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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작가 첫 시집 '마음을 씻듯 사랑을 그리듯 행복을 꿈꾸듯 시' 출간

김종환 작가가 하얀 스케치북 위 젊은 시절부터 여러 일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저자의 삶을 그리듯 써 낸 첫 시집 <마음을 씻듯 사랑을 그리듯 행복을 꿈꾸듯 시>(좋은땅)를 출간했다. 김 작가는 한때 중국 경제 일간지의 한국처 대표였다. 어느 순간 길 위의 나그네가 됐다. 이에 김종환 작가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에세이 <죽도록 기쁜 날에 다시 비상>을 펴냈다. 이후 에세이를 쓰면서 들었던 생각, 느꼈던 감정을 시의 형태로 풀었다. 그 책이 이번 시집이다. 이 시집은 첫 시집임에도 100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김종환 작가의 이야기를 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하며 살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써 내려갔다. 이 책의 특징은 오르락 내리락이다. 100편의 시가 모두 잘 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보면 내려와 있고, 다시 잘 되는 것 같더니 또 어느 순간에 다른 곳에 가게 되는 삶을 나타내듯 산전수전 겪은 일에 보는 독자도 간절하고 조마조마하다. 작가는 덤덤하게 써 내려갔지만 당시에는 독자들보다 가슴이 미어지고 더 간절했을 것이다.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동시에 산전수전을 겪었으나 무사히 이곳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한 감사함, 소중함 등 다양한 심정을 담았다. 그가 이 책을 펴낸 이유는 단 하나다. 꿈을 좇다 절망이라는 절벽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 불나방 같던 꿈에 가장 소중한 ‘나’마저 잊어버린, 잃어버린 누군가, 지나간 서툴렀던 사랑에 너무도 미안하고 아파 본 누군가, 그럼에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누군가, 시련과 아픔, 슬픔과 절망 앞에서도 다시 행복을 꿈꾸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종환 작가는 중국 최대 경제 일간지 경제 관찰보 한국처 대표에서 길 위의 나그네가 되기까지 불나방 같던 시간을 돌아보며 부끄러이 쓴 고백 시를 모았다. 당시에는 쓰나미에 밀리듯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했지만 이후 더없이 홀가분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이에 책에 서울을 떠나 소록도 끝에서 고흥, 벌교, 순천을 지나 전주에 도착하기까지 걷고 걸으며 길 위에서 씻어 냈던 그려 냈던 꿈꿨던 마음들을, 사랑을, 행복을 담았다. 김 작가는 자신의 책을 통해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과 위안, 용기, 진정 진실되고 소중한 ‘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작은 여행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김종환 작가는 글 짓는 야베스를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강원도 양양 출생으로 속초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세명대 무역학과를 중퇴했다. 또 무인 경비 SOS긴급출동시스템 강북지사장, 무인 경비 케이캅 창립&경영이사, 종합홍보기획사 미디어인 대표이사, 중국경제일간지 경제관찰보 한국처 대표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시인이자 목수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2 17:16

'전주 출생' 김환중 시인 첫 시집 출간

‘전주 출생’ 김환중 시인이 첫 시집 <걱정발 구르다 생각코만 하염없이 늘입니다>(천년의시작)를 펴냈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스스로에게 오랜 위안과 치유의 손길을 내미는 서정적 고백록이다. 또 마음에 빛을 뿌리는 순간을 통해 삶의 고단함과 가파름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김환중 시인은 삶의 순간들을 따라 걸으며 자신의 삶과 시를 새롭게 발견했다. 더 나아가 새롭게 발견한 힘으로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김 시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가고 있다. 김환중 시인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보편적 가치를 바라보고, 시에 대한 사유와 고백, 인상적 순간을 이성적보다도 감각적으로 포착하려고 노력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쏟아 놓은 말들에 고막이/너덜너덜해지고 시도 때도 없이/매미 소릴 내다가 눌러앉아 버렸습니다/짐짓 모르는 척 내박쳤는데도/생살 파고드는 발톱처럼 성가시게 굴어/발톱을 뽑아 버렸습니다”(‘시의 목을 베다’ 일부) 그의 작품세계는 쓰라린 정서로 가득하면서도 에너지가 전해진다. 김환중 시인만의 좋고 나빴던 경험과 기억을 모두 털어놓고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에 소리치면서도 삶에 새로운 충격과 탄력을 부여하려는 열망을 표출했다. 이에 독자들은 신선하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김환중 시인과 함께 걸었던 적은 없지만 시인만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독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같이 걷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김환중 시인의 시집을 가파른 속도전의 시대에 우리가 아직도 단정하고 함축적인 서정시를 쓰고 있는 까닭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시라고 평가했다. 또 이병초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김환중의 시편들 속엔 이런 쓰라린 정서로부터 유년의 기억과 일상의 무료함을 지나 미세먼지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언어의 결이 충만해 있다”며 “어디에도 적히지 못할 삶의 주소, 유독 ‘유목민’이란 시어가 아픈 이들에게도 이 시집은 찬찬하고 살뜰하게 오늘의 미소를 번지게 할 터”라고 전했다. 김환중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말들이 굽잡힌 어눌한 말들이 마구간 너머를 기웃거리다 도망 기차를 탄다. 걱정발 구르다 생각코만 하염없이 늘이다. 말들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해도 어찌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목을 또다시 붙들어 매지 않겠다”고 했다. 김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났다. 2016년 ‘문예연구’에서 신인문학상,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2 17:15

