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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피아노 독주회 앞둔 피아니스트 조예닮 "이번 공연은 '도전'과 같아"

"제게 이번 공연은 '도전'입니다." 조예닮(31) 피아니스트가 오는 2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첫 피아노 독주회를 연다. 조 씨는 오래전 손에 마비가 왔다. 그는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본인에게 닥친 일에 우울감을 느끼기보다는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에 본인만의 핑거링, 나만의 연습 방법 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이번 공연을 '도전'이라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손에 마비가 와서 독주회를 준비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이번 독주를 잘 마칠 수 있으면 계속 피아노를 공부하고 싶고, 여력이 안 된다면 더는 못 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치료를 병행하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독주회 준비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독주회의 핵심은 시대별로 정리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바로크, 고전·낭만·인상주의 순서로 구성했다. 조 씨는 "클래식을 공부하면 다양한 시대를 공부하게 된다. 그래야 더 많은 공부가 되고, 시대가 주는 클래식을 한몸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 사람이 연주하지만 다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채롭게 준비했다. 연주자마다 다르게 해석이 되는 클래식이지만 기본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주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다. 관객들이 제 연주를 듣고 좋아하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 무대에서 보면서도 같이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아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렇게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주예고, 전주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 전주소년소녀합창단 반주자, 전북도교육청 합창단 반주자, Piano diary, Virtuoso, Piano echo, 전주시음악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 독주회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개최하게 됐다. 또 조규철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이 해설을 맡아 해설과 함께 즐기는 독주회를 꾸밀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2.25 16:13

과거 '품앗이 문화' 떠올리게 하는 닥무지 작업·전통한지 제조 체험기

과거 '한지골'로 불렸던 전주 흑석골의 마을 행사인 '닥무지 작업'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재현됐다. 닥무지 작업은 전통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솥에 넣고 쪄서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이다. 전통한지 제조 과정 중 닥나무 수확 이후로 가장 먼저 행해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매년 12월 초부터 2월까지, 즉 김장철이 지나면 각 마을에서 품앗이 형태로 닥무지 작업에 나섰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닥나무를 수확하고 닥무지 작업을 했던 것이다. 이는 '한지골 문화'로 불렸다. 22일 흑석골에 위치한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진행된 '닥무지 재현 행사'에 기자가 직접 참여했다. 이날 눈이 펑펑 내려 추운 날씨에도 한지관 앞을 지나던 지역주민, 체험객 등 너나없이 천막 아래 자리 잡고 앉아 닥나무 껍질을 벗겨냈다. 닥나무 껍질은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벗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체험객들의 서툰 솜씨에 곽교만·박신태·오성근 초지장은 연신 "껍질을 뒤로 젖히면 안 돼. 다 찢어져. 들춘다는 느낌으로 해야 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후 실내 작업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한지 제조 체험에 나섰다. 제조 과정 중 일부인 흑피 벗기기, 한지 뜨기(초지), 온돌건조 등을 체험했다. 우리가 아는 한지 형태가 눈에 보이는 것은 한지 뜨기(초지) 과정부터였다. 초지장이 닥섬유가 풀어진 초지통에 발을 놓고 앞 물질, 옆 물질을 반복하자 온전한 한지 형태가 완성됐다. 초지장의 손길은 확실히 달랐다. 초지장처럼 나무판자 위에 올라가 앞 물질, 옆 물질을 해 봤다. 기술과 경험이 없어 자꾸 한지가 울었다. 결국 온전한 한지 형태는 하나도 보지 못한 채 온돌 건조장으로 자리를 옮겨 건조 체험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체험객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듯 체험에도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전통한지 제조 체험 과정을 하나씩 하나씩 해 내면서 체험객끼리 "못해도 괜찮아요"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 생소한 체험에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지를 만들었다. 대부분 한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지관 앞을 지나가다 들렸다는 지역주민 신금용(56) 씨는 "한지관에서 행사가 있다고 해서 들렸다. 사실 평소 한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야기만 들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22 17:16

