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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이제는 속도전이다

나경균 (국민의힘 김제부안당협위원장) 전북의 희망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의 땅, 약속의 땅 새만금! 노태우 정권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새만금을 찾아 장밋빛 공약을 하였다.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지난 새만금의 30년은 전북도민에 대한 장밋빛 희망고문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여권 대통령 후보가 어김없이 새만금을 다녀갔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또 다른 30년을 우리는 기다려야만 된다는 염려와 걱정이 앞선다. 이제 새만금은 속도전이며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나는 지역구가 김제, 부안인지라 얼마 전에도 새만금 지역을 둘러보았다. 정말 가슴이 아프도록 시려왔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로서 태양광이나 풍력발전도 중요하지만 새만금을 태양광발전 하려고 대한민국 지도를 바꾸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만약 새만금이 우리 전북이 아닌 영남 지방이나 타 시도에 위치해 있다면 과연 지금의 모습은 어떠했을지를 상상해본다. 정치권은 숲 전체를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새만금 사업은 언발에 오줌누기 식 찔끔 예산이 아니라 대통령이 통 큰 결단을 내려 최대 국책사업 답게 임기 5년 내에 끝장내겠다는 각오로 지원한다면 자연스럽게 민간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하고 외국 기업들도 밀물처럼 밀려 들어와 성공적인 마무리 완성을 이룩할 것이다. 다행스럽게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지난 10월 21일 전북윤공정포럼 발대식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새만금을 국제투자진흥지역으로 지정하여 세계 최고의 국제자유도시로 재탄생시켜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하였다. 따라서 나는 새만금복합리조트호텔 건립과 새만금 국제해양영화제 개최 등 2가지를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제안하였다. 과거에는 관광레저 산업이 자연경관이나 문화유적지 등을 탐방하며 구경하는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한곳에서 먹고 쉬고 그 지역의 특색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트렌드가 바뀌었다. 새만금은 공항과 항만, 철도가 어우러진 교통 인프라와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춘 지리적 장점이 있다. 특히 산동반도에서 2시간 이내의 거리(칭따오 1시간 25분, 상해 1시간, 베이징 1시간 40분), 동남아(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6시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만약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마카오 더 베네치안 리조트호텔 등과 같은 복합리조트호텔이 건립된다면 관광레저 등에서 국제적 무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본다. 프랑스의 작은 지방도시 칸느는 영화제로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으며 미국 콜로라도주 아스펜시(市)도 록키산맥의 폐광촌에 열약한 지리적 조건에도 창조적인 정책구상을 통해 세계적인 음악 도시로 재탄생한 지역발전의 좋은 예이다. 이와 같이 새만금도 국제해양영화제를 통해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와 더불어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관광레저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 새만금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전파할 보고이다. /나경균 (국민의힘 김제부안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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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7 15:00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 봉안행렬 재현, 무주군민의 또 다른 긍지

황인홍 무주군수 지난 11월 16일 무주군 무주읍 일원에서는 특별한 행사 하나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 봉안행렬 재현 행사였다. 코로나 시대인 요즘에는 위드코로나가 선포됐다 하더라도 행사라고 하면 어떤 행사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봉안행렬 재현 행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히 컸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졌다. 봉안행렬 재현단 무리가 남대천교 사랑의 다리를 지날 때는 근래 보기 드문 인파가 몰들었다. 집합금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행렬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 장면을 자부심긍지자랑 따위의 간단한 어휘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왕들의 행적과 치적을 기록해 낱낱이 기록한 보물 같은 존재다. 어찌 보면 조선왕조의 혼과 심장이 담겨 있는 사료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귀중한 것이 내 고장 무주의 적상산에 보관돼 왔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성이라는 면에서 무주의 자랑거리요 보배이자 엄청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1634년 우여곡절 끝에 무주에 봉안됐다 한다. 여진족이 세운 후금(나중에 청나라)이 매우 강성해져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후금의 존재는 조선에 큰 두통거리였다. 국경선 가까이 묘향산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후금 침략 시 멸실될 수 있는 것도 걱정거리의 하나였다. 묘향산 사고본 실록을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정에서는 실록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격론이 벌어졌다. 마침내 낙점된 곳은 무주군(당시 무주현) 적상산. 조정의 왕과 신료들은 적상산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리하여 1634년 12월 묘향산사고에 있던 13명 임금(태조~명종)의 실록과 일반서적들이 적상산사고로 이송, 봉안된다.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적상산이다. 묘향산 조선왕조실록이 이토록 의미심장한 적상산으로 이송됐던 배경이다. 이송된 조선왕조실록은 300년 가량 적상산에서 무주와 함께했다. 자칫 역사는 흐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아니다. 역사라는 토대 위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무주군과 무주문화원은 역사를 사랑하는 붉은 마음으로 조선왕조실록이 적상산에 봉안되는 순간을 재현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일단 철저한 고증을 끝냈다. 그런 다음, 2019년 처음 재현을 실시했고 2020년엔 코로나 방역차원에서 쉬었으며 지난달 16일 두 번째 재현 행사를 가졌다. 사실성 있게 잘 재현했다. 이것이 재현에 대한 평이다. 왕조실록을 봉안하는 지역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주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자부심은 군민과 군청이 함께 지켜 나가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의 봉안행렬 재현을 영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문화적 자부심을 제고시키는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현 행사를 관광역사 자원으로 개발한다면 그 자부심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재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무주군은 문화예술의 산실로 꼽히는 최북미술관 1층 전시관에 역사문화 콘텐츠 장을 만들었다. 이곳에 군은 모형물과 함께 반차도(그림)와 디오라마(모형)를 설치해 묘향산 사고본 이안 및 봉안 과정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를 무형문화재로 등록해 무주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의 맥으로 살린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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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6 14:57

협동조합과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국영석 완주고산농협조합장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인구구조의 변화 등과 맞물려 일자리 생태계는 더욱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산업의 쇠퇴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전통적인 일자리는 줄어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변화의 속도는 적응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지역의 일자리 상황은 더 복잡하다. 일손은 부족한데 일할 사람은 없고, 일자리를 갖고 싶은데 일할 곳이 마땅치 않은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늘리기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기업의 과감하고 새로운 고용전략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스스로 이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실험과 도전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고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현재 2만 20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전라북도에도 1400여 개의 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협동조합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경제활동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양적인 성장에 비해 조합원 수, 출자금, 영업이익 등 경제조직으로서의 내실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협동조합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조직의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 더 많은 정책적 지원과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협동조합이 지역경제의 든든한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으려면 자치단체와 기업, 지원조직과 협동조합 당사자 간의 긴밀한 협력과 책임 있는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자치단체는 협동조합의 설립을 준비하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기업은 상생의 자세로 일거리를 나누고, 지원조직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각종 실무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협동조합 또한 스스로 결속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기반한 경제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자발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협동조합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협동조합은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수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새로운 농업기술에 기반한 농촌 지역의 일자리 수요는 일자리협동조합 방식으로 의미 있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치단체와 농협이 일자리 플랫폼을 만들고 일자리가 필요한 귀농귀촌인과 이주민 노동자들이 일자리협동조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지역과 수요자 모두에게 상생이 되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열렸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주최하는 이 행사가 유럽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하니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19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협동조합 운동은 서로 도우면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이미 두레, 품앗이와 같은 훌륭한 협동조합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윤이 최고의 가치가 된 물질만능주의의 물결 속에서도 서로 돕고 함께 공동체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국영석완주고산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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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5 14:29