'책과 청년이 만나다' 2022년 청년 책의 해 사업 3월부터 본격 시작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가 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에 ‘책의 해’를 지정했다. 이후 2020년에는 '청소년 책의 해'를, 2021년에는 '60+ 책의 해'(고령층 대상) 사업을 추진했다. 문체부는 생산자이자 수요자로서 미래 책 문화를 견인할 청년의 독서환경을 만들고, 그들의 책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청년 책의 해' 사업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출판, 독서, 도서관, 서점, 작가, 청년단체 등 관련 단체들과 함께 2022년 청년 책의 해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과 함께 '2022년 청년 책의 해'의 막이 올랐다. '청년 책의 해' 상징과 포스터는 추진단이 지난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한 '2022년 청년 책의 해 홍보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상징으로는 푸른 책의 바다에서 청년의 미래가 태양처럼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 포스터는 일상의 충전이 필요한 청년층에게 책이 주는 의미를 표현했다. 문체부는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청년 특성상 올해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청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사업은 청년이 주도하는 청년 친화적인 책‧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년층의 책 문화 환경을 개선하고 청년 독서 인구를 유입하는 데 집중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책 문화 활동을 선도해 갈 수 있도록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공모로 선정하는 이유다. 문체부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청년이 만들어가는 책 문화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통해 책을 매개로 청년단체와 모임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공익적 활동을 지원하고 책 문화 진흥의 새로운 모형을 발굴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사회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동네 책방에서 관련 주제 책 모임을 열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청년, 책에서 길을 묻다'(4~11월), 청년 작가와 청년이 지역 서점에서 만나 책을 읽고 직접 시와 소설을 쓰며 청년 작가의 꿈을 준비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행북(BOOK) 학교'(7~9월) 등 청년들이 주체가 돼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 밖에도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에서도 청년들이 책을 함께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창작물을 만드는 '도서관 청년 독서 살롱'(3~12월), 책으로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는 '청년 북돋움'(4~11월), '청년의 날 추천 도서 100선'(9월), 주요 인터넷 서점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청년(MZ) 세대의 시선'(3~12월) 프로그램 등도 열린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미래 세대 주역인 청년들이 직접 주도하는 책 문화 활동을 통해 장기적 독서 수요를 넓히는 한편, 책을 통해 타인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창의적인 문화 역량을 키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1 16:40

완산벌 문학상에 윤재석, 정성려, 최기춘 수필가 선정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회장 김정길)가 예향의 고장인 전북의 문화융성과 전북문학 발전에 공로가 많은 임원에게 시상하는 제2회 찾아주는 완산벌 문학상 수상자로 윤재석 수필가를, 문학성이 높은 작품을 창작한 작가에게 시상하는 제5회 완산벌 문학상 수상자로 정성려, 최기춘 수필가를 선정했다. 제2회 찾아주는 완산벌 문학상의 주인공인 윤재석 수필가는 종합 문예지 ‘대한문학’ 수필 부문으로 등단했다. 이후 수필집 <삶은 기다림인가>를 저술했다. 현재 은빛수필문학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 부회장, 전북문인협회 감사, 진안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이사 등으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대한문학상도 받았다. 이어 제5회 완산벌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정성려 수필가도 ‘대한문학’ 수필부문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 <엄마는 거짓말쟁이>, <커피와 숭늉>, <가을 여자> 등을 펴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편지가족 전북지회 회장, 행촌수필문학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 부회장,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으며, 행촌수필 문학상도 수상했다. 또 최기춘 수상자도 ‘대한문학’ 수필부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머슴들에게 영혼을>, <은발의 단상> 등이 있다. 그는 임실문인협회 회장과 영호남수필문학협회 부회장, 전북수필문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대한문학작가상, 임실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김정길 회장은 “예향의 고장이자 수필 문학의 메카인 전북의 문화융성과 예향 전북의 전통문화를 재창출하기 위한 <완산벌에 핀 꽃> 동인지 발간 및 저명인사 초청 문학강연과 유구한 역사문화를 간직한 예향 전북을 수필의 르네상스 시대로 열어 가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완산벌 문학상’을 제정해 회원들의 우수한 창작활동과 도민들의 정서함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완산벌 문학상 시상식은 이달 26일 전북문학관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개최될 계획이다. 한편 올해의 문학 강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북수필문학회 백봉기 회장의 ‘문화 콘텐츠와 저작권’이라는 주제의 지상강좌로 대체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1 16:40

장교철 시인 “전북 문인의 관심과 각성이 필요한 때”

전북문학관이 주관하는 문학 광장 제8차 특강에서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장교철 시인이 25일 전북문학관 강당에서 ‘전북 문학의 산실 구암사와 석전 박한영’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날 강의에서는 순창군 복흥면에 있는 구암사와 전북 문화의 큰 인물인 석전 박한영 스님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 장교철 시인은 구암사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장 시인에 따르면 구암사는 현재 선운사 말사다. 조선조, 설파, 백파 등 당대 조선 불교의 대표 석학들이 주석한 곳으로 추사, 노사, 간재 등 조선 성리학자들과의 학문적 논쟁이 뜨거웠던 조선 불교의 중심 사찰이다. 그는 “가치가 높은 월인석보 15권 발견과 일제강점기 육당, 춘원, 위담 등 근대 석학들이 이곳에서 머물며 문학적·학문적 연찬의 기회를 모색했던 구암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근대 불교 대강백 석전 박한영 스님에 대해서는 그의 행장과 어록을 이야기했다. 석전 박한영 스님은 일제강점기 전북 문학의 대표적 인물인 이병기, 신석정, 서정주 시인 등에게 문학적 영향력을 크게 끼친 근대 지성의 멘토이자 근대 불교 선각자, 독립운동가다. 장교철 시인은 석전 박한영 스님은 한국 근대 문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전북의 어른임에도 석전 기념관이 없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석전의 제자로 자청해 온 미당이나 가람, 석정 시인 등 전북의 대표적 문인들 문학관은 있지만, 이들이 추앙했던 석전 기념관이 없다는 것은 전북 문화 예술인들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 문인들의 정신적 스승이자 멘토로 알려진 석전 박한영 스님은 전북 문화의 큰 인물이다. 그런데 아직도 전북의 인물로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이 전북 문인의 관심과 각성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전북 문학관에서 전북 도민과 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학 광장 프로그램은 1월 1일 김명숙 교수 초청 특강을 시작으로 권남희, 백봉기, 김정길, 서정환 수필가와 소재호, 조미애 시인 등이 강의에 나섰다. 문학 광장은 오는 3월 11일 김환태문학기념사업회의 전선자 회장의 특강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7 16: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 윤일호 '가만두지 않을 거야!'

