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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31년 소비자운동가의 노트 ‘구해줘! 소비자’

31년동안 소비자 운동을 해 온 김보금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장이 <구해줘! 소비자-소비자 운동가의 노트>(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전주에서 소비자를 위해 활동한 이야기를 묶었다. 과실사를 자살사로 고쳐 보험금을 미룬 고발건, 60억을 환불 처리한 상조회사건, 온라인쇼핑몰에서 300여명의 피해자가 모여 형사고발을 한 사건까지 다양하다.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싸움꾼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연이다. 소비자권익활동도 무엇인지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활동은 소비자상담뿐 아니라 소비자교육, 물가 조사와 소비자 실태조사, 간담회 및 토론회를 통한 정책 제안 등 다양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체의 방향, 조직구성과 활동가, 일할 수 있는 공간, 재정적 여건 등이 필요하다. 책을 통해 소비자문제 유형도 알 수 있다. 문제는 무형에서 유형까지, 소비자와 사업자, 정부 기관과 시민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언론 등이 함께 연계돼 있다. 책은 1장 소비자운동 참여 과정, 2장 소비자 사례와 규정, 3장 녹색병원, 착한 가게 등 정책 제안 확산 과정, 4장 소비자 전문가 좌담회, 5장 의미 있는 소비자 현장 이야기, 6장 단체의 주제별 활동과 연보로 구성돼 있다. 김보금 지회장은 소비자단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1372라는 소비자상담 전국 콜센터를 통한 전화상담도 중요하지만, 사회변화에 따른 소비자정책을 제안하고 지역 소비자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소비자단체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광대와 순천대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소비자홍보대사, 선거관리위원회 방송토론위원, 연합뉴스 전북콘텐츠위원, JTV 시청자위원, 생태교통포럼 상임대표, CCM(소비자인증경영) 심사위원, 한국농수산 유통공사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대한민국 소비생활가이드>, <엄마! 어디가?>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7 17: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작가 - 직업의 광채(블루칼라 화이트갈라 노칼라 2)를 읽고

밤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이차선 도로를 지나는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앞 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는 무슨 날인가 싶어 휴대전화 검색 창을 열었다. 알아낸 것이라고는 평일 오전 8시 20분, 출근 시간이었다. 한동안 샛길로 다녔던 탓에 그곳이 전주로 드나드는 차량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면 정체가 심한 곳이라는 걸 깜박했다. 엉뚱하게도, 꽉 막힌 도로 위에 갇혀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매일 무엇으로부터 나를 소외시킨 것일까, 하고. 『직업의 광채』에 실린 단편 <앨리스 먼로/어떤 연인들>에 나오는 록산느처럼 나는 간호조무사다. 그녀가 121p.~~일은 조무사가 다하고 간호사들은 이래라저래라만 하죠. 어쨌든 나는 사람 돌보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듯 나 또한 치기 어린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줌파 라히리/병을 옮기는 남자>의 카파시 씨가 아내에게는 죽은 아들을 떠올리게 하는 병원에서 통역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 하는 관광 가이드 일로 일상을 회복하듯 글을 쓴다. 독백체로 진행되는 <제임스 앨런 맥퍼슨/닥터를 위한 솔로 송>에서 화자가 100p.누구나 서비스는 할 수 있지만 서비스 그 자체가 되기는 어려워. 닥터가 찻주전자를 들어서 잘게 부순 얼음이 든 유리컵에 뜨거운 차를 붓는 모습은, 마치 차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어. 닥터와 쟁반과 찻주전자와 유리컵과 모든 것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였어.라며 철도 웨이터 닥터를 전설적인 인물로 묘사한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작가와 텍스트가 분리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글을 쓰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야망은 <조이스 캐럴 오츠/하이 론섬> 161p. 일은 그렇게 벌어진다. 뭐가 뭔지 알아챌 겨를도 없이 빠르게 벌어진다.는 문장을 만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엄마의 의붓 아빠인 할아버지를 팝이라 부르며 팝이 죽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기 전까지 그의 이름이 핸드릭이라는 것을 몰랐던 <하이 론섬>의 화자가 168p. 그날 드레이크가 내 자리로 와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내 이름만 불렀어도 나는 그를 용서했을 거다. 정말 용서했을 거다.라며 자신의 죄책감을 사촌에게 투사하는 대목을 보고는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실현되지 못한 나의 야망을 현실 탓으로 돌리지는 말자고 다짐도 한다. 단편소설집 『직업의 광채(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2)』에는 폭넓은 직업군에 종사는 인물들이 나온다. 시대 변화와 함께 사라진 철도 웨이터나 카우보이, 간병이나 관광 가이드 같은 비상근직을 비롯해 신부, 변호사, 경찰 등. 각각의 인물은 자신의 일을 하는 와중에 소외되거나 후회할 일을 벌이고 관계의 미묘함을 알아차리거나 상대를 이해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직업(직장)은 현대인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경제활동의 한 축을 넘어서 보다 많은 의의를 부여받는다.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목적지로 향하는 우리가 잠시나마 각자의 직업(일/직장)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으려면 에서 신부를 시중드는 스토너 부인처럼 대범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211p. 그녀의 전략은 공격, 언제나 공격이었다. 의외의 방법으로 상대를 헷갈리게 할 때도 있었다. 몇 패 정도는 그냥 잃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몇 패만 딸 수 있다면, 마지막 몇 패를 하나씩 내리치며 상대의 애간장을 끊어놓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1.17 17:32

