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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몽상夢想몽상의 시학

몽상은 희망을 시동 거는 엔진이다 몽상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꿈속의 생각,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으로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시인에게 몽상은 삶과 세계, 미래를 탐구하는 도구가 된다. 몽상이란 개념을 두고 시들이 이룩한 고독한 정신의 숲을 산책한 탐방기가 나왔다. 전북대 양병호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출간한 <몽상夢想몽상의 시학>(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이다. 이 책은 한국의 현대시인들이 꿈꾸고, 희구하고, 몽상하는 대상과 방식에 대해 주목한다. 시인에게 있어서 몽상은 억압과 제한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상상력의 세계이다. 이 때문에 가혹한 현실은 인간의 삶의 조건을 더욱 억압적으로 한계 지우는 기제로 작동한다. 시인은 이러한 현실로부터 탈출을 꿈꾸고,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상상한다. 이 상상력은 바로 시에 투영되며, 이상향을 그리게 된다.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주로 몽상이 가지는 힘과 시학, 2장은 몽상을 통해 나타나는 지향점으로 압축된다. 순창 출생인 양 교수는 전북대 인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는 <한국현대시의 인지시학적 이해>, <시의 고독과 절망>, <인지시학의 실제비평>등이 있다. 시집은 <그러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의 공터>, <하늘 한번 참말로 맑게 반짝이더라>, <스테파네트 아가씨> 등을 펴냈다. 수상 경력은 시문학상, 중산문학상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8 17:35

[신간] 풍경 밖을 서성이다

전북의 주요 명소들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석한 기행산문집이 나왔다. 소설가이자 국문학 연구자로 활동해 온 김병용 작가는 <풍경 밖을 서성이다>(모악)을 출간했다. 책에서 김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한반도의 고원 지형을 대표하는 진안고원, 임진왜란 초기 전쟁의 판도를 바꾼 웅치와 이치, 조선시대 전북과 전남, 제주를 관할하던 전라감영, 백제 제30대 무왕 당시 창건한 사찰이 있었던 미륵사지 등 역사 문화적 현장을 꼼꼼히 답사하며 남긴 기록을 담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북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그 속에 스며있는 역사와 선인들의 흔적을 글로 남긴 것이다. 또 곳곳에서 발생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설화 등이 그 지역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에 의해 채색되고 윤색돼 온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고 그가 유명 명소만 다니진 않는다. 전주 한옥마을 골목의 외진 곳, 산 속의 숲까지 다니며 생을 통과하는 시간의 풍경을 가로지른다. 문학적 상상력도 흥미롭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은 것까지 담아내려고 했다. 예컨대 풍남문을 경계로 성 안과 성 밖에 사는 사람이 가지는 인식차이를 가지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는 성벽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소속감과 안도감을 안겨 주는 곳이 성이었다. 사대문 안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거주 자격을 가준 계층이 당대의 질서와 생활 방식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했으며, 성 밖에서 사람들에게 성 안 사람은 부러움과 실지의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진안 출생인 김병용 소설가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그들의 총>, <개는 어떻게 웃는가>, <길은 길을 묻는다>, <길 위의 풍경>, <최명희 소설의 근원과 유역>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8 17:35

[신간] 이금영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익어간다는 것은’

이금영 작가가 첫 번째 수필집 출간 후 7년 만에 돌아왔다. 7년 동안 건강을 챙기느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소홀했다. 시간 내서 한 편씩이라도 쓴 수필을 엮어 수필집 <익어간다는 것은>(수필과 비평사)을 펴냈다. 이 작가는 건강으로 많은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 작가에게 문학은 벗 같은 존재였다. 이 작가가 건강 챙기느라 바쁜 와중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지 않은 이유다. 이 작가의 글에 그의 배우자인 신재철 작가의 멋들어진 그림이 더해졌다. 이 책은 1부 풍경을 만나다, 2부 밥 잘하는 남자, 3부 지금 이 순간, 4부 그날도 오늘처럼 바람이 불었다, 5부 우아하게 나이 먹기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50여 편의 글이 담겨 있다. 자연 속에서 품어야 할 것은 안으로 삭히고 익어가며 취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낌없이 밖으로 내보낸다. 햇볕이 내려앉은 옹기 옆에서 내 삶의 긴 여정을 뒤돌아본다. 삶이 익어간다는 것은 자연을 닮아간다는 것이리라.(익어간다는 것은 일부) 이 작가는 삶을 살면서 보고 느꼈던 것, 더 나아가 겪었던 것들에 대해 세세하게 적었다. 당시 자신의 생각부터 감정까지도 써 내려갔다. 그의 글은 읽으면 머릿속에 하나의 그림 또는 영상이 떠오른다는 것이 특징이다. 꼼꼼히 정리된 상황 덕분이다. 이금영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 중에서 내 별 하나를 찾아내어 가슴에 품고 싶었다. 독자 한 분이라도 어쭙잖은 내 글을 읽고 희망을 간직하고, 내일을 꿈꾸며 건강도 좋아지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전북 김제 출생이다. 한국방통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전북문협, 가톨릭문우회, 영호남수필문학회 회원,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등으로 활동했다.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KB 국민은행 편지공모전 동상, 행촌수필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의 배우자인 신재철 씨는 지난 2010년 창암 이삼만 선생 선양회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이어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수채화 부문 특선, 우수상과 전라북도미수대전 수채화 부문 입특선을 하기도 했다. 현재 화우리수채화, 하늘빛수채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08 17:35