CNN, 아시아서 가장 저평가된 관광명소는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바다 위 징검다리 섬을 이룬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가 세계에서 저평가된 관광명소라는 주장이 나왔다. CNN은 20일(현지시간) 48개 국가로 구성된 아시아 대륙 곳곳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숨은 관광명소 18곳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 곳이 대한민국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로 전북의 보배로 불리는 고군산군도 일대 관광명소가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CNN은 한국의 고군산군도에 대해 “도심을 벗어나 휴양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섬, 고군산군도는 지금 눈꽃이 뒤덮힌 온통 하얀 세상이다.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는 고군산군도는 선유도를 포함해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등 63개 섬이 펼쳐져 있다. 이 중 16개 섬이 유인도로 인구는 약 2000명이다. 대부분의 섬들은 높이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산지를 이루며, 기반암은 편암과 편마암으로 이뤄져 있다. 기후는 대체로 겨울에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눈이 많이 오며, 여름에는 온난하고 습하다. 식생은 온대낙엽수림과 상록활엽수림의 혼합림이 대부분이다. 연안에서는 조기·갈치·민어·삼치 등이 잡히고, 김·굴 등이 양식된다. 신시도의 고군산염전, 무녀도의 무녀염전을 중심으로 소금 생산도 활발하다. 이들 섬은 해안의 기암절벽과 낙조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선유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유명하고, 조선시대 수군절제사가 주둔한 유적지로서 해상관광지로도 개발될 전망이다. 특히 고군산군도 선유도는 ‘신선들이 노니는 섬’으로 잘 알려져있으며, 지난 2017년 새만금방조제가 조성돼 배를 타지 않아도 차를 타고 고군산군도에 갈 수 있게 되면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말도(末島)는 총면적 0.36㎢, 해안선 길이 3km의 섬이다. 고군산군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바다는 고군산군도에서 황금어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1909년 11월 일제에 의해 세워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말도 등대는 여행객들의 관광 명소다. 고군산군도는 앞서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한편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관광명소’ 18곳에는 한국의 고군산군도 외에도 △말레이시아 이포 △태국 이산 △중국 러신 △파키스탄 스카르두 △일본 닛코 △베트남 달랏 △필리핀 다바오 △인도 메가할라야 △싱가포르 팔라우 우빈 △인도 사모서섬 △라오스 팍세 △방글라데시 △중국 텅총 △대만 컨딩 △캄보디아 반티 △스리랑카 자프나 등이 이름을 올렸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2.22 17:15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주 행원

