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탄소산업 르네상스'를 주도하다 ⑧ 독일 '카본 밸리', 전북 카본로드 시사점
독일 정부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의 시장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독일 남부지역의 뮌헨아우크스부르크잉골슈타트를 연계한 MAI 카본 클러스터와 독일 북부지역의 함부르크니더작센 지역에 걸친 CFK 밸리를 조성했다. 이들 탄소 밸리에는 CFRP 연구소와 생산 단지가 들어서 있고, 정부대학연구기관기업 등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MAI 카본 클러스터에는 아우디, BMW, SGL 카본, 프리미엄 에어로텍(Premium AEROTEC) 등 자동차, 우주항공 가공업체를 비롯해 뮌헨 공대,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과 같은 연구기관 등 50여 개의 기관이 소속돼 있다. CFK 밸리는 니더작센주의 지원에 힘입어 대학, 연구기관, 기업체 등 100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CFRP 기술연구생산 네트워크다. CFK 밸리의 대표적인 협력 파트너는 에어버스, 독일 우주항공센터(DLR),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이 있다.현재 CFRP 제품은 일부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나,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연구소 등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CFK 밸리의 경우 입주 업체 가운데 60% 이상이 중소기업 또는 10년 미만의 연구소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 정부도 탄소산업 관련 중소기업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재정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한국도 중앙정부,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이 강한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시장 창출에 활발히 나서야만 선진지와의 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에 비해 뒤늦게 탄소시장에 뛰어든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탄소특화 분야를 개척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독일의 거대 탄소복합체 Composites Germany(컴퍼짓 저머니)= Composites Germany는 2013년 7월 18일 독일 섬유복합산업의 강력한 4개 조직인 독일 탄소복합재료연합회(CCeV), CFK 밸리, 강화플라스틱연맹(AVK), 기계설비제조협회(VDMA) 등이 연합해 결성한 공동체다. 이들은 각각의 자율성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독일 탄소산업 발전안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를 강화해 나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결국, 분야별 혹은 지역별 탄소산업 연합체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또 하나의 복합산업체를 조직한 셈이다. 국내 상황에 대입한다면 현재 전북의 메가 탄소밸리와 경북의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 클러스터를 아우르는 탄소연합체가 구성된 것과 유사하다.특히 이들은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탄소복합재료를 주제로 한 공동 의회인 제1회 국제복합재료회의(ICC)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혁신 기술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가치 창출을 위한 네트워크를 개발해 독일 산업의 최대 화두인 경량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Composites Germany는 앞으로 고품질화 및 생산 시간 단축 등의 노하우 공유를 비롯해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산업체와 연구기관 간의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MAI 카본 클러스터 클라우스 드렉슬러 대표의 제언= MAI 카본 클러스터 클라우스 드렉슬러 대표는 한국 탄소산업의 과제로 탄소복합소재 관련 산업체와 대학 연구기관 간의 교육 시스템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경우 탄소산업 노하우를 지닌 전문 인력이 일부에 그치고,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적인 훈련교육 과정을 통해 기초적으로 탄소산업 구조를 아는 연구자, 엔지니어를 양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한국의 몇몇 화학기업과 탄소복합소재를 개발하면서 느낀 점은 현대, LG 등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스템과 관련해 강하고 탄탄한 기반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대학교는 탄소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연구 개발, 제품 생산 전반에 걸친 교육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독일의 경우 20년 전 탄소복합소재를 개발에 나설 때 많은 회원사가 개별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대형 연구기관과 함께 뛰어난 기술을 획득하게 됐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또 전북의 탄소 제품 상용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긴 안목을 강조했다. 즉, 일정 성과를 내기에는 전북 탄소산업의 진입 기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전북은 탄소산업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북만의 탄소산업 콘셉트를 세우고 기초 설비 등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기관 등이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술개발을 함께 수행하면서 전북만의 노하우를 쌓아야 합니다. 독일은 MAI 카본 클러스터, CFK 밸리 등 모든 탄소 밸리가 독립적으로 형성됐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있었지만 완벽하게 서로의 필요로 구축된 겁니다.그는 독일 탄소시장의 가장 큰 이슈로 비용 문제를 들었다. 독일의 경우 탄소복합소재가 상당 부문 일반화됐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다. 자연히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복합소재 자동화 설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게 됐다는 설명이 덧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