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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남녀노소 즐기는 ‘2019 무주산골영화제’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가득한 6월, 무주의 청정자연 속에서 영화 소풍이 펼쳐진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무주산골영화제(집행위원장 유기하)가 설렘울림어울림을 슬로건으로 오는 6월 5~9일 닷새간의 여정에 나선다.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영화제로서의 전문성을 보다 강화시키고 축제로서의 대중성을 확대하고자 했다면서 특히 영화를 중심으로 무주산골영화제를 어떻게 지속하고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비전과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영화제 전문성 강화, 평론가상배우 특집 신설 올해는 창판락숲길 5개 섹션을 통해 25개국 10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지난해 77편이었던 상영작의 규모를 20여편 늘리고, 폐막날인 일요일 야간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개막작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괴수영화 불가사리와 힙합음악이 만나 재탄생된 불가사리 힙합 리부트(feat.MC메타). 김태용윤세영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으며 디제이와 래퍼들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더해져 파격적인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국장편영화 경쟁부문인 창 섹션에서 상영되는 10편의 영화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시상은 뉴비전상(대상), 영화평론가상, 무주관객상 등 세 부문으로 나눴다. 대상 심사위원으로는 이동하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 장률 감독, 정성일 감독이 참여한다. 올해 신설한 영화평론가상에는 김병규, 정지혜, 홍은미 평론가가 심사를 맡았다. 특히, 박정민 배우 특집으로 운영하는 넥스트 액터 섹션에서는 배우의 추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다. 박정민 배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 전시와 스페셜 책자도 만나볼 수 있다. △다문화가족어린이치매관객과 더 가까이 축제로서의 대중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문화 관객을 위한 아시아 영화 상영을 늘리고 전북교육청 등과 협력해 어린이 전용관 키즈스테이지를 신설했다. 무주에 거주하는 경도인지장애치매 초기환자를 주 대상으로 한 치매친화 영화 상영 프로그램에서는 관객 참여 이벤트와 상영 후 전문강사의 영화 내용 환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단편 다큐멘터리 제작 프로젝트 순간도 주목할 만하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힘을 보태며, 뷰티풀 데이즈의 윤재호 감독이 관객들이 보내준 동영상을 재구성해 단편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 특히, 무주등나무운동 장 옆 지남공원을 이벤트 공간으로 확대해 산골책방미술관콘서트공방 등 관객 프로그램을 폭넓게 운영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16 20:11

“이어라 오월정신, 피어라 통일의 꽃”

제39주년 518 민중항쟁을 하루 앞둔 17일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전북의 또 다른 영화역사를 써내려갈 뜻깊은 영화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린다. 제39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행사위원회가 주최하고 518 전북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민주동문협의회가 주관한 제2회 518 전북영화제에서는 민중의 저항정신과 항쟁의 역사를 다룬 영화 5편을 상영한다. 이영호 명예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김완술 제39주년 518민 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장이 조직위원장을, 오수선 전라북도 민주동문협의회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전북독립영화제를 이끌어왔던 조시돈 씨가 수석 프로그래머를 맡아 개막작부터 폐막작까지 선보일 5편의 상영작을 선정했다. 상영작은 개막작인 강상우 감독의 김군과 폐막작인 구자환 감독의 해원을 비롯해 장선우 감독의 꽃잎, 모현신 감독의 국광교회. 구자환 감독의 레드 툼(Red Tomb) 등 모두 5편.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은 최근까지 논란이 됐던 광주항쟁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항해 가장 뜨거운 진실을 밝혀낼 영화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폐막작에 선정된 해원은 1946년 8월 화순탄광사건과 대구 10월 항쟁에서 시작된 해방이후 남한에서의 민간인 집단 학살에 커다란 물음을 던진다. 17일 저녁 8시 전주시네마타운 7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이세종 열사 추모식을 진행하고 개막작 상영과 더불어 전북여성농민 노래단 청보리 사랑의 이 땅은 나의 땅과 전주 트럼펫 콰이어의 님을 위한 행진곡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개막작 김군 상영 후에는 오후 10시부터 최낙용 대표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토론의 장을 펼친다. 18일에도 오후 12시 30분 국광교회 모현신 감독, 오후 4시 폐막작인 해원 구자환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진행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16 20:11

전주영화제작소 개관 10주년 ‘십시일관 영화제’ 15일 개막

전주영화제작소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십시일관(十視一館) 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개막식은 15일 오후 7시 노무현입니다 상영과 함께 열린다.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전주영화제작소 4층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총 3개 섹션을 통해 11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은 지난 3월 선발된 관객 셀렉터의 선정작 5편과 전주영화제작소 운영과 관련된 영화인 셀렉터 선정작 5편, 일반관객 설문조사로 선정된 10년의 선택 특별재개봉작 1편으로 구성됐다. 영화인 셀렉터 섹션에서는 전주영화제작소 운영진과 제작소 영화업계 인사들이 예술영화 5편을 선정했다. △노무현입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토니 에드만 △어바웃 타임 △김군 등 5편이다. 관객 셀렉터 선정작은 지난 10년간 전주영화제작소 상영프로그램을 꾸준히 찾았던 관객의 입장에서 십시일관 영화제를 통해 함께 관람하고 싶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소공녀 △우리들 △최악의 하루 등 5편이다. 10년의 선택 특별 재개봉작으로는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관객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상영작 중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십시일관 영화제 이후에도 5월 개봉작과 함께 상영을 이어간다. 영화 상영 이후 총 9차례에 걸쳐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영화감독과 함께하는 게스트 토크, 평론가와 함께하는 전문가 해설, 영화를 선정한 관객 셀렉터 토크를 진행한다. 16일 오후 7시 30분, 영화사 진진 정태원 차장의 추천작나, 다니엘 블레이크상영 이후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승수 평론가의 심층해설이 진행된다. 17일 오후 7시 토니 에드만 상영 후에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영화인 셀렉터 고봉수 감독과 함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18일 오후 1시 30분에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의 이광국 감독을 초청해 작품을 선정한 관객 셀렉터와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류아벨 배우의 추천작 어바웃 타임을 상영하고, 김소희 영화평론가가 심층 해설을 진행한다. 영화제 마지막날인 19일에는 김군의 강상우 감독,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을 초청해 작품 상영과 토크를 진행한다. 관객 셀렉터 3명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각자의 선정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18일 우리들과 최악의 하루, 19일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관람료는 일반 5000원이며, 후원회원과 청소년, 만65세 이상, 지프 서포터즈,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4000원이다. 이밖에 십시일관(十視一館) 영화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홈페이지(jeonjucinecomplex.kr)를 참고하거나 전화(063-231-3377)로 문의하면 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14 20:03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막 내리던 날…