[신간] 광고 카피라이터가 책방지기로 변신한 이야기…이지선 작가의 '책방뎐'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광고를 만드는 카피라이터가 되겠다며 전 재산 40만 원을 들고 강남으로 상경한 도전적인 사람이 전주로 돌아왔다. 그 주인공은 잘 익은 언어들 책방지기 이지선 작가다. 이지선 작가가 위로와 공감의 책방 잘 익은 언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책방뎐>(오르골)을 출간했다. 이 책은 책방을 운영하며 책방을 찾는 사람들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1장에서는 덜 익은 책방지기가 책방을 운영하며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했다. 2장에는 어머나!라는 감탄사를 절로 부르는 책방 손님들의 이야기와 책방 간의 연대 의식, 프로젝트를 담았다. 3장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책방과 삶의 이야기를, 4장에는 책방지기 이지선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이지선 작가가 책 제목을 책방뎐이라고 한 것은 해학과 풍자로 서민들의 애환을 대변해 주는 판소리 한마당처럼 이 책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면 해서다. 이지선 작가는 이웃들과 책방 손님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책방지기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잘 익은 언어들 시즌 1로 처음 책방을 열었다. 송천동에 위치한 겨우 열두 평밖에 되지 않는 아담한 책방에서 4년 동안 책방지기로 살았다. 책방 문을 열고 두세 달 동안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로 접어들고 손님들의 발길도 끊겼다. 그의 사전에는 포기란 없었다. 작가는 문화행사로 책방 손님들과 가까워졌다. 이지선 작가의 진심과 노력에 반응했는지 손님들은 사람 냄새 나는 책방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인후동에서 잘 익은 언어들 시즌 2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즌 1보다는 넓고 쾌적한 책방에서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웃과 눈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기도 하는 책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지선 작가의 최종 목표는 멋지고 웃긴 책방 할머니 되기다. 그는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고객 맞춤형 북 큐레이션이 완벽한 세상이 올지라도 나는 사람 냄새 나는 오류투성이 책방의 오래된 주인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칠십이 넘어도 책방을 찾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배꼽 잡고 넘어갈 만큼 웃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작가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아름다운 언어를 전하고, 험한 시대를 바르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초대하여 응원해 주는 책방 할머니 되는 것이 이지선 작가의 꿈이다. 그는 광고 카피라이터로 서울에서 20년 넘게 밥벌이를 해 오다 지난 2017년 가을 고향 전주에서 잘 익은 언어들이라는 동네 책방을 열었다. 거대 온라인 서점들을 라이벌로 삼고 홀로 치열한 경쟁 중이며, 책이 아닌 인생을 판다는 각오로 책방 일에 임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17 17:28

제3회 전라북도 수필가 대회

전북수필문학회(회장 윤 철)가 주최하는 제3회 전북 수필가대회가 오는 12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다. 이날 대회는 전북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13개 단체(전북문협 외 12개 단체) 500여명의 수필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교류의 장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회복하고 치유하는 수필을 주제로 진행되는 대회는 기념식, 문학특강, 문학세미나, 수필화 전시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기념식에서는 제34회 전북수필문학상 시상과 전북수필 발전에 헌신하다가 올 2월 작고한 고(故) 김학 수필가의 은공을 기리는 공로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어 수필문학이 한국문학사를 선도하는 미래의 장르로 위상을 다지는데 헌신을 다짐하는 전라북도 수필가들의 선언이 발표된다. 문학특강은 수필작법의 시학적 컨설팅을 주제로 안성수 전 제주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수필 오디세이 발행인)가 강연을 펼친다. 문학 세미나는 지상강좌 형식의 서면세미나로 진행된다. 전라북도 수필문학회는 수필 문학의 질적 발전과 위상 제고는 우리에게 부과된 사명이라며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기본에 충실하고, 수필 창작과 비평, 연구를 위해 수필가들 사이에 문학적 교류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1 17:32

