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1 05:1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잊혀져가는 다문화가정의 언어] (상)현상 - 자녀와 소통 안 되고 모국어도 잊히고

대한민국을 하면 떠오르던 말은 ‘백의민족’, ‘단일민족’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다문화시대로 돌입했다. 전북에도 1만 2000여 명이 넘는 결혼이주여성이 정착해 있다. 다문화가정이 증가하자 이주여성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어를 가르치며 이른바 ‘동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이러한 동화정책은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이주여성들은 여전히 자녀는 물론 남편, 가족 간의 언어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 모국어를 거의 거의 사용하지 않다보니 이들의 머릿속에서 모국어도 잊혀져가고 있다. 전북일보는 다문화가정의 언어에 대해 현상과 현황, 문제점 및 대안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아이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다보니 의견충돌이 심하게 발생할 때가 많죠.” 이나린(코이나린‧33) 씨는 11년 전 캄보디아에서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남편과의 언어장벽에 대화가 힘들긴 했지만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이후 꿈에도 그리던 아들을 2014년과 2016년, 2019년 낳았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이 씨의 모국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이 씨는 아들들에게 캄보디아 언어를 조금씩 가르쳐줬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캄보디아 언어를 가르치는데 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다. 타 기관에서 가르칠 수도 없을뿐더러 이 씨가 일을 나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교육의 시간도 줄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 씨와 자녀들간의 의사소통이 문제가 됐다. 서로 한국어를 통해 대화를 하긴 하지만 의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씨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 한국어로 하면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어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고 어색한 경우가 많다”면서 “모국어로 대화하고 싶어도 몇몇 단어로 끊어서 하다보니 의미전달도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15년 전 베트남에서 이주한 노레번(39)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자녀들과 한국어로만 대화한다. 일상생활에서 모국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다보니 베트남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이젠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할 정도다.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통역사 역할도 맡고 있는 그는 베트남어도 가끔 기억이 나지 않아 한참 생각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노 씨는 “아이들과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베트남 친구 및 동료들과 대화를 하더라도 이제는 베트남어보다는 한국어가 더 편하다”면서 “통역을 하러가더라도 평소에 베트남어를 잘 쓰지 않다보니 단어 하나하나가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들과 자녀들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부재로 자녀들이 사춘기 시절에 돌입할 경우 가출하는 사태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현 전주시다문화센터 팀장은 “이주여성들과 그 자녀들의 소통문제로 아이들이 사춘기시절 부모가 아닌 다른 곳에 기대는 등 외부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아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주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그들의 머릿속에서 모국어도 잊혀져가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2.02.09 19:04

코로나19에도 식지 않는 전북도민들의 나눔 열기

코로나19로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북도민들의 나눔 열기는 식지 않았다. '희망 2022 나눔캠페인'의 나눔온도가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전북도민들의 평균 기부금액도 전국 4번째를 차지하는 등 전북의 나눔이 뜨겁다는 것을 증명했다. 9일 전북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234억 9500만 원이 모금됐다. 이는 당초 연간 모금 목표액이었던 204억 1100만 원보다 30억 8500만 원이 많은 것으로 115.1%의 초과 달성률을 보였다. 기부자 유형은 개인∙기타 52.7%, 법인모금 47.3%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행됐던 '희망 2022 나눔캠페인'에서 전북의 나눔온도는 137.1도를 달성해 전국 평균 나눔온도(115.6도)를 웃돌았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의 147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나눔온도였다. 또한, 지난해 모금액을 도민 인구 수로 나눈 전북 도민의 1인당 기부액은 1만 3149원으로 충남, 제주, 울산에 이어 전국 4번째를 차지했다. 특히 전북모금회가 개인 모금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전북을 이끄는 100인의 나눔리더 캠페인’에 전북일보사 서창훈 회장을 포함한 신규 가입자가 117명에 달해 당초 목표한 100명을 훨씬 뛰어 넘었다. 이를 통해 모아진 성금은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꿈 성장 지원사업’으로 배분됐다. 아울러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큰 자영업자들도 나눔에 동참했다. 중소 자영업자가 매월 참여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에 553개소가 신규가입 했으며, 누적 착한가게는 3497개소가 됐다. 이밖에도 개인이 연간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아너소사이어티 캠페인'에도 10명이 신규 가입해 전북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28명이 됐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전북모금회는 중앙회가 실시하는 17개 시∙도 지회평가에서도 4년 연속 최우수지회로 선정됐다. 모아진 성금은 전액 전북지역의 취약계층과 사회복지현장으로 배분됐다. 지난해 도내에 나눠진 배분액은 총 257억 1300여만 원으로 모아진 성금보다 더 많은 금액이 배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분분야는 저소득가정 28.4%, 아동∙청소년분야 23%, 위기가정 19.4% 순으로 나타났다. 전북모금회 김동수 회장은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 도민에게 감사하다“며 “도민들의 뜻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배분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9 17:49

