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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도드리와 골동반(骨董飯)

전통음악에서 나오는 도드리란 되도는 것 즉 돌아든다는 말로 반복이 있는 음악을 말한다. 궁중음악 정악인 연례악이나 궁 밖의 민속악에서도 고루 찾아볼 수 있었던 장단인 도드리는 3소박의 보통 빠르기로 6박으로 되어있다. 보통 전통음악을 공부한 사람은 도드리를 칭할 때 미환입. 아명으론 수연장지곡이라 많이 부른다. 국악곡 중에는 도드리란 말이 곡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즉 미환입의 밑도드리, 세환입의 웃도드리라는 곡의 명칭으로 정악 보허자(步虛子)를 변주시켜 연주하는 음악이 있으며 영산회상의 여러 곡 중 상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처럼 부분을 반복하여 연주하는 곡들도 있다. 그러한 곡은 연주된 악장을 마치고 다시금 되풀이하여 돌아간다는 의미로 반복을 상용했는데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지나온 선율을 잊지 말고 새로운 가락을 맞이하자는 뜻이 내포되어있지 않았을까? 자, 그러면 새해이니 우리의 전통음식을 한번 살펴보자. 신년의 새로움을 준비하고 지난해의 기억을 돌이키며 특별히 선조들이 즐겨 먹던 전통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골동반(骨董飯)이다. 민간에서 비빔밥이라 알려진 궁중의 골동반은 섣달그믐날에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그러한 비빔밥을 묵은해의 마지막 식사로 하여 지난 나쁜 액을 없애고 새해 첫날의 첫 음식을 떡국으로 먹으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풍습이 있었다. 묵은해의 마지막 날 먹었던 비빔밥은 밥에 갖은 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올려 약고추장에 비벼 먹는 섞어 비빈 밥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빔밥은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부ㅤ븸밥으로 처음 표기되었는데 여기서 골동(汨董)이란 여러가지 것을 한곳에 섞는다는 의미로 재료만큼이나 이름도 다양했다. 이러한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특별한 새로운 맛과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전승되는 과정에서 고추장을 밥과 다양한 재료에 넣고 비벼 먹는 방식이 널리 알려져 오늘날의 비빔밥을 만들게 된다. 전주의 비빔밥은 17세기 무렵 전주의 남부시장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팔던 콩나물 비빔밥이 오늘날의 전주비빔밥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30여 가지나 되는데 계절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들이 조금씩 다르다. 전주비빔밥의 맛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콩나물로 예로부터 전주콩나물은 인근의 임실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콩을 전주의 맑은 물로 길러 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한다. 2021년 1월. 새롭게 맞이한 신년. 도드리와 골동반처럼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며 지난 액을 잊고 새로움을 준비해 보자.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과 고뇌를 겪고 있지만 그러한 과거를 간직하되 새로운 날을 기대하며 섣달그믐날 골동반처럼 묵은 것은 지워버리자. 우리의 선조가 도드리란 의미를 안고 돌아봄과 맞이함으로 역사의 음악 속에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새로움을 준비하고 기대하며 노력하자.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그러나 그 새로운 것 또한 과거에 존재했던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치를 잊지 말고 대비하고 또 준비하자.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07 17:49

