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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200만 관객 돌파

한국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명필름은 '…암탉'이 4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총 관객수 200만119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난 7월 27일 개봉돼 보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데 이어 다시 20여일 만에 100만을 더 모아 200만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에서 개봉된 전체 애니메이션 중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애니메이션 중 '쿵푸팬더2'가 507만으로 가장 흥행기록이 좋았고 '쿵푸팬더1'(467만), '슈렉2'(330만), '슈렉1'(서울관객수 108만, 전국 300만 이상 추정),'하울의 움직이는 성'(302만), '슈렉3'(284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937만),'드래곤 길들이기'(259만), '슈렉 포에버'(223만)가 2~9위를 차지했다. '슈렉1'의 경우는 2001년 개봉돼 영진위의 전국 집계치가 없으나 서울관객수로 '슈렉2'보다 적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보다 많다. '…암탉'은 종전 10위에 올라있던 '마다가스카'(162만)를 훌쩍 제치고 10위 권에 진입했다. 명필름 측은 "할리우드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독식하고 있던 흥행 시장에서 탄탄한 스토리와 독창적인 캐릭터, 차별화된 그림체, 전 세대가 함께 만족하는 뛰어난 완성도로 국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최초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명필름은 '…암탉'이 개봉 6주차에 들어서도 꾸준한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까지 연휴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는 이달 말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중국에서도 대대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9.05 23:02

'마당을…' 100만 돌파…韓 애니역사 새로 썼다

명필름이 제작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개봉 15일만인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100만392명을 동원하며 '1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이 개봉한 이래로 41년만에 이룬 쾌거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명필름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과가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시각을 변화시키고,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개봉 이후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여름 극장가에서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첫주부터 한국 애니메이션 개봉 첫 주 최다 관객(33만 5천명)을 동원한 데이어 최단 기간 50만명 돌파(8일),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73만명)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한 것. 특히 이 같은 결과는 '고지전' '퀵' '7광구' 등 1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종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등과 경쟁한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마당을…'의 성공은 100만부를 돌파한 원작이 주는 이야기의 힘, 충무로에서 명품 영화를 만들어온 제작사 명필름의 제작 노하우,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1년을 노력한 스태프들의 땀이 일궈낸 결과로 분석된다.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는 "토종 애니메이션이 오랜만에 거둔 쾌거"라며 "흥행뿐아니라 암탉과 오리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화면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내용도 뛰어난 애니메이션"이라고 평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11 23:02

다큐멘터리 전주 만든 푸른 눈의 이방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클레르 알비 프랑스 에스트에른대 교수(58·영화학과)에겐 전주는 각별하다. 2009년 그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와 전북대와 MOU를 맺은 이후 매년 전주를 찾았다. 한옥마을과 영화·영상산업이 어우러진 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미지의 세계였다. 푸른 눈의 이방인은 급기야 전주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감행했다. 전주영상위원회와 전주MBC의 지원으로 지난 5월 전주 한옥마을, 남부시장,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돌아보면서 전주 시민들을 인터뷰한 그는 현재 프랑스에서 다큐를 마무리하고 있다."100년 전 불편한 가옥을 멋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었고, 불편할 것만 같은 전통시장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가 하면 전주영화제를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을 불러 놓고 뛰어난 미학을 보여준 영화들을 보여주는 이들도 있었죠. 미래지향적·역동적인 사람들과 전통적·고집스런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매력적이었습니다."그는 누구를 막론하고 인터뷰 내내 "'찍어도 되느냐'고 물으면, 환하게 웃으면서 '어서 찍으라'고 답변하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며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 지 오히려 염려가 된다고도 했다.나치 정권과 예술의 결탁을 비판한 다큐를 통해 잊혀진 역사에 대한 각성을 주창해온 그에게 이번 다큐는 전혀 다른 시도. 그는 "자신의 다큐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을 간직한 전주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며 "다큐는 프랑스 공중파 방송에 소개될 예정이지만, 전주에서도 이방인의 눈으로 본 도시를 소개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8.09 23:02

박해일 "활과 사극…새롭고 흥미로웠죠"