[신간] 오늘날의 문법으로 보는 맹자 완역본, ‘쉽게 읽는 맹자’

좋은 글귀를 읽으면 마음에서 감동이 일어나고 공감하면서 탐심이나 미움, 나태함이 들어설 공간이 줄어든다. <맹자>는 살면서 한 번은 꼭 읽어봐야 할 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좋은 말씀임을 알면서도 한자에 막혀 뜻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이준자 작가는 한 글자 한 글자에 혼신의 힘을 다해 번역했다. 이준자 작가가 <맹자> 완역본 <쉽게 읽는 맹자>(역사인)를 출간했다. 총 261장 34,685자로 구성된 책을 한 글자, 한 구절씩 만져보며 해석하는 데 열중했다. 이 작가는 대학 시절 그룹 스터디를 통해 처음으로 <맹자>를 접했다. 한문 원문에 막혀 해석본을 참고했지만 그래도 매번 풀리지 않는 문장들을 마주해야 했다. 학교에 근무하면서도 동료들과 함께 <맹자> 강독 스터디를 진행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그만뒀다. 어려운 <맹자>를 번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항상 <맹자>를 읽고 싶었지만, 한문에 막혀 맹자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없었다. 이에 많은 독자를 위해 <맹자>를 번역했다. 그는 맹자의 논리정연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당당함과 주옥같은 글귀의 의미를 알아가고 깨달아가는 데서 즐거움과 교훈을 얻었다. 이 작가는 이 책을 읽고 각자 내면의 아름답고 선한 마음 근력을 키워 자신이 변하고 가족이 변하고 이웃이 함께 어우러져 좋은 삶으로 이동해 가는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이준자 작가는 현재 전주 기전여자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양한 독서 모임에서 동서양 고전 읽기와 독서 토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토론 교사 모임에서 그림책 독서 토론, 독서 디베이트, 시사 디베이트 등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저서로는 <논어, 감성으로 읽다>, <맛있는 논어, 콩지랑 읽어요>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08 17:35

[신간] 다둥이 엄마, 비혼녀, 경단녀의 공유식당 운영기

귀농귀촌, 시골살이를 다룬 미디어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성들의 체험을 다룬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골은 성차별이 만연하고 문화생활을 향유할 거리가 없는 곳, 여성이 살기엔 외롭고 두려운 곳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농촌살이가 해볼 만하다고 권하는 9명의 여성들이 있다. 이선영(필명 키키), 최세연(별나), 권애자(시루), 최수원(바비), 이금월(수작), 윤경희(햇살), 이현경(슨배), 정소라(로제), 김드보라(하하)씨다. 이들이 자신들의 필명을 내걸고 책을 출간했다. 경험담이 담긴 <공동경비부엌 모여라 땡땡땡>(소일)이다. 책은 이들이 모인 과정과 모여라땡땡땡(2016년 오픈)이라는 공유식당이 생긴 동기를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다. 짧게는 30여년 길게는 50여년 다른 장소에서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던 비혼 여성부터 지역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주부, 다둥이 엄마, 공예 강사까지 다양하다. 9인 9색이다. 이들이 어떻게 모여서 식당을 운영하게 됐을까. 과정은 단순하다. 이들은 지역 사회 커뮤니티에서 인연을 맺었다. 키키가 바비와 수작에게 식당 운영 계획을 꺼냈고, 바비와 수작이 각자가 아는 지인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1~3명씩 팀을 이뤄 요일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씩 운영하는 요일식당 모여라땡땡땡을 세웠다. 지난 2016년 3월의 일이다. 식당은 한 낮에만 운영하는 게 원칙이었다. 다만 지역사회의 요청이 있으면 케이터링(호텔, 공원, 이벤트 장소나 원격지에서 음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저자들은 모두가 사장이라는 것, 환경을 해치지 않은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 농사를 기반을 한다는 것, 일과 놀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쓴다는 것, 최대한 지역사회와 연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모여라땡땡땡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온기를 나누는 곳이란 의미를 함축한다. 든든한 뒷배를 얻은 9명의 여성은 이 곳을 발판 삼아 각자의 삶을 확장해 나간다. 요리와 공예를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 강사로 나서고, 텃밭 교육을 한다. 심지어 공방, 출판사도 차린다. 공유 식당 일과 자신 본연의 일을 공존하는 삶을 산다. 현재 모여라땡땡땡은 휴업 중이다. 임차했던 건물이 재개발로 헐리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봄 지역 협동조합에서 올린 건물에서 모여라땡땡땡시즌 2를 시작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귀농귀촌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다.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 귀농 귀촌 희망자에게 공동체를 유지할 팁을 주고 싶은 마음이 오롯이 녹아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8 17:35

