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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은 종묘제례악, 양주별산대놀이 등 국가무형문화재 15개 종목 이수자 18명을 우수 이수자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우수 이수자 제도는 지난해 6월 무형문화재 보전과 진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2월 말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종목은 142건, 보유자 167명, 보유단체는 66개이고 이수자는 6363명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혹은 보유단체, 전수 교육학교의 추천을 받아 이수자가 된 뒤 3년 이상 전승 활동을 한 사람 중 전수교육 참여와 활동 실적이 탁월한 사람을 1년간 우수 이수자로 선정한다. 무형유산원은 우수 이수자에게 1인당 연간 800만원을 지원하며, 우수 이수자들은 기존의 공연전시 등 이수자 지원과 차별화된 새로운 전승 활동을 모색발굴하고, 개인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와 심화학습 중심의 활동을 진행한다. 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예산 규모에 따라 매년 순차적으로 20종목 내외에서 우수 이수자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우수 이수자 선정지원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이 제도가 조속히 정착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수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안 변산반도의 끝자락에는 서해바다의 수호신인 개양할미를 모신 수성당이 있다. 1992년 해안초소를 보수하면서 수성당 주변자리가 고대 삼국 중 백제 이래로 계속 제의행위가 이루어진 곳임이 확인되었다. 이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은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의 유일한 해양제사 유적으로 항해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의행위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넘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삼국시대 유물들이 양호하여 당시 구체적인 제사의 양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출토유물은 토기류가 대다수이고 금속유물과 모조품, 옥제품, 중국제 자기, 일본 계통의 토기들도 있다. 토기들은 4세기 중반~7세기 전반까지 백제의 것들이 모두 확인되고 있는데, 5~6세기대가 중심연대이다. 대형항아리 중에는 말안장테, 철제 방울 등의 마구류나 철제 거울이 담겨진 채로 확인되기도 하였다. 이 유적은 유일한 백제의 해양 제사유적이라는 중요성 이외에도 고대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교차점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으로도 큰 의의를 가진다. 중국제 흑갈색 유약을 입힌 흑유항아리와 청자항아리, 일본 계통의 스에키(5~6세기 일본 고분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토기)뿐만 아니라 신라, 가야지역의 유물들도 함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흑유항아리는 4세기대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서울의 풍납토성, 홍성 신금성 등 주로 한성백제의 중앙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만 확인되고 있다. 스에키도 웅진백제의 수도였던 공주 정지산 유적을 비롯하여 나주 복암리, 정촌 유적 등에서 발견되어 백제가 바닷길을 통해 일본이나 영산강유역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죽막동에서 이루어졌던 제사는 이 지방의 토착세력들이 주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흑유항아리나 중국제 청자들은 평범한 지위에 속했던 사람들이 사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스스로 해양교섭능력을 가졌거나 상당한 사회경제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계층으로 보인다.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은 제의를 주체한 사람들이 바닷길을 통해 이루어진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한 축이었음을 증명하면서 해양국가 백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김왕국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멸종위기 1급 동물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기념 메달로 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가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와 협업해 제작하는 한국의 천연기념물 시리즈 기념 메달의 4차분이 수달을 주제로 제작발매된다. 수달 기념 메달은 은메달과 동메달 2종으로 구성되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자료를 제공하고 한국조폐공사의 특수 압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2017년 상반기에 천연기념물 참매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매사냥, 하반기에 제주 흑우와 흑돼지, 2018년 장수하늘소 기념 메달이 차례로 선보인 이후 네 번째 시리즈다. 