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10:14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조화롭고 즐거운 잔치, 무형유산의 현재와 미래를 잇다

가을빛이 완연한 전주에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한데 어우러지는 잔치가 열린다. 사물놀이의 북소리와 판소리의 한이 교차하고, 인공지능으로 되살아난 명인의 숨결이 무대를 채운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일원에서 ‘2025년 무형유산축전 화락연희(和樂宴熙)’를 개최한다. ‘조화롭고 즐거운 잔치에서 빛나는 기쁨’이라는 뜻의 이번 축전은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대, 지역과 세계가 어우러지는 무형유산 종합 축제로, 공연·전시·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먼저 23일 오후 7시 30분 진행될 개막공연 ‘무형유산의 시작’에서는 김덕수 명인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국가무형유산 남도들노래 보유자 고(故) 조공례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명인오마주’가 무대에 오른다. 판소리꾼 겸 가수 최수호의 공연과 전 출연진이 함께하는 대합창으로 축제의 문을 연다. 이어 24일에는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소리꾼 이희문과 그의 그룹 ‘오방신(申)과’가 함께하는 특별공연 ‘잇고 잇다’가 이어지며, 영화와 무형유산의 만남을 보여주는 필름콘서트 ‘조선마술사’도 상영된다. 25일에는 대금산조 이생강, 판소리 고법 김청만, 거문고산조 김무길 등 명인들이 출연하는 ‘명인명창시나위’가 펼쳐진다. 뒤이어 ‘박인선과 장군님들’이 전통 탈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탈의 락, 장군의 굿’을 선보이며 축제의 흥을 더한다. 마지막 26일 펼쳐질 폐막공연 ‘화락, 끝에서 다시 피어나다’에서는 하림과 블루카멜앙상블, 소리꾼 이나래가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무대를 꾸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 밖에도 보유자 102명의 작품 233점을 선보이는 ‘제53회 보유자작품전’(23일~다음 달 16일), 대국민 공모전 ‘한지ON: 무형유산을 담다’ 수상작 상영회(24~25일 오후 2시), 영화 ‘왕의 남자’ 필름콘서트(25일 오후 5시30분) 등 전통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터’, 공예체험이 가능한 ‘열린공방’, 디지털 기술로 무형유산을 체험하는 이동형 ‘이어지교’ 버스, 지역특화 먹거리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국가의 전통음식·음료를 만날 수 있는 ‘팔도흥마켓 & 전통미식한마당’ 등이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된다. 세대 간 전승과 국제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어린이 무형유산 발표회’(24일 오후 2시), ‘재외동포 초청공연’(25일 오후 2시) 등이 열리며, 싱가포르 ‘극장 에스폴라네이드’ 관계자들도 한국 무형유산의 국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축전을 찾는다. 축전의 세부 일정과 사전예약 안내는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과 인스타그램(@nihc2014), 무형유산축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9 18:13

[사설] 시군 지방소멸대응기금 줘도 못쓴대서야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2년 도입된 재원이다. 10년간(’22~’31년) 매년 1조 원 정도 지원된다. 전북지역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이 저조한 것은 문제다. 인구 감소 지역 이 많은 데도 정주여건을 개선과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기금이 소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자치단체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기금을 운용할 정책개발에 미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경기 용인갑)의 행안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북 인구감소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은 32.0%에 불과했다. 도내 인구감소지역은 김제, 정읍, 남원,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모두 10곳이다.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감소지역인데도 기금 집행을 전혀 하지 않은 지역이 9곳이나 됐고 도내에선 고창군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반면 경주시는 ‘ 인구유입기반 모델’로, 경남 하동군은 ‘컴팩트 매력도시’로 각각 성공적인 사업수행 능력을 보여줘 대조적이다. 전북처럼 지역 소멸 위기가 심각한 기초자치단체들이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 률이 현저히 낮거나 용도 외적 사용은 문제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제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사업은 단체장의 치적 사업에 전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기금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 불법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 4년차를 맞고 있는 만큼 집행률 저조 원인을 분석해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또 자치단체의 주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등 기금의 용도를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 도내 자치단체들이 더욱 분발하고 적극성을 띠길 바란다. 주는 떡도 못 얻어먹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특히 정부는 지방소멸 대응 의지와 역량이 있는 곳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사업발굴과 역량 확대 등 추동시켜 나갈 과제가 많다. 정부 역시 집행된 지방소멸대응기금이 과연 지역소멸 방지에 기여하고 있는지, 기금을 내려보내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평가하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도 절실해 보인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9 18:10