[신간] 박수서 시집 ‘내 심장에 선인장 꽃이 피어서’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서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내 심장에 선인장 꽃이 피어서>(문학과사람)를 출간했다. 책은 시인이 하는 존재의 성찰, 여성성의 탐구, 내면의 살핌, 대중성의 피력, 음식에 대한 시, 타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 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인의 위트와 재담이 도드라진다. 서로 다른 사물 속에서 동일성을 발견하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했을 때 독자들은 웃음을 지을 수 있다. 예컨대 삼 분만에 먹을 수 있는 컵라면과 부부사이의 성생활을 연결시킨 삼 분과 삿대질은 공감을 자아낸다. 시인은 곧 오십 줄에 들어서는 자신의 인생사를 돌아보며 마음에 주목한다. 시마음은 은 세계 내에 홀로 존재하는 것 같은 화자의 마음 상태를 보여준다. 의욕적이었지만 실패해서 무너진 마음과 늘 무언가로 인해 불안한 마음, 그리운 마음, 폐기해야 하는 마음, 스스로를 괴롭히는 마음 등 다양한 마음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자신의 내면을 아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박수서 시인은 1974년 김제에서 태어났다.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마구간 507호외 2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박쥐>, <공포백작>,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 <해물짬뽕 집>, <갱년기 영애씨>를 출간했다. 시와창작문학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1 17:55

[신간]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속 가능한 방안을 내기 위해 경제학자, 유학인, 기업인이 모였다.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와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대학 명예교수, 최수 사)한국엔지니어연합회 부회장이 대담집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앵글북스)를 펴냈다. 이 책은 미래 한국의 경제, 사회, 정치 시스템의 변화 방향과 삶의 가치를 바꿀 수 있는 정신철학을 제시한다. 경제학자인 이영환 교수는 경제사회심리학 등을 통해 현재의 시스템을 분석해 최신 학문을 알려준다. 유학자인 이기동 교수는 역사의 흐름을 분석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역사의 틀을 제공한다. 기업인인 최수 회장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둘의 대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성을 현실적으로 확장해 한국의 정체성을 조명하고 잠재력을 끌어낸다. 이들이 대담을 나눈 주제는 총8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한국의 정체성과 잃어버린 고유한 정신적 자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진단한다. 2장은 심화되는 파편화된 의식과 정신적 균형을 찾아가기 위한 방향을 논의하고, 3장은 한국의 잠재력을 살펴보면서 그것을 분출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인공지능시대에 일어날 변화를 알아보고,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부작용과 대처법을 이야기한다. 5장과 6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물질만능주의가 극복가능한 지를 모색한다. 이어 기업과 개인, 국가차원에서의 대안을 논의한다. 7장과 8장에서는 미래 한국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미래 키워드를 상세하게 짚어본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1 17:55

[신간] 극작가 최기우, 네 번째 희곡집 ‘달릉개’발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극작가 최기우가 네 번째 희곡집 <달릉개>(평민사)를 냈다. 책은 대부분 전주와 남원에서 상설공연된 작품을 담고 있다. 판과 소리의 참 의미를 묻는 달릉개(2016)와 동학농민혁명의 아쉬움을 풀어낸 녹두장군 한양 압송 차(次)(2013), 춘향전과 흥부전의 이야기를 다시 엮은 아매도 내 사랑아(2016), 월매를 사랑한 놀부(2017),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2020) 다섯 편이다. 표제작 달릉개는 전주부 통인청 대사습에 참가했다가 귀명창들에게 조롱당해 소리를 포기하고 부채장수가 된 청년 달릉개가 전주에서 떠돌이 명창과 서예가, 남문시장 상인들 등을 만난 뒤, 판의 의미와 소리의 가치를 깨닫고 진정한 소리꾼이 되는 내용이다. 녹두장군 한양 압송 차(次)는 전봉준(18551895) 장군이 한양으로 압송될 때 들렀던 전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다는 가정으로 쓴 작품이다. 작품에 따르면 전봉준은 그에게 전주 비빔밥 한 그릇을 먹여 보내려고 몰려든 사람들과 훗날 전동성당을 건립하는 보두네(18591915) 신부 등을 만나며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새롭게 한다. 또 전봉준은 김구(18761949)가 일본군에게 잡히자, 그를 구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린다. 아매도 내 사랑아는 「춘향전」에서 줄이거나 빠졌을 것 같은 이야기를 다시 썼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해후의 정점을 이루기 위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다. 월매를 사랑한 놀부는 춘향전과 흥부전의 등장인물을 섞었다. 춘향과 몽룡을 한양으로 보내고 홀로 남은 춘향전의 월매와 제비에게 아내마저 빼앗기고 동생 집에 얹혀사는 흥부전의 놀부가 나누는 중년의 사랑 이야기다.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는 흥부전의 박 타는 대목을 엮은 흥겨운 놀이판이다. 흥부 부부의 박 타는 대목은 화사한 춤이 이어지는 잔치마당이며, 놀부 부부의 박 타는 대목은 놀부를 응징하는 초라니패각설이패 등의 전통 연희가 한바탕 펼쳐진다. 양귀비와 흰 수염 노인, 장비 등이 등장하며 갈등도 생기지만, 놀부와 흥부는 화해하며 훈훈하게 마무리한다. 극작가 최기우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며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전라북도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연극제전북연극제 희곡상과 불꽃문학상, 천인갈채상, 작가의눈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일보 기자와 전주대 겸임교수, ㈔문화연구창 대표 등을 지냈으며,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01 17:55