제9회 전주문학상 본상에 이소애 시인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지부장 유대준)와 전라교육사(대표 이정만)가 수여하는 제9회 전주문학상 본상에 이소애 시인, 문맥상에 황호정 수필가와 이선화 시인이 선정됐다. 본상 수상자 이소애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으로 지난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왕성한 창작활동은 물론, 지난 4년 동안 전주문인협회 회장을 맡아 전주문협을 열정적으로 이끌어 온 공로가 컸다. 저서로는 <쉬엄쉬엄> 외 5권의 시집이 있으며, 수상집 <보랏빛 연가>, 감성 시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칼럼집 <소멸, 그 찬란한 무늬> 등이 있다. 문맥상 수상자 황호정 수필가는 김제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농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후대 교육 양성에 이바지했으며, 전주예고 교장으로 퇴임했다. 현재 전주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 수필, 소설 등 장르를 뛰어넘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달을 낚다> 외 1권, 수필집 <내 나라 20년 후>, 소설집 <소녀의 입짓> 등이 있다. 이어 문맥상 수상자 이선화 시인은 경남 함양 출생이다. 2004년 전북여성백일장, 대둔산 백일장 등에서 입상하고, 지난 2006년 <한국시>로 등단했다. 현재 동심문학 총무, 전주문인협회 편집차장, 전북시인협회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시집 <깜장고무신>, <그곳에 내 스무 살이 살고 있다>가 있다. 제9회 전주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후 3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할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11 17:16

[신간] 장세진 평론가의 평론집 ‘서사성과 형식미’

장세진 평론가가 여덟 번째 문학평론집 <서사성과 형식미>(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영화평론집이나 산문집 등 다른 장르들까지 포함하면 49권째로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고 있다. 서사성과 형식미의 글은 대부분 시대 현실과 비판의식(2014) 이후 쓴 평론과 칼럼들로, 동인지나 신문 등에 발표한 것이다. 비평 대상으로 삼은 작품의 상당수는 밀리언셀러(팔린 수요가 백만이 넘는 책이나 음반), 베스트셀러(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것) 혹은 화제를 모은 소설과 수필들이다. 예로는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풀꽃도 꽃이다>, 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 2부는 소설론이다. 1, 2부는 베스트 셀러의 유명작가들과 화제를 모은 소설작품론이다. 3부는 수필론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 문집 눈먼 자들의 국가를 비롯해 서울경남부산 등지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의 수필세계를 살펴본다. 4부는 구상시인론과 전북문단 70년사에 수록된 문학평론사다. 마지막으로 5부는 짧은 평론, 독후감, 그리고 추모칼럼이다. 다른 비평집과 다르게 보다 장단점을 확실하게 가려 독자들의 작품이해를 돕는다. 장세진 평론가는 어려운 외국 문학 이론 인용, 난해하고 현학적인 비평 등을 최대한 줄였다. 해당 책뿐만 아니라 그동안 작가가 걸어온 길, 소설과 관련된 이슈 등을 함께 다룬 것이 특징이다. 이해되지 않는 내용도 없을뿐더러 따로 검색해서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작가는 전문성이 있는 글이 아닌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일반 독자들도 해당 작품을 이해하는 데 참고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장세진 평론가는 방송영화문학평론 3관왕으로 49번째 책을 펴내지만, 나로선 문학평론집일 때가 가장 뿌듯하다. 아마 문학비평이 내가 하는 또 다른 영화나 드라마평보다 돈이 더 안 되는 글쓰기라 그런지 모를 일이다고 전했다. 그는 원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서남대 국문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별고 교사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2월 말 퇴직하고, 같은 해 5월에 교원문학회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교원문학회 발행인으로 비평 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10 17:52

[신간] 진산 이훈오가 들려주는 ‘태을도와 대시국’ 이야기

진산 이훈오가 <태을도와 대시국>(지식과감성)을 펴냈다. 이 책은 마음과 마음의 나라, 진리와 진리의 나라, 사랑과 사랑의 나라, 자유와 자유의 나라, 영과 영의 나라, 신과 신의 나라, 하느님과 하느님의 나라, 태을과 태을의 나라,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과 마음의 나라에서는 마음이 약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인생만사가 다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어렵다고 좌절하지 않아야 하고, 괴롭다고 타락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2장 진리와 진리의 나라는 나에게 가장 큰 스승이 누군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결론은 나에게 가장 큰 스승은 나라는 결과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고, 내가 나를 외면하면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끝에는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잘 알았던 증산상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3장 사랑과 사랑의 나라, 4장 자유와 자유의 나라는 미움과 증오의 의미와 우리가 지금 당연하듯이 누리고 있는 진리와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 미움이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진정한 용서는 어렵다. 이기적인 한계를 넢어서면 우리는 진정한 용서, 즉 참된 사랑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5장 영과 영의 나라, 6장 신과 신의 나라, 7장 하느님과 하느님의 나라, 8장 태을과 태을의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태을도 대시국을 보다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진산 이훈오는 일에는 그때가 있고, 운수에는 그 사람이 있다. 천지부모님이 명을 내리면 신명이 호응하여 인간이 움직이게 된다. 천지부모님의 천명을 받들어 통일한국 세계일가통일정권인 태을도와 대시국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갈 통일한국건설 대시국회의를 공개하여 출범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충남 진산 출생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신월동에서 태을궁을 전하고, 전국 주요도시에 태을도 법소를 설립하여 천지부모의 심법을 전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천주 봉태을>, <태을과 원시반본>, <용봉서신>, <급살병과 태을주>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10 17:52

