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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영화가 매진됐다면? 영화와 영화 사이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다면?'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한 공간, 전주 영화의 거리 '지프 페스케이드'로 와라!!'페스케이드'는 '페스티벌(Festival)'과 '아케이드(Arcade)'를 합친 말. 영화 보는 즐거움 말고도 온 몸으로 부대낄 수 있는 '꺼리'들이 많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행사공간을 구분해 관객들이 영화제를 더욱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영화의 거리 내 동진주차장에 마련된 '지프라운지'는 변화된 소통 공간. 문화광장은 안내 공간 '지프광장', 구 공무원연금매장에는 놀이공간 '지프스페이스'로 크게 나뉜다. 놀이공간이 될 '지프스페이스'에서는 다양한 밴드 공연이 준비됐다.김창완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국카스텐, 크라잉넛 등 공연이 매일 저녁 관객들을 열광케 한다. '제10회 전주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김창완 밴드가 다시 전주를 찾는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에, 무심히 내뱉고 거침없이 지르고, 한없이 읊조리는 보컬과 폐부를 찌르는 듯한 노랫말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브로콜리 너마저는 '앵콜 요청 금지(2007)'가 입소문을 통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1집 '보편적인 노래(2008)'에 이르러서는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지난해 두 번째 정규 음반인 '졸업'은 올해 한국 대중 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 록(노래)'을 수상하게 했다. 독일식 망원경이라는 뜻을 지닌 '국카스텐'은 2008년 정규 1집 발매와 함께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등장했다. 수많은 팬을 거느리며 단독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대형 락 페스티벌 섭외 1순위. 지난해 한국 대중 음악상에서 '올해의 최우수 록'과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지프광장'에서는 문화기획 MONK 퓨전 연주회, 전주 필하모닉 색소폰 앙상블, 빅밴드 전북 드림 사운드가, '지프라운지'에서는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청춘예보영화음악단, 야광토끼 등이 다채로운 공연 및 실험아트 퍼포먼스 등을 펼친다.
영화보는 일이라면 밤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심야상영 프로그램 '불면의 밤'이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과 전주시네마, 메가박스 등에서 열린다.첫 번째 밤을 장식할 영화는 판타스틱한 장르 영화 세편이다.프랑스 출신 미테외 웨슬러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트래쉬마스터>, 2010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과 각본상을 거머쥔 스페인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신작 <슬픈 트렘펫 발라드> 그리고 칸영화제와 뉴욕영화제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멕시코 호르헤 미셀 그라우 감독의 <우린 우리다>다.<제네시스 시자 제네시스 피오리지>, <고 라이브>, <부서진 사랑 노래> 등 독특한 세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되는 두번째 밤은 아름다운 음악과 독특한 영상미가 한층 감미로운 밤을 선물한다.세번째 밤은 올리비에 아시야스 감독의 괴물같은 걸작<카를로스>가 소개된다.1970년대와 1980년대 악명을 떨쳤던 베네수엘라 출신 세상에는 '카를로스 더 재칼'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라미레즈 산체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여러분을 잠 못들게 할 것이다.
