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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도지사 경선, ‘페어플레이’ 기대한다

전북의 지방선거 구도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호영 의원의 중도 하차설이 돌면서 경선은 김관영 현 지사와 이원택 의원의 양자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선택을 고민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출마설이 나돌던 안 의원이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향을 선회했지만, 김관영 현 지사와의 정책연대를 통한 단일화 의지를 보이면서 경선 구도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선은 본질적으로 경쟁이다. 문제는 경쟁의 방향이다. 경선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서 대결구도 재편이 예고되면서 막판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막판일수록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한 메시지와 상대방을 겨냥한 공세가 강해지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이번 도지사 경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이어져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경선이 끝까지 네거티브 공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책경쟁으로 전환될지는 전적으로 후보들에게 달려 있다. 전북이 처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산업기반 약화, 청년 유출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기 위해 약점을 파고드는 전술이 아니라, 지역을 살릴 해법이다. 누가 더 실현가능한 정책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양자 대결로 좁혀지면 후보 간 비교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신산업 육성 전략과 농생명 분야 경쟁력 강화, 균형발전 해법, 재정운용 방향 등 주요 의제에서 분명한 차별성과 실현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페어플레이다. 경선은 승자를 가르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이후를 함께해야 할 동반자를 확인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정당성을 얻는다. 상대를 경쟁자로 존중하는 태도는 선거 이후 통합의 출발점이 된다. 상호 비방과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아닌, 검증 가능한 정책과 책임 있는 발언으로 유권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만 경선 이후에도 당내 통합과 지역 발전이라는 더 큰 과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다. 그것이 전북의 미래를 위한 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1 19:04

[사설] 봄철 식중독 비상, ‘설마’ 하는 방심이 집단 감염 부른다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식중독’이다. 최근 4년간 도내 식중독 환자 2,100여 명 중 상당수가 봄철인 3~5월에 집중됐다는 통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봄철은 일교차가 커 음식물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데다, 개학을 맞은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생활이 본격화되면서 감염 확산의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근래 전주와 익산의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증상은 단순한 계절성 질환을 넘어, 우리의 일상적 위생 관리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에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된 노로바이러스는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전염성이 워낙 강해 봄철까지 기세를 떨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퍼프린젠스균은 이른바 ‘대량 조리 식중독’의 주범으로 불린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 균은 국이나 고기 요리를 큰 솥에 조리한 뒤 상온에 방치할 경우 급격히 증식한다. “잠깐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수십 명의 건강을 위협하는 독으로 변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충분히 예측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기본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식중독 예방은 ‘기본의 실천’에 달려 있다. 모든 음식은 충분히 가열해 조리하고, 대량 조리된 음식을 보관할 때는 작은 용기에 나누어 담아 5℃ 이하의 냉장 상태를 유지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또한, 식사 전후와 조리 전후의 철저한 손 씻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집단급식소와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자들은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급식 종사자 중 설사나 복통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조리 업무에서 배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며, 식재료 운반부터 배식까지 전 과정의 온도 관리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전북도가 유관기관과 함께 점검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리 현장에서부터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위생 수칙 준수가 체질화되어야 한다. 식중독은 예방이 최선이며, 그 예방은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실천에서 완성된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학교생활과 도민의 안전한 봄나들이를 위해, 다시 한번 위생 상태를 옷깃 여미듯 점검해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01 19:04

[오목대]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전북

일제강점기 때 조선팔도의 큰 부자들은 대지주가 많은 호남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사람이 전북의 김성수, 전남의 현준호였다. 김성수는 동아일보, 고려대를 운영했고, 현준호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친할아버지다. 그런데 광복 이후엔 영남에서 큰 부자들이 많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이다. LG, GS, 삼성, 효성 등 글로벌 기업 창업주들이 나고 자라 재계의 산실이라고 일컬어진다. 지수초는 재계의 창업주가 동문수학했던 학교였다. 삼성 이병철, 럭키금성(LG와 GS의 전신) 구인회, 효성 조홍제는 진주에 있는 지수초를 함께 다닌 기이한 인연이 있다. 이병철은 원래 의령군 정곡면에 살았는데 누님이 허씨 집안에 시집와 지수초를 다녔고, 조홍제는 함안군 군북면에 살았지만 지수초를 다녔다고 한다. 구인회는 당연히 이 마을에 살았기에 지수초를 다녔다. 요즘엔 돈 많은 사람이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나 1950년대만 해도 사업을 하면 사람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기업인은 흔히 모리배(謀利輩)라고 손가락질 받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멸시의 의미가 가득 담겨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전쟁과 가난의 아픔을 딛고 지구촌 최고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업가정신’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해 자원을 재결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태도를 뜻한다. 지난 2018년 한국경영학회에서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하면서 옛 지수초등학교를 ‘K-기업가정신센터’로 재단장했다. 그런데 연원을 따져보면 K-기업가정신의 뿌리는 멀리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과도 맞닿아있다. 마음의 수양과 사회적 실천을 동시에 추구하는 철학이다. 급변하는 기류를 잘 읽지 못해 가난한 전북이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주요 대기업 창업자 중 전북출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어려운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지역의 풍토와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청년 창업가들이 많이 나오고 유수의 기업들이 전북에 오게 하려면 도민들의 기업친화적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가뜩이나 인적, 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북에 온 기업이 이런저런 애로를 겪는다면 그것은 바로 기업을 내쫒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날 전북이 가난한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현대차 새만금 9조원 투자를 필두로 모처럼 전북엔 기업유치 훈풍이 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독려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려면 지역주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전주 금융중심지 역시 지정이 끝이 아니라 굴지의 금융사들이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전북이 해야할 일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4.01 19:03

