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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재래시장서 자릿세라니

새해 첫날이며 순창 장날이던 지난 1일 중년의 남자로부터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다름 아닌 순창재래 시장 주변과 시장 내에서 일부 상인과 노점상 사이에 자릿세 명목으로 돈이 오간다는 내용의 제보였다.특히 자릿세가 1~2만원이 아닌 수 십 만원이며, 많게는100백만 원선까지 뒷거래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었다.그 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게 나돌던 자릿세 이야기가 구체적인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일부 장옥 임대인과 상인들이 노점상들에게 자릿세를 받는 장소는 개인의 사유지가 아닌, 거의 대부분이 공공 부지다.공공부지에 대해 노점상들의 장사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아온 조직 폭력배들의 악행이 연상된다면 너무 과하다 할 것인가. 노점상의 상행위가 잘못됐다면 그에 맞게 처리를 해야지, 상인들간에 뒷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재래시장의 앞날이 험난 할 수 밖에 없다.이처럼 불법 행위가 난무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려보겠다고 순창군에서는 약 20여억 원을 들여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주변 시설을 새롭게 바꿔 외적인 면만을 쾌적하게 개선한다고 재래시장이 활성화되고 상인들의 소득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우선적으로 음성적인 불법행위가 없어져야 옛 풍취와 정이 넘칠 수 있다. 전통 재래시장의 고유한 색깔에 맞는 내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다음으로 외면의 환경까지 깨끗하게 변모시켜야 현대화 사업도 의미가 있다. 재래시장에서 약육강식의 논리가 횡횡해서야 어찌 본연의 재래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행정과 사법기관에서 나서 불법적인 상거래가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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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남근
  • 2007.01.08 23:02

[발언대] 온고을 전주 '웰빙' 산업에 눈길 - 김준규

지난 연말 전주에서 ‘세계 탄소 학술대회 및 산업전시회’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모인 당대 최고 석학들이 첨단 소재로 각광받는 탄소를 이용한 각종 연구 성과물을 진지하게 발표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였다. 끝나는 날 뒤풀이는 전주 전통마을에서 비빔밥으로 식사를 한 뒤 우리차를 마시며 우리가락을 배우는 여흥으로 채워졌다. 외국인들의 호응도 좋았지만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우리 것의 소중함과 넉넉함에 우리 내국인들이 느끼는 감동은 더 컸다. 현대인의 가장 큰 상실감은 ‘마음의 고향’을 잊어버린 것인데 그 일부를 찾을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것이 사흘 동안 탄소산업의 동향에 대해 공부한 것 못지않게 소중한 것이었다. 전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것이 풍성하고 여유로운 고을로 명성을 누려왔다. 수려한 산이 병풍을 드리우고 넓은 들판을 전주천과 만경강이 가로질러 서해바다로까지 흐르기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고을’이란 이름을 쓸 수 있었다. 전주가 가진 자연적 풍류의 자원을 경제발전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많은 노력이 전개되어왔다.전주 한옥마을사업은 앞으로도 엄청난 국가재정 지원이 필요한데 경주와 광주가 경쟁자로 나서 전주 대표브랜드 사업에 태클을 걸고 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분발 못지않게 시민들의 높은 이용과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필자는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할 때 전주한옥마을에서 식사하고 전통찻집에서 담소를 나누며 강암 서예박물관을 관람하곤 한다. 선물해준 접시에 새겨진 강암 선생의 글과 그윽한 한옥마을의 정취는 지인들과의 우정을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다. 이제 지역 경쟁력은 단순히 산업지표상의 경쟁력보다는 그 주민들의 생활건전성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전북이 선진경제를 가진 경남이나 울산보다 술과 퇴폐업소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는 통계 조사는 부끄러운 일이다. 온고을 전주의 대표브랜드를 만드는 주역은 바로 우리 시민이며 동시에 그 혜택은 웰빙 전주에 사는 우리들이 누리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준규(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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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1.08 23:02