[신간] 그림책 <택배로 온 힘찬이>…양정숙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

양정숙 작가가 인공지능 로봇과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택배로 온 힘찬이>(가문비 어린이)를 펴냈다. 이 책에 나오는 힘찬이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주인공 정말순 할머니의 아들이 할머니를 위해 간병 로봇을 선물했다. 간병 로봇 힘찬이는 바둑알처럼 까만 눈을 가지고, 티셔츠 차림이라 사람처럼 보인다. 힘찬이는 팔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밖으로 외출할 수 있도록 돕고, 약 먹을 시간에는 냉장고로 가서 약과 물을 준비해 온다. 심지어는 할머니의 손에 물컵과 약을 쥐여주기까지 한다. 이 밖에도 운동, 놀이, 안마, 재활도 돕는다. 이런 할머니와 간병 로봇 힘찬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머지않아 힘찬이 같은 간병 로봇이 집마다 찾아갈 날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해설을 쓴 김숙분 아동문학가는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가슴이 아려온다. 힘찬이가 간병을 잘해 주지만, 할머니가 너무나 자식들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며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로움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오직 자식들을 위해 일평생을 아낌없이 헌신하신 분들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양정숙 작가는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랐다. 조선대에서 문예창작을, 광주교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1995년에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 부문 신인상을 받았으며,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위 꿀단지>, <충노, 먹쇠와 점돌이>, <까망이>, 수필집 <엄마, 이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재밌당가>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01 17:20

[신간] 황송해 작가의 청소년 동시집 <딱 한 마디>

아직도 푸른 잎들이 바람과 끊임없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궁금한 황송해 작가는 동심행 열차에 올라탔다. 황송해 작가가 청소년 동시집 <딱 한 마디>(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도 달이고 싶다, 2부 손 전화, 3부 오 마이 갓, 4부 콩깍지까지, 동심행 열차에 올라타고 긴 여정을 떠난 황송해 작가가 전하는 70여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황 작가는 작품에 다양한 소재와 이미지 등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의 작품은 말장난 같기도 하다. 황 작가와 똑같이 동심행 열차를 타고 보면 우리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른들은/참 이상하다//똥이 더러워서 피하지/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고/큰소리친다//똥이 더러우면 치워야지/왜 피해가지//어른들은 참 이상하다(똥 전문)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에 대한 반박 글과도 같다. 황 작가가 동심행 열차에 올라타고 본 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곰곰이 생각하며 읽으면 옳은 말만 하는 황 작가의 작품에 웃음이 나온다. 이에 해설을 쓴 안도 교수는 말장난 같지만, 마음이 자란다는 것은 전 단계의 마음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동심원을 그리는 것이다. 어른에 가까워지며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꿈과 희망은 타협으로 바뀌게 된다고 평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01 17:20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 선정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가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 당선작에 선정됐다. 1일 고창군 신재효문학상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최고의 문인들로 꾸려진 심사위원단(이병천·정지아·방민호·박영진·김종광 위원)의 심사결과 초대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으로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가 선정되어 5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비비각시’는 동리정사 출신 여성 소리꾼인 ‘허금파’에 대한 이야기로 진채선에 이어 여자 판소리 명창의 선구자가 된 인물이다. 우리 역사소설에서 이제껏 보지못한 ‘허금파’라는 개성적 인물을 강렬하게 창출해내 지역의 자랑인 ‘소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잘 녹여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김해숙 소설가는 1976년 고창에서 태어나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201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누룩을 깎다’로 등단했으며, 작품 ‘어쩔 수 없다’로 2017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 작가로 선정됐다 고창군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소재로 하는 문화콘텐츠 제작 기반을 위해 ‘문학상’을 제정했다. 고창을 소재로 하거나 고창 관련 인물 등과 관계된 창작품 중 미발표작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간 작품을 공모했다. 유기상 군수는 “산·들·강·바다가 조화를 이룬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를 통해 세계유산을 창조한 땅인 고창의 다양한 이야기가 문화콘텐츠로도 제작돼 전 세계에 고창을 알리는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선작은 내년 3월께 출판사 다산북스에서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성규
  • 2021.12.01 17:1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시인 - 복효근 시인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

