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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전주국제영화제] ③프로그래머들의 색다른 추천작

'자유독립소통'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9% 줄어든 총 38개국 190편(장편 131편단편 59편)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또 누군가는 상상하면서, 때로는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똑같은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 터. 유운성 맹수진 조지훈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이런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영화'를 추려봤다. 단, 이것은 선택이며, 취향이다.▲ 2시간 이상 앉아 있기 힘들다면러닝타임이 2시간 이상만 되면 불편한 관람객들은 다음의 작품들을 재고해봐야 한다. <카라마이>(감독 쒸 신)는 1994년 어린이 전용 극장에서 3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건을 담은 작품. 상영 시간이 6시간에서 딱 4분 모자란다. <카를로스>(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냉전 시절 전설적인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의 일대기. 상영 시간은 무려 5시간30분이다. 핀란드 작은 마을 영화제에서 만난 감독과의 유쾌한 대화를 담은 <소단큘러 포에버>(감독 피터 폰 바흐)도 4시간30분, <리스본 미스터리>(감독 라울 루이스)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비밀을 다룬 대서사시로 4시간 26분이다.▲ 가족과 함께 왔다면<고백>(감독 유지영)은 가족이 보기엔 다소 '거북한' 영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는 초등학생 아들 친구 영배로부터 낯뜨거운 고백을 받는다.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가족 X>(감독 요시다 고키)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비정규직 아들, 정체성을 잃어가는 아내 등 해체되는 가족이 나온다. 사실적인 연출이 보는 내내 먹먹한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TV 음식 프로를 즐겨본다면<트루맛 쇼>(감독 김재환)는 맛집 프로그램 실상을 낱낱이 들춰낸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는 도발적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맛집 프로그램이 직접 식당을 차리고 실제로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방송 다큐와 유사한 것 같지만 맛집 방송의 허구성과 기만성을 철저하게 해부하는 폭로작.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일 때가 있다.▲ 금주를 시작했다면<술이 깨면 집에 가자>(감독 히가시 요이치)는 일본 인기 만화가 니시하라 리에코의 전 남편이자 2007년 세상을 떠난 종군 카메라기자 기모시타 유타카의 자전적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주인공은 알코올 중독으로 이혼 당하고 아이들과도 떨어져 살게 된다. 건강 악화로 입원을 하면서 가족의 사랑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내용.▲ 금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면지난해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제임스 베닝 감독의 <스무 개비의 담배>는 금연을 시작한 혹은 금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절대 봐서는 안 될 영화다. 영화는 스무 명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담배 한 개비씩을 피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으로만 이야기한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낀 관람객들은 상영관을 나와 담배를 물게될 지도 모른다.▲ 지금 사랑을 시작했다면<씨민과 나데르, 별거>는 법정에 앉아 있는 한 부부의 사연으로 시작된다. 딸 테르메를 위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부인 씨민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로 이란에 남고 싶은 남편 나데르를 통해 이란 사회의 윤리와 종교적 신념, 성(性)과 계급 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담아낸다.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면서 거장 반열에 올랐다.▲ 싱글남, 싱글녀에게는<독신남>(감독 하오지에)의 배경은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한 시골 마을. 네 명의 노총각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사랑을 갈망하던 그때와 비교해보면 외롭기 짝이 없지만, 이들의 삶이 유머러스하고 정감있게 담겼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한 켠에 왠지 모를 허전함이 드는 건 왜 일까.▲ 아직도 주식으로 돈 벌 수 있다고 믿는다면<인사이드 잡>(감독 찰스 퍼거슨)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초래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주식시장이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를 아직도 순진하게 믿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또다른 걱정을 안겨줄 듯. 맷 데이먼이 인상적인 내레이션을 선보여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27 23:02

문화영토 판 '고령화 가족' 전북연극제 최우수상 영예

'제27회 전북 연극제'에서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의 '고령화 가족(작 천명관·연출 안대원)'이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했다. 백민기 대표는 문화영토 판의 대표작'가족 이야기'를 준비하다 천명관의 소설에 주목했다."소설을 무대화하는 게 처음이라 애로사항이 많았죠. 소설 읽을 때 맛이 무대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고령화 가족'은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20여 년 만에 다시 어머니 품으로 모인 3남매 좌충우돌 생존기. 영화감독으로 10여 년간 '충무로 한량'으로 지내는 50대 남자인 나를 중심으로 이혼한 여동생, 형무소를 몇 번이나 들락거리는 전과자 형까지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솔직한 가족의 의미를 그려냈다. 백 대표는 "지난해 무대지기가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 등 4관왕을 차지해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심사위원회(위원장 곽병창)는 "'고령화 가족'은 인물 사이의 긴장, 갈등과 역량있는 연기자들의 인물 해석 능력이 뛰어났다"며 "다만 엄마의 성격을 좀 더 명확히 부각시켜 자식간 관계를 잘 풀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문화영토 판의 '고령화 가족'은 6월 원주에서 열리는 '제29회 전국연극제'에 전북 대표팀으로 참가한다.우수작품상은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의 '안녕! 오아시스!', 장려상은 극단 사람 세상(대표 편성후)의 '사랑에 대한 소묘', 특별상은 황토레퍼토리 시스템(대표 권오춘)의 '완주군 삼례읍'이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안녕! 오아시스!'는 뮤지컬과 연극의 경계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요구되며, '그 여자의 소설'의 경우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줬으나 연극제 성격에 부합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26 23:02