[사설] 공공임대주택 미스매치, 입주 문턱 더 낮춰야

빈집은 넘쳐나는데 정작 입주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주거복지를 외치며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수요자들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 빈집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지만 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자들은 신청과 입주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청자격과 소득·자산 기준, 보증금 등의 입주 문턱을 현실에 맞게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주택 저소득층과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LH·지방공사가 건설해서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 안태준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전국 공공임대주택은 5만8448호에 이른다. 최근 5년 사이 2.3배나 늘었다. 군산 나운4단지와 전주 평화1단지 등 전북지역 공공임대주택의 미입주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렇게 단지별로 수백 세대가 비어 있는데도 입주를 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주민이 수천명에 달한다. 입주 자격이 소득·자산 기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 세부 조건으로 까다롭게 얽혀 있어, 자격은 되지만 점수가 부족하거나 가점이 모자라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LH를 통해 직접 지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등 공공임대주택의 높은 공실률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속속 추진해왔다. 올초에도 인구대책비상회의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에서 결혼·출산·양육가구 우대 강화 방안을 담은 주거분야에서의 저출생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체감온도는 높지 않다.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전북지역에서도 LH가 기존·매입 임대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잇따라 내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입주 문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자산가치 변동에 집착해 집값을 걱정하는 수도권 상류층의 요구보다는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 인구절벽 시대,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 지원사업도 대폭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주택 공급기관별 공공임대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9 18:10

[전북칼럼]겨울 손님과 불청객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찬바람이 불어오면 매년 반가운 손님이 우리지역에 찾아온다. 시베리아, 몽골 등지의 추운 북쪽지역에서 겨울을 나기위해 매년 우리나라로 오는 반가운 손님, 130여만 마리의 겨울 철새를 볼 수 있다. 잔잔한 수면에서 쉬고있거나 먹이를 찾아 자맥질하는 큰고니가 고즈넉한 겨울 풍경을 보여주다가도, 가창오리가 군무를 펼치기라도 하면 역동적인 생명감을 선사한다. 매년 찾아오는 다양한 겨울 철새는 자연에 활기를 더해 주며, 우리 지역의 자연환경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겨울 철새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로 인해 겨울 철새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75% 이상 폐사되고 전염성도 빨라 감염된 개체뿐만 아니라 인근 농장의 닭도 살처분시킬 수밖에 없어 피해가 크다. 지난 겨울에 전북지역 가금농장 11개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179만 마리가 살처분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포유류에 감염되고 농장종사자 등 사람에게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조류에서 포유류로, 다시 사람에게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감염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3월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삵 폐사체가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의 저서 ‘총, 균, 쇠’에서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면서 사람과 동물의 접촉이 빈번해지고, 몇몇 질병은 인간 사회에 전염병으로 확산되어 인류 역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려주고 있다. 소를 통해 천연두가, 오리와 돼지를 거쳐 인플루엔자(독감)로 진화했다고 한다. 현대 지구촌 시대에는 균의 이동과 전파가 한층 용이해져 특정 지역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겨울 철새도 시베리아, 몽골 등지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며 균의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10월부터 만경강, 동진강, 동림저수지 등 도내 주요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야생조류 수, 폐사체나 이상개체 발생 여부, 분변채취 등 예찰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다면 출입통제, 현장소독 등의 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예찰을 강화하여, 야생조류로부터 양계 사육시설로 조류인플루엔자가 전염되지 않도록 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전북자치도 등 도내 지자체에서는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특별대책방역기간을 운영하여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추진한다. 금년에도 철새도래지에는 축산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인근 도로, 농장 진입로는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자주 발생한 지역 등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하여 오리농가 사육을 제한하고 가금 농가의 조류인플루엔자 검사주기를 2주 1회로 강화한다. 또한 가금농장이 밀집한 김제, 부안 지역에는 야생조류 퇴치기를 설치하여 철새 접근을 차단하는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전파를 사전 차단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지자체 노력만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 대응이 완전할 수 없다. 농장에서도 야생 조류, 가축과 접촉하는 경우에는 장갑, 보호복, 마스크 등의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 후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개인과 작업환경 위생관리의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일반 시민들께서는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시·군 환경부서나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신고하여 신속하게 수거 및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각계 각층의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10.19 18:09

