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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친일인사 명단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친일인사 3천95명의 명단이 경술 국치일인 지난달 29일 발표됐다. 친일인사 선정위는 ‘을사늑약’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 해방 때까지 일제의 국권침탈과 식민통치·침략전쟁에 협력하여 우리민족 또는 타 민족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친 자를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친일인사로 지목된 인물중에는 이완용(을사조약시 총리대신)과 송병준(일진회 조직) 조중응(명성황후 시해 가담·고종 퇴위 종용)같은 조국에 씻지 못할 죄를 저지른 매국노와 함께 장지연(시일야방성대곡 필자) 박영효(태극기 제작자) 최린(민족대표 33인중 한사람)도 끼어 있다. 또 친일인사 명단에는 애국과 친일 사이를 오고간 경계선상의 회색지대 인물이 올라있는가 하면 그동안 교과서를 통해 항일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도 다수 포함돼 있다.친일인사 명단이 발표되자 국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돕고 민족의 독립을 방해한 역사의 죄인들은 지금이라도 낱낱이 밝혀 후세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과 객관적 자료가 미흡한 상황에서 인민재판식으로 친일명단을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선정위에서조차 발표 직전까지 격론을 벌였다니, 친일인사기준 정하기가 얼마나 난감했을지 짐작할만 하다.사실 어떤 죄가 됐든 죄에는 경중이 있게 마련이다. 같은 폭행죄라도 사람이 죽었다면 살인죄가 추가돼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경미한 정도에 그쳤다면 훈방조치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범죄유발의 불가피성이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일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후 사정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말 못하는 혼령들이 땅을 치고 통곡할지도 모를 일이다.누가 알겠는가. 먼 훗날 그 때 선정된 친일인사 명단은 자의적 기준으로 작성됐으니 다시 역사적 진실을 찾자고 주장하는 세력이 나올지. 의욕이 자나쳐 애매한 사람까지 친일인사 명단에 올릴까봐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불변의 역사적 자료를 남기기 위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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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05 23:02

[오목대] '립확도사'

‘師道確立’, 8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교무실 등에 걸려 있던 글귀 내용이다. 말 그대로 스승의 자세와 몸가짐 등을 바르게 하자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말의 가치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가르치는 이로서의 태도를 바르게 하자는 데 이의가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항상 그렇지만 반어(反語)와 역설(逆說)은 존재한다. 시도를 확립하자는 말은 사실 사도가 제대로 확립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사도립확립과 더불어 기억에 남는 표어 중 하나가 ‘새 시대 새 경찰’이다. 가는 곳곳마다 파출소 앞에 그 글귀는 있었다. 새로운 모습의 경찰이 되자는 내용에 딴지를 걸 사람은 없겠으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비교해 봤을 때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당시 사도(師道)를 확립(確立)하자는 이야기 역시 역설적이었다. 사회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교사의 잘한 면보다는 잘못된 면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은 반복적이다. 개선하면 또 개선한 대로 문제점은 불거지기 마련인 것이다. 이런 반복 과정을 통해서 사도가 확립된기는 커녕 그 권위만 땅에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교사들은 자신들의 철학과 양심에 따라 교육활동을 하기 보다는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하지만 진짜 역설적인 것은 교사들의 눈에 이런 사도확립이 성적 지상주의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비쳤다는 사실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한자(漢字)로 쓰인 ‘사도확립’은 가로쓰기 순서로 읽은 ‘립확도사’가 되어 취음(取音)은 ‘입학도사’와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 대입열풍을 쉽게 떠올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사도확립’하자는 구호가 교육 현장을 지키는 교사들에게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 즉 명문대학에 몇 명을 합격시키느냐 하는 문제로 겹쳐 보였다는 점이 역설적이었던 것이다.그런데 이런 ‘입학도사’를 원하는 분위기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것 같다. 요즈음에는 논술시험의 내용은 이러해야 된다고 해서 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좋게 표현하면 우리는 에너지가 넘치는 민족이다. 좋은 대학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시간적인 부담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 쉽게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쯤이면 자녀를 편히 놔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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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9.03 23:02