CB=전북대 삼성문화회관, DC=독립영화관, M5=메가박스 5관, M6=메가박스 6관, M7=메가박스 7관, M8=메가박스 8관, M9=메가박스 9관, M10=메가박스 10관, C4=CGV4관, C5=CGV5관, J1=전주시네마타운 1관, J5=전주시네마타운 5관, J7 =전주시네마타운 7관, OS=야외상영장.△ 4월 29일○ 오전 11시 = 투게더 M8○ 오전 11시 30분 = 이센셜 킬링 M6/ 친숙한 장소 C5○ 오후 2시 = 선물 가제를 지나는 출구 CB/ 달빛 길어올리기 M5/영화보다 낯선 단편 3 M8/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 M10/ 재회 J7○ 오후 2시 30분 = 한국단편경쟁 2 M6/ 당신의 도시 위로 M7/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M9/ M C5○ 오후 5시 = 트리거 G CB/ 라스트 버팔로 헌트 M5/ 영화보다 낯선 단편 1 M8/ 트루맛 쇼 M10/ 그들의 이야기는 어디에? J7/ 빌라리뉴 다스 푸르나스 C4○ 오후 5시 30분 = 애정만세 M6/ 서구의 몰락에 대한 연구 M7/ 제스와 모스 M9/ 이니스프리 J5/ 지독한 사랑C5○ 오후 7시 = 김창완 밴드 라이브 인 지프○ 오후 8시 = 카이탄시 스케치 CB/ 미국의 바람과 불 M5/ 로스앤젤레스 자화상 M8/ 시라노연예조작단+시네토크 M10/ 니콜라이 차우체스쿠의 자서전 J7/ 오프스크린3<인사이드 잡> C4/ 방가? 방가? 야외상영○ 오후 8시 30분 = 동굴 밖으로 M6/ 불안의 영화 M7/ 로컬시네마 전주:단편 M9/ 아나 J5/ 나의 사랑 나의 신부 C5○ 밤 12시 = 불면의 밤:첫번째 밤 CB△ 4월 30일○ 오전 11시 = 고교졸업반 CB/ 엘류테리아의 꿈 M5/ 발랑가이 M8/ 일루셔니스트 M10/ 빛을 향한 노스텔지어 C4○ 오전 11시 30분 = 잊혀진 꿈의 동굴(3D) M6/ 파멸 M9/ 그림자 열차 J5/ 벨라르미누 C5/ 단신남녀 J7○ 오후 2시 = 내일의 죠 CB/ 사랑할 수 없는 시간 M5/ 애니페스트 단편 M8/ JIFF 폰 필름 페스티벌 M10/ 믹의 지름길 C4/ 길위의 또 다른 여행자들 납작한 슬리퍼○ 오후 2시 30분 = 페르페툼 모빌레 M6/ 독신남 M7/ 피니스테라에 M9/ 자이메+트라스-우스-몽트스 J5/ 가을 C5/ 부서진 사랑 노래 J7○ 오후 4시 =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납작한 슬리퍼○ 오후 5시 = 디지털 삼인삼색 2011 CB/ 장 장티 M5/ 향기어린 악몽 M8/ 사물의 비밀 M10/ 여정 C4○ 오후 5시 30분 = 한국단편경쟁 3 M6/ 리스본의 미스터리 M7/ 달팽이의 별 M9/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 J5/ 개그맨 C5/ 네가 원한다면 J7○ 오후 6시 = 보라 납작한 슬리퍼○ 오후 8시 = 열정 CB/ 캐릭터 M5/ 투툼바+시네토크 M8/ 검은 피 M10/ 공사중 J7/ 오프스크린3<옥희의 영화>C4/ 크라잉넛 라이브 인 지프○ 오후 8시 30분 = RPG 메타노이아(3D) M6/ 톨리앗의여름+지구와의 인터뷰+시네토크 M9/ 씨민과 나데르, 별거 J5/ 인정사정 볼 것 없다+시네토크 C5○ 밤 12시 = 불면의 밤:두번째 밤 CB△ 5월 1일○ 오전 11시 = 슬픈 트럼펫 발라드 CB/ 당신에게 시체를 M5/ 키틀랏 티하믹 회고전 단편 1 M8/ 월드 시네마 단편 2 M10/ 너희 모두가 대장이야 C4○ 오전 11시 30분 = 리틀 보이스(3D) M6/ 나인 뮤즈 M7/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들 M9/ 첫사랑 J5/ 베닐드 혹은 성모 C5/ 우린 우리다 J7/ 달빛 길어올리기 납작한 슬리퍼○ 오후 2시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CB/ <35 럼 샷>+클레어 드니 마스터클래스 M5/ 누가 요요를 만들었나? 누가 월면차를 만들었나? M8/ 청소년 특별전 M10/ 울부짖는 남자 C4/ 옥희의 영화 납작한 슬리퍼○ 오후 2시 30분 = 사랑의 확신 M6/ 폐허의 로빈슨 M7/ 벨키볼랑:자카르타의 밤 M9/ 컬링 J5/ 가족x C5/ 트리거 J7○ 오후 4시 =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납작한 슬리퍼○ 오후 5시 = 네가 원한다면 CB/ 신의 아들 M8/ 청소년 특별전 M10/ 실비아의 도시에서 C4○ 오후 5시 30분 = 카라크레마다 M6/ 필름 소셜리즘 M7/ 소단큘라 포에버 M9/ 언더 컨트롤 J5/ 갇힌 여인 C5/ 내일의 죠 J7○ 오후 6시 = 시라노 연예조작단 납작한 슬리퍼○ 오후 7시 = 브로콜리 너마저 라이브 인 지프○ 오후 8시 = 단신남녀 CB/ 월드시네마 단편 1 DC/ 뽕똘 M5/ 테이프 M8/ 아톰의 발소리가 들린다 M10/ 부당거래+시네토크 C4/ 김종욱 찾기 야외상영○ 오후 8시 30분 = 미국의 바람과 불 M6/ K 364 열차여행 M7/ 토리노의 말 J5/ 형사 Duelist C5/ 열정 J7○ 밤 12시 = 불면의 밤:세번째 밤 CB
