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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문체부에 하계 올림픽 신청서 제출…정부 심의 시작

전북특별자치도가 문화체육관광부에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유희숙 전북자치도 2036하계올림픽유치단장은 19일 도청 기자실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전북의 올림픽 유치 도전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준비 단계를 넘어 중앙정부의 정식 심의 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신청서 제출은 지난해 2월 대한체육회가 전북을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한 이후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진행되는 후속 절차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두 번째 하계올림픽 개최를 향한 국가 차원의 유치 확정 절차가 본격화된 것이다. 신청서에는 2036년 7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개최되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청사진이 담겼다. 도는 총 33개 종목을 전북과 서울, 대구, 충북 충주 등 연대도시에서 치르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저비용·고효율의 지속가능한 대회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도 함께 실현하겠다는 복안이다. 도는 향후 정부 심의 과정에서 올림픽 유치가 가져올 새로운 도약과 미래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적 차원의 막대한 경제 파급효과 창출뿐 아니라 대회 종료 후에도 지역 자산으로 남을 지속가능한 레거시 활용 전략, AI와 디지털 기반의 혁신적인 대회 운영 모델 정립 등을 부각해 정부 승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도는 이번 올림픽 유치 도전에 대한민국 국제적인 브랜드 확보한 자원을 활용해 가장 한국적이면서 지역 공동체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도는 앞서 한국스포츠과학원에 의뢰해 진행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03으로 산출돼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전 국민 82.7%, 전북도민 87.6%가 올림픽 개최에 찬성하는 지지 의사를 나타냈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역시 지난 6일 유치 동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전북은 그동안 대도시 중심의 역대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차별화를 노릴 수 있는 지방 연대를 통한 중소도시 유치 도전에 나섰으나 일부에선 우려 또한 나오는 상황이다. 이제 문체부로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도는 정부 심의 절차 대응과 병행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도 체계적으로 준비하며 국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관건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가면서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미 인도 등 해외 여러나라가 유치의향서 제출과 함께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속대화단계에서 카타르의 경우 국왕이 IOC 위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단장은 “앞으로 진행될 정부 심의 과정에 철저히 대응해 국가 공식 유치 사업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2.19 11:09

최정호 전 차관, 익산 아이 행복 돌봄 프로젝트 제안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익산 아이 행복 돌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육 공백 해소는 국가적 과제이자 지역 소멸을 막는 핵심 열쇠”라며 틈새 없는 돌봄 익산 구현을 위한 6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맞벌이 가구와 야간 근무자를 위한 어린이집 연장 보육 이용 영유아 급식비 지원이다. 야간 연장 보육 이용 영유아가 아침·저녁 급식을 제공받을 경우 비용을 자부담하고 있는데, 안정적인 자녀 양육을 위해 급식비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또 차별 없는 돌봄 및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익산 거주 외국인 자녀의 보육료 지원을 제안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올해 신규사업으로 외국인 자녀 보육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는데, 익산시 자체 예산으로 50%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이다. 야간에 돌봄을 필요로 하는 가정을 위해 24시간 어린이집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익산의 경우 24시간 어린이집이 전북형 SOS 돌봄센터 1개소에 불과하기 때문에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이를 확대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취사 인력 인건비 지원 계획도 밝혔다. 이를 별도로 책정해 지원함으로써 영유아 건강증진과 어린이집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익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 기능을 확대해 발달지연 영유아 조기 개입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동 대상 발달검사를 시행해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센터에 신청하도록 하고, 이후 영유아 발달지원 전문가가 방문해 관찰·상담을 진행한 뒤 치료 지원 여부를 판단하고 치료기관 연계 및 초기 치료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말 종료 예정인 3~5세 유아 대상 생존수영 및 승마 체험 교육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아·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인 만큼 지속 운영하고, 장기적 과제로 어린이 수영장 건립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보육교직원 처우 및 업무 환경 개선(대체인력 지원 확대, 근속 지원·정서 회복 프로그램, 공동 행정지원체계), 노후 어린이집 기능 보강 및 안전 인프라 강화, 보육정책 협의체 운영 등도 제안했다. 익산=송승욱 기자