[오목대] ‘서동(薯童)‘쟁탈전

서동요는 우리나라 최초의 향가다. 백제 30대 무왕(재위 600-641년)인 서동(薯童)이 신라 26대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를 아내로 삼기위해 만든 노래로 알려져 있다. 이두(吏讀)로 표기된 이 노래는 원문과 함께 설화가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온다.善化公主主隱/他密只嫁良置古/薯童房乙/夜矣卯乙抱遣去如(선화공주님은/남몰래 얼러두고/맛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서동은 고구마 비슷한 마를 비롯 산약과 나물을 캐서 생활하는 소년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다. 초동(樵童) 목동(牧童)등과 마찬가지다.이 노래에 대한 해석이나 배경은 구구하다. 백제와 신라간의 혼인동맹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있다. 또 백제 멸망후 미륵사 승려들이 절을 구하고자 신라와 미륵사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지어낸 것이라는 연기(緣起)설화도 설득력을 갖는다. 백제의 스러진 꿈인듯 서 있는 미륵사는 무왕이 선화공주의 청으로 지은 절이기 때문이다. 모두 백제에 관한 명쾌한 사료가 부족한 탓이다. 서동은 정확한 출생년도를 모를뿐 아니라 출생지도 분분하다. 익산과 부여가 서로 자기 고장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27대 위덕왕의 아들(庶子)인지 29대 법왕의 아들인지도 분명치 않다. 다만 의자왕이 그의 아들인 것만은 틀림 없는듯 하다. 이러한 서동을 둘러싸고 익산과 부여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익산은 1969년부터 실시해 온 마한민속예술제를 지난해부터 ‘서동축제’로 바꿨다. 서동을 시의 상징인 캐릭터로 선정했고 서동선발대회와 뮤지컬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경주에서 뽑힌 선화공주와 혼례식을 갖고 당시 백제와 왕래가 잦았던 일본과도 교류를 텄다. 이에 비해 부여는 2003년부터 서동과 선화공주의 만남 재현, 연극공연 등을 하고 있다. 또 서동이 마를 캤다고 주장하는 궁남지 일대 10만여평을 사들여 상징물을 설치하고 연못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했다.이러한 때에 5일부터 1400년 전 당시를 배경으로 한 TV드라마 ‘서동요’가 50부작으로 방영된다고 한다. 대장금, 상도 등을 연출했던 PD작품인데다, 두 사람의 극적인 로맨스와 백제의 과학문명 등을 재현한다고 하니 관심이 크다. 다만 드라마 메인 세트장을 두고 익산과 부여가 경쟁을 벌이다 결국 부여로 넘어간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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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02 23:02

[오목대] 허리케인

태풍은 중심부근의 최대풍속이 초속 17미터 이상인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말한다.발생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Typhoon),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리케인(Hurricane),인도양쪽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부른다.엊그제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사망자가 계속 늘어나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어제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액만도 260억 달러에 달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다.카트리나가 동반한 초속 77미터의 강풍으로 창문 대부분이 깨진 한 고층호텔 모습이 그 위력을 실감케 한다.초속 77미터는 바람의 등급중 가장 센 정도이다.우리나라의 경우 태풍 매미 때의 초속 60미터가 최고기록이다.‘미국판 쓰나미’로 까지 불리는 이번 피해의 긴급복구및 구조활동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웬만한 일로는 휴가일정을 조정하지 않는 부시 대통령도 인적·물적피해가 급증하자 일정을 이틀 앞당겨 어제 워싱턴으로 복귀,구조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같은 참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영향으로 대서양 열대성 폭풍의 위력이 점점 커지면서 앞으로 카트리나급과 비슷한 허리케인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연례행사 처럼 치르는 허리케인 등의 기상재해에 첨단과학으로 우주 구석구석을 누비는 미국을 비롯 과학 선진국들이 손놓고 있지만은 않다.전세계 27개 국가가 기상조절에 관한 연계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인공강우를 비롯 안개소산,우박억제 등에 관한 기술은 상당량 축적돼 있고,또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고 있다.하지만 허리케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역부족이다.조그마한 태풍 하나가 방출하는 에너지는 수소폭탄 100개를 합한 것보다 크다고 한다.허리케인의 위력을 줄이기 위한 몇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이번 카트리나의 위력에서 보듯 세계 제일의 과학문명 국가도 대자연의 재앙앞에서는 다른 후진국가와 마찬가지로 속수무책이다.이젠 국가안전망 구축을 환경오염과 자연의 재난에 까지 확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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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01 23:02

[오목대] 친일명단의 발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1차 명단 3090명을 발표했다. 사전편찬위는 선정기준으로 일제의 국권침탈에 협력한 자, 식민통치기구에 참여한 자, 항일운동을 방해한 자, 황민화 정책■침략전쟁에 협력한 자, 항일운동의 경력이 있으나 변절하여 일제에 적극 협력한 자 등이라고 밝혔다. 이번 명단에는 과거 직책으로 표기해 보면 박정희 대통령, 민복기 대법원장, 정일권 국무총리, 김성수 고려대 설립자, 유진오 고려대 총장, 백낙준 연세대 총장,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 방응모 조선일보 사장, 김성수 동아일보 사장, 이병도 교수, 작가 최남선과 이광수, 모윤숙, 예술가인 홍난파, 유치진, 현제명, 김기창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전북에서도 김연수, 서정주, 채만식 등 200여명이 포함되었다. 기라성같은 인물들이다.친일명단 발표에 대한 반발도 심하다. 안병직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직책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친일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주장하였고, 자유주의연대는 ■인민재판식 친일인사 선정과 발표를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심지어 인터넷에는 친일보다 친북이 문제라며 한국에서 친북적 인사들을 먼저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이들의 반발은 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 일제 시대에 높은 지위에 있었던 것은 자발적인 참여이지 강제 참여는 아니다. 스스로 그만 두면 되었을 것이다. 인민재판식 선정은 선정과정을 무시한 발언이다. 친일보다 친북이 나쁘다는 주장은 초점을 흐리는 한심한 발언이다. 지위는 낮았지만 악질적인 친일을 한 사람, 또는 고위직에 있었지만 독립에 도움을 준 사람 등은 자료를 검증하여 추가하거나 삭제하면 된다.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불의가 판치는 사회를 100년 이상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과거 역사를 연구하고 평가하는 것은 미래에 대해 역사적 두려움을 가지고 올바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번 발표로 오랜만에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청정제를 보는 듯 하다. 정의가 살면 사회적 신뢰도 높아진다.그러나 혹시 공이 있는데 무시되지는 않았는지, 친일이 너무 과장되지는 않았는지, 또한 사회적 분위기가 당사자가 아닌 가족에게까지 연좌제적인 책임을 추궁하는 일이 벌어지지나 않는지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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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31 23:02

