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 반짝관심 안 될 말"
전북바이애슬론은 20일까지 금메달 9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안성초 이현주는 크로스컨트리 금메달 1개를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고, 안성고 고은정 선수는 2관왕에 올랐다. 이는 전북이 바로 대한민국 바이애슬론의 자존심이며, 최강의 도(道)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비인기 종목이지만, 뭔가 이뤄보려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다.전북바이애슬론이 이렇게 되기까지 대부 역할을 한 무주 출신 백성기 전북바이애슬론연맹 상임부회장의 숨은 공이 있었다. 이번 대회 기간은 물론, 평소 연습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평생의 업처럼 여겨온 그가 현장에서 바이애슬론을 지켜본 소감을 들어봤다.일반인은 바이애슬론 경기장에 가본 일이 단 한번도 없을것이다.강원 평창 바이애슬론경기장에 단 하루만 서있으면 선수와 지도자의 노고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 추운 날씨속에서 마라톤하듯 달리고, 스키를 타고, 지친숨을 몰아쉬며 사격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안쓰럽기 그지없다.백성기 부회장은 "지난 18일 여중부 단체전 경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경기도 선수가 활강에서 넘어지자 아픈 다리를 이끌고 1초라도 만회하려고 눈물을 흘리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했다"며 "저 선수도 우리 선수들처럼 두달 가까이 부모와 떨어져 추위와 싸우면서 설원의 꿈을 꿨겠지"라고 반문했다고 한다.사실 전북의 동계 종목중 바이애슬론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현재 국가대표 선수는 무주군청 소속 이수영,김용규,이준복을 비롯, 전북체육회 소속 김선수,박지애, 안성고 전세희 등 6명이나 된다. 전북은 상비군 9명, 청소년대표팀 8명을 보유하고 있어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가능한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 부회장은 "도내에서 바이애슬론에 갖는 관심은 동계체전때 뿐"이라며 "반짝 관심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선수들의 사기만 복돋아 주었을뿐 (해외 전지훈련 등) 경기력 향상의 방법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의 능력이 한탄스럽다."고 말했다.작은 사업을 하면서 힘닿는대로 돕고 있지만, 선수들을 돕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인 무주군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기도 어렵다.너무나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무주군청 남자 실업팀 운영에 매년 2억5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백 부회장은 이번 동계체전을 계기로 전북 바이애슬론 활성화를 위한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첫째, 바이애슬론 연습경기장 설립과 관련, 용역을 마쳤고 무주군에서 땅을 제공한다는 약속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연습경기장 운영비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를 둘러싸고 무주군과 전라북도가 대립하고 있어 결국 꿈을 가진 선수들에게 어려움만 주는 만큼 이 문제를 속시원히 풀어달라는 것이다.둘째, 부산 크로스컨트리 남중대표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에서 2년 살면서 스키를 탔다고 하는데, 이 종목에 서 3관왕을 차지했다.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는데,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 결국 바이애슬론을 동계종목 중 정책종목으로 정해 전북도 차원에서라도 지원을 해야함을 의미한다.선진 바이애슬론 기술을 습득하게 하면 3~5년이면 국제무대에서 전북이 뭔가 큰일을 낼 것으로 본다.백 부회장은 이 두가지만 실천해도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전북 출신 선수가 대한민국을 빛낼 것이라고 강조했다.전북바이애슬론은 이번 동계체전에서 4연패를 거의 확실시 굳혔다.바이애슬론 선수단은 특히, 크로스컨트리를 포함, 도내 선수단의 득점중 절반 이상을 얻어내고 있는데, 이런 종목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한다면, 양궁 종목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나올 것이다.백성기 부회장은 "현장을 지켜보면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자와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오랫동안 부모님 곁을 떠나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달라"고 눈물어린 호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