전주 풍남문을 뒤로하고 30m쯤 걷다 보면 우측 골목에 "행원"이란 나지막한 전통 한옥 카페가 있다. 필자에게도 36년 전 어설픈 국악을 뽐내며 드나들던 추억이 담긴 곳. 지금은 전주 미래유산 제1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국악인의 음악회가 열리는 전주 전통예술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94여 년 전인 1928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행원은 원래 '낙원권번'이란 전주국악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러한 건물을 1942년 전주의 여류 화가인 남전(藍田) 허산옥(1926~1993)이 인수하였고 전주를 대표하는 요정(料亭)으로 탈바꿈하여 오랜 시간을 보냈다. 건물 앞마당에 정원을 둔 행원은 우리나라 전통 구조와 달리 ‘ㄷ자’ 건물 안쪽에 작은 연못과 정원을 둔 일본식 한옥으로 설계되어 독특한 일본식 한옥 구조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전주 풍남문 인근에 있어 서울의 '삼청각'처럼 지방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기업인 등 지역 유지들의 연회 장소로 많이 활용되기도 했다. 정치인과 기업인 등 지역 유지들이 자주 애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주의 대표적인 요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던 '행원'은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의 슬픈 역사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국악 활동 중 생계 자체가 어렵거나 피난을 온 내로라하는 당대의 예술인들을 후원하였고 창작활동에도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행원은 많은 예술인의 방문이 있었고 식객들이 줄을 이었다. 1983년 무렵, 전북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성준숙 명창으로 주인이 다시금 바뀌면서 2000년대 중반, 사라진 요정문화를 현대에 맞게 되살린 한정식 음식점으로 탈바꿈한다. 전통음악과 춤의 명맥을 이으며 옛 전통문화를 복원한 한정식집 행원은 건전한 국악공연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전주의 풍류 명소'로서 그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한 요정에서 한정식집으로 이어온 행원은 이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장소에서 벗어나 전통문화의 시대정신으로 잇고 있는 한옥 카페로 현재 변모해 있다. 과거 요정이란 의미를 돌이켜보면 어원적 의미인 "고급 요릿집"을 별개로 우리는 은밀하고 퇴폐적인 장소로 인식하여 참으로 부끄러운 역사의 장소로만 그 뜻을 알고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역사를 말살하던 일본은 한민족 전통예술의 가치도 펌하하려 조선 궁중의 음악 및 무용을 관장하던 장악원이란 조직을 이왕직아악부란 명(名)으로 축소,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게 했던 슬픈 과거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궁 밖의 민간 전통예술도 식민사관에 의해 하대하기에 이르렀으며 그러한 이유로 민간 전통예술가들 또한 설 자리를 잃고 경제적인 이유로 요정이란 장소에서 삶을 유지하기에 이른다. 전문 극장이나 동네 판의 무대를 떠나 어려운 삶을 전전했던 시대 그리고 전통예술가들의 고된 삶이 녹아있는 ‘요정’이란 슬픈 역사의 현장. 이제 그러한 역사와 현장 속에서 녹록지 않은 차 한잔을 마시며 우리 전통예술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다시는 그러한 역사와 현장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22 17:13

쉼터 청소년 열세 명의 생생한 생활 현장을 기록하다

"나는 흉터로 얼룩진 지금의 나밖에 가진 것이 없어. 그렇지만 나답게 살고 싶어!" 지금도 성폭력, 가정 폭력, 가정 해체, 빈곤, 갈등, 폭력, 방황 등으로 상처받은 청소년들은 길 위에서 헤매고 잠을 청한다. 이들이 찾는 곳은 '청소년 쉼터'.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지도사, 임상심리사 등(이하 케이)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속 깊숙이 있던 비밀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 보인다. 전주푸른청소년단기여자쉼터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복이 작가가 청소년들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수많은 케이들과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담았다. 제목은 <꽃들의 흉터>(청동거울). 오 작가는 쉼터 청소년 열세 명의 생생한 생활 현장을 기록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청소년 쉼터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가정 해체, 한부모, 조부모, 다문화, 입양 가정 등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쉼터를 찾고, 어떻게 살고, 어떻게 떠나는지의 과정을 모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책은 '사라진 아이-여정 이야기', '긴급 입소-시내 이야기', '꿈-다래 이야기', '그가 사는 방식-희진 이야기', '한밤에 머리 감기기-나연 이야기', '무한 도돌이표-채윤 이야기', '선생님!-해인 이야기', '공백기-유진 이야기', '패션쇼-애란 이야기', '개복치와 긍정충-남주 이야기', '소라게-지원 이야기', '짐승의 죽음-민서 이야기', '방황-강희 이야기', '에필로그-케이 이야기' 등 14장으로 구성돼 있다. 오 작가는 "상처받은 아이가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묻고 싶다. 질문을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처지가 독자에게 닿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동화마중>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동화마중> 편집위원,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전북작가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2.21 17:31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갖기" 동화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출간

동화를 좋아해서 20여 년을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활동해 온 이경옥 동화작가가 새 장편동화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별숲)을 펴냈다. 어떻게 살아야 각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 속에서 인정받으며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긴 동화다. 이 동화작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재로 설정했다. 그는 집고양이와 길고양이 이야기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했다. 주인공은 집고양이 꼭지와 길고양이 사월, 사월이 친구 단비다. 고양이들이 바깥세상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동화작가는 독자들이 고양이를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차별의 시선을 고스란히 접하길 바랐다. 남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인정하지 않는 사회를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 그는 "관습과 고착화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양이답게 살아야 한다는 단비와 다르게 살 수도 있다는 꼭지의 외침에 우리는 차별이 아닌 차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동화와 마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을 짧은 시간에 평가한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각자의 경험과 얕은 지식에 맡긴 채 상대를 가볍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두 번째 짝>으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장편 동화 <달려라, 달구!> 등이 있다.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사업, 올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2.21 17:30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수필집 '다섯 빛깔로 빚은 수채화' 펴내