[신간] 들바람 날바람

질퍽한 세상/억겁의 이랑을 누볐는데/허무함이 엄습해 온다/춤추는 물결처럼/오락가락 널뛰어 왔다/달리는 마라토너처럼/백두개간 산행처럼 달렸는데/권력과 돈의 잔치 바라보는 세상은/나의 혼, 나의 철학은 어디쯤 가 있는가(자화상 전문) 전북도의회 의장과 전북일보 편집부국장을 지낸 청암 김철규 시인(80)이 인생의 회고 등을 담은 자신의 다섯 번째 시집 <들바람>(수필과 비평사)를 냈다. 시집은 총 5부로 나눠져 있다. 1부는 그가 기자시절 새만금의 미래를 제시했던 경험을 담은 이야기와 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 아버지가 자식에게 준 교훈 등을 담았다. 2부~4부는 문학인의 입장에서 본 사회에 대한 시선, 아름다운 자연 풍경, 살아온 길을 주제로 한 시가 수록돼 있다. 5부는 살아온 인생을 회고하고 있다. 김남곤 시인은 서문에서 김 시인이 제5시집 들바람 날바람을 내면서 80평생 바람을 가슴에 안고 등에 짊어지고 맴돌았던 내력의 성찰을 한마디로 어떻게 축약하고 싶을까가 궁금하다며나보고 짚어보라 하면 치열한 삶의 고행이었다고 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군산 중앙고등학교와 경희대 법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김 시인은 1968년부터 1990년까지 전북일보 사회부장과 편집부국장, 논설위원을 지냈고,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전북일보 퇴직 후에는 전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뒤 군산중앙고 총동장회장, 금융결제원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저서는 <아니다, 무도가 그렇지만은 않다>, <평민은 언제나 잠들지 않는다>, <범씨 천년 도읍지 새만금 땅>가, 시집은 <바람처럼 살다가>, <내영혼의 밤섬>, 등 모두 14권이 있다. 현재는 수필가와 시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0 17:44

[신간] 섬마을 쌍둥이 문학소녀 고군산군도 최치원 설화

신라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857년 ~ 미상)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아동문학책이 나왔다. 아동문학가이자 전북평생교육원 원장인 황현택 작가가 쓴 <섬마을 쌍둥이 문학소녀 고군산군도 최치원 설화>(인문사 artcom)이다. 책은 섬마을 개야도와 최치원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내초도, 선유도 망주봉, 장자동 할매바위, 대장도, 신시도 대각정, 하제포구 자천대, 옥구향교가 배경으로 나온다. 주인공도 실제 개야도에 사는 쌍둥이 문학소녀 희영, 세영(가명)을 내세운다. 이야기도 세영이가 들려주는 고군산도 최치원 금시동굴 설화, 이들이 옥구향교를 보고 느낀 감상문을 담은 옥구향교와 자천대 역사탐방, 망주봉과 장자 할머니 바위 슬픈 이야기 등 주로 고군산 군도 일대를 중심으로 한다. 별책부록도 담겨 있다. 작가가 제7회 전북해양문학상 본상을 받은 작품인 새만금 바다삼총사와 직접 작사한 창작동요인 십자들 봄맞이, 봄이 오는 소리 등이 담겨 있다. 황현택 작가는 군산신흥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평생교육전북독서교육원장으로 있다. 정년퇴임 후 13년 동안 전북의 자랑스러운 인물도서독후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교육대상,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전북예술문학 도지사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는 <훈장선생님의 종소리>외 24권과 시집은 <뜬봉샘>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0 17:44