[오목대] 수돗물

물은 산소, 그리고 영양과 더불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불가결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써 물이 없이는 생명을 지탱하기 어렵다. 물은 몸안의 독성을 희석시키고, 땀샘을 통해 몸 속의 수분량을 조절하고 체온을 조절하고 공복감을 줄여주고, 정신을 안정하게 해주며 몸속의 효소작용을 돕고, 혈액순환을 돕고, 각종 노폐물을 몸 안에서 배설하니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이 정도면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무방한 것이 아닌가 한다.또한 인류문명의 역사는 물과의 투쟁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의 범람과 극심한 가뭄이라는 자연의 도전조건에 대응하여 인류는 물을 다스리고 이용하는 응전의 과정을 통하여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인류 최초의 문명이 모두 큰 강 유역에서 발생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우리나라의 선사시대 문화를 살펴보면 일찍이 하천 연변에 전통적인 농경문화가 싹트기 시작하였으며, 농경을 위한 치산치수는 경국지대본이라 하여 통치의 관건이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식인 벼농사는 물의 농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은 벼농사에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생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도시 사람들은 주로 수돗물을 통하여 대량으로 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동안 수돗물과 관련된 많은 비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수돗물에 대한 비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여론은 상수원 관리나 수돗물 수질개선, 노후관 교체사업 등을 촉진시켰지만 이러한 사업을 한다해도 수돗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아질지는 의문이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수질의 문제인지, 관리의 문제인지, 인식의 문제인지, 행정서비스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최근 전주시 상수도 업무의 수자원공사 위탁문제의 효율성을 놓고 행정당국과 시민 대책위 사이에 공방이 뜨겁다. 분명한 것은 이대로 방치할 수도 없다는 것이고, 또한 위탁이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수돗물을 마음놓고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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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30 23:02

[오목대] 부동산투기대책

노무현 대통령은 올 초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통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집값과 땅값은 반드시 잡겠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노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챙기는 것은 근로의욕 저하와 물가 인상, 빈부격차의 심화와 같은 갖가지 부작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범죄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노대통령의 단호한 투기억제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되레 춤을 추기 시작했다. 투기꾼들의 농간으로 수도권에서는 평당 3천만원짜리 아파트가 속출하고, 지방에서도 지역 경제력에 어울리지 지역 경제력에 어울리지 않게 평당 1천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간 작은 소시민들은 놀라서 경기를 일으킬 정도다.사실 이처럼 국정 최고책임자의 강력한 투기억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제멋대로 움직인 것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역대 정권에서도 부동산 투기를 공공의 적이요, 대표적인 망국병으로 죄악시하면서 근절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고 말았던 것이다.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 투기를 하면 힘들이지 않고 떼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성실한 월급쟁이나 자영업자가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며 절약을 해도 만져볼 수 없는 큰 돈을 부동산 한번만 잘 굴리면 손쉽게 챙길 수 있는데 누가 싫다 하겠는가 말이다. 이득이 있는 곳에 사람이 꼬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중하게 알았다면 아마 지금처럼 가진자들의 부동산 천국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오는 31일 발표될 부동산 투기 대책은 모처럼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번만큼 세금을 철저하게 징수하는 것만 부동산 투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투기는 각종 사회적 폐단을 야기시키면서 한탕 해먹는 것인데 세금 좀 무겁게 매긴다고 그렇게 잘못된 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망국적인 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강화한다니까 벌써부터 부자 동네가 시끌벅적하다. 시장에 매물이 끊겨 집값이 더 오른다느니, 주택담보대출 받은 서민이 죽는다느니, 세입자 월세가 는다느니,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한다느니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 고양이 쥐 생각하는 식의 항변에 불과하다. 만약 또 이번마저 밀린다면 서민들은 영 희망이 없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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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9 23:02