스마트한 소비습관이 바로 에너지 절약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무난했던 작년 전력수급과 달리 올 여름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함께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생산의 증가로 전력수급 위기가 우려되었으나 다행히 2011년과 같은 전력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선진국으로 불리는 우리 대한민국이 매년 여름철과 겨울철의 반복되는 전력수급 위기를 겪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력피크는 날씨로 인해 난방이 집중되는 2~3시간 잠깐이다. 이 순간의 예비력 확충을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여 전력공급에 치중하는 것에 동의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에너지는 우리가 경제활동을 비롯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재화(財貨)로 사용하기 위해 전기와 가스, 유류로 가공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용하고자 만들어진 재화를 단순하게 안쓰는 것이 절약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에너지를 막연하게 낭비하기보다 우리가 필요한 시간과 장소, 즉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절약은 실천하기 쉬운 현명한 소비습관이다. 겨울철 에너지절약을 위한 방법은 크게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난방기기의 적절한 사용, 둘째는 단열, 셋째는 따뜻한 온맵시로 건강온도 20℃ 지키기이다. 먼저, 가정에서 사용하는 보일러 상태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보일러의 그을음이 있다면 열교환기 문제로 가스가 불완전 연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연료가 낭비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온수파이프에서 물이 누수되는 경우는 보일러가 자동적으로 온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간주해 온수가열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료를 사용하므로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과 사무실에서는 적정 습도를 유지하여 난방 열이 실내에서 잘 전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바늘구멍, 황소바람이라는 말이 있듯 틈새로 새는 난방열이 없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생활하는 건물에서 추운 외기(外氣)가 쉽게 들어오는 곳은 당연히 창문과 출입문일 것이다. 문틈 새에 문풍지를 사용하거나 창문에 우리가 뽁뽁이라고 부르는 단열시트를 사용하면 실내온도를 3℃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천해야 하는 생활습관은 난방만으로 실내온도를 높이기 보다 내복, 가벼운 가디건과 후리스 집업 착용을 병행하는 방법이다. 지나친 난방은 가뜩이나 건조한 겨울날씨에 실내 습도를 더욱 낮추게 되므로 따뜻한 온(溫)맵시로 약간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겨울철 적정온도인 20℃를 준수하면 난방비 절감과 함께 건강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드린 겨울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주신다면 난방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난방기구의 올바른 사용과 단열을 통한 실내온도 3℃ 상승, 내복과 가벼운 외투 착용으로 4~5℃의 체감온도만 상승시킨다면 약 20~30% 이상의 난방비(실증연구에 따르면 1℃ 온도 조절시 난방에너지 약 6% 절감)를 절감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적정난방온도를 통한 에너지 절약은 전기 스토브 사용의 증가와 EHP의 전기시스템 난방 확대 등 가뜩이나 전력에 집중된 에너지 소비의 상황에서 반복되는 겨울철 전력피크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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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1 17:47

조선왕록실록 적상산사고 봉안행렬 재현, 무주군민의 또 다른 긍지

황인홍 무주군수 지난 11월 16일 무주군 무주읍 일원에서는 특별한 행사 하나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 봉안행렬 재현 행사였다. 코로나 시대인 요즘에는 위드코로나가 선포됐다 하더라도 행사라고 하면 어떤 행사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봉안행렬 재현 행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히 컸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졌다. 봉안행렬 재현단 무리가 남대천교 사랑의 다리를 지날 때는 근래 보기 드문 인파가 몰들었다. 집합금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행렬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 장면을 자부심긍지자랑 따위의 간단한 어휘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왕들의 행적과 치적을 기록해 낱낱이 기록한 보물 같은 존재다. 어찌 보면 조선왕조의 혼과 심장이 담겨 있는 사료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귀중한 것이 내 고장 무주의 적상산에 보관돼 왔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성이라는 면에서 무주의 자랑거리요 보배이자 엄청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1634년 우여곡절 끝에 무주에 봉안됐다 한다. 여진족이 세운 후금(나중에 청나라)이 매우 강성해져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후금의 존재는 조선에 큰 두통거리였다. 국경선 가까이 묘향산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후금 침략 시 멸실될 수 있는 것도 걱정거리의 하나였다. 묘향산 사고본 실록을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정에서는 실록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격론이 벌어졌다. 마침내 낙점된 곳은 무주군(당시 무주현) 적상산. 조정의 왕과 신료들은 적상산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리하여 1634년 12월 묘향산사고에 있던 13명 임금(태조~명종)의 실록과 일반서적들이 적상산사고로 이송, 봉안된다.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적상산이다. 묘향산 조선왕조실록이 이토록 의미심장한 적상산으로 이송됐던 배경이다. 이송된 조선왕조실록은 300년 가량 적상산에서 무주와 함께했다. 자칫 역사는 흐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아니다. 역사라는 토대 위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무주군과 무주문화원은 역사를 사랑하는 붉은 마음으로 조선왕조실록이 적상산에 봉안되는 순간을 재현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일단 철저한 고증을 끝냈다. 그런 다음, 2019년 처음 재현을 실시했고 2020년엔 코로나 방역차원에서 쉬었으며 지난달 16일 두 번째 재현 행사를 가졌다. 사실성 있게 잘 재현했다. 이것이 재현에 대한 평이다. 왕조실록을 봉안하는 지역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주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자부심은 군민과 군청이 함께 지켜 나가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의 봉안행렬 재현을 영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문화적 자부심을 제고시키는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현 행사를 관광역사 자원으로 개발한다면 그 자부심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재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무주군은 문화예술의 산실로 꼽히는 최북미술관 1층 전시관에 역사문화 콘텐츠 장을 만들었다. 이곳에 군은 모형물과 함께 반차도(그림)와 디오라마(모형)를 설치해 묘향산 사고본 이안 및 봉안 과정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를 무형문화재로 등록해 무주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의 맥으로 살린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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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1 15:08