  • 익산
  • 송승욱
  • 2026.02.19 11:08

정읍시, 농가당 최대 5000만원 융자 지원

정읍시가 고금리 시대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들을 위해 ‘2026년도 농어촌소득사업지원 융자금’ 신청을 오는3월31일까지 받는다.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신청일 기준 정읍시에 2년 이상 거주하고 있으며, 농어업경영체 등록을 마친 농·축·어업인이다. 올해 융자 지원 규모는 총 8억원이다. 농가당 융자 한도는 최대 5000만원이며 대출 금리는 연 1%로 고정된다. 상환 조건은 2년 거치 후 5년 균분 상환으로 농가의 초기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다. 지원 대상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분야다. 생산소득사업은 원예·특용작물, 축산, 수산, 양묘 등 작물 재배를 위한 시설 자금을 지원한다. 생산기반조성사업은 과원 조성, 공동작업장 설치, 농산물 저장 및 가공 시설 구축 등이 포함된다. 농촌관광휴양사업은 관광농원이나 농촌 민박 사업을 희망하는 농가에 지원된다. 융자를 희망하는 농어업인은 3월 31일까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단, 융자 금액은 개인의 신용 가능 범위 내에서 결정되므로 농협에서 사전에 신용조사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이학수 시장은 “이번 융자 지원 사업이 농어업인들이 고부가가치 소득원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다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정읍시는 앞으로도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임장훈 기자

  • 정읍
  • 임장훈
  • 2026.02.19 10:16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3,000m 계주 금…8년 만에 정상 탈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세화여고)에 이은 우리나라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8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하이원·은메달)을 시작으로 10일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유승은(성복고·동메달), 13일 최가온, 쇼트트랙 남자 1,000m 임종언(고양시청·동메달), 15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황대헌(강원도청·은메달), 16일 쇼트트랙 여자 1,000m 김길리(동메달)에 이어 이날까지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던 최민정은 통산 6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이 공유한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 타이를 이뤘다. 또한 쇼트트랙 전이경(4개)과 더불어 한국 선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계주에서 우승한 건 2018 평창 대회 이래 8년 만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 중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15일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 출전했던 이소연(스포츠토토)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경쟁한 한국 대표팀은 1번 주자 최민정이 선두를 꿰차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대표팀은 결승선 25바퀴를 남기고 3번 주자 노도희가 캐나다에 역전을 허용하며 2위로 내려왔다. 결승선 20바퀴를 앞두고는 2번 주자 김길리가 직선주로에서 네덜란드에 밀려 3위까지 떨어졌다. 대표팀은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큰 위기를 겪었다.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가 넘어졌고, 뒤따르던 최민정이 이를 피하다가 선두 그룹과 거리가 벌어졌다. 최민정은 중심을 잘 잡으며 넘어지지 않았고 다시 속도를 올려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달린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는 온 힘을 다해 내달려 선두 그룹을 따라잡았다. 캐나다, 이탈리아에 이어 3위로 달리던 한국은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역전 드라마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힘이 좋은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껏 밀어주면서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최민정은 2위를 잘 지켰고,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직선 주로에서 선두 이탈리아를 제치며 마침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김길리는 인코스를 잘 지켜내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해 금빛 질주 대미를 장식했다.