변양희(양볕꽃)·서성현·소유정·송태규·이은미(미야) 수필가가 다섯 작가 수필집 <다섯 빛깔로 빚은 수채화>(수필과 비평사)를 출간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다섯 사람이 한데 모여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읽고 쓰기를 생활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수필집에는 변양희 수필가 9편, 서성현 수필가 8편, 소유정 수필가 7편, 송태규 수필가 13편, 이은미 수필가 13편 등 다섯 작가의 수필 작품 50여 편이 담겨 있다. 각자 다른 환경에 처해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제각각이라 읽는 재미도 있다. 이중 편집위원도 맡은 송태규 수필가는 다섯 작가 중 등단한 지 가장 오래된 수필가다. 최근 등단한 수필가가 대다수지만 송 수필가는 2019년 '에세이 문예'로 등단했다. 2020년에는 '시인 정신'에서 시로 등단했다. 그는 교장으로 퇴임 후 글을 써보고 싶어 그때그때 짧게라도 느낌을 적어뒀다.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한 번에 몰아 쓰는 작업보다는 생각났을 때, 무언가 느껴질 때 짧게 표기했다. 송 수필가는 "없는 재주에 글을 써보고 싶다고 여기저기 기웃대고 닥치는 대로 구실을 붙였다. 관심을 핑계로 글감을 마련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마다 짧게라도 느낌을 표현하고 남겨뒀다. 덕분에 수필집과 시집을 냈다. 글을 준비하며 나를 돌아보고 반성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2.21 17:30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있는 지역이야기] (120)간절한 기도가 닿는, 나바위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이 계절 마음 가는 장소를 꼽으라면, ‘나바위 성지’를 들 수 있다. 나바위 성지는 익산 망성면 화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성당이 자리하고, 김대건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고 귀국하여 발을 디딘 가톨릭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하여, 나바위 성지를 김대건 신부의 아름다운 여정이 깃든 축복의 땅으로 ‘첫 마음의 성지’라 부른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는 당진 솔뫼마을에서 태어나, 천주교 가정에서 자라며 사제의 꿈을 꾸었다. 열여섯 살에 마카오로 유학을 가, 스물다섯 살이 되는 1845년(헌종11) 8월 상해 금가항 성당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았다. 조선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을 품은 김대건 신부는,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11명의 한국인 신자와 함께 작은 목선 ‘라파엘호’를 타고 한양으로 향한다. 하지만, 김대건 신부 일행은 제주 뱃길에서 풍랑으로 표류하며 방향을 잃게 된다. 제주 용수리에서 배를 수리하며 생사의 고비를 넘긴 이들은, 천주교인을 색출하는 눈길을 피해 금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1845년 10월 12일 밤, 유명한 포구인 황산포 인근 화산 아래 조용히 닻을 내린다. 화산이 있는 익산 망성면은 천주교 신자가 많은 강경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망성(望娍)’은 일제강점기 면 소재지 마을에 헌병이 주둔해 ‘망을 서’ 유래된 지명이나 ‘아름다운 곳을 바라 본다’는 의미도 지녔다. 예로부터, 산천이 아름다워 그 모습 따라 불린 지명이 여럿 있는 고장이다. 비단 자락 푼 듯 유려하게 흐르는 금강 옆 산 이름도 화산(華山)이다. 우암 송시열이 황산 팔괘정에서 후학을 양성할 때 나지막한 산이 사철 아름다워 화산이라 칭한데 이른다. 