공공체육시설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고창군 파크골프장 난립 막아야

최인규 고창군의회 의장 정부주도의 산업화 정책 속에 도시는 과밀화 되고, 농촌은 인구절벽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듯 지방인구감소가 시작된 지 오래다. 감소하다 못해 이제는 소멸위기 지역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글프게도 내 고장 고창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 울음소리가 그친지 오래고, 들판에는 어르신들만이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하다. 빠듯한 우리 재정을 민생경제 회복, 농촌경제 활성화에 주력해야할 때인 것이다. 그간 필자는, 각 읍면 균형발전을 위한 필수 시설은 기존처럼 14개 읍면에 두 돼, 그 외 부수적인 시설 등은 고창군을 동서남북부권과 중심권,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의정활동 기간 동안 변함없이 주장해왔다. 그간 무분별하고 산발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업 간 연계와 과감한 통합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창군에는 각 읍면별로 체육관이 하나씩 들어서 있다. 그러나, 상당한 예산을 들여 유지하고 있는 각 체육관의 연평균 이용일수는 1년 365일 중 40일도 채 되지 않는다. 면 단위의 불 꺼진 체육관을 볼 때마다, 20여 년 전 본인이 제안했던 대로 서너 개의 인접 면을 하나로 묶어, 하나씩만 체육관을 지었다면 지금과 같은 예산낭비는 막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원거리 이동이 자유로운 요즘 체육관이 굳이 집 가까이 위치할 필요는 없으므로. 다른 공공체육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요즘, 노인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파크골프장을 지어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체육관 건립 사례를 교훈삼아, 민원에 이끌려 각 읍면에 하나씩 파크골프장을 짓는 일이 없도록 파크골프장만큼은 권역별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공음면 파크골프장 건립에 대해 고창군의회에서 재논의 하고자 했던 이유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고창군의 인구연령성별 등이 전체적으로 고려된 중장기적 종합개발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곳에 체육시설을 건립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자 함이었다. 각자의 지역이 자기만의 개성과 경쟁력을 지니고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고창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 나가야 한다. 권역별 사업추진을 통해 절감된 예산을 지역특화사업 육성에 투자한다면 고창군은 소멸에 대한 불안을 내려놓아도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권역별 시설물을 기꺼이 나눠 쓰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최인규 고창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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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9 16:43

새만금30년 뿌리 제대로 알자

김철규 시인 전 전북도의회 의장 역사는 정확성이 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하여 왜곡됨이 없어야 한다. 2021년 11월28일은 오늘의 새만금사업『새만금간척종합개발』기공식을 한 날이다. 한반도에 새 역사를 쓰는 새만금사업은 30년을 맞이했지만 과연 최초에 누구의 제안과 사업시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과연 옳은가하는 점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어 이를 밝혀 주려하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새만금 뿌리』라는 책자에서 1986년 1월 서해안 간척사업 장기개발사업 수립, 1986년 3월-12월 새만금지구 계획구상 및 답사실시, 1987년 10월17일 새만금지구 타당성 조사내용 대통령 보고 등으로 되어있으며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91년 11월 28일 역사적인 기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작고),농림부장관과 정부 관련인사, 전북에서는 최용복 도지사, 김철규 전북도 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자리로 천지개벽을 이루는 현장이었다. 필자는 전북일보 기자 재직당시인 1978년 우리나라 언론기관에서는 최초로 국토확장과 식량안보라는 차원에서 전북의서해안에 대단위 간척사업을 하자는 정책기사를 쓴 본인이다. 처음에는 편집국동료들로 하여금 황당무계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는 고군산군도 야미도 섬이 고향으로 금강과 만경강사이의 옥구 앞(비행장) 바다가 간조인 썰물에는 광활한 모래바탕이 보이거나 수로조차 수심이 낮아 어선(풍선)도 다닐 수 없는 일을 보아왔다. 이러한 일을 필자로서는 이 넓은 모래바탕을 육지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이 새겨져있어 기사를 쓰게 된 것이다. 대단위간척사업 기사에 관심을 가져온 황인성 도지사는 1985년 농림장관으로 발탁되어 감에 따라 정부차원의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농어촌공사는 다양한 계획 수립 등 진행을 하지만 추진이 제대로 안되고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따라서 전북도민의 숙원사업으로 떠올라 있어도 진척이 없음에 대해 부안 이희천 국회의원(작고)과 김원기 국회의원(정읍.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 협의 끝에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작고)과 민주당 김대중 총재(15대 대통령 작고)와의 영수회담 일정이 나옴에 따라 당 차원에서 새만금사업에 대해 담판을 내기로 입장정리를 했다. 김 총재는 영수회담에서 새만금사업 시행확답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노 대통령은 1991년 2월6일 전북을 찾아 관계 장관에게 새만금사업을 적극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사업시행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필자는 전북일보 현직에 있을 당시 농어촌공사 사장으로부터 경계해역 현지답사요청을 받고 두 번이나 답사를 했다. 그것이 오늘의 비응도에서 야미, 신시, 가력도, 부안 대항리까지 34.9km 제방이다. 또한 추진과정에서 전북도 새만금담당관실에 황점동 담당관과 함께 연안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필자는 1990년 12월 전북의 미래에 대한 대 토론회에서 새만금에는 국제공항, 국제항, 최첨단 과학단지, 고군산을 중심한 국제 벨트형 관광단지조성 등 4대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새만금사업 이전에 옥구 앞 바다 등에 간척사업을 하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오늘의 새만금사업시행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으나 시발점에 대한 새만금사업은 최초의 전북일보 기사 작성자인 김철규와 황인성 도지사, 김원기, 이희천 국회의원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기원의 역사는 사실이 생명력을 갖는다. /김철규 시인 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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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8 16:38

야외활동 중 ‘골절사고’ 대처와 안전수칙

장수소방서 김장수 서장 산과 들 곳곳이 붉게 물들며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덧 겨울 문턱에 들어서 버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콕생활을 하며 답답하고 우울해하던 사람들은 위드 코로나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자 야외에서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모처럼의 자유가 소중하고 반가우면서도 감염 재확산이 우려되는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증가하며 야외에서 자전거나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타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들뜬 마음으로 긴장을 풀고 즐기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에 넘어져 다치거나 부딪치는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항상 도사리고 있어 항상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시 혹여 사고로 골절이 발생한 경우 병원 또는 응급실까지 신속하게 이동하기가 어렵다. 이에 골절사고가 발생하면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올바른 응급처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부상의 원인과 부위를 확인하고 손상 부위를 안정되게 고정한다. 골절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 상태에서 주변에 단단한 나무판자, 종이상자, 부목이 될 만한 물체를 이용하여 움직이지 못하도록 위 관절과 아래관절을 모두 고정하여 통증을 경감시키고 추가 손상을 막는다. 둘째 골절 부위를 억지로 맞추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골절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절 부위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려고 무리한 시도는 골절이 발생한 주변의 근육, 인대, 혈관, 신경 등을 더 손상될 수 있으므로 손상 부위의 형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고정한 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셋째 골절 부위에 출혈이 있으면 지혈해야 한다. 골절 부위에 피부가 찢겨 피가 나는 경우 외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깨끗한 수건, 거즈, 천을 이용하여 지혈하는 것이 좋다. 넷째 냉찜질을 해준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부러진 뼈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덜 느끼게 해주는 진통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때 얼음을 골절 부위에 직접적으로 갖다 대는 것보다는 얼음을 비닐봉지 안에 넣고 밀봉 후 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인리히의 법칙에 의하면 한 번의 주된 중대 사고가 있기까지는 29회의 경미한 재해 및 작은 사고들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300여 회의 사고 징후들이 있었다고 한다. 즉 소소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게 되면 나중에 경상중상을 입는 큰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위험 순간을 모면했다 할지라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생각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 안전 습관을 형성하여 모두가 즐거운 야외활동을 하였으면 한다. 야외활동 시작 전 충분히 스트레칭, 헬멧과 무릎 보호대 등 보호 장구 착용 등 소소한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장수소방서 김장수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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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4 17:01

고향사랑기부금 1호, 어때?