[신간] 프랑스 사제가 밝힌 조선 순교자…성해의 목소리

지난 3월 완주에 있는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서 이름 모를 유해가 발견됐다.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DNA검사, 뼈의 골화 유무 등을 통해 유해를 조사한 결과, 기록으로만 알려진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였다. 한국 천주교회 최초 순교자의 존재가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이 순교자들의 생애와 행적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프랑스 파리 외방 전교회 사제인 끌로드 샤흘르 달레가 쓴 <성해의 목소리>(흐름출판사)이다. 이 책은 달레 신부가 쓴 윤지충 관련 내용을 새롭게 번역해서 펴낸 것이다. 달레 신부는 윤지충 바오로가 한문으로 쓰고, 한글로 번역해 신자들이 읽었던 내용을 불어로 기록했다. 그리고 200여 년의 시간을 건너 순교자들의 담담하지만 단호한 양심의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건네줬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신앙을 따른다는 이유로 제 양반 신분을 빼앗기더라도, 저는 하느님께 죄를 짓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민들이 신주를 모시지 않는다고 하여 조정에 반대하는 일이 아니며, 또한 가난해서 모든 제사를 규정대로 지내지 못하는 양반들도 가혹하게 비난받지 않는다는 점을 헤아려 주십시오. 그러므로 제 짧은 소견으로는, 신주를 세우지 않고 망자에게 음식을 차려 놓지 않은 일은 천주교를 신실하게 집에서 지키는 일일 뿐, 국법을 위반한 일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해의 목소리 70~71쪽) 이같이 책은 조선왕조와 기득권자들의 주장을 물리치고 순교로 자신의 신앙을 지킨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신념을 담고 있다. 이와함께 책은 두 복자의 이름이 조선왕조의 기록과 교회의 기록에서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두 복자가 왜 죽음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는지, 왜 그렇게 어려운 주검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설명을 한다. 누군가에게 두 분 복자는 어리석고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슬픈 자료가 되고, 교우들에게는 거룩한 신앙의 모범으로 따라야 하는 귀한 사료가 될 수 있다. 책은 머리글과 윤지충 바로오가 쓴 글을 해제한 성해(聖骸)의 목소리, 국문 역본, 불문 저본으로 구성하고 있다. 저자 끌로드 샤흘르 달레(Claude-Charles Dallet, 1829~1878) 프랑스 북동부 렁그흐(Langres) 출신의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 사제로 베트남 북부 지방 게소(Keso)에서 선종했다. 다블뤼 주교가 제공한 한국 관련 사료를 분류하면서, <한국 교회의 역사>(1874)를 집필했다. 이 책은 한국학 및 교회사학의 기초 사료로 꼽힌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0 17:4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 어린이 시집 '감꽃을 먹었다'

사교육 시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세월이 꽤 길었음에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있다면 시 지도가 아닐까 싶다. 시가 무엇이다.라고 딱 꼬집어 정의 내리기 어렵기도 하지만 그보다 아이들로부터 시적 감성을 끌어내는 것이 내겐 가장 힘든 일이었다. 시 창작을 잘 지도하는 방법이 없을까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책이 있다. 바로 <감꽃을 먹었다/ 학이사어린이>라는 어린이시집이다. 이 어린이시집은 군산 푸른솔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송숙 선생님의 지도아래 탄생한 아홉 살 아이들의 자작시를 담은 어린이시집이다. 쑥국 선생님으로 더 유명한 송 교사는 오래전 김용택 시인이 그러했듯 아이들의 삶에서 시어를 건져 밥상을 차린 뒤 시똥 잘 누는 걸 도왔다. 아이들 삶에 가장 밀접한 대상은 부모와 형제, 자매다. 그래서 아이들 시에는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자매 이야기가 가장 많다. 우리 집에는 괴물이 있다. 약점은 없다. 본명은 엄마, 엄마다.. 엄마는 집에서 가장 약점 없는 괴물이면서 여자 배우가 예쁘니? 엄마가 예쁘니? 묻는 천생 여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춘기로 까칠한 언니를 둔 아이는 우리 언니는 왜 이렇게 못 댔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하고 동생과 놀아주다 지친 아이는 동생은 힘들지 않네. 내가 만히 늘건구나.하며 신세 한탄을 하기도 한다. 다양한 가족 이야기가 담긴 시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여린 감정들이 꽃다발처럼 엮여서 진한 감동으로 때론 저릿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가족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시적 영감을 주는 대상이 있다면 학교가 아닐까 싶다. 선생님은 부모님을 대신해 교실이란 농토에 아이라는 씨앗을 정성과 사랑으로 키우는 분이다. 아이들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이란 뜻이다. 성장은 외적인 성장만을 뜻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나를 놀려서 가만이 있어다. 선생님이 받아쓰기로 놀리는 건 나는 겄이라고 해서<중략> 선생님이 우리안태 엄마 갔았다.처럼 선생님이 엄마 같기도 하고 때론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주는 길잡이기도 하다. 그런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는 매일 가고 싶은 곳이 된다. 내일은 학교에 간다. 벌써 주말이 지나간다.처럼 말이다. 주말이 끝나가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만날 친구들 생각에 내일이 기다려지는 학교는 얼마나 꿈에도 그리던 곳인가. 코로나로 인해 간헐적으로 가게 된 학교는 갈 때마다 새롭다. 학교를 처음 오는 듯이 설ㅤ레었다. 교실에 들어섰는데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질병이 인간에게 익숙했던 삶을 낯설게 만들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오늘은 선생님과 동대문 놀이를 했다, 민호가 걸렸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학교를 무대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학교가 공부와 규율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는 말해주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부대끼고 어울리는 공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쑥국 선생님 반 아홉 살 친구들은 선생님이 들려주는 시를 읽고 시똥을 누었다. 코로나로 만나는 날도 부대끼는 시간도 평소보다 현저히 적었지만 시똥을 누면서 격려를 건네고 위로를 받았다. 소리 나는 대로 쓰다 보니 주석이 있어야 해석 가능한 시도 있지만, 쑥국 선생님은 틀리면 틀린 대로 마음껏 시똥을 누게 했다. 그렇게 질펀하게 싼 시똥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하는 건 당연지사. 쑥국 선생님은 오히려 자신이 시를 통해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으니 시는 가르치는 교사도 지도받는 학생 모두에게도 감사를 선물하는 특별함을 지닌 문학임이 분명하다. 생일이 너무 멀어 속상한 마음, 나보다 동생을 더 예뻐하는 엄마에게 서운한 마음, 죽으면 어떻게 될지를 고민하는 마음까지 아이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고민과 아픔, 두려움과 평범함으로 좌충우돌이다. 모두의 얼굴이 다르듯 생각과 마음이 다른 아이들이 쑥국 선생님과 함께 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어쩌면 나보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에 한발 다가가는 기회를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고 살아낸다. 그 모든 것이 시똥에 담겨 삶의 거름이 된다. 감꽃을 먹으려다 아름다워서 차마 먹지 않는 아이, 자신이 손으로 구긴 나팔꽃잎이 펴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며 지켜보다 활짝 펼쳐지는 모습에 미소를 짓는 아이의 시를 읽으면서 정화된 마음에 해맑은 웃음이 가득 차게 된다. 오늘, 아홉 살 아이들의 향긋한 시똥 냄새에 흠뻑 취해보는 건 어떨까.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로 등단.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 출간.