"활이란 소재 자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사극자체가 처음이라서 이 영화를 통해 하는 모든 경험들이 흥미로웠어요."3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해일은 영화 '최종병기 활'을 찍은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오는 11일 개봉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조선시대 초야의 신궁(神弓) '남이' 역을 연기했다. 이 영화는 그에게 여러 가지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해줬다. 사극도 처음, 본격적인 액션 장르도 처음, 활쏘고 말타고 만주어를 접하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사극이란 장르도 그렇고 승마에 궁술, 만주어까지…뭔가 배워야할 게 굉장히 많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그 시대(조선시대) 사람이 돼 보는 것 자체가 생소해서 전통의상을 하나씩 여미고 하는 느낌이 남달랐어요. 낯선 데로 여행을 가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극이란 장르를 언젠가는 해보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만난 것 같아요. 액션 장르는 처음인데, 제가 운동신경이 없다고는 할 수 없고 가르쳐주시는 분들한테 빨리 배운다는 얘기는 들었어요(웃음)."사극을 하고 싶었다고 해서 그가 쉽게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방송에서 편성되는 사극 드라마가 많고 나날이 퀄리티도 좋아지고 있지요. 그런데 사극을 영화적으로 표현했을 때 어떤 매력이 있을까, 차별점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여름에 개봉하는 영환데, 사극이 좀 고루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활을 통해 사극임에도 역동적인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빠른 호흡으로 가게 되면 남다른 지점이 있겠다 싶어서 해볼 만하겠다고 느꼈습니다."그는 특히 영화의 핵심 소재인 '활'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그는 영화에 나온 활쏘는 장면을 거의 직접 해냈다. 촬영 전에 궁술을 비롯한 승마, 만주어 등을 3개월여간 집중적으로 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액션이 활이어서 저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온 지점이 있어요. 힘들고 안 힘들고를 떠나서 활을 활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특히 포즈를 신경써서 배웠어요. 양궁이나 서양식 활과는 차별점을 두고 싶었고 전통 기법을 제대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나 '로빈후드' 캐릭터가 몸을 측면으로 완전히 틀어서 활을 쏜다면 국궁의 기본자세는 고구려벽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마사법'이라고 해서 말을 타고 정면을 보면서 쏘는 개념이라고 배웠습니다. 뉘앙스의 작은 차이지만, 최대한 자세를 잃지 않고 해보려고 노력했죠."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 '남이'는 역적의 자식으로 여동생과 함께 어렵게 목숨을 부지한 뒤 초야에 묻혀 궁술을 연마하다가 병자호란이 터지면서 청군에 끌려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청군과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다급하게 청나라 부대를 쫓아가고 이후 어쩔수 없이 청나라 왕자를 해치게 되면서 적장인 '쥬신타'(류승룡)에게 숨가쁘게 쫓기는 처지가 된다. 영화 내내 추격전이 계속되기 때문에 배우들의 고생이 필연적인 영화다. "보통은 (일상에서) 산에서 잘 안 뛰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계속 산을 가로질러 뛰어다니면서 내리막길을 오르내리고 굴러떨어지는 것의 연속이다보니 정말 힘들었어요. 같은 장소에서 류승룡 선배가 쫓는 장면을 찍고 제가 쫓기는 장면을 찍고…그런 촬영이 거의 무한반복됐다고 할 수 있거든요." 그는 이어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가볍고 좋아지는데, 위험한 순간들이 많아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컸다"며 "험한 산에서 찍다보니 잔부상도 많았고 큰 사고 없이 끝난 게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얼마나 만족스러웠냐고 묻자, 그는 답하기 어려워했다. "작품 전체를 냉정하게 보기는 사실상 힘들어요. 속도감에서는 예상했던 만큼나왔고 음악적인 부분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내가 해낸 물리적인 연기의 질이 음악을 통해서 더 효과를 받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제가 연기한 부분은 참 낯설었어요. 작품 할 때마다 제가 해놓고도 늘 낯선 게 있어요. 내 연기를 보면 너무 쑥쓰럽고 아쉬운 부분을 생각하게 되죠."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는 올해로 영화 데뷔 10년을 맞은 노련한 배우다. 그간 주ㆍ조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모두 20여편. 내공이 간단치 않은 배우로 꼽힌다. 특히 '살인의 추억'이나 '이끼' 등에서 보여준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캐릭터는 그가 아닌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들어맞는다. "각 배우마다 기질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부분이 개성으로 드러났을 때 짙게 보일 때 감독들이 그걸 캐릭터로 활용하는 게 있는데, 제 안에 그런 면을 많이들 보시는 것 같아요. 특히 최근 몇 년간 스릴러 장르에 많이 나오다보니까 그런 이미지가 좀 쌓이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요. 스릴러 자체를 좋아해서가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흥미가 있는 작품을 택했는데 알고 보니 장르적으론 스릴러인 경우들이었어요." 그런 그지만 스스로 스릴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사실 저는 스릴러의 본질을 잘 몰라요. 한 장르에 치중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실제 성격이요? 평범하죠. 부담 없고 남한테 해 안끼치고…(웃음). 평소엔 표정에 다 드러나요. 잘 감추고 그런 성격은 아니에요."데뷔 10주년을 맞는 소회는 어떨까."변화가 있겠죠. 필모그래피가 쌓이면서 매 작품을 하며 바라보게 되는 생각들이나 현장에서의 움직임이나 그런 것들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시간이, 나이가 주는 변화도 있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쌓이는 부분도 있고…그런 것들이 연기를조금씩 변화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는 이어 "물론 사람이 쉽게 변하진 않지만, 그런 영향들은 분명히 크다고 본다"며 "20대 때 했던 멜로나 로맨스가 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30대에 바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궁금해요. 내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갈지…."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04 23:02