20주년 전주국제영화제의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오전, 전주 돔의 한낮은 27도에 달하는 초여름 날씨였다. 그탓인지 거리는 한산했고, 간간히 길을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들은 영화제 프로그램 책자를 햇빛 가리개 삼아 시원한 건물 안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너도 나도 영화제 여운 담은 인증샷 삼매경 오늘 못 찍으면 1년 기다려야 돼요. 영화제 로고가 박힌 주사위 모양의 조형물의 인기는 여전했다. 전주라운지를 찾은 이들은 입구와 대형 포스터 등 포토존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해가 한 풀 꺾이고 오후 6시 폐막식이 다가오자 전주라운지에 발길이 모여들었다. 영화제 자원봉사자 지프지기들도 열흘간 정든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여운을 즐겼다. 전주라운지 스타워즈 전시부스를 보며 부모님과 함께 주말 저녁을 보내고 있던 최유진(28, 전주)씨는 사실 이번 영화제가 20주년인 걸 모르고 마지막 날 구경왔는데 확실히 올해는 전시도 많고 규모도 커진 게 느껴진다면서 아쉽게도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는 못 봤지만 영화제 분위기를 즐기다 갈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전주는 영화다! 수상자들도 한 자리 오후 6시 30분부터 전주 돔에서 열린 폐막식은 레드카펫 행사로 시작을 알렸다. 첫 주자는 폐막식 사회자인 배우 인교진소이현 부부였다. 이어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와 올해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감독과 배우들이 자리했다. 레드카펫 마지막 주자는 영화의 거리를 수놓은 노란 꽃 지프지기가 맡았다. 자원봉사자로서 영화제 곳곳에서 열정을 다 꺼내보였다는 듯 개운한 표정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객석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먼저 입장한 이충직 집행위원장과 김승수 조직위원장이 도착점에 서서 이들을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다. 올 영화제의 열흘간의 여정을 그린 하이라이트 영상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올 영화제를 빛낸 수상작의 감독과 배우들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소감을 나눴다. 사회를 맡은 소이현 씨는 배우상을 수상한 문승아 양(흩어진 밤 수민 역)에게 앞으로도 배우 일을 계속 하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문승아 양은 오래 고민하지 않고 저 혼자 연기 안 하고 다 같이 함께 울고 웃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변했고 관중들 사이에서 곧바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어진 폐막선언에서는 김승수 조직위원장이 전주는 영화다를 연호하며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약했다. 재즈 보컬 카렌 수자(Karen Souza)의 특별공연 이후, 15분간 휴식시간을 가진 뒤, 폐막작 스킨을 상영하는 것으로 폐막식을 마무리했다. △전주 환경미화원 인권영화제도 막 내려요 차별과 착취에 저항하라. 민간위탁 환경미화원들이 비정규직으로서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기 위한 영화제도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열흘간 진행했다. 이번 인권영화제는 비정규직 이제 그만 전북공동행동과 전주시 환경미화원들이 힘을 합쳐 준비했다. 11일 오후 6시 영화제 거리에서는 촛불과 함께 내년에는 비정규직 없는 전주시에서 다시 만나요!라고 적힌 팻말을 든 이들이 길 바깥쪽에 길게 서서 대형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만난 전주 환경미화원 인권영화제의 한 참가자는 전주 환경미화원들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내내 인권 영화제를 열고 많은 분들과 만났다며 환경미화원들의 노동환경이 나아져서 내년에는 인권 영화제를 통해 인사드리지 않아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12 19:02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20년 자산’ 돌아볼 아카이빙 미흡

스무살 성년을 맞은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11일 275편(장편 201편, 단편 74편)의 작품을 모두 상영하고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총 관객 수 8만5900명은 지난해 기록인 8만244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상영작 매진 기록 284회도 갈아치웠다. 올해는 일반 상영작 559회 중 299회가 매진됐고, 특별전으로 선보인 VR 시네마는 총 138회차 중 91회가 매진됐다. 이처럼 지난 2일에서 11일까지 열흘간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와 팔복예술공장에서는 연일 새로운 수치가 터져나왔다. 영화와 전시, 영화관과 전시관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이색적인 시도를 보기 위해 팔복예술공장에는 1만명에 가까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주년 맞은 영화제 프로그램 어땠나 뉴트로전주, 팔복예술공장 전시, VR시네마, 한국영화 100주년 특별 기획 등 예년과 구분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수용, 임권택, 박찬욱, 장준환, 제임스 베닝, 벤 리버스, 조디 맥, 장미희, 박해일, 차인표, 이정현, 류수영 등 국내외 630여 명의 게스트가 참석, 마스터시네마톨로지프론트라인토크 클래스 등을 비롯한 GV(관객과의 대화)와 포럼을 총 266회 진행했다. 그 중 전주국제영화제서 발굴돼 국내외 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감독을 초청해 그들의 신작을 상영한 뉴트로 전주는 20주년 기념 특별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오래 전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전주를 찾아 영화제에 대한 추억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영화제 후반부인 10일에는 20주년 기념 특별공연인 전주 돔 뮤직 페스타와 대규모 관객파티를 개최해, 35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역대 영화제 돌아볼 기획은 미흡 20주년의 전체적인 역사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으로는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회부터 20회까지 축적해 온 영화제의 자산을 보여주는 기획으로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역대 영화제의 면면을 담아낸 아카이빙을 기대한 일부 관객들은 아쉬움을 안고 돌아갔다. 고정적으로 인력을 운용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도 지적됐다. 영화제가 20주년을 맞았지만, 그에 걸맞는 깊이 있는 인력구조는 갖추지 못한 상태다. 성년을 맞은 영화의 정체성을 보다 견고하려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올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에서 20주년을 돌아보는 아카이빙을 준비하기 어려웠던 이유로 지속성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영화제의 지난 20년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해야 하지만 그간 고정적인 공간과 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전용관 없는 영화제 아쉬움 여전 영화의 거리 일대 5개 극장 22개관에서 관객들을 맞았다. 총 좌석 1만1665석. 지난해보다 6037석 늘었다. 하지만 영화제의 구심점이 될 전용 상영관의 부재는 여전히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현재는 전주 고사동 옥토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영화제 기간 개막식과 폐막식, 야외 상영과 공연,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전주 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면 영화의 거리 내 전주라운지와 전주 돔은 해체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일년 중 열흘만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임시공간이기에 시민들과 영화제 관객들이 느끼는 아쉬움이 크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전주지역의 문화적인 토양이 될 수 있는 영화제 전용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1년에 두번, 개막식과 폐막식 말고도 언제나 지역의 문화발전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12 19:02