누구도 손대지 않은 보물 상자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근처 보육원 아동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그래서 보육원 아동이 한 반에 한두 명씩 있는데 5학년 때 우리 반도 그랬다. 우리 반의 그 애는 난폭하기로 소문난 남자아이였다. 그 애는 화가 나면 주먹으로 책상을 치거나 자기 비위를 거스르는 아이에게 으름장을 놓기 일쑤였다. 그 애 때문에 교실은 항상 공포 분위기였다. 하루는 반장이 그 애한테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날부터 정말이지 나지 않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 냄새를 아이들은 ‘고아 냄새’라고 명명했다. 누군가 “야! 어디서 고아 냄새 안 나냐?”하면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그 아이를 쳐다봤다. 처음에는 자기한테서 무슨 냄새가 나냐며 바락바락 소리치던 아이도 시간이 가면서 ‘냄새’라는 단어만 들려도 잔뜩 움츠 러들었다. ‘고아 냄새’라는 낙인은 졸업할 때까지 그 아이를 졸졸 따라다녔다. 윤일호 작가의 <가만두지 않을 거야! 왜 부들이는 자꾸만 화가 날까?/내일을 여는 책>를 읽는 내내 그 아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주인공 부들이와 그 아이가 닮은 점이 많아서였을까? 주인공 부들이는 분노가 치밀면 나이, 성별 불문하고 무기를 들고 위협하거나 거친 말을 가감 없이 내뱉는다. 부들이가 삼각자를 들고 6학년 형을 쫓아가며 “죽여 버리고 말 거야.”하고 외치는 첫 장면은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 부들이에게 지금껏 만난 어른과는 다른 어른이 나타난다. 바로 4학년 담임 킹콩 선생님이다. 킹콩 선생님은 교실 바닥에 누런 가래침을 뱉고, 수업 시간에 대놓고 잠을 자고, 지각을 해도 당당한 부들이를 야단치지 않았다. 부들이는 그런 킹콩 선생님이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 자신의 행동에 제재를 가하지 않은 어른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킹콩 선생님도 부들이의 돌발 행동이 여간 고민스러운 게 아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들이를 야단치거나 벌을 줄 수는 없었다. 부들이 문제가 부들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혼을 내는 대신 부들이 가슴에 쌓인 분노를 들여다보려 노력했다. 자기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슴 속 아픔을 글로 표현하도록 도왔고, 부들이만 집으로 초대해 선생님이 특별하게 아끼는 제자라고 생각하게 했다. 마침내 구제 불능, 문제아 부들이가 변했다. 동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런 변화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잘못을 잘못으로 대하기보다 서툰 자기표현으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말이다. “눈높이를 맞추고 귀 기울이다 보면 비로소 보이게 됩니다. 인정해 주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조금씩 가능성과 잠재력을 알게 되겠지요.”라는 윤일호 작가의 말을 끝으로 이 책을 권한다. 더불어 아이들은 누구도 손대지 않은 보물 상자라는 걸 기억하자. 열리지 않은 보물 상자 안은 반짝반짝한 미래로 가득할 테니. /김근혜 동화작가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 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등이 있다. 현재 전주 최명희문학관 상주 작가로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2.23 17:06

'재경 전북인의 중심' 신지식장학회, 새만금의 발전 염원하는 '새만금 등대' 발간

재경 전북인을 중심으로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성공과 더불어 새만금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염원하는 <새만금 등대>(뱅기노자)가 발간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 출향 전북 인사들이 뜻을 모아 출범된 전북 사람들(구 신지식사회네트워크)의 신지식장학회를 중심으로 발간된 책이라 더 화제다. 편저는 백승기 이사가 맡았다. 현재 <새만금 등대>는 전라북도 및 정부 기관, 새만금 개발청 등 기관 외에도 서울 장학숙, 풍남 장학숙, 김제 장학숙 등 대학생과 각 분야 전문가, 도민, 출향 인사 등에 고향 새만금에 대한 꿈과 비전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지식장학회는 서울 장학숙과 풍남 장학숙, 김제 장학숙 재사생을 대상으로 원고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에 서울시립대 윤이빈 학생 등 16명이 최종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글은 문화예술전문가 등 각계에서 보내온 공모 원고과 <새만금 등대>에 실렸다. "부디 내 고향에서 수많은 별, 수많은 기억, 수많은 사람을 품고 돌아가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세요. 내 고향 새만금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꿈이, 동기가 되기를 바라며."(최종 장학생 윤이빈 학생의 글 일부) 새만금은 20년의 물막이 공사, 성토 작업, 기업 유치, 중장기 계획의 확립으로 2050년이 돼서야 완성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새만금 등대>를 구성했다. 1장 '새만금방주 연화등대', 2장 '새만금 가로등', 3장 '오만잼버리의 날개짓 가르빙가', 4장은 대학생 46인의 글이 담긴 '새 역사 가로등' 등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신지식장학회는 창간호를 통해 새만금의 꿈과 비전이 담긴 <새만금 등대>가 나비효과를 일으켰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전 국민의 쉼터, 미래 먹거리는 물론 전북인의 혼이 깃든 곳으로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신지식장학회의 김남순 상임이사는 발간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전북의 힘을 한데 모아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지식장학생들은 창의적 사고로 무장해서 열심히 정진하고, 국가와 가정에 충과 효, 또 도덕이 살아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하며 새만금 새 역사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새만금 등대> 창간을 이끌고 편저를 맡은 백승기 이사는 "2023년 새만금 잼버리에는 전 세계 학생이 방문한다. 우리 신지식장학회는 저개발 국가 학생들을 위해 글로벌 장학금을 준비해 잼버리 조직위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책 판매 수익금을 잼버리에 참가하는 저개발 국가 청소년을 위한 글로벌 장학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한편 신지식장학회는 매년 재경 전북인을 중심으로 장학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설립 이후 매년 전북 출신 고교•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 결과 20년 동안 400여 명에게 총 3억 7000여만 원을 지급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3 17:06