[열린광장] 김제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 서로 하나가 되자

한 해의 결실을 맺는 가을, 김제에서는 제27회 김제지평선축제가 전국적인 인기를 실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민선 8기를 시작하며 ‘전북권 4대 도시로 웅비하는 김제’를 비전으로 삼은 김제시는 각종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인구소멸 위기지역으로 분류되었던 김제가 3년 연속 합계 출산율 1명대를 유지하는 값진 성과를 거두며 인구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국가예산 1조 원을 돌파하고, ㈜두산을 비롯한 30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제2특장차 전문단지와 지평선 제2일반산업단지 조성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아울러 기회발전 특구 지정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고, 새만금 동서도로와 스마트 수변도시, 남북 2축도로, 만경 6공구 방수제의 김제시 관할 결정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와 복지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발전이 있었다. 꽃빛드리축제, 새로보미축제, 문화유산 야행, 김제지평선축제 등 다양한 지역 축제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김제내아 국가보물 지정과 진봉망해사 국가자연유산 명승 지정으로 문화적 자긍심을 높였다. 또한 공공심야약국 및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전북권 최초 천사무료급식소 유치 등 복지 인프라를 확충해 시민이 체감하는 복지도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용지 정착농원 잔여축사 매입, 국립 새만금 수목원 조성사업, 특장산업 건설기계 상용화 지원사업, 김제관아 외삼문 복원사업 등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북특별자치도와 김제시는 명실상부 국가 주요사업과 맞물리며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발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우리 김제시민은 서로 하나가 되어 그 힘을 바탕으로 모든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민심을 흐리고 어지럽게 만드는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탈무드에 “질투는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 한 개의 눈도 올바로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을 부러워하거나 미워하는 감정이 많아도 실제로는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최근에도 김제 발전에 힘을 보태기보다는 시기와 질투로 김제 발전을 저해하며 시민의 눈을 흐리게 하는 일이 발생해 아쉬움과 걱정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시민은 올바른 눈으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고, 김제 발전을 위해 서로 뭉쳐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이 하나로 뭉칠 때, 지금까지의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도 김제 발전을 위한 많은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 확립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며, 경제·사회·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김제시도 지역의 특성과 잠재력을 살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시민과 함께 김제를 지속 가능한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민선 8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김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진정으로 김제를 사랑하고 김제를 생각하며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김제의 미래를 위해 현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은 김제의 더 밝은 내일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을 때이다. 정성주 김제시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10.19 18:09