[전주국제영화제가 애정하는 감독] ② 고봉수 “전주영화제 배경으로 한 작품 촬영”·장우진 “영화도시 면모 엿봤죠”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인 지난 6일. 전주 영화의거리에서 만난 고봉수장우진 영화감독은 매년 5월 방문하는 전주가 이제는 고향 같다고 말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섹션 뉴트로 전주에도 초청된 두 감독은 각자의 방식으로 영화제와 도시 전주를 추억하고 있었다. △고봉수 감독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고봉수 감독은 한창 영화 촬영 중이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 20주년을 맞아 영화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 일종의 기념작 혹은 헌정작인 셈이다. 영화 제목은 심장의 모양(가제). 전주를 방문하기 며칠 전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쓰게 된 작품으로, 영화제 기간에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촬영한다. 연기를 갈망하는 여배우와 점점 감을 잃어가는 거장 감독의 로맨스를 그리는 이야기는 실제 현장을 배경으로 해 사실감과 궁금증을 더한다. 그는 모두가 개막식을 즐기고 있을 때 스텝들은 개막식을 보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며 내년에 상영하게 되면 전주영화제에 드리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2016년 한국경쟁 대상작인델타 보이즈부터 튼튼이의 모험(2017),다영씨(2018), 신작갈까부다까지 그의 장편들은 4년 연속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됐으며, 매년 고 감독의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까지 생겨났다. 주성치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는 고 감독은 소시민과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감독 특유의 유쾌함으로 그 삶을 예찬한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인 신작 갈까부다역시 슬랩스틱과 무성 코미디,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그의 연출적 특징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그는 영화제에 초청 받은 게 전주가 처음이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에 초청받자 마자 큰 상을 받았다면서 좋게 봐주시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품고 더 치열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장우진 감독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작품 발굴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작품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니까요. 이런 인연과 연결성이 감사하죠. 지난해 겨울밤에(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로 영화제를 찾았던 장우진 감독은 올해 신설된 장르융합 섹션 익스팬디드 플러스를 통해 관객을 만났다. 영화영상을 전시적 예술 형태로 선보이는 섹션으로, 장 감독은 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를 입체적으로 재해석한 영상 Shot Revers Shot을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전시 중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시도하고 싶어요. 독립영화에 갇히고 싶지 않죠. 전시장에서 영화를 설치 미술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제 작업관과도 잘 맞아떨어졌죠. 그는 영화제 20주년을 기점으로 신설된 익스팬디드 플러스 섹션에서 영화제의 새로운 비전을 찾았다. 전시 중인 전주 팔복예술공장을 가보니 방문객들이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자유롭게 즐기더라고요. 전주 영화의거리도 북적대긴 하지만 어쨌든 상영관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잖아요. 여기선 영화를 다양한 형식으로 체득하는 거죠. 장 감독은 이를 통해 전통적인 영화제에서 한 단계 나아가 대중적이고 접근성이 좋아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민에게서도 영화제의 미래를 봤다. 그는 최근 전주영화제작소의 단편영화 워크숍에 초청돼 8주간 시민들과 영화제작 과정을 함께했다. 장 감독은 정원보다 3배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학생, 직장인 등 영화와 관련 없는 일반인들임에도 영화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굉장히 높아서 인상 깊었다면서 단순히 영화제만 개최하는 곳이 아니라 영화도시의 면모를 엿봤다고 말했다. <끝>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9.05.09 20:28

[전주국제영화제] ‘정말 먼 곳’·‘아웃사이드 노이즈’,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0 선정

박근영 감독의 정말 먼 곳과 테드 펜트 감독의 아웃사이드 노이즈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 2020에 선정됐다. 제11회 전주프로젝트마켓은 지난 7일 시상식을 열고, JCP 2020을 비롯한 각 부문별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는 JCF 2019로 선정된 4편의 극영화와 3편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대한 수상작 발표와 시상이 진행됐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에는 강원도 화천의 한 목장에서 양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젊은 목동과 어린 딸의 이야기를 담은 박근영 감독의 정말 먼 곳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잘 구성된 화면 속에서 세상의 공기와 사람들의 숨결을 포착하는 감독의 재능을 기대하게 하는 영화라고 평하며 전작 한강에게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믿고 JCP 선정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JCP 해외작품 선정을 위해 지난해 신설한 JCP: NEXT EDITION에서는 테드 펜트 감독의 아웃사이드 노이즈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단은 가치 있는 주제의식과 다양한 접근 방식을 보여줬다. 아웃사이드 노이즈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을 받은 두 작품은 각 1억 원 내외의 제작투자를 받고, 내년 열리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9 20:28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에 ‘내일부터 나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이반 마르코비치우린펑 감독의 내일부터 나는이 뽑혔다. 또 한국경쟁 부문에서 김솔이지형 감독의 흩어진 밤이 대상과 배우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이상환 감독의 파테르가 대상을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8일 오후 6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넷팩상다큐멘터리상 등 5개 부문 13개 작품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국제경쟁 부문 대상작 내일부터 나는은 건물관리인으로 일하는 남자가 룸메이트와 이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펵션영화로 세밀한 프레이밍과 인상적인 카메라 구도로 인물이 놓인 상황을 보여주는 작품. 내일부터 나는을 연출한 이반 마르코비치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전주에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른 분들은 음식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영화제 자원봉사자들이 밝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으로는 엘베시우 마링스 주니어 감독의 안식처가, 심사위원 특별상은 카빅 능 감독의 지난밤 너의 미소가 각각 수상했다. 한국경쟁 부문 감독상과 배우상으로 2관왕을 차지한 흩어진 밤의 이지형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진출한 것도 믿기지 않았는데 상까지 받게 됐다. 함께 고생한 김솔 감독과 배우, 스탭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마음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솔 감독도 영화를 함께 만든 이지형 감독에게 먼저 고맙다. 제가 사는 집에서 촬영했는데 그 동안 불편을 감수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경쟁 부문에서 신설된 배우상은 곽민규(파도를 걷는 소년 김수 역)와 문승아(흩어진 밤 수민 역) 배우가 차지했다. 한국경쟁 부문 특별언급으로는 최창환 감독의 파도를 걷는 소년이 이름을 올렸다. 국제경쟁과 한국경쟁 상영작 중 선정하는 CGV아트하우스상 배급지원상은 정다운 감독의 이타미 준의 바다, CGV아트하우스상 창작지원상은 정승오 감독의 이장에게 돌아갔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이덕찬 감독의 레오가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이우동 감독의 병(炳)이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비경쟁부문 넷팩상은 미쇼 안타제 감독의 수확,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 후원)은 김병기 감독의 삽질에게 돌아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8 20:34