[의정단상] ‘중동전쟁 위기극복 추경’ 선택 아닌 필수다

요즘 서울 도심의 아침 풍경이 달라졌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차량 5부제가 시행됐고,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고 있다. 필자 역시 국회로 출퇴근할 때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기업들도 하나둘 차량 5부제에 동참하며 에너지 절감과 위기 대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전쟁이 기름값을 끌어올리고, 그 여파가 우리의 생활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나프타 수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쓰레기 봉투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났다.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이 생활필수품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쟁의 파장이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하게 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고유가·고환율·고물가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기다. 이러한 충격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수출 기업부터 서민 경제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그리고 산업에 필수적인 전략 품목의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기의 파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도시보다 농어촌에서 더 깊게 나타난다. 농민과 어민들에게 유류비 상승은 곧 생산비 증가로 직결되며, 이는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분명하다. 위기의 부담이 민생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서둘러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의 추경은 단순한 재정 확대가 아니라,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고 무너지는 민생을 떠받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야당의 우려와 반대 역시 경청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대응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농민과 어민을 비롯한 현장의 생존 문제를 고려할 때, 추경은 선택이 아니라 시급한 대응 수단이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지원이 제때 이뤄져야만 위기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인 대응도 병행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재정 투입으로 급한 불을 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조 개선과 산업 체질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 그리고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함께 추진될 때 비로소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지금의 추경은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 위기는 정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에너지 절감과 소비 절약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공공과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대응이야말로 위기를 견뎌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위기를 함께 넘겨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금 모으기 운동은 국민이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지금의 위기 역시 다르지 않다. 시민의 참여와 기업의 동참, 국가의 솔선수범이 맞물릴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1 19:03

[경제칼럼] 전주–새만금 광역도시, 더 늦출 수 없는 선택이다

보름전 인구 119만의 수원시를 찾았다.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랐다. 거리는 살아 있었고, 사람들의 움직임에는 리듬이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수원 화성 일대였다. 정조대왕의 혼이 깃든 성곽 위로 이어지는 시간의 깊이, 그 아래로 펼쳐진 현대 도시의 역동성,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숨 쉬는 첨단 산업의 심장.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의 구조로 맞물려 돌아가는 도시였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도시 모델’이었다. 그 현장에서 던져진 질문은 분명했다. 왜 전주는 이 길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전주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인구 65만의 중견 도시로서 전통과 문화의 중심을 지켜왔지만, 국가 균형발전과 산업 재편의 흐름 앞에서 더 이상 현재의 규모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의 현실은 더욱 엄중하다. 1949년 대한민국 인구 2천만 시절 전북은 200만 명, 국가의 10%를 차지했다. 그러나 오늘 5,200만 시대에 전북은 170만 명으로 축소됐다. 성장해야 할 지역이 오히려 수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구조적 쇠퇴의 경고다. 전북 내부를 돌아보면 더욱 답답한 대목이 있다. 전주-완주 1차 통합을 소지역 이기주의와 근시안적 계산으로 가로막은 일부 지역 정치인들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광역 생활권과 산업 재편이라는 시대의 대세를 읽지 못한 채, 눈앞의 표와 이해득실에만 매달린 정치는 지역의 미래를 갉아먹는 행위일 뿐이다. 우물 안 개구리식 정치는 과거 전북의 활로를 막았고, 그 대가는 결국 주민과 다음 세대가 치르고 있다. 전주의 한계 역시 명확하다. 수도권의 수원처럼 고밀도 산업 도시도 아니고, 대구광역시처럼 광역권을 포괄하는 규모도 아니다. 문화와 행정 기능은 갖췄지만 산업과 인구 확장성이 부족하다. ‘좋은 도시’이지만 ‘강한 도시’는 아니다. 해법은 광역화다. 전주시를 중심으로 완주·김제·군산·부안을 묶는 전주–새만금 광역도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새만금은 항만·공항·산업단지·에너지·물류가 AI로 결합될 수 있는 국가적 공간이다. 이 거대한 잠재력과 전주의 문화·행정 기능이 결합할 때 비로소 새로운 성장 구조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결단이다. 지역 간 이해와 정치적 계산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미 생활권과 산업 흐름은 행정 경계를 넘어 움직이고 있다. 더 늦출수록 기회는 줄어든다. 필요한 것은 완전한 합의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결단이다. 전주–새만금 광역도시는 기능 분담, 광역 교통망, 통합 거버넌스라는 세 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전주는 문화·행정 중심, 군산은 항만·물류, 김제는 피지컬 AI.농생명, 부안은 관광·에너지로 역할을 나누고, 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야 한다. 결론은 분명하다. 전주는 내륙의 문화도시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항만과 공항을 갖춘 전주 광역시로 도약해야 한다. 새만금을 통해 바다로, 국제공항을 통해 세계로 연결되는 도시, 그리고 역사와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로 변해야 한다. 전북의 쇠퇴를 멈출 길은 오직 하나다. ‘전주만의 전주’에서 ‘세계로 열린 전주’로 나아가는 결단뿐이다.21세기 AI시대는 국가간 경쟁이 아닌 도시간 경쟁 시대이기 때문이다. 곽영길 전북도민회중앙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1 19:02