[2011 전주국제영화제] ①세계 다큐의 귀환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다시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이같은 '재발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오해했던 경우, 나이가 필요한 영화일 경우, 반대로 그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경우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스펙트럼이 넓은, 매우 적극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곳이다. 28일 개막하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전북일보가 'JIFF를 다시 발견하는 힘'을 연재한다. 영화를 본 뒤 단정적인 별점을 매기기 보다는 그 영화에 대해 자꾸만 생각할 것을 권한다. 그것만이 영화를 보고 나서 죽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으로 거론되어 온 '대안과 독립'은 실험적 영화에 대한 힘 기울이기로 열 두해 동안 두드러지게 나타나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이러한 자존심은 열두 번 째 영화제의 튼튼한 힘이 되었다. 이번 영화제에는 예년에 비하여 많은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선보인다.프로그래머로부터 추천받은 작품은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자서전>,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 <선물가게를 지나는 출구>, <테이프>이다. 2001년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의 프런티어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작품들과 함께 일본의 오가와 신스케의 <해방전선> 다큐 시리즈가 소개된 바 있었다. 그 때의 영화 관람으로 다큐멘터리 제작현장이야말로 '전장'이라는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는 드라마와 같은 픽션적 영화들과는 달리 제작 목적, 제작 과정과 그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실로 그 '현장'과 '실험'이 그 다큐의 명맥을 살리기 때문에 관객에게 끼치는 미디어로서의 힘은 지대하다. 오늘의 영상 세계에서 다큐멘터리가 차지하는 역할이 확대되어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루마니아 안드레이 우지카 감독의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자서전 (2010)>루마니아의 철권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가 권좌에서 내려진 후 처형되기 직전의 인터뷰 장면이 흐린 영상으로 소개된다. 티미소아라 집단 학살의 주모자임을 묻는 이 장면이 오픈닝과 클로징으로 편집된 180분의 방대한 장편기록물이다. 감독은 단지 수집한 과거의 기록 영상 필름 자료들을 순차적으로 편집한다. 놀랍게도 영상 상태는 최상의 것으로 차우세스쿠 자신을 위하여 집권 당시 선전홍보 목적으로 기록해놓은 생생한 영상물들이 시기에 따라 편집되어있다. 권력을 장악한 젊고 패기 넘치는 차우세스쿠는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민 앞에 나타난다. 크지 않은 키, 곱슬머리, 활달하기 이를 데 없다. 거칠 것 없는 행동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공산당 중앙 서기장에서 독립 국가의 초대 대통령으로, 당 서기장으로 국가수반으로 철권 독재자로 올라서는 전 과정이 놀랄 만큼 선명하게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이 영상물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그의 동반자로 등장한다. 프랑스의 드골, 첵코의 두브첵크 그리고 미국의 닉슨 등, 중공의 모택동과의 만남, 대통령으로 왕홀을 받아 기립박수를 받는 화려한 모습들, 미국방문으로 카터 대통령 접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접견, UN 본부 참석 등 실로 그의 자서전은 화려하다. 한 독재자의 허무한 삶을 목격한다.▲ 영국의 뱅크시 감독의 <선물가게를 지나는 출구>먼저 뉴욕의 지하철을 상상하시라. 지저분한 벽 낙서들, 스프레이의 메케한 냄새와 함께 역겨운 낙서들이 떠오른다. 이른바 그래피티(길거리 미술), 이제는 엄연한 예술의 세계에 진입한 미술 영역이다. 영국의 런던, 현대미술 그것도 그래피티의 대가 아티스트 뱅크시가 출연한다. 그러나 막상 영화는 뱅크시에 관한 가게주인의 의도가 뒤집혀 괴짜 인간에 대한 뱅크시의 기록물이 된다. 영화를 이루는 여러 컷들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 미술의 프린팅도 등장한다. 승용차 위에서 질주하며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달리는 화물열차를 향한 스프레이 퍼포먼스가 다양하게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도시 전체가 사물전체가 화폭이다. 그들은 그려대고 경찰은 그들을 잡으려 쫓고 쫓기는 아티스트들의 활동은 그야말로 도시의 게릴라 작전임을 말해준다. 그들은 작은 선물가게를 통해 쫓는 이들을 피해 탈출한다. 인터뷰를 하는 검은 망토는 <스타워즈>의 '데스베이더'를 연상시키며 우리로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LA의 도심지, 이스라엘 팔레스틴의 시멘트 처절한 장벽에도 그들의 자유와 평화의 그래피티가 뿌려진다. 그들의 행위예술은 시대와 사회를 향한 저돌적이고 도전적인 부르짖음이다. 사람의 앤디 워홀의 탄생을 예견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 행위 미술을 쏙 닮은 작품들과 뱅크시의 아트 포퍼먼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중국의 전위 안무가 리 닝의 <테이프>중국 산동성 성시인 제남(지닌)시의 재개발지역이 그 무대다. 도시의 곳곳이 행위무용 전위 댄스의 무대가 된다. 리 닝이 직접 안무를 하며 훈련을 시키는 현장으로부터 임신에서 육아의 과정을 겪는 아내와 자라나는 아이와의 내면적 관계를 저변에 깔면서 제자들의 수습과정을 독려하는 수년 간의 기록물이다. 도시의 어느 곳도 그들의 무대 아닌 곳이 없다. 동토와 같은 재개발지구, 얼어붙은 강의 얼음을 깨고 벗은 몸으로 들어가거나 누드의 몸으로 도심을 걷는 그들은 개인으로나 그룹이 펼치는 전위 행위다. 몸의 예술이다. 몸부림의 퍼포먼스다. 도시가 그들의 전 무대다. 특히 폐허가 된 곳들 폐차장, 허물어진 건물 사이사이에서 그들은 제목 그대로 테이프로 몸을 감고 서로를 얽어매며 화공본드나 물풀들로 몸을 비비며 몸부림친다. 그들의 항거의 몸짓을 즉각 알아낼 수 있다. 서로를 뗄 수 없는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야하는 도시민들의 향수를 안고 그들은 여전히 항거의 춤을 추고 있다. 전위예술안무가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아이의 아버지로서 사회적 책임과 진정한 자유의 실천을 2005년에서 2010년에 이르는 기간 그들이 지난(제남)시에서 벌렸던 행위예술의 집합체를 볼 수 있다.▲ 칠레의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의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2010)>어린시절 독일제 망원경이 우주공간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해 주었다는 나레이션은 "그 어린 시절, 칠레는 평화로운 천국이었다."는 톤으로 바뀌는 오프닝은 칠레의 세계적인 아타카마 사막 라 살레의 천문대 천체 관측소를 근접영상으로 소개한다. 오픈 신에서 보여주는 아름답고 잔잔한 영상이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가슴 아픈 내력을 깊숙이 담고 있다. 칠레의 비극이 담겨있고 또한 그 비극의 극복을 잔잔하게 말해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영상미 넘치는 작품이다.감독은 천체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펼쳐 보여주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의 천문대(건조함과 청명함의 중심지 라 살레)통해 보는 저 광막한 천체와 행성들과 은하수의 무수한 무리 별들이 회전하는 사막위의 밤하늘, 별바다는 말 그대로의 신비를 보여준다. 그 별들은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고 죽는다. 그 별들의 주성분은 칼슘이란다. 만 년 전에 형성한 이곳, 사막지역에 살았고 묻혀버린 신비로운 칼슘 덩이의 미라와 인골들처럼 이곳에 수용되었던 광산 노예들의 수많은 인골들을 기억하게 한다. 뿐만 아니다.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그토록 평화롭던 칠레를 지옥으로 만들었던 독재자 피노체트에 의해 실종되어 이곳 사막에 집단 매장된 역사도 기억하게 한다.감독은 또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기억을 잃고 있는 조부모를 바라보며 실종 부모를 기억하고 있는 칠레의 여성 천문가. 그는 아타카마 천문대의 망원경을 통해 펼쳐지는 광활한 은하계와 행성들의 신비 속에서 그 아픔의 의미를 찾는다. 35mm필름을 통한 천체들과 사물들의 최상의 아름다운 영상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이영호(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1.04.25 23:02