[오목대] 'ㅎ'이 싫다

‘ㅎ’은 ㄱ, ㄴ으로 시작하는 우리말 자음 글자 중에서 제일 끝에 있다. 대단히 주관적인 표현인 줄 알지만, 글자나 소리의 구분을 넘어서 이 ‘ㅎ’이 싫다. 이제 이렇게 단정을 했으니 그 이유를 설명해야 그나마 생뚱맞은 분위기가 누그러지지 않을까 한다.소리와 글자의 관계는 항상 하나씩 관계를 맺는 것은 꼭 아니다. 영어 알파벳 A의 경우는 10가지가 넘는 소리와 대응을 하니 말이다. 그 덕분에 ‘마데 인 코리아’라는 발음이 우스갯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영어 단어 made를 글자가 갖는 일차적인 발음대로 읽었으니 사실은 그 개그맨을 탓할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글자와 소리는 일대일 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그런 관점에서는 당연히 ‘마데’로 읽어도 되기 때문이다.그런 글자와 발음의 관계로 따져도 ‘ㅎ’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영어 알파벳에 비하면 그 죄질이 훨씬 가볍기는 하지만 그래도 ‘ㅎ’은 소리나는 위치가 사실 불분명하다. 흔히들 목구멍에서 난다고 하지만 다른 자음들이 소리나는 위치인 입술, 잇몸, 입천장 등에 비하면 딱 부러지지 않는 위치인 것이다.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이렇게 그 위치가 불명확하다는 것은 그래도 참을 만하다. 이 ‘ㅎ’이 다른 친구 자음을 만나면 줏대 없이 이리 저리로 거처를 옮기거나 투명인간처럼 사라져 버리는 부도덕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더 심하게 비난 받아야 한다. 사정인 즉 이렇다. 다른 자음 ‘ㄷ’을 만난 ‘ㅎ’은 제 본분을 망각하고 ‘ㄷ’과 부화뇌동하여 ‘ㅌ’으로 변신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라는 글자 무더기는 발음에서 ‘조타’로 읽히게 되는 것이다.‘ㅎ’의 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좋네’라는 표현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ㅎ’은 여기서도 변신의 귀재답게 뒤에 오는 자음 ‘ㄴ’과 타협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아예 ‘ㄴ’에 동조하여 ‘ㄴ’으로 변신을 꾀한다. 결국 ‘ㅎ’이 ‘ㄴ’으로 바뀐 ‘존네’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변신을 사람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알아도 이야기해 줄 수 없으니 양해를 부탁한다.하여 ‘ㅎ’은 유죄다. 그런데 이런 ‘ㅎ’이 사람들 입에서 고생이 심하다. 영어의 영향인지 ‘F’처럼 마찰을 강하게 하는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이 있어서 오히려 이들 인간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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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7 23:02

[오목대] 출산장려금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임(可姙)여성(15-49세) 1명이 낳는 평균자녀수인 출산율이 1.16명으로 대만 폴란드와 함께 세계 최저수준이다. 미국 2.04명, 프랑스 1.89명 등은 물론 사망자수가 신생아수를 웃돌아 충격에 빠진 일본 1.29명보다 낮다. 산모의 평균연령도 최초로 30세를 넘어섰다.“둘도 많다.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쓰자” 고 했던게 언제였던가. 10년 전인 1995년만 해도 출산 억제를 위해 셋째아이를 의료보험 혜택에서 제외했었다. 또 예비군 훈련시 정관수술을 받으면 훈련을 빼주었다. 당시 원자폭탄 보다 무서운 게‘인구폭탄’이라 했다.그러던 것이 이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인구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행정기구가 축소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더 혈안이다. 정부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만들고 ‘국민운동본부’까지 구성키로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은 출산장려금, 축하금, 양육비 지원, 출산농가 도우미지원, 다복상(多福賞)시상 등 각종 출산장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은 셋째아이 출산장려금으로 30만원(도비 30%, 시군비 70%)을 주고 있다. 어떤 자치단체는 신생아에 대해 20만원씩을 주기도 하고 경남 함안군은 둘째아이 출생시 50만원, 셋째아이 출생시 500만원을 지급한다. 마을이나 기업체 종교계 등에서도 출산축하금을 전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젊은 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육아 교육 주택문제 등이 첩첩인데 돈 몇푼에 누가 아이를 낳을 것인가. 따라서 출산장려는 단순히 눈앞의 유인책으로는 어렵다. 영국은 1997년부터 빈곤아동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sure start’ 캠페인을 벌여 16세 이하의 아동에게는 동일조건의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 프랑스도 2명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에 대폭적인 ‘가족수당’을 지급한다. 일본은 임신중인 예비엄마에게 까지 별도의 출산보조금을 주고있다.앞으로 출산장려정책은 인구수를 늘리는 접근보다 아동을 사회공동의 자산으로 생각하는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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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8.26 23:02

[오목대] '발암 민물고기'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은 인류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대표적 고전이며,전세계에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기폭제가 된 책이다.카슨은 이 책을 통해 당시 만능 살충제로 사용되던 DDT와 같은 유해물질 남용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치명적 피해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새 소리가 끊겨 침묵에 잠길 수 있는 봄을 더 늦기 전에 되찾자고 역설했다.최근들어 카슨의 경고가 철저히 무시당하는 사례가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빚어지고 있다.중국산및 베트남산 장어에 이어 중국에서 대량 수입되고 있는 붕어·잉어등 민물고기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은 충격적이다.검출 사실이 홍콩 검역당국에 의해 발표된 뒤에야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우리 검역당국의 현주소이고 보면 한심할 따름이다.이번 민물고기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은 섬유·목재의 염색에 주로 쓰이는 염료로 양식장의 세균 곰팡이 방지용으로 사용돼 왔다.그러나 암 유발위험 때문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상태다.중국에서도 2002년 부터 사용을 못하게 하고 있지만 일부 어민이 암암리에 쓰다가 이번에 적발된 것이다.올들어 우리나라에 들여온 민물고기 물량만도 5종에 8천여톤에 달한다.이미 상당 물량을 소비자들이 먹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중국산 먹거리가 우리 식탁을 점령하다시피 한 현실에서 이밖에 얼마나 많은 유해 농수산물이 버젓이 검역을 통과하여 우리가 섭취했을까를 생각하면 참으로 아찔하다.농수산물은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기 때문에 공산품 이상의 엄격한 검역과 통관절차가 필요하다.그런데도 우리의 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수입물량의 80% 정도를 서류및 육안검사로 통과시킬 정도라니 완벽을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이다.일부 선진국들이 실시하고 있는 현지에서의 검사는 엄두도 못낼 지경이다.또 다른 문제는 이처럼 수입된 농수산물이 국산으로 둔갑 판매된다는 사실이다.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차제에 정부당국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식탁에 앉을 수 있도록 중국산 농수산물 안전성 확보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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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5 23:02