[시론] 씰 모금운동 이어가기 - 강성귀

크리스마스 씰을 통한 모금사업은 20세기 초 당시 결핵환자들의 실태를 알게 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우체국장 아이날 홀벨(Einal Holbell)에 의해 처음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캐나다 출신선교사이자 의사인 셔우드 홀(Sherwood Hall)이 결핵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날마다 집으로 배달되는 수많은 광고물을 포함한 우편물들이나 고속도로를 줄지어 달리는 자동차를 볼 때,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게 되면, 저 사람들이 씰을 한 장 씩만 산다면 우리나라에서 결핵을 퇴치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17만 명의 결핵 환자가 있고, 해마다 약 3,000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특히 최근에는러 20~30대의 젊은 층에서 결핵환자 발생이 늘어나는 안타까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결핵퇴치’라는 명제는 이제 국가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결핵에 대한 무관심에서 야기되는 것으로 결핵 환자 발생률이나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 통계로 볼 때, 우리나라는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러므로 결핵퇴치 운동의 자금으로 쓰여 지는 크리스마스 씰을 통한 모금은 전 국민적 성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전라북도에서는 다행히 도민들의 성원으로 2005년에는 목표액 2억2000만원의 98%를 달성했고, 2006년12월말 현재 목표액의 약 85%에 이르고 있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 창립과 함께 현재까지 실시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씰을 통한 모금은 범국민적으로 실시되는 우리나라 최대의 민간 모금운동이다. 모금된 결핵퇴치를 위한 성금은 국내 결핵환자의 치료와 결핵 예방백신(BCG)을 생산하여 각 시군 보건소에서 무료로 주사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 결핵퇴치 사업에도 쓰여진다. 통계에 의하면 도내 결핵환자 수가 2000여명이라고 한다. 도민들이 크리스마스 씰이 무엇인지, 어디에 쓰이는지와 같은 씰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모금에 동참해주시를 바란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미처 씰 모금에 동참하지 못하셨다 해도 늦지 않았다. 씰 모금은 금년 2월 말까지 계속된다. 한 장 한 장의 크리스마스 씰 속에 우리의 사랑을 모아 결핵으로 고생하는 이웃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결핵은 공기를 통하여 옮기는 전염병이다. 생각해 보라. 지금 우리나라 공기는 어떤 상태인지를. 그러므로 오늘 내가 건강하다고 하여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크리스마스 씰을 통한 모금은 현실적으로 이웃을 위한 모금임과 동시에 자신을 위한 모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사랑의 표지인 크리스마스 씰을 통한 결핵퇴치자금의 민간모금은 크리스마스 때만 실시되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손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모금에 참여하는 방법은 대한결핵협회 계좌(전북은행 516-23-0313855) 로 입금하거나 인터넷상의 ‘결핵협회 홈페이지’에서도 구입하며 동참하실 수 있다./강성귀(대한결핵협회 전북지부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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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8 23:02

[오목대] 부창대교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橋梁)는 어느 다리일까. 당연히 답은 하나여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어떤 이는 미국 코즈웨이 대교(38.4km)가 가장 길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중국 항저우 대교(36km)가 세계 최장이라고 우긴다. 더구나 이들 다리보다 전장이 훨씬 짧은 캐나다 컨페더레이션 대교(12.9km)나 일본 세토 대교(12.3km)가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확신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교량도 최장 시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충남에서는 서해 대교(7310m)가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부산에서는 광안 대교(7420m)가 제일 길다고 열렬히 홍보를 한다. 한데 서해 대교는 7310m 전부가 교량 길이인데 반해, 광안 대교는 교량 양쪽의 평면 진입도로(1122m)까지 더한 것이니 어느 쪽 주장이 옳은가는 듣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 없지 않다. 다리 구조가 형교 아치교 현수교 사장교 등등으로 각각 다른 데다 다리 길이를 재는 기준도 일정하게 통일된 규정이 없으니 최장 시비가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더군다나 '최장'이라고 하면 유명세를 타서 부수적으로 얻는 관광소득이 얼마일텐데 어느 자치단체가 마다 하겠는가.다리는 이제 단순한 교통편익시설이 아니다. 주민생활에 편의를 제공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지역특산물 판매 촉진과 물류비용 절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준다. 뿐만 아니다. 경관이 수려한 지역에 교량이 가설되면 그 주변이 관광명소가 되어 지역개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관광소득까지 올리는 일거양득의 부가가치를 얻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 남해안에선 무려 20여 곳에서 다리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이 다리 공사가 모두 완공되면 남해안 지도가 확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전북은 어떤가. 다리 다운 다리 하나 없는 형편에 기왕 추진 중인 부창(扶敞) 대교마저 버린 자식 취급을 하고 있다. 새만금사업 이후 최대 프로젝트라고 떠들어댄 것이 창피하다. 책임있는 공직자들은 입으로만 전북발전이 어떻다고 따따부따할 것이 아니라 사업 우선순위 가려내는 능력부터 키워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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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8 23:02

