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는 익산국가산단] 노후 기반시설 재정비…'첨단산업 호남 랜드마크' 조성
익산시 영등동 일대 133만 6000㎡(약 40만평) 부지에 지난 1974년 조성된 익산 국가산업단지. 귀금속 수출업체 집단화를 위한 익산 국가산업단지는 조성 이후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귀금속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왔다.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의 쇠퇴로 단지공동화와 업종의 사양화, 입주기업 영세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특히 조성 30여년이 지나면서부터 기반시설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익산지역 경제를 이끌어 왔으면서도 이처럼 수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던 익산 국가산업단지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에 따르면 익산 국가산단에는 2013년 말 현재 22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고용인원은 3800여명이며, 생산과 수출은 각각 1조 5000억 원, 5억 3000만 달러 규모다. 주력 업종은 귀금속과 섬유의복이다.문제는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 업종이 전체의 75.2%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대부분 지은 지 30년 이상 된 공장건축물을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업원 50인 이하의 영세업체 비중이 2005년 90.0%에서 2013년 93.6%로 늘었다. 영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정부는 지난 2009년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시범사업 추진 계획에 따라 반월시화, 남동, 구미 그리고 익산 산단 등 총 4곳을 시범사업 단지로 지정했다.산단의 노후 된 기반시설을 재정비해 첨단 융복합단지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시범사업이 종료된 2013년까지 모두 19개 사업에 국가 및 지방재정,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3223억 원이 투입됐다.구미의 산학연융합단지, 반월시화의 청정표면처리센터, 남동의 민관합동 블록 단위 복합개발 사업이 지난 4년간 추진 성과로 꼽혔다. 하지만 익산에서 추진된 사업은 2억 2000만원을 들여 낡은 펜스를 철거하고 방범시설과 안내표지판을 설치한 게 전부였다. 사실상 전무한 것.전정희(익산을)국회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점검한 결과 애초 익산 산단에 계획된 비즈니스호텔과 복합지원시설 등은 민간투자 미비 등으로 백지화된 상태였다.당시 전 의원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을 상대로 정부는 구조고도화 시범사업으로 지정만 해놓고, 4년 동안 사실상 방치했건 것이라며 익산과 같은 지방의 경우 자치단체 재정이 열약한데다,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투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부지원 확대를 통해 민간부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리고 얼마 후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주도하는 스마트혁신 산업단지 전환 계획이 구체화됐다. 뒤늦게나마 낡은 익산 산단이 새 옷을 입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전북도와 익산시, 산단공은 지난 15일 익산 국가산업단지 내 종합비즈니스센터 건립 및 융복합집적지 조성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전 의원과 익산시 관계공무원의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으로, 낡은 산업단지를 도시형 첨단산업단지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협약에 따르면 우선 구조고도화 사업의 시발점 될 종합비즈니스센터는 기존 운동장 인근의 95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2016년 완공된다. 사업비는 국비 40억 원, 지방비 40억 원 이외에도 산단공이 144억 원을 추가 투자해 모두 224억 원이 투입된다.이곳에는 전북 융복합디자인센터를 비롯해 호남3D프린팅 지역거점센터, 한국조명연구원 전북분원, 원광대 귀금속보석연구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산단공 익산지사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3년까지 귀금속 2단지(3만 2079㎡)와 구 보일콘(3만 3072㎡) 부지를 포함한 모두 6만 5151㎡(1만 9743평) 규모에 종합비즈니스센터를 비롯한 지식산업센터, 문화복지 및 공공편의 시설 등을 갖춘 융복합집적지가 조성된다.이를 위해 전북도와 익산시는 전정희 의원과 협력해 산업부가 주관하는 2015년 혁신 대상단지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산업융합지구 조성과 임대형지식산업센터 건립, 귀금속1단지 환경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박경철 익산시장은 이번 산단공의 투자 확정으로 향후 입주 기업의 혁신 역량이 강화되고 연구생산 지원기능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전정희 의원은 전북도와 익산시, 산업부와 산단공 그리고 입주기업들과 힘을 합쳐 호남의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랜드 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조고도화 사업 어떻게- 2023년까지 15개사업1413억 투입, 산업정주기능 융합 도심형 산단 구축구조고도화는 쉽게 말해 낡은 공장을 혁신하는 것이다. 생산시설로 밀집된 회색빛 공장지대를 교육문화복지시설이 들어서고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곳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낡은 산업단지를 새롭게 바꾸는 것은 막대한 기반조성 비용이 드는 신규 산단을 조성하는 것보다 경제적 측면이나, 산업의 방향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볼 때 효과적으로 평가된다.실제로 올해 혁신산단을 추진 중인 창원 국가 산단의 경우 오는 2019년까지 21개 사업에 총 8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경상남도는 2조 1868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97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내년 본격적인 구조고도화 사업이 추진될 익산 국가 산단은 산업정주 혁신기반시설 강화를 통한 첨단 도심형 산업단지 구축이 목표다. 연간 생산과 수출 목표는 각각 2조 2000억 원과 13억 9000만 달러다.이를 위해 전북도와 익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익산 혁신산단의 주력 업종을 기존 주얼리 이외에도 자동차기계 부품, 전기전자(LED) 부품, 식품섬유 관련 첨단부품소재 산업으로 정했다. 익산 국가 산단을 전북의 미래 산업을 이끌 신 성장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연구생산지원 기능의 선순환이 가능한 융복합집적지를 조성해 입주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교통 및 녹지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과 정주기능이 융합된 도심형 산단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구조고도화 사업은 15개 세부사업으로 추진된다. 오는 2023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민간투자 등을 포함해 총 1413억 원이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종합비즈니스센터 건립과 지식산업센터 등 2개 사업에 327억 원 △산학융합지구와 3D프린팅 지역거점센터, 융복합디자인센터 등 3개 사업에 460억 원 △비즈니스호텔과 근로자문화센터 등 6개 사업에 586억 원 △도로신설, 녹지조성 등 4개 사업에 40억 원 등이다.산업단지공단 염동일 익산지사장은 산업단지가 과거 배고픔을 극복하고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는 원동력이었다면, 문화복지가 어우러진 새로운 산업단지는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 줄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익산 국가산단이 호남 제일의 첨단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향후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