이덕춘 변호사 지난 9월 고향사랑기부금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은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경제적 침체로 피폐해져가는 지역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모든 사회경제구조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국민의 50% 이상이 살고 있다. 지방과 비교해 인구의 과밀화보다 부의 집중현상은 더 큰 실정이다. 그러나 가용한 토지가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도시재개발과 대규모 택지개발 등 각종 개발 사업은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좁은 공간에 인구가 몰리면서 부동산가격상승과 부의 편중으로 인한 양극화현상은 많은 사회문제와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한때 지방 중심도시에 혁신도시를 건설하는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도가 무색하리만치 수도권의 인구는 포화상태인데 반해 지방은 인구감소로 지역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수도권을 벗어난 전국 대다수 시군은 인구수도 적지만 고령인구에 치우쳐 생산성이 부족하고 재정자립도도 낮아 지역이 붕괴할 위험에 처해있다. 지역소멸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주거와 취업여건 등 생활기반 인프라가 취약하여 더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고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이 사라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지방에 뿌리를 내리고 수대 이상 살아온 지역공동체의식과 지역문화의 원형질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로 지역 소멸은 곧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다양성이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고향사랑기부 법제화는 지역연고가 있는 도시민에게 고향사랑을 일깨워 낙후된 지역에 관심을 갖게 하고 열악한 지방재정에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산업화시기에 출향하여 정착한 사람들로 고향을 지방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기부금제도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애정이 있는 출향인은 물론 수도권 출신에게도 지역 기부를 장려하여 제2의 고향과 같은 연고의식을 부여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가 정착된다면 출향인들의 귀소본능을 자극하고 응원할 고향이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지역민들은 경제적 지원과 심정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기부자와 주민들이 서로윈윈하고 연대의식이 형성되어 지역격차 해소와 소외감 극복 등 국민통합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질적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은 세제혜택도 있어 기부자와 기부를 받는 지자체가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이 통과되기까지는 2016년부터 전국최초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제안한 양성빈 전 전라북도의원과 법률안을 발의한 한병도 국회의원의 노력이 무척 컸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제도마련에 마중물을 붓고 마무리를 지어주어 지역민으로서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제도가 마련되었으니 고향사랑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만이 남았다. 지역격차해소와 국민통합에 기여하고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에 심폐소생으로 지역의 붕괴를 막을 고향사랑기부금법이 실행되는 2023년 1월 1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좋은 일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쟁적 동참을 권하고 싶다. 고향사랑기부금 1호, 어때? /이덕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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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3 18:53

너무 당당해서 당황스럽다

최영규 전북도의원 이글은 얼마 전 있었던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마치고 난 소회다. 기관을 운영하다 보면 민간이든 공공이든 완벽할 수는 없다. 그 자체로 합리화될 수는 없겠지만 크고 작은 업무과실이 있을 수 있고 비위도 있을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 대개 그렇기도 하고, 어른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이상한 나라에서 온 괴상한 이방인들이 한둘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단은 허용치를 이미 넘어서서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의 수위에 직면해 있다. 주춤했던 퇴사 릴레이가 현 대표이사 취임 후 다시 늘기 시작한 것만 봐도 그렇다. 출범 첫해 4명이던 퇴사자는 이듬해 3명, 그리고 2명으로 줄다가 2019년과 2020년 6명과 9명으로 각각 늘더니 올해는 12명으로 증가했다. 대표이사는 근본적 원인을 외면하는 것인지 정말 무지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악한 근무조건만 탓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넉넉 잡아도 두 달에 한 번꼴로 이루어진 전보인사는 가뜩이나 불안정한 조직을 더욱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는 것 같다. 취임 후 가장 많이 한 일이 전보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추진도 목불인견이었다. 한국메세나협회 공모사업에 신청하면서 기업과 지역예술인을 연계시켜서 지속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촉진시키겠다고 했지만 지역예술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5000만원이 넘는 사업비를 수의계약을 통해 외지업체 기성 영상물을 가져와서 전시하는 것으로 소진시키고 말았다. 예술인 후원이라는 메세나의 요체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왜 수많은 장르 중에서 굳이 뉴미디어아트라는 장르여야 했는지, 왜 굳이 외지의 모업체 작품이어야만 했는지, 지역예술인을 찾을 수가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대표이사의 궤변을 왜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들어야만 했는지, 아무리 양보해도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언론을 통해 집중 보도된 것처럼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은 3본부 체계로 개편된 이후 재단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종사했던 사람이 예술교육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는 연구진에 들어와 있는가 하면 해당 사업 추진과정에서 장비임차계약을 체결한 이벤트업체 대표도 연구진으로 들어와 있었다. 전공과 경력 모두 예술교육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본부장 지인이 포함되어 있는 건 덤이다. 사업계획서대로라면 이미 9월부터 연구진이 창안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추진되고 있어야 하지만 사업기간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시범운영 실적은 한 건도 없다. 연구진들의 연구실적도 가시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어서 그렇지 나름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모호한 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총 인건비가 1억원이 넘고 개별 연구원별로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사업 막바지 단계인 시점에서 그냥 믿어달라는 얘기밖에 안 하고 있는 것이다. 본부장의 위증은 단연코 압권이었다. 인정하고 사과하면 대수롭지 않게 끝났을 수도 있었을 일을, 가지 않았고 돈도 받지 않았다며 시치미를 뗐다. 증거사진을 내밀자 행사 끝나고 찍은 사진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이 문제를 추궁한 분은 물론 행감장에 있었던 모든 이들이 당황했다. 본부장의 태도가 너무 당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당한 건 본부장만이 아닌 듯싶다. 대표이사가 감사 이후에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겠고 하니 재단 노조가 반발하며 언론에 호소하고 있다. 반성과 점검, 개선방안 마련에 몰두할 시간도 모자랄 텐데 제보자 색출이라는 비윤리적 행태를 서슴치 않는 걸 보면 당당해도 많이 당당한 것 같다. 그래서 당황스럽다. /최영규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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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2 16:39