[이치백의 一日五話] 1953년 한·일 정상회담 처음 열려

◎ 1월 5일①첫 한·일 정상회담한·일 정상회담이 처음 열린 것은 1953년 오늘, 이승만 대통령과 요시다 일본수상이었다. 당시 크라크 유엔군사령관 초청으로 방일했던 이대통령은 요시다의 “한국에는 지금도 호랑이가 많으냐”는 말에 임란 때 가등청정이가 다 잡아가서 지금은 없다고 응수하여 큰 화제가 됐었다.②3발 모두 불발의 불운1924년의 오늘, 의열단의 김지섭(金祉燮) 의사는 일본의 소위 황궁을 폭파하기 위해 검문경관에 1탄을 던졌으나 불발됐다. 이어 2탄도 불발됐다. 그리고 3발마저도 불발하여 마침내 체포되고 말았다. 안동출신인 김의사는 한 때 전주지법 금산지원에 근무한바 있었다. ③손병희, 망명서 귀국의암 손병희는 동학혁명운동 때 충북지방에서 활동한 지휘자였다. 그러나 혁명운동이 실패하자 중국·일본 등지에 망명했다가 1906년의 오늘 귀국했다. 그는 동학교를 천도교로 개칭케 한 사람이며, 3·1운동 때는 민족대표로 거사자금 5만원의 거금을 낸 사람이다.④첫 동인지 ‘창조’ 발간우리나라 최초의 문예 동인지 ‘창조’가 창간된 것은 1919년의 오늘이었다. 금동 김동인이 사재를 털어 전영택 주요한 등과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벌였다. 또 이를 통해 그들은 신문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김동인은 1951년 1·4후퇴의 날 서울에서 세상을 떠났다. ⑤그레이스 케리 약혼미국 미모의 여우 그레이스 케리 양이 1956년 오늘, 모나코 국왕 레니에 3세와 약혼했다. 기품 있는 미모로 1950년대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알려졌던 그녀는 히치콕 감독의 콤비로 ‘다이얼 M을 돌려라’로 유명해졌고, 1954년, ‘갈채’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1982년 9월 14일 윤화로 세상을 떠났다. 53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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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5 23:02

[오목대] '큰절' 정치

해병대 신병들에게는 20년 넘게 내려오는 전통이 있다. 포항에 있는 해병대 교육훈련단 입소에 앞서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는 것이다. 훈련교관이 확성기를 통해 “입대 장병들은 줄 안으로 들어와 정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가족과 이별해야 한다. 이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라’는 교관의 구령이 떨어진다. 그러면 장병들은 ‘몸 건강히 훈련 잘 받겠습니다’는 함성과 함께 수백명이 일제히 엎드려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는 것이다. 부모들은 이 때 찡하는 감동에 눈물을 훔치게 된다. 신세대 장병들 역시 부모의 끝없는 사랑을 깨닫는 순간이다.절은 남에게 몸을 굽혀 공경을 표하는 행위다. 그 중 큰 절은 최상급의 경의와 복종의 의미로 읽힌다. 그래서 격식도 꽤 까다롭다. 예전에는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거나 사모관대를 차려 입는 등 의관을 정제해야 했다. 큰 절을 올리는 경우도 문외배(門外拜)와 신위(神位)에 제사 지낼 때, 스승에게 절할 때 등 엄격했다. 문밖에 자리를 펴고 큰 절을 한 후 방안에 들어가 꿇어 앉아 인사말을 하는 문외배는 부모및 백숙부모, 조부모및 조부의 형제, 외조부모 등에 국한했다. 엊그제 한나라당 원희륭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가 큰 절로 세배를 올린 것을 두고 말이 분분하다. 대통령 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이후여서 더욱 그렇다. 유망한 차세대 주자가 독재자에 머리를 숙인데 실망했다는 비판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새해에 세배하는 것은 미풍양속’이라는 옹호론도 없지 않다. 원 의원처럼 전·현직 대통령에게 큰 절을 하고 입줄에 오른 경우가 정가에는 심심치 않은 일이다. 386 민주화 세력의 선두그룹이었던 허인회씨는 2000년 청와대 행사에 참석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넙죽 큰 절을 올렸다. 이것이 두고 두고 그를 괴롭혔다. 또 2005년 2월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팔순의 대한노인회 부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큰 절을 올리는 바람에 대통령이 당황해 황급히 그를 일으키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우리 속담에 ‘절하고 뺨 맞는 일 없다’는 말이 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어떠한 때고 인사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친 편이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의 계절에 대선주자들이 올리는 큰 절은 아무래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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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5 23:02