[신간] “엄마·아빠 같이 읽어요!” 온 가족이 함께 읽는 동시집

엄마, 아빠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선물 같은 동시집이 잇따라 나왔다. 화단마다 피는 꽃이 다르듯,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동시집 세 권이 각기 다른 향과 색깔을 뽐낸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의 화단에 동심의 씨앗을 심어주는 책들을 소개한다. 유재복 작가의 동시집 <아가에게>는 아가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아가의 경이로움과 부모의 시선에 집중한 책이다. 작가는 오롯이 시적인 감상과 내용에 중점을 두기 위해 삽화나 그림을 곁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 한 편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 같은 장면을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비춰 마음껏 상상하고, 또렷이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아가야,/ 온 세상 고운 꿈/ 눈 속에 가득 담고,/ 방글방글 웃음 짓는/ 네 눈빛은 햇살이다. (세상 하나뿐인 모습으로 부분) 아가는 엄마 뱃속에서 열달 쑥쑥 커 가고, 우렁찬 울음소리로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리고, 어어엄마, 아아아빠 소리를 내고, 수없이 넘어지며 일어서는 연습을 한다. 동시집을 읽어나가면 아가의 탄생부터 자라나는 모습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유 작가는 서툴지만 아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그 모습을 담아 보고 싶었다며 아가 그 자체가 하나의 시, 하나의 우주가 되는 그런 경이로움을 조금이라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남원 출신으로 전주교대, 전북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세종대왕>, <꿈꾸는 허수아비>, <국어과 교수법>, <새국어수업연구> 등이 있다. 전북교육청 장학사와 장학관, 전주효림초 교장을 거쳐 현재 익산궁동초 교장을 맡고 있다. 이길남 작가는 동시집 <아기 반딧불이>를 펴냈다. 첫 동시집을 낸 지 4년 만이다. 이번 동시집은 초등학교 교장으로 있는 작가가 아이들과 동시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틈틈이 써둔 동시 100여 편을 모아 묶었다. 동시들은 아름답고 순박한 아이들 본래 마음인 동심을 추구한다. 톡톡 튀는 시어는 감칠맛이 나면서 교훈적이기도 하다. 은하수 건너 저편으로 간/ 엄마가/ 보고 싶어서// 아기 반딧불이는/ 밤이 새도록/ 밤하늘에서 반짝거린다 (아기 반딧불이 부분) 이 작가는 이번 동시집 역시 자연의 아름다움, 가족의 소중함,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에 대한 글이 많이 실렸다며 동시를 읽는 독자들이 새로운 자연 속에서 생명, 가족,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학교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시편들도 많다. 연규석 시인은 동시집에는 어린이들과 생활하는 학교 현장을 비롯해 길을 걷다 문득 부딪치는 자연 현상, 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주를 이룬다며 작가는 동심을 느끼게 하는 것들을 시심으로 건져 올려 소박하게 노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월간 아동문학 동시로 등단한 이길남 작가는 전주여고와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아동미술을 전공했다. 동시집 <띵까띵까>, 실용서 <글 잘 쓰는 법> 등을 발간했다. 현재 전북교단문학 회장을 맡고 있다. 조오복 작가는 두 번째 동시집 <페인트칠하는 담쟁이>를 내놨다. 이번 동시집은 이 세상 모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생 배에다 입 대고/ 부르릉! 부르릉!/ 입방귀 뀌어주면// 까르르! 까르르!/ 웃는 동생 (방귀놀이 부분) 아기 배에 입을 대고 입방귀를 뀌어주는 것, 할머니에게 예쁜 코를 보여주는 것, 지렁이를 위해 도망간 소나기를 부르는 것. 작가는 이것들이 사랑의 몸짓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 알고, 실천하면서 살아가자고 넌지시 말한다. 조 작가는 동시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썼지만, 친구들이 어떻게 봐줄지 걱정이 앞선다며 몇 편의 동시라도 마음에 가닿아 맞아 맞아, 나도 그래!하고 손뼉을 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조오복 작가는 아동문예 신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동시집 <행복한 튀밥>을 발간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06 17:4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신여랑 소설 ‘범수 가라사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지겨움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건 보석처럼 빛나는 열정, 사랑, 추억들이다. 그런데 허세로 무장한 사색이야말로 삶을 버티게 하는 요소라고 말하는 소설이 있다. 『범수 가라사대』의 주인공 범수는 엄마 친구 결혼식에서 결혼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다. 어느 날, 군중 속의 고독보다 더 강한 고독을 만나게 될 때 칸트처럼 사색하라는 축사를 하는 중2 남학생이다. 운동화를 전족처럼 느껴서 쓰레빠를 신고, 선생님 책상에서 외출증을 훔쳐 점심시간에 집을 오가며 사색과 고독을 즐긴다. 하지만 친구들한테 외출증을 뺏긴 뒤 범수의 산책은 막을 내린다. 허세 없는 사색이 있을까요? 세상 모든 범수의 사색을 지지합니다.라는 작가의 말을 읽노라니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학창시절, 내 꿈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때는 꽤나 심각한 고민이었다. 그 당시 내 곁에는 팝송을 즐기고 춤을 잘 추는 친구가 있었는데 내 말을 듣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야. 니가 예수냐? 난 내 꿈을 지지하지 않는 친구에게 서운해서 한동안 거리를 두었었다. 이제 와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허세였고 생각이었지만 그것이 내 삶의 태도를 만드는데 영향을 준건 분명하다. 아니, 그 덕분에 그나마 이 만큼이라도 살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지금도 내 마음 속에, 내가 하는 말 속에 스며있는 허세 덕분에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허세로 무장한 사색은 내가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일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취준생의 그것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술 취한 가장의 그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그런 허세를 받아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쓴 신여랑 작가가 얼마 전에 전주에 둥지를 틀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차분한 성품 속에 숨겨진 유쾌함과 재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지금보다 훨씬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내 마음 속에 감춰둔 허세로 무장한 사색을 꺼내도 되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1.06 17:43