인근에는 송시열 선생의 글씨라 전해지는 ‘화산’ 각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김대건 신부의 착지처(着地處), 처음 발을 내디딘 곳으로 추정되는 근처에는 십자가 모양의 바위도 있다. 하지만, 고국에 돌아온 지 1년 채 못된 1846년 9월, 김대건 신부는 한양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안타깝게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 역사의 초석이 되었다. 1897년에는 ‘화산본당’이 설립되고 베를모렐(한국명 장약실) 신부가 초대 주임신부로 임명된다. 이후, 베를모렐 신부는 1906년 중국인 기술자를 데려와 신자들과 힘을 모아 김대건 신부를 기념하는 성당을 짓기 시작한다. 1907년 12월 완공된 성당은 한국 정서에 맞게 한옥 목조 건물로 지어졌다. 흙벽 기와지붕에 나무로 만든 종탑이지만, 프랑스에서 제작한 종을 가져와 종탑에 설치했다. 이후 해외교회의 도움을 받아, 1916년과 1917년에는 흙벽을 양식 벽돌로 바꾸고 기존 종탑을 헐고 고딕식 종각을 세우며 서양과 한국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의 성당 모습이 되었다. 성당 앞면은 고딕양식의 3층 수직 종탑과 아치형 출입구로 꾸며져 있고, 2층 건물과 비슷한 팔작지붕으로 벽면은 전통 목조 한옥의 느낌을 자아낸다. 기와지붕 처마가 2단으로 되어, 높이 솟은 지붕이 본당을 이루고 외곽 처마는 회랑을 이루는 낮은 처마로 이채롭게 구성되었다. 기와지붕 아래 처마에는 십자가들이 세워져 있고, ‘팔괘’를 상징하는 팔각 채광창이 나 있다. 당시 남녀부동석의 풍습을 존중하여 ‘남녀 신자 자리’을 구분 삼아 한 경계가, 제대를 중심으로 중앙에 기둥으로 세워져 있다. 그리고, 제대에는 전주교구청에서 1995년 옮겨온 김대건 신부의 성해(목뼈) 일부가 안치돼 있다. 김대건 신부가 상륙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진 이 특별한 양식의 건물은, 1987년 그 가치를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정받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오랫동안 ‘화산 천주교회’로 불러오다가, ‘화산 돼재성당’ 있는 완주 화산면과의 혼동을 피하고자 1989년부터는 ‘나바위 성당’으로 부르게 되었다. 나바위(나암,羅巖)는 화산의 너른 바위가 비단처럼 아름답게 널려 있어 오래전부터 불린 이름이다. 화산 나바위 아래는 금강물이 흐르던 뱃길이었다. 이 지역 평야에서 나는 곡식을 뱃길로 실어 나르기 위한 보관 창고가 있어서 ‘나암창’이라고도 불렸다. 성당 뒤편을 따라 화산 정상 너른 바위에 오르면 금강과 일대의 평야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망금정(望金亭)’과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가 있다.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정자’ 망금정은 베를모렐 신부가 드망드 주교의 피정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망금정이 올려져 있는 바위 아랫길로 내려오면, 통일신라 시기에 암벽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삼존불’을 만날 수 있다. 마애삼존불은 성당이 설립되기 전, 금강을 지나던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 오랜 흔적이다. 한 해를 보내기에도,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닿는 나바위는 더 없는 위안의 장소다. 나바위에 올라 이해인 수녀님의 시, 겨울 편지를 읊는다.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 만큼이나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을 조용히 불러보고 내내 평안하기를 기도한다.<끝> ※윤주 소장의 사연있는 지역이야기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마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21 16:15