'수소경제' 2050 탄소배출제로, 수소가 답이다

수소경제 시대 최고의 길잡이가 될 <수소경제: 2050 탄소배출제로, 수소가 답이다>(맥스미디어, 이하 수소경제)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최근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후 ‘RE 100’, ‘Fit for 55’, ‘수소경제’ 등 수소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RE 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이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국제 캠페인이다. 또 ‘Fit for 55’는 2030년 유럽연합(EU)의 평균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의미다. 수소가 우리 경제의 명운을 쥔 게임 체인저가 됐다. ‘왜 수소가 그리 중요한가?’라는 문제는 탄소제로시대와 직결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줄여야만 하고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소가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이에 대한민국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이 넘게 이어져 온 인류 문명 시스템이 대부분 화석연료를 기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걸어나가고 있다. 국내외 3인의 석학이 머리를 맞대고 <수소경제>를 펴낸 이유이기도 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소경제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담았다. 이 책을 펴낸 이민환, 윤용진, 이원영은 수소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이유와 관련 주요 산업 등에 대해 상세하고 쉽게 기술하는 데 집중했다. 이들은 2050년 탄소중립 문제는 도전적인 과제로 꼽히지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와 저력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실제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 수소개발경제에 불붙은 지도 오래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수소경제 실현의 모습은 공상과학소설, 상상화 그리기에나 등장하던 것이었다. 현실이 됐다. 최근 들어 ‘탄소경제’의 이상적인 대응으로 ‘수소경제’가 급부상하면서부터다. 이민환, 윤영진, 이원영은 책 한 권에 세계 각국의 정책 방향,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까지도 담았다. 앞으로 수소경제의 규모는 어디까지 확장되고, 또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이에 따른 문제점이 뭔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추천사를 전한 이광형 총장(KAIST)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의 기술뿐만 아니라 국내외 에너지 생태계의 현황 및 변화 등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돼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수소경제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3 17:06

삶, 시의 통점을 깨고 나오는 고통의 신호...김현주 '아름다운 통점'

김현주 작가가 첫 번째 시집 <아름다운 통점>(이미지북)을 펴냈다. 이 시집은 1부 ‘봄, 벚나무 그늘 아래’, 2부 ‘달은 언제나 떠 있었다’, 3부 ‘그리움에도 속도가 있다’, 4부 ‘봄날은 간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4편의 시가 담겨 있다. “가로등이 찬찬히 눈을 뜨고 볕들이 얼굴을 내밀 때/이를 테면 네 눈동자 같은 저 빛나는 것들에/어찌 또 눈물 흐르지 않겠느냐/아름다운 것은 늘 가슴을 저리게 한다”(‘울다, 해질 무렵에’ 일부) 김현주 작가는 ‘공감’에 집중했다. 시를 쓰는 것은 시 속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것이고, 타인의 삶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문이다. 이에 김현주 작가는 첫 시집임에도 짧고 간결하지만 깊이와 울림을 지닌 작품들로만 수록했다. 특히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를 고구마 먹고 시원한 사이다를 마신 듯 작품으로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시를 신중하게 써 내려갔지만, 어떤 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어떤 시는 또 반성하게 만든다. 삶의 통점, 시의 통점을 깨고 나오는 고통의 신호로 독자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그는 자신 뼛속 깊이 갇혀 있던 고통의 빗장을 풀고 자아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했다. 마음속에 있는 단단한 경계를 허물고 나와 세상에 스며들고자 노력했다. 김현주 작가는 “툇마루에 앉아 가을 햇살을 받으며 시를 읽을 때면 마음이 간질간질해지고 가슴이 따끔거리기도 했다. 어리고 가난했으나 마음은 가득찬, 만추였다. 제 시는 비록 가난하겠으나 그 마루에서처럼 마음만은 만추, 가득찬 가을이고 싶다. 부디 당신에게도 만추이길 감히 빈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전북 부안 출생으로, 서울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다. 현재는 전주에서 살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지구문학’으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3 17:04