[오목대] 민간위탁과 부가세

전주세무서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 대해 최근 3년간 전북도가 민간위탁금으로 지원한 돈에 대해 10억2,0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겠다고 소리문화의 전당측에 예고통지하였다. 한국에서 공공시설의 민간위탁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예고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에 이번에 세금이 부과되면 모든 민간위탁시설에도 세금이 부과되어 민간위탁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전주세무서는 전북도가 3년 동안 지원한 민간위탁금 90여억원을 영리 목적인 용역의 대가로 받은 돈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법 제7조(용역의 공급)의 규정에 따라 부가세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전주세무서는 “소리문화의전당 측도 스스로 영리성이 있다고 시인했다”고 말했다. 소리문화의 전당이 영리성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본 것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기 위탁 때부터 공연과 관련된 표를 팔면서 부가세를 환급받으면 유리하기 때문에 부가세를 신고하고 환급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가지고 위탁 전체가 영리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생각된다.전라북도는 소리전당뿐만 아니라 16개 시설을 민간위탁하여 120억원을 지불하고 있고, 전주시도 10여개가 넘는 시설을 민간위탁 운영하고 있고 다른 시군에서도 민간위탁이 늘어나고 있다. 소리전당과 마찬가지로 이들 위탁업체는 전혀 이윤을 남기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즉, 돈이 남으면 도나 시군에 반납하는 비영리적 운영체계를 택하고 있다. 더구나 위탁운영비보다 초과 지출되는 경우 위탁업체의 돈으로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즉, 손해는 볼 수 있어도 이윤은 전혀 남길 수 없는 구조이다. 이렇게 이윤을 전혀 남기지 않는 체계를 지닌 위탁을 영리목적의 용역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소리전당의 경우 도와의 위수탁 협약서 제7조 2항에도 ‘지원금은 위탁관리에 대한 대가가 아닌 소요경비의 실비보조금’으로 규정돼 있다. 다른 민간위탁시설도 비슷하다. 위탁시설의 관리운영을 위한 실비변상 성격의 보조금을 과세대상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그동안 이윤을 전혀 남기지 않는 체계로 문화시설과 복지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된 민간위탁을 이윤을 남기기 위한 용역으로 보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국세청은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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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4 23:02

[오목대] 처서(處暑)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로 바로 오늘이다. 글자를 풀이한다면 '더위가 돌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하늘에 걸친 구름들이 매우 청명하게 보인다. 이 때가 되면 논둑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하는데, 처서가 지나면 풀도 더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모기의 극성도 사라지고, 농부들은 여름내 매만지던 쟁기와 호미를 깨끗이 씻어 갈무리를 하기 시작한다.또 '입추에 비 오면 천 석을 얻고, 처서에 비 오면 십 리에 천 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 오면 십 리에 백 석을 감한다'고 할 정도로 처서의 맑은 날씨는 농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하니, 비구름은 저만치 물러가 있어야 한다. 지난번 폭우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도 버거운데 비가 계속해서 오락가락한다면 낭패일 수 밖에 없다.'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칠월과 팔월이 어정어정 또는 건들건들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는 것이다. 호미씻이도 끝나고 이제 추수할 일만 남았으므로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이 한가해진다는 것을 빗대어 이른 말이지만 요즘 농촌은 일년내내 바쁘기만 하다.시장이나 가게에 나가보면 요즘 여름과일들이 즐비하다. 처서 과일은 누가 뭐라해도 복숭아다. 중복에 참외, 말복에 수박, 처서에 복숭아, 백로에 포도가 제 철 과실로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도내 농촌의 어려움을 생각하여 제철 과일이라도 도민들이 많이 사주었으면 한다.이제 여름내내 흘렸던 땀과 수확에 대한 기대, 그리고 씻어 갈무리한 뒤의 여유 등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개울가의 물처럼 한가함이 느껴지는 계절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 때쯤이면 년초에 세웠던 계획들도 뒤돌아보고 남아있는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할지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정치권만 지저분한 싸움판같은 뜨거운 여름철이다. 우리에겐 가을이 왔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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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3 23:02