"'블라인드', 질문하고 고민하며 견딘 영화"

로맨틱 코미디부터 공포영화까지 김하늘만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소화한 여배우도 드물다. 최근에는 '배우' 김하늘이라는 이름에 새로운 인장을 새겨넣었다. 오는 11일 개봉되는 스릴러 '블라인드'에 출연하면서다. 그녀가 연기한 첫 스릴러물이다. 차곡차곡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김하늘을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영화에 대해 대뜸 "수아와 함께 이 여정을 잘 끝낸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블라인드'는 어떤 잣대도 들이대고 싶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13년에 이르는 연기 공력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대답이다. '블라인드'는 끔찍한 범죄현장의 유일한 목격자가 '시각장애우'라는 설정의 상업 영화다. 김하늘은 살인마 명진(양영조)의 범죄를 인지하고 경찰과 함께 범인을 추적해가는 수아 역을 맡았다. 인터뷰 시작과 함께 김하늘은 시각장애우에 대해 무지했다고 털어놨다. 거리에서 지나다니면서 본 게 그들에 대해 아는 거의 전부였다. 이야기를 나눠본 기억도, 그들의 삶을 다룬 책을 읽어본 기억도 없었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기본부터 다졌다. 책을 읽고 시각장애인 학교에 가서 실제 장애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행동을 머리에 담고, 몸으로 익혔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했어요. 먼저 그분들에 대한 책을 읽었어요. 연기 때문에 무턱대고 만나기에는 조심스러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후에 시각장애인 학교에 가서 제 또래의 여자분들을 만났습니다."그는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수아의 이미지와 장애우들을 봐온 연구를 포개서 연기했다. "'블라인드'는 질문하고 고민하며 견딘 영화"라고 했다. "수아는 영화에서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나름대로 극복하죠.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성숙해집니다. 그런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과연 내가 수아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저 자신에게 던졌고, 그런 문제를 견디면서 끝냈어요. 그것만으로도 다른 영화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심리적으로 훨씬 더 힘들었기 때문일까. 수아라는 캐릭터에 너무나 깊이 들어갔기 때문일까. '수아'의 잔영은 계속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뭔가 변곡점이 필요했다. '블라인드'가 주는 침울함에서 벗어나야 했다. 연하남과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너는 펫'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다. '너는 펫'에서 그녀는 장근석과 호흡을 맞췄다. '블라인드'의 유승호에 이어 아역에서 '잘 자라' 성인 배우로 연기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남자배우다. 유승호와 장근석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김하늘은 유쾌하게 웃었다. "둘은 굉장히 달라요. 승호는 겉으로는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죠. 자기 캐릭터도 잘 소화해요. 일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딱 그런 이미지죠. 하지만, 아이같은 모습도 있습니다. 맑고 순수하죠. 근석이는 '너는 펫'이란 영화가 원래 그렇기도 하지만 굉장히 귀엽고, 살갑게 행동해요. 그러나 내면을 보면 무척이나 성숙해 있는 배우입니다."나이 어린 남자 배우들을 이끌며 극을 진행할 정도로 김하늘의 '공력'도 상당하다.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했으니 연기 경력만 13년이다. "로맨틱코미디가 제일 편하다"는 그는 결혼 계획에 대해 질문하자 "20대 때는 결혼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혼할 시기가 되니까 오히려 여유로워졌다"며 "지금은 오직 '블라인드' 생각뿐"이라며 웃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이가 드는 좋은 점에 대해 물었더니 "별로 없다"고 했다. "여유로워지고 배려하는 마음과 시야의 폭이 넓어진 점은 있죠. 그렇지만, 어릴 때 좁은 폭 안에서 아등바등하면서 발산했던 에너지도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세상을 많이 알게 됐잖아요. 예전보다는 더 다듬어졌지만 어쩌면 다듬어지지 않을 때가 더 편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그는 '동감'(2000) 같은 멜로, '령'(2004) 같은 공포, '7급 공무원'(2009) 같은 코미디까지 지난 13년간 쉼없이 달려왔다. 그래도 연기는 어려움의 연속이란다. 그러나 "연기하는 제 모습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애정의 뿌리는 깊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짧지만 자존심과 단호함이 짙게 배여 나왔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04 23:02

