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13:40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장자연 사건, 연예계 '정화' 계기됐나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조연배우의 자살로 시작된장자연 사건은 연예계의 온갖 비리를 드러내는 대형사건으로 비화했다. 경찰 수사를 거치면서 연예계의 '어둠'을 고발하겠다는 여러 증언이 이어졌고,연예계의 술과 성 접대 문화를 파헤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정치권에서는 연예매니지먼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연예계의 시선은 갈렸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은 연예계의 비리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매니지먼트협회)는 극소수의 악행을 전체의 일로 매도하지 말라고 항변했다. ◇풍문으로만 돌던 연예계 어둠 일부 드러나경찰 수사를 통해 그 전모가 드러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의 접대 비리가 일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장자연과 한때 같은 소속사였던 한 여배우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과 장자연이 함께 술 접대 자리에 불려나갔고, 그 자리에서 한 언론사 대표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증언했다. 또 장자연과 생전에 절친하게 지냈던 가수 김지훈도 방송에서 "장자연이 소속사로부터 '원치 않는 자리'를 요구받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장자연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는 장씨가 남긴 문서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일관되게 주장했지만, 그가 일본에 체류하면서 경찰의 소환요구에 불응하는 사이에문서 내용에 힘을 실어주는 각종 익명의 증언들이 봇물 터진 듯 나왔다. 그동안 연예계에서는 PD나 감독, 광고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인 여자 연예인들의 술자리 접대와 성상납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것이 루머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이다. ◇정치권 '연예매니지먼트사업 법안' 발의파문이 커지자 정치권도 움직였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지난달 말 장자연 자살사건으로 촉발된 연예계의 왜곡된 관행 논란과 관련,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의 계약방식과 부당거래 금지 원칙 등을 규정한 '연예매니지먼트사업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을 할 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등록하도록하고, 계약서에 불공정한 조항이 있을 경우 장관이 직접 시정을 권고할 수 있도록규정하고 있다. 한예조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소속 탤런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지난 15일까지 진행했다. 한예조는 통계 작업을 마친 후 이달 말께 설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인데, 가해자의 실명은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 대신 한예조가 나서서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인조치를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연예계의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정식으로 의뢰할 방침이다. ◇매니저 자격제, 표준계약서 등 대안 마련 움직임국내 70여 연예기획사가 가입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장자연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극소수 문제 매니저에게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매니지먼트 업계 전체의 일로 왜곡 확대시키는 보도로 인해 대다수 업계 종사자들의 명예가 크게실추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일부라 할지라도 이번 사건으로 술 접대와 잠자리 강요, 폭행 등 그간연예계가 '과거의 일'이라 치부했던 불법적인 관행이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폭로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니지먼트협회는 "우리는 이미 연예 매니지먼트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매니저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업무를 5년 이상한 이를 대상으로 자체심사를 거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며 "또 연예 기획사와 연기자 간의 계약도 투명화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 이전에 캐스팅 과정 등이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맥을 동원하고 톱스타에 신인을 끼워넣는 방식 등의음성적인 거래가 계속되면 접대 문화가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4 23:02

"막말 방송에 대한 제재 더욱 강화돼야"

KBS 아나운서실의 우리말 연구모임인 KBS한국어연구회가 23일 여의도 KBS에서 '공영방송의 방송언어: 막말방송의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국어자문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막말 방송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닌데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교육이나 계몽으로는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막말 방송에 대한 법적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막말 방송을 몰아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김현주 교수는 "방송에서 듣는 언어가 길거리에서 듣는 것보다 저급한 적이 종종 있다"며 "그런데 막말 방송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방송의 다른 전달 요소들, 즉 화면이나 음향 혹은 메시지 결과와 결합해 한층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최근 '1박2일'이 가학성 때문에 제재를 받은 것도 그런 예다"고 지적했다. 권재일 국립국어원장은 방송사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 오늘날 방송 언어를 뒤흔들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시청률 때문에 전문 방송인보다 인기 연예인을 진행자로 선호하는 풍토가 작금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 그는 "연예인 출연자들은 언어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때문에 돌출발언, 규범에 어긋나거나 부적절한 어휘 사용, 어휘력 부족, 품위 없는 말장난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며 "연예인이 온갖 프로그램의 진행과 출연을 장악한 상황에서 방송 프로그램 언어의 질은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주행 중앙대 국문과 교수는 "시청률 경쟁보다는 지도계층이 언어에 대해 철학이 없기 때문에 막말이 횡행하는 것 같다"며 "국회에서부터 막말이 오가고 그것이 방송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4 23:02

소녀시대 "공포영화 주인공 놓고 경쟁해요"