  • 정치일반
  • 연합
  • 2026.02.19 07:31

[건축신문고]좋은 공공건축은 시민과 국가 사이에 신뢰를 만든다

공공건축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서비스다. 주민센터·도서관·학교·복지·문화시설은 일시적 정책이 아니라, 시민이 매일 반복해 경험하는 ‘국가의 물리적 얼굴’이다. 그러나 공공건축의 평가는 여전히 예산 집행 효율, 법적 기준 충족 여부에 갇혀 있다. 이 지표의 한계는 공공건축의 사회적 성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고, 결국 시민의 신뢰를 깎아먹는다. 공공건축의 품질은 미관이나 상징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국가 신뢰는 제도 설계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일상적 경험이 누적되며 형성된다. 공공건축은 그 경험이 가장 자주, 가장 오래 발생하는 장치다. 공간의 안정성, 접근성, 머무를 수 있는 여유, 관리 수준은 공공의 역량과 의지를 시민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기준만 겨우 넘긴 공간은 단기적으로 행정 리스크를 줄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공공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동시에 떨어뜨린다. 이용률 저하, 유지·관리비 증가, 공공정책에 대한 무관심으로 되돌아오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공공건축의 퀄리티가 예산 총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발주 방식, 설계 평가 기준, 운영을 포함한 ‘전 생애주기 관점’의 부재가 품질을 결정한다. 초기 비용 절감에 매몰되면 시간의 축을 고려하지 못한 의사결정이 장기적 비효율을 내재화한다. 반대로 품질을 생애주기 성능으로 평가하면, 설계의 완성도는 ‘추가 비용’이 아니라 ‘공공투자의 합리성’으로 바뀐다. 그럼에도 한국의 공공건축은 ‘최저가’와 ‘최소 기준’이 지배한다. 최저가 중심 발주는 설계를 가볍게 만들고, 최소 기준 중심 행정은 공간의 가능성을 닫는다. ‘더 좋아질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구조에서 좋은 건축은 행정 부담으로, 높은 수준의 설계는 관리 리스크로 오해되기 쉽다. 공공건축의 완성도를 묻는 일은 결국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지 묻는 일이다. “예산 안에서 법을 지켜 지었는가”에서 멈추지 말고, “이 공간이 공공의 삶을 책임지고 풍요롭게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공공건축을 비용으로만 평가하는 사회와 삶의 기반으로 평가하는 사회는 전혀 다른 도시를 만든다. 공공건축의 수준은 국가가 시민과 맺고자 하는 관계의 수준이며, 그 관계는 도시 곳곳에 선 공공건축의 질로 분명히 읽힌다. /채가을 건축사 (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가을 건축사사무소)

  • 경제일반
  • 기고
  • 2026.02.18 18: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극작가-‘완주, 중년 희곡’

좋은 예술 작품은 가까이에서 뜬금없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완주군에 사는 중장년 열세 명이 쓴 열세 편의 희곡이 실린 『완주, 중년 희곡』(2025). 이 희곡집은 작년 9월과 10월 (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가 진행한 중장년 인문프로그램 ‘2막학교: 인생은 아름다워’의 결과물이지만, 여느 창작집 못지않은 패기와 진정성을 갖추고 있다. 창작에 나선 중장년들에게 희곡은 낯선 장르였고, 컴퓨터는 어려운 도구였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23회의 정규 강의에서 희곡을 읽고 쓰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새 희망을 품었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는 구술과 수기로 이야기를 짜냈다. 멘토로 함께한 네 명의 작가와 전화와 메일, 모바일 메신저로 소통하며 작품 속 사건을 수정했고, 대사를 주고받았다. 동화·수필·시나리오로 먼저 쓴 뒤 각색하거나 다큐멘터리·라디오드라마 등을 떠올리며 작품을 썼다. 퇴고까지 마치고 최종 제출한 희곡은 열세 편. 대부분 20분∼30분 분량으로 짧지만, 일상에서 찾은 지혜와 성찰이 글쓴이만의 감각으로 표현돼 있다. 인생의 활력이 될 그리움과 무한한 상상도 담겼다. 이연옥의 「빨강 구두」에는 설렘을 찾아 추억을 더듬는 중년 여성들의 푸진 상념이 생생하고, 이용현의 「마라톤은 팀플레이」에는 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의 우정과 집념이 치열하다. 각각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정은아의 「나는 문제없어」와 안채령의 「담치기」는 감나무와 도마뱀을 매개로 아름답고 신비한 세계를 펼쳐놓았다. 완주군의 역사·문화 자원도 풍성하다. 완주 출신 명창 권삼득(1771∼1841)과 완주에서 말년을 보낸 서예가 이삼만(1770∼1847)의 삶을 교차시킨 오영란의 「완주의 두 예인」과 이서면 앵곡마을을 배경으로 한 고전을 지금의 정서에 맞게 각색한 유향덕의 「팥쥐 콩쥐」가 대표적인 예다. 김정연의 「완주 음식 유람」과 김송화의 「생강생강해」는 13개 읍면의 특산물로 걸판진 이야기 한 상을 차려놓았다. 중장년들이 제일 많이 쓴 글감은 가족이다. 박미희의 「창밖의 빛」은 중학생 아들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와 대화하다 오히려 자신을 치유하는 인물이 등장하고, 주용식의 「핑계가 되지 않게」는 고등학생 아들과 갈등하다 자기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며 서툴렀던 부자(父子) 관계들을 깨닫는 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이덕례의 「맞선」은 결혼에 관심 없는 딸을 두고 벌이는 부부의 티격태격과 화해를 맛깔난 대사로 들려주고, 이남례의 「울 엄마의 꽃날」은 60대 딸이 소개하는 정 많은 94세 엄마의 소소한 인생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선태백의 「10년 후에 우리는」은 크고 작은 역경을 이겨낸 후 중년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과의 소박하고 행복한 상상을 풀어냈다. 간질간질한 하루하루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진솔한 고백에 녹아 있다. 세상에 나온 희곡들은 ‘누구나 서툴다’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래도 도전한다’라는 명제를 실천한 패기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여러 무대에 오르기를 바란다. 아쉬운 것은 판매용으로 제작되지 않았기에 완주·전주 지역 일부 도서관과 관공서에서만 찾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래도 독특한 재미와 특별한 의미를 갖췄으니, 독자와 관객의 만족도는 최상일 것이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2.18 18:29