기념메달 제작은 천연기념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천연기념물의 문화재적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화폐제조(주화) 기술을 보유한 한국조폐공사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양 기관은 지난 2017년 3월 27일 문화재 기념메달 제작 등 공동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으로도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와 같은 천연기념물을 주제로 다양한 기념 메달을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의 천연기념물 시리즈 기념 메달은 오는 18일부터 한국조폐공사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산사의 아침저녁으로 잔잔하게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국립전주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미술실에 들어서면 이와 비슷하게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 왠지 경건한 자세로 관람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렇듯 길게 울려 퍼지는 범종의 장엄하고도 청명한 소리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편안하게 해주며 그들의 마음을 깨끗이 참회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범(梵)은 신성(神聖), 청정(淸淨)을 의미하기 때문에 불교 의식에 사용하는 종을 범종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치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지옥에 있는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아무런 괴로움과 걱정이 없는 안락하고 자유로운 세상에 가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한다(극락정토, 極樂往生)는 것이다. 또한 불법의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의미도 있다. 보물 제 1325호인 이 범종은 일제 강점기인 1926년에 전라북도 부호 박영근이 낙수정(樂壽亭, 현재 전주시 완산구 교동)을 수리하다가 발견된 것이다. 당시 일본 총독 사이토오 마코도(齊藤實)에게 기증하여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이 범종을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소장해오던 다카하라 히미코(高原日美子)씨가 1999년 기증하면서 70여 년 만에 고향 땅으로 돌아왔다는데 의미가 있다.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撞座)를 중심으로 4명의 비천상이 구름 위에 꿇어 앉아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하고 있다. 이 범종은 문양 및 배치가 고려 범종의 요소인데 비해, 형태는 통일신라 범종과 비슷하다. 또한 범종의 시료분석 결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상원사(上院寺) 동종(銅鐘, 725년)의 성분비와 같음이 밝혀져, 맑고 장엄한 소리를 내기 위한 전대(前代)의 전통 제작방법을 따랐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아 이 범종은 신라 말~고려 초 범종의 양식변천과 제작방법을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김혜영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 선비와 관련된 중요 유물 18건 197점이 국립전주박물관으로 이관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는 내년 신설되는 선비문화실에서 유명한 선비들의 편지 모음집 진신찰한(縉紳札翰), 이이 선생의 문집 율곡선생전서(栗谷先生全書) 등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신찰한은 조선시대 선비 378명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이 중에는 조선 중기의 서예가인 오준(吳竣, 15871666), 후기의 대학자인 정약용(丁若鏞, 17621836)과의 편지도 수록되어 있다. 율곡선생전서는 율곡 이이의 문집이다. 1749년 금속활자 율곡전서자를 제작해 인쇄했다. 조선시대 책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허련이 그린 국화그림, 간재 전우의 문집, 요동지역의 국경을 그린 요계관방지도 등도 선비문화실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유물 이관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조선 선비문화를 핵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박물관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관된 유물은 오는 2020년 선비문화실 공간이 마련된 후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 국립전주박물관은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선비상을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면서 자아실현을 넘어 참여를 통해 현실을 개선하고자 한 선비정신은 오늘날 민주사회에서 더욱 큰 가치를 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선비정신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19 선비문화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물과 함께 선비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선비문화실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4월 5일부터 6월 9일까지 열릴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 특별전도 꾸준히 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300년 넘게 부안의 한 마을을 지킨 당산(堂山돌로 만든 솟대) 위 돌오리상이 도난당한 지 16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3년 부안군 동중리에서 도난당한 국가민속문화재 제19호 부안 동문안 당산(扶安 東門안 堂山) 돌오리상 1점을 지난달 회수해 5일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동문안 마을에 반환했다. 