인기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들이 공포영화의 주인공이 되려고 경쟁하는 과정이 오락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공포영화제작소'를 연출하는 김영진 PD는 23일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소녀시대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달 3일부터 소녀시대가 출연하는 코너 '공포영화제작소'가 방송된다"며 "3개월 동안 30분 분량의 공포영화를 찍을 계획이며 이 과정이 코너로 소개된다. 소녀시대는 나중에 이 영화의 주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고 밝혔다. 소녀시대의 각 멤버는 이 영화의 주인공을 차지하려고 매회 연기 훈련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최종 선발된 한 명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며 나머지 멤버는 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 김PD는 "영화는 여름에 개봉할 계획이며 시나리오 작업을 거친 후 촬영을 맡을 진짜 영화감독도 섭외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소녀시대가 등장하는 멜로 영화 제작이나 잡지 에디터 도전 등 다양한 분야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석한 소녀시대의 태연은 "공포영화인 만큼 연기할 때 무서움을 느끼지 않아야 촬영이 잘 진행될 것 같다"고 했고, 티파니는 "배우가 겁을 먹는 장면이 리얼하게 나와도 재미있을 것"이라며 공포영화의 배우가 되기 위한 자질에 대해 설명했다. 제시카는 "겁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공포영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티파니와 함께 영화 '고사'를 보러 갔는데 거의 눈을 감고 봤다"고 말했다. 수영은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디 아더스'처럼 반전이 있는 호러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며 "마냥 무서워하는 여성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서현과 함께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남자 배우로 김명민을 꼽았다. 제시카는 다니엘 헤니, 유리는 하정우, 효연은 조재현 등을 원하는 상대 배우로 지목했다. 김 PD는 소녀시대를 섭외한 배경에 대해 "기존 아이돌 스타와 달리 토크쇼, 버라이어티 등 방송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며 "또 연기력도 어느 정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내달 3일부터 '우리 결혼했어요'에 실제 연인 관계인 가수 김용준, 황정음 커플을 투입할 예정이다. 여운혁 책임 프로듀서는 "실제 연인인 커플을 더 섭외하고 있다"며 "마땅한 커플이 없을 경우 한 커플만 출연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말부터 선을 보인 코너 '대단한 희망'은 폐지되고 새로운 내용으로 개편돼 역시 내달 3일부터 선보인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4 23:02

문방위, KBS '정책 버라이어티쇼' 논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22일 전체회의에서는 KBS가 방송예정인 `정책 버라이어티쇼'를 놓고 정부의 방송 편성권 침해 논란이 벌어졌다. KBS는 오는 25일부터 국민이 의견을 제안하면 패널들이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고, 정부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는 내용의 `5천만의 아이디어'를 방영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한나라당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문제될 게 없다고 한 반면, 민주당은 사전에 정부가 편성권에 개입해 프로그램을 계획한 일방적 정책홍보 프로그램이라고 폐지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정책홍보를 하는 게 아니고 국민의 정책 아이디어를 얻어 정책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 보는 것"이라며 "이를 두고 `해라. 말아라' 하는 게 오히려 편성권의 침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책을 수렴하는 창구가 될 수 있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고 해서 후원을 한 것"이라며 "문화부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보고 정책 일방적 홍보를 위한 개입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문화부가 (지난 2월) 제작한 프로그램의 시나리오와 KBS가 제작한 것과 너무나 똑같다"며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관제 홍보의 냄새가 나면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KBS 스스로 포기하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서갑원 의원도 "정부 정책을 홍보하라고 KTV를 만들었는데 거기서도 충분히 홍보를 할 수 있다"며 "정부 예산을 갖고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유인촌 장관은 "KBS는 정책 홍보라기보다는 국민에게 건전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버라이어티 쇼라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편성권 침해가 아니라 방송국이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방송사가 필요하다면 계속 지원할 것이며, 정부가 협찬하는 것은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 등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3 23:02

"방송뉴스 순화된 우리말 활용 미흡"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의 저녁 종합 뉴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뉴스 언어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어휘와 표현' 부문에서 가장 많은 오류가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방통심의위 소속 방송언어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KBS(뉴스9), 2월 MBC(뉴스데스크), 3월 SBS(8뉴스)의 저녁 종합 뉴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각각 1주일에 걸쳐 방송뉴스 언어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상파 3사 모두 방송뉴스에서 대체로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어휘와 표현', '문법', '발음', '자막' 등과 관련해 일부 문제 사례가 파악됐다. 특히 우리말로 순화 가능한 한자어나 외래어를 사용한 경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하거나 의미를 중복한 경우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나 약어를 빈번하게 사용한 경우 등도 조사됐다. 방송 3사 모두 기자들이 단문보다는 장문을 선호하는 양상이 나타나 이중주어 사용 등과 같은 문법적 오류도 조사됐지만, 발음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표준 발음에 맞는 올바른 발음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심의위는 "뉴스의 경우 명확한 이해 전달을 위해 되도록 이해하기 쉬운 순화된 표현을 사용해야지만, 한자어와 외래어, 전문용어 등을 빈번하게 사용해 시청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방송뉴스 제작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각사에 통보하고 각 방송사 뉴스 제작 책임자들의 의견을 듣는 한편 연내에 방송에서 사용을 자제해야 할 외래어 목록을 작성해 배포할 계획이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3 23:02