[사설] 설 밥상에 차려진 전북의 난제들, 정치권이 답할 때

전북 도민들의 이번 설 명절 밥상머리 화두는 단연 ‘먹고사는 문제’와 ‘지역의 생존’이었다. 특별자치도 출범 후 지역발전의 미래를 꿈꿨던 도민들이지만,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여전히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확실한 지역 발전에 대한 깊은 우려로 가득했다. 물가와 경기 침체, 일자리와 인구 감소, 새만금개발, 전주·완주 행정통합 논란까지 지역 현안들이 대화의 중심에 올랐다. 설 민심은 행정과 정치권을 향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완주·전주 행정통합 논의였다. 초광역 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통합의 필요성은 도민들에게 전반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완주 지역민들의 불신은 여전히 깊다. 과거 수차례 무산된 경험은 ‘명분’보다 ‘실익’과 ‘구체적 보장’이 우선임을 말해준다. 통합 이후 완주의 미래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증명해야 할 과제다. 수도권 중심의 에너지 공급 구조에 대한 분노 섞인 목소리도 높았다. 수도권의 산업 확장을 위해 전북이 송전탑 건설과 환경 훼손이라는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현실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익은 수도권이 챙기고 고통은 지역이 감당하는 해묵은 구조를 끊어낼 복안이 있는지, 전북의 유권자들은 정치권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새만금 신공항 역시 3월 항소심을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절차와 타당성, 환경과 지역 발전의 균형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그 결과에 대한 대응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번 설 민심은 결국 전북의 선택으로 모아진다. 전북이 마주한 현안들은 모두 수도권 중심의 국가 구조 속에서 우리가 정당한 권한과 보상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누가 지역의 삶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차분히 따져볼 것이다. 갈등을 피하기 위한 침묵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한 숙의가 필요하다. 정당과 인물을 넘어 누가 전북의 권한을 지키고, 책임 있게 미래를 설계할 준비가 돼 있는지 냉정히 따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설 민심이 던진 메시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18 18:26

[사설] 선거전 본격화, 지역 미래 이끌 참일꾼 찾자

설 명절은 늘 선거의 분수령이었다. 가족과 이웃이 모여 나눈 밥상머리 대화 속에서 초반 선거 판도가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여론도 형성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설 명절을 기점으로 6·3 지방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예비후보들의 민심 쟁탈전이 치열하다. 다시 선택의 시간이다. 유권자의 시간이 시작됐다. 지역의 미래를 바꿀 힘은 화려한 정치구호가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에서 나온다. 명절 밥상머리에서 오간 대화는 결국 ‘지역의 내일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아진다. 지금껏 전북 유권자들은 정당의 간판이나 순간의 이미지를 잣대로 후보를 선택해 지역의 미래를 맡겨왔다. 이런 방식의 투표가 수십년간 반복되면서 경쟁 없는 독점 구도가 굳어졌다. 지방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는 느슨해졌고, 이는 행정의 안일함과 정책 혁신의 부재로 이어졌다. 긴장과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는 변화 대신 관성만 남았다. 이제 기준을 바꿔야 한다.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공약과 구호 속에서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찾아야 하는 것은 화려한 말이나 특정 정당 간판이 아니라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해묵은 현안을 풀어내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참일꾼’이 누구인지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이번 선택이 향후 수년간 지역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전북의 선거구도에서 민주당의 책임도 막중하다. 후보 검증과 공천 과정을 단순한 당내 절차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당선 가능성’이 아닌 ‘후보자의 역량’을 중심에 둔 공천이어야 한다. 법적·도덕적 흠결이 조금이라도 있는 후보는 당선 가능성과 상관없이 과감하게 공천 과정에서 걸러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에 대한 도민의 절대적인 신뢰에 답하는 길이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정당 간판이나 오래된 관성에 따른 선택으로는 지역정치의 변화,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정당 간판이나 이미지가 아닌 인물의 자질과 역량, 추진력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가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18 18:25