[신간] 이재웅 4번째 시조집 <철인(鐵人)에서 철인(哲人)으로>

이재웅 시조시인이 네 번째 시조집 <철인(鐵人)에서 철인(哲人)으로>(북매니저)를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총 5부로 구성돼 124편의 시조가 실렸다. 이 시조시인은 전북 철인3종 경기 협회장 답게 이번 시조십에서도 철인으로 활동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시를 담았다. 한 조각 잎새 되어/파도에 출렁이며/ 힘차게 팔을 저어/ 숨 한번 몰아쉬고/창공의 갈매기와도/눈빛을 마주친다/(중략)일렁이는 파도 위에/하늘 한 번 쳐다보며/천심을 읽어간다/ 오로지 혹독한 훈련/세계정상 꿈꾸며. (철인3종경기 5 中) 이 밖에도 전국체전100주년과 정상, 꿈꾸는 세계 정상등의 시조에는 그가 철인3종 경기를 펼치고 유치하며 느낀 감정선이 그대로 담겼다. 그는 서예가, 문학가, 사업가, 스포츠 선수 등 1인 4역의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부친의 주물 공장에서 익힌 주물 기술로 간판을 제작하다가 서체 디자인의 질적 향상을 위해 10년간 서예를 배웠고, 그 과정에서 접한 시조에 매료되어 시조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시조문학>신인상으로 당선돼며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시조문학문우회 이사, 전북미협 서예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1.01.06 17:27

[신간] 이정숙 수필가 <계단에서 만난 시간>

이정숙 수필가가 몽골여행을 주제로 쓴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인간과 문학사)을 발간했다. 이 책은 총 3부로 몽골의 경이로운 대자연의 풍경을 아름다운 글과 사진으로 담았다. 몽골 여행은 스밈의 시간이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주어진 생의 시간이 길든 짧든 누구나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이 책을 보면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여행을 꿈꾸는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다. 이 수필가는 계단은 수직상승, 수직하강으로 오르내리며 두 공간을 잇는다. 나이가 수직상승 욕망과는 반대로 가는 터라 꿈의 계시로 떠오른 계단은 분명 내려가는 계단일 것이라며 두 해에 걸쳐 떠난 몽골여행은 계단참에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였다. 어떤 변화가 필요했으며 비우고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발길을 몽고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은 박제화된 일상의 탈출이다면서 여행 기간에는 내 몸에 침잠된 과거나 미래를 끌어내 현재의 시간에 데려다 놓는다. 아무리 복잡한 것도 아무것도 아닌 듯 매듭이 풀리고 단순화되어 즐길 수 있다고 여행 철학을 밝히고 있다. 그는 2001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해 <지금은 노란 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등 수필집을 펴냈고 한국펜문학 전북지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1.01.06 17:27

어린이부터 현역작가까지 ‘소 그림’ 보러오소~

농경 생활에 기반을 둔 우리나라에서는 농가의 밑천이자 재산 목록 1호로 소를 식구처럼 친근하게 여겨왔다. 소는 유순하고 근면성실해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특히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진 소로 여겨왔다.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아 완주 연석산미술관이 신년 기획으로 소 그림전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전은 현역작가뿐만 아니라 어린이, 지역민, 미술학도,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이 참여해 소에 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 43명이 설치작품 3점과 평면작품 40점을 선보인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박채언 어린이는 크레파스로 알록달록한 소를 표현했고,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3기 입주작가인 강철, 김상덕 작가는 각각 종이에 과슈와 먹, 캔버스에 유채로 어여쁜 흰 소를 그려냈다. 이밖에 용소초동상초 학생, 전북대 예술대학 학생과 강사 등도 새해 소망을 담아 소 그림을 전시한다. 박인현 연석산미술관장은 길고 길었던 장마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뒤로하고 2021년 새해가 밝았다며 성스러운 소 그림을 통해 새해에는 만수무강의 기운을 듬뿍 받아 어려운 현실을 훌훌 털어버리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연석산미술관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에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05 19:04