남원시 주천면 해발 200m의 중산간 지대에 위치해 있는 범실마을. 마을 형상이 호랑이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마을에 등단 30년 저력을 가진 복효근 시인이 산다. 마을 생김새야 찬찬히 살펴봐도 당최 호랑이를 닮았는지 모르겠으나, 좌측으로 뻗어 있는 산이 엎드려 있는 호랑이를 닮았다는 데에는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런 범상치 않은 마을에 시인이 어떻게 들어가 살게 되었는지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다. 남원에서 교사생활을 했으니, 보다 자연 가까이로 가 있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내심 짐작해볼 뿐이다. 그보다 은퇴한 후에도 이 곳을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시인은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여 문단활동을 시작해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등의 시집 다수와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시집을 받아볼 때마다 단 한시도 등을 바닥에 뉘어본 적 없는 부지런한 시인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해 까마득한 문단 후배로서 매번 긴장을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시인의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문학의전당, 2006)을 특히 좋아해서 곁에 두고 늘 펴보곤 했다. 굽어질지언정 절대 꺾이지 않고, 사시사철 푸른빛을 잃지 않는 강직함의 대명사인 대나무에게서 사실은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거리는 나약한 존재임을 발견한 시인의 눈이 감격스러워서다. 사실 평소 중저음의 깊고, 차분한 시인의 목소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일말의 단호함이 느껴지곤 했다. 때문에 여간해서 말 한 번 붙여 보기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시를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인식하고 있던 대나무하고는 전혀 다른 속성을 보여줌으로 해서 시인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마음을 낮추어준 것만 같았다. 나는 전혀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게 공감을 준 그 배려가 좋았다. 복효근 시인은 2021년 한 해가 다 가기 전, 아홉 번째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현대시학,2021)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의 무게를 전해왔다. 내가 시집을 받았을 때쯤, 시인은 허리통증으로 고생 중이라며 범실마을의 산과, 물소리와, 바람소리와, 꽃 내음을 놓아두고 훌쩍 제주에 가 있었다. 그리고 제주의 파도소리와, 숲길에서 만난 가까이 다가가도 달아나지 않는 노루와, 저지오름을 페북을 통해 바다 건너 이 곳 전라도 하고도 전주에 부려놓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시집을 읽는 동안 내내 남원 지리산 자락의 범실마을에 가 있다가, 늦가을 파도가 부서지는 제주에 가 있다가 하면서 잰걸음을 놓아야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시인이 머물러 있는 이 곳이나 저 곳이나 모두 한 곳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한결같은 시인의 어조와 음성, 내지는 시인의 내면속에 침잠되어 있는 대자연에 대한 사유와 철학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시는 울면서 웃는 방식이다. // 지독한 빚쟁이처럼 꿈결에도 나타나곤 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 야멸차게 떨치고 돌아설 재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다. // 누군가는 몇 걸음에 도달할 거리를 돌아보니 30, / 300년을 걸어도 닿지 못할 것임을 알 즈음이다.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를 통해 내비친 시인의 속내에 가슴 한 곳에 찌르르하니 통증이 건네져 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거라. 지독한 빚쟁이처럼 꿈결에도 나타나곤 한다는 시와 시인과의 운명에서 느껴지는 인연의 무게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운명을 지고 끊임없이 걸어온 시인의 발자취 때문일지도. 어쩌면 시인은 시 그러고 보니 우리 처음이네요 에 등장하는 빠진 발톱과 나처럼 그렇게 시와의 인연을 맺어온 것은 아니었을까. 문틈에 끼여 발톱 하나가 빠졌습니다 / 빠진 발톱은 버렸지요 / 빠진 발톱도 나를 버렸고요 / 난 버려졌습니다 / 시간이 지나고 / 울퉁불퉁 못생긴 발톱 하나가 새로 돋았지요 / 발톱에게도 내가 하나 새로 돋았겠지요 / 우린 처음처럼 / 처음 만났습니다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시인과 시는 서로를 버렸다가, 시간이 지나 새로 돋은 마음을 확인하기도 하며 그렇게 30년을 몸 부비며, 부대끼며, 조금은 짠한 마음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로 인해 그 품 안은, 시 종소리의 품 안에서 풀어놓았듯이 간절하면서도 따뜻하고, 넉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종소리를 산 너머로 전하기 위해 / 산사의 종이 저 홀로 울었던 것은 아니다 // 도라지꽃 한 송이 / 돌멩이 하나까지 울었다 / 산이 온통 함께 울었던 것이다 // 같이 울 수 있는 거기까지가 품 안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이 몇이나 될까. 종소리 하나를 산 너머로 전하기 위해 도라지꽃 한 송이, 돌멩이 하나까지 온통 함께 울어줄 수 있는 품 안을 지닌 시가 말이다.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한나라 시대에 구리산이 무너지려 하자 궁중 대궐 용마루 끝에 매달려 있던, 그 산에서 캐내어 만든 구리종이 따라 울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서로 아무 말 않고 있어도 아픔을 느껴서 우는 구리산과 구리종 이야기처럼 울림이 있는 시. 그리고 그 힘의 원천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기에, 더욱 위대하게 다가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리산 자락 범실마을에 깃들어 살며 호랑이와는 무관하지만, 호랑이를 닮은 것도 같은 시의 발톱을 산 위 밤하늘에 훌쩍 던져놓고 사는 복효근 시인. 언제 어느 때 읽어도 좋은 시집『예를 들어 무당거미』를 머리맡에 두고 있자니, 늦가을 풍경을 건너는 일이 거뜬하기만 하다. /김형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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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1 16:36