이광웅 시인의 추모 30주기를 맞아

‘사랑을 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사랑은 그럴 때 아름다워라 술 마시고 싶을 때 한 번쯤은 목숨을 내걸고 마셔 보아라’ 민중가요 <바쳐야한다>는 사랑꾼이든 술꾼이든 진짜가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당치도 않은 권력과 시대를 일갈한다. 1990년대 거리에서 많이 불렸지만, 이 노랫말이 이광웅(1940∼1992)의 시 「목숨을 걸고」에서 비롯된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익산에서 나고 자란 이광웅은 ‘오송회 사건’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시인이자 교사였던 그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용공주의자로 몰려 40대의 많은 시간을 철창 안에서 보냈다. 문학의 진실한 힘에 눈을 뜨고 현실을 바로 보려는 자세를 굳게 지킨 대가였다. 오송회 사건은 1982년 한 학생이 전주·군산 간 직행버스에 놓고 내린 오장환의 시집 『병든 서울』 필사본에서 시작된다. 월북 시인의 시집을 돌려봤다는 이유로 함께 문학을 논하던 군산 제일고 전·현직 교사 9명이 구속됐다. 잡아다 족치면 간첩단이 만들어지던 시절, 전북도경 대공분실에 불법 연행돼 20여 일 모진 고문을 받은 이들은 교사간첩단이 되었다. 주동 인물로 꼽힌 이광웅은 7년 형을 받아 사상범을 가둔 광주 특사 독방에서 수형생활을 시작했고, 전주교도소로 옮긴 지 1년 만인 1987년 특별사면됐다. 시인은 높고 높은 담의 안쪽에서 새로운 눈을 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그가 무신론자가 된 것도, 삶의 의미와 인간의 신념과 분단된 민족의 아픔에 보다 절실한 의식과 의지를 갖게 된 것도 그곳에서였다. 특히, 비전향 장기수들을 만나며 신념을 지키는 삶의 가치를 깨닫고 기나긴 날을 시로 채우기 시작했다. 가슴으로 끓어오르는 수많은 언어가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가장 소중한 무기인 펜조차 빼앗겼기에 운동하다 주운 못을 갈아 우유갑에 시를 썼고, 그것을 간직하기 위해 책 표지를 뜯어 붙여 시의 목숨을 지켰다. 「바깥의 노래」, 「바람의 손길」, 「햇빛 한참」은 이렇게 세상을 만났다. 감옥에서 나온 후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전교조 활동으로 교단에서 밀려나면서도 시인은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고통과 분노와 절망을 그만의 맑은 서정으로 풀어내며 시집 『목숨을 걸고』(1989·창작과비평사)와 『수선화』(1992·두리)를 냈다. 오송회 사건의 피해자들은 2008년에서야 명예를 되찾는다. 이 사건은 제5공화국의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으로 꼽히며 2008년 광주고등법원 재심에서 관련자 전원 무죄 선고를 받았고, 2011년 대법원은 국가 배상을 확정했다. 시인의 추모 30주기인 12월 22일. 시인을 아끼고 따르고 기억하는 전북작가회의 시인·작가들과 교육문예창작회 교사들은 그의 시비가 있는 금강하구(군산 금강호휴게소 뒤 공터)에서 ‘이광웅’ 이름 석 자를 다시 부르며 시인의 친필로 새겨진 시 「목숨을 걸고」를 힘차게 외칠 것이다. 진짜 술꾼이든, 참된 연애든, 좋은 선생이든,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시인의 고성을 마음 깊이 새길 것이다. 포악한 시대는 진짜 좋은 시인과 선생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순결한 사람에게 진짜 목숨을 요구했지만, 어둠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야 비로소 조금씩 참된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시비는 묵묵히 전해줄 것이다. 부당한 시대는 절로 저무는 것이 아니기에 목숨을 걸고…. /최기우 극작가·전북작가회의 부회장