창단 50주년 창작극회, '전북 연극제'에 앙코르 작품 '그 여자의 소설'

역시 연극은 시간의 얼개를 감고 풀 줄 아는 예술이다. 창단 50년의 저력은 무서웠다. 가난한 연극이 얼마나 풍성할 수 있는 지, 비극과 희극이 얼마나 근접해 있는 지 보여줬다.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야심차게 불러낸 '그 여자의 소설'. 지난 19일 창작소극장에서 열린 '제27회 전북 연극제'에 출품한 '그 여자의 소설'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배경으로 씨받이(이혜지 역)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신산한 삶이 묵직하게 다가왔다.정경선 전주시립극단 단무장은 "이혜지(작은 댁) 김은혜(큰 댁)는 나이가 어린 데다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나 행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며 "특히 귀분네를 맡은 배우 지수는 자신의 친 할머니를 모델로 삼아 어르신들의 춤추는 장면을 재현해 웃음을 자아냈다"고 평가했다.공연은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석 댁(김은혜 역)은 사내 아이 나아줄 작은 댁을 선택한다. 아내를 '지집'이라 부르며 주먹질도 서슴지 않는 남편(이부열 역), 어린 딸 조촌이를 두고 시집 와 평생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작은 댁, 속 깊은 장석댁이 주인공. 사투리와 능청맞은 비유를 그대로 살려낸 故 엄인희 특유의 문체는 맛깔스러운 대사가 되어 펄펄 뛰놀았다. 전라도 사투리의 향연을 펼친 이들의 연기는 차지면서도 쫀득했다.김정수 전주대 교수도 "이 무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한 명의 배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라며 "속도감을 즐기는 젊은 배우들이 세월의 호흡을 터득한 삶과 제대로 놀 줄 아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서 흐뭇했다"고 했다.이날 무대에서 이부열씨는 유일한 연장자로 안정된 발성과 중후한 연기로 이 무대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귀분네(역 강지수)는 순간 순간 질펀한 운율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관객도 그 흥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다가 웃음을 터뜨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다만 남편과 큰·작은 댁의 나이 차이가 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구한 삶을 연기하는 여배우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도 안 될 일이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21 23:02

