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을 샛별 나현·이동훈
전북 출신 프로기사들이 대한민국 바둑계를 주도하고 있다.건국 이후 50년 넘게 줄곧 국내 바둑계를 이끌어왔던 이들 전북 출신 프로기사들은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것은 물론, 한국기원이나 프로기사회에서 주역을 맡아오면서 전북의 위상을 크게 높여왔다.이창호 이후 다소 주춤한듯 보였던 전북 프로기사들은 홍성지·김효곤·박지훈·나현·이동훈 등이 등장하면서 다시한번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전북바둑협회(회장 유희태)에 따르면, 국내 270여명의 프로기사중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한국기원, 프로기사회 등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곧 '전북인'으로 통한다고 한다.전북바둑의 맥을 짚어보면 태두는 '한국 현대바둑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고 조남철 9단이 꼽힌다.대한민국 국수 계보는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로 이어지는데 첫발을 뗀 이가 바로 조남철 9단.아마추어들은 흔히 바둑을 두면서 "조남철 국수가 와도 수가 없다"는 말을 할 만큼 조남철은 바둑의 상징이다. 부안 출신인 그는 현대 바둑을 국내에 보급한 사람으로, 현재 부안에서는 바둑공원이 조성됐고, 그의 이름을 딴 대회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이후 뛰어난 한학자였던 고 권경언 6단도 전북 바둑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정수현 9단은 현재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로 활동중이다. 1기 신왕전 우승, 17기 KBS기 바둑왕전 등 준우승 2회, 제21대 프로기사회 회장을 거친 그는 국내 바둑계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충암사단'이 배출한 1호 프로기사.강훈 9단은 1980년대 도전 5강 중 1인자로 꼽혔고 4기 박카스배 우승과 패왕전 등 8회 준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이창호-서봉수의 양강구도로 펼쳐지던 국내 프로기전에서 바로 그 뒤를 이은 실력자였다. 최규병 9단은 현재 국내 270여명의 프로기사들로 구성된 프로기사회 회장(제29대)을 맡고있다. 입신연승최강전 우승 경력이 있는 그는 박카스배 등 준우승 2회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주 출신 이창호 9단은 두말이 필요없는 기사. 현재는 이세돌 9단이 최강의 실력자로 군림하고 있으나, 이창호는 20여년간 세계 최강자로 군림해왔다.최연소 세계챔피언, 국내 전 기전 우승,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지금도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단 한명의 프로기사를 꼽으라면 이창호를 떠올린다.홍성지 8단은 한국바둑랭킹 21위로 한국물가정보배 등 우승 2회, 2007 마스터스토너먼트 등 준우승 2회, 제1히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 한국대표 등을 지냈다. 정수현, 강훈, 최규병, 이창호, 홍성지 등 5인은 타이틀 보유 경력을 자랑하는 프로기사들이다.프로기사중 평생 단 한번도 타이틀을 따보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이다.이들 이외에도 전북 출신 쟁쟁한 프로기사들은 수없이 많다.김효곤 5단은 국수전 등 본선에 다수 진출했고, 박지훈 4단은 현재 티브로드 전주방송 바둑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이다.한국기원 연구생중 내신성적 1위로 입단한 그는 BC 카드배 세계대회 등 본선에도 다수 진출했다.이창호 이후 두드러진 전북 출신 프로기사의 맥은 나현 2단(18세)과 이동훈 초단(15세)이 이어가고 있다.나현 2단은 국내 바둑랭킹 15위로 한국바둑계 차세대 선수주자로 꼽힌다. 삼성화재배 세계랭킹 4강에 진입하는 등 굵직한 각종 대회 본선에서 맹활약중이다.이동훈 초단은 한국바둑계 최고의 유망주로 꼽힌다. 2012 한국바둑리그 신인왕에 이어 14회 농심신라면배 한국대표를 지낸 그는 현재 한국바둑랭킹 23위다.전북바둑협회 유병호 기술이사는 인천 출신이지만, 현재 완주군 소양에 거주하고 있다.전북바둑협회 유희태 회장과 김남영 사무국장은 "바둑계의 간판급 얼굴들이 바로 전북의 프로기사라는 점에서 이들이 지역사회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