[전주국제영화제가 애정하는 감독] ① 박정범 “영화제가 보내는 신뢰”·정형석 “작품 만드는 동력”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무수한 감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더 깊이 영화제를 이해하고 궤를 함께하는 젊은 영화인들이 있다. 박정범, 정형석, 고봉수, 장우진 감독은 최근 10년간 영화제의 주요 프로젝트 참여하거나 경쟁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영화제의 비전을 함께하고 역사를 지켜봐 온 이들이다. 영화제가 애정하고, 영화제를 애정하는 네 감독을 두 차례에 걸쳐 만나봤다. - 올해 영화제와 함께 성장한 감독 20인에 두 분의 이름을 올랐는데요. 영화제의 신뢰가 두텁습니다. 정형석 : 많은 감독들이 있었을 텐데 감사한 일입니다. 전 영화제가 키운 느낌이죠. 영화제의 큰 기능이 영화인 발견발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는 저처럼 연극계에 약 10년간 있었던 늦깎이 감독을 편견 없이 작품만 보고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작품을 만들 동력이 됐습니다. 박정범 : 작품이 후지면 영화제에서 이제 안 부르겠죠. 하하. 영화제가 보내는 신뢰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감사할 뿐이죠. - 영화제와 처음 인연 맺었을 때를 회상하면 어떠십니까. 박정범 : 전주를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올 때마다 야트막한 건물들이 어우러진 따뜻함이 남아있습니다. 다른 영화제를 가보면 높은 건물들로 답답하거든요. 그리고 독립이란 게 사실은 자본하고의 싸움입니다. 그러다보니 강하진 않더라도 연대가 있으면 좋은데, 각개전투 방식인 감독 특성상 자발적으로 하기 힘듭니다. 영화제가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정형석 : 국내 부산, 부천 등 영화제마다 색깔이 있기 마련이죠. 전주는 규격화 돼 있지 않고 굉장히 자유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상영작들을 보면 자유로운 창작자들의 다양한 방식들을 담아내더라고요. - 전주국제영화제가 20년간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요. 박정범 : 전주국제영화제는 확실히 전주만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변방의 실험작부터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까지 두루 포진해있죠. 규모 있는 영화제라면 저마다의 권력을 갖고 싶기 마련이잖아요. 이를테면 거장이나 유명 감독을 흡수하고 싶은 거요. 하지만 전주는 좋은 영화 발굴이라는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이슈를 따라가지 않고 영화 각각의 가치를 찾아내서 보여주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형석 : 정치적인 상황 등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 게 큰 힘인 것 같아요. 영화제에 대한 역사와 신뢰는 하루 만에 쌓이는 게 아니잖아요. 또 특정 상황과 이유로 신뢰가 한 회 만에 무너지기는 쉽죠. 그게 가능한 이유는 사람인데, 영화제 집행부와 전주시 행정, 시민과 관객들이 잘 어우러진 것 같아요. 박정범 : 저도 공감해요.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이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이라고 하면 믿고 보는 게 영화제의 힘이죠. 그러려면 당연히 작품가치가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 이게 지속적으로 쌓여야 단단한 힘이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주국제영화제의 20년 역사가 소중하고 의미 깊은 것이죠. - 그 시간 동안 두 감독도 영화 작업관이나 방식 등에서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형석 : 기본 베이스가 공연무대 쪽이다 보니까 다양한 연출색깔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인인 영화평론가가 같은 감독이 맞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여수 밤바다와 성혜의 나라가 전혀 다른 주제와 연출을 갖고 있죠. 또 제 장단점을 잘 알고, 장점은 키우고 부족한 점은 과감히 포기하게 됐죠. 연극계에서 직접 글을 쓰고 연출과 연기도 하면서 장면과 배우에 대한 이해가 높죠. 배우 호흡을 가져가는 롱테이크 기법 등 연극적 요소를 많이 끌어오고 배우 내면과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사전 연구를 많이 합니다. 박정범 : 자기 복제하지 않으려고 해요. 멈춰있지 않고 내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죠. 늘 비슷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늘 고민에 시달리죠. 제 스스로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것을 찾게 하는 것 찾고 있다는 것, 그 과정이 있어야지 동기부여가 됩니다. 대신 스텝들에게 미안함이 있죠. -전주국제영화제, 나아가 한국 독립영화가 한단계 성장하려면 무엇이 뒷받침돼야 할까요. 박정범 : 영화를 만들었는데 상영할 데가 없는 것, 자본이 극장을 독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현재 영화관 15개 스크린에서 14개가 미국 영화어벤져스:엔드게임을 상영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독립영화는 우울하다하지만 관객이 영화를 보고 우울하면 보지 않을 기회조차 없는 현실입니다. 미국, 일본 대형 상영관을 가도 15개관에서 적어도 13개 영화를 틀고 있습니다. 한국 독립영화감독은 외로움과 패배감을 느끼죠.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등 법과 제도적 시행을 통해서라도 자본을 움직여 관객에게 선택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형석 : 전 성장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영화계 성장하면 산업적 성장만 갑니다. 진짜 성장은 산업논리에 의한 이익이 아니라 창작자와 수용자의 다양성을 넓혀가는 것, 이를 보장 받는 것입니다. 수직적 성장은 그만큼 떨어지는 사람이 생기는 거잖아요. 특히 관객수 줄세우기, 천 만 관객 홍보는 부끄러운 현상이에요. 모든 국민이 하나의 영화만 봤다는 건데,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군사독재 시절 때랑 다를 게 뭐가 있나요. 박정범 : 독립영화는 영화제에서 못 보면 홈 비디오가 됩니다. 하지만 독립영화인들의 원동력은 관객 반응과 응원이죠. 따라서 누구나 쉽고 부담없이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봐요.구청이나 문화의 집 등 공공장소의 빈 강당에서 영화를 틀어주는 거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처럼요. 그런 의미에서 매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주시민들은 참 복 받은 것 같습니다. 또 매진행렬이 이어지는 걸 보면 시민의식도 대단하고요.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영화 취향을 만들고 고군분투하는 독립영화 감독들의 노력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9.05.08 20:14