[오목대] 붉은 말의 해 ‘전북의 말 산업’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대략 지금부터 5000년 전 부터 다고 한다. 사람은 수백, 수천 년간 말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었으나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나 철도, 비행기는 지구촌을 빠르게 연결해줬다. 요즘에도 엔진의 단위는 마력이다. 말을 도구로 이용해서 자웅을 겨루는 종목이 바로 승마와 경마이다. 승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경마는 힘과 기량을 견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선거 관련 용어 중에는 승마나 경마에서 비롯된 단어들이 많다는 거다. 고삐, 박차,재갈, 출마, 낙마, 대항마, 다크호스 등이 그러한 예다. 고사성어 중에도 말과 관련된게 많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나 주마간산(走馬看山), 새옹지마(塞翁之馬), 마이동풍(馬耳東風) 등은 매우 익숙하다. 음력 인 지난 17일부터 붉은 기운을 지닌 말의 해, 소위 병오년이 시작됐다. 말은 빠른 속도와 강인한 힘으로 권력과 충성, 그리고 생동감을 상징한다. 그런데 도내 승마인들은 병오년 새해 전북의 말 업이 일약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 말산업 육성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새만금 지역에 약 200ha 규모의 말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을 사육하거나 조련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승마·체험·관광, 복지·교육 기능까지 아우르는 복합 공간이다. 궁극의 목표는 마사회 유치 여부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일환으로 발표된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렛츠런파크서울) 이전 계획은 가장 뜨거운 감자다. 서울경마공원은 과천, 부산, 제주 등에 있는 국내 3개 경마공원 중 하나다. 과천경마공원과 인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에 총 9800가구가 조성될 예정이기에 서울경마공원은 5년 후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마사회 이전에 대한 찬반 양론이 일고 있으나 일단 지금의 기류를 감안하면 경기도를 벗어나기는 어려운듯 하다. 새만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광활한 땅을 가지고 있으나 너나없이 경마장 유치를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과천 경마장의 경우 운영 과정에서 해마다 지방세인 레저세가 2000억원씩 도세로 들어오고, 과천시에도 60억 원 가량이 들어간다. 제주, 경북, 전남 등이 경마장 유치에 나섰는데 현재로선 일단 경기도내 이전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분위기다. 사실 경마는 대표적인 사행산업이나 이젠 터부시할 때가 아니다. 더욱이 이제 더 이상 특정 지역에만 편중돼선 안된다는 공감대 또한 무르익고 있다. 부산, 영천 등과 달리 충청, 전라 지역엔 단 하나의 경마장도 없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얼마전 이재명 대통령이 문체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호남에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없다는 점을 지적, 눈길을 끌었다. 차제에 마사회나 경마장 이전 문제도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큰 틀에서 진행되길 기대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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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8 18:25