부안 동문안 당산은 3미터가 넘는 당산과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고 쓰인 한 쌍의 장승으로 구성돼 있다. 화강석을 거칠게 다듬어 조각한 약 5920cm 크기의 돌오리상은 본래 부안읍의 주산인 성황산을 바라보며 당산 위에 놓여있던 것으로, 마을 밖으로부터 부정한 것의 침입을 막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녔다. 동문안 주민들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음력 정월 보름날이면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내고, 농악을 치며 줄다리기를 마친 뒤 당산에 새끼줄을 감아주는 당산 옷 입히기 풍습을 전해오는 등 부안 지역 민속신앙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던 중 2003년 3월 돌오리상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해 2월 정월 대보름에 당산제를 지낼 때까지만 해도 제자리를 지킨 돌오리상은 한 달 만에 돌연 자취를 감췄고, 이 때문인지 2005년부터는 격년으로 지내던 당산제마저도 단절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돌오리상을 물래 훔친 절도범이 석물취급업자와 장물업자에게 이를 유통하려 했지만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유통이 여의치 않자 임의의 장소에 오랫동안 숨겨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이 첩보를 입수한 뒤 지속해서 수사한 끝에 마침내 돌오리상을 회수하는 성과로 이날 반환하게 됐다. 부안읍성 동서남문 세 곳에 건립된 당산은 특이하게 돌오리상으로 장식돼 부안지역의 독특한 민속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8호인 부안 서문안 당산에는 1689년 조선 숙종 때 건립되었다는 명문이 있어 부안 동문안 당산도 같은 해에 건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회수된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은 동문안 처음 제작된 본래의 것으로, 전통문화와 지역문화의 계승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문안 당산에는 이후 따로 제작된 돌오리상이 올라가 있으며, 남문안 당산에는 그마저도 남아있지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난당한 문화재들을 이른 시일 안에 회수하여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맞는 보존과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돌오리상은 부안군에 인계해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문화재위원회를 거쳐 당산 위에 다시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부합되는 보존과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 반환을 계기로 그동안 마을에서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 진행되지 못한 당산제를 복원하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정곤 기자천경석 기자
동학농민혁명 연구의 저변을 확대해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한 학술 연구논문을 찾는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승우)은 오는 29일까지 동학농민혁명의 원인전개과정성격영향의의인물을 주제로 한 학술 연구논문을 공모한다고 5일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연구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올해 10월 열릴 예정인 동학농민혁명 관련 학술대회에서 발표와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신청을 원하는 연구계획서와 신청서를 우편이나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최우수작과 우수작 1편씩 총 2편을 선정해 오는 4월 5일 발표하며, 최종 논문은 오는 8월 말까지 제출하면 된다. 최종 제출한 논문이 채택되면 최우수작 500만원, 우수작 3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정기학술대회에서 이를 발표하게 된다. 이번 논문 공모와 관련한 문의사항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063-538-2897)로 전화하면 된다.
포도는 알알이 맺힌 열매, 넝쿨져 뻗어나가는 줄기의 속성으로 인해 다산과 번창을 상징하며 예로부터 시와 그림, 공예품에 애호됐다. 우리나라에서 포도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에 처음 보이며 포도가 회화의 소재가 된 것은 조선 중기에 이르러서였다. 조선 말기에는 길상성과 장식성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인해 포도 그림의 수요가 증가하게 됐고, 그 가운데에는 전북의 화가 낭곡 최석환이 있었다. 19세기에 활동한 최석환에 대한 기록은 전북 옥구군 임피면(현 군산시 임피면)에 거주하며 포도를 잘 그렸다는 내용이 유일하다. 그러나 최석환은 1870년을 전후하여 많은 양의 포도병풍을 남겼다. 포도병풍(墨葡萄屛)은 1870년 전후에 형성된 최석환 포도병풍의 전형양식을 보여준다. 최석환은 포도넝쿨 줄기를 가장 중요하게 표현하였다. 포도 넝쿨의 힘찬 동세를 표현하기 위해 진한 먹으로 초서의 한 획처럼, 서예 기법으로 넝쿨을 그렸다. 포도알은 농묵과 담묵을 번갈아 채색하여 알알이 표현하였고, 병들어 상한 포도잎을 표현하는 등 더욱 사실적이고 자연스런 표현이 엿보인다. 이는 17세기에 활동했던 이계호(1574-1645 이후)의 양식을 계승한 것이다. 