김익두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작은 모래내 일기' 출간

김익두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작은 모래내 일기: 하느님이 오시는 나날>(문예원)을 펴냈다. 김 시인은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나고 자라며 체험했던 섬세한 친자연적 정서를 토대로, 이후 사춘기를 보낸 정읍의 붉은 황토 땅에서의 역사적 체험, 평생을 몸담아 연구해 온 한국 전통문화예술(판소리, 민요, 농악, 무당굿, 탈놀음 등) 전통 공연예술 속에 녹아든 토속적 활기가 충만한 작품을 담았다. 이 시집에는 총 11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1부 ‘그리운 가일리 소식’, 2부 ‘아미원 일기초’, 3부 ‘하느님 오시는 나날’, 4부 ‘떠도는 날들’, 5부 ‘영남 풍류초’, 6부 ‘곶자왈 소식’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1, 2부에서는 아름다운 친자연적인 추억의 세계를 다뤘다. 3부에서는 시집의 중심이자 가장 많은 시가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으며, 전주 모래내시장에서 찾아낸 ‘신시적 아우라’ 반영의 시를, 4, 5부에서는 나들이‧여행에서 얻은 시를 수록했다. 6부에서는 다시 한 번 친자연적인 정서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이 시집이 지향하고 있는 시적 비전을 행복하게 노래한다. 시집의 전체적인 구성은 사계절 변화 리듬에 따라 배치했다. 아주 짧은 단시부터 시조, 산문시 등 시의 형식과 양식도 다양하다. 이번 시집에서 김익두 시인은 어릴 때 처음 정읍에서 전주로 나와 검정고시를 보고, 전주고를 다니며 머물러 살았던 모래내시장 근처로 다시 돌아와 몇 해 동안 머물었을 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이번 시집은 그가 어릴 때부터 체험해 온 때 묻지 않은 섬세한 친자연적 정서와 그가 새로 추구하고 있는 ‘반신제국주의적 지향석’, ‘한국 신화의 천지인’ 등 합일적인 비전을 담아 독특한 시적 세계를 구축해 내고 있다. 김익두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모래내시장에서 마지막 신시의 아우라, 이상적인 미래 시장의 모습을 담은 곳이라고 보고 이곳에 내리는 ‘따스한 햇볕’을 하느님의 마지막 은총이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하느님과 함께 이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인류의 공동체적 나눔의 희망을 봤다. 김 시인이 말하는 ‘하느님’은 기독교적 하느님과 같은 방향을 걷는 ‘하나님’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무의식적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어려울 때마다 호명하며 살아온 한민족의 ‘하느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익두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 세상 마지막 더는 갈 곳이 없는 남은 사람들끼리, 우리나라 고랫적 하나님도 가끔씩은 세상 나들이를 내려오시곤 하는 이곳에서 그저 이렇게라도 살고자 한다. 이제, 세상은 내게 서서히, 예전과는 다르게, 또 다른 기쁨으로 다가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전북 정읍에서 자랐다. 이후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전북대 인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전주 신흥고 교사, 전북대 국문과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3 17:04

아이의 눈으로 만나는 우리의 세상...'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출간

“개구쟁이 기영이가/예지 의자에 물을 뿌려 놓았다./청소 시간에 몰래/나는 기영이 의자에 풀을 칠해 놓았다./청소가 끝나니 선생님은/자리를 바꾸란다./아차, 오늘은 자리 바꾸는 날/그 자리에 예지가 앉았다.”(‘재수 없는 날’ 전문) 담백하고 수수한 문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복효근 시인이 동시집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을 펴냈다. 시인의 첫 동시집이자 미디어샘 출판사 동시집 시리즈의 첫 시집이다. 시집에 수록된 49편의 동시는 어린 화자의 천진난만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과 친구, 일상, 자연의 모습을 담아냈다. 복효근 시인만의 재치있으면서도 번뜩이는 시어나 작품세계가 웃음을 자아낸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재미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거워지기도 한다. 앞 부분에는 순수한 아이의 시선이 독자들까지 재미있게 하지만, 뒤로 갈수록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이 슬퍼지게 만들기도 한다. “할머니도 내 동생처럼/나를 보면 웃는다.//할머니도 내 동생처럼/가끔 우신다.//할머니도 내 동생처럼/엄마를 엄마라고 부른다.//우리가 치매 요양병원에서 떠날 때면/동생처럼 빠이빠이를 한다.”(‘할머니’ 일부) 이밖에도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를 담았다. 동심과 만난 복효근 시인의 자연 이야기가 복효근 시인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복효근 시인은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로 사랑 받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 화자의 마음이 되어 차나무의 차꽃을 보며 비행기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미루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구름을 쓸어내는 빗자루에 묘사하기도 했다. 아이다운 생동감 넘치는 시선과 마음을 잃지 않고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노래했다. 복효근 시인의 첫 동시집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어른도 어린이로 지냈던 시절이 있고,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봐서다. 아이의 눈으로 만나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와 엉뚱하고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속내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복 시인은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난 1991년 ‘시와시학’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등이 있다. 그는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23 17:04

“순결한 모국어로 수놓아진 선인들의 지혜를 만나보세요!”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3월 1일부터 5일까지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 참가자를 모집한다.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는 열 권 분량의 소설 <혼불>의 완독을 돕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권의 특징을 주제로 강연을 듣고,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작품을 낭독하며 각자의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다. 올해는 내달 16일부터 6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강연과 함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자, 작가가 자고 나란 전주 한옥마을 일대를 돌아보는 문학기행, ‘생각 수첩’ 만들기, 1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가투놀이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또 천연 염색 장인을 초청해 혼불 4권에 등장하는 전통 염료 제조법과 염색 과정에 대해 배우고, 직접 쪽물을 들이는 시간도 준비했다. 3월 16일에는 <혼불> 길잡이, 생각 수첩 만들기 프로그램을, 23일에는 제1권 가정의 불꽃을, 30일에는 특강 색깔의 강물에 먹 감고 놀기, 천연 염색 체험을 진행한다. 4월 6일에는 제2권 마음의 불꽃, 13일에는 제3권 죽음의 불꽃, 20일에는 제4권 관계의 불꽃, 27일에는 제5권 풍속의 불꽃 관련 강연을 펼친다. 5월 4일에는 제6권 소망의 불꽃, 11일에는 음식의 불꽃, 18일에는 역사의 불꽃, 25일에는 신념의 불꽃을 강의한다. 6월 8일에는 문학기행으로 한들한들 혼불 나들이를, 15일에는 <혼불>의 마지막으로 상상의 불꽃 강연과 문학 체험으로 1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가투 놀이 등으로 참가자들과 마주한다.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이 프로그램으로 <혼불> 완독에 성공한 사람만 400여 명이다. 강사인 이진숙 수필가는 “<혼불>을 구석구석 살피다 보면 책에 묘사된 조상들의 삶 속에서 놀라운 지혜가 얻어진다”며 “소설을 함께 읽으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따뜻한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17 18:12

김학 수필가 1주기 추모 문집 '김학수필문학론'