[기고] 새만금 기업지원은 균형발전의 단비

팍팍한 생활 속에서 민생지원금은 그야말로 ‘단비’였다. 들었다 놓았다 고민하던 과일이며 소고기를 장바구니에 담게 했고 상인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이 번졌다. 필자는 활기를 되찾은 시장의 분위기를 보며 반가웠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번 추가 지원의 대상이 된 ‘농어촌 인구소멸지역’을 보면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늘고 있는데, 전북특별자치도만 해도 전국 84개 시·군 중에서 10곳이 이에 해당한다. 이대로 두면, 아름답던 우리의 고장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컸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균형발전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정부는 전국을 5개 경제권으로 나누고 3개 특별자치도로 지정해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5극3특’ 전략을 내놓았다. 권역별로 산업, 교육, 문화 등 기능을 특화해 자립적 성장 거점을 육성한다는 뜻이다. 균형발전의 실현은 민간 자본이 지역에 투자하도록 국가와 지방이 함께 노력할 때 가능하다. 새만금은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할 최적의 산업·경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새만금은 간척지를 매립하고 상·하수도와 전기를 연결했으며, 공항·항만·철도 등 트라이포트 교통망을 구축해 국가산업단지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여기에 기업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도 더했다. 예컨대 국가가 기업에 1%의 낮은 임대료로 100년간 안정적으로 토지를 빌려주는 장기임대용지를 운영하고, 법인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투자진흥지구’를 조성했다. 또한, 용·폐수, 전력공급시설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스마트그린산단, 강소연구개발특구, 종합보세구역 등을 추진해 기업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강화했다. 그 결과, 수많은 우수 기업이 새만금에 투자하여 총 16조4000억원의 투자 성과를 달성했다. 기업들이 새만금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제도적 지원 때문만은 아니다. 진심을 다하는 행정적 지원과 신속한 인허가 처리 등 실질적인 기업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새만금개발청은 각종 인허가와 입주 승인, 공장 설립 등의 절차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입주기업 간담회 등을 통해 애로사항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새만금의 기업지원은 한층 진화하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기업 입주 공간을 확대하고 있으며, 트라이포트 교통망도 완성할 예정이다. 특히, RE100시대에 발맞춰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RE100산업단지’ 지정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이차전지 기업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6GW에 달하는 풍부한 재생에너지가 생산되어 기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새만금은 이제 기업지원의 날개를 달고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최적의 공간, 새만금이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산업단지의 지속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대한민국 혁신 성장의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 새만금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새로운 정책과 전략을 만나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10.19 18:09

[오목대] 신언서판이 중요

지금 유권자들의 관심은 누가 내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공천을 받느냐로 쏠린다.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때 선전해서 12석을 차지했지만 그 같은 돌풍이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6.3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에서 82.65%를 득표해 소가 밟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더 견고해졌다. 이 바람에 지사부터 민주당 공천을 누가 받을 것인가가 관전포인트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은 당원주권시대를 맞아 공천 때 유급당원의 비중을 50%에서 70%로 높이더라도 시민여론과의 괴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당심과 민심이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급당원들이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표심을 바르게 행사하느냐 그 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 예전과 달리 유급당원들이 귀하신 몸이 되면서 쉽게 움직이지 않지만 얼마든지 금품 유혹을 받을 개연성은 높아졌다. 현재 50대 50으로 돼 있는 공천기준을 7대3으로 높이면 당원 모집을 많이 한 사람이 유리한 구조다. 그러나 꼭 유급당원들이 모집한 후보한테 간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후보자 능력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 지금 현직 단체장을 제외하고는 유급당원을 많이 모집한 후보자가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온다. 친 불친과 연고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지만 지사나 시장 군수 등 단체장 만큼은 고도의 판단력과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서 각 후보자들의 종합적인 역량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익산시장이나 임실군수는 3연임해 불출마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 조기에 과열되었다. 전주시장 등 나머지 시장 군수는 모두 재선의지가 충만된 상태지만 도전자가 만만치 않아 일부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할 입장이 아니다.특히 관심을 끈 것은 불출마설이 유력했던 재선의 이원택 국회의원이 예상을 깨고 추석전에 지사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번 지사경선 때는 송하진 전지사가 컷오프 되면서 재선의 김관영 전 국회의원이 김앤장을 등에 업고 단박에 공천권을 확보했지만 이번에는 예상외 변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재도전하는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같은 지역구서 연거푸 3선한 관계로 이번 지사경선을 배수진으로 치고 마지막으로 경선에 임한다는 자세다. 하지만 완주 전주 통합에 부정적이어서 찬성측이 많은 전주표심이 등 돌리고 있는 게 최대 걸림돌이다. 또 그가 주장했던 익산시와 통합해서 100만 메가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익산시의회가 결사반대해 난관에 봉착했다. 세칭 송하진 전지사의 아바타로 칭하는 이원택 의원은 당 대표 선거 때 정청래 의원을 도운 것을 기반으로 정 대표와 함께 추석전에 김제시장을 방문해 한껏 기세를 높였지만 시중에서는 그의 능력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배하다.특히 여가부를 상대로 새만금잼버리 준비관계를 강하게 질타했지만 대회가 실패로 끝나고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9월 새만금공항건설 취소판결을 내린 것도 그의 지역구 문제인 만큼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그의 정치력 부족을 지적한 사람도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5.10.19 17:50