하단에는 을묘지납육일, 관지에는 낭곡, 최석환인이라 찍혀 있어 최석환이 1879년 12월 6일에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지방 화가였던 최석환은 이러한 연폭 포도병풍을 다수 제작했는데, 이는 19세기 중앙 화단의 유행을 따른 것이다. 동시에 당시 호남 화단이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그림을 제작하고, 중앙화단의 서화를 소장하였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며 19세기 호남 화단이 중앙 화단과 긴밀한 교류가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박혜인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무형유산원이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2019 무형문화재 신규이수자 입문 과정 제1기를 운영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자의 전승 역량을 강화해 차세대 핵심 전승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교육 과정이다. 올해 교육은 3차례로 나누어 진행하며 2박 3일 과정이다. 신규 이수자는 단계별 맞춤형 심화 교육을 통해 전승 활동을 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무형유산의 이해 및 제도와 정책과 문화유산을 보는 눈과 트렌드 읽기, 무형유산 콘텐츠 활용 및 전승 활동 우수사례, 보유자와 함께하는 전승 세계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무형문화재 활용교육 사업과 이수자 전승 활동 지원 사업, 한국예술인 복지재단 사업 등 문화재청과 타 기관에서 무형문화재 전수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안내해 전승자로서 활동 반경을 넓힐 기회도 될 전망이다. 교육 대상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로 지정된 지 3년 이내 신규 이수자이며 모든 과정은 무료로 운영한다. 27일 오전 9시부터 3월 6일 오후 6시까지 전자우편(hyounaa@korea.kr)을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신청양식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지도가 제작됐다. 범위를 가지고 분류하자면, 지역의 모습을 담은 지도에서 넓게는 세계의 모습을 아우르는 세계지도가 존재했다. 이러한 지도들은 대부분이 현재의 축척을 사용하지 않고 하늘에서 비스듬하게 내려다보는 형태로 제작됐고, 이러한 지도를 회화식 지도라 부른다. 회화식 지도는 지역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지도 안에 숨겨진 다양한 상징과 해석의 장치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고지도에 담겨진 이와 같은 상징체계들은 고지도를 연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하며, 지역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19세기 전주의 모습을 그려낸 완산부지도(完山府地圖)는 지역의 지도이자 회화식 지도이다. 2015년에 보물로 지정된 이 지도는 수많은 고지도 가운데 어떠한 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았기에 국가지정 문화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10폭의 병풍으로 제작된 거대한 지도. 지도를 길을 찾는데 사용한다는 지금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거대한 병풍지도는 그 쓰임을 알기 어렵다. 또한 이 지도는 방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배치를 하고 있는데, 풍남문이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좌측으로 90도 회전된 형태로 지도가 그려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실제 산세보다 더 험준한 형태로 산들이 연이어 그려져 있으며 전주 성읍을 감싸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선왕조가 발원한 땅 전주, 500년의 세월동안 그 이야기는 강화되고 전설이 되어 내려오게 됐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인 이가 보아도 산줄기와 물줄기가 안온하게 감싸 안고 깊은 내력을 간직해 주는 곳, 전주는 그 모습에 합당한 땅이었다. 아니 불완전 하더라도 그에 합당한 곳이 되어야 옳았을 것이다. 풍수에 비보풍수가 있듯, 불완전한 땅의 모습은 지도에서 붓터치와 함께 보완됐다. 그리하여 전주의 모습은 생기를 얻고 땅의 모습은 전설을 잉태한 곳으로서의 당위성을 부여받아 한 폭의 지도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정대영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1894년)을 기리기 위한 국가기념일로 정식 지정되면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먼저 올해부터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정부 주관으로 개최되며, 정부차원에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재조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혁명을 주도한 동학농민군의 위상도 제고돼 그 후손인 전북인의 자긍심도 크게 고취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됨에 따라 정부 기념일은 납세자의 날(3월 3일), 식목일(4월 5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4월 13일), 419혁명기념일(4월 19일), 어린이날(5월 5일) 등 41개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에 따라 오는 5월 11일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 및 기념선양사업도 지자체별 규모에서 벗어나 국가 주관의 대규모 사업으로 치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 시군에서 주관했던 각종 기념선양사업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부는 공식 기념행사 외에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와 의미를 고취시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애국애족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한 중장기 사업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도내 지자체의 동학관련 숙원사업도 추진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도내 시군별 동학농민운동 관련 사업은 전라천년 파랑새 공원조성(고창), 백산 동학랜드(부안),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공원(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 탐방길(정읍) 등이 있다. 