'수필문단의 거목' 김학 수필가가 세상을 떠난지 1주년이 됐다. 김학 수필가 1주기를 맞아 장세진 평론가가 추모 문집을 펴냈다. 다수의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김학 수필가의 생전 작품부터 화보 등을 볼 수 있다. 장세진 평론가가 김학 수필가 1주기 추모 문집 <김학수필문학론>(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장세진 평론가는 지난해 10월에 펴낸 문학 평론집인 <서사성과 형식미> 이후 석 달만에 돌아왔다. 책은 1부 '수필 11선', 2부 '수필인생과 발문', 3부 '추모 전후', 4부 '김학 작품론', 5부 '인터뷰'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책 앞 부분에는 김학 수필가의 연보, 저서, 사진으로 보는 생전 김학 수필가의 활동 모습 등을 담았다. 연보는 기본적 이력과 함께 출간, 수상 위주 등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14권(방송수필집 2권 포함), 수필선집 3권, 수필평론집 2권 등 총 19권이다. 이중 1970년대에 나온 두 권의 방송 수필집 <밤의 여로 1, 2>를 빼고 17권의 앞 표지 사진을 모두 담았다. 제1부는 고인이 생전에 쓴 수필들이다. 김학 수필가가 세상에 남긴 방대한 양의 수필에 비하면 몇 안 되는 편수이지만, 등단 후 처음 펴낸 수필집부터 작고 전 쓴 작품까지 담기 위해 노력했다. 제2부는 수필과 함께 산 인생 이야기 등이다. 3부는 생전 김학 수필가에 대한 글 등을 실었으며, 주로 추모글로 구성했다. 제4부는 김학 작품에 관한 평론 모음으로, 두 편을 빼고는 김학 수필가가 생전에 발표했던 글이다. 제5부는 문학 잡지와 방송 등 인터뷰 및 출연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전북은 물론 서울, 인천, 충남, 경남, 광주 등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보는 김학 수필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김학 수필가 1주기 추모 문집을 펴낸 것은 38년 알고 지낸 지인이기도 하며, 김학 수필가가 지난 1995년 라대곤 소설가 진갑기념문집을 엮어 펴냈을 때 부러워했던 모습이 떠올라서다. 당시 라대곤 소설가 1주기 추모 문집 '라대곤 문학론'을 펴냈을 때 김학 수필가는 감탄했다. 이에 장세진 평론가는 추모 문집을 펴내야겠다고 다짐했고, 실행에 옮겼다. 장세진 평론가는 김학 수필가를 '수필문단의 거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누가 뭐라 해도 김학 수필가는 한 마디로 수필문단의 거목이다. 부정적 시선이 더러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고향 삼계면에는 '김학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 추모 문집을 계기로 '김학수필문학상' 제정 등 그의 생전 수필가로서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장세진 평론가는 지난 2016년 2월 말 한별고 교사로 퇴직했다. 같은 해 5월에는 교원문학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전북예술상, 신곡문학상, 한국미래문화상대상, 전북문학상, 교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16 17:25

아내에게 바치는 전원길 작가의 ‘아내의 칭찬’

전원길 작가 곁에는 늘 작가를 지지해 주고 사랑해 주던 아내가 있었다. 13년 전에 수술한 적이 있는 담도에 조그만 종양이 발견되고, 항암치료도 받았다. 전원길 작가의 곁에 있던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됐다. 전원길 작가가 아내에게 바치는 첫 번째 책 <아내의 칭찬>(도서출판 북매니저)을 펴냈다. 전 작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영적으로는 편안했지만 육적으로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억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앙으로 극복하려고 했지만,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을 믿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그는 정처 없이 걸으면서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도 없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은 달래지지 않았다. 이에 그는 마음속에 있는 것을 토해 내듯 기행 수필을 써 내려갔다. 그의 마음을 달랜 건 ‘글’이었다. 전 작가가 첫 번째 책을 펴내게 된 것도 ‘글’ 때문이다. 전 작가는 자신과 같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1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2부 ‘아내의 칭찬’, 3부 ‘아름다운 노후의 시간’, 4부 ‘행복은 봉사를 통해서 우연히 찾아오나 보다’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그간에 쓴 수필부터 전북도민일보 도민기자활동을 하면서 쓴 글을 정리하기도 했고, 해외 봉사활동을 하면서 썼던 글을 모두 담았다. 전 작가는 “아내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쓴 첫 번째 책을 아내에게 바치고 싶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적극 지지해 준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가족이라는 끈을 잡고 엄마의 삶에 누가 되지 않도록 꿋꿋하게 살자”고 말했다. 군산 출신인 전원길 작가는 군산교대,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군산서수초, 전주은화학교 교장, 충남 중부대 전임교수 등을 맡기도 했다. 전라북도 교육감 표창, 도지사 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16 17:05

본보 신춘문예 출신 박얼서 작가 일곱 번째 시집 출간

본보 신춘문예 출신인 박얼서 작가가 일곱 번째 시집 <숲길을 거닐며>(한국문학방송.COM)를 펴냈다. 이 시집은 1부 '시작을 묻기에', 2부 '숲길을 거닐며', 3부 '오늘을 긍정하라', 4부 '언제나 봄날', 5부 '명상'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71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업이라는 노동/이것 말이지/고난이도의 까다로운 직종이지만/돈벌이는 꽝이란다//(중략) 어제가 오늘이고/내일도 결국은 오늘이란 걸/설득해야 하는//어느 것 하나 가소로울 수 없는 이 길/시마의 길//고민과 갈등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나는 왜 하필이면/시인의 나라에 정착한 걸까"('어쩌다 나는 시인이 됐을까' 일부) 박얼서 작가는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써 내려갔다. 별빛 여행부터 AI(인공지능), 시인이 된 이유, 인생 등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로 독자와 마주했다. 71편의 작품 속 '어쩌다 나는 시인이 됐을까'를 통해 박얼서 작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한 편의 시지만, '시인'이라는 직업의 고통도 알 수 있다. 박 작가만의 솔직담백한 작품은 독자들까지도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 소년이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지금 박얼서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까지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박제된 시간 속에서도 시작의 끈을 놓질 않았다. 일곱 번째 시집이다. 졸시 71편을 엮었다. 역사는 온갖 고난과 질곡을 겪으면서도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오늘 이 작은 한 권이 등댓불 같은 선한 불빛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박얼서 작가는 본보 신춘문예 당선됐으며,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으로 활동했다. 에세이집으로는 <새벽을 쓰고, 아침을 전하다>, 시집으로는 <인생극장 길 따라 생각 따라>, <아들아, 젊음이 아프거든 참지 말고 아파해라> 등 다수가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16 17:04