[K리그 우승] '왕의 귀환' 전북현대⋯숫자로 본 2025

☆☆☆☆☆☆☆☆☆☆. 빼곡히 채워진 9개의 별이 빛나던 전북현대모터스FC 유니폼에 10번째의 별이 반짝인다. 4년 만에 다시 K리그1 정상에 오른 전북현대가 한국프로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녹색 왕조를 새겼다. 전북현대는 지난 1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외국인 공격수' 콤파뇨·티아고의 골에 힘입어 수원FC를 2-0으로 이겼다. 승점 71을 쌓은 전북현대는 이날 FC안양에 4-1로 진 2위 김천상무프로축구단(승점 55)과 격차를 16까지 벌리며 남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조기 우승은 2018시즌 이후 7년 만이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지만 K리그는 1년차밖에 안 된 신입 감독 거스 포옛과 선수단이 만든 2025시즌은 전북현대 그 자체였다. 올해 전북현대를 숫자로 보면 10·17·22·36·500·300,000으로 압축된다. 10은 한국프로축구 역사상 최초 K리그1 10회 우승을 의미한다. 국내 프로 스포츠 구단 중 10회 이상 리그 우승을 이룬 팀은 전 종목을 통틀어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12회)가 유일했다. 전북현대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17은 그동안 전북현대가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 숫자다. 프로축구팀 중 가장 많은 기록이다. 지난 2009년 K리그1 첫 우승하면서 신흥 강호라는 타이틀을 얻은 전북현대는 K리그 최고의 명문 팀으로 거듭났다. 22는 올해 전북현대가 세운 K리그1 역사상 3번째로 긴 무패 횟수다. 지난 3월 포항스틸러스 경기를 시작으로 22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K리그1 최다 33경기(2016시즌), 23경기(2011-12시즌) 무패 기록도 전북현대가 만들었다. 36은 숨은 우승 주역인 베테랑 포백 라인 평균 나이다. 전북현대의 수비를 책임진 주인공은 홍정호, 김영빈, 김태환이다. 2025시즌 K리그1 중 가장 높은 연령대지만, 그만큼 경험도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500은 전북현대의 살아 있는 레전드 '원클럽맨' 최철순이다. 곧 40을 바라보는 선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그라운드에서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인정 받았다. 지난 2월 단일 클럽 최초 5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300,000은 올해 홈 경기를 찾아온 관중 수(31만 5105명)다. 지난 5월 31일 울산HD FC와의 경기에서 팀 사상 최초 매진을 달성한 데 이어 이날 2만 1899명이 입장하면서 팀 역대 최단 경기(17경기) 홈 관중 30만 명을 돌파했다.