  • 문학·출판
  • 기고
  • 2021.11.10 17:44

구름재 박병순 시조시인 선양을 위한 ‘제3회 마이산의 메아리 전국 시낭송 대회’ 시상식 열려

제3회 마이산의 메아리 전국 시낭송대회 시상식이 10일 진안문화의집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대면 방식으로 열렸다.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송영수 심사위원장과 위원 4명을 비롯해 신팔복 진안문인협회장, 전춘성 군수, 김광수 군의회의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비대면 동영상 방식으로 심사가 실시돼 입상자가 가려진 이번 대회는 구름재 박병순 시조시인을 선양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회 참가자들은 지정시와 자유시 각 1편씩 모두 2편을 동영상으로 제작, 제출했으며, 심사위원 5명은 각각 100점 만점으로 이를 평가해 모두 합산하는 형식으로 등위를 가렸다. 이번 대회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 시낭송 동호인 58명이 참가했으며, 이날 시상식은 지난달 9일 실시된 심사 결과에 따라 등위를 확정해 진행했다. 이날 대상(1명)은 서울 출신 김용자 씨가 차지했으며 대상 수상자에겐 상금 200만원과 시낭송가 인증서가 수여됐다. 금상(1명상금 100만원)은 김성이(부산) 씨, 은상(2명상금 50만원)은 한지연(전주) 이은영(당진) 씨, 동상(3명상금 30만원)은 이미경(광주) 황명희(천안) 김미숙(전주) 씨가 차지했다. 또 장려상(4명상금 10만원)은 김남숙(서울) 박선미(대구) 신남춘(전주) 최현관(장수) 김석규(전주)에게 주어졌다. 송영수 심사위원장은 시낭송이란 글의 힘과 말의 힘의 합산이자 언어의 고저 장단 강약의 통합적 표현이라며 청중 없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녹화한 낭송 동영상이라 그런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시에 무늬를 새겨 시를 더 아름답게 표현하는 일이라고 시낭송을 정의하는 송 위원장은 현재 진안지역 시낭송 동호인들의 모임인 솔내음시낭송협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국승호
  • 2021.11.10 16: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안희연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여름이 가고 겨울이 왔습니다. 가을은 없습니다. 두 계절을 잇는 게 없어 눈 내린 사막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닷속에 탄소를 잘 흡수하는 해초를 심는 잠수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산소 방울이 코끝에 매달리는 것 같습니다.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펼칩니다. 가을 속을 헤엄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여름과 겨울은 잘 보이는데 가을은 그렇지 않습니다. 온몸에 눈을 매달아야 겨우 볼 수 있습니다. 휘황한 모호성 속에 가을을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의 공(工) 자엔 하늘과 땅을 이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꼿발을 들고 하늘 우물을 파려는 정성을 다해야 가을이 몇 방울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불은 꺼진 지 오래이건만/ 끝나지 않는 것들이 있어/ 불은 조금도 꺼지지 않고(불이 있었다 중). 불이 꺼졌습니다. 그런데 꺼지지 않았습니다. 끝나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라네요. 생각해 보니, 내 생명도 아직 끝나지 않았군요. 당신을 향한 사랑도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돈벌이도 아직 더 해야 하고요. 걷기도 더 해야 합니다. 술도 좀 더 마셨으면 합니다. 부스터 샷도 맞아야 할지 모릅니다. 끝나지 않는 것들을 열거하자면, 이 맑고 맑아 지구 끝이 보일 듯한 날을 다 써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래요. 불이 꺼져도 끝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게요. 그러면 따스한 불을 쬐며 불멍이라도 때릴 수 있을 겁니다. 첨단(尖端)은 뾰족할 첨에 끝 단입니다. 영어로는 cutting edge이고요. 나는 우리말을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영어가 좋아요. 첨단이란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자르는 거라고 말하니 혹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희연 시인은 독자가 손 베이지 않도록 시어를 부드럽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게 첨단을 달리는 것이라니요. 훅 끌립니다. 털실은 강물 같았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보기에 좋아야 한단다 아가야, 허물 수 없다면 세계가 아니란다. 털실의 길이는 제각기 달랐지만 어떤 뭉치든 빛과 어둠의 총량은 같았다(내가 달의 아이였을 때 중). 옛 고구려 영토인 백암산성에 갔어요. 그 앞을 아름다운 털실같이 흘러가던 태자하도 나도 빛과 어둠의 총량은 같았지요. 허물어져야 다시 세울 수 있겠지요. 나는 무엇을 없애 세상의 예리한 모퉁이를 만질 만하게 할 수 있을까요. 손대지 않아도 저절로 숲이 되는 숲을 바라봅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서도 스스로 변하는 것들은 많지요. 어쩌면 그 변화가 진짜 변화입니다. 한밤중에도 우두커니 앉아 있을 때가 많았다 이 숲을 완성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미동 중). 자꾸 무엇을 완성하려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반성합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완성하려 하지 않아도 완성되는 경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손대지 않아도 저 갈 길을 가는 코끼리처럼. 마음속에 있는 거울에 인과 너머의 것을 쓰고 자주 바라봅니다. 언젠가는 초인과를 따서 인과의 박스에 담는 소리 낭자하겠지요. 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2020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 문학·출판
  • 기고
  • 2021.11.03 17:41