[기고] 국립의전원 남원 설치, 청와대는 응답하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이른바 국립의전원법이 3월 30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이제 본회의 의결만 남았다. 고령화·지방 소멸·코로나19 위기가 겹치며 지방의료 붕괴가 현실이 되자 국가는 뒤늦게나마 공공의료 인력 양성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병원 비중과 공공의료 인력은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닿지 못하고, 농촌·산간 지역 어르신들은 전문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해 병을 키운다. 그럼에도 공공의료에 특화된 의사를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시스템은 없었다. 국립의전원법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이다. 국가는 기존 의대 정원과는 별도로 매년 100명을 국립의전원에서 선발하고, 졸업 후 15년간 지방의료원·공공병원·보건소 등에서 의무복무를 하게 한다. 국립의전원이 들어서는 지역에는 학교만 생기지 않는다. 학생·교수·연구 인력이 모이고, 주거·소비·교육 인프라가 함께 성장한다. 필수의료 접근성이 개선되고 의료·바이오 산업과 연관 서비스업이 결합해 지역경제에도 새 활력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 의전원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서남의대가 있던 곳, 서남권 공공의료의 중심이 되어야 할 남원이다. 2018년 2월 서남의대 폐교 이후 정부는 의대 정원 49명의 교육을 전북대와 원광대에 위탁했다. 이 정원의 본래 취지는 서남권 의료취약지역을 해소하고 공공보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리산 자락 남원에 배정된 공적 자산이었다. 같은 해 4월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는 이 정원을 활용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설립하고, 교정은 전북 남원에 둔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늘날 국립의전원 논의는 바로 이 당·정 합의, 곧 남원의 공공의대 약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20·21대 국회에서 공공의대 관련 법안이 잇달아 폐기되면서 국가의 약속은 번번이 좌절됐다. 서남의대 폐교 직후부터 남원공공의대추진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시의회는 “서남의대 정원은 남원과 서남권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학교는 사라졌지만 남원 몫인 49명의 권리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남원은 전북·전남·경남이 만나는 교차점으로 장수·임실·순창·함양·구례·곡성과 함께 하나의 생활·의료권을 이룬다. 그러나 응급·필수의료 인프라는 취약하고 고령층 비중은 매우 높다. 이 권역에서 공공의료 확충이 시급하다는 사실은 국가 통계와 현장의 체감이 함께 증명하고 있다. “서남의대 정원은 남원 몫”이라는 말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서남대 설립 취지와 당·정 공식 발표, 국가가 밝힌 공공의료 정책 방향에서 도출된 정당한 주장이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의사의 장기 수급을 예측해 필요한 숫자를 제시할 뿐, 국립의전원을 어느 지역에 설치할지, 정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법에 따른 설립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추계위가 공공의대 정원 100명을 제시했다고 해서 국립의전원의 남원 설치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서남의대 정원은 남원에 공공의대(국립의전원)를 설치하기로 한 과거 당·정 합의를 오늘에 잇는 정책적 연결고리다. 동시에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두어야 할 분명한 근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서남의대정원을 기반으로 설치하게 될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배정하고 법적 제도화하는 정치적 결단이다. 그러나 국립의전원법 어디에도 “남원”이라는 두 글자는 적혀 있지 않다. 지난 8년간의 정책 결정과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추적하다 보면,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두어야 하는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서남의대 폐교의 상처를 안고 소멸 위기를 견뎌 온 남원에 국립의전원을 세우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고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설치하겠다”고 결단하는 순간, 서남의대 정원으로 시작된 국가적 약속은 비로소 완성된다. 국립의전원 남원 설치, 이제 청와대는 응답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4.01 19:01

전북 기름값 1900원대 임박···산업계 “상반기도 못버텨”