'마당을…' 한국 애니 최다관객 기록 세울까

오성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을 끈다. '마당을…'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개봉 첫주 최고 성적을 거뒀고 제작사인 명필름 측은 이런 성적에 고무돼 '마당을…'이 부진의 긴 터널에서 헤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재도약에 밑거름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개봉 첫주 최고 성적 =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난달 27일 개봉된 이래로 5일간 33만5천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는 지금까지 개봉된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 개봉 첫주 최고 성적이다. 역대 1위는 약 22만5천명을 동원한 김청기 감독의 2007년 디지털판 '로버트 태권 V'(2007)다. 특히 '고지전' '퀵' 등 1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종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등과 경쟁한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평일 6만-7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 중인 '마당을..'은 이 같은 기세를 유지할 경우 이번 주 안에 50만명을 돌파하고, 다음 주 초 국내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은 디지털로 재개봉된 김청기 감독의 '로버트 태권V'로, 전국에서 72만명 끌어모았다. 명필름 마케팅실의 심명희 실장은 "다음 주 초쯤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상영관 상황에 따라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 '비주류' 국내 애니메이션 = 사실 국내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주류 장르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최초의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인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1967) 이후 반짝인기를 구가하던 한국 애니메이션은 1970년대까지 침묵을 지켰다. 돌파구를 마련한 게 '로버트 태권 V'(1976)다. '태권 V'는 18만명(서울관객 기준)을 기록하며 당시로써는 빅히트를 쳤다. 이후 '84 태권V'(1984) 까지 로봇 계열의 애니메이션이 극장가에 속속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런 탓인지 1985년 이후 근 10년간은 애니메이션이 아예 제작되지도 않았다. 그러다 새롭게 극장가에 선보인 애니메이션이 '성인 애니'를 표방한 '블루시걸'(1994)이다. 이 장편 애니메이션은 45만명을 모았다. 이후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 '아치와 씨팍'(2006) 등이 평단의 지지를 얻었으나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47만명) 정도만 어느 정도 관객이 들었다. 올해 나온 한혜진ㆍ안재훈 감독의 '소중한 날의 꿈'도 교차 상영 등으로 약 4만5천명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기획부터 개봉까지 11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조촐한' 성적인 셈이다.◆ 국산 애니메이션 돌파구 마련하나 =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랜 부진을 털고자 제작된 작품이다. 제작 기간만 6년이 걸렸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제작한 명가 '명필름'이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나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우리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오 감독과 제작사 측은 원작의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을 살리는 한편, 유머 코드와 캐릭터에도 중점을 뒀다. 성인과 아이들 모두를 잡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이러한 '투트랙' 전략은 성공적이다. 그러나 순제작비만 30억원,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50억원이 든 이 애니메이션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150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관객 150만'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고지인 까닭이다. 심 실장은 "대부분 낮 시간대에만 상영되는 것에 비하면 현재까지는 좋은 성적"이라며 "입소문이 나 저녁시간대까지 영화 상영시간을 확대한다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02 23:02