[오목대] 넥타이

우리가 착용하는 복장(服裝) 가운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액세서리 하나가 있다. 평상복을 입을 때는 별 상관이 없으나 정장을 할 때는 거의 필수품처럼 따라다닌다. 이 것을 매지 않으면 웬지 어색한 느낌이 들고, 맸다 하더라도 모양이나 색상이 어울리지 않으면 차림새를 구기기 십상이다. 바로 와이셔츠 목에 감아 매는 넥타이가 그것이다.넥타이는 크로아트(croate : 크로아티아의 경비병)가 루이 14세(재위기간 : 1643∼1715)를 받들기 위해 처음 파리에 왔을 때 목에 두르고 있던 천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1660년대에 영국으로 전해져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점차 서유럽 남성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로 퍼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넥타이의 모양은 디자인과 무늬 또는 매는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바뀐다. 스카프 형태, 띠 형태 등 수많은 형태의 넥타이가 매는 방식에 따라 모양이 각각 다르게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넥타이 매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의 유행감각이나 성격까지도 알 수가 있다고 한다.정장을 하면 왜 넥타이를 매야 하는지 그 유래를 아는 사람은 드물지만 우리는 거의 습관적으로 아침 출근길에 넥타이를 맨다. 깃이 빳빳한 흰 와이셔츠에 약간 탄탄한 느낌이 들 정도로 넥타이를 매야 직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다. 어떤 멋쟁이는 목이 꽉 조이는 와이셔츠에 손가락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넥타이를 동여매기도 한다.그러나 넥타이를 너무 단단히 조여맸다가는 뜻밖의 화를 당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넥타이를 타이트하게 매면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아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의학전문가들은 “깊은 곳에 있는 동맥과 달리 비교적 피부가 가까이에 있는 정맥은 넥타이를 매는 정도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뇌에서 심장으로 내려오는 혈액이 저항을 받아 뇌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진다”며 넥타이를 맬 때 각별히 조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본디 우리 것도 아닌 넥타이를 가지고 왜 이렇게 속박을 당하고 있는지 정말 아이러니컬 하다. 품위를 잃지 않는 복장이라면 꼭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뒷말이 없는 의복문화가 하루빨리 뿌리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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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2 23:02

[오목대] 협의와 배려

협의(協議)의 정의는 이러하다. ‘〔명사〕 〔하다형 타동사〕 〔되다형 자동사〕 여럿이 모여 의논함. 서로 논의함. 협상. 대책을 협의하다. / 협의 사항을 알리다. (비슷한 말) 합의(合議). ’ 그리고 이런 협의를 위한 모임을 흔히들 협의회(協議會)라고 부른다.협의회란 명칭을 들으면 우리는 딱딱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대개 이런 이미지는 협의회 앞에 붙는 격식적인 수식어들 때문이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경제단체협의회, 공익광고협의회, 국민생활체육협의회, 민족통일중앙협의회 등등의 명칭은 우리 서민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는 단체들이어서 ‘협의’란 단어에서 근엄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나라의 장래를 위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모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실 자주 모임을 갖는다. ‘협의’의 정의가 그러하듯이 우리는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일을 무심결에 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모임도 그러하고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취미, 종교 등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굳이 따지고 보면 ‘협의’의 범주에 해당한다.달리 표현하자면 협의는 ‘모임’의 한 형태로 정리된다. 그 모임의 성격이 ‘의논’을 위한 자리라는 점이 다른 모임과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의논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태도로 그 모임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본래의 의미대로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의논을 하는 모임도 있지만 상당수 모임은 분쟁의 장소로 바뀌고는 하기 때문이다.천국과 지옥에는 식사시간이 되면 모두 팔 길이보다 긴 젓가락을 들고 식사를 한다는 예화가 있다. 천국에서는 그 긴 젓가락을 들고 상대방을 먹여 준다고 한다. 하지만 지옥은 그 긴 젓가락으로 자신의 입에 음식을 넣으려다 결국 끼니를 거르게 된다는 것이다.흔한 예화이기는 하지만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천국과 지옥이 그 환경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이다. 바로 사람 그 자신이 주위환경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만든다는 이야기이다.전라북도가 예전만 못 하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그 이유가 외부에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단히 높은 투서율과 근래 일어난 몇 가지 전국적인 사건 등을 보면서 어려울수록 상대방을 더욱 배려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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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20 23:02

[오목대] 회고록

요즘 서점에 가면 회고록이나 자서전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유명 정치인에서 필부에 이르기 까지 자신의 걸어온 길을 기록한 것들이다. 고위공무원이나 교장 등을 지낸 분들도 퇴직을 전후해 자신의 글과 함께 발자취를 싣는 경우도 흔해졌다. 서점에서 이들 유명인의 회고록을 훑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김수환 추기경의 ‘추기경 김수환이야기’,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My Life)’, 리영희 교수의 ‘대화’ 등은 유익하고 시대적 교훈을 담고 있다. 중국의 장쩌민 주석과 김대중 대통령도 회고록을 집필중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회고록 집필에 작가를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쓴 ‘나의 편(My Side)’은 1백만부 이상 팔렸지만 대필작가가 써 준 것이다. 미국에서는 20-25 달러만 주면 전기를 써주는 대필업이 성업중이라고 한다. 전기대필 사이트에 가입한후 자신에 관한 250여 항목에 대답하면 된다. 최근 나온 회고록 가운데 박철언씨의 ‘올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이 화제다. 그는 6공시절 노태우 대통령의 신임에 힘입어 황태자로 통했던 인물이다.이 책에는 전직 대통령이나 재벌 총수에 관한 뒷얘기가 많이 나온다. YS와 DJ가 서로 비난하고, 전두환이 노태우를 ‘대통령이라도 귀싸대기를 맞아야 한다’고 하는 막말도 들어있다. 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3당 합당의 뚜쟁이 역할을 하는 대목도 의외다.특히 자신을 구속한 악연이 있어서인지 YS에 대해서는 칼날을 세운다. YS가 3당 합당을 전후해 노태우 대통령으로 부터 40억원 +α를 받았고 민자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되자 5살 연하의 노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렸다는 대목도 흥미롭다. YS 또한 2001년 펴낸 회고록에서 DJ와 이회창 총재 등을 가차없이 씹어댔다. 이들의 회고록은 종전 덕담으로 일관하던 형태와 달리 공격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당시 정치이면을 적나라하게 까발긴다. 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데가 있다. 그것은 ‘제 똥 구린줄 모른다’고 자신에 대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모름지기 회고록에는 자신을 처형대에 올려 놓을 만한 용기와 겸손이 배어 있어야 한다. 나아가 사료적 가치까지 남길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미래를 위한 회고록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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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19 23:02