고유가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산업계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주요 원자재인 나프타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상반기를 기점으로 공장 운영 중단 등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배럴당 121.10달러, 브렌트유 배럴당 118.3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101.38달러로 집계됐다. 10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가 한 달가량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관련 발언 이후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같은 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북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7.06원으로 19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경유 역시 전날보다 14.69원 오른 리터당 1892.14원을 기록하며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 전북지역 휘발유 최고 가격은 1904원이었다. 현재 하루 평균 10~20원 안팎의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조만간 기존 최고가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달 안에 평균 기름값이 2000원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산업계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도내 대부분의 산업체는 현재 보유 중인 재고를 활용해 공장 가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요 원자재인 나프타 공급처가 줄어들면서 공장마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140~180도 사이에 분리되는 탄화수소 혼합물로, 석유화학산업에서는 플라스틱 등 각종 고분자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도내 한 석유화학 공장 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재고로 간신히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추가 공급처 확보”라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상반기 이후에는 대부분 공장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공장은 그나마 공급 계약이 가능하지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줄고 있다. 하루빨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도 “전쟁이 당장 끝난다고 해도 이미 오른 가격이 하루아침에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석유 관련 공장들이 나프타 물량 확보에 나선 상황에서 문제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 추경안이 나왔지만,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산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은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며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이 어렵더라도 최소한 원료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산업·기업
  • 김경수
  • 2026.04.01 17:49

성찰적 시각으로 풀어낸 유종인 수필집 ‘쑥베 반바지’

유종인 수필가가 희수를 맞아 자신의 삶을 기록한 수필집 <쑥배 반바지>(수필과비평사)를 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저자가 유년 시절의 기억부터 청소년기의 언어, 가족과의 인연과 제자·동료들과의 관계를 성찰적인 시각으로 복원해 낸 결과물이다.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담백한 어조로 풀어낸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글 밭에서의 희로애락을 맛보는 게 무엇보다 잘한 일이라고 여기며 잠을 설친 날도 있었다”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글과 함께 삶의 미래를 꿈꾸는 글 속 여행의 기쁨이 큰 보람이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글쓰기를 통해 작가도 되었고 멈추지 않고 하나씩 다듬으며 글과 함께 지내온 삶의 길을 잘 선택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책은 개인적 서사를 넘어 국내외 여행지에서 얻은 사연 등 세상을 향한 확장된 시선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이 문장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부여하고 있으며, 화려한 기교 대신 수식어를 덜어낸 문체로 삶의 무게를 진솔하게 전달한다. 1950년 정읍에서 출생한 저자는 진주교대와 전주사대 음악학사, 전북대 음악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주효정중학교 교장을 역임했고 2015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아람수필, 교원문학, 우리문학, 전북수필,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우리문학 수필 부문 본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그날의 합창>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6.04.01 17:43

명작의 귀환⋯황순원 탄생 111주년 기념 선집 출간

많은 독자에게 ‘소나기’, ‘학’ 등의 작품으로 친숙한 황순원 작가는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자연 묘사로 한국 문학사에 금자탑을 쌓았다. 이처럼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황순원 문학의 정수를 담은 단편선집이 잇달아 출간되며 국내 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순원 작가의 탄생 111주년을 맞아 출판사 ‘학 북스’는 핵심 명작을 엄선한 <황순원 대표 단편선>을 비롯해 시대를 뛰어넘는 깊은 서정성과 감동을 전하는 <황순원 단편선집 1>, <황순원 단편선집 2> 등 총 3권을 동시에 펴냈다. ‘학 북스’는 황순원 작가의 손자가 발행인을 맡고 있으며, 작가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출판사다. 황순원기념사업회장 안영 소설가는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고 행간의 의미를 곱씹게 하는 황순원 특유의 여백의 미를 최대한 원본의 느낌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며 “이번 선집에 담긴 따뜻한 인간애와 생명 존중 사상, 깊은 서정성이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순수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이번 선집에 대해 설명했다. 선집은 작가의 111번째 탄생을 기념해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맑고 투명한 언어의 결을 세 권의 책에 정성스럽게 담아낸 것으로, 그의 문학적 발자취를 의미 있게 되짚는다. 척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과서와 기존 선집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단편소설들도 다수 수록돼 문학사적 가치와 소장 가치를 높였다. <황순원 대표 단편선>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주요 명작들을 엄선해 수록한 책이다. 나란히 출간된 <황순원 단편선집 1·2>는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면서도 작품집 절판 등의 이유로 자주 접하기 어려웠던 단편들을 모아 소장 가치를 한층 높였다. 황순신 발행인은 “학처럼 고고하게 순수문학을 지켜온 작가의 숭고한 발자취를 온전히 보존하고자 ‘학 북스’를 설립했다”며 “이번 출간을 시작으로 장편소설 7편과 시 104편 등 황순원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은 추천사를 통해 “20세기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황순원은 지금도 여전히 수발하고 의연한 거목과 같은 존재”라며 “그의 소설은 인간의 정신적 아름다움과 순수성, 인간 존엄에 대한 깊은 존중에서 출발했고 이를 흔들림 없이 지켜왔다”고 평했다. 이어 “황순원은 순수문학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이야기를 가꿔낸 대표적 문인이며, 항일 저항 의지를 담은 문학정신과 좌우 이념의 대립 속에서도 균형 잡힌 시선을 견지하며 시대의 증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이번 선집을 계기로 황순원이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로서 K-리트러처를 통해 세계 문단에서도 더욱 널리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4.01 17:41