협치로 만들어가는 지역의 미래

국영석 완주고산농협조합장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정부와 기업, 지역과 시민사회 모두가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지역의 상황은 안팎으로 더 복잡하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산업환경의 변화와 부족한 일자리 문제에서부터 개발과 보존, 세대와 계층 간 소통문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소수의 생각과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담대하게협치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협치는 공공활동을 수행해나가는 다원적인 조직체계를 이르는 말이다.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정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권위주의 시대가 통치와 지배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협치와 연대의 시대다. 행정도 마찬가지로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정 운영 전반에 다양한 협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좋은 협치가 이루어지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협치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협치 그 자체를 중요한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절차적인 형식으로 다루게 되면 협치의 신뢰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둘째는 협치의 다양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협치는 소수의 전문가와 특정한 단체들의 힘만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행정과 의회, 대학과 기업, 지역과 시민사회, 청년과 어르신 모두가 골고루 참여하고 균형감 있게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협치가 가능하다. 세 번째 조건은 협치를 위한 권한의 위임이다. 협치의 과정에서 자치단체의 기능과 역할은 크고 중요하지만 지나친 행정주도의 협치는 결국 민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협치는 혁신이 아니고 일상이 되어야 한다. 혁신이 일상이 되려면 협치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협치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하고 실효성 있는 협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생의 플랫폼을 만들고 긴 호흡으로 협치의 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인내심 있게 협치의 중심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협치리더십의 요체다. 협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결국 상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생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 작은 실패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협치의 실험과 도전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지난주 막을 내린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창단하지 7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이 우승을 일궈냈다고 한다. 상대팀은 지난 7년 내내 빠짐없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이었기에 이 결과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분석이 회자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월등히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이뤄낸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팀 정신이었다. 구단 운영진과 현장의 조화, 코칭스테프의 역할 분담, 고참과 신인들의 존중 등이 어우러져 팀의 객관적인 전력을 넘어서는 긍정의 시너지를 만들어냈고 결국 우승에 이르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심에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감독의 협치의 리더십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례를 통해 협치의 진정한 의미와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행정, 의회, 대학, 기업, 주민조직 모두가 적절한 역할분담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지역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 모두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의 시너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모두와 함께 하는 협치의 길이다. /국영석 완주고산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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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1 16:54

전북 역전 마라톤대회를 참관하면서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전북일보가 주최하고 전북 육상연맹이 주관한 전북역전마라톤대회가 올해도 도내 6개 시군을 통과하는 대회구간에서 성공리에 펼쳐졌다. 필자가 1988년 3월 전북체육회에 입사하여 그 이듬해인 1989년도 11월에 1회 대회에 참관하여 33회 대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현장에 참관했던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면서도 또 새로 웠다. 전북 역전마라톤대회는 수많은 마라톤 우수 선수들이 배출되어 전북 마라톤의 등용문으로서 전북체육의 뿌리를 지탱해 줬다. 도내 대표 언론사인 전북일보사가 33년째 대회를 계승해 주신 결과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거슬러 보면 1990년대에는 전라북도 체육 하면은 마라톤 강도로 전국체육대회 및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하여 전북체육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 그 당시에는 출발점부터 도내 주요 도로 구간 구간 마다 관중과 차량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시군의 명예를 위해 힘껏 달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 축제와 화합의 장이 되었던 것이 생생하다. 이러한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 전북 역전 마라톤 대회를 통해서 배출된 주요 선수를 열거해 보면 엄재철, 형재영, 장기식, 김완기, 심종섭, 오미자, 강순덕, 오정희, 도현국등 한국 마라톤을 대표 할 정도로 유명한 선수가 많이 탄생 되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와서는 선수층이 줄어들면서 마라톤이 주 종목인 선수보다 생활체육 동호인들과 다른 종목 선수들이 대회를 참가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디. 요즘 스포츠 현장에서 제일 기본이 되고 있는 육상경기장을 가보면 선수보다 심판이 더 많을 정도로 선수층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선수 등록 선수가 감소 하겠지만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어서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시군별 특화 종목 집적화 육성이 필요하다. 체육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운동선수도 지역 인재로 그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 선수 육성이 된다. 우리 인근 지역인 충북, 강원, 경북등을 보면은 시군에서 육성되고 있는 실업팀에 육상 종목을 의무적으로 육성하고 있다.우리도 타산지석으로 본 받아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시군 교육장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교육계 수장의 체육 철학이 있어야 한다. 요즘 교육계 현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운동선수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여야 하는 주장에는 대다수 운동부 지도자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운동을 학생 선수 재능으로 인식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그동안 교육계에 뿌리 깊게 박힌 숭문배무, 대학서열 중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운동능력은 학생이 가진 재능이고 그걸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시군자치단체장과 기업체장, 언론 등에서 운동선수도 지역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같게 된다면 선수 저변활성화는 조금씩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전북 역전 마라톤대회를 통해서 전북 마라톤의 불씨를 보았다. 자~ 어게인 1990년도를 기대하면서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선수단 파이팅! 대회를 개최한 전북일보 파이팅!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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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7 16:54

위드 코로나 시대 극복의 길

김용 전 우석대 예체능대학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 땅에 출현한지 1년 9개월이 지났다.온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의 대내외 현황은 어떤지 스크린해 보고 상생과 극복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지난 1일자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의 완전종식은 불가능하니 독감처럼 일상의 질병으로 인식해서 함께(위드with) 가자는 정책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였다. 단계적 방역방침은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시행한다고 한다.확진자 폭등 등 돌발 변수가 없을 것을 가정해서 11월 1일 1단계, 12월 31일 2단계,내년 1월 24일 3단계 등 시행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시설운영, 행사, 사적모임 등 관련제한이 풀리고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환원된다는 희망을 보여준 셈이다. 지난 1일 이후 9일까지 2000 명대 확진자가 오르내리며 8월 이후 74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하였다. 누적확진자는 38만 3507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신1차 접종자는 인구대비 81.1%이며,2차접종 누적자는 76,9%이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2회에 걸쳐 백신을 맞아 70~80%에 이르면 집단면역이 생겨 코로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예상이 빗나간 사유를 화이자 최고 경영자 앨버트 불라의 인터뷰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백신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40% 대로 감소한다는 것. 따라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하면 면역반응이 강화되어 예방효과가 정상수준으로 돌아오나 그 효력은 대략 1년 정도이며, 매년 접종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외부상황은 어떤가. 미국의 존스홉킨스 코로나 지원센터는 지난 10월 31일 현재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망한 사람 수가 전세계적으로 5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감염자 수도 2억 5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매주 5망 명이 숨지고 있어 세계적 유행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얼마 전 재미교포 친구와의 통화내용 일부를 인용하고자 한다. 너희 나라는 코로나 백신을 만들고 경구용 치료약까지 만드는 선진국에서 사망자 74만 8000여 명, 누적 확진자 4600만 명 등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곧바로 나온 답은 주정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부 시민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 마스크는 물론 QR코드, 출입자 기록 등 사생활 침해를 내새우며 개인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화내용에서 필자는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자유를 맘껏 누리는 것은 좋으나 죽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서로가 상생하기 위한 배려가 부족하고 개인주의 때문에 혼란이 지속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젔다. 우리의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뭉치면 살고 헤치면 죽는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기억이 새롭지만 IMF 때 장농속 금붙이를 꺼내 들고 나와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겼고, 서해안 유조선 침몰로 바닷가 바위에 엉겨붙은 기름때를 타올로 닦아내 우리의 자원을 지킨 위대한 민족이다. 993회의 외부침략을 물리치는등 우리는 어려울 때일수록 강했다. 코로나19라는 괴질도 서로에게 백신이 되어 주어 슬기롭게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김용 전 우석대 예체능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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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6 16:37