전주국제영화제 제2의 공간, 전주 팔복예술공장 전시 보니…

기찻길 옆으로 이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7일, 전주국제영화제 제2의 공간 팔복예술극장에서는 비(非)극장 설치 프로그램 익스팬디드 플러스: 유토피안 판톰이 열리고 있다. 영화제 20주년을 기념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하나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팔복예술공장 본관 1층에는 쥐안치 감독의 영화 예술이란 무엇인가?의 여러 장면이 비디오에 담겨 연속 재생되고 있다. 익스팬디드 플러스의 문을 여는 이 작품에서는 중국의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을 정의하고 창작 환경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논한다. 관객들이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전, 예술과 영화의 정체성에 대해 고찰해보길 바라는 의도가 엿보인다. 본관 2층으로 올라오면 작가들의 다양한 개성이 반영된 여러 설치 작업들이 펼쳐진다. 주위는 어두컴컴하고, 설치된 스크린의 작은 빛과 소리만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줄거리를 초월한 영화적 이미지의 나열은 쉬고 있던 여러 감각을 일깨운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10일까지 전시 해설사 동반 관람도 운영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4시 등 매일 세 차례 진행된다. 20~30분 가량 소요되며, 이번 전시의 내용뿐 아니라 팔복예술공장의 공간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전시는 C동으로 이어진다. 5회를 맞은 100 Films, 100 Posters 프로젝트에서는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100편의 색다른 포스터를 감상할 수 있다.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참여해 상업 포스터의 규칙과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상상력과 실험성을 발휘, 영화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현할 작품을 선보인다. 포스터와 엽서도 구매할 수 있다. 야외에는 지난 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엽서형태로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을 비롯해 오는 6월 16일까지 이어진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7 20:20

[전주국제영화제-마스터클래스] 제임스 베닝 감독 “우리의 시간개념 바꾸는 작업”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각 분야에서 탁월한 영화적 성취를 이루고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작가와의 진솔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다. 게르게이 팔로스 촬영감독, 제임스 베닝 감독, 장양 감독 등 세 작가는 지난 5~6일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중 제임스 베닝 감독은 1960년대 후반 미국 아방가르드 시네마의 영향과 함께 영화계에 발을 들인 후 40년간 한 길을 걸었다. 2005년 작품 원 웨이 부기우기/ 27년 후가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로 2017년 작품 책 읽는 사람들까지 10여편의 작품을 전주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두 편의 작품을 들고 전주를 찾았다. 장편 L. 코헨을 통해 지난 6일 오후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에서 영화제 관객들과 마주했다. 이 자리에는 영상미디어학자인 김지훈 중앙대 교수도 함께 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겠지만 우리는 사실 많은 것을 볼 수 있죠. 이번 작업은 우리의 시간개념 자체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45분 길이의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단조로운 화면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등장인물은 없다. 드넓은 평야와 산, 건초, 쟁기, 타이어, 드럼통이 전부다. 미국 오리건 주 지역의 작은 마을 농장의 풍경이 있는 그대로 화면에 흐른다. 카메라는 한 자리에 고정된 채 하루의 시간을 기록한다. 인구 만 명의 이 마을엔 작은 공항이 있다. 그 탓에 이 영화의 기저에는 비행기의 엔진음이 무게중심을 유지한다. 이따금씩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후반부에는 아예 한 남성의 목소리가 배경에 깔리며 적막을 깬다. 뮤지션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삽입한 이유에 대해 제임스 베닝 감독은 짧기만 한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영화 작업을 마치자 문득 레나드 코헨이 떠올랐고, 그래서 그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업 동기에 대해서는 이 영화에서 관객이 보고 들은 것은 감독인 내가 보고 들은 것과 같다. 태양의 개기일식을 디지털 조작 없이 현실 그대로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체와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한다는 제임스 베닝 감독은 정치적인 성향을 보이는 작품도 있지만 내가 그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작업물을 만들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팔복예술공장에서 만날 수 있는 국가의 탄생은 감독의 이런 고민을 잘 담아낸 작품 중 하나다. 익스팬디드 플러스: 유토피안 판톰으로 선보이는 국가의 탄생은 D.W.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1915)에서 발췌한 세 장면을 저속으로 영사한 3채널 설치 작품이다. 세 개의 스크린에는 미국 남북전쟁 시대 전장에서 쓰러진 두 병사, 목화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흑인과 그 앞을 지나가는 백인, 위풍당당한 백인우월주의 KKK단의 행렬이 각각 담긴다. 제임스 베닝 감독은 국가의 탄생을 본 관객들이 미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들이 미국의 한 시대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지 함꼐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베닝 감독은 8일 오후 3시에 마련된 토크 플러스 시간을 통해 작품 국가의 탄생을 비롯한 자신의 예술관과 작업방식에 대해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9일 오후 3시 L.코헨 상영과 함께 뉴트로 전주 클래스에 참여, 관객들과 한 번 더 만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7 20:20