섬진강이라는 울타리를 깨고 나간 김용택 시인, 시집 ‘그날의 초록빛’

어떤 이름은 그 존재만으로 견고한 울타리가 된다. 한국시단에서 ‘김용택’이라는 이름 뒤에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던 섬진강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그랬다. 그것은 시인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훈장인 동시에 그를 가두는 안온한 경계이기도 했다. 최근 김용택 시인이 펴낸 시집 <그날의 초록빛>(창비)은 그가 평생 일궈온 거대한 울타리를 스스로 허물고 나간 한 창작자의 치열하고도 정직한 모험이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이 오랫동안 다듬어온 과거의 문법을 과감히 ‘낡은 거울’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거울의 표면을 깨뜨리고 나아가 거울 밖 미지의 생명들이 뿜어내는 가공되지 않은 파동에 온몸을 맡긴다. 시인은 노련함에 기대는 대신 낯설고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을 다시 읽는다. 과거의 성취가 주는 지루함과 작별하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언어들로 44편의 시를 완성해냈다. 이는 기성 문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한 시인이 내뱉을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고백일지도 모른다.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마을에 들고 나는 흔적이 없을 때까지/ 나는 마을을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어 회관 문턱을 넘어/ 마을 공동밥상 앞에 앉았다/ 공부는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것이어서/ 내 모든 공부가, 아는 것이, 지식이/마을에서 소용없어지고,/ 나는 그렇게/마을이 공인한 마을의 일원이 되었다/(…중략…)/ 나는 눈물을 짓는다/슬퍼서가 아니다/ 하루의 경제적 경영 범위에 따른/ 몸의 고졸한 움직임들이/ 그토록 아름답다”(‘고졸한 경제행위’ 부분) 시인이 마주한 세계는 조급하지 않다. 억지로 해석하거나 재단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는 자연의 순리 앞에 무릎을 꿇고 생의 진실을 겸손하게 응시한다. 무거운 세상을 균열내는 것은 강력한 힘이 아니라 끝내 꺾이지 않는 부드러움이라는 사실을 맑은 언어로 증명해낸다. 그런 의미에서 <그날의 초록빛>은 노년의 완숙미를 뽐내는 결과물이 아니다. 오히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의 첫 초록을 목격한 소년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생에 대한 경외심을 잃지 않는 한 삶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나희덕 시인은 해설을 통해 “섬진강을 따라 오롯이 흘러온 김용택의 시적 생애가 이제 지구의 드넓은 대지에 이르렀다”며 “그의 시에는 여전히 싱그러운 흙이 묻어 있고 생명의 물기가 남아 있다”고 헌사했다. 그러면서 “‘나는 퀴퀴하게 낡은 나의 거울에서 나간다’라는 노익장의 선언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며 그가 보여준 문학적 탈피에 경의를 표했다. 1948년 임실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82년 21인 신작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섬진강 1’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시집 <섬진강>, <맑은 날>, <그 여자네 집>과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은하수를 건넜다> 등을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혀왔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6.04.01 17:40