전주전통술박물관 사실상 박물관 기능 상실

5일 오전 한옥마을내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풍남동 3가) 전주전통술박물관. 한옥마을 공영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기와를 얹은 한옥풍의 박물관이다. 입구를 지나 전시실을 둘러봤다. 술의 역사부터 술을 담그는 기구가 몇 개 전시되어 있었다. 술을 만드는 재료인 누룩모형도 전시돼 있었다. 이뿐 이었다. 전시장을 둘러보는데 단 5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이 전시장 면적은 44㎡. 박물관이라 하기엔 협소하기 그지없었다. 전시장을 나와 또 다른 입구로 들어가보니 비슷한 크기의 공간에서는 전통술을 판매하고 있었다. 개관 20년이 다 되가는 전주시 설립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사실상 박물관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전통가양주(집에서 빚어내던 술)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전주시가 2002년 현재의 자리에 개관했다. 개관 당시 전통술을 내세운 박물관으로는 전국 최초였다. 개관 초기부터 10여 년까지는 맷돌, 소줏돌, 용수, 체 등 전통술을 빚는 기구를 포함해 212점의 유물을 소장했지만 이후 10년 가까이 추가 유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상설전시 된 유물수도 48점으로 소장 유물의 4분의 1 정도만 공개하고 있는 수준이다. 기획전시할 공간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 측은 전시공간이 부족해 많은 유물을 전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물관에는 전문학예사도 없다. 박물관장을 포함한 2명의 직원이 전부로 전문학예사가 없다보니 유물관리와 전시유물 교체와 신규유물확보가 안되고 새로운 연구를 통한 기획전시도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전통술 빚기부터 시음행사 등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마저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국비를 따와 근근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로 술 박물관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낙제점을 받아, 평가인증을 받지 못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2017년부터 전라슬로푸드문화원이 전주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전라슬로푸드문화원은 시의 지원금을 박물관 유지 비용의 약 80%를 차지하는 운영비와 인건비로 쓰고 있다. 그리고 20%는 자체 수익을 통해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박물관 측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어떻게든 박물관은 운영해보고자 직원들이 학예공부를 하고, 관장이 퇴직금 등 사비를 투입해 버티고 있지만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시는 해당 박물관이 사실상 박물관 기능을 상실한 점에 대해서 인정하면서, 술 박물관에 대한 변화를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박물관의 기능보다 교육, 전시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문화관 전환을 검토했지만, 전국 최초의 술 박물관이란 이유로 철회했다. 올해 전시공간 확대를 위한 리모델링 예산을 책정하고,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전문학예사도 추후 배치해 추가 유물구입 및 연구도 진행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전주전통술박물관에 대한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여러 방면으로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거점관광도시에 걸맞게 술박물관을 변화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1.01.05 18:20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의 상징 새모양 토기

고대 국가의 궁전이나 종교 건축에서 기둥이나 기와 등 각종 부재에 다양한 동물 모양으로 장식하여 권위나 신앙적 측면을 장엄하게 보이도록 한 예들을 살필 수 있다. 고고학적인 발굴조사를 통해서도 분묘나 생활유적에서 동물 모양의 유물들이 출토되는데 이를 통해서 당시 사람들의 사상이나 신앙적인 면을 엿 볼수 있게 한다. 대표적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러진 삼족오(三足烏)는 고구려인들의 세계관을,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오리모양 토기는 그들의 내세관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마한의 분묘나 집자리에서도 새를 모티브로 만든 새모양 토기(鳥形土器)가 기원전후에서 5세기의 유적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출토되고 있다. 이 토기는 분묘나 집자리에서 출토되는 예에서 보면 형태상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아 일상용과 매장용으로 구분해서 특별히 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마한 전시기를 통해 새모양 토기가 상징적인 의례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서 마한을 상징하는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새모양 토기의 형태를 보면 새의 부리에 해당하는 곳은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로 새의 등위에는 물을 채우는 주입구(注入口)로서 작게 돌출되었다. 주구의 반대편에는 약간 치켜세워 올려 좌우 대칭처럼 보이나 실제적으로는 손잡이 기능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내부에는 빈 공간을 마련하여 물이나 술 같은 유체를 채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른 시기의 것들은 새의 모양에 충실하고 있으나 점차 오늘날 주전자 형태로 변화되는 것을 살필 수 있다. 보물 1823호로 지정된 「농경문청동기」는 따비와 같은 농기구를 이용하여 땅을 일구는 청동기 시대의 농경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중요한 유물이다. 이 유물의 뒷면에는 좌우에 나뭇가지 위에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을 새기고 있다. 고대사회에서 새는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매개자로서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새는 씨앗을 가져다주는 곡령으로서 의미뿐만 아니라 농사의 풍요까지도 지켜주는 신성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마한의 솟대위에는 새 장식을 올려놓아 하늘과 인간세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새를 인식하고 있었다. 마한 사람들은 한반도 서해안 일대에 자리잡고 농경을 생업경제 기반으로 생활을 영위해 오면서 수확의 풍요로움을 내려준 하늘에 감사하는 소박함을 새모양 토기에서 읽을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05 18:20