[전주국제영화제] 차인표 감독 장편 데뷔작 ‘옹알스’, 전주서 첫선

배우 차인표가 감독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의 곁엔 공동 연출을 맡은 전혜림 감독과 주연배우 옹알스가 있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영화 옹알스는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독립영화계의 흐름을 대표할 가능성을 보여줄 인상적인 다큐멘터리가 모인 섹션인 만큼 옹알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는 지난 2007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무대에서 첫 발을 뗐다. 그로부터 12년, 조수원채경선조준우최기섭하박이경섭최진영 등 7명으로 완성된 옹알스는 세계 21개국 46개 도시를 누비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저글링, 마임, 마술, 춤, 비트박스 까지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재주꾼들이다. 대한민국 코미디언 중 최초로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등 해외의 굵직한 축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달 말 정식 개봉을 앞두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옹알스는 그들의 활약상과 최근 상황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지난 3일 오후 7시 전주 돔에서 첫 상영이 열린 후에는 멤버 4명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차인표 감독과 옹알스의 인연은 한 병원에서 시작됐다. 차 감독이 평소 봉사활동을 해오던 병원에서 재능기부 공연을 하고 있는 옹알스 팀과 우연히 만난 것. 그 자리에서 차 감독은 옹알스의 어려움과 미국 라스베가스 진출이라는 새로운 꿈에 대해 들었다. 한국 코미디팀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유럽의 큰 무대에 서서 한국의 코미디를 알려온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 멤버들에게 연락해 그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촬영하고 싶다고 말했죠. 그게 이 영화의 시작입니다. 영화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 촬영을 시작으로 1년여간 공을 들였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옹알스 멤버들을 끈끈하게 이어준 원동력은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하나의 믿음이었다. 차인표 감독의 마음을 울린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차 감독은 멤버들 간의 끈끈한 우정이 옹알스를 지탱해 주는 힘이자 가장 큰 에너지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중에게 잊힌 공채 코미디언들이라는 사실만 놓고 보면 패배자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도전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혜림 감독도 옹알스가 보여준 꿈과 희망의 메시지에 공감했다. 전 감독은 보통의 공연 다큐가 공연의 일정을 따라가며 에피소드를 채워간다면, 이 영화는 옹알스 멤버들이 꿈을 세우고, 그 꿈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며 옹알스만의 독특한 형식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차인표 감독과 전혜림 감독은 2년 전, 단편 영화 50을 통해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첫 공동연출작 50은 제작사 TKC픽쳐스의 창립 작품으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 차 감독에게 옹알스는 연출자로서 장편 영화 데뷔작인 셈. 전 감독은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단편 연출작이자 차인표, 류수영 배우가 등장하는 단편 샤또 몬테를 통해서도 관객들과 만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7 20:20

[전주국제영화제] 황금연휴, 영화의 거리 ‘인산인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전주 영화의 거리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벤치에 앉아 한 손에는 풍선을, 다른 손에는 간식을 들고 열심히 입을 오물거리는 어린 아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음 짓는 부모의 표정처럼 온화한 날씨였다. 영화제 기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 영화의 거리에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차려져 축제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여러 사람이 북을 두드리는 듯 웅장한 소리가 영화의 거리에 모인 이들을 불러모았다. 이날 두 번째 공연에 나선 소리지존 퓨전타악퍼포먼스의 무대. 연주자들이 소고와 북 등 타악기를 두드리며 경쾌하게 박자를 맞추자,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을 치며 화답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추억을 기록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전북지역의 사회적경제 기업과 공연팀이 펼치는 버스킹 공연은 오는 9일까지 영화의 거리 내 버스킹존에서 이어진다. 뮤지컬, 팝, 영화 OST, 타악, 퓨전, 국악, 퍼포먼스, 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이 펼쳐지며, 자세한 일정은 영화제 안내책자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스킹존에서 전주라운지로 가는 길에 자리한 긴 천막 아래에서는 큰 즐거움을 주는 작은 소비를 만날 수 있었다. 사회적 경제 기업와 함께하는 소셜마켓. 문화도시 전주를 만들어가는 지역 수공예 작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문화살롱마켓도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지로 만든 전통공예품과 나무를 깎아 만든 장난감부터 단팥빵, 원두커피, 수제 초콜렛, 과일청 등 먹거리도 행인들의 발길을 불러 세웠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주라운지에서는 20번째 전주국제영화제라고 적힌 상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주사위 모양의 상징물 위에 앉거나 빨간 색의 벽 앞에 서서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스타워즈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열리는 컨테이너에서도 기념사진을 찍거나 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발길로 북적였다. 2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는 한 대학생은 영화뿐만 아니라 즐길 거리가 더 다양해진 것 같다. 이벤트도 많아서 어제는 그 덕분에 전주 돔에서 하는 영화를 공짜로 봤다고 이야기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6 19:05

임권택 감독 “한국영화 세련되게 변화…영화 그만두고 살라면 전주에 살고 싶어”

보수적인 도시 전주에서 영화제를 한다는 게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잘 되고 있잖아요. 참 좋은 도시입니다. 영화 그만두고 살라면, 전주에 살고 싶어요. 20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질문에 임권택 감독은 영화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참 어렵다면서도 애정을 듬뿍 담아 말했다. 임 감독은 20년 전 제1회 개막 때부터 영화제를 찾았고, 영화제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특별전도 열리며 깊은 인연이 있다. 성년을 맞은 이번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임 감독의 1979년작 짝코가 상영되며 다시 전주를 찾았다. 곁에는 배우자 채령 씨와 송길한 작가가 함께했다. 상영이 끝난 후 시네마 클래스를 통해 임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짝코는 1980년 개봉한 작품으로, 전투경찰 출신 송기열(최윤석 분)이 악명 높던 무장공비 짝코 백공산(김희라 분)을 쫓는 내용을 담았다. 개봉한 지 40년이나 지나다보니 어색해 보일지 모르지만, 군사정권 시절 한국전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사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3장짜리 짧은 소설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송길한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임 감독이 감독을 맡으며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 짝코 속 두 주인공은 이데올로기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좌우익으로 나뉘어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감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상영 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쉬움이 짙게 깔린 목소리로 중간중간 많이 훼손됐고, 개연성 없이 덧붙여진 곳도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많은 부분이 훼손됐다며 나 말고 또 누가 편집한 것 같다. 괘씸하다고 털어놨다. 당시 독재시절 검열을 꼬집은 것.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장의 눈 속에는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이 심겨 있었다. 관객들도 그의 말에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한국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임 감독은 우리 영화가 계속 세련되어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그 많은 돈을 이런데다 넣어서, 관객들에게 무엇을 심어줄까 걱정이라며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의 생각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보다 돈벌이 수단으로만 영화가 제작되는 현실은 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화제작 현실을 꼬집는 거장의 말에 일순간 숙연해지기도 했다. 한국 영화사를 말하는데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 60년 넘도록 한국 영화를 위해 일했고, 100편이 넘는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찾았다. 자신의 영화 인생에 대해 임 감독은 나쁜 영화도 많이 만들고, 좋은 영화도 더러 만들었다. 50년 중반부터 영화계에 있었으니, 내가 좋아하는 영화만 하며 살 수 있었다. 참 행복한 인생이다며 완벽한 영화는 없다. 완성을 지향하다 끝나는 것이 영화 인생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봐주시고, 아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말 고맙고, 또 감사하다고 말을 맺었다.