  • 전북현대
  • 박현우
  • 2025.10.19 17:39

'에너지 메카 전북' 청사진 국감에선 외면...현안 해결 못하는 국회

전북 정치권과 자치단체들이 "전북을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정작 올해 국정감사에선 이와 관련한 구체적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북 정치권은 이달 말 종합감사 등에서 새만금과 도내 각 지역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어떤 방식으로 현안이 대두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정치권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전북은 RE100 산업단지와 신재생에너지 단지, 태양광 사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다르다. 우선 새만금의 경우 RE100 중심이 되겠다는 계획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나왔으나 실제 성과는 전무한 수준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북이 어떤 기업을 유치하고, 어떤 경제유발 효과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회 상임위와 정부 부처마다 다른 생각과 입장을 드러내면서 '친환경 에너지 중심 전북'이 선거용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건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과 연계한 SK의 전북 투자 건이다. 도에 따르면 1.2GW 규모의 수상 태양광은 2028년 말부터 RE100 기업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으로, 향후 RE100 기업들의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될 계획이다. 그러나 기업 현장의 반응은 달랐다. 최소 5년 전부터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의 청사진만 나올 뿐 실제 투자와 연결할 수 있는 가시적인 해결책이 부족해서다. 이 사업이 정상 추진되기 위해선 대규모 전력계통 연계가 전제돼야 하는데, 그 핵심인 ‘345kV 계통 연계’ 사업은 주민들과 시민단체, 일부 정치권의 반발에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마디로 전북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한쪽에선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외치고 있으나 또 다른 한쪽에서는 주민들의 수용 없는 계통 연계나 송전설비는 불가하다고 맞서는 등 모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한 국감에선 국가 전력망 확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감에서는 주민들의 의사나 환경을 무시한 전력망 확충 추진에 속도를 늦추라는 주문이 있었다. 업계는 이 같은 정치권의 행태에 직접 건의사항을 개진하고 있으나 전북을 비롯한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선거용으로 구호만 나부끼면서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약에는 에너지 중심의 전북이 포함되지만,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 의견을 외면할 수 없는 지역구 정치의 한계 때문이다. 반도체와 데이터 관련 기업들은 이들 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발전설비와 송전선로 건설에는 최소 5~7년이 소요돼 전력 '병목 현상'이 구조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완균 솔루션스트레트지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9월 한국경제인협회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대한전기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AX시대 급증하는 전력수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세미나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예측이 어려운 수요에 대응하려면 민간기업이 송전선로 계획과 투자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비데 담브로지오 IEA 부문장은 “에너지 없이는 AI도 없다”며 “2030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 2배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번 국감에선 RE100을 위해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은 표를 위해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착공 계획만 우후죽순으로 발표하고 있다”면서 “정작 착공이 지연되는 일도 다반사 인데다 일부 신재생 발전 방식으로 생산되는 전기 중 상당수가 전력망 연계가 제때 되지 못해 팔지 못하거나 버려지는 신세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0.19 17:12

전북소방, 가을철 캠핑 중 일산화탄소 중독 및 화재 사고 주의 당부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가을철 캠핑 일산화탄소 중독 및 부주의 화재 사고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1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2021~2024년)간 전북 지역 캠핑장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의심 출동은 총 8건으로, 지난해에만 4건이 발생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인지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두통과 어지럼증 등 초기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환기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하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캠핑 시에는 취침 중 난로 사용을 피하고 침낭과 핫팩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득이하게 난방기구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소방본부는 캠핑장 화재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최근 10년(2015~2024년)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캠핑장 화재 10건 중 절반인 5건이 10월에 집중됐다. 화재 원인은 불씨 방치, 조리 및 난방 중 부주의, 가연물 근접 장치 등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캠핑장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사용한 불씨를 완전히 소화시키고, 조리 및 난방 기구 사용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가을철 캠핑의 즐거움은 안전이 뒷받침될 때 지켜진다”며 “사소한 부주의를 미리 경계하고 예방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0.19 16:44

[2025 초록시민강좌, 제1강]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기억의 분리 위기, 다양하고 촘촘한 조직 가져야"

"공동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유일한 대안은 다양하고 촘촘한 조직을 가지는 것입니다." 철학적 통찰로 청중들의 공감을 이끄는 유쾌한 사상가,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말이다.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2025 초록시민강좌 자연이 내게로 왔다’의 첫 강의가 지난 16일 오후 7시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 글로리아홀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에서 박 교수는 가족과 도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교수는 "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고대 문장은 인간 문명의 출발을 언어에서 찾게 해준다"며 "인간은 없는 것을 있다고 상상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문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굴에 멧돼지를 그려놓고 ‘이게 진짜 멧돼지다’라고 믿기 시작한 순간부터 문명이 시작됐다"며 "가짜가 진짜가 되고, 없는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순간 인간이 동물에서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은 없는 것을 있다고 상상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문명을 만들었다"며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생각과 관계를 잇는 인간의 권력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현대 사회의 변화가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도 짚었다. 그는 "이제 부부도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며 "가족은 여전히 함께 있지만, 예전처럼 한 식구로 사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가족은 이미 해체됐다"며 "견고했던 내가 남편이고 아내고 아들이다 또는 아들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것이 사라지는 등 시스템이 물렁해졌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공동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촘촘한 조직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 주관적인 기대가 훼손되고 기억의 분리가 발생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며 "공동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유일한 대안은 다양하고 촘촘한 조직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과 단체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유일한 출구"라고 덧붙였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10.19 16:43