개봉 영화, 최소 1주일간 상영된다

개봉 영화의 최소 상영기간을 보장하고 극장과배급사 간의 수익 배분 비율을 새롭게 하는 내용의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이 마련됐다. 변칙개봉과 스크린 독과점으로 극장가에서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조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봉 영화의 최소 상영기간 보장, 부율조정, 상영권료 월별 정산, 무료입장권 발매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극장과 배급사가 계약할 때 영화 한 편당 최소 1주의 상영을 보장토록했다. 또 한 스크린에서 두 개 이상의 영화를 번갈아 가며 상영하는 교차 상영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관행을 유지하되 배급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배급업자는 교차 상영 시 교차 상영일수의 2배에 해당하는 연장 상영일수를 얻거나 원래 부금의 10%를 더 받는 것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게 됐다. 영화관입장수입에 관한 배급사 대 극장의 배분비율인 부율도 조정된다. 그간 한국영화(5:5)와 외화(서울:6:4, 지방 5:5)에 대해 각기 다르게 적용되는 현행 극장부율이 5.5대 4.5로 일원화된 것.할리우드에서 시장 독과점을 방지코자 활용하는 슬라이딩(Sliding System) 시스템도 도입했다. 개봉 초기에는 제작사와 투자 배급사가 입장권 수익 배분을 많이 받다가 점점 극장의 수익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부율이 재조정되고 슬라이딩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배급사와 극장은 상영 계약을 맺을 때 5.5대 4.5로 일원화된 부율방식(정율)을 선택하거나 슬라이딩 시스템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영화를 1개월 이상 상영할 경우, 종영 후 정산했던 극장 흥행 수입을 월별로 정산토록 하는 내용과 무료입장권 발매 시 배급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얻도록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대형 멀티플렉스 4개사가 스크린수와 좌석수의 77%, 관객수와 매출액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진위의 권고안이 극장 유통질서 확립에 큰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이 말그대로 권고일 뿐이고, 계약서를 지키지 않았을 때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권동춘 한국상영관협회 부회장은 "현재까지 배급사와 상영관은 무탈하게 잘 해왔다"며 "영진위가 마련한 권고안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진위 측도 "권고안일 뿐이지 영진위가 규제권한은 없다"며 "다만 극장 상영관시설비를 융자 대출할 때 표준상영계약서를 이행하는 상영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등 유인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7.21 23:02

'링' 연출 나카다 "공포영화에 별 관심없었죠"

"영화를 좋아했지만, 공포영화를 보는 건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다행히 공포영화를 만드는 건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일본의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90년대 J호러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데뷔작 '여우령'(1996)으로 공포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더니 두 번째 작품 '링'(1998)으로는 대박을 터트렸다. '링'은 1990년대 일본 공포영화의 틀을 완전히 바꾼 작품이다. 꼼꼼하기 이를 데 없는 치밀한 서사, 공포의 끝을 향해 몰아가는 응집력은 90년대 공포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첫손에 꼽힌다. TV에서 기어나오는 귀신 사다코는 아직도 우리나라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동빈 감독, 신은경 주연의 리메이크작 '링'(1999)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링' 시리즈를 만들고 나서 나카다 감독은 2001년 할리우드에 진출해 고어 버번스키 감독에 이어 리메이크판 '링2'의 메가폰을 잡았다. 제15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J호러 특별전이 열리고, 상영작 중 '링'과 '여우령'이 관객과 만난다. 지난 15일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부천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링'이전에도 호러라는 장르는 있었어요. 그런데 주로 비디오물로 만들어졌죠. '엑소시스트' '오멘' '서스페리아' 같은 해외 공포영화는 있었지만 일본 공포영화는 장르영화로 인정받지 못했죠. 물론 일본에서 공포영화 전통은 오래됐어요. 가부키 전통에 입각한 괴담이 여름철마다 만들어졌어요. '링' 이후에는 일본 호러 영화가 주류 장르영화가 되면서 마침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요. 요즘은 코미디가 대세죠."(웃음)공포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할 정도로 호러물에서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사실 그는 공포영화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유학 중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실탄'이 떨어져 돈을 벌기 위해 일본에 돌아와 만든 작품이 '여우령'이었다.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어찌하다 보니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베스트셀러 '링'을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는 일본에서만 270만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링'에 등장한 원혼 사다코의 잔영은 아직도 한국 공포 영화에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사다코의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머리를 늘어뜨리고 괴상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건 츠루타 노리오 감독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에서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죠. 가부키와 '노'의 영향도 있었고, 에도 시대부터 있던 귀신 그림의 영향도 있었죠. 한국 여인이 입는 소복에도 영감을 받았습니다."자칭 "시골출신"(오카야마현)이라는 그는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자주 봤다고 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더티 해리' 시리즈를 챙겨봤고, 입석으로 '오멘'을 보기도 했다. 프랑스의 누벨바그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처음으로 외운 감독 이름이기도 했다. 시골을 떠나 도쿄대 이공계열에 진학해서는 하루 3편을 볼 수 있는 동시상영관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수학을 좋아해 이공계에 진학했지만 대학에 와서는 인문학에 더 끌렸다. 신문방송학으로 전과했고 좌익 학생운동에도 가담했다. 학생운동의 영향 때문에 정치인이나 관료, 대기업 직원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신문기자가 될까 잠깐 고민했지만 좋아하는 영화를 하기로 결심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고집을 피운 그는 결국 할리우드로까지 진출하는 성공을 누렸다. 그는 이러한 성공이 "이상한 욕심을 품지 않아 더 잘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일본과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방식의 차이에 대해서 묻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미국에 갔을 때 카메라 감독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할리우드와 다른 나라의 차이점은 할리우드에는 영화산업이 있는데 영화문화가 없고,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문화는 있지만 영화산업이 없다'고요. 일본에서 '컷'을 결정하는 건 감독이지만, 할리우드에서 '컷'을 결정하는 건 감독이 아니예요. 관객이 하죠. 모든 게 다 관객의 기호에 맞춰서 기계적으로 제작됩니다. 감독으로서는 욕심을 죽여야 해요.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도 있죠. 그래서 한때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그는 할리우드에서는 감독보다는 시스템에 의해 영화 산업이 굴러간다고 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하면 돈은 벌어요. 하지만 시간을 너무 허비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어느 홍콩 출신 감독은 7년간 보수는 받았지만 한 작품도 찍지 못하고 돌아간 사례도 있어요. 할리우드 진출은 숙고해보고 판단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7.18 23:02