새해엔 국회 바로섰으면... - 박고광

지난해는 다른 어느해 보다도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상기하기 조차 싫은 일이 많이 발생했다. 정치적으로는 북 핵실험 파동과 6차 회담 중단 및 재개, 헌재 소장 임명안과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등으로 인한 국회 공전,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시대착오적 언행 등 그런 것들이다. 부동산 졸속정책, 집값폭등, 서민살림 파산 및 외환하락으로 기업경영 침체와 FTA 등으로 인한 농민 및 노조원들의 결사 반대시위, 줄기세포 연구 파문, 조류독감으로 가축 살 처분 등 경제적· 사회적인 현상이 우리를 슬프게 했다. 반면 세계 속에 우뚝 선 금자탑도 많았다. 세계 1등의 IT산업 및 자동차 수출 등으로 3000억불 수출의 금자탑을 쌓은데 이어 40여년 만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는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한 것이 ‘국회’라고들 얘기한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허송세월로 한 해를 보냈다고도 한다. 왜그런가.첫째,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은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민의수렴의 정치를 해야하는데, 70%가 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안을 의결치 않거나 소홀히 해 민심을 이반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책무를 포기했다. 이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준엄한 명령을 어긴 것이다. 둘째, 국민의사와 소망되는 방향을 무시한 채 이기적이고 당리당략적으로 국회운영을 이끈 점이다. 소수의견도 현실이고 진리이며 정의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소수의 당이나 소수의견이라며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보이는 건 민주적인 게 아니다. 셋째, 국정감사나 상임위 심의활동, 장관 임명심의 과정은 물론 대정부 질문 등을 TV를 통해 들여다보면 앞뒤 안 맞는 독설과 비방, 폭언, 국익과 정의에 어긋난 주장 등이 많았다. 민심도 못 느끼고 거친 말로 자기주장만 해대는 저질스런 모양새는 참으로 개탄스러웠다. 오죽하면 국회본의장을 지키던 경위들이 지난 연말 예산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심하다 한심해”라고 탄식하며 혀를 찻을까. 헌정사상 초유로 심의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예산 부수법안을 부결시키는 국회를 보고 국민들은 무얼 생각했을까. 모든 언론이 황당국회라 지탄했지않은가. 찬바람 불어 떨어지는 낙엽의 아픔 만큼의 죄책감도 없는 것 같이 보였다.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다. 이제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대통령 선거의 해라고 해서 국회가 민생을 외면하고 대통령 뽑는 일, 그 대열에 서는데만 급급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게 한다면 국민의 외면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시대적 역사적 소임을 훌륭히 다했다고 보지만 게중에는 비극적으로 마친 경우도 있다. 자식들로 인해 명예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말만 앞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성처뿐인 영광의 경우들도 있었다.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역사가 평가하는 법이다. 스포츠 경기처럼 패자 부활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 눈초리를 무서워해야 한다. 정해년 새해에는 국회의원들이 이런 자세를 갖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기 바란다. 대선의 해를 맞아 이합집산하는 모양이 벌써부터 눈에 아른거려 하는 말이다. 국민의 뜻을 좇으면 항상 승리하기 마련이다. 노먼 빈센트 빌은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에서 포기하지 않는 희망은 성공을 거둔다고 했다. 국민들이 대변자인 의원을 존경하고 믿는 것처럼 의원들도 국민의 여망을 저버려선 안된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대한민국이 정보화 시대에 가장 교과서적인 나라라 했고 ‘부의 의미’에서는 살아볼만한 세상이라고 예언했듯 그런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바람직한 국회상은 올바른 뜻을 갖고 행동하는 국회의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새해에는 그런 국회상이 정립되길 기원한다. /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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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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