송희 작가의 속삭임 '고래 심줄을 당겨 봤니'

"달이 맘대로 드나들지 못해서 난 늘 왼쪽이 아파요. 가끔 막힌 달빛을 뚫어 보려 하죠. 해가 제 가슴을 두드려요. 오른쪽 콧구멍에 사는 당신의 팔뚝을 휘감고 간신히 일어나기도 해요. 곁이라는 공간, 이럴 듯 저럴 듯 시간을 말며 굴러가죠."('왼쪽 콧구멍에 사는 달' 일부) 세상을 독특한 시선으로 보는 송희 작가가 시집 <고래 심줄을 당겨 봤니>(천년의 시작)를 펴냈다. 작가만의 개성적인 사유와 감각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재미있다.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고 재현하는 서정적 창이 있기 때문이다. 송 작가는 그 창을 통해 생의 가장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 내면 가득히 담긴 울음 소리를 듣기도 하고 가장 높은 곳으로 도약해 주변의 타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평소 우리가 보고 느꼈던 것과는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해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신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성하고 숙연해지기도 한다. 단문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시집이기도 하다. 안도현 시인은 송희 작가의 작품에 대해 "사물이 숨긴 비의를 추궁하는 쫀쫀한 감각이 가히 하나의 절경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투루 말을 사용하지 않는 단문의 매력과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건너갈 때의 긴장된 보폭, '왼쪽 콧구멍에 사는 달', '해당화', '민들레'와 같은 시에서 보이는 세상에 대한 낙관주의가 눈부시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송희 작가의 시를 통해 그동안 봤던 서정시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송희 작가는 선명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투명하고 새로운 이미지롤 표현해 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왼손과 오른손/동서남북 기운이 하나로 어우러져/온전한 비빔밥이 된다/잘 섞는다는 것은/내 빛깔을 걸러서/상대가 피어나도록 곁을 내어 주는 것/서로 부대끼는 동안 두루두루/매끄러운 참기름을 둘러주는 것이다"('전주비빔밥'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송희 시인은 미각과 후각이라는 감각적 구체성으로 지난날들의 추억을 활력 있게 노래한다. 그 감각의 희열 안으로 아름다운 순간들이 그때처럼 재현되어 도열해 온다"고 전했다. 송희 작가는 지난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탱자가시로 묻다>, <설레인다 나는, 썩음에 대해>, 가족 치유 명상집 <사랑한다 아가야!> 등이 있다. 전북시인상, 전북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미국 Avatar 자아개발프로그램 안내자, 인도 O&O 아카데미 명상 트레이너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16 17: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황선미 '트럭 속 파란눈이'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중략) 찾는다!” 어릴 적 숨바꼭질할 때 이 소리는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쫓기는듯한데 왜 그리 웃음을 구르게 만들던지…. 요새를 찾아 나는 높은 곳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돌 틈에 발을 딛고, 간신히 꼭대기에 한 손을 얹었을 때였다. 물컹한 무언가가 손아래 잡혔다. 같이 달아나던 누군가가 소리쳤다. “쥐, 쥐! 이따만 해.” 나는 며칠 동안 셀 수 없이 손을 씻고 또 씻었다. 오랜 세월 동안 내 기억이 편집되었겠지만 나는 아직도 새까맣고 고양이만 했던 쥐를 잊을 수가 없다. 『트럭 속 파란눈이』의 은호가 외치는 소리에 불현듯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거 씻어야 돼. 열 번 스무 번, 더, 더 많이!” 은호네 집에 남은 쌀이라고는 그것뿐이었다. 하필이면 씻어 놓은 곳에 쥐가 빠지다니…. 하는 수 없이 쥐를 건져버린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다시 쌀을 씻어야 한다고 크게 소리친 것이다. 그 밥을 토하지 않으려 욱여넣었다. 은호에게 가난은 징그러운 것보다 더 힘이 셌다. 동화의 시작은 소소한 이유로 옥신각신하는 것 같아 재밌고, 흥미로웠다. 송곳니를 뺀 손자의 입안을 찍으려고 아침부터 할아버지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살점이 뜯기는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크게 입 벌리라고 말했다. 손자의 입안에서 바라보는 카메라 든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이와 렌즈에 비친 손자의 이까지. 한 앵글에 세 개의 입이 보이는 그림에서 할아버지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손자의 성장 모습을 남기려는 극성스러운 할아버지로만 보였다. 창고 속 컨테이너, 멈춰선 낡은 트럭, 득실대는 쥐들, 얼마 안 남은 쌀, 이 배경은 모두 빈곤을 보여준다. 돌아오지 않는 부모는 기다림 대신 버림이라는 상처일 뿐이다. 은호는 자신을 찍어 아빠에게 보내는 것도 화가 났다. 멈춰 선 트럭은 너무도 무기력했다. 트럭을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쳐 화풀이를 해도 돌아온 건 아픔이었다. 비상시 연락하라고 쪽지에 적힌 ‘119’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만약 전화를 한다면 그건 분명 할아버지에게 일이 생긴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은호는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쌀이 떨어지지 않길 바라는 아이이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기보다 득실거리는 쥐가 없어졌으면 바랄 뿐이다. 하지만 앞날이 캄캄할 것만 같은 은호에게 트럭 속 도둑고양이 ‘파란눈이’는 불빛을 밝혀준다. 버렸던 새끼를 다시 데리고 간 파란눈이는 다독여주는 위로가 된다. 황선미 작가의 작품에는 화해와 성장, 생명존중과 정체성, 희망이 있다. 슬픈 결말이지만 강한 의지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트럭 속 파란눈이』도 암담하지만 희망의 끈을 이어간다. 아무것도 해줄 것 같지 않았던 고물 트럭에서 새 생명이 태어났다. 파란눈이 덕분인지 쥐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은호의 창고 속 컨테이너, 고물트럭은 분명 보금자리이다. 긴장과 고난의 전개가 과장되지 않았다. 글 서두에서 나의 옛 추억과 은호의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왠지 내 가까이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황선미 작가의 잔잔함과 강렬함이, 소박함과 치밀함이 균일하게 버무려져 있다. 진솔하고 따뜻하다. 있는 자에 대한 적개심과 시기심이 한 구석에 자리한 은호. 『트럭 속 파란눈이』는 한 아이의 마음이 마지막까지 넘치지 않고 잔잔하게 펼쳐진 이야기가 있다. /김영주 작가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 '마키코 언니'로 등단했다. 같은 해 동양일보 동화 부문에서 '가족사진'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편 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2.16 17:02