대학유치만이 남원의 부활

윤승호 전 남원시장 서남대학교가 폐교된지 4년여, 학교주변은 물론 남원시내마저 젊은이 없는 맥없는 도시로 쇠락해가고 있다. 특히 양극화 시대에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는 소위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남대가 폐교되기 전인 2017년에 남원시의 초고령화율은 23%수준에 머물러 30%를 웃도는 이웃 군 지역과는 그래도 대학문화와 도시활력에 있어 차이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2021년말 지금은 30%를 넘은 초고령화율이 말해주듯, 밤문화는커녕, 조용하고 컴컴한 밤거리는 그야말로 탄식 그대로다. 폐교직전 서남대는 학년당 5~600명의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남원시의 청년들의 이동현황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남원근교 고등학교 졸업자를 합하면 800여명대에 이른다. 이들중 650여명이 매년 타도시로 대학진학을 위해 떠나고 있다. 서남대학교가 유지되던 시기에는 3~400명이 지역고등학교 출신과 타지역 학생이 50%를 점해 그래도 출향한 학생과 찾아오는 학생수가 엇비슷해 청년문화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었다. 이 같은 남원의 상황을 보면 서남대 폐교가 지역사회 변화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남원이 지향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남원은 간절히 대학문화의 복원을 염원하고 있다 지역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대학유치에 나서야 할 때다. 물론 공공의료대학원 유치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의 주장만큼 가시적 성과가 보이질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월만 차일피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실망의 눈초리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공공의료대학원 설치법안이 국회에 두해째 잠자고 있으며, 그 동안 애써온 유치위원회에서도 움직임이 멈춘지 오래다. 본격적인 정치계절이만 지역 정치인들의 도전 열기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지친 느낌이다. 최근 「남원 청년문화 희망포럼」이라는 시민단체가 결성되어 대학유치를 목표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다시한번 정치인, 시관계자, 관련단체들 모두가 나서 대학유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 남원시와 여건이 비슷한 안동시 안동대학이 시의 파격적인 지원과 함께 백신학과를 신설하자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SK그룹에서 1500억원을 투자하였고 2022년까지 700억원을 추가투입하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백신학과 출신자 30명은 인턴으로 채용되어 일자리 창출에도 공헌하고 있다. 이를 남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남원시는 활용할 관련법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한다. 「국가균형발전법」과 9월 24일부터 개정시행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에 관한 법률」에 관심을 가져 대학유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본격적인 정치계절이 시작되었다. 남원지역 발전에 대학유치가 빠진다면 어떤 공약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정부는 학생감소와 저출산에 따라 현재 대학을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원은 남원에 적합한 새로운 대학유치에 나서 새희망을 찾아야 한다. 남원 몫으로 남아있는 공공의료 대학원 유치, 유명대학의 제2의 캠퍼스, 도립간호대학 등등 시대가 요구하고 남원지역에 적합한 틈새시장을 노려 대학유치의 제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폐교된 서남대의 공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이나 사이비 종교단체 등이 아닌 대학에서 매수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남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주도 성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이 반드시 유치되어야 한다. 남원의 희망은 대학문화의 부활을 통해 가능하다. 모든 시의 역량을 다시한번 모아 새남원건설에 나서야 한다. /윤승호 전 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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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5 16:35

[기고] 고독이 자신을 성장시킨다-군 장병 휴대폰 사용 문제에 대한 소고

정진립 예비역 해병대 준장 자녀를 키워본 부모들은 휴대폰 문제로 자녀들과 갈등을 한두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그만큼 휴대폰은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인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적 성숙기인 청소년 시절에 휴대폰의 불건전한 정보나 오락, 도박게임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중요한 학습이나 하는 일에 집중을 못하고 정상적인 그룹의 대열에서 이탈하기 쉽다. 요즘 군 장병 휴대폰 사용 문제가 대두되어 있다. 현재 군은 자대에 배치된 실무 병사에 대해서는 일과 시간 외에 자유시간에 휴대폰 사용을 허락하고 있다. 장병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와의 소통단절 해소, 부대내 부조리 척결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반대로 인터넷 도박을 한다거나 내부활동을 외부에 게재하는 등 보안문제 유발, 자유시간에 장병들간에 운동이나 대화를 통한 전우애 함양, 동료 전우를 통한 자신의 부족한 점 발견 등 유사시에 발휘될 전우애나 사회에서 필요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경험의 기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군에 갓 입대한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문제가 국방정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군지휘부는 정책적으로 주요한 의제에 집중하되 시대적 변화요소의 어느 수준까지 수용하고 또한 지킬 것인가의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할 것이다. 강한 군대 육성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육군에서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이 시범운영 중이라고 한다. 통상 군에서 시범운영은 전면적으로 실시되기 전에 운영상 문제점을 식별하고 보완요소를 찾기위해 시행한다. 한번 시행하면 대단한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는 되돌리기 힘들다. 군 복무기간이 짧아져 기초군사훈련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군별 병사들의 기초군사훈련 기간은 5~7주이며, 장교 및 부사관은 11주 이상을 하고 있다. 장교 및 부사관도 기초군사훈련기간에는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지원병제도인 미군도 훈련기간에는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있다. 내용을 읽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간다. 젊었을 때는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성장하고 발전한다. 때로는 외로움과 고독이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성장시킨다. 군에 처음 들어온 훈련병이 길지 아니한 기간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사회와 단절되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자기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훈련병 중에 휴대폰 사용의 부작용으로 훈련에 집중을 못하여 안전사고를 유발하거나, 사격훈련 시 가상공간의 게임과 현실세계를 혼돈하여 행동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훈련병의 휴대폰 사용을 주장하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전역자들이나 국민들은 기초군사훈련중인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휴대폰 사용 통제가 기초군사훈련 목적으로 훈련병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정하였다. 현재 훈련병들은 필요시 부대에서 설치한 공중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공중전화기 이용 시 가용시간이 짧아 충분한 대화의 시간이 부족하다, 이는 공중전화기 사용시간을 늘려주거나 전화기 추가 설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군 간부들도 휴대폰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과 후에는 상관없지만 과업시간이나 야외훈련 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병사들이 보는 데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연 통화내용이 업무에 관련된 것인지도 의심스럽고, 업무나 훈련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구나 보안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 훈련병보다도 훈련기간이 긴 장교, 부사관들도 기초군사훈련동안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보다 훨씬 훈련기간이 짧고 문제가 많을거라고 예상되는 훈련병들에게 먼저 휴대폰 사용의 시험적용은 언뜻 내부적으로 자생한 정책결정보다는 외부요인에 의해서 시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학부모들이 자기의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고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국민들도 한국군이 강한 군대가 되기를 바라고 장병들이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가진 군인을 원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강한 국방을 위한 흔들림 없고 일관된 정책을 요구할 때이다. /정진립 예비역 해병대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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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5 14:24