"'마당을 나온 암탉'..20년 인생 녹아있죠"

"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 '잎싹'과 같습니다. 이 작품으로 이제야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의 내 정체성을 찾고 꿈을 향해 자유롭게 내달릴 수 있는 한 걸음을 뗐어요. '마당으로 나온 수탉'이라고나 할까요.(웃음)"최근 종로구 필운동 명필름 사무실에서 만난 오성윤(48) 감독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 '오돌또기'의 대표로서 명필름과 함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공동 제작하고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 제작 파트를 총지휘했다. 오는 28일 이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오 감독은 '감개무량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며 제대로 된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향해 달려온 지난 20여년의 역사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자연스럽게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결국 미대에 갔는데, 이상하게 그림을 그릴수록 내 자신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끼고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 연극 써클을 하면서 그런 갈증을 풀었죠."순수예술보다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대중예술 쪽에 더 매력을 느낀 그는 "붓을 꺾고" 졸업 후에도 영화판을 맴돌았다고 한다. "영화를 하고 싶은데, 초짜니까 접근이 힘들어서 내가 가진 재주가 그림이니까 그림으로 영화를 하자고 해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림과 연극, 영화를 공부했던 게 수렴돼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의 길로 온 것 같아요."그는 스물여덟살에 작은 애니메이션 회사에 들어가 단편부터 창작기획을 시작한다. 또 단편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 작업부터 녹음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프로듀서로도 일했다. 하지만, 단편으로는 늘 허기가 남았다. "이래선 안되겠다, 극장용 장편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1994년에 애니메이션 회사를 직접 차렸습니다. 그런데 기획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군요. 먹고 살아야 하니까 다른 교육용 애니메이션 작업들을 받아서 아르바이트로 하면서 계속 극장용 장편을 시도했죠. 그런데 특히 시나리오가 안 나오니까 문제였어요. 국내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실패했던 원인이 스토리, 시나리오라고 봤기 때문에 시나리오 선정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거든요."창작 시나리오를 고집하던 그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 창작을 포기하고 외부에서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일하던 팀원의 추천으로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접하게 됐다. "작품이 워낙 훌륭하더군요. 담고 있는 메시지도 그렇고 이야기 흐름도 좋았고요. 어느 정도 확신이 들어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그즈음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가 저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오 감독과 심 대표가 의기투합했을 때 특히 공감한 부분은 국내에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없다는 점이었다. 동갑으로 당시 둘 다 같은 또래의 초등학생 딸을 둔 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일치한 것. "이 작품 전에 기획했던 것들은 '가족영화로서의 애니메이션'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 그 부분을 바라보지 못했나 아쉽습니다. 국내의 다른 작품들도 성인용 기획이 많았죠. 이 작품을 감독하면서 '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작품'이라고 봤어요. 