서울환경영화제 내달 18일 개막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가 다음 달 18~25일 마포구 상암동 CGV 상암에서 열린다. 서울환경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최열)는 19일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영화제에 33개국에서 초청한 환경 영화 140여편이 상영된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임순례 감독이 기획한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로 임순례, 송일곤, 박흥식, 오점균 등 감독 4명이 반려동물을 소재로 각각 만든 영화 4편을 묶었다. 주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에는 예심을 거쳐 올라온 14개국의 장편 10편, 단편 11편 등 21편이 장편 대상(1천만원), 단편 대상(500만원), 심사위원 특별상(300만원), 관객상(100만원)을 놓고 경합한다. 부안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를 둘러싼 부안군민들의 투쟁을 기록한 장편 다큐멘터리 '야만의 무기'가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국제환경영화경선에 진출했다. 천연가스 수송관을 설치하려는 다국적 기업에 맞선 아일랜드 마을의 투쟁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파이프'와 지구 온난화로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이누이트의 삶을 다룬 '이누이트의 경고', 몰디브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인 환경미화원을 통해 낙원의 그늘진 이면을 폭로하는 '낙원에서 온 엽서' 등도 상영된다. 주요 환경 이슈를 선정해 관련 영화를 소개하는 '쟁점 2011'에서는 핵과 에너지 전반의 문제를 조명한다. 핀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핵폐기물 보관소를 촬영한 '영원한 봉인',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체르노빌 참사를 겪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레오니드 이야기' 등 5편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후 변화와 미래' '세계 환경영화의 흐름' '한국 환경영화의 흐름' '지구의 아이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사막화냐 숲이냐' '에코 판타스틱' 등 비경쟁 부문에서 다양한 환경 이슈를 두루 살핀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한국 작품 가운데 국제환경영화경선 출품 조건을 만족하는 영화를 대상으로 한국환경영화경선도 진행돼 우수작에 아베다 대상(500만원), 우수상(300만원), 관객심사단상(200만원)이 주어진다. 영화제 개막식은 다음 달 18일 오후 7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홍보대사인 에코 프렌즈로 밴드 자우림의 드러머인 구태훈과 배우 김지호, 김태우를 위촉했다. 영화제 트레일러는 김태용 감독과 김종관 감독이 각각 배우 김태우와 박진희를 기용해 만들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4.20 23:02

배종옥 "꾸준히 도전한 게 롱런 비결"

"실패도 성공도 했지만, 저는 꾸준히 도전했어요. 그것이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배우 배종옥은 19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개봉(21일)을 앞두고서다. 배종옥은 영화에서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인희 역을 맡았다. 돈이 아까워 버스를 타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며 두 남매를 키우는 의사부인 역이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다소 과장된 설정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꼭 똑같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문제들을 갖는 게 가정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굳이 딸이 유부남과 사귀지 않아도, 아들이 보청기를 끼고 살지 않아도, 그런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게 가정 아녜요? 가족이 짐이란 생각이 때론 들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사실 그들이 있어서 행복한 거잖아요? 짐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은 좋은 거잖아요? 나이가 들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강해져요."영화 안에서 장성한 두 남매의 어머니로 나오는 그녀는 암에 걸린다. 배종옥의 어머니도 실제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팔순의 나이였다. "제가 늦둥이였어요. 어머니가 42살에 낳으셨죠. 어머니가 평생을 뒷바라지해주셨죠. 삶의 의지가 강하셨지만 가족들에게 암에 걸렸다는 말씀은 하시지 않았어요." 자녀들에게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밝히길 꺼리는 인희를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고한 어머님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엄마를 지켜보면서 내가 느꼈던 슬픔, 엄마를 보내면서 느꼈던 감정들은 떠올랐어요. 그리고 엄마가 되니, 엄마로서 많이 느꼈던 감정들도 떠올랐어요. 하지만, 특정한 이미지를 가져와 연기하진 않았어요."오롯이 그 인물이 되도록 겹치기 출연을 자제한다는 그는 이번만큼은 드라마 출연(호박꽃 순정)과 겹쳤다. "드라마를 하는 입장이었지만 작품이 워낙 좋아서 욕심을 부렸어요. 정말 고민을 많이 했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그와 각별한 인연이 있던 노희경 작가가 쓴 동명 드라마(1996)가 원작이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는 변기를 잡고 토악질을 하던 화장실 신. 커트를 나누지 않는 롱테이크 장면이었다. 추위 속에서 감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했다. "화장실이 매우 추웠어요. 냉골이었죠.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그 장면만 촬영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어요."1986년 드라마 '노다지'로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던 비결에 대해 "잘하는 것만 하지 않은 것이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했다. 하지 않았던 역할도 하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혀왔다는 것이다. "욕을 먹고, 비난을 받아도 배우로 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실패도 성공도 했지만 전 늘 도전했어요. 진짜 배우로 가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긍정적인 마인드도 가지고 있었죠."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무얼 더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멜로물이나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노래도 배워서 뮤지컬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나이 드니까 할 게 더 많아진다"며 쾌활히 웃었다. "연기론, 그런 거창한 질문은 부담돼요. 전 그저 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저는 제가 하고 싶어하는 작품에 몰입하면서 살고 싶을 뿐입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4.20 23:02