  • 영화·연극
  • 천경석
  • 2019.05.06 19:05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한 감독들의 ‘뉴트로 전주’

지난 2일부터 시작한 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섹션. 바로 뉴트로 전주다.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대안독립표현의 해방구 정체성을 작품에 구현하고 함께 성장한 동시대 영화감독들을 조명하는 섹션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깊은 인연과 신뢰를 맺어온 감독 20인의 신작을 담았다. 그중 지난 주말 관객과 만난 주요 네 작품을 소개한다. △정형석 감독, 앙상블 최근 3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국내 감독 중 하나로 정형식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제18회 한국 경쟁에 오른 데뷔작 여수 밤바다(2016)를 시작으로 제19회에서는 성혜의 나라(2018)로 한국경쟁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 제20회 영화제에는 자신의 세번째 영화 앙상블을 통해 세번째로 전주를 찾았다. 앙상블은 전주의 한 극단을 배경으로 세 남녀가 사랑을 시작했거나, 실패했거나 아니면 모색하는 상황들을 3편의 옴니버스 구조로 담고 있다. 그들은 제각각 같은 공간 속 다른 시간대에서 함께 한다. 이쪽에서 본 삶의 단면이 저쪽에서 보면 전혀 다른 단면으로 보이고 그들 각각의 삶의 단면은 서로 다른 영향을 주고받는다.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단편영화들에서 구조를 설계하고 그 구조로부터 흥미로운 주제를 도출하는 극명한 색채가 드러나는 정형석 감독의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고 평했다. 이제서야 조금 영화제가 편해졌다고 말하는 정 감독은 세 영화 모두 전주에서 처음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드니 코테 감독, 유령 마을 드니 코네는 2005년 데뷔작 방랑자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당시 경쟁부문 최고상인 우석상을 받으면서 전주와 인연을 맺었다. 2010년에는 장편영화 지원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해 애너미 라인스를 연출했으며, 이후 우화(2012), 인류의 기쁨이 머무는 곳(2017) 등 근작들 모두 전주에 소개됐다. 특유의 시적인 서사와 장르적인 혼성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최근 무리한 업무로 인한 건강 약화에도 올해 다시 전주를 찾았다. 최근 죽음에 대해 골몰해온 감독은 신작 유령마을에 그 고민을 녹였다.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기대작으로도 꼽힌 유령마을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청년이 차 사고로 숨지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비극적 사건에 관해침묵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담았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드니 코테는 보이지 않던 유령을 가시화되는 모습을 그리며, 유령이 우리 곁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김희정 감독, 프랑스 여자 지난 2015년 영화 설행_눈길을 걷다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던 김희정 감독이 올 영화제의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전주를 다시 찾았다. 신작 프랑스 여자과 함께다. 지난 3일 프랑스 여자 상영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 감독은 이번 영화는 어느 한 곳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초상이자, 그 외로움에 대한 애정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프랑스 여자 속 미라는 18년 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삶과 죽음, 현실과 꿈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프랑스에서의 오랜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한국에서 그는 1997년의 과거와 대면한다. 김 감독의 전작 청포도 사탕에는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소중한 이들을 잃은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작품에서는 세월호, 1113 파리 테러 등 우리의 의지와 관계 없이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사회적인 죄책감으로 남게 되는 사회적 사건이 등장한다. 이 커다란 비극 앞에서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성인 미라도 함께 고민했을 일이다.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 로호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 역시 데뷔작공포의 역사로 2014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처음 진출함과 동시에 국제경쟁 대상을 받았다. 정치적 압제와 야생의 폭력 사이에서 절망하는 존재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폭력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선과 표현 기법을 보여줘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과도 잘 묻어났다는 평가였다. 2015년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돼 엘 모비미엔토를 제작했다. 올해 전주에서 공개하는 로호는 정치적 상상력과 영화적 수사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여전하지만, 두 작품보다 서사적 긴장과 모험이 강조됐다. 1970년대 아르헨티나 작은 도시에서 수상한 남자와 변호사간에 실갱이가 벌어진다. 변호사를 모욕한 남자는 큰 굴욕을 당하고 물러나는 듯하지만, 그날 밤 변호사가 사망하면서 이야기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다시 전개된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상황을 바탕에 깐 이야기에서 두드러지는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주목할만하다고 밝혔다. 김보현김태경천경석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9.05.06 19:05

“어린이날 낀 황금연휴, 전주국제영화제 즐겨요”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공연, 전시, 플리마켓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영화제 개최지인 전주 영화의거리 곳곳에서 전북지역 공연팀이 3일부터 9일까지 시간대별로 버스킹을 한다. 그 옆에선 특별한 소비의 기쁨을 누리는 소셜 마켓(3일~6일)아트마켓(3일~5일)도 열린다. 문화도시 전주를 느낄 수 있는 지역 수공예작가들의 공예품 등도 판매된다. 4일 오후 1시 30분6시 30분 전주 돔(전주 옥토주차장 내 무대)에서는 코리아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영화 음악사의 신화적 OST인 스타워즈 삽입곡들을 미니 오케스트라 연주로 재탄생시킨다. 또 전주 돔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말 100가지를 선정해 아이들이 그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감정을 그림으로 전시한다. 인근 전주라운지에서는 대중문화의 한 줄기로 자리잡은 스타워즈 명장면을 재현한 조형물, 작품 등이 전시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전시 100필름, 100포스터전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볼 수 있다. 한국 대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자신만의 감성으로 만든 영화 포스터가 걸린다. 지역 영화인들이 마련한 행사도 있다.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대학교심리학과심리코칭연구소는 김응수 영화감독과 소희정 영상영화심리상담 전문가를 초청한다. 4일 오후 2시 전북대학교 인문사회관 208호. (사)전주영상위원회는 영화 미쓰백의 이지원 감독과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다. 4일 오후 3시 전주시네마타운 3관.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9.05.02 20:46