[오목대] 반달가슴곰

곰은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어서인지 우리 민족에게는 친근한 동물로 꼽힌다.어두운 동굴에서 쑥 한 뿌리,마늘 20쪽만으로 백일기도를 올린후 인간이 돼 단군을 낳았다는 신화를 통해 한민족은 곰에게 신성(神聖)까지 부여했다.한반도 전체에 걸쳐 폭넓게 살았던 반달가슴곰과 불곰이 결정적으로 수난을 당한것은 일제때 부터이다.일제는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해수구제(害獸驅除)’라는 명목으로 남획을 방치했다.게다가 웅담이 정력제로 잘못 알려지면서 밀렵꾼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포획되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도 반달곰의 멸종위기를 가속화한 요인이다.반달가슴곰은 몸통의 색깔이 검고,가슴에는 V자 모양의 흰색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몸길이는 대략 150∼180Cm이며 겨울에는 동면한다.잡식성으로 취나물,머루,산딸기 등은 물론 꿀벌,개미,물고기,조류 등을 잡아먹는다.특히 곰은 먹은 열매의 씨앗을 여기저기 배설해 종자를 퍼뜨릴 뿐 아니라 나뭇가지를 마구꺾기도 하는데 이는 다음해에 열매를 많이 맺게 하는 전지효과를 내 생태계의‘깃대봉’으로 불리기도 한다.반달가슴곰은 지난 82년 천연기념물 제 329호로 지정됐으며,2002년에는 야생반달곰이 지리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에 의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그후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의 위험성을 줄이면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개체수 증대 차원에서 정부가 북한 동물원에서 8마리와 러시아 연해주에서 5마리를 들여와 모두 13마리의 반달가슴곰을 방사했다. 올해 4월 북한에서 들여와 지난달 방사한 20개월 짜리 암컷 ‘낭림32’가 엊그제 밤나무농장을 하는 농민이 설치해 놓은 올무에 걸려 비명횡사했다.실화를 소설과 영화로 옮긴 ‘야생의 엘자’는 아프리카의 동물관리인 아내가 암사자 새끼 한마리를 주워다 키워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얘기다.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야생동물의 방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멧돼지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막기 위한 농민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이런 식이라면 아무리 반달곰 방사를 늘려봤자 또 다른 비극만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당국의 철저한 지도 단속도 필요하지만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이 바로 잡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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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18 23:02

[오목대] 최저가격보상제

할인마트가 늘어나면서 소매점의 경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대형할인마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같은 지역 내에 있는 다른 상점보다 물건이 비싸면 보상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최저가격으로 물건을 판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어 다른 마트에 대한 가격비교우위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어떤 할인마트는 최저가격이 아니면 5천원을 보상해주고 다른 할인마트는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최저가격을 보상받기는 매우 어렵다.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개 상대 점포에서 파는 당일 가격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일 가격을 증명하기 위해 당일 영수증이나 날자가 찍힌 전단지를 가지고 가야 한다. 즉, 최저가격을 보상받기 위해 물건을 사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저가격보상제에 대한 광고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단순히 신고만 하면 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실제 필자가 한 대형할인마트에서 7만9천원짜리 카세트를 1만원 할인권이 있어 이를 제출하고 6만9천원에 샀는데 마침 다른 곳에 들렀다가 정상가격이 6만9천원인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7만9천원이 최저가격이고 최저가격에서 만원을 할인받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정상가격이 6만9천이어 화가 났었다. 그래서 정상가격 6만9천원짜리 물건을 사서 그 영수증을 원래 대형할인마트에 제출하여 최저가격 보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할인가격인 6만9천원보다 싸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최저가격보상을 받는 것은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다. 또한 최저가격보상제는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 서로 가격을 동조하도록 하는 경향이 크다. 완전 경쟁이 이뤄질 경우 업체들이 서로 가격을 계속 내려야 하지만 그러면 서로 힘들기 때문에 서로 가격을 동조하거나 담합하는 경향이 자주 나타난다. 최저가격보상제를 통한 소비자들의 신고가 상대 업체의 가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업체가 가격동조를 깨기가 쉽지 않다. 결국 최저가격보상제가 대형할인업체들이 최저가격이라는 각인을 위해 시행하는 전략이다. 마케팅 수단일 뿐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크지 않다. 대형마트들이 서로 가격동조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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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17 23:02