한편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부패한 나라를 개혁하고, 외세에 맞서기 위해 일어난 우리역사 속 최대의 민주혁명으로, 한국 민주화운동의 효시로 불리기도 한다. 기념일로 결정된 황토현전승일은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전투를 벌여 동학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황토현전승일을 계기로 농민군의 혁명 열기가 크게 고양됐고, 이후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동학을 대표하는 날로 평가했다.
고창 아산면 봉덕리 무덤군에는 길이 72미터, 높이 8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무덤이 하나 있다. 전통적인 마한 양식의 무덤과 백제의 돌방무덤이 함께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5세기 중반 고창 지역 최상위 계층의 무덤이었으리라 짐작된다. 2009년 확인된 4호 구덩식 돌방무덤 안에는 금동장식 신발과 중국제 청자, 작은 단지 장식 구멍항아리, 청동잔과 잔받침, 칠기 화살통, 큰칼, 금귀걸이 등 무덤 주인의 권세를 말해주는 각종 고급품과 사치품이 고스란히 출토되었다. 이 중 금동장식 신발은 당시의 장례 풍습을 잘 보여주는 부장품으로, 우리나라 삼국 모두에서 유행하였다. 화려한 장식과 실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내구성이 약해서 무덤에 넣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백제지역에서는 현재의 경기 화성, 강원 원주, 충남 공주서산, 세종, 전북 익산, 전남 나주고흥 등지에서도 발견되었다. 이곳들은 당시 백제 중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던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봉덕리 출토품은 바닥에 18개의 작은 금동 못과 함께 발등과 뒤꿈치를 2개의 옆판으로 연결하는 등 백제 금동장식 신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옆면은 거북이등껍질 무늬 안에 용과 새 등을 새겼는데, 당시의 뛰어난 금속공예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빈 공간 사이에 새겨 넣은 사람 얼굴 모양에서 백제인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신발의 형태는 나주 정촌에서 나온 것과 유사하고, 서산 부장리에서 출토된 금동 관모와 무늬가 거의 동일하다. 이처럼 수준 높은 금속 공예품은 숙련된 장인 집단이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백제 중앙에서 만들어 각 지역으로 보급한 것으로 보인다. 백제 지배집단은 금동장식 신발 외에도 금동관, 금은장식 둥근 고리 큰칼 등을 제작하여 지방 유력자들에게 선물하였다. 이것은 유력자들의 권위를 인정해줌과 동시에 그 영향력 아래에 두려는 정치적 수단 중 하나였다. 봉덕리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장식 신발과 여러 유물들은 고창지역 집단이 마한을 비롯하여 백제 중앙, 일본, 중국과도 활발한 교류를 맺으며 성장하였던 명실상부한 지역사회의 중심세력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김왕국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사)전라북도전통문화예술품협회가 도민과 함께하는 제4회 문화유물 전시회를 열고 있다. 15일 낮 12시까지 전라북도청사 1층 기획전시관. 이번 전시는 전북전통문화예술품협회 회원 70여 명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50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로, 옛것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소장품들은 고미술 전문가들이 감정해 진품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2층장3층농, 전주한지로 만든 지승키, 호랑이 그림에 다방에서 사용하던 공중전화기까지 다양하다. 차만근 전북전통문화예술품협회장은 우리 전통문화 예술품을 보존하고 사랑하고자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소장품을 맡겨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전북전통문화예술품협회는 고미술품을 아끼는 동호인 모임으로 지난 2014년 애호가 협회를 결성해 첫발을 내디뎠으며, 2017년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 우리 전통문화예술품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을 높이기 위한 박람회교류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옛 사람들의 삶과 예술, 세월의 향기가 배여 있는 유물들. 전북에 둥지를 틀고 있는 박물관의 소장 유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대에게 물려받았고 후대에게 전해줄 소중한 문화자산, 아끼고 지켜 나아갈 다양한 유물과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차례,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유물부터 연재를 시작합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1990년 10월 문을 열었고, 현재 소장품은 7만여 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채용신이 그린 전북 인물의 초상화 채용신 초상화. 19세기 말~20세기 초 우리나라의 초상화는 한층 더 사실적으로 인물을 그려내기 시작한다. 