[의정단상] 전북 변화! 시민이 바로 힘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사는 전북에는 30년 넘은 숙원들이 많습니다. 지난 30년간 전북도민들이 그토록 원했던 대광법 통과! 100만명 넘는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도시 교통망 정비에 국비 수십조 원이 지원될 때, 전북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작년 4월 윤석열 파면과 함께 전북에도 국비를 지원하는 대광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올해 대광법 시행계획이 확정되면 도로, 철도 정비에 국비가 차근차근 지원되어 전북 교통환경도 눈에 띄게 변모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지난 12일에는 전주가정법원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전주가정법원과 군산, 정읍, 남원에 각 가정법원 지원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175만 전북도민이 양질의 사법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전북의 숙원이었습니다. 일찍이 가정법원이 설치된 울산보다 인구가 많고 사건 수도 많음에도 전주가정법원은 여러 이유로 설치가 늦어졌습니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법은 제 공약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께서 적극적인 응원과 지원이 있었기에 국회 법사위를 움직이고 본회의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대광법 통과와 전주가정법원 설치에서 보듯이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시민입니다. 시민들께서 정치권에 강력 요구하고, 정치권도 시민의 뜻을 따르면 어떤 숙원사업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은 100년 전부터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지도, 따라가지도 못하는 바람에 지금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민들의 지적은 언제나 옳습니다! 1990년대 시작된 새만금은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인지 희망고민인지 모르지만, 오랜 숙원이라는 건 잘 아실 것입니다. 새만금신공항, 전주ㆍ완주 통합...참 현안이 많습니다. 지금, 분명한 것! 대한민국은 통합이 큰 흐름입니다. 전남광주와 충남대전이 스스로 통합을 결정하고, 정부에 통합인센티브를 요구했습니다. 통합 입법도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산ㆍ울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도 통합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북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죠. 우리가 이 흐름을 따라잡기라도 해야 합니다. 전주ㆍ완주 통합도 결국 시민들의 관심과 힘으로 이뤄내야 합니다. 지난 2월 2일 전주 국회의원 저와 정동영 장관, 완주 국회의원 안호영 의원이 함께 신속한 전주ㆍ완주 통합추진을 선언했습니다. 그간 찬반 주장만 극심하게 부딪히며 꽉 막혀 있던 통합 흐름에 일단 물꼬를 텄습니다. 2월 4일에는 전북 국회의원들이 모였습니다. 정부에 전북회복을 위한 ‘최소조건’인 10조 원 이상 재정과 특례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5극 통합시에 최대 20조 원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을 약속했습니다. 3특 중 하나인 전북에는 5극보다 더 두터운 지위와 특례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습니다. 전북이 5극 통합시보다 더 충분한 정부 지원을 받고, 전주ㆍ완주 통합시가 전북 핵심도시로서 발휘하는 시너지는 전북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심장 역할을 할 것입니다. 30년 아니 100년을 기다린 숙원이라고 하더라도 시민행동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정치권에 강력하게 행동을 요구해야 합니다. 지금 변화 흐름을 놓치면 다시는 전북회복의 기회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바꾸는 도구입니다. 시민들이 요구하고, 정치가 시민과 함께 빠르게 실행하여 변화 흐름을 타고, 더 잘사는 전북회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전북회복으로 우리와 우리 미래세대가 행복을 누리고 잘 살 수 있는 땅, 복지(福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늘 전주시민, 전북도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성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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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8 18:25

[타향에서] 행정통합 파도 속, 전북의 블루오션 전략

최근 대한민국 지방행정의 지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미 관련법안도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가운데 남쪽에서는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 논의에 다시 불을 지폈고, 북쪽에서는 대전과 충남이 통합을 선언하며 충청권 메가시티의 윤곽을 그리고 있다. 바야흐로 ‘광역화’와 ‘규모의 경제’가 지방 소멸의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전북이 자리한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독자적인 활로를 찾아야 한다. 전북은 충청과 광주전남, 그리고 영남을 잇는 지리적·경제적 요충지다. 다른 권역을 연결하고 확장을 주도하는 성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북만의 경쟁력은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전북은 물리적인 덩치를 키우는 경쟁이 아니라, ‘내실 있는 특화’를 통해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평생 행정안전부와 전라북도에서 일했고, 지금은 금융 현장을 겪으면서 그 해법이 ‘금융’과 ‘새만금’이라는 두 축에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첫째, 전북은 명실상부한 ‘제3의 금융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 이미 우리에게는 1,000조 원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NPS)이라는 확실한 기반이 있다.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를 조성할 최적의 입지에 민간 금융그룹의 전북 투자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에 종사하며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자본이 인재와 정보를 끌어들인다는 사실이다. 서울이 종합 금융, 부산이 해양 파생 금융이라면 전북은 연계 금융산업을 꽃피워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라는 확실한 색깔을 입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문제가 아니다. 전주를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나 런던의 금융 지구처럼 자산운용사, 수탁 은행, 핀테크 기업이 공존하는 생태계로 만들어야 한다. 행정의 힘으로 기반을 닦고, 금융의 논리로 시장을 키운다면 전북은 광주전남이나 충청에 예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금융 영토’를 구축할 수 있다. 둘째, ‘새만금’은 이제 꿈이 아닌 현실의 땅이 되어야 한다.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시절 새만금은 늘 희망의 보루였다. 새만금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땅’이다. 이차전지와 같은 미래 첨단 산업이 몰려오고 있는 지금, 새만금은 단순한 간척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담아낼 거대한 그릇이다. 특히 새만금은 금융 자본이 실물 경제에 투자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는 점이 부각되어야 한다. 금융 허브에서 조성된 자금이 새만금의 인프라와 기업에 투자되고, 그 성과가 다시 지역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 이것이 전북이 꿈꾸어야 할 경제 모델이다. 행정안전부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균형 발전을 고민했고, 도청에서 전북의 살림을 챙긴 공복으로서 전북은 주변의 행정 통합 논의에 위축될 이유가 없다.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만의 강점인 ‘금융’이라는 소프트웨어와 ‘새만금’이라는 하드웨어를 결합해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면 된다. 샌드위치 속에 끼인 내용물이 빈약하면 납작해지지만, 그 내용물이 알차고 단단하면 빵을 지탱하는 핵심이 된다. 지금 전북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주변의 거대 파도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를 타고 금융과 산업의 중심지로 비상할 것인가. 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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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8 18:24