"원도심 상권 활성화 방안 찾자"…상인들 참여하는 대화의 장 열려

전주 웨딩거리·글로컬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함께 나눠보는 대화의 장이 열렸다. 전주시와 ㈜크립톤은 지난 17일 전주시 완산구 웨딩거리의 한 상가 건물에서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50여 명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권 생태계와 상생 모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커피챗' 간담회는 크립톤 전정환 부대표의 발제, 오승훈 공익마케팅 스쿨 대표의 상권 활성화 제안, 우범기 전주시장과 상인들의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전주 글로컬 상권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전정환 크립톤 부대표는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인구 감소와 청년 이탈 등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며 “그럼에도 원도심의 문화와 역사, 자원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해서 만들 가능성도 풍부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웨딩 거리는 웨딩 관련 산업이 굉장히 발달했었지만, 이제는 해당 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 축하한다는 의미를 살려 크고 작은 변화의 순간을 함께하는 다양한 창업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방향성을 가지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승훈 공익마케팅 스쿨 대표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제안이 이어졌다. 오 대표는 “우리가 하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변화라고 할 수 있다”며 “해보지 않았던 것과 낯선 것, 어려운 것에 도전해 좋은 게 있으면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은 가게 앞 유동 인구를 늘리는 것, 상인은 그 늘어난 유동인구를 가게 안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공공은 유동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수단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 방식을 통해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나면 상권이 자연스럽게 발전하면서 생명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표 이후 행사에 참석한 웨딩거리 상인들은 전주시에 웨딩거리 주차 문제와 한옥마을 관광객 유입 방안, 웨딩거리 정체성 문제 등 질의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웨딩거리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박세상 씨는 “한옥마을에 오는 유동인구의 10%만이라도 이 골목길로 오도록 만들 수 있다면 아주 멋진 골목길이 탄생할 것”이라며 “유동인구를 소상공인들의 힘으로만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행정에서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해 준다면 상인들이 이를 붙잡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완 웨딩거리 상인회장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주차장 문제”라며 “자율상권구역 사업에 미니 공영 주차장 설치를 반영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상인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글로컬 상권 창출 사업 및 추후 진행할 자율 사업 진행에서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전라감영 도로 조성과 공영 주차장에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소관 부서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상권 공동화 현상 등 소상공인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돼 뜻깊었다”며 “지역 위기 상황에서 골목상권과 상인이 지역 상권 활성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을 펼쳐 지역 상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0.19 16:43

고하의 선비정신, 문학으로 잇다

순수문학 동인지 전북문학의 통권 300호 발행을 기념하는 문학제가 지난 17일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가 주관했다. 전북문학은 1969년 7월 고하 최승범 선생이 주도해 창간된 이후 56년 동안 지역문단의 맥을 이어온 대표 문예지다. 고하 선생 생전에는 291호까지 발행됐으며, 2023년 가을호(292호)부터는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가 그 뜻을 이어 계간으로 간행하고 있다. 이번 300호 발행은 향토문학의 지속성과 전통을 기리는 의미를 지닌다. 이날 행사에는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최병선 전북대총동창회장, 이향아 호남대 명예교수, 이승복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문두근 시인,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조미애 시인,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김철규 시인, 유백영 사진작가 등 지역 문인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는 고하 최승범 선생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전북문학의 발행 역사 소개와 축사, 감사패 수여, 문학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어지는 행사에서는 <전북문학> 300호 발행 기념 축시 낭송과 고하 시 낭송, 이만영 문학평론가의 ‘전북문학 발자취와 지역문학의 아이덴티티’ , 장욱 시인의 ‘고하의 8행 시조 구조 미학’ 강연이 펼쳐졌다. 감사패는 선명기획인쇄 함청 대표와 출판사 시간의 물레의 권호순 대표가 받았다. 올해 신설된 ‘전북문학상’은 장화자 시인과 장욱 시인에게 돌아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송하진·김도영 서예가의 작품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전북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하최승범문학상은 시(조) 부문 주기쁨, 이윤아, 김상민·전서진·송은영 학생과 수필 부문 정진원, 김자애, 정세은 학생이 각각 받았다. 축사에 나선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고하 선생님을 어려서부터 많이 뵈었고, 전북문학도 창간호부터 구독하고 있다”며 “고하 선생님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전북도와 대한민국의 문학이 더욱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축사에서 “고하 선생님이 이끌어 온 열정과 품이 있었기에 300호라는 유의미한 숫자 달성이 가능했을 것이다”라며 “전주시에서도 말로만 예향이 아닌 진짜 문학의 도시, 예술의 도시, 문화의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병호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장은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동인지로서 최장수 최다 발행의 역사를 이룩하게 된 것은 고하 선생님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헌신 덕분”이라며 “고하 선생의 문학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고하 최승범 문학전집 발간, 고하 문학관 활성화 등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10.19 16:41