한국 애니메이션이 대중적으로 호응을 받으려면 가족영화로서 이 작품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오 감독이 작품에 정성과 심혈을 기울일수록 제작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자연주의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는 그는 이 작품을 미국의 디즈니나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와는 완전히 다른 그림으로 채우고자 했다. 국산 애니메이션인 만큼 이 땅의 자연과 생태계를 오롯이 담고 싶은 욕심도 컸다. 그런 그의 눈에 강하게 들어온 장소가 경남 창녕 우포늪이었다. "처음에 기획 단계에서 TV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우포늪 특집이었어요. 민물거북이와 수달, 여러 동물들이 나오는데, 공간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작에는 저수지가 배경으로 나오는데, 저수지는 별로 아름답지도 않고 생태계도 다양하지 않거든요. 생태계 다양성을 담기에도 우포늪이 딱 적당하겠더라고요. 우포늪의 사계를 담기 위해 매 계절마다 답사를 가서 꼼꼼하게 조사하고 스케치했죠."우포늪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에 변화를 준 부분도 있다. 특히 극에 감초 역할을 하는 수달 캐릭터는 원작에는 아예 없는데, 오 감독이 우포늪에서 직접 '캐스팅한' 동물이다. 이렇게 캐스팅한 동물들이 총 200마리쯤 된다고 했다. 암탉 '잎싹'을 좀더 발랄하게 표현하기 위해 잎싹의 꼬리에 우포늪에서 봤던 자운영 꽃을 꽂아넣은 것도 그다. 그는 특히 수준높은 그림을 완성하는 데 지독하게 매달렸다. 정서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2D를 택했지만, 2D의 평면성을 극복하고 색채와 움직임을 풍부하게 보여주기 위해 모든 장면의 빛과 채도 등을 다르게 설정해 일일이 그렸다.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정서적인 느낌을 담기 위해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과는 달리, 배경 스케치 위에 연필로 세밀묘사하듯이 한 번 더 그리는 과정을 더했다. 사무실 상주인원은 30명 정도, 후반 작업 때는 외부 인원까지 150여명이 이 작품에 매달렸다.그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동양화를 애니메이션에 구현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 "동양화와 판화의 이미지를 넣어보고 싶었어요. 훌륭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 자연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정서에 맞게 데폼(변형)시키거든요. 동양화에서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도 그렇죠. 그래서 초기에 동양화적인 표현을 많이 시도를 했는데, 9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그것만 갖고 끌고 가기엔 한계가 있더군요. 결국 절충점을 찾아 동양화와 서양화 기법이 접목된 그림으로 갔는데, 나중에라도 동양화적인 시도는 또 해보고 싶습니다."그는 국내 애니메이션이 뛰어난 기술력과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기획력이나 인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우리 애니메이터들이 정말 잘 그려요. 해외에서 인정도 많이 받죠.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요소요소에 좋은 멤버, 스태프들이 무지하게 많다는 걸 깨달았고요. 그런데, 저만 해도 그런 좋은 노하우를 엮어내는 데는 아마추어였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생계 문제, 돈 문제를 어떻게 보장해줄 것이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됐어요."20여년 노고의 결실을 보게 된 기분이 어떨까. "우리 딸들이 늘 아빠는 뭐하는 사람이냐고 궁금해했는데, 드디어 만화영화 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찾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내가 대중예술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 맞구나 싶고요. 애니메이션의 방향에 대해서도 신념 같은 게 생겼어요. 촌스럽게 '자연주의 애니메이션'라고 하는데, 작품 안에서 대중들과 함께 숨쉬고 싶어요. 또 '오돌또기'의 정체성이 이 작품과 함께 대중들에게 인식되길, '지브리'처럼 색깔 있는 애니메이션 회사가 되길 원합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7.18 23:02