[기고] 모노레일 사태, 남원시민은 왜 침묵하는가

남원 모노레일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다. 이는 책임 없는 정치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약 505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부담은 숫자가 아니라 시민이 떠안게 된 현실적 재정 손실이며, 그 파장은 향후 수년간 남원의 행정과 도시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막대한 부담 앞에서 지방정치권은 과연 무엇을 책임질 것인가? 왜 남원 시민은 침묵하는가? 남원시의회는 모노레일 실시협약 동의 과정에서 명시적 반대를 하지 않았다. 민간투자 100%라는 집행부의 의견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검증의 잣대조차 들이대지 못한 채 오늘의 손해배상 책임의 단초를 제공했고 충분한 검증 없이 동의 절차를 통과시켰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약화시킨 행위다. 최근 성명서에 담은 의회 차원의 사과가 단순한 언어적 수사에 머문다면 그것은 책임이 아니라 형식이다. 정치적 책임은 말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다음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동의 과정에서 검증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만이 최소한의 책임 정치라 할 수 있다. 현임 시장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용·수익 허가를 둘러싼 행정 판단은 사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고, 그 결과는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이어졌다. 정치는 책임으로 존재한다.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시정과 의정을 수행하는 자리는 특권이 아니라 의무다. 그 의무 수행에 실패했다면 변명이 아니라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남원의 정치권에서 보이는 모습은 성찰보다 자리 보전, 책임보다 침묵이다. 이것이야말로 시민 신뢰를 가장 빠르게 무너뜨리는 길이다. 505억 원의 지방재정 손실은 단순한 회계 숫자가 아니다. 이는 시민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미래 부담이며, 정치적 판단 실패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이다. 그 책임은 특정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임 행정 책임자, 현임 시장, 그리고 충분한 견제를 하지 못한 지방의회 모두가 정치적 책임의 범주에 있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있을 때만 정치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가 반복될수록 시민의 분노와 냉소는 깊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지역사회 전체로 돌아온다. 지금 남원의 아침이 어둡고 무거운 이유는 재정 손실 때문만이 아니다. 잘못 앞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실망 때문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시민은 숨어버렸다. 그것도 철저한 무관심속에 자격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숨죽여 바라만 보며 자조적인 탄식으로 끝을 맺는다. 505억원을 지금 당장 지역주민의 호주머니에서 1명당 65~70만원씩 꺼내 손해배상금을 갚아야 한다면 벌떼같이 달려들 민심이건만 우선 내 돈이 아닌 모두의 돈을 꺼내 배상금으로 지급한다고 하니 누구하나 공개적 반발조차 안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남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열한 자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일찍이 경고한 바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무관심의 댓가는 남원의 현재와 미래의 열매이다. 먹고 있는 열매가 상했으면 지금 바로 뱉어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하고 맛있는 열매를 갈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책임있는 모두는 “불출마를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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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8 18:24

고비와 절규를 넘어 발화한 시학⋯김종빈 시조집 ‘꽃으로 온 절규’