[전주국제영화제-개막작 기자회견] 순수의 상실, 소년들 여기서 멈추다

제 작품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덕분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제 영화가 전 세계로 나가는 만큼 많은 관객들에게 제 작품과 이탈리아를 함께 알려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크게 느낍니다. 2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이 작품 나폴리:작은 갱들의 도시를 통해 순수함을 잃은 청춘의 말로를 전했다. 개막작 시사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이충직 집행위원장과 이상용 프로그래가 참여, 감독을 소개하고 작품과 관련한 대담을 진행했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이유에 대해 이 작품은 10대들의 선과 악을 굉장히 감동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20주년을 맞은 영화제가 지켜야 할 정신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주제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나폴리:작은 갱들의 도시의 주인공 니콜라는 또래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10대 소년이다. 시장 세탁소에서 힘겹게 일하는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이 유일한 가족으로, 소년가장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가 돈을 벌기 위해 폭력적인 무리과 손잡고 갱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은 순수한 청춘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질되어가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전작 플라워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지만 한국에는 올해 처음 왔다며 유럽 외에 다른 문화권에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반네시 감독은 이 이야기는 남부 이탈리아의 도시 나폴리에서 벌어진 이야기지만, 전 세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를 가졌다면서 10대 소년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각자가 놓인 지역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주인공 니콜라와 작은 갱 친구들 주변에는 학교, 교육기관 등 제대로 된 공권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돈과 폭력 등 순수와는 거리가 먼 거친 현실이 전부다. 하지만 감독은 이번 작품이 고모라와 같은 범죄누아르 장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약상, 마피아가 등장하지만 이 이야기의 초점은 철저히 소년들의 이야기에 맞췄다는 것. 그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10대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특별히 공을 들였다. 소년들의 오디션 인원만 4000명,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곳곳에 녹아들어있다. 전작 플라워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는 부연이다. 조반네시 감독이 10대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우리 나라의 미래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는 의미. 또 주인공인 10대 아이들이 아직 선악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미숙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 그래서 이 나이 때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감정이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조반네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10대들의 선과 악은 영화 속에서 빛과 어둠의 이미지로 구현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저는 이 영화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순수함을 잃은 소년들이 스쿠터를 타고 질주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끝으로 향해 간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한편, 개막작 나폴리:작은 갱들의 도시는 이날 오후 7시 개막식에서 대중에 첫선을 보이고, 오는 4일 오전 10시 30분 메가박스 전주, 7일 오전 11시 CGV전주고사에서 두차례 더 상영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2 20:46

“열흘간의 영화 축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성년을 맞은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일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여정에 돌입했다. 2일 오후 7시 전주 영화의 거리 내 야외상영장 전주 돔에서 배우 최원영과 한예리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는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관계자와 영화인,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개막식에는 베를린영화제 마크 페란슨 프로그래머,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로베르토 쿠에토 프로그래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신철 집행위원장과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방은진 집행위원장,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허진호 집행위원장 등 국내외 영화제 관계자들과 배우 장미희, 문성근 등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제임스 래티머, 앙투완 튀리온 프로그래머와 배우 최희서가 참석해 열기를 더했고,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의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과 마누엘라 스파르타 배우, 고희영, 김종관, 전지희, 다미앙 매니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 감독들도 레드카펫을 밟으며 축제의 시작을 빛냈다. 특히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차인표와 영화 뎀프시롤에 출연한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배우 박해일과 이동휘, 류수영, 이정현 등도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영화제 개막선언에 앞서 많은 분들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스무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그 기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켜왔던 진심을 응원하는 목소리라며 앞으로도, 영화의 본질은 영화를 잘 만드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는 신념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개막선언에 이어 영화음악감독 모그(MAWG)가 이끄는 밴드의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이어서 이충직 집행위원장의 영화제 경쟁 부문별 심사위원 소개가 이뤄졌으며, 개막작 감독인 클라우디오 조반네시의 무대인사도 열렸다. 개막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상영을 끝으로 개막 행사는 마무리됐다. 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이어진다.

  • 영화·연극
  • 천경석
  • 2019.05.02 20:46

전주국제영화제 20주년에 영화계 거장들 총 출동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도 20주년에 맞게 화려하다.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하고 빛내준 영화감독부터 국내외 영화계에서 한 획을 그은 영화인, 영화제를 통해 색다른 변신을 보여줄 배우들까지. 한 명도 놓치기 아까운 이들을 영화제 기간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만나보자.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배우 최원영과 한예리가 사회자로 나서 문을 활짝 연 2일 개막식에는 배우 장미희, 문성근, 차인표, 이정현, 류수영, 전혜빈, 이동휘, 연우진 등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그리고 배창호, 김수현, 임순례, 임상수, 정지우, 김지운, 임권택, 김수용, 박광수, 이장호, 박찬욱, 윤종빈, 장준환, 이해영, 나홍진, 정재은, 송해성, 윤종찬, 장선우, 이명세 감독. 이름만 들어도 대표작들이 저절로 떠오르는 한국영화계 놓칠 수 없는 감독들이 영화제 기간 방문한다. 또 영화 옹알스의 감독으로 참여한 배우 차인표는 3일 전주 돔에서 퍼포먼스 코미디그룹 옹알스의 멤버들과 함께 무대 인사를 하고, 다음날 카페 하루일기에서 열리는 토크 클래스에 참여해 전혜림 감독, 류수영 배우와 함께 관객들을 만난다. 김종관 감독과 그의 작품 아무도 없는 곳에 출연한 배우 연우진이주영윤혜리 배우, 전지희 감독과 그의 작품 국도극장에 출연한 배우 이동휘이상희김서하강태우 배우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11일 폐막식에서는 배우 인교진소이현 부부가 사회를 맡아 일심동체와도 같은 진행을 뽐낼 예정이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9.05.01 19:15

전주국제영화제 2일 개막…열흘간 ‘영화나들이’ 시작

영화, 표현의 해방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열흘간 영화로 새 봄을 꽃피운다. 성년을 맞은 만큼,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채워진다. 주요 상영관이 모여 있는 전주 영화의 거리와 실험적인 영화의 확장된 전시를 선보일 팔복예술공장에서도 영화 나들이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올 영화제를 빛낼 영화는 총 53개국 275편(장편 201편, 단편 74편). 매년 편수가 늘어나 올해도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전주국제영화제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 뉴트로 전주 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 와일드 앳 하트 섹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영화제의 새 봄을 함께 연다. 개막식은 2일 오후 7시 전주 고사동 옥토주차장에 마련된 야외 상영장 전주 돔에서 배우 최원영과 한예리의 사회로 진행된다. 게스트 레드카펫 행사는 앞서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의 개막 인사 이후 오후 8시부터는 개막작 나폴리:작은 갱들의 도시의 상영이 이어진다. 이 자리에는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도 참석한다. 배우 소이현과 인교진의 사회로 진행되는 폐막식은 오는 11일 오후 7시 전주 돔에서 열린다. 폐막작 스킨을 상영하며 이번 영화제는 막을 내린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5.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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