  • 문학·출판
  • 기고
  • 2022.12.21 15:49

[리뷰] 김지연 사진작가의 카메라 끝에 닿은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

서학동사진미술관에 따뜻한 그늘이 졌다. 벽면 가득 사람 냄새나는 사진이 걸려 있어서일까. 관람객들은 사진 속 덩그러니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똑같이 덩그러니 서서 사람의 온기를 느꼈다. 김지연 사진작가는 사진전 '따뜻한 그늘'을 열고 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 넓지 않은 전시장 벽면에는 20년은 거뜬히 지난 사진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사진의 형태를 띤 채 걸려 있었다. 사진 속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없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도 없었다. 사람과 공간에 주목했던 김 사진작가의 목소리만 남아 있다. 그는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다. 사진을 설명해 주는 어떠한 글이나 표식이 없지만 사진 속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으로도 어떠한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챌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 사진작가에게도 사람 냄새가 났다. 그는 "지금은 상상도 못 하는 모습을 추억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대기업 마트가 들어서기 전 구멍 가게에서 외상 했던 기억, 동네 뒷산 묘지에서 뛰어놀던 기억 등 남겨 두고 싶은 추억을 사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의 사진은 하나의 역사책 같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사람과 공간에 주목해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사진을 찍은 김 사진작가의 모든 예술세계를 하나의 전시로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지는 엿볼 수 있다. 그는 "따뜻한 그늘 속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 대부분은 따뜻한 그늘 속 정서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초기 작업부터 최근 작업까지 모두 한꺼번에 전시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 관리를 못 해서 잃어버린 것도 많은데, 짧은 기간이지만 이러한 기간에 초기 작업도 보여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2.20 17:36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김영자를 책으로 만난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이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 온 연속 사업인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사업을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했다. 올해의 주인공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 보유자 김영자씨다. 김영자 편은 김정태 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가 김영자 선생과 총 8회에 걸쳐 구술 대담 조사를 실시해 김영자 선생의 구술을 채록하고 연구했다. 목차는 학습내력·스승 이야기, 국립창극단 재직 시절의 회고,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시절, 판소리 담론, 창극의 이런저런 이야기, 인생의 뒤안길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부록에는 그가 걸어온 길을 연보로 정리해 실었다. 김영자 선생은 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립창극단 있을 때 주인공을 맡으면 주연 수당을 받았다. 예술단은 수당을 줘야 발전할 수 있다. 그래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하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야 단체가 발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극단에도 수성 파트가 있어야 한다. 북(장구),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을 먼저 뽑아야 한다. 창극에서 웅장하게 갈 때 관현악 반주로 가기 때문이다. 창극단에는 남자 고수도 필요하다. 연습할 때 북도 쳐 주고 하면 훨씬 연습 능률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리뿐만 아니라 연기에도 탁월한 예인이다. 지난 1975년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발탁된 이후 창극 <심청전>의 심청 역, <춘향전>의 춘향 역, <별주부전>의 토끼 역을 맡아 주목받았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 동안 도립국악원 창극단장에 재임하면서 전북도 판소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도립국악원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전통 예인들이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봄으로써 전통 예인들이 지닌 예술의 편린을 살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국악 발전에 초석을 다지는 일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12.20 17:04

"한옥 아래서 즐기는 다채로운 공연" 도내 5개 시·군서 야간 공연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2023년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사업 대상지 및 공연 콘텐츠 공모에서 고창, 부안, 익산, 임실, 전주 등 5개 시·군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시·군은 고창의 고창농악보존회, 부안의 포스댄스컴퍼니, 익산의 세종전통예술진흥회 전북지부, 임실의 임실필봉농악보존회, 전주의 런 파이브다. 고창은 내년 5∼9월 작품 <이팝: 소리꽃>을 선보인다. 작품은 고창 천연기념물 중산리 이팝나무를 모티브로 소리꾼 진채선이 최초의 여류 명창이 돼 가는 성장 스토리를 농악과 판소리로 풀어낸 국악 뮤지컬이다. 부안은 내년 6∼10월 작품 <도깨비당산>을 진행한다. 작품은 부안 궁항 도깨비 불 당산 문화 소재를 이용한 콘텐츠다. 사후세계에서 도깨비로 환생해 당산의 불이 되는 역동적 판타지 스토리로 구성된 넌버벌 퍼포먼스이다. 익산은 내년 5∼10월 작품 <허균, 익산에 날아들다>를 펼친다. 작품은 허균이 함라에서 유배 생활을 한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허균이 길동을 만나 함라의 맛과 멋을 즐기고, 길동과 마을 주민들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임실은 내년 6∼8월 작품 <어화벗님>을 공연한다. 작품은 마을굿을 지켜야 하는 주인공 봉필이 마을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모내기, 물레질, 혼례, 상여와 같은 전통적인 농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연희를 중심으로 했다. 전주는 내년 5∼10월 작품 <전주비빔밥: 그 맛의 시작>을 개최한다. 작품은 전주의 근대사에서 전주비빔밥의 탄생과 명성을 얻기까지의 이야기를 해학적인 댄스컬로 구현한 공연이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한옥자원 공연이 지역 경제와 관광의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와 재단 공연기획추진단 전화(063-230-7479)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2.20 17:03