고비와 절규의 시간을 지나 길어 올린 언어가 한 권의 시조집으로 묶였다. 김종빈 시인의 시조집 <꽃으로 온 절규>(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노동 현장과 삶의 굴곡 속에서 체득한 감각을 시조 형식으로 형상화하며, 개인의 경험을 넘어 시대와 사회를 비추는 서정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시인은 기능직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인문학의 길로 방향을 바꾼 이력의 소유자다. 산업화 시대의 현장을 몸으로 통과한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시집에는 공사 현장, 노동의 감각, 세대의 기억 등이 녹아 있으며, 기술적 언어와 일상의 서정이 교차하는 독특한 질감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노동 체험의 기록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해설을 맡은 정용국 한국시조시인협히 이사장은 김 시인의 작품에 대해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평하며, 화려한 수사보다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체험적 언어가 지닌 힘을 강조한다. 실제로 작품 ‘잡부’, ‘수평을 꿈꾸며’ 등에는 직업과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 균형과 평등에 대한 사유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건축 현장에서의 ‘수평’ 개념을 사회적 가치로 확장해 해석하는 시선은 그의 시조가 지닌 현실 감각을 잘 보여준다. 시집 전반에는 절규와 서정, 역사적 기억과 개인의 체험이 뒤섞이며 다양한 삶의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표제작 ‘꽃으로 온 절규’와 ‘꽃들의 말’ 등에서는 고통의 시간을 지나 피어나는 생명의 이미지가 따뜻하게 형상화되며, 절규마저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충남 안면도 출생인 그는 전북기계공고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전북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가람기념사업회 상임부회장, 전북시조시인협회 이사, 율격 동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2.18 17:11

세계를 보는 관록의 눈⋯박영삼 시인, ‘징검다리 건너’

세월이 쌓이며 만들어지는 시선의 깊이는 예술가의 언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박영삼 시인이 펴낸 두 번째 시집 <징검다리 건너>(문예연구)는 오랜 시간 축적된 삶의 경험과 사유가 만들어낸 ‘관록의 풍경’을 담아낸 작품집이다. 자연과 사물, 문명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성찰하는 시편들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시인은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으며, 사진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개인전 11회와 국제단체전 참여, 사진집 출간 등 시각예술 분야에서의 이력은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실제 풍경을 기반으로 한 시적 장면이 많은 이유 역시 사진가로서 체득한 관찰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현실의 장면은 시 속에서 다시 관계의 언어로 전환되며, 존재와 시간의 의미를 사유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1부 ‘시간의 형상’에는 바람의 재주, 뿌리의 유전, 청보리 소식, 모내기 날, 장마, 여름밤, 이상한 시간, 연의 겨울, 하지, 된장찌개 등 자연의 순환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 생명의 질서를 탐색하는 작품들이 실렸다. 시인은 자연을 단순히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며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문다. 사계절의 순환 속에서 드러나는 질서는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이어진다. 2부 ‘것들 1’에서는 사물과 생명체가 시적 주체로 등장한다. 소나무, 양말, 꼬막 이야기, 옥수수밭에서, 고구마, 나팔꽃 등 일상적 대상들이 인간의 삶과 관계 맺으며 존재의 의미를 드러낸다. 특히 표제작 ‘징검다리 건너’는 삶의 경계를 건너는 행위를 상징하며 절망과 희망을 잇는 매개로 읽힌다. 사소한 사물 속에서도 윤리와 생명의 온기를 발견하는 시인의 태도가 두드러진다. 3부 ‘것들 2’에서는 시선이 현대 사회와 문명으로 확장된다. 저울, 일회용 컵, 휴대전화와 새 운명, 비누의 세상, 청바지 유행 등은 소비와 기술, 욕망의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사물 속에 깃든 생명성과 윤리적 태도를 탐색한다. 시인은 문명을 비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사물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질문한다. 4부 ‘자리’는 공간과 기억의 풍경을 통해 시인의 내면 여정을 보여준다. 고산 휴양림, 마곡사, 한벽당, 오목대, 전주향교의 봄, 모악의 소리 등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자연과 역사, 개인의 기억이 교차한다.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시간과 정신이 축적된 장소로 제시되며, 시인은 그 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한다. 시인의 말에서도 이러한 세계 인식이 드러난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써 온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동시에 ‘마음 안경’으로 내면과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았다고 고백한다. 지나온 일과 다가올 일, 아직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경험을 시로 옮기는 과정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됐다는 것이다. 또한 “세월의 징검다리를 건너면 새로운 무엇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희망”이 삶의 의미를 더한다고 밝히며 이번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군산 출생의 박영삼 시인은 충남대학교 대학원 화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호원대학교 공업화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22년 ‘시선’으로 시 등단, ‘문예연구’로 수필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 문예연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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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2.18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