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소나무 안전한가 - 서용기
국민정서적으로나 생활면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무가 바로 소나무와 참나무가 아닌가 싶다. 집안에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부정한 사람의 접근을 막으며 잡귀의 침범을 막기 위하여 대문(정문)에 걸어두던 금줄에는 소나무가지가 포함되는 것 이외에도 소나무는 장생불사(長生不死) 즉,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나타냈으며, 비바람·눈보라의 역경 속에서도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여 왔다.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이고, 솔이 무성함을 보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松竹)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한다. 참나무는 어떤가. 흔히 상수리나무 또는 도토리나무로 불리우지만 참나무는 식물분류학적으로 참나무속(屬)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이며 대표적인 수종은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를 들 수 있고, 표고버섯과 도토리묵은 모두 참나무에서 얻는다. 또한, 참나무류는 화력이 강하여 겨울철 난방용 땔감으로는 으뜸이며, 웰빙용품으로 각광을 받은 숯 또한 참나무 숯이 호평을 받고 있다.이와 같이 우리 생활과 친밀한 소나무와 참나무가 병들어 가고 있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발생한 이후 경남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2005년에는 강원도 강릉지방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소나무와 해송(곰솔)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으나, 2006년에는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에서 잣나무까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이 발견되어 산림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행히 우리 전북지방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되지 않고 있으나 안전지대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참나무시들음병은 2004년에 처음 발생한 것으로서 서울, 울산 및 경기, 강원도 등 9개 시도의 61개 시군구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 전북지방의 경우도 남원시, 완주, 무주, 장수, 진안군에서 참나무시들음병이 발생되어 예찰활동과 감염목 제거에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으나 깊은 산중(해발고 600m 범위의 활엽수림 지역)의 가슴높이 나무지름 20cm 이상의 큰 나무(신갈나무)가 주로 피해를 받고 있어 피해목 발견이 어렵고 나무가 커서 방제하기도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소나무재선충병과 참나무시들음병의 감염경로나 병원균은 다르나 나무가 죽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병원균이 나무의 수분과 영양분을 통과하는 관(管 -동물로 치면 혈관-)을 막기 때문인데 공통적으로 곰팡이와 관계가 있다. 소나무의 경우는 소나무재선충이라는 일종의 선충(0.6mm∼1mm)이 너무 많이 번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관이 막혀 수분과 양분의 상승이 차단되어 소나무가 죽게 되는데 소나무재선충은 나무조직 내에서 기생하고 있는 곰팡이를 먹고 자라며, 참나무는 레펠리아속(Reffaelea屬) 신종 곰팡이가 관속에 너무 많이 퍼짐으로써 역시 관이 막혀 죽게 된다. 결국은 나무도 죽게되지만 소나무재선충과 곰팡이도 죽게 되는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 자신의 뱃속(번식)만 차리다가 상생(相生)하지 못하고 상멸(相滅)하고 만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든가 반면교사(反面敎師)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국민 1인당 산림으로부터 받는 공익적 가치만도 123만원이라고 한다. 산과 숲은 국민 모두의 휴식처이자 자산이다. 등산길에 잎이 발갛게 말라 죽는 소나무, 해송(곰솔), 잣나무, 참나무(특히, 신갈나무)를 보게 되면 가까운 산림관서에 신고하여 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