도내 최초 한옥도서관 ‘익산 금마도서관’ 13일부터 시범운영 돌입

도내 최초 한옥도서관인 익산 금마도서관이 건립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3일부터 시범 운영에 본격 돌입한다. 금마도서관은 지역에서 6번째로 건립된 시립도서관으로 고도보존육성지구 한옥이주단지 내 위치하고 있다. 총사업비 19억원 투입을 통해 연면적 543㎡,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 종합자료실, 다목적실, 연속간행물 코너 등이, 지상 1층에는 어린이 자료실, 대청마루, 야외마당 등이 들어섰으며 1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금마도서관만의 특색을 살린 열린 공간으로 대청마루와 야외마당 등 한옥이 가진 고즈넉하고 멋스러운 정취를 느낄수 있도록 조성됐으며, 별도 코너로 마한백제 특화자료를 구비한 종합자료실도 구비돼 있다. 아울러 시범운영 기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열람과 착석은 불가능하나 도서대출과 반납, 회원가입, 상호대차 서비스등은 이용이 가능하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그동안 북동부 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만큼 이번 금마도서관 조성을 계기로 소외 지역의 지식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독서문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밖에도 독서문화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영등도서관 증축, 리모델링 공사와 유천도서관 건립 공사(동산동행정복지센터 부지 내)를 추진하고 있으며 각각 내년 2월과 11월 준공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21.01.05 17:38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서 제동로와 제련폐기장 추가 발견

동광석을 1차 제련해 구리를 추출하는 제동로(구리 생산에 사용되는 노시설의 통칭)와 구리 제련 불순물 폐기장이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구리 생산 관련 유적의 통칭) 시굴조사에서 추가 확인됐다고 5일 진안군이 밝혔다. 이번 시굴조사는 전북도와 진안군,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함께했으며 전북 가야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신라 말 고려 초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량리 제동유적은 동향면 대량리 창촌마을 내에 위치한다. 이 유적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의 문헌에 기록된 동향소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 앞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창촌마을에서 진행된 시발굴조사에서는 동 생산에 활용된 제동로 2기와 대형 폐기장(구리 생산 폐기물 버리는 곳) 1개소가 발견된 바 있다. 군에 따르면 이번 시굴조사는 기존 시발굴 조사된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유적의 존재범위와 제동로 등 유구의 추가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시굴 결과 기존조사와 비슷한 형태의 제동로와 폐기장을 추가로 확인하는 수확을 얻었다. 이번에 발견된 것 중 제동로는 석재와 점토로 축조돼 있으며 강한 화기 탓에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주변엔 슬래그와 노벽편이 다수 산재하고 있다. 해당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정확한 구조와 성격을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존의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제련로의 현황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띨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또 이번에 발견된 폐기장은 그 부근이 오랜 경작활동으로 대부분 훼손된 상태며 높이 0.4m 가량만 남아있다. 이곳에서는 숯, 슬래그, 노벽편 등이 발견됐다. 이들 제동로와 폐기장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진다면 유적의 가치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시 국내 구리 생산체계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동로 구조 복원을 위한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1980년대까지 동광석을 채광하기 위해 운영됐던 동향광산과 연계시켜 보존활용 방안이 모색된다면 유적의 가치는 매우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의 판단이다.