[2011 전주국제영화제] 김상경·김규리·박재정·김혜나 전주영화제 마이크 잡는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폐막식 사회자로 전주와 인연을 맺은 여배우들이 다시 찾는다. 배우 김상경(38)와 '제5회 전주영화제' 홍보 대사였던 김규리(31김민선)씨가 전주영화제의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다. 5월 6일 폐막식에는 배우 박재정(31)와 배우와 심사위원으로 전주를 찾았던 김혜나(31)씨가 호흡을 맞춘다.배우 김상경씨는 1961년 데뷔 이후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미워할 수 없는 '찌질남',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 운전 기사, 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에서는 철두철미한 정보원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김규리씨는 개명한 뒤 전주를 다시 찾는다. 그는 영화 <여고괴담 2>, <하류 인생>, <미인도> 등을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인기 배우. 개막식은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배우 박재정씨는 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서 재벌 2세 엄친아, <선덕 여왕>에서는 미실의 첫사랑'사다함', 드라마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에서 최고의 탐정 정약용으로 활약했다. 배우 김혜나씨는 전주영화제와 아주 각별하다.'제7회 전주영화제'의 폐막작 <내 청춘에게 고함>을 시작으로 '제8회 전주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최우수 작품상(JJ 스타상) 수상작 에 출연한 데 이어 '제10회 전주영화제'에서는 한국 단편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이외에도 영화 <거울 속으로>, <내 청춘에게 고함>, <경축! 우리 사랑>, <요가 학원> 등에 출연하면서 충무로 실력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폐막식은 5월 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갖는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20 23:02

전주영화제 개막식 사회자에 김상경ㆍ김규리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배우 김상경ㆍ김규리를 오는 2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영화제 개막식의 사회자로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이들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배우로, 늘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해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이념과 부합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상경은 1996년 데뷔해 '생활의 발견', '화려한 휴가', '대왕세종', '국가가부른다' 등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폭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어떤 장르와캐릭터의 옷을 입어도 믿음을 주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규리는 KBS 드라마 '학교'와 영화 '여고괴담2'로 각종 신인상을 휩쓸며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급부상했으며 2004년에 전주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은 인연도있다. 폐막식 사회자로는 배우 박재정ㆍ김혜나가 선정됐다. 올해 영화제는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28일부터 5월6일까지 아흐레 동안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고사동 영화의거리 극장가 등 14개 상영관에서 열리며 우리나라와 포르투갈, 멕시코, 이란 등 38개국 장편영화 131편과 단편영화 59편 등 모두 190편이 선보인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4.19 23:02