'한국 음식의 거장' 고 유계완 선생 재조명 발표회 개최

1940∼1980년대 한국 음식을 연구한 전주 출신의 '한국 음식의 거장' 고 유계완 선생의 연구 업적과 삶을 재조명하는 발표회가 열린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오는 22일 전당 공연장에서 전주 음식의 뿌리를 찾고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전주 음식 문화 인물 재조명 연구' 발표회를 개최한다. 유계완 선생의 연구 업적을 객관적 시점에서 고찰하고 가족들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유계완 선생의 삶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한국음식 발전을 위해 애쓴 1세대 음식 연구자를 조사·발표·기록해 오늘날 후배 음식 연구자들이 가져야 할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계완 선생의 삶을 고찰한 2개의 연구 주제 발표와 전시로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연구 주제 발표에서는 전당 한식창의센터 소속 송영애 한식문화진흥팀장이 '한국 음식에 전주 음식을 녹여낸 선구자, 유계완'을 제1주제로, 유계완 선생의 차남인 이상진 전 숭실대 교수가 '음식과 어머니의 삶'을 제2주제로 발표한다. 전시에서는 한식창의센터에서 재현한 유계완 선생 집안의 내림 음식 10종에 대한 영상, 생전 선생의 업적이 담긴 연구 결과물 일체 전시를 통해 내실을 더한다. 참석자에게는 유계완 선생 집안의 내림음식 10종이 담긴 엽서 등 소정의 기념풍이 제공된다.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주음식이야기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당 한식문화진흥팀 전화(063-281-1580)로 문의하면 된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발표는 한국 음식의 1세대 연구자이자 한국 음식의 거장으로 불린 고 유계완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시민들에게 전주음식의 자존감을 높여 주고자 마련했다"며 "유계완 선생의 삶을 통해 한국음식, 전주음식을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식창의센터는 전주 음식 문화 관련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연구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주음식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20 17:02

5년 공들인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 앞두고 역사 왜곡 논란

5년간 24억 들여 완성한 전북·전남·광주 등 호남권 역사서 ‘전라도 천년사’가 오는 21일 봉정식을 앞둔 가운데 역사를 왜곡해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도는 향후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는 19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그 내용에 있어 상당 부분이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며 “오는 21일 예정된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을 취소하고 최종본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공개 검증 실시 후 출판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의 최초 사서인 ‘일본서기’와 일본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에서 우리나라 옛 지명과 관련해 남원을 ‘기문국’으로 장수는 ‘반파국’으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명이 전라도 천년사에서 사용돼 역사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민연대는 “전라도 천년사가 잘못된 역사관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전북도는 식민사관으로 만들어진 전라도 천년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도가 계획대로 봉정식을 오는 21일 개최할 경우 추가 집회도 진행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을 주관한 편찬위원회 자문을 통해 관련 지명 표기가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전북도는 “편찬위원회 자문 결과 기문국과 반파국이란 표현은 일본서기뿐만 아니라 중국 양나라 때 양직공도 기록에도 존재한다”며 “오는 21일 예정된 ‘천년사’ 봉정식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향후 잘못 쓰인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전남·광주 호남권 광역 지자체가 협동 추진한 역사 기록 프로젝트로 AD 3세기부터 총 5000년의 전라도 역사를 담았다. 전북·전남·광주는 오는 21일 라한호텔에서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을 개최한다.

  • 문화일반
  • 박현우외(1)
  • 2022.12.19 17:3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