28일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정 찬이 극성스런(?) 소녀팬들과 악수를 하다 손을 빼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시네마 천국, 전주의 열두번째 봄이 왔다.'2011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국내외 영화 거장들과 톱스타들이 참석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송하진 조직위원장은 개막 선언을 통해 "전주영화제가 12회를 거치면서 관객들이 먼저 찾고 사랑하는 영화제로 성장했다"며 "영화와 축제, 그리고 전주를 모두 즐기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개막식 하이라이트는 국내외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사. 올해 개막식 사회를 맡은 김상경 김규리씨가 첫 등장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파스텔톤 미니 드레스를 입은 이연희, 화이트 드레스의 이채영 등 여배우들의 화사한 드레스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쉴새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여신들의 드레스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될 뻔 했다.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과 월드 스타 강수연등도 카메라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으며, 올해 영화제 얼굴인 정일우김소은 도 열두번째 축제를 축하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6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38개국 190편의 영화들로 또 다른 설렘을 기약한다.
거장들의 위대한 창조는 광기에 있다. 그들은 묻는다. '영화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다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으로 하여금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올해 '포커스'의 회고전과 특별전에 초대된 필리핀 독립 영화의 대부 키들랏 타히믹 감독,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레이스 &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 감독, 멕시코의 신성 니콜라스 페레다 감독은 이같은 배움을 선물한다.▲ 키들랏 타히믹 회고전<향기어린 악몽>은 키들랏 타히믹 감독의 이름을 전 세계 평단에 널리 알려준 첫 영화다.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혼합, 내레이션, 개인의 기억과 판타지에 관한 예리한 관찰, 동시대 정치 현실에 대한 풍자의 결합. 베르너 폰 브라운의 인물과 그 신화를 인상적으로 다룬 이 영화로 베를린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해 세번째 장편<투룸바>로 만하임영화제 톱 캐쉬상을 수상했다.그의 영화는 아시아의 전통적인 가치와 필리핀 전통문화에 대한 끝없는 애정에 바탕을 둔다. 그는 제3세계의 포스트 식민주의, 탈식민주의와 같은 커다란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집요하게 탐구해왔다. 하지만 평단의 찬사와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그의 작품을 만나기 어려웠던 것은 장편영화 보다 주로 단편 비디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2004년 그의 집에 큰 불이나 대부분의 프린트(영화의 필름 인화기)가 소실된 것도 이유가 됐다.전주국제영화제는 '키들랏 타히믹 회고전'을 통해 현재 상영 가능한 그의 모든 영화(장편 4편단편 7편)를 소개하고, 「JIFF 2011 총서 - 키들랏 타히믹」도 출간한다. 영화제 기간에는 그의 가족이 참여하는 야외 전시'패밀리 - 트리, 필름 - 메트릭스'도 진행된다. 이 전시는 그가 감독, 아버지, 문화 전사 등 전방위로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는 자리. 29일부터 5월5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내 지프 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르투갈 영화 특별전올해는 한국이 포르투갈과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전주영화제는 '포르투갈 특별전'을 '특별전 1 - 안토니우 레이스 &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와 '특별전 2 - 혁명 전후'로 나눠 선보인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포르투갈은 인빅타영화사가 최초의 영화적 실험을 해왔을 만큼 일찌감치 영화적 전통을 발전시켜온 나라"라며 "이번 회고전을 통해 뒤늦게나마 11편의 숨은 보석들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특별전 1'에서는 미지의 거장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가 만든 영화 3편이 아시아에서 처음 상영된다. 