[신간] 편하게 읽는 한국신화…‘한국신화를 찾아떠나는 여행’

하느님 환인의 아들 환웅과 곰에서 변한 여인 웅녀가 결혼해 민족 시조 단군을 낳았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가 신라를 세우다 알에서 태어난 김수로왕이 가야국 왕이 되다 국사교과서에 등장하는 신화들이다. 물론 현실적이진 않다. 그러나 신화는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와 지배담론으로 작용한다. 당시의 관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화는 우리 인류가 가진 문화유산 가운데 언어로 돼 있는 가장 오래된 서사적 담론이다. 독자에게 익숙한 단군왕검신화, 주몽신화, 민간신화 등 한국신화를 쉽게 풀이한 책이 나왔다. 김익두 전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펴낸 <한국신화를 찾아떠나는 여행>(지식산업사)다. 김 교수는 책에서 신화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와 원형적 유형,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계보와 성격을 분석, 독자가 가진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김 교수는 머리말에서 신화는 먼저 세상이 만들어진 이야기, 신들에 관한 이야기, 신들이 인류의 문화문명을 만든 이야기, 그리고 신들이 인간과 함께 세상을 이끌고 문화를 이뤄가는 이야기 등이 주축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환인-선천시대는 암흑혼돈의 세상에 신들이 나타나는 시기, 신들이 인간과 세상만물들을 생성하는 방법, 우리나라가 생겨난 내력, 환웅 웅녀와 같은 민족 조상이 탄생한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제2부 환웅-중천시대는 우리 인류 문명의 초기 시대의 이야기를 펼친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도구를 발명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집단과 문명을 이루는 사이 발생한 신화를 소개한다. 제3부 환검-후천시대에서는 단군환검 신화부터 부여고구려백제신라 등 여러 부족국가의 국조 탄생 신화들을 풀어낸다. 또 이 시기 다양한 신들을 공간별로 정리하여, 천신지신산신마을신집안신수신저승신을 소개한다 김익두 전 교수는 책을 통해 한국신화와 서양신화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한국신화는 화합-상생-대동의 신화로 충만해 있는 반면, 세계신화들은 대체로 지배-갈등-파괴로 얼룩진 신화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전북대 국문과 교수, 한국학술진흥재단 해외파견교수(미국 콜로라도대학, 2001), 옥스퍼드대학교 울프슨 칼리지 및 동양학부 초빙교수(2009) 등을 지냈다. 현재는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이다. 저서로는 <조선 명필 창암 이삼만 : 민족서도의 길을 열다>, <한국 공연문화의 민족공연학적 지평> 등이 있으며, 역서는 <제의에서 연극으로>, <국역 불우헌집> 등을 펴냈다. 이 외에 논문 100여편을 썼다. 제2회 예음문화상(1991)과 제3회 판소리학술상(2003), 제3회 노정학술상(2003)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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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1.24 17:54

[신간] 복효근 ‘예를 들어 무당거미’

무당이라니오/당치 않습니다/한 치 앞이 허공인데 뉘 운명을 내다보고 수리하겠습니까//안 보이는 것은 안 보이는 겁니다/보이는 것도 다가 아니고요//보이지 않는 것에 다들 걸려 넘어지는 걸 보면 분명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지요/그 덕분에 먹고 삽니다(예를 들어 무당거미 일부) 복효근 시인이 등단 30년을 즈음해서 열두 번째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ㅎ|ㅅ)를 펴냈다. 시집은 시인이 현직 교사생활에서 은퇴한 뒤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고 자연이라는 공간과 이순 즈음의 시간을 갈무리하는 순간을 담아낸다. 자연에서 만나는 목숨들에서 순차적으로 미의 근원을 찾아내고 거기서 시적인 것의 가능성을 탐색해간다. 표제작 예를 들어 무당거미는 무당거미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비유적으로 의미화하는 은유적 상상력의 결실이다. 자신에게 붙여진 무당이라는 별명이 당치않다고 말하는 거미를 통해 누구도 스스로의 운명을 내다보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보이는 것보단 보이지 않은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관계와 존재의 문제도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결국 시인에게 이 문제는 인간이 평생 겪어야 할 숙명 같은 것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시집을 고독과 침잠의 시간이 담아낸 언어적 활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71편의 시가 실려 있다. 남원 출신인 복효근 시인은 <시와 시학>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은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등을 펴냈으며, 시선집 <어느 대다무의 고백>과 교육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 사전> 등을 출간했다.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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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1.24 17: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시인 - 김사인 ‘시를 어루만지다’

