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북청물장수와 고품질 수돗물
‘새벽마다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으로 시작하는 파인 김동환님의 시(詩)까지는 몰라도, 북청 물장수를 모르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구한말 개화기에 청계천이 오염되기 시작하면서 각 가정으로 한양 근교의 샘물을 배달해주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생겼는데 이들이 바로 북청 물장수이다. 우리 한국수자원공사 정읍수도서비스센터가 정읍시민의 각 가정으로 깨끗한 물을 전하는 북청 물장수의 역할을 맡은 지도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옛날 북청 물장수들이 이른 새벽에 길어다 놓은 맑은 샘물처럼 깨끗한 물을 정읍시민들에게 보내드리기 위해 말 그대로 고군분투 해 왔는데, 노력에 상응하는 여러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시민 만족도 제고를 위해서는 더욱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성과로는 누수 문제 즉 “새는 물통 고치기”를 들 수 있다. 한통 가득 가져다 달라고 주문했는데 줄줄 새는 물통 때문에 결국 반통짜리 물이 배달된다면, 물을 사먹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얼마나 속 터지고 억울할 노릇인가. 실제, 지난 2004년 기준 정읍시의 유수율이 54%에 지나지 않았으니 ‘절반밖에 남지 않은 물통’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만은 아니라 하겠다. “정읍시 지방상수도 운영효율화 사업”은 이처럼 새고 있는 정읍시의 물통을 고치고 개량하는 등 상수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정읍시 지방상수도의 운영관리를 물 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책임지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또한, 국내 최초로 100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는 환경부 민자유치 시범사업이기도 하다. 사업기간이 무려 20년이나 되지만, 54%에 불과한 유수율을 2009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난 1년 반 동안 노후관 교체(41km), 노후계량기 교체, 자동화 설비 구축, 급수체계 전환 등 크고 작은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불과 1년 만에 유수율을 67%(‘06.8기준)까지 높일 수 있었는데, 이는 모든 정읍시민여러분의 적극적이고 전폭적인 협조 및 협력 덕분이기도 하다. 또 다른 보람은, 인터넷 민원접수 처리시스템인 원터치 홈 클리닉과 출동서비스로 구성되어 시민과 수용가의 불편사항들을 해결해 드릴 수 있는 홈닥터 콜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우리 정읍수도서비스센터 홈페이지(http://jeongeup.watersupply.c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정수장?가압장의 무인원격감시 제어시스템, 관망지리정보 시스템 등 상수도 운영을 더욱 과학화하는 일 역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담당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 정읍수도서비스센터는 우리공사 전체 수도서비스센터에 대한 금년 상반기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시점에, 정읍시민들께 다시 한 번 협조를 당부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하반기부터 정읍시 시내지역에 대한 관망개선 공사가 시작되고,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끼쳐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새는 물, 즉 누수로 인한 비용을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업이라는 점을 깊이 헤아려 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 한양에서 공부하는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함경도 북청 사람들이 많이 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 북청 물장수. 세월이 흘러 이제 북청 물장수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 분들의 마음가짐과 정성은 면면히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는다.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한층 품질 높은 수돗물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보며,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조언, 그리고 질책을 부탁드린다./이승신(수자원공사 정읍수도서비스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