[인생 후반전, 전북으로 향하다] 전북떠났던 베이비붐 세대, 이도향촌의 시작

전북의 인구 감소는 더 이상 출생률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은 일자리와 소득을 따라 수도권으로 이동했고, 지역은 빠르게 고령화됐다. 반면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경력을 쌓은 중·장년층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흐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3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13만 명으로 전체 이동 인구의 69.6%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소득은 1년 사이 22.8% 증가한 반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청년의 소득 증가율은 7.6%에 그쳤다. 일자리와 임금 격차가 청년 이동을 사실상 ‘단방향 구조’로 고착시키고 있는 셈이다. 전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청년 순유출률은 –1.3%로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고, 2023년 한 해에만 약 5800명이 순유출됐다. 이처럼 청년 유출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기존의 ‘청년 유입 중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 주목되는 흐름은 중·장년층의 귀환이다. 수도권에서 직장 생활을 마친 이들은 일정한 자산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인구 보완을 넘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인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들을 붙잡을 정착 기반이다. 전직 지원, 창업 인프라, 지역 일자리, 생활 커뮤니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귀환이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북 인구 정책은 ‘유입을 기다리는 구조’에서 ‘들어온 인구를 정착시키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산업 현장의 인력난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의 51.4%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제조업은 60% 이상이 인력난을 호소했다. 특히 기업의 52.2%는 50대 이상 인력 채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숙련도와 책임감, 장기 근속 가능성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지방 이동 수요는 분명 존재하지만, 정착을 뒷받침할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유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은행원에서 나무 농부로'…임실서 시작된 ‘전환의 삶’ 임실 청웅면의 한 밭. 정정모(70) 씨는 요즘 하루 대부분을 나무 사이에서 보낸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은행원으로 30여 년을 근무한 그는 정년퇴직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부모가 남긴 땅이 있었고, 무엇보다 ‘이제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정 씨는 30년 넘게 서울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부모가 남긴 밭이 있었지만, 귀향의 결정적 이유는 생계보다 삶의 방식에 가까웠다. “이제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다. 조경수 몇 그루를 심고 가꾸며 시간을 보내던 일이 점차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나무가 자라면서 판매 문의가 이어졌고, 입소문을 타며 거래처도 늘었다. 지금은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는 ‘주업’이 됐다. 정 씨는 “처음엔 소일거리였는데, 지금은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며 “나무를 키우는 재미도 있고, 용돈벌이도 되니 자연스럽게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선택은 전형적인 귀농·귀촌 정책 흐름과는 결이 다르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통해 농업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산과 경험, 그리고 삶의 전환 욕구가 맞물리며 형성된 사례다. 실제 그는 “특별히 지자체에 기대하는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러한 개인 중심의 귀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농자재 수급, 유통 경로, 의료와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할 경우 정착의 안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 씨처럼 수도권에서 경력을 쌓고 돌아오는 세대는 일정한 자산과 사회 경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착 지원을 넘어, 생산과 소비가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 후 다시 시작”…익산 금마에서 마트를 연 김 씨 익산시 금마면의 한 골목. 해가 채 뜨기 전, 작은 마트 앞에 물류 차량이 멈춰 서고 상자들이 하나둘 내려진다. 가게 문을 연 김모 씨(56)의 하루는 상품 진열로 시작된다. 김 씨는 수도권에서 30년 가까이 식품 유통·물류업에 종사했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왔지만 정년이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선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고향인 익산 금마로 돌아와 자신만의 마트를 열었다. 단순한 귀향은 아니었다.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일군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조직의 일원이 아닌, 스스로 책임지는 생계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금마는 유동 인구가 적고 소비 규모 자체가 제한적이다. 개업 초기에는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단골 확보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구매력이 높고 방문이 잦은 젊은 소비층이 부족한 점은 가장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전환점은 외부에서 찾아왔다. 지역에 외국인 계절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소비 구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하고 베트남·태국·중국 식료품을 들여왔다. 결과적으로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며 매출도 점차 안정세를 보였다. 현재 이 마트는 지역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가 함께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활권이 만나는 접점 역할도 하고 있다. 김 씨는 “농촌은 인구가 적은 것보다 소비가 약한 게 더 큰 문제”라며 “주민 상당수가 장보기나 여가를 위해 대전 등 외부 도시로 나가면서 지역 내 돈이 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북에서 점차 늘고 있는 ‘전직형 귀환’의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일정한 경력과 기술을 가진 중장년층이 돌아와 새로운 생계를 구축하는 흐름이다. 다만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개인 역량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내 소비 기반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 기획
  • 이준서
  • 2026.04.01 17:33

김관영 지사 “청년들에게 준 대리비 즉시 회수” 주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민주당 전북도당 청년 당원들에 대한 현금 제공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김 지사는 1일 전북도청에서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제기된 돈 봉투를 제공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돈 봉투가 가방에 있었고 수행원을 통해 이를 건네 받아 일부 금액을 나눠줬다가 다시 회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 제공 의혹이 불거진 당시 상황과 관련해 김 지사는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대리기사 비용을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봉투에서 1만원도 주고 5만원도 주고 나서 곧바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직원들과 상의했고, 모임을 주선한 청년 대표에게 반드시 회수하라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도지사가 일체의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청년들과의 자리에서 기분 좋게 술자리를 하다 보니까 분위기에 휩쓸려 다소 과도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은 제 불찰이다”며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모두 회수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일부에서 CCTV 영상을 근거로 어떠한 요구를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이미 다 끝난 일인데 문제될 게 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당에서 윤리감찰이 진행 중인 만큼 있는 그대로 소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4.01 17:31

김관영 지사 ‘현금 제공’ 의혹…도지사 경선 판세 흔드나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관영 도지사의 ‘현금 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북도지사 경선 판세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감찰과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한 수사기관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 지사의 경쟁 상대인 안호영(완주·진안·무주)·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의 선거 전략과 입장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유권자들에게 현금을 건넨 의혹(공직선거법 상 기부행위 제한)으로 김 지사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1일 밝혔다. 고발장에는 지난해 11월 30일 김 지사가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전북도당 청년당원과 기초의원 출마 예정자 등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뒤 참석한 청년들에게 68만 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정가 등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20명 남짓 참석자들은 음식과 함께 술을 마셨고 이 과정에서 김 지사가 대리비 명목으로 이들에게 2~10만 원의 현금을 건넸다. 이날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흥이 오른 참석자들은 김 지사에게 “멀리서 왔는데 대리비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고, 이에 김 지사는 수행원을 통해 돈을 받아 참석자들의 거주지역에 따라 대리비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혹이 불거지자 김 지사는 "제 불찰이지만 대리비를 준 이후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배석한) 직원한테 빨리 회수하라고 했고 돈을 다 돌려받았다”고 해명했다. 경찰 고발과 함께 당에 의혹 제보가 접수되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김 지사에 대한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사안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전북자치도선관위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현금 기부 행위는 음식물 제공보다 훨씬 중대한 선거법 상 기부행위 위반사항이어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등이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행위 유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경찰이 고발장 접수에 따라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해도 선관위도 함께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세종, 김문경 기자