또한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주인공의 요청에 의해 금전적 대가를 받고 제작되는 시대가 됐다. 그런 변화의 움직임 한가운데에 바로 석지(石芝) 채용신이 있다. 그의 손끝에서 높은 관직을 역임한 인물 뿐 아니라,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 인물도 주인공이 됐다. 채용신은 서울 삼청동에서 태어나 칠곡군수 등 관직에 종사했으며, 1905년 전주로 내려와 익산, 남원 등지를 다니면서 우국지사와 문인들의 초상을 그리는 데 몰두했다. 1941년 세상을 떠난 후, 1943년에는 서울의 화신백화점 화랑에서 유작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는 고종高宗 등 왕실의 인물에서부터 문인, 부부, 여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 초상을 그렸다. 권기수(權沂洙) 초상은 채용신이 그린 전북 인물의 초상을 대표한다. 흑립(黑笠)을 쓰고 두루마기에 은은한 옥색 전복(戰服)을 걸친 모습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전신상이다. 왼쪽 발을 드러낸 채 앉아 있으며, 소매 밖으로 나온 양손에 부채와 안경을 들고 있다. 화면에 적힌 글을 통해, 권기수의 63세 모습을 정산군수(定山郡守)였던 채용신이 1919년에 그려졌음을 알 수 있다. 권기수는 언제 태어났는지, 관직생활과 업적은 무엇인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지만, 이제 당당하게 초상화의 주인공이 됐다.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제1원칙은 터럭 한 올이라도 틀리면 그 사람이 아니다(일호불사一毫不似 편시타인便時他人)였다. 극세필의 붓질을 무수히 반복해 입체감과 표면 질감을 살린 권기수의 얼굴 묘사를 통해 마치 사진 속 인물을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이러한 채용신의 극세필 화법은 그의 호 석지를 따서 채석지 화법이라 불릴 정도였다. 이렇게 채용신의 붓끝으로 당시 전북에 살았던 인물들의 생생한 모습이 지금까지 전해져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무형유산원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를 선정하기 위한 2019년도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심사를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시행한다. 유산원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를 상대로 수요조사를 한 뒤 무형문화재 전문가가 참여한 이수심사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사 대상을 확정했다. 이수자 심사 종목은 제1호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제2호 양주별산대놀이, 제4호 갓일, 제5호 판소리 중 고법(鼓法), 제10호 나전장 등 총 43건의 심사대상을 확정했다. 이수자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와 전수 교육학교로부터 해당 국가무형문화재의 전수 교육을 수료하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기량심사를 거쳐 전수 교육 이수증을 발급받은 사람을 말한다. 실력을 인정받은 차세대 무형문화재 전승자로 평가받는다.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되면 국가가 지원하는 각종 전승 활동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문화예술교육사 2급 자격증 취득 자격도 주어진다. 또한 전국의 학교와 각종 문화기반시설에서 교육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이수심사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로부터 전수 교육을 3년 이상 받은 전수자가 응시할 수 있으며,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5명이 평가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엄격한 이수심사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이 한층 더 높은 기량을 갖춰 다양한 전승 활동에 참여하고, 무형문화재 저변 확대와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목별 심사 대상자, 일시장소, 평가범위와 방법 등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063-280-1451/1453)로 문의하면 된다.
당군(唐軍)이 출발했습니다. 장안성에서 나는 듯이 달려온 첩자가 병관좌평 성충한테 보고 했을 때는 5월 말이다. 저녁 술시(8시)가 지난 시간이어서 성충은 저택에서 첩자를 맞고 있다. 신구도행군도총관 소정방이 주장(主將)이 되어서 13만 군사가 출정을 했습니다. 첩자는 장안성에 뿌리를 박고 사는 상인 안청이다. 그러니 당 왕궁이나 관부에 뇌물을 먹인 정보원이 많다. 안청이 말을 이었다. 백제에 닿으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으며 신라와 좌우에서 협공을 할 작정이라고 합니다. 수고했다. 성충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도 장안성에서 온 첩자가 다녀갔다. 대감, 이번 전쟁은 예사로 볼 것이 아닙니다. 50대 중반의 안청이 정색하고 성충을 보았다. 고구려의 지원을 받지 않으십니까? 대왕께선 우리 힘으로 능히 당군을 격파하고 김유신군을 몰사시킬 수 있다고 하셨다. 다행입니다. 이번 싸움으로 신라가 멸망할 것이다. 성충이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다음날 오전, 도성의 청에서 성충의 보고를 받은 의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왜에 전령을 보내라. 