안토니우 레이스는 지난해 전주영화제 회고전에 초대된 페드로 코스타의 스승. <자이메>는 파울루 로샤의 <녹색의 해>와 더불어 코스타가 꼽는 최고의 포르투갈 영화 중 하나다.'특별전 2'에서는 1974년 카네이션 혁명 전후 만들어진 포르투갈 영화 8편이 선보인다. 새로운 영화 경향을 촉발시킨 파울로 로샤의 <녹색의 해>부터 페르난두 로프스의 <벨라르미누>, 안토니우 다 큐냐 텔레스의 <갇힌 여인>,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의 <베닐드 혹은 성모>, 루이 시몽이스의 <포르투갈의 선인들>, 식민지 전쟁을 공식적으로 다룬 주앙 보텔료의 <포르투갈식 작별>에 이르기까지 8편의 영화가 소개된다.영화제는 포르투갈 대사관과 함께 포르투갈 미디어 작가인 주앙 타바라와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박찬욱 감독의 동생 박찬경 감독의 기획전'I Could Live here'를 운영한다. 전시는 25일부터 5월15일까지 전주 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에서 마련된다.▲ 니콜라스 페레다 특별전전주영화제가 발견한 또다른 신성 니콜라스 페레다. 28세의 나이에 제작한 <골리앗의 여름>으로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대상을 수상한 멕시코 출신의 이 젊은 감독은 2007년 첫 장편<그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를 발표한 이후 다섯 편의 장편영화를 내놨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의 전작 6편(장편 5편단편 1편)이 상영된다. 초저예산으로 견고한 형식미가 빛나는 각각의 영화는 신임 감독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미학적 야심과 구상들로 넘쳐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화를 끊임없이 현실로 되돌려 주고, 그 영화를 만들어낸 사회를 향해 질문하는 일이다. 그 영화가 펼친 구조와 형식 안으로 들어갈 때 '거기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게 된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씨민과 나데르, 별거>를 내놓은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이걸 잘 알고 있었다.영화는 딸을 위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아내 씨민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 때문에 떠나고 싶지 않은 나데르의 갈등에서 비롯된 비운의 사건을 보여준다. 딸 테르메는 윤리적 딜레마에 처한 각각의 인물들을 응시한다. 가사 도우미 라지에가 집을 비운 사이 발작을 일으킨 아버지로 인해 격분한 나데르는 라지에를 쫓아내고, 돌연 유산한 라지에는 나데르 책임을 물으면서 상황은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떳떳하지 못하다. 나데르는 라지에의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 시치미 떼는가 하면, 라지에 역시 보상금을 타기 위해 차에 치여 유산한 사실을 숨긴다.결국 이 영화는 진실과의 대면을 미루는 방법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연출해 낸 최면으로부터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지만, 테르메의 질문은 이같은 최면에서 깨어나도록 한다."(결국) 엄마가 집을 나가서 벌어진 일이잖아요.""아빠는 아줌마(라지에)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나요?"마지막 장면에서 판사는 테르메에게 나데르와 씨민 중 누구와 살 것인지를 묻는다. 눈물을 뚝 뚝 흘리는 테르메는 결국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 이 영화가 주는 울림을 느끼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그 결정을 최대한 미루는 것일 것이다. 누구든 테르메가 됐을 때 그 모든 현실을 고통스럽게 마주해야 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영화의 진정한 모험이 아닐까.