김정제 씨가 엮은 백법 이야기 ‘중도정견론’…“중도정견이란 무엇인가?”

김정제 씨가 우리나라 중도사상의 근원인 성철 큰스님이 지은 <백일법문> 상‧하권을 해석한 <중도정견론>(수서원)을 출간했다. 김 씨에 따르면 1700여년 전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한 이래 누구도 중도에 관한 저서를 낸 적도, 다른 나라에서 발간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도 없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이 지난 1967년 100일 동안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법문한 것을 원택 스님이 엮은 것이다. 해인사 원택 스님은 <백일법문> 상‧하권의 각 후기에 기록을 남겼다. 법문의 내용을 26년간의 몹시 어려운 번역 과정 등을 거쳐 1993년 4월경에 발간하게 됐다. 중도에 관한 저서는 온 세계 사상‧철학‧종교계를 통틀어 중도정견에 관한 이 <백일법문>이 유일한 단행본이라는 것이 김정제 씨의 말이다. 책에는 중도의 기초 공식인 ‘두 극단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그 가운데도 집착하지 아니한다. 또한 두 극단이 원융하게 통하는 것이다. 집착하면 무엇이나 다 병이다.’부터 중도의 표현 방법, 대승불교운동 등까지 모두 담겨 있다. 김정제 씨는 이 세상에 <백일법문>을 소개하기 위해 새롭게 <중도정견론>으로 엮었다. 어려운 내용에 3년 동안 필사하고 책장을 수도 없이 넘기며 읽기 쉽게 엮는 데 집중했다. 총록과 각론 순으로 구성돼 있다. 총론에서는 중도의 정의, 중도의 연혁, 중도정견, 십이연기의 재해석, 유식 사상, 논어에 있는 중요 등을 다루며, 각론에서는 천태종 사상과 화엄종사상, 선종 사상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김정제 씨는 국립체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광주 불교 선우회에서 현공 윤주일 대선사 겸 대법사에게 2년간 사사했다. 이후 대법원 기획실에서 전산 담당관(법원사무관), 서울형사지방법원 총무과장(법원서기관), 법무사, 한국등기법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정산지>, <요산요수>, <바른길은 경전에 있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9

“거북이 서점에선 책을 절대절대 빨리 읽으면 안 돼요”…동시집 ‘거북이 서점’

“어느 날, 문득 다가 온 동시. 잊고 살다가, 만나면 와락 껴안았다가, 한참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새끼손가락을 걸었어요. 그러곤 <거북이 서점>으로 태어났지요. 거북이 서점에 오는 눈 맑은 아이들이, 동심을 찾고 싶은 맘 맑은 어른들이 동시를 하루 한 장만, 딱 한 장만 읽으면…, 아니 먹었으면 좋겠어요.” 동시집 <거북이 서점>(정인출판사)을 펴낸 김순정 작가의 말이다. 이 동시집에는 ‘구나, 대화법’, ‘깨질까 봐’, ‘어이없는 상상’, ‘거북이 서점’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넓고 깊은 동심의 세계를 담은 작품뿐만 아니라 모수진 작가가 그린 삽화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책 하단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열심히 기어나가고 있는 듯한 그림이 웃음을 자아낸다. 책장을 한 장씩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거북이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기존에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은 순수하지.’라는 믿음과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 중심이라면, 동심에 관한 독특한 해석을 담고 있는 김 작가의 동시는 다르다. 어린이들이 자기의 마음을 굳게 지켜가려는 고집을 앞에 두고자 했다. 여기서 ‘고집’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과 어린이들의 마음에는 이미 자기들이 살아가고 싶은 세상이 분명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김순정 작가에게 ‘고집’은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에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여며가는 가장 순수한 동심인 것이다. “– 속상했겠구나//누나가 내 일기장을 훔쳐봤다/주먹이 꽉 쥐어지고/부들부들 떨렸다//– 짜증났겠구나//엄마가/설거지를 하며/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한다//‘구나’는 눈으로 말하는 건데…”(‘구나, 대화법’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신 시인(우석대 교수)은 “어린이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가 충돌하는 모습을 통찰력 있게 짚어내고 있다. 엄마가 위로해주지만, 엄마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 입으로는 거짓을 말할 수 있지만, 눈은 오직 진실의 세계만을 담아내는 법”이라고 전했다. 김순정 작가는 전주에서 자랐다.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를, 원광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아동문학회 <아동문화예술>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우리독서토론논술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