[오목대] 초토화

농촌 공동화, 농업 황폐화, 농산물 초토화, 바로 이것이 우리 농촌의 현주소다. 농업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도농간의 소득격차가 더 심화되고 농사를 지을수록 부채만 쌓여가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수입개방의 파도가 물밀듯이 덮쳐들어 연쇄붕괴현상이 우리 농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우리 농업의 사활을 쥐고있는 수입개방, 여러번의 시행착오로 신뢰를 잃어버린 농정, 농업투자 무용론을 펼치는 일반인들의 반응, 사회 전반에 만연한 농업경시 풍조, 일부 농업인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우리 농업의 장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무엇보다도 우리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한데 상생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도 국민의 신뢰와 선택을 받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농업 뿐만이 아니다. 유통시장의 개방은 우리의 안방의 금고를 송두리째 대형유통업체에 헌납하고 있는 형상이다. 재래시장의 공동화, 지역경제의 황폐화, 중소상인의 초토화 바로 이것이 우리 지방 유통업의 현주소다. 주민들은 그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너도나도 대형유통점으로 몰려가고 있다. 지방행정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중소상인들마저 무기력증에 빠져 거의 포기상태에 처해있다.최근 전주에 외국계 대형할인점이 문을 열었다. 점포 주변의 교통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납품차량들이 도로를 무단점유하고 있다. 고객공간이 열악한 점포구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드는 인파에 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들의 판매행태는 이제 곧 오만함을 넘어서 뻔뻔스러워 질지도 모른다. 지역경제를 초토화시키는 공룡같은 대형유통업체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우리는 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과 농업의 현실이 너무나도 비슷하다. 중소상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문닫는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그들이 바로 우리들의 형님, 동생, 누나, 오빠다. 그런데도 대형유통점의 주차장이 연일 만차라면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는 소비자이고 지역경제활성화는 헛구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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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16 23:02

[오목대] 사수강과 사호강

한 전라도 청년이 미국 유학을 갔다. 그런데 기숙사를 같이 쓰게 된 동료는 미국인이었다. 나름대로 영어를 한다고 하는 그 청년이 버리지 못하는 말투가 하나 있었다. 전라도 특유의 ‘∼잉’이었다. 이런 말투는 영어 사용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말 끝에 곧잘 ‘∼잉’을 쓸데 없이 붙이곤 하였다. 같은 방을 쓰던 미국인은 당연히 이런 말투가 거슬렸는데 어느 날 문득 그런 말투를 쓰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다른 이야기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사례가 있다. 두루마리 화장지가 식탁에 놓여 있는데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때 외국인들은 자신이 한국 사람이 다 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한다.문화를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가랑비에 옷 젖듯 하는 것이 바로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접촉하게 될 때에는 말하지 않아도 그 우열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서양 사람들 앞에만 서면 우리나라는 금새 ‘저희 나라’로 바뀌곤 한다. 문화적 열패감(劣敗感)때문이다. 반대로 동남 아시아 등의 나라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 지나칠 만큼 우쭐해지는 한국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화는 풍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름대로의 습속이다. 그러니 어느 문화가 우월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얼마 전 문화관광부와 광복60주년 기념 문화사업 추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일제문화잔재 바로알고 바로잡기’시민제안공모 심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총 606건의 시민제안 중에서 으뜸상은 우석대 조법종 교수의 제안이 선정됐다. 조법종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경강과 영산강은 일제의 식량기지정책 시 본래의 사수강과 사호강이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바꿔 불렀다는 것이다.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여기에도 유효하다. 일제의 잔재를 지우기 위해서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미 일상이 되어 버린 만경강과 영산강이 사수강과 사호강으로 불리기까지는 한참의 세월이 또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바로 잡는데도 상당한 노력이 전제된다. 그렇지 않으면 일회적인 광복기념 행사의 하나로 묻혀 버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부여에 가 보면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나이 든 일본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제 시대의 흔적을 찾으려는 이들이 헛걸음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8.15 23:02

[오목대] 고해성사(告解聖事)

느닷없는 고해성사(告解聖事) 파동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 고해성사가, 재계에서는 두산구룹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서 터져나온 고해성사가 국민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여 의혹과 비난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언론의 특종 취재로 시작된 국정원(옛 안기부)의 불법 도·감청 건은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불법 도·감청이 자행됐다”는 고해성사성발표가 있은 이후 사건의 본말의 전도되어 여름 정국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국정원이 누구의 지시로 불법 도·감청을 했는가, 했다면 그 대상이 어디까지이며 도·감청된 내용은 무엇인가일텐데, 고해성사를 한다며 “김대중 정권 때도 도감청을 했다”고 발표를 하는 바람에 사건의 핵심이 변질돼 엉뚱한 정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사태가 심상치 않자 노무현 대통령까지 직접나서 “아무런 음모도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을 했으나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의혹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노 대통령이 야권을 향해 집요하게 연정을 제의하다 거절당한 끝에 벌어진 일이라 오해가 생길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또 재계에서는 형제의 난이 벌어지고 있는 두산그룹에서 연일 고발성 고해성사가 이어져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룹측은 과거를 털고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려는 용기있는 결단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눈치지만, 상대 허물을 들춰내는 고해성사라는 점에서 그 순수성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같다.고해성사는 본래 가톨릭에서 세례받은 신자가 사제(司祭)에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일을 말한다. 판공성사 또는 고백성사라고도 한다. 고해성사를 할 때는 그동안 지은 죄를 생각해내는 성찰, 생각해낸 죄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아파하는 통회, 통회한 죄에 대해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는 정개, 성찰하고 통회하고 정개한 죄를 겸손하게 사제에게 고백하는 고명, 그리고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보속 등 다섯가지 요건을 갖춰야 참된 고해성사라 할 수 있다.고해성사를 통해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거나 남에게 책임을 뒤집어쒸우려 한다면 고해성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런 고해성사는 죄를 사(赦)해주는 것 아니라 고해성사를 능멸한 죄 하나가 더 추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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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8.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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