  • 문화재·학술
  • 국승호
  • 2021.01.05 17:04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말하는 ‘나의 문학’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셨습니다.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전할 때 기자들은 산타가 된다. 환희 속 울음을 터트리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덩달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마음 졸였을 수화기 건너편의 존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16년 동안 세 번의 도전 끝에 당선된 이도, 첫 작품 첫 도전으로 당선된 이도 있었다. 문학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들이 마침내 산타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결말은 문청들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유수진,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황지호, 수필 부문 당선자 이다온, 동화 부문 당선자 전소현 씨에게 당선 소감에 담지 못했던 뒷이야기를 들었다. △ 나의 삶 그리고 문학 유수진= 대학에서 독어독문을 전공했지만, 전공 관련 일은 하지 않았어요. 현재는 프리랜서로 출판사 교정 일을 보고 있어요. 5년 전 시 전문지로 등단하고, 3년 전 단편소설로 문학대전에서 상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시를 쓰다가 힘들면 소설로 도망가고, 소설을 쓰다가 힘들면 시로 도망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1년 반 넘게 시도 소설도 거의 쓰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지난해 신년 계획에 신춘문예 도전하기를 넣었어요. 황지호=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그날을 기억할 수 있어요. 도서관에서 하근찬 작가의 수난이대라는 소설을 읽고 창문 너머를 봤는데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이런 소설을 써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그날 처음 했어요. 국어교육,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20년 가까이 논술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신춘문예에 도전한 건 2004년, 2014년 전북일보였어요. 심사평에 소설이 언급돼 감사했지만 당선되지 못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어요. 올해도 당선이 되지 않으면 신춘문예 투고를 그만하려고 했어요. 이다온= 대학에서 유아교육학, 아동심리학을 전공하고 10여 년간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고 있어요. 십수 년 전부터 동리목월문학관, 시거리 동인에서 글쓰기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았어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암은 이전까지의 저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았어요. 그런 암을 받아들이며 투병 과정에서 느꼈던 상황을 글로 한번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병원 생활에서의 기록들을 다시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고통을 느꼈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전소현= 평소에 혼자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걸 글로 표현해내는 게 재밌어 글을 쓰자고 마음을 먹게 됐어요. 대학에서는 문예창작을 전공했어요.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아직은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 도전하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대학 아동문학 수업에서 신춘문예 응모를 기말고사 대체과제로 내주셨어요. 그래서 전북일보에 첫 투고를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됐어요. △ 잊을 수 없는 당선의 순간 유수진= 전화가 오면 혹여 못 받을까봐 12월부터 벨소리를 최대로 해놓았는데, 그날 아침에 다시 벨소리를 원래대로 해 놓았어요. 아무래도 더 써야 전화가 올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책상 위를 정리하고 한글파일을 열고 앉아서 문장과 문장 사이를 무엇으로 채울까, 단어와 단어 사이를 어떻게 채울까 망연히 앉아 있다가 전화를 받았어요. 황지호= 소설의 배경이 되는 한옥을 청소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당선 소식을 받고서 저는 걸레를 내려놓지도 못하고 아내를 안아 주었어요. 아내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어린 딸아이가 신기한 듯 오래 바라봤어요. 이다온= 코로나19로 휴원 상태에서 긴급보육 기간 중 통보를 받았어요. 교사회의를 마치고 모두 코로나 사태를 걱정하며 조용히 앉아 있었는데 당선 소식에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니까 동료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전소현=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벨소리에 깨서 봤더니 모르는 번호여서 안 받을까 하다가 받았어요. 당선됐다고 들었을 때도 너무 얼떨떨하고,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상태여서 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후에 온 당선 문자에 실감이 났어요. △ 앞으로 채워나갈 이야기들 유수진= 위로가 되는 시를 쓰고 싶어요. 저는 제 시의 첫 번째 독자에요. 저 자신을 위로하지 못하는 시가 제 안과 밖을 벗어나서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까요. 시는 제 안에서 밖으로 시선을 넓혀가는 일 같아요. 또 음식을 담을 때 소재마다 그릇이 달라야 하듯, 시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가 소설에는 어울리기도 해요. 소설로는 압박과 강요 등으로 기회를 보낸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황지호= 글로 감동을 주고 싶어요. 사라져가는 것들, 특히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서사 중심의 전통적인 소설에 관심이 많아요. 소설은 소재와 소재가 결합해 세상에 대한 하나의 비유를 만들어내는 게 큰 매력이에요. 긴 문장을 쓰는 즐거움도 있고요. 이다온= 읽으면 그림이 그려지는, 따뜻한 글을 쓰고 싶어요. 수필은 제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고, 그 삶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요. 전소현=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에 들뜨지 않고 꾸준히 저만의 속도로 글을 쓰고 싶어요. 원래는 소설을 전공했는데, 주변에서 겪었던 부당한 것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이번 기회에 아동문학과 동화에도 더 관심을 두고 제대로 글을 써 볼 생각이에요.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04 18:16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그림을 잘 그려야만 화가인가?

조르주 루오, '그리스도의 얼굴' 우선 잘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잘 그린다? 잘 만든다? 잘 꾸민다?에서 잘이라는 것은 기능인가 개념인가? 이런 것들을 수학 문제처럼 확실하게 갈라서 말할 순 없다. 그림을 딱 잘라 정의할 수 있을까? 미술은 인문학의 기초이며 자름 길이다. 그리고 인문학이란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그에 기초하여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실천적 행위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기에 다들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려는 것이리라. 그림이 무엇이더냐는 김홍도의 질문에 신윤복이 답한다. 그림은 그리움입니다. 그리워서 그리고, 그리고 나니 또다시 그리워지는 것입니다라 답하지만, 이것 또한 그의 의견일 뿐이다. 마음을 그린다는 말도, 마음에 그린다는 말도 모두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반공승공멸공의 시대에 북한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렸던 윤이상 재독 음악가의 회상에 의하면 북한 교향악단을 지휘하려는데 연주가들의 기계처럼 정확한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교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 한다. 기원전 이집트 미술처럼 획일적인 양식만을 요구한다면, 감상자들에게도 보고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통제한다면 미술이 인본주의라거나 인문학의 지름길이라 말할 수는 없다. 추(醜)함이 미술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도 벌써 오래되었지만 본래 아름다움이 미술의 본질이었다 하자. 아름다움은 아름이 앎이라 하여 한문 지(知)로 환원시켜 많이 알고 깨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아름을 한 아름, 두 아름으로 해석하여 아름을 내 것으로 풀이하여 아름을 내 것다움을 개성(個性)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의 화가가 그림만 잘 그리면 되지 어떤 이론? 책은 왜 읽어?에서 잘은 기능이다. 즉 닮게 그리는 기능, 그 많은 기능 중에 오직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화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이 전에 없던 새로움을 창조하고 발전시키고 융성하게 만든 사람이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을 감각하고, 감동하고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 새해부터 이승우 화백의 미술이야기가 연재됩니다. 이 화백은 중국 청도서울전주익산군산고흥에서 개인전 32회를 했고, 저서는 <미술을 찾아서>, <현대미술의 감상과 이해>, <아동미술>, <색채학>이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04 18:16