시인이란 자기 삶의 가장 순결한 형식으로 시를 섬기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이에게는 하잘 것 없을 글 몇 줄에 자신의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이 시인이다. 한 인간이 무엇인가 자기 삶을 걸어 애쓸 때 거기엔 그럴 만한 곡절이 있게 마련이며, 그 사람 나름의 절실함이 깃들어 있게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절실함을 향해 우리는 겸허히 눈과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김사인 시인의 <시를 어루만지다> 에 나오는 구절이다. 미덥고 어진 그가 쓴 책을 만났을 때 나는 습작생이었다. 닥치는 대로 읽고 쓰던 시절이었다.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어린 당나귀 곁에서> 등등, 여러 시편들 중에서 <가만히 좋아하는>에 나오는 <비>라는 시를 좋아했다. 가는 비여 가는 비여 가는 저 사내 뒤에 비여 미루나무 무심한 등치에도 가는 비여 스물도 전에 너는 이미 늙었고 바다는 아직 먼 곳에 있다 여읜 등 지고 가는 비 가는 겨울비 잡지도 못한다 시들어 가는 비 <비> 전문 여읜 등을 지고 가는 비를 생각하며 외웠던 시다. 김사인 시인을 좋아했던 나는 그의 책에 밑줄을 그으며 읽고 또 섭렵하며 나아갔다. 시 창작교실을 기웃거리고, 시창작법을 읽고 열심히 쓰고 신춘문예에 도전하던 시절이었다. 시의 숨결을 그토록 만지길 원했지만, 시는 쉽사리 품을 내어주지 않았다. 써지지 않는 글 앞에서 자괴감이 들었고 시가 멀게만 느껴졌다. 마음의 채비를 달리하여 시 앞에 임했다. 김사인의 <시를 어루만지다>에는 다양한 시들과 감상평이 곁들여져있다. 산문화되어가는 시류에 가려있는 마음의 보석인 서정 시편들과 삶의 애환을 담은 인생의 맛이 담긴 시, 우리말의 독특한 맵시와 정갈한 모습이 말의 결과 말의 저편들로 묶여있다. 그가 이끌어내는 시에는 겸허와 공경, 공감과 일치의 능력, 시를 읽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을 말하고 있다. 정맥이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게 전해져 오는 시 앞에서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과 그 힘의 정체성을 궁금해 하기도 했다. 실물적 상상력을 토대로 시의 전부를 어루만져 보고 냄새 맡고 미세한 색상의 차이를 맛보는 일, 성글게 짜여진 문자 기호들 속에서 마음과 느낌을 들이밀어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시를 새겨 읽고 쓰고 깁고 다듬는 일이 시를 어루만지는 일임을 시인은 말한다. 사랑이 없는 얄팍한 시와 생경한 것을 들춰보고.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며 신기해하고 애써서 하는 말임을 전한다. 시 공부는 말과 마음을 잘 섬기는 데 있다는 김사인 시인의 말이 맴돈다. 마음을 관통하는 정서의 줄기를 단단하게 세우며 좀 더 그윽해지고 싶다면, <시를 어루만지다>를 펼쳐보자. 마음이 자유로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주출생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터미널 당선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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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4 17:54

[신간] 라현자 시인의 시집 '빨래를 널며'

라현자 시인이 시집 빨래를 널며(도서출판 청어)를 펴냈다. 이 시집은 저버림에 대하여, 너를 가두다, 아름다운 기도, 귀를 세울 때,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라 시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보다는 주변에서 한 번쯤은 봤거나, 들었거나, 겪어봤을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었다. 뾰족하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둥근 것도 뾰족하게 보인다. 둥글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뾰족한 것도 둥글게 보이는 것이 시선이다. 라현자 시인이 가진 시선은 둥글다. 세상을 둥글게 바라보는 라 시인 덕분에 그의 시집에서는 모난 시선을 찾기 어렵다. 라현자 시인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까지 생각해 낸다. 더 나아가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에 이 시집에서 현대 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완고한 자기 주관으로 만들어지는 난해한 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시조집 갯메꽃을 묶고 나서 시집 빨래를 널며를 기획하게 됐다. 시조집 출간 이후에 채워지지도 않고, 비워지지도 않는 것을 갈망하다 시집 빨래를 널며를 출간했다. 그동안 그의 마음속에 담겨 있었던 이야기들과 그가 바라보는 둥근 세상의 이야기가 독자들까지도 따듯하게 만든다. 김부회 작가는 라현자 시인의 기는 따듯함이다. 날 선 예리함이나 곡도의 사선을 갖고 있지 않다. 화려함이나 요란한 치장을 하지 않았다. 시 한 편에서 무엇을 얻어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며 자신의 마음을 독자와 서로 나눌 수 있다면 조금 더 시를 쓰는 일이 수월할 수 있다. 읽는 독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시집이 라현자 시인의 빨래를 널며다고 전했다. 전북 부안 출생인 라현자 시인은 지난 2019년에 시조사랑 시조 부문으로, 2020년에 조선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그는 조선문학회, 한국시조협회, 형상21문학회, 강원문인협회, 원주문인협회, 상록시조회, 요선문학회, 강원기독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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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24 17:49

[신간] 전북여협의 45년 역사 담긴 '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 45년사' 발간