[신간] 이희두 시인 칼럼집 ‘세상의 빛이 되어’

시인이자 수필가인 이희두 씨가 지난 5년 간 전북일보 등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 <세상의 빛이 되어>(계간문예)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250쪽에 걸친 책에는 정치사회, 환경, 문화, 교회종교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 칼럼들이 담겼다. 목차는 새만금 개발의 상머슴을 전북도민은 기대한다, 지역을 살려야 하는 국회의원, 생활속에서 환경을 지키고 실천하자, 남북 화합의 길, 성공적인 인간관계등으로, 독자가 신문에서 봤을 법한 주제들이다. 저자는 살아온 길을 살펴보고 잘못된 일이 있다면 고쳐 나가야 좋은 일이 다가올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신문에 계속 칼럼을 기고하며 다양한 분야에 제언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상을 보고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환경 등에 관한 것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칼럼들을 모아 출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 되는대로 국가를 위해 지역 사회를 위해 낮은 자세로 조용히 봉사하며 남은 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수 출신인 이희두 시인수필가는 1979년 <한국공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1980년 <동양경제> 시부분 신인상을 받았다. 기독교연합신문(시), 국제펜클럽, 전주문협, 전주문학 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통일부홍보교육위원 등을 지냈다. 한국청년회의소 대상, 한국을 빛낸 인물 대상 등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03 17:41

[신간] 정광덕 시인, 첫 동시집 ‘맑은 날’…어린이의 맑은 마음 담다

아이가 울면서 갑니다//아빠한테 혼나면서 갑니다//그래도 아빠 손은 놓지 않고//아빠 얼굴 한 번 봤다//제 눈물 한 번 닦았다//하면서 갑니다(맑은 날 전문)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광덕 시인이 동시집 <맑은 날>(청개구리)을 펴냈다. 표제시 맑은 날은 짧은 시 속에 맑은 어린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빠한테 혼난 아이는 울면서도 아빠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빠에 대한 아이의 믿음을 읽을 수 있다. 밤하늘에/뽕뽕 뚫린/저 많은 구멍들 좀 보세요//갯벌에 사는/게들처럼/뽕뽕 뚫린 구멍 밖으로/눈만 쏘옥 내밀고/깜빡거리는/저 많은 별들 좀 보세요//옥상 위로 올라가/ 까치발을 하고/ 밤하늘 한번 만져 볼까요?//그러면 미끈미끈한 개흙이/손에 묻을 것만 같아요/또 옆으로 걷는/작은 별 몇 마리쯤/잡을 수 있을 것도 같아요.(밤하늘은 갯벌 같아요전문) 시는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엉뚱한 생각과 상상력이 밤하늘을 갯벌로 옮겨 놓았다. 별들은 게들, 별의 반짝임은 갯벌 구멍, 밤하늘은 개흙, 게 몇 마리는 별 몇 마리로 단번에 시적 공간을 바꿔 놓은 것이다. 박두순 시인은 동시집 『맑은 날』의 시들은 어린이 가슴을 상상으로 반짝이게 하고, 마음에는 고운 무지개가 떠 있게 한다고 평했다. 시는 총4부로 구성돼 있으며, 59편의 시를 수록했다. 전남 영광출생인 정광덕 시인은 대학에서 문예창작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2012년 아동문예문학상동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올해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 (사)한국아동문예작가회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03 17:41