  • 자치·의회
  • 백세종외(1)
  • 2026.04.01 17:24

[줌] “집 없는 게 취미”⋯비수도권에 푹 빠진 서울 청년

“왜 정착해야 하나요?” 전주에서 24시간 책짓기 생활 중인 전소현(27) 씨의 취미는 집이 없는 것이다. 그에게 정착은 마치 마감 기한이 정해진 숙제처럼 불편하다. 전주 또한 머무르는 종착역이 아닌 하나의 무대일 뿐이다. 그의 첫 지방살이는 2020년 전주다. 집 없이 여러 지역을 옮겨가며 생활하는 유목민인 ‘로컬 생활자’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그렇게 전주를 비롯해 거제·부여·인천·함양·대구 등을 돌아다녔다. 모든 곳이 서울처럼 빌딩이 빽빽하고, 사람이 많은 줄 알았던 전 씨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 6개월 동안 전주에서 지내면서 원하는 삶을 실험해 봤다. 그동안 서울에서만 살아서 어딜 가도 다 서울 같은 줄 알았다”며 “전주의 남부시장, 한옥마을 등 풍경이 너무 신기했다. 도시적 다름, 문화·사람 차이가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때만 해도 내 삶을 실험해 보는 것만 중요했지, 전주에 관심이 없었다”며 “2020년에 전주 서학동에서 두 달 살이를 했는데, 소비하는 사람으로만 머물렀다. 생산자가 꿈이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지난해 다시 전주를 찾은 이유다. 전주가 가진 책방, 도서관, 책쾌 등 ‘책’으로 엮인 도시 브랜드가 전 씨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만큼 책을 만드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올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주라면 ‘책짓기 생활’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에 동네 책방이 3~4곳 있는데, 일주일에 2번씩은 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화가 제게 자양분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게 24시간 동안 책짓는 생활을 하는 저를 발견했다”며 “정말 공간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생활을 바꾼다는 것을 느꼈다. 이 도시와 제가 시너지를 내는 것을 느끼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죽기 전까지 계속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사는 것이 꿈이다. 계속해서 ‘나'라는 사람도 바뀌고, 삶도 변하는데, 왜 꼭 한정된 공간에만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삶을 보여 주고 싶다. 다양한 지역의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다. 그걸 콘텐츠로 공유하는 에디터로도 활동하는 이유다”면서 “저를 통과시켜서 보여 주고 싶은 지역이 아직도 너무 많다”고 전했다. ‘로컬 생활자’의 최종 목표를 묻는 말에는 “저를 보고 용기 있게 로컬 생활자에 도전해 봤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왜 정착 안 해?' 이런 말이 아니라 ‘왜 정착해야 해?’ 이런 질문을 하면서 각자의 삶을 뜨개질하며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울 출신인 전 씨는 지난해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복닥맨션(서울 밖에 살면 어때서?>를 출간했다. 올해 전주 책방 ‘일요일의 침대’ 대표와 함께 준비하는 문집, 커뮤니티 워크숍을 하는 대표와 함께 커뮤니티 디자인 책, 에세이·소설 결합 책, 로컬 매거진 등을 펴내려고 준비 중이다.

  • 사람들
  • 박현우
  • 2026.04.01 16:25

전북 2차 공공기관 이전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

전북특별자치도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응하기 위해 범도민 유치 추진체계를 가동했다. 전북자치도는 1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전북 2차 공공기관 이전 범도민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김관영 지사, 문승우 전북자치도의회 의장,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 곽영길 전북특별자치도민회 중앙회장, 양오봉 전북대학교 총장, 김현숙 지방시대위원장,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이 맡았다. 출범식에는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학계, 언론, 유관기관, 도민 등 도내 각계각층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전북도는 이번에 출범한 위원회를 공공기관 유치 활동의 구심점이자 범도민 협력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출범식 행사는 위촉장 수여, 공동선언문 및 유치 전략 발표, 협력 의지를 표현한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참석자들이 함께 한 카드 퍼포먼스를 통해 ‘전북으로 오면 더 크게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완성했다. 전북이 공공기관 이전 최적지로 평가받는 데는 금융 인프라가 밑바탕에 있다.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연기금 기반 금융 생태계가 구축돼 있고 민간 금융사까지 참여하면서 금융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농생명·기후에너지 등 전략 산업 기반도 다져 나가고 있다. 전북에 공공기관이 이전할 경우 관련 산업과 즉각적인 연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북은 새만금 RE100 산업단지로 대표되는 미래 에너지 인프라까지 더해져 산업·연구·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혁신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는 정부가 기능 중심의 공공기관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금융과 자산운용 분야를 중심으로 유치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추진위원회 출범으로 정치권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전 대상 기관과의 직접적인 접촉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도는 정부의 이전 논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김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지역 분산이 아닌,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과제”라며 “전북은 준비를 넘어 실행에 들어가 범도민이 함께하는 추진체계를 바탕으로 공공기관 유치를 반드시 성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4.01 16:15