서예가 송하진이 말하는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의 궤적이다. 송하진(73) 서예가의 이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강암 송성용 선생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전주고와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 그 뒤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전주시장 8년과 전북도지사 8년 등 총 16년 동안 전주시와 전북도를 이끌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열정을 불태웠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그는 시를 쓰듯 진실하게, 붓글씨를 쓰듯 유연하게 정치를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거침없이 서예를 쓴다. 정계 은퇴 후 지역의 어른이자 서예가로 활동 중인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를 지난 17일 전주시 경원동 삼양다방에서 만났다.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글문화도시로 지정된 세종시의 초청으로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정부세종청사 박연문화관에서 ‘한글의 멋을 담은 K-서예, 푸른돌·취석 송하진 전(展)’을 연다. 평소 한글서예는 기존서예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지론이 담긴 60여 점의 다채로운 한글서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예가 송하진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 앞으로 서예가 K-문화에 이바지하는 장르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한글서예 창작에 매진하고, 전시회를 열어 대중들에게 한글서예를 전파하고 있다. “한글 모음의 기본 글자는 하늘과 땅 사람, 천지인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어요. 우주 만물의 이치와 인간의 발성기관을 놓고 만들어진 과학적인 문자죠. 또한 1443년 세종대왕이 글에 어두운 백성을 위해 우리나라 말을 쉽게 기록한 게 한글이에요. 제정 이유와 원리가 명확하게 밝혀진 유일한 언어죠.” 과학적으로나 심미적으로 완벽한 한글이기에 송 서예가는 한문 쓰기보다 한글 쓰기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서예는 결구(글자의 짜임새)와 장법(배열), 먹의 농도 등을 조화롭게 배치해야 조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글은 과학적이고, 예술적으로 뛰어나기에 한글의 멋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저도 한문을 배웠기 때문에 한글서예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획을 두껍게도 써보고, 가늘게도 쓰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요. 종이 무지하게 많이 버려요.” '한글의 멋'을 창출하기 위해 감성과 이성을 동원해 끝없이 붓질한다는 그에게 더 이상 ‘정치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정치권은 마음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다. 치열했던 자리를 떠나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온 지금이 매우 즐겁다는 송하진 서예가. 마주 앉은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육체의 나이 같지 않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거침없었고, 어떤 질문엔 당혹스러울 만큼 솔직해 더욱 유쾌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19 16:40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3만 여명 선수단 참가해 23일까지 부산서 개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지난 17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개회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 정강선 전북체육회장 등이 참석했다. 개회식은 박칼린 총감독이 부산의 정서와 역동성을 담은 ‘역대급 그라운드쇼’로 진행됐다. 개회식 주제인 ‘배 들어온다, 부산!’에 맞춰 경기장 한 가운데로 형형색색 컨테이너들이 들어오며 부산항 터미널을 구현한 초대형 무대가 설치되며 흥겨운 무대로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선수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노래방인 부산 ‘로얄 전자 오락실’의 반주에 맞춰 대회장에 입장했다. 전북자치도선수단은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염원을 담은 피켓과 형광봉을 들고 입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사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쏟아낼 우리 선수 여러분을 직접 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 오른다”며 “선수단 여러분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연대하는 스포츠의 참된 가치를 만방에 떨치며 우리 국민들께 큰 희망과 감동의 울림을 선사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관영 도지사도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을 일찍 찾아 전북자치도 상황실을 방문, 전북자치도체육회 임직원과 선수단을 격려했다. 전국체전은 19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종합 체육대회로 25년만에 부산광역시 일원에서 23일까지 열린다.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0.19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