[신간] 이연희 작가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무주…'이연희의 무주기행'

이연희 작가가 인정 넘치는 무주에서 살아가는 푸른 능선을 닮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이연희의 무주기행>(인간과문학사)을 펴냈다. 이 책은 무주군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 1코스를 따라 걷는 무주 벼룻길로 오소서와 2코스를 담은 그곳엔 언제라도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느티나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아, 우리 강산을 수호한 의병을 기리며,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무주의 명소부터 현지인들만 아는 곳까지 모두 기록해 무주의 여행기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무주 하면 반딧불이, 태권도만 떠오르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연희 작가가 담은 무주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즐길 거리도 너무 많다. 책 한 권으로 무주의 아름다움을 하나도 빠짐없이 노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책 사이사이를 비춰주는 사진과 이연희 작가의 재미있는 일화, 무주의 역사가 함께 있어 무주에 놀러 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주의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까지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어 지루한지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연희 작가는 어린 시절에 놀았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고, 청춘에 종종 오르락내리락했던 곳에 가서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무주의 오일장, 무주 산골영화제 등 무주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 등을 함께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흔아흔 굽이 돌아 무주구천동/삼도가 어우러진 무주라네/산마루 노을은 붉게 익어가고/반딧불이 밤하늘을 수놓네//(중략)//월하탄 달빛 아래 사랑 맹세하던 임/이별 서린 한숨인가 사랑의 언약인가/저린 사연 안고 깊어지는 덕유산/모여라 세계여 태권도인이여/으라차 호국무술 몸과 맘 굵어진다(무주여 일부) 이연희 작가에게 무주가 특별한 이유는 작가 아버지의 땅이고,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무주를 기억하고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 곧 작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이 작가가 무주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무주를 손잡아야 비로소 무주의 딸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것도 같다. 무주 사랑을 넘어 무주의 한 귀퉁이이고 싶었다. 품이 넓은 무주를 지면에 다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다. 그럼에도 무주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전북 무주 출생인 이연희 작가는 지난 1995년에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그는 문예가족 회장, 무주문협전북문협 부회장, 전북예총 사무처장, 신석정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학관 운영위원, 전북예총 진흥자문위원, 전북문협 자문이사, 전주문협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인도 가는 길>, <스며들다>, 산문집 <풀꽃들과 만나다>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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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03 17:36

[신간] 석인수 작가의 다섯 번째 수필집 '세월의 흔적'

석인수 작가가 다섯 번째 수필집 <세월의 흔적>(수필과비평사)을 출간했다. 이 책은 남포 소리, 같이, 함께, 세월의 흔적, 보이지 않는 삶을 위하여, 진풍경,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작가가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판단한 것들을 하나하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문체로 기록한 이야기 40여 편을 묶었다. 그는 독자들에게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할아버지처럼,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따뜻하면서도 냉정한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석인수 작가는 무엇에 집착하면 깊이 있게 파고들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고, 마음이 여려 애잔한 감정을 감추는 것이 서툴기도 하다.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세상일을 보면 참을 수 없어 절규와 규탄으로 부르짖기도 한다. 우주를 정복하고 첨단과학시대를 사는 요즈음,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세상은 좋아졌는데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 과거 수십 년 전에도 회피했던 일을 물불 안 가리고 하겠다고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어느 시대 어떤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살기는 좋아졌는데 일부) 석인수 작가가 지난 2014년에 전북일보의 기사 경쟁률 28.7 대 1전주시 환경미화원 인기를 봤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취업난으로 모든 세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집념으로 취업률부터 관련 자료까지 수집해 작가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꼬집었다. 작가의 삶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일일이 자료도 분석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조사해 보고 정리했다. 이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나라가 왜 이래, 결과는 대가다, 1등은 하나다 등이다. 우리가 집착했던 1등, 그리고 좋은 결과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책에 진심 어린 조언과 충고 등을 담았다. 석인수 작가는 왜곡하거나 우회하여 위선의 탈을 쓰려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 사는 얘기에 충실하되 남과 다르게 관조하고 생각하며 정직을 벗어나지 않는 성실한 작가이기를 추구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원광대 겸임교수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전북지부장, 지방이사관, 전라북도교통방재국장, 새만금환경국장, 새만금개발국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생각이 머무를 때면>, <그래서 당신을>, <발자국 없이 걸었네>, <다시 솔잎을 먹으며>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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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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