밑바닥 삶의 질긴 생명력, 사회 모순을 꼬집다

극예술창작집단 극단 T.O.D랑(대표 최 정)이 선 굵은 이야기꾼을 소재로 한 정통극 '그것은 꿈이었을까(연출 임형수)'를 도전한다.남장 이야기꾼 업복(국영숙 역)이 주인공. 버림받은 업복은 자신을 거두어준 눈 먼 광대 허씨(정민영 역)와 떠돌이 인생을 산다. 이야기는 설움에 겨운 신세를 잊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 재상의 숨겨진 아들로 가문의 수치가 돼 버린 호주(구철호 역)와 만난 업복은 이야기로 따뜻한 교감을 나눈다. 하지만 호주를 대신해 진짜 아들 노릇을 하고 있지만, 한 번도 아비의 정을 받지 못한 성주(노승환 역)는 업복을 이용해 무서운 이야기를 퍼뜨린다. 목숨을 내건 이야기의 한판승이 가슴 먹먹한 사랑과 펼쳐진다.우리 소리와 몸짓이 한 데 어우러진 이번 작품에는 밑바닥 삶의 끈질긴 생명력이 생생하게 표현되고, 사회 모순도 통렬하게 질타된다. 대본을 쓴 최 정 대표는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삶과 이 세상에서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에 의미부여를 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Truth Of Drama'의 줄임말로 이름 붙여진 T.O.D랑은 젊은 연극인, 작가, 배우들이 실험적인 연극의 힘을 보여주는 극예술창작집단이다. 소리의 고장, 전주에서 소리연극을 해온 T.O.D랑은 이번 무대를 통해 또다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 극단 T.O.D랑 '그것은 꿈이었을까'= 15일 오후 7시30분, 16일 오후 3·7시, 17일 오후 4시 전주 아하아트홀(오거리 메가박스 맞은편). 티켓 2만원(일반), 1만원(학생).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7.15 23:02

블록버스터 기세 속 작은 영화들 선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대규모 영화들이 올여름 스크린을 속속 점령하며 위력을 떨치는 속에서 작은 영화들이 선전을 이어가고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풍산개'는 45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윤계상, 김규리 등 주연배우를 비롯해 영화 스태프들이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한 이 영화는 개봉 사흘 만에 손익분기점(28만명)을 돌파했다. 남북을 넘나드는 풍산의 활약을 그린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2억원에 불과하다. 예상치 못한 '풍산개'의 선전에 제작진은 고무된 분위기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전 감독으로부터 '풍산개'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고생한 스태프에게 개런티를 줄 수 있게 되었고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눈물이 났다"며 "내가 각본을 쓴 초저예산 영화가 한국극장에서 이익을 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TV 맛집 프로그램을 정면 비판한 '트루맛쇼'도 지난달 2일 개봉, 개봉 한 달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 상영을 둘러싸고 방송사와 소송전까지 벌였던 이 영화는 TV 맛집 정보 프로그램이 방송사와 브로커에 의해 사전 조작된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논란을 빚은 작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을 끈 이 영화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는 추세다. 이날까지 1만129명을 모으며 독립영화의 '대박'기준에 해당하는 1만 관객을 돌파했다. 남다정 감독의 음악영화 '플레이'의 성적도 빼어나다. 지난달 23일 개봉된 이영화는 관객 6천600명을 기록, 7천 관객 고지에 바짝 다가갔다. 감성이 충만하고 음악의 완성도도 높아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플레이'는 뮤지션들이 음악을 하면서 부딪히는 여러 어려움을 사실성 있게 묘사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작은 외화들도 나름 선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별명을 지닌 자크 타티가 원작을 쓴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는 지난달 16일 개봉후 약 9천300명을 동원, 1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 수상작인 수잔 비에르 감독의 '인 어베러 월드'도 최근 1만명을 돌파했다. 누적관객으로 약 1만3천900명을 모은 이 영화는 7일부터는 CGV 강변ㆍ오리, 대구 동성아트홀에서도 상영된다. 다양한 주제를 담은 작은 영화들이 비록 선전은 하고 있지만 '트랜스포머 3' 등블록버스터의 스크린 싹쓸이로 인한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이날 '트랜스포머'의 상영관은 1천300여개로, 2천300여개의 전국 스크린 수의 57%에 이르고 있다. 반면 '일루셔니스트'의 상영관은 12개, '인 어 베러 월드'의 상영관은 15개에 불과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7.0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