김관영 ‘현금 제공’ 악재…민주당 전북지사 경선판 급격‘요동’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후보등록을 사흘 앞두고 김관영 현 전북자치도지사의 ‘현금 제공' 의혹이 불거지며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판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윤리감찰과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현직 프리미엄으로 선두를 굳히던 김 지사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안한 국면에 놓였고, 독자 노선을 선언한 이원택 의원이 당원층 결집에 나선 데 이어 불출마·정책연대 쪽으로 기울던 안호영 의원까지 경선 지속 의사를 내비치면서 3자 구도가 다시 힘을 받는 양상이다. 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단순 의혹 제기를 넘어 당 차원의 감찰과 수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경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불거진 의혹인 만큼, 김 지사에게는 방어 부담이 커지고 상대 후보들에게는 반사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역 정가에서는 “김 지사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상황”이라는 평까지 나오며 위기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안호영 의원의 행보 변화가 주목된다. 당초 김 지사와 정책 연대 및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안 의원은 이날 “경선 주자로 계속 간다”며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단일화 여부 역시 4일 경선 후보 등록 시점으로 미루며 전략적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판이 흔들리자 셈법이 달라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지사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지층이 이탈할 경우 이를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지사 낙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 의원이 ‘대안 후보’로 부상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원택 의원은 독자 노선을 분명히 하며 정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도의회 기자실에서 가진 정책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단일화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이번 경선은 정책 경쟁을 넘어 변수 대응 능력과 정치적 판단이 승부를 가르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며 “민주당 감찰 결과와 수사기관 수사 및 단일화 여부, 후보 등록 이후 구도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막판까지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4.01 16:12

조국혁신당, 군산·익산·정읍·고창 단체장 후보 단수공천

조국혁신당이 오는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군산과 익산, 정읍시장과 고창군수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혁신당은 또 장수군수 선거에서는 2명이 신청함에 따라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박능후 혁신당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리위원장은 1일 여의도 당사 혁신당 회의실에서 전북 지역의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를 발표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군산시장 후보로 이주현 현 당 군산시지역위원장을, 익산시장후보로 임형택 익산시공동지역위원장을 단수공천했다. 정읍시장 후보로는 김민영 전 정읍시산림조합장을, 고창군수 후보로는 유기상 고창군 지역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군산시장 후보인 이주현 위원장은 연세대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과 석사를 졸업했고, 전북지방조달청 청장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서기관을 역임했다. 박 위원장은 이 위원장에 대해 “소년공에서 전북 조달청장으로 입신했고, 군산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갈 전략형 리더”라고 평했다. 익산시장 후보인 임형택 위원장은 원광대 대학원 사회적경제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할 예정이며, Like익산포럼(정책개발) 대표도 맡고 있다. 익산시의원을 지냈다. 박 위원장은 임 위원장에 대해 “지방 분권 실질적 확대에 천착해 왔으며 익산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올 생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정읍시장 후보인 김민영 전 조합장은 조선대학교 경영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정읍시산림조합장 △정읍구절초축제추진위원장 △산림조합중앙회 비상임 이사를 지냈다. 박 위원장은 김 전 조합장에 대해 “정읍 최연소 산림 조합장이 돼 18년간 이끌며 구절초 축제를 전국 축제로 키워낸 민생 시장 후보”라고 소개했다. 고창군수 후보인 유기상 위원장은 전북대 사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고창군수와 전북 익산시 부시장, 전라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박 위원장은 유 위원장에 대해 “9급 공무원부터 고위공무원까지, 기초와 광역, 그리고 중앙정부 경험을 두루 거친 종합 행정의 달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혁신당은 장수군수 후보로 김갑수 진안무주장수 지역위원장과 장영수 먹사니즘 장수네트워크 대표를 선정하고 이들이 참여하는 2인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건국대 대학원 정책공공경영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과거 국회정책연구위원(4급), 서울시광진구시설관리공단 문화사업팀장과 체육시설운영팀장으로 근무했다. 장 대표는 전북대 행정대학원 지방자치학 석사를 졸업했고 전북도의원과 장수군수를 역임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전북 정치는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아왔다”며 “이에 경쟁보다는 관성이, 변화보다는 반복이 지배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다르게 가야 한다. 혁신당은 이번 후보 선정에서 ‘누가 지역을 바꿀 준비가 돼 있나’를 기준으로 삼았다”며 “(후보자들은) 지역에 뿌리내린 사람, 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 국회·정당
  • 백세종
  • 2026.04.01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