‘정치인의 언어’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 19세기의 위대한 언어사상가이자 언어철학자인 훔볼트는 언어의 본질적 성향에 대해 매우 사려 깊게 통찰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언어는 에르곤이 아니라 에네르기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철학, 끊임없이 새롭게 작용하는 정신활동의 총체가 담겨있다고 보았다. 우리가 흔히 언어의 품격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우리가 인식하였든, 인식하지 못하였든 간에 훔볼트의 언어관에 암묵적으로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공식석상에서나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언어에는 그 사람의 평소 생각과 철학, 가치관이 담겨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언어가 오히려 그 사람의 내면의 생각을 보다 진솔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사회를 달구고 있는 한 정치인의 언어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게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하였다. 일반 시민들의 역사인식도 매우 중요할 지인데, 국민의 대표를 꿈꾸는 정치인에게서 나온 언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할 것이며, 그 내용이 반민주적, 반헌법적 철학과 가치관이 은연중에 표현된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할 것이다. 헌법상 모든 국민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며, 특히 공적정치적 관심사에 대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의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의 자유도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유지하는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두환은 우리나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군사반란을 통해 민주주의를 유린하였으며, 헌법상 저항권을 행사한 민주시민을 총과 칼, 그리고 탱크를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살해한 용서받지 못할 역사의 죄인이다. 더욱이 그는 아직도 지난날 본인의 과오에 대해서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과 민주시민을 향해 적반하장의 큰 소리를 치는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와 양심을 망각한 인물이다. 그의 재임기간 이루어 낸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과 발전은 독재정권의 억압과 탄압속에서 이름 없는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이지, 독재자 전두환의 공이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창의가 번영하고, 한류가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자랑스러운 21세기에 국내 유력 정치인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안타깝고 애통할 따름이다. 독일 사회에서 히틀러라는 이름은 거의 금기에 가깝다. 히틀러 시대에 사용했던 단어, 구호, 상징물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우리에게까지 익숙한 나치 문양, 나치 친위대를 의미하는 글자의 사용도 제한적이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된 독일이지만, 나치와 히틀러에 관련된 표현들은 법과 문화를 통해서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독일에서 나치와 히틀러에 대한 금기와 시민들의 민감한 반응은 과거사에 대한 엄격한 반성과 철저한 교육,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작동하는 자정 매커니즘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에서 주류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히틀러를 언급하고 찬양하는 경우 그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이 나기에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유력 정치인의 철학과 역사의식의 빈곤에서 빚어진 망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반응과 태도는 어떠한가.깨어있는 시민만이 잘못된 정치인의 언어와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고, 한국 사회의 공동체를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정치인의 언어에 깨어있는 시민들이 보다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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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4 16:36

섬세한 도로안전 관리에 높은 칭찬을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국가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행정의 잘못은 쉽게 발견하고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에 대하여는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칭찬에 매우 인색하다. 특히 국민 대부분은 고속도로 등, 도로 신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면서도 도로의 유지, 보수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그러나 안전사고는 이 작은데서 발생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그래서 도로관리는 기하학의 정신도 중요하지만 섬세의 정신(纖細의精神, esprit de finesse)이 더욱 중요하다. 남원-곡성간 자동차 전용도로에는 고도 11m, 경사도 80인 절개지가 있다. 그런데 절개지 바위틈에서 누수가 되고 있어, 풍화작용으로 언젠가는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어 집중호우 때는 이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를 이용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절개지 바위틈으로 누수가 되는 곳에, 돌망태 축대가 설치되어 있어 이제는 안심하고 운행하고 있다. 섬세한 관찰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적극적으로 이 도로를 관리하고 있는 남원국토관리사무소에 높은 칭찬을 하였다.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말처럼 개미구멍으로 샌 누수가 절개지를 붕괴시켜 대형 교통 참사를 불러올 수 있고,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게릴라성 호우가 빈번해진 상황에서, 사고는 예고가 없으므로 사전대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6월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였으나, 이와 같은 섬세한 노력 덕분에, 절개지는 붕괴되지 않고 토사만 흘러내려, 도로가 엉망진창이 되었으나 대형 교통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얻은 포전인옥(抛塼引玉)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본소는 스스로 적극적 행정의 측면에서 섬세의 정신으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사전에 축대를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므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4조 6항) 이와 같은 헌법에 따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까지 제정되어 있고, 도로의 구조 및 시설, 도로의 안전점검, 보수 및 유지 관리의 기준(도로법 제50조)이 있어, 공무원은 당연히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가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행정의 잘못만을 지적하고 꾸중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섬세하고 적극적 행정과 같이 잘한 것은 잘한다.고 칭찬하고 위로와 격려를 하면, 정적 강화(正的 强化, positive reinforcement)의 효과가 발휘됨으로써, 공무원의 사기가 진작되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갖고, 더욱 노력하게 됨으로써 국민의 안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질,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 그러나 정신, 사회적 수준은 미달하다고 한다. 이것은 신분, 식민, 독재사회의 역사적 배경에서 잉태한 주권재민(主權在民) 의식의 부족에서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제 우리들 모두는 나라의 주인으로서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며 스스로 국민윤리를 지키는 선진 국민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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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0 16:44

익산에 황진이 문학관 건립하자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장수에서 시작된 금강이 충청도를 지나서 익산에 접어들고, 김대건 신부의 자취가 남은 나바우를 지나 성당창에 이르면 미륵사지가 멀지 않다. 온 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미륵사지와 왕궁탑 부근, 익산시 왕궁면 미륵산 자락에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蘇世讓)의 묘소가 있다. 조선의 빼어난 시인인 황진이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서경덕과 더불어 항상 등장하는 사람이 소세양이다. 그들의 사랑은 너무나 짧았지만 황진이의 시 속에 실명으로 남아 있다. 시문으로 이름이 높았던 그는 중종 4 년에 과거에 급제하여 직제학을 거쳐 한성부 판윤을 지냈으며 송설체(松雪體)의 명필이자 문장의 대가로 중국까지 이름을 떨쳤다. 조선 후기의 문신 임방이 지은 《수촌만록 水村漫錄》에 소세양과 황진이의 사랑 이야기가 실려 있다 . 소세양은 젊었을 때 마음이 꿋꿋하다고 자랑하며 항상 말하기를 천하에 여자에게 혹하여 자제하지 못하는 사내는 대장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 그 무렵 송도 기생 황진이의 재주와 얼굴이 세상에 가장 뛰어났다는 소문을 듣고 친구들에게 약속하기를 내가 황진이와 30일만 함께 살고서 곧장 떠나와 다시는 털끝만치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네. 그러니 만약 하루라도 이 기한을 어기고 더 머무르면 자네들은 나를 사람이 아니라고 하게 하고 호언장담했다. 그가 송도에 도착하여 황진이를 보자 과연 재색을 겸비한 절세미인이었다. 그들은 30일을 기한으로 애정 생활에 들어갔다. 어느덧 기일이 내일로 닥치자 소세양은 황진이와 더불어 남문루에 올라 이별의 술잔을 나누었다. 황진이는 조금도 슬픈 기색을 보이지 않고서 이렇게 말했다 . 소첩이 대감께 거문고를 들려드리는 것도 오늘 밤이면 끝인데, 마지막 이별의 곡과 함께 시를 지어서 거문고에 담아 노래로 불러 드리겠습니다. 그 시가 <소양곡을 보내며 送別蘇陽谷 >라는 시다. 달빛 아래에 오동잎 남김없이 떨어지고 (月下梧桐盡) 서리 속에 들국화는 노랗게 시드네. (霜中野菊黃)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樓高天一尺)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人醉酒千觴) 흐르는 물소리는 차갑기만 하고 (流水和琴冷) 매화 향기는 피리 소리에 어리는구나. (梅花入笛香) 내일 아침 우리 두 사람 이별 하고 나면, (明朝相別後 ) 사무치는 정 길고 긴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情與碧波長 ) 거문고 가락에 깃들인 그 시구를 들은 소세양은 자기가 너무 비정했음을 뉘우치고서 아이고, 이제 나는 사람이 아니로구나 하고 그대로 눌러 앉았다. 그때 과연 소세양이 얼마나 더 머물렀다가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황진이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시가 남아 있다 . 황진이는 소세양을 보내고 나서 허전한 마음을 이렇게 읊조렸다.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있으라 했으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별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랑의 노래다. 가람 이병기는 이 시를 두고 이 한 수의 시조가 나의 스승 이라고 격찬하면서 이 시조가 하도 좋아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천만 금을 가지고 와도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절하고, 자기가 선택했던 사람하고만 사랑을 했던 황진이도 가고, 소세양도 세월 속에 사라져갔지만 소세양의 자취가 미륵산 자락에 남아 있다. 나라 안에 수많은 문학관이 있는데, 황진이는 개성에서 살고 개성에 묻혔으니, 문학관을 세울 최적의 입지는 전라북도 익산뿐이다. 소세양이 잠든 왕궁면에 황진이와 소세양의 문학관을 만든다면 나라의 명품 문학관이 되어 온나라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사람들에게 황진이의 문학을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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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8 16:44