제27회 전북연극제 19일 개막…창작 초연작 2편 등 총 6편 올려

삶은 최초의 시연으로만 구성되는 서투른 연극이다. 삶의 모든 것은 단 한 번 뿐이라서 의미를 갖는다. 연극 한 편을 보았을 때 느낌 역시 단 한 차례 뿐이다. 그렇기에 그 감동은 귀하다.'제27회 전북 연극제'가 '단 한 번의 감동'을 재현한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류경호·전북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연극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대 JJ아트홀·창작소극장,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에서 열린다. 창작 초연작은 극단 둥지의 '불편한 사람들'과 문화영토 판의 '고령화 가족'. 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의 '완주군 삼례읍'이 연극제 개막을 알린다. 류경호 회장은 "새로운 도전과 실험의 산실인 전북연극제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북 연극의 자존심을 지켜왔다"며 "지난해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수상으로 전북 연극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던 것처럼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은 6월 원주에서 열리는 '제29회 전국연극제'에 전북 대표팀으로 출전한다.▲ 창작극회, '그 여자의 소설'19일~24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7시) 전주 창작소극장창단 50주년을 맞은 창작극회는 '그 여자의 소설(작 엄인희·연출 홍석찬)'을 선택했다. 1998년, 2002년 최대 관객들을 동원한 앙코르 작품. 류경호 회장이 당시 연출을 맡아 전북 연극제에서 은상과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일제 강점기에서 6·25 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씨받이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이 그려진다. 작고한 엄인희씨가 쓴 작품으로 거대한 힘에 의해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도 엿볼 수 있다. 문의 063) 282-1810.▲ 극단 둥지, '불편한 사람들'2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서울대 법대 졸업생'인 칠복은 까칠남.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직업은 무당이다. 그와 오랜 지기인 민호는 정신과 전문의. 하지만 심한 건망증으로 인해 해고를 당해 현재는 백수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는 상황을 자꾸 꼬이게 만든다. '불편한 사람들(작·연출 문광오)'은 '불편한 관계'를 꾸밈이나 과장, 생략 없이 전할 뿐이다.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문의 010-5633-2600.▲ 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완주군 삼례읍'21일 오후 7시30분 전주대 JJ 아트홀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의 '완주군 삼례읍(작 손톤 와일더·연출 장제혁)'은 극적 스토리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명중과 미선은 옆집에서 나고 자라 같은 학교를 다니며 결혼까지 골인한다. 둘째 아이 출산 도중 목숨을 잃은 미선은 죽어서도 안타까워 하다 12번째 생일로 돌아가게 됐다. 미선의 대사와 소소한 몸짓, 표정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 문의 010-4499-2009.▲ 문화영토 판, '고령화 가족'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고령화 가족(작 천명관·연출 안대원)'은 천명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다. 무늬만 영화감독인 작은 아들은 계속되는 영화 실패로 아내와도 이혼, 어머니의 낡은 빌라에 들어간다. 어머니 집에는 형무소를 몇 번이나 들락거린 전과자 형이 버티고 있다. 뒤이어 이혼한 여동생까지 딸과 함께 집에 온다. 이 가족의 평균 나이는 49세. 정말 '고령화 가족'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도 어머니는 쓰디쓴 실패를 맛본 자식들을 모두 거둔다. 형제들은 점점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문의 063) 232-6788.▲ 극단 사람세상, '사랑에 대한 소묘'22~24일 오후 7시30분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사랑에 대한 4人 4色 이야기. '킹카'를 애인으로 만들기 위한 여우, 우정과 사랑 사이를 고민하는 노총각·노처녀, 정체 불명의 전라도 부부, 이웃에 살던 첫사랑과의 재회…. '사랑에 대한 소묘(작 위성신·연출 편성후)'는 삶에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으로 사랑을 선택한 게 아닐까. 문의 063) 468-2139.▲ 극단 명태, '안녕! 오아시스!'2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안녕! 오아시스(작 최 정·연출 최경성)'의 시간적 배경은 크리스마스 이브. 오아시스 마트 직원 호영은 물건을 정리하던 창고에서 재고품을 슬쩍하는 나영을 목격한다. "훔쳤다""훔치지 않았다"로 서로 옥신각신하던 이들 앞에 한 군인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순간 경비 아저씨의 실수로 창고문은 잠긴다. 오 마이 갓! 문의 063) 274-7114.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19 23:02

"전북연극 부활하는 그날까지…" 창립 50주년 맞는 창작극회

전북 연극의 시작과 중심에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있다. 창작극회는 1960년대 이 지역에 연극의 씨앗이 뿌려졌을 때부터 전북 연극 50년 부침의 세월을 함께 했다. '연극은 인간을 그리는 예술'이듯 창단 50주년을 맞는 창작극회의 모든 무대에는 인생이 있다.13일 전주 경원동 창작소극장에서 형, 동생하는 끈끈한 사이에서 연출가, 극단 대표로 발전해온 류경호(49·전북연극협회 회장)씨와 홍석찬(45)씨를 만났다. 창작극회 50주년 기념 공연'그 여자의 소설'에서 각각 연출가, 제작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 여자의 소설'은 1998년, 2002년 최대 관객들을 동원한 앙코르 작품. 일제 강점기에서 6·25 한국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씨받이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이 풀어진다. 홍씨는 "소설로 쓰면 열 권도 넘게 쓸 그의 인생역정은 바로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했고, 류씨는 "거대한 외부의 힘에 의해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그린 것"이라고도 했다. 작고한 엄인희씨가 쓴 작품으로 작은 댁(이혜지 역)이 큰 댁(김은혜 역)과 서로 미워하면서도 자매같은 사랑을 나누고, 오랜 시간 이별한 딸(이수화 역)과의 연대감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적인 페미니즘을 연상시킨다.30대부터 50대까지 20년의 나이차를 웃도는 배우 이부열 이혜지 김은혜 강지수 이수화 정민영 박영준씨가 출연, 탄탄한 역사가 쌓아놓은 선·후배를 자랑한다. "배우들에게 잘 간섭하지 않는다"는 류씨는 "당시 30대 배우들이 이제는 40대 중진 배우들로 옮겨 앉았다"며 "젊은 배우들이 시대의 감정선을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한꺼풀' 벗고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창작극회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동화 선생(1911~1978)의 이름을 빼놓고서는 그 역사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는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1961)'를 시작으로 '여운(1962)','우리들의 뒷모습(1967)', '망자석(1970)' 등 20여 편의 작품을 올리면서 전북 연극의 텃밭을 풍요롭게 했다. 전주시립극단 탄생은 그가 남긴 또다른 결실. 1997년 창작소극장의 화재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련이기도 했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창작극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류씨는 "스스로도 어떻게 20년 넘게 이 세월을 버텼을까, 힘들어도 여기까지 잘 지키면서 왔구나 한다"고 했고, 홍씨는 "나도 모르게 떠밀려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예전과 같은 열정을 보여주는 배우들이 줄어간다는 데 고민이 깊다. 생활을 핑계로 다른 길을 궁리하는 배우들이 많아지면서 인력난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도 요즘에는 더블 캐스팅이라는 제도도 있으니 배우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죠. 학교에 연극 강사로도 나가고요. 하지만 이걸 인내할 줄 아는 배우들은 많지 않습니다."연극인들이 연극만 고민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혹여 그러지 않더라도 이들의 '열전'은 계속돼야 한다. 멈추거나 고이면 더 이상 연극이 아니지 않는가.창작극회는 매년 연말 동사무소에 기부금을 놓고 가는 이야기를 각색한 창작극'얼굴 없는 천사'도 준비하고 있다. 9월에는 나운규의'아리랑'을 대형 무대로 올릴 예정.이들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50년의 역사가 주는 무게감, 지역 연극계의 맏형으로서 책임감이 크다"며 "전북 연극이 부활하는 그날까지 창작극회가 중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 그 여자의 소설(원제 작은 할머니) = 15~30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일 오후 4시) 전주 경원동 창작소극장. 문의 063) 282-1810.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14 23:02