영화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을 갖기 위해서는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박스 오피스 결과를 무시할 것. 둘째, 칸 영화제 수상 결과를 맹신하지 말 것. 세번째, 동료들의 별점도 믿지 말 것. 영화는 다층적인 배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세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다. 유운성(37) 조지훈(36), 올해 새롭게 합류한 맹수진(40)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올해도 치열한 탐색을 통해 '진품 영화'를 추렸다.올해 초청된 영화는 38개국 190편(장편 131편, 단편 59편). 유 프로그래머는 "관객들이 봤을 때 "당혹스럽다"거나 "아! 이런 영화도 있었네" 하는 느낌도 받겠지만, 끝까지 보게 되면 색다른 경험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고, 조 프로그래머는 "조금 더 줄어든 편수 안에서 밀도 있는 프로그램을 놓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맹 프로그래머 역시 한국 영화에 대한 열렬한 애정과 영화제의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는 데 애를 많이 썼다.그 결과 전주영화제의 색깔, 즉 실험도전 정신에 더 맞는 영화들로 채워졌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전 섹션에 걸쳐 다큐멘터리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스페인 영화가 초청됐다. 한국영화가 대거 초청됐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하지만 여기엔 '외부의 눈으로 공감 가능한 한국 영화'라는 전제가 있다."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영화를 더 사랑하고 알려야 한다는 말은 처음에는 그럴싸하게 들리긴 하지만, 한국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영화라도 또 다른 누구에게는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죠."유 프로그래머의 이같은 설명에 맹 프로그래머도 한국영화의 약진은 한국영화에 대한 편애가 아님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국제 경쟁'에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을 추천했을 때 제 마음 속에 모순되는 마음이 있었어요. 올해 처음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를 맡았는데, 이 영화가 한국영화 섹션에 있으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 같은 거요. '딸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국제경쟁'에 보냈다고 보면 될 겁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한국영화가 자극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어요. 영화를 좀 더 치열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길 수 있게끔 말이죠."이렇게 풍성한 잔치상을 마련하고 관객을 기다리는 세 프로그래머에게 올해 전주영화제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일까."한국은 무엇보다 자국 영화에 대한 관심만이 부풀려져 우선되는 곳입니다. 영화평론가들이 영화 보기를 지나치게 게을리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전주영화제를 통해 낯선 영화에 다가갈 수 있는 진지하고 학구적인 관객들, 인내력 있는 관객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걸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축제의 물결로 오는 전주의 봄은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연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의 시네마 여행을 떠난다. 김상경 김규리(김민선)의 사회로 송하진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과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개막 인사, 홍보대사 정일우 김소은의 무대 인사가 이어진다. 개막작 <씨민과 나데르, 별거>를 연출한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올해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서신을 보냈다. 민 집행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서신을 낭독한 뒤 개막작이 상영될 예정.5월 6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열리는 전주영화제 현장에서 전북일보가 제작한 「2011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도 만나볼 수 있다. 가이드 표지는 전주영화제 포스터를 제작한 오기사(오영욱)의 일러스트를 내세워 '소통하는, 스마트한, 유쾌한 영화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가이드는 우석빌딩과 전주 영화의거리,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전주 한옥마을 문화공간 등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가이드를 길라잡이 삼아 이벤트와 맛집 정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유운성 조지훈 맹수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만장일치로 꼽은 작품이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 별거>다.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초기작만 보면 이처럼 훌륭한 영화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혀 기대를 못했던, 이례적인 감독"이라며 "미학적으로 새로운 요소는 없지만, 고전 영화의 요소들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상복이 많다. 극작가와 연극 연출가로 활동한 그는 2003년 첫 장편 데뷔작 <사막의 춤>으로 모스크바 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과 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두번째 장편 <아름다운 도시>는 바르샤바 영화제와 인도 영화제에서 최우수상, 세번째 장편 <불꽃놀이>는 2007년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됐다. 네번째 장편 <어바웃 앨리>는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과 감독상을, 올해는 <씨민과 나데르, 별거>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면서 예술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감독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우리 영화제가 이 정도까지 올라 왔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디지털 삼인삼색'의 경우 참여 감독 명단을 본 세계 영화제 관계자들이 서로 영화를 달라고 재촉했습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영화 보내준다는) 약속까지 받아낼 정도였죠."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61동국대 교수)은 올해 영화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주영화제의 초대를 받았던 감독들이 신작을 보내주고 조직에 노하우가 쌓이면서 운영이 순조로웠다는 평가. 하지만 영화제가 끝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것이 영화제 관계자들의 숙명이다.민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 특징을 '소통하는, 스마트한, 유쾌한 영화제'로 요약했다. 행사 공간을 소통, 정보, 놀이로 나눠 각 공간에 차별성을 부여한 것. 영화인, 시민들이 교류하면서 영화의 지도를 넓혀갈 수 있도록 공간에 특성을 줬다고 설명했다."올해 처음으로 관객 라운지, 서포터즈라운지, 게스트라운지를 통합해 '라운지센터'로 동진주차장에 만들었습니다. 또한 관객과의 야외 만남을 주선하는 '오프 스크린'도 신설됐죠. 보다 많은 이야기가 흘러 넘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신경썼습니다."민 집행위원장은 "주말 관람객 몰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전체 좌석수와 주말 및 연휴 상영타임을 확대했다"며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덧붙였다."전주영화제가 한 단계 한 단계 잘 성장해왔지만, 앞으로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전주영화제 브랜드 이미지 강화,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및 자립재정기반 확대, 영화 영상 문화 저변 확대 및 인재 양성 등을 고민해야겠죠. 지역주민들도 더이상 아웃사이더에 머물지 않고 영화제의 중심에서 즐기길 바랍니다."