‘회색 코뿔소’에 대비하는 미래소방 대전환

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 회색 코뿔소는 2013년 미셸 부커가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입니다. 이는 위험은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경고로 이미 알려져 있는 위험 요인들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일부러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가 큰 위험에 빠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용어입니다. 우리 소방에서는 이런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 흐름, 기후변화 위기,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어떤 사회로 변화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끊임없는 사고와 사회적 불안으로 안전이라는 토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전북 소방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대한 민감하고 세심한 반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미래 준비와 생명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사람이 먼저, 안전 최우선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든든한 소방, 따뜻한 연대, 선제적 예방, 정교한 대응, 공정청렴의 가치 실천이라는 전략과제를 마련했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자 현장에서 흘리는 소방대원의 땀방울, 그리고 이를 돕고자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하얀 불빛, 국민의 아픔을 덜어 주고자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19와 싸우던 대원들의 거친 입김이 희망찬 전북소방을 이루는 토양이고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 토대 위에 안전이라는 건강하고 튼튼한 나무가 자라나도록 첫째, 소방조직의 기능 재조정 및 총력 지원으로 학습 가능한 지능화된 조직을 만들고, 둘째, 재난대응 거버넌스 구축 및 화재피해주민 회복 강화 등 소방이 중심이 되어 감당하기 힘든 대규모 재난에도 민관이 모두 함께 손잡고 극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며, 셋째, 수천 수만 건의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기반 위험 예측 시스템을 가동하여 선제적 예방으로 도민이 체감하는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넷째, 키맨 중심의 원팀 현장대응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세련되고 정교한 고품질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섯째, 원칙이 존중받는 조직문화, 민생에 힘이 되는 적극 행정을 통해 국민이 든든하게 생각하는 소방안전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1월 9일은 59주년 소방의 날입니다. 젊은 소방에서 이제는 성숙한 소방으로 바뀌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전북 소방은 보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 Safer Korea 라는 목표점을 향해 생명 존엄성의 근본가치를 실현하고 도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을 최우선하고자 합니다. 강력하고 강렬한 원팀이 되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국민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역동적이면서도 든든한 조직으로 변화하려고 합니다. 국민이 부르시면 언제 어디든 한달음에 달려갈 것입니다. 소방차 사이렌 소리는 국가의 기능이 현장에서 작동하고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재난현장의 오렌지색 소방관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 여겨집니다. 앞으로도 전북소방은 육상재난의 총괄기관으로서 당당하게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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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7 17:28

전북이 도약하기 위한 조건

윤태진 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식품진흥원 재임 3년 2개월 동안 전북도민이자 익산시민으로 지냈다. 살면서 지역신문과 방송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고 지역인사들과 만남을 통해 지역정서도 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지역의 정감 있고 후한 인심도 받았다. 하지만 부친의 고향이자 나의 원적이 있는 전라북도가 지역내총생산(GRDP)이나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라북도 재정자립도는 전라남도, 강원도와 함께 최하위 그룹에 머물러 있다. 또 2018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50.6조원으로 강원도(46.9조원)와 비슷하다. 특이한 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예산이 대폭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북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5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라북도가 전국 꼴찌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탄소산업이나 농산물 과잉생산 문제를 안고 있는 스마트팜, 민간투자자 유치가 관건인 금융타운 조성, 활성화에 시간이 필요한 지능형농기계실증단지 조성, 특화단지 공모에 떨어지는 등 진척이 없는 홀로그램콘텐츠 사업 등 전북 경제를 추동할 만한 뾰족한 사업이 없다는 점에서 앞날도 밝지 않다. 지역 신문방송을 통해 본 또 다른 지역민심은 중앙정부 홀대론이다. 또 전라북도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를 국회의원 탓으로 돌리는 대담프로를 흔치않게 봤다. 300명 국회의원 중 전북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은 고작 10명에 불과해 다른 지역에 비하면 영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 예산의 경우만 보더라도 당해 연도 예산결산위원을 맡을 때와 맡지 않을 때의 편차가 크고,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위원을 맡느냐 여부에 따라 권한 편차는 더 커진다. 전북 국회의원 10명은 예산결산위원이 없는 해가 많을 정도로 적은 숫자인데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반면 전북도는 여전히 학연지연과 격식 차리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이런 성향들은 공정한 지역사회를 구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지역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고 보여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학연지연을 초월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공정한 문화가 정착되어야 외지 투자자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 둘째,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예산을 담을 그릇을 먼저 만들고 키워야 한다. 특히 그릇을 만들 때 식품산업 같이 단기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과 탄소산업이나 홀로그램산업과 같이 중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을 따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새만금과 같이 예산투자 대비 성과가 미진한 사업을 계속 전라북도 핵심 사업으로 가져갈지 재점검해야 한다. 셋째, 전라북도 임명직에 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국적과 지역을 초월한 능력 있고 열정적인 인재를 많이 영입해야한다. 리더 한명이 조직을 새롭게 바꿀 수도 있고,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전라북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과거 가졌던 점잖은 자세를 버리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추진력을 높여보면 어떨까? /윤태진 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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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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