[2011 전주국제영화제] JIFF, 유럽의 거장을 만나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4월28일~5월6일)가 영화제 기간내 영화의 거리 등에서 거장 감독의 신작영화 12편을 상영한다.첫 번째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첫 디지털 영화이자 101번째 작품인 '달빛 길어올리기'다.한지를 소재로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애잔하고 깊은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냈다.'디지털 삼인삼색 2011'을 통해 유럽의 세 거장 장-마리 스트라우브 감독의 '후예', 클레어 드니 감독의 '데블', 그리고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의 '어느 아침의 기억'도 만난다.현대영화의 거장 프랑스의 장-뤽 고다르가 '아워 뮤직(2004)'이후 6년만에 발표하는 새 장편영화 '필름 소셜리즘'도 찾아간다. 우리시대 최고의 예술가중 한사람인 고다르 감독이 다양한 언어의 대사와 의도적으로 비워놓은 영어자막, 문학과 역사의 특별한 인용으로 유럽사회에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또 2008년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가진 바 있는 헝가리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 과 폴란드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의 '이센셜 킬링'이 상영된다.'토리노의 말'은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며 '이센셜 킬링'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동유럽 영화의 진수를 엿 볼수 있는 기회.이밖에도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영화로 무려 4시간 26분동안 상영되는 칠레의 라울 루이스 감독의 '리스본 미스터리'와 포르투칼의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의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 홍콩 두기봉 감독의 코미디영화 '단신남녀', 10년만에 전주를 찾는 영국의 존 아캄브라 감독의 '나인 뮤즈'도 선보인다.

  • 영화·연극
  • 황주연
  • 2011.04.11 23:02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 57%…외화 따돌려

한국영화가 올해 1분기(1-3월)에 외화보다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7일 발표한 1분기 영화산업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월 한국영화 관객수는 1천927만명(56.3%)으로, 1천496만명에 그친 외화(43.7%)를 따돌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관객 점유율에서 1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국영화는 매출에서도 작년 동기에 비해 15.1%(1천426억) 늘었다. 1분기 흥행순위에서도 10편 가운데 7편이 한국영화다.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 478만명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라스트 갓파더'(199만명), '글러브'(188만명), ''아이들..'(186만명)이 2-4위에 올랐다. 반면 외화는 '아바타'가 흥행을 이끈 전년 동기간보다 관객 수에서 29.5% 줄었다. 흥행 10위 안에도 '걸리버 여행기'(176만명.5위), '블랙스완'(157만명.8위), 월드 인베이젼(120만명.10위) 등 3편만 포함됐다. 1분기 전체 영화 시장 규모는 2천673억 원으로, 3천60억원에 이른 지난해 1분기보다 387억(12.6%)이 감소했다. 영진위는 기록적인 흥행 성적을 거둔 '아바타'를 비롯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3D 영화의 잇따른 흥행으로 급격한 매출 신장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는 외화가 부진하면서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4.08 23:02

100억원 대작영화 '가비' 군산서 촬영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100억원의 대작영화 '가비(감독 장윤현·제작 ㈜오션필름)'가 군산에서 촬영된다.군산시는 제작사로부터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신흥동 옛 일본식(히로스) 가옥 내·외에서 촬영 협조요청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촬영지인 옛 일본식 가옥은 국가등록문화재 183호다.시는 영화목적에 맞게 설치된 가옥 내외의 세트를 촬영 후에 원상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작사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영화 상영 때 군산시 후원(제작협조)이 명기되도록 요구했다.시 관계자는 "제작사인 ㈜오션필름이 고종 황제와 관련한 영화촬영협조를 요청해 왔고, 이에 군산시는 3월29일 문화재사용 약정을 체결했다"면서 "향후 영화촬영지가 관광코스 및 지역홍보에 활용될 수 있도록 몇가지 행정적인 협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가비'는 김탁환 소설가의 원작 '노서아가비'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첩보 멜로 장르로 일본의 계략으로 조선에 잠입한 스파이들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려는 고종을 암살하려고 비밀 작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주진모, 김소연, 박희순, 유선 등이 출연하는 '가비'는 6월말까지 촬영을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 중 상영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홍성오
  • 2011.04.06 23:02