21년간 연말의 정을 나눴던 ‘얼굴없는 천사’ 영화 개봉

전주 얼굴없는 천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된다. 종합콘텐츠 매니저먼트 융합기업 ㈜씨엠닉스는 오는 6일 천사는 바이러스를 개봉한다고 4일 밝혔다. 영화는 지난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이번 영화는 롯데시네마와 CGV, 메가박스 그리고 독립영화관 등에서 개봉한다.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는 전주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2011년 오하이오 삿포로, 2012년 길 위에서 등을 만든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여기에 배우 박성일이영아문숙전무송 김희창김정영길정우권오진이용이홍부향 등이 출연한다. 영화의 제작은 전주영상위원회가, 배급은 종합콘텐츠 매니저먼트 융합기업인 ㈜씨엠닉스가 맡았다. 영화는 매년 12월이면 전주 노송동에 기부 상자를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는데 이 천사를 취재하겠다며 찾아온 기자 지훈은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잠입해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지훈이 사실 기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내용이다. 가짜 기자인 지훈역에는 박성일,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이영아가 맡았다. 특히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에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매년 12월 남몰래 기부금을 놓고 간다. 얼굴도, 이름도, 직업 등 그 어느 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달 29일 노송동주민센터에 두고 간 기부금을 포함해 21년간 총 22차례에 걸쳐 7억3863만원을 기부했다. 영화는 이를 소재로 전주 노송동의 마을 사람들과 외부인과의 소통, 사랑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았다. 노송동 주민들은 매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도둑맞았지만 성금을 되찾았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를 위해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에 1500만 원을 들여 방범 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는 얼굴 없는 천사 의 선행에 동참하기 위해 영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1.01.04 17:47

신축년 새해 ‘잘되지 않겠소!’… 소, 미술로 풀어내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를 맞아 다양한 소의 모습을 미술로 풀어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진청년작가회의 띠전 잘되지 않겠소!. 우진청년작가회는 2017년부터 매년 십이지간 띠를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였다. 올해도 신축년 하얀 소를 주제로 띠전을 준비했다. 전시 부제 잘되지 않겠소!는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정했다고 한다. 소는 오래전부터 부지런하고 성실한 동물로 불리며 우직한 이미지를 대표해왔다. 실제로 소는 인내심이 큰 동물로 참을성이 좋고 독립심도 강하다고 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오랜 시간 역할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소를 주제로 한 개성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이처럼 동일한 주제를 자신만의 표현법, 상상력으로 해석해내는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다. 김성민 작가는 직선적이고 거친 붓질로 강렬한 인상의 소를 그려냈다. 조현동 작가는 작품 자연-경계 안에 상징물 중 하나로 소를 등장시켰다. 이외에도 전시에는 김동헌, 김성석, 김성수, 김수진, 김중수, 김판묵, 박지은, 송지호, 이은경, 이정웅, 이주리, 이철규, 이호철, 이효문, 임택준, 장영애, 조병철, 조헌, 최정환, 홍경준, 홍경태, 홍남기, 황나영 작가 등 우진청년작가회원 총 25명이 함께한다. 조현동 우진청년작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자년이 저물었다며 신축년 새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분에서 우직하고 부지런한 소처럼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잘 이겨내고 힘차게 재도약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03 18:23