예, 대왕. 백제방의 풍왕자께 보냅니까? 아니, 계백이 더 가깝지 않으냐? 그렇습니다. 아스카의 백제방은 내해(內海)를 따라 돌아가야 하지만 계백의 영지는 동해(東海)만 건너면 되니까요. 성충이 말을 잇는다. 오가는데 20일이면 됩니다. 계백에게 정예군을 추려서 오도록 해라. 군사를 얼마나 모으라고 할까요? 기마군 5천. 의자가 생각하고 있었는지 바로 말했다. 말까지 싣고 오려면 보군 1만 5천이 움직이는 것이나 같을 것이야. 그렇습니다. 대왕. 계백의 기마군 5천으로 김유신군을 맞게 할것이다. 김유신은 신라군 5만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 동방(東方)의 군사 3만을 계백의 후위군으로 주면 충분하다. 백제는 동, 서, 남, 북 중 5개의 방(方)으로 구분되었고 각 방(方)은 방령이 통치하는데 각각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백제는 5방 37군, 200성의 행정조직에 76만호를 거느리고 있었으니 고구려의 5부 176성에 69만 7천호보다 더 강성한 국가다. 22개 담로까지 합하면 600만이 넘는 인구인 것이다. 당시 대륙을 통일했던 수(隨)의 인구가 890만호에 4천 6백만이었으니 백제는 동방의 강국이다. 더구나 왜까지 합하면 수(隨)를 이은 당(唐)도 단독으로 대적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의자가 청안에 도열한 대신들을 둘러보았다. 우리가 이때를 기다렸다. 모두 숙연해졌고 의자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백제와 신라, 그리고 고구려는 같은 땅에서 같은 말을 써왔지만 서로 반목했다.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고구려와 백제는 같은 시조에서 분류된 왕국이나 신라는 다르다. 모두 알고 있는 일이다. 백제는 고구려 유민으로 건국되었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아들 비류와 온조가 백제의 시조인 것이다.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는 주몽이 졸본으로 망명해 왔을 때 그와 재혼해서 두 아들을 낳았다. 소서노는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한 것이다. 그러나 주몽의 첫아들인 유리가 나타나 태자로 책봉되자 비류와 온조는 추종자들을 이끌고 남하하여 백제를 건국한 것이다. 비류와 온조는 각각 분가했지만 곧 온조계 백제가 주도권을 장악하여 대를 이어왔다. 의자가 말을 이었다. 백제가 대를 이어온 지 어언 6백 60년, 대백제의 뿌리는 천년만년 이어질 것이다. 단하에 서 있던 성충의 시선이 옆쪽의 흥수, 의직에게로 옮겨졌다. 지금까지 고구려는 대륙 세력의 침입을 여러 번 겪었지만 백제는 이번 당(唐)의 침입을 처음 겪는다.
고창 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 재추진에 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을 201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또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7개 가야고분군 전부를 아우르는 가야고분군을 신규 잠정목록으로 신청했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대표적인 갯벌인 고창, 충남 서천, 전남 신안, 보성-순천 갯벌 등 4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한국의 갯벌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생물종 다양성이 나타나며,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의 주요 서식처라는 점, 지형적기후적 영향으로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제시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8년 신청 지역을 모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국내법적으로 일관된 보호 관리 체계를 갖춘 점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근거가 됐다. 한국의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서 형식 검토를 거친 후, 올해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IUCN(세계자연보존연맹)의 심사를 거쳐, 2020년 7월경 개최되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특히 고창군은 대한민국 유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고창지석묘), 세계자연유산(고창갯벌),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고창농악, 고창판소리)을 모두 보유한 진정한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 인정받게 되며, 국내 유일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된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문화재청, 해당 지자체, 지역주민 등과 함께 현지실사 등 심사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창갯벌의 체계적 관리와 함께 유네스코 브랜드로 개발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규이용수 기자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해 천진기 관장 부임 이후 변화를 예고했다. 재미있고, 맛있는 박물관을 표방하며 관람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지난해 맛봤던 박물관의 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편안한 휴식 공간,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대중화에 앞장서고, 전북 지역의 대표 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해나가겠다는 포부. 전북과 전주의 문화적 격에 맞도록 100만 명이 관람하는 박물관으로서의 한 걸음을 시작했다.