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화양산 황산대제' 봉행…자주독립 염원 90년 명맥
진안지역 한말 유학자 수당(守堂) 이덕응(李德應) 선생에 의해 기인된 '화양산 황산대제(皇壇大祭)'가 1919년 설단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그 명맥을 유지, 유림성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해마다 음력 팔월 그믐날, 진안 주천면 대불리 개화동에 자리한 해발 500m의 화양산(華陽山) 정상에서 봉행되는 이 황산대제는 조선 구국에 따른 자주독립을 염원하기 위해 마련되고 있다.황실의 안녕을 겸한 이 행사는 올 해의 경우, 19일 화양산 항단 현지에서 유림, 제자, 후손 등 140여명이 자리를 같이한 가운데 삼극제 행태로 열렸다.이날 정오 고종황제의 신위가 봉안된 황단(皇壇)에서 육당 이덕응 선생의 제자 및 유림들은 이경옥 도부지사(초헌관)을 비롯한 삼헌관(三獻官)들이 주축이 돼 북쪽을 향해 생쌀과 생고기 등 제물을 전설하고 전통방식 그대로 성인례를 올렸다.전국 유일의 황단대제는 수당(1866∼1949년) 선생이 고종황제의 승하소식을 듣고 비분강개해 삼년간 초하루와 보름에 제자들과 화양산에 올라 망곡(望哭)한 후, 순종으로부터 황단 설단을 윤허(允許)받은 天·地·人 삼극에 대한 제사를 올리는 전통 례다.천극은 옥황상제를, 지극은 공자를, 인극은 고종황제의 신의를 뜻한다.황산대제는 애당초 설단한 전라·충청지방을 중심으로 주천면 대불리 화양봉, 무릉리 선암봉, 신양리 제천봉, 정천면 갈용리 천황봉, 충남 금산군 두문봉, 파초봉, 유제봉 등 7처에 산재되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모두 흩어지고 오직 이곳 화양산 황단만이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본디 서울 남산골 태생인 수당 선생은 평생을 자주 독립의 염원과 후진교육에 심혈을 지울이고 황단제를 이끌어 왔으며, 궁내부 판임관(判任官)과 13도 전선고강장, 삼극사 등을 지냈다.유품으로 고서전적 교지 등 200여종 450점이 전해져 내려오며, 전라·경상·충청지방에 걸쳐 200여명의 제자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