여주는 건축주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다. 창문을 열어다오. 햇빛과 바람, 그 일기가 만들어 낸 창문의 1년과 하루는 길고도 길다. 수 없이 많은 세월과 일들이 그 창문에서 일어나고 소멸한다. 문득, 눈 안으로 들어선 풍경이 경이로워야 나의 창문이다./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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