故 안재환 유족, 유서 공개

탤런트 고(故) 안재환이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22일 월간지 여성조선에 따르면 고인의 누나 안광숙 씨는 "세상 사람들은 시댁식구가 정선희를 못살게 군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안재환의 죽음에 대해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며 여성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안재환의 유서 4장 전문을 공개했다. 안광숙씨는 인터뷰에서 "어디에도 사채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으며 특히 마지막 한 장은 누군가의 협박에 의해 쓴 것처럼 유달리 거칠게 쓰여졌다"고 주장하며 "분가한 뒤 석 달 동안 전화통화는 물론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차 안에서 객사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마지막까지 함께 지냈던 정선희에게 묻고 싶지만 정선희는 유족들을 피하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안씨가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안재환은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희 사랑해주세요"라며 "어려운 가정 꿋꿋이 이끌어나가고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면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린 적 없고 힘들어도, 자신이 가장 힘들 텐데도 웃으면서 격려해주고 이런 사람 없어요"라고 적었다. 또 "부족하겠지만 제가 모든 것 짊어지고 갑니다"며 "선희… 우리 부모님… 누나… 모든 식구들… 남겨진 분들 아무런 죄 없어요. 절 믿었던 게 잘못일 뿐… 이렇게 가는 것이 더 불효이고 더 나쁜 것 알지만 이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선희야 사랑해. 이 방법밖에 없어서 미안해. 미안하고 미안하고 사랑해 미치도록…"이라고 다시 한번 정선희에 대한 애정을 표한 뒤 "장기는 만약 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다 써주세요. 죽고 나서 빨리 발견되면 쓸 수 있을 텐데…. 기도할게요"라고 글을 맺었다. 안재환은 지난해 9월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타다 남은 연탄 2장과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족이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자살로 결론 내렸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3 23:02

"여배우는 47세부터가 진짜죠"

"저도 20~30대에는 제가 가진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의 나이가 돼보니 여배우는 제 나이부터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사랑에서도, 경험에서도 이제부터가 진짜죠."최명길(47)은 당당했다. 언제나 그랬듯. 40대 후반이지만 그는 아직도 드라마에서 누구의 엄마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주인공이다.23일 종영하는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은 그런 최명길에게 힘을 실어주는 작품이었다. 재벌이자 여성기업인인 한명인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이 작품은 중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동시에 여배우들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소지섭 주연의 SBS TV '카인과 아벨'과 붙어 시청률에서 팽팽한 접전을 이루면서 중년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기쁜 것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선배, 동료 연기자들로부터 격려와 축하 전화를 많이 받은 것이에요. 전화하는 분들이 무척 기뻐했어요. 이런 드라마가 없었으니까요. '미워도 다시한번'을 계기로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요. '꽃보다 남자'도 있어야겠지만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죠."최명길이 연기한 한명인은 비운의 여자다. 젊은 시절 집안에서 반대하는 가난한화가와 사랑의 도피를 했지만 교통사고로 연인은 잃고 자신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이후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정략결혼을 하지만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30년간 관계를 이어오며 딸까지 낳았다.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 명인은 분노에 치를 떠는데, 그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옛 사랑이 다시 자신의 앞에 나타나 혼란을 더한다."굉장히 독특한 상황이죠. 하지만 들여다보면 전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아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죠. 한명인은 순정파예요. 젊었을 때는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랑이 이뤄지지 않은 후에는 마음을 닫고 가업을 잇는 일에만 열중하죠. 그러다 서서히 남편에게 마음을 열려는 순간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참 가여운 여자죠."배신당한 것을 안 순간 한명인은 가차없는 복수에 나섰다.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이용해 상대가 숨도 쉬지 못하게 옥죄며 분노를 발산했다. 그러나 그의 복수는 '막장'과 차원이 달랐다. 기업인으로서 카리스마 넘쳤던 그는 복수에서도 품위를지키며 대차게 나섰다."한명인이 멋있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파워풀하다는 거죠. 제가 봐도 멋있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미용실에서 '한명인 스타일'을 요구하는 분들이 많대요.제가 다니는 미용실에는 실제 여성 기업인이 거의 매일 와서 한명인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간대요.(웃음) 40~50대의 패션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했어요. 여배우로서 그런 것도 중요하거든요."그는 이 드라마의 성공을 자신했다고 말했다."이번 드라마는 제작진이 제게 거는 기대 때문에 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언젠가는 이런 드라마를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적기에 만난 것 같아요. 최명길이라는 배우가 이 나이에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죠."1981년 MBC 공채 13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최명길은 1994년 영화 '장미빛 인생'으로 낭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여배우로서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중년, 주부의 길로 접어들었다."행복한 가정이야말로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결정적인 힘이죠. 저라고 왜 여배우로서 어려움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그럴 때 정신없이 가족 뒷바라지를 하며 잘 넘어갔던 것 같아요. 애들이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인데 이번 드라마 끝나면 요리를 배워 맛있는 것 좀 많이 해달라네요.(웃음)"그는 "20대에 내 이름을 한번 더 각인시킨 것보다 지금 내 나이에 각인시킨 것이 몇배로 더 큰 보람이었다. 그런 점에서 작가님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포인트를 찍어준 작품이고 내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게해줬다. 앞으로도 내 나이에 맞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4.2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