(사)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경희)가 창립 45년을 맞아 전북여협의 열정과 도전이 담긴 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 45년사를 펴냈다. 이 책에서는 전북지역 여성단체 본격화와 활성화부터 전북여협 창립, 사단법인체로 탄생하게 된 내면의 역사 이야기까지 생생하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다루었다. 전북여협의 출발과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관련 일화, 역사 등을 모두 담았다. 김경희 회장은 일각에서 50년사가 아닌 45년사를 거론하냐는 반대의 목소리에도 45년사를 발간했다. 그는 손글씨로 또박또박 쓴 전북여협 초창기의 회의록을 두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와 지역신문 기사 등 여러 기록이 사라지기 전에 정리해야 했다. 더 나아가 당시 활동했던 회장들의 기억력이 쇠퇴하기 전에 검증해야 했기에 45년사 발간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제9대 조덕이 회장이 편집위원장으로 집필할 편집위원을 구성하고 편집의 방향을 설정함에 따라 전북여협 45년사 발간사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조덕이 편집위원장은 1년의 세월을 훌쩍 넘기면서 코로나19로 불편하고 자유롭지 못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전북여협은 45년의 지나온 일을 살펴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45년사 발간은 45년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전북여협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전북여협은 1975년 4월 19일에 만들어져서 비영리단체로 활동해 왔다. 전북여협 초대 회장인 김채봉 여성저축생활회 전북지부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집에서 살림이나 할 일이지라고 말하는 일부 남성 지도자들의 비아냥거림에 남들보다 더 일찍 새벽에 일어나서 집안일 다 하고, 사회활동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호통치며 책상을 엎기도 했다. 당시 낮은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서 여성의 인권과 불평등하고 성차별적인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자 땀과 열정을 쏟았다. 이후 전북여협은 1990년에 여성의 권익증진과 지위 향상 등을 통한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목적으로 도 단위 여성단체협의회로는 전국 최초로 사단법인체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북여협 제17대 김경희 회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일상의 모든 시스템이 멈춰버린 듯했다. 활동이 멈춰진 시기였지만, 전북여협은 45년사 발간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조용한 가운데 끊임없이 움직였다. 더 큰 발전을 기대하면서, 더 찬란한 전북여협의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김경희 회장은 3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지역과 함께 소외계층을 위해 힘썼다. 이러한 정신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해 애쓰는 전북 지역 600여 명의 의료진, 자원봉사자, 방역관계자들에게 간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 필수노동자 응원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도 전북여성과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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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24 17:49

컴퓨터공학자의 시집 ‘메타-메타’

이문근 시인(전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 보는 세상은 외롭다. 나와 너 우리 모두 마음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시인은 자신의 시 나, 너, 그리고 우리가 외로운 이유에서 나는 내 안에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나는 네 안에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너는 네 안에서 언제나 너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너는 내 안에서 너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언제나 우리 자신을 찾을 수 없다로 존재론적 회의감을 드러낸다. 그는 나와 너, 우리의 존재를 거듭 부정한다. 공학자답게 수식까지 활용하며 부정을 부단히 반복한다. 이 부정을 통해 나와 너,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를 찾는다. <메타-엑스> 이후 8년 만에 낸 시집 <메타-메타>(문예연구사)를 통해서다. 시인은 존재의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하나다. 바로 이름이다. 나와 너의 이름을 서로 불러 메타-우리를 정의한다. 즉 메타-메타 개념을 통해 서로를 구분하지 않고 나-너-우리가 되는 참세상을 만들자고 한다.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그의 시는 얼핏 어렵고 낯설다. 그러나 그가 시를 꿰뚫는 중심은 참세상과 참자아를 찾고자 하는 데 있다. 시집 제목에메타(더 높은, 초월의)를 붙인 이유도 현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시인의 염원 때문이다. 참 세상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에 대한 경계로 잊지 않는다. 걸림돌이란 가짜 지식인이며 이러한 집단을 주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인은 고교 졸업후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민을 간 뒤 고향이 그리워 1990년대 중반 역이민으로 전주에 정착했다. 2004년 〈표현〉과 2009년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이번 시집까지 5권의 시집을 냈다. 현재 전북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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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1.17 17:33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김헌수 시집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헌수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도서출판 애지)을 펴냈다. 총 4부로 구성된 시는 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의 비의와 질곡의 현실을 응시한다. 각 시편은 상상력과 어우러지며 간절한 서정과 온기로 발화한다. 시인이 쓰는 언어인 병원, 블랙홀, 창 없는 방은 현실이 천국이 아니라는 점을 상징한다. 그러나 인간적인 연대와 기대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버리진 않는다. 특히 에코백은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다 대파와 콩나물 북어 대가리를 쑤셔 넣고 묵직하게 들려지는 가난한 무게 한번 쓰고 다시 또 돌려쓰는 이 무게(에코백 전문) 더없이 가벼운 에코백과 삶의 무개를 병치한 시는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깊다. 순환되는 고통과 절망을 소환하는 이유는 그 무게를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에서 상처와 고통과 질곡을 벗어나 이르고자 하는 시인의 꿈이 가장 상징적으로 그려진 시라고 했다 김헌수 시인은 1967년 전주에서 태어나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터미널로 당선한 뒤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와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을 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7 17:3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