영화는 결국 인생이다. 세상과의 조화와 불협화음 사이, 그 어딘가에 영화가 놓여 있다. 우리는 그 던져진 우연과 놓여진 필연 사이에서 영화를 통해 세상을 본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란의 아스가리 파르허디 감독의 다섯번째 장편 영화 <씨민과 나데르, 별거>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윤리적 문제, 종교적 신념, 성(性)과 계급의 문제까지 다양하고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보여준다. 영화는 법정 안에 앉아 있는 부부의 사연으로 시작된다. 부인 씨민과 남편 나데르는 이혼 위기까지 온 상황. 딸 테르메를 위해 이민을 가고 싶어 하는 씨민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 때문에 이란에서 머물고 싶은 나데르와 별거에 들어간다.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처지인 나데르는 가사 도우미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임신한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는 발작을 일으킨다. 격분한 나데르는 라지에에 책임을 묻고 해고한다. 그 충격에 유산을 하게 된 라지에는 나데르를 살인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른다.영화는 주인공들의 비운에 연민과 동정을 갖지 않고 모든 인물들이 처한 윤리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영상이 뛰어나다. 영화가 발전시켜온 모든 방식(편집, 연기, 미장센, 사운드 등)이 고전적인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완벽하게 절제된 조화를 이뤄낼 때의 미학을 보여준다는 평가.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2006년 전주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오프사이드>를 연출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지난해 12월 반체제 활동을 이유로 이란 정부로부터 6년의 징역형과 일체의 영화 활동 금지 선고를 받은 것을 상기하면서 올해 전주영화제의 선택이 이란 영화계의 작은 힘이 되길 함께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에 별들이 쏟아진다.28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앞서 전 세계 영화 거장과 국내 톱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는다.'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하는 클레어 드니 감독과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이 주목을 모은다. 회고전과 특별전을 모아낸 '포커스'의 두 주인공 필리핀 영화의 거장 키들랏 타히믹 감독과 멕시코 니콜라스 페레다 감독의 방문도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 쇼케이스'에 참여하는 〈달빛 길어올리기〉의 임권택 감독과 '포커스'의 특별전으로 전주를 찾는 이명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지독한 사랑〉의 배우 강수연,〈형사〉의 배우 하지원, 〈M〉의 배우 이연희까지 대동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전주영화제의 '새로운 얼굴' 정일우김소은과 전주영화제 폐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김혜나, 미남미녀 배우 이종혁 정 찬 김지우 손은서 장진영, 연기파 배우 이대근과 박준규, 이영하도 축하 행렬을 이어간다.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의석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조재현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이장호 서울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김상경 김규리(김민선)의 사회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주영화제는 38개국에서 온 190편의 영화로 '자유독립소통'의 새로운 만남을 선물한다.
전주영화제 개막작 <씨민과 나데르, 별거>, 폐막작은 '한국 장편 경쟁'영화는 결국 인생이다. 세상과의 조화와 불협화음 사이, 그 어딘가에 영화가 놓여 있다. 우리는 그 던져진 우연과 놓여진 필연 사이에서 영화를 통해 세상을 본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란의 아스가리 파르허디 감독의 다섯번째 장편 영화 <씨민과 나데르, 별거>다. 등장인물을 통해 윤리적 문제, 종교적 신념, 성(性)과 계급의 문제까지 다양하고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보여준다.영화는 법정 안에 앉아 있는 부부의 사연으로 시작된다. 부인 씨민과 남편 나데르는 이혼 위기까지 온 상황. 딸 테르메를 위해 이민을 가고 싶어 하는 씨민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 때문에 이란에서 머물고 싶은 나데르와 별거에 들어간다.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처지인 나데르는 가사 도우미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임신한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는 발작을 일으킨다. 격분한 나데르는 라지에에 책임을 묻고 해고한다. 그 충격에 유산을 하게 된 라지에는 나데르를 살인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른다.영화는 주인공들의 비운에 연민과 동정을 갖지 않고 모든 인물들이 처한 윤리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영상이 뛰어나다. 감정의 미니멀리즘에 도달한 영화는 묵직한 깊이를 보여준다.폐막작은 올해 처음 '한국 장편 경쟁'의 대상작이 될 것이다. 전주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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