소설 원작 日 영화 줄줄이 개봉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일본 영화가 올봄 극장가에 잇따라 걸린다. '고백' '클로즈드 노트' '상실의 시대' '실락원' 등 4편이 줄줄이 개봉한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고백'. 2009년 일본 '서점 대상'에 오르며 300만 부가 팔린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탄탄한 구성을 갖춘 파격적인 이야기를 '혐오스런 마쓰코의 일생' '불량공주 모모코'의 나카시마 데츠야 감독이 뛰어난 연출력으로 스크린에 멋지게 옮겨냈다. 중학생 아이들이 담임교사의 딸을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을 각 인물의 고백으로 그려냈다. '고백'은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다. '클로즈드 노트'(14일 개봉)는 휴대전화 사이트에 연재된 소설을 원작으로 한영화로, 일본에서는 2007년 개봉해 한국돈 180억원어치의 수입을 올렸다. 히트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고' 등을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감독 작품으로 일본 톱 배우인 사와지리 에리카와 다케우치 유코가 출연했다. 이 영화는 대학생 가에가 막 이사한 집에서 전에 살던 주인 이부키가 남긴 노트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가에의 이야기와 일기에 적힌 이부키의 과거가 교차하면서 펼쳐진다. 따뜻한 감성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따라간 것이 돋보이는 영화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도 영화로 나왔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상실의 시대'는 1987년 일본에서 첫 출간된 이후 세계 36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원작을 바탕으로 '그린 파파야 향기' '씨클로'의 트란 안 훙 감독이 연출했다. 이달 말 개봉 예정인 '실락원'은 14년만에 국내에 상륙해 관심을 끈다. 불륜과 성을 과감하게 묘사해 '실락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면서 1997년 일본개봉 당시 3주 만에 5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그 해 최고의 흥행 영화다. 일본에서 500만부가 팔린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모리타 요시미쓰 감독이 연출했으며 야쿠쇼 고지와 구로키 히토미가 출연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4.01 23:02

[2011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영화제 예매 서두르세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4월28일~5월6일)'가 티켓예매를 시작한다.개폐막작 예매는 12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4일 오전 11시부터다. 전주 고사동 삼백집 옆 납작한 슬리퍼 ZIP & JIFF에서 진행되는 사전 오프라인 예매는 토요일을 포함한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온라인 예매는 홈페이지(www.jiff.or.kr)에서 회원 가입만 하면 24시간 아무 때나 가능하다.입장권 가격은 일반 상영작의 경우 5000원. 개폐막식, 마스터 클래스, 불면의 밤, 3D 영화의 경우 1만원이다. KB국민카드(KB국민비씨카드 제외)로 결제 시 10% 할인되며, 지프 서포터즈 회원의 경우 20%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가 가능하고 중복 할인도 된다. 장애인과 국가 유공자는 현장 예매 시 신분증을 제시할 경우 20% 할인 받을 수 있다.15명 이상 30명 이하로 이뤄진 단체에 한해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단체 관람 신청도 받고 있다. 개폐막식 단체관람은 불가능하지만, 일반 상영작의 경우 20% 할인된다. 또한 단체관람 신청 시 전주 전통문화관과 함께하는 전통문화 패키지도 신청 가능하다. 전주영화제 상영작 관람과 함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패키지는 영화 관람료 4000원을 포함해 한벽루 국악 파티 패키지는 1만5000원, 정오흥취(국악 공연) 패키지는 1만3000원, 전주비빔밥 체험은 1만1000원이다. 풍물혼례다례전통공예체험 패키지는 9000원이다. 전통문화관에서 열리는'해설이 있는 판소리(4월29일)'는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JIFF 서포터즈 회원은 전통문화관의 비빔밥과 정식에 한해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문의 063) 283 - 4549.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4.01 23:02

"임기 다 채우는 위원장으로 남고 싶다"

"마무리를 잘 하고 올라와야 하는데, 갑작스레 인사가 나서 전주영상위원회 식구들에게 미안합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는 위원장이 되고자 합니다. 특히 고향인 전북에는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을 연계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습니다."30일 취임한 김의석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54)의 어깨는 무겁다. 전임 강한섭, 조희문 위원장이 부진한 경영평가와 영화계와의 갈등으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중순 영진위 위원장으로 5명의 후보로 압축하고도 한 달 넘게 선임을 끌어온 것을 보면 얼마나 고민했는 지 알 수 있다. 영화계의 좌파·우파 갈등 해소, 영화산업 불법구조의 근절, 영화 제작 시스템 개선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김 위원장은"감독 출신이라 그간 영화계에서 벌어진 갈등이나 현안들을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봐왔기 때문에 임명된 것 같다"며 "영화인의 입장에 서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영진위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한국영화의 내수시장이 한계에 이른 만큼 해외시장, 특히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간 한국영화에 많은 성장과 약진이 있었지만, 내수시장은 포화이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이다."20년 전만 해도 홍콩 영화가 20편씩 흥행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류가 대세이기 때문에 한국영화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그는 해외 로케이션 사업, 한국 영상 산업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추진하면서 지역 영상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각 지역의 영상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군산 출생인 김 신임 위원장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결혼이야기(1992)'를 시작으로 '북경반점','청풍명월'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임기는 3년이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3.3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