군산 최초의 성당 둔율동 성당 신축기록 국가문화재 지정

군산 최초의 성당인 둔율동 성당의 건립당시 기록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군산 둔율동 성당신축기 및 건축허가신청서를 국가등록문화재 제677-2호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군산 둔율동 성당이 국가문화재(제677호)로 지정 된지 3년 만이다. 이번에 등록된 성당신축기 및 건축허가신청서는 기존 국가등록문화재 군산 둔율동 성당의 건축공사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자료다. 성당신축기는 성당의 계획 수립착공완공건축기금 등 건축 전반의 과정을, 건축허가신청서는 당시의 허가신청서청사진 도면시방서 등이 적혀 있다. 군산 둔율동 성당이 지난 201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이유도 성당신축기와 건축허가신청서가 잘 보존돼, 성당 신축과 관련한 성도들의 헌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사례가 건설지 등에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문 사례덕이었다. 군산 둔율동 성당은 일제강점기 공소(본당보다 작은 교회)로 시작해 1955년~1957년에 신축됐다. 이번에 등록된 유물은 한국전쟁 직후 신축한 성당의 건축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당과 상호 연계된 통합적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판단했다. 군산 둔율동 성당은 1929년 5월 나바위 본당에서 분리되어 군산 본당으로 설립됐다. 1961년 11월 둔율동 본당으로 개명됐다. 초대 신부로 김영구 베드로 신부가 부임했다. 1925년 김 마리아 사택에 공소를 개설하고 나바위 본당 신부들이 들러 판공 성사를 봤다. 군산 본당으로 설정된 후 옥구 군청 관사 대성원을 임시성당으로 사용하고 부속 건물을 사제관으로 개수해 사용했다. 이후 50년 간 만주에서의 사목을 마치고 군산 본당 2대 주임신부로 부임한 임인교 신부는 일제강점기 시대였던 1938년에 본당 주보를 설정하고 목조 성당을 신축했다. 하지만 이후 소실되고 1955년에 현재의 건물로 신축됐다. 신축 후에는 한국 전쟁 후에는 성심 유치원과 보육원을 설립해 전쟁고아와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주력했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1.01.03 17:53

재전진안읍향우회 하광호 사무국장, 문학 동인지 ‘표현’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재전진안읍향우회 하광호 사무국장이 지난 12월 30일 문학동인지 <표현(계간)>의 신인문학상을 수상해 정식 수필가가 됐다. 하 사무국장은 <표현>지 2020년 제77호 겨울호에 두 편의 수필을 제출해 두 작품이 모두 실렸다. 지난 2016년 6월 말 진안군청 공무원에서 정년퇴직한 하 사무국장은 전주 신아 문예 대학 수필 창작반에 등록해 수필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글쓰기 시작 불과 2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표현>에 실린 두 편의 작품은 지주대 사랑과 물거품이다. 지주대 사랑에서 하 작가는 어머니 사랑을 그렸다.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고추를 지탱해 주는 지주대처럼 자신의 인생살이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준 어머니를 떠올리며 그 느낌을 풀어냈다. 물거품에서는 높은 산에 오른 뒤에서야 비로소 삶이 단풍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인생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평소 자신의 철학을 녹여냈다. 하 수필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문장이 물 흐르듯 막힘이 없고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소설에서 여러 이야기를 함께 묶는 기법인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사용해 입체적으로 스토리를 전개한 보기 드문 우수작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하 작가는 수필에 관심은 많았지만 문외한이었다. 그런데 퇴직 후 어느 날 미뤄놓았던 숙제처럼 수필에 손이 갔다. 2년 가량 부담 없이 즐기는 자세로 썼을 뿐인데 뜻하지 않게 등단이라는 값진 결실까지 거둬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사람 향기 물씬 풍기는 글을 열심히 쓰겠다고 덧붙였다. 진안문인협회 회원인 하 작가는 현재 진안군수 공약사항 이행 배심원, 군정소식지 소통위원, 군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재전진안읍향우회 사무국장, 진안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국승호
  • 2021.01.03 17:04

제1회 전주 인디뮤직 어워드 올해의 음원, 음반상에 노야, 고니아

제1회 전주 인디뮤직 어워드 7개 분야 수상자가 결정됐다. 어워드 주최 측인 포풀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해의 음원상에 노야의 넌 보란 듯이 예쁜 꽃 되니까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또 고니아의 A Tension은 올해의 음반상과 재즈트랙상으로 2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올해의 힙합트랙상은 권도경과 콜유마인의 Higher Self, 올해의 포크&블루스 트랙은 마인드바디앤소울의 귀향, 올해의 락&메탈 트랙은 슬로우진의 아무르가 각각 선정됐다. 코로나 19로 인해 이번 시상식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심사대상은 2018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전주에서 발표된 대중음악 작품이며, 시상은 종합부문(음원상, 음반상), 장르부문(힙합, 재즈, 발라드/R&B, 포크/블루스, 락/메탈)으로 총 7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이번 어워드 심사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인 박희아 기자, 한국대중음악상, 한국힙합어워즈 선정위원이자 EBS 스페이스 공감과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인 김학선 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한동윤 평론가가 함께하며, 더불어 전주MBC 콘텐츠 제작부장이자 JUMF 책임PD인 이태동 PD, 안태상 밴드와 오감도의 리더 안태상 기타리스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홍보마케팅 김형주 과장이 참여했다. 포풀라 박석영 대표는 제1회 전주 인디뮤직어워드가 마무리됐다. 인디뮤직어워드 개최를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과 로컬뮤지션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디뮤직어워드는 전국의 로컬뮤지션과 로컬음악이 조명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로컬 뮤지션들과 함께하며, 로컬음악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어워드를 개최하기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2.31 11:5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