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 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은 올해 특성화 사업으로 조선 선비문화를 추진한다. 조선 선비문화실을 새로 만들고, 관련한 특별전을 준비했다. 전국 단위의 선비문화를 비교감상하는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 공간을 구축하고, 관련 전시와 지역 특별전을 마련한다. 3월 말 시작하는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를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가족사랑과 우정을 담은 편지를 살펴보는 시간도 갖는다. 9월에는 근대 전북화단을 이끈 화가들이란 주제로 근대 전북 선비 화가를 대표하는 석정 이정직의 학문 세계와 예술을 중심으로 전북화단의 대표 화가들을 조명한다. 어린이 박물관 개편을 통해 어린이와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박물관 공간으로 랜드마크화 할 계획도 세웠다. 실물과 문화재 체험의 유기적 조합을 통해 조선 선비의 정신과 생활상을 직접 경험하도록 돕는다. △재미있는 맛있는 만만한 박물관 전시나 학술 세미나 등은 박물관 본연의 기능에 더해 관람객들이 재미를 갖고 찾을 수 있는 노력을 더 할 예정이다. 푸드트럭 운영과 해먹 설치, 여름방학 기간 물총 싸움 등 지루할 수 있는 박물관의 모습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을 선보인다. 박물관 인근 음식점과 협력해 할인 시스템도 구축하는 등 대규모의 하드웨어적 변화보다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변화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박물관을 관람객에게 오픈하는 소통의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이수를 통해 관람객에게 박물관 내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에서 벌이는 생일파티나 동창회, 동호회 모임 등 색다른 모습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민과 소통하는 박물관 지역민과 소통하는 박물관으로서 관람객 편의시설을 위한 환경 개선에 들어간다. 장애인 점자블록 정비와 정문에서 어린이 박물관까지의 그늘 터널 조성, 어르신 관람객을 위한 경사로 확충 공사도 진행한다. 세시풍속 체험을 통한 전통문화의 이해를 높이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소장품의 체계적인 관리뿐 아니라 관람객 중심의 고객서비스 체제를 강화해 박물관 관람 환경도 개선할 예정이다.
한국 전통 음식문화인 장(醬) 담그기가 김치 담그기에 이어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콩을 사용해 만드는 음식인 장 자체의 효능을 넘어, 재료를 직접 준비해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포괄하는 장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점, △우리나라 음식 조리법이나 식문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될 수 있다는 점, △한국의 주거문화, 세시풍속, 기복신앙 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 △세대 간에 전승되며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었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장을 담그고 관리할 정도로 중시했다. 다만 문화재청은 장 담그기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전승되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보유자와 보유단체가 인정되지 않은 국가무형문화재로는 아리랑(제129호), 제다(제130호), 씨름(제131호), 해녀(제132호), 김치 담그기(제133호), 제염(제134호), 온돌문화(제135호) 등이 있다.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지역을 관할한 수부(首府)였던 전라감영 복원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6일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전라감영(부지 1만6117㎡) 재창조 복원공사가 50%의 공정률을 기록했다. 현재 중심건물인 선화당과 관풍각은 마무리 작업 중으로 건물 윤곽이 대략적으로 모양을 잡았다. 내아, 연신당, 내아 행랑은 목재 조립이 끝난 상태다. 또 내삼문과 외행랑은 올 상반기 기초공사를 앞두고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올 상반기 중으로 공사 현장을 둘러싼 가설 울타리를 철거해 시민들에게 새롭게 탄생한 전라감영을 일부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 건물의 기초공사, 목재 조립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11월 중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도 최고의 지방통치 행정기구다. 지난 2017년 11월 전주시는 전라감영 복원공사의 첫 삽을 떴다. 시는 총 84억 원을 들여 선화당과 내아, 내아 행랑, 관풍각, 연신당, 내삼문, 외행랑 등 핵심건물 7동을 복원할 계획이다. 시는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 등을 통해 복원될 건물의 구체적인 방향과 콘텐츠를 정하고, 향후 창의적인 콘텐츠로 살아 움직이는 전라감영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복원될 전라감영은 새로운 전라도 1000년의 기준점이자 전북과 전남, 제주지역의 화합을 상징하는 핵심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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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민족민주전주영화제 14일 개막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달빛 아래로 흐르다, 10년 우정으로 빚은 시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