전북소방본부, 산업시설 화재안전대책 추진

전북소방본부는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공장∙창고 화재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 내달 말까지 도내 산업시설에 대한 화재안전대책을 집중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도내 산업시설 화재는 총 932건(공장 412건, 창고 520건)으로 사상자 29명(사망 1명, 부상 28명)이 발생했고, 283억 5100여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상했다. 주 원인은 부주의, 전기∙기계 순이다. 이번 화재안전대책은 대형 공장 98곳, 20년 이상 노후 산업단지 44곳 등 산업시설과 대형창고 등 물류창고 73곳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주요 추진사항은 △소방특별조사 △화재안전 컨설팅 △노후 산업단지 화재안전 간담회 △체험형 소방안전교육 등이다. 특히, 도내 산업시설 화재원인의 대부분인 부주의, 전기∙기계로 인한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관서장 컨설팅을 중점 실시하는 등 관리자의 화재안전의식 향상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최민철 전북소방본부장은 “산업단지 내에서 화재 발생 시 기계설비 등으로 인해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연소확대가 빨라 현장 작업 중인 근로자의 인명피해 우려가 크다”며 “화재위험요소의 신속한 제거를 통해 도내 산업단지 화재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8 20:18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됐는데 준비 부족한 지자체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전북의 각 지자체는 대응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기관 및 관리감독 기관은 중대재해처벌에 대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시·군은 전담조직마저 신설도 안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안전보건공단 전북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전북의 산업재해자는 1만 6513명에 달했다. 이 중 195명이 목숨을 잃었다. 종사자별로는 건설업에 종사한 사망자가 101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이 3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고유형별로는 건설업계에서 떨어짐 즉 추락사로 인해 66명이 숨졌고, 192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넘어짐으로 인한 사고는 사망자는 없었지만 799명이 다쳤다. 끼임 및 절단 사고로 2명이 숨졌고, 111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도내 산업현장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자를 직접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돼 관리감독기관과 수사기관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산재예방지도과를 중심으로 사업체에 대한 홍보와 현장 계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강력범죄수사대에 설치된 안전의료팀의 정원을 3명에서 5명으로 증원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시 전담수사에 나선다. 전주지검도 중대재해 및 산업안전 담당검사를 지정해 대응키로 했다. 반면, 전북 지자체의 대응은 부실하기만 하다.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중대재해 발생 시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도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사망사고의 경우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 부상사고는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등 선출직 공무원들은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북도와 완주군의 경우 산업안전 관리감독자를 지정함과 동시에 중대재해전담조직을 최근 신설했지만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등 여타 시·군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지난해 10월 제정되면서 각 시·군에 대한 대비가 늦은 감은 있다”면서 “대부분의 시·군이 현재까지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최근 각 시·군에 공문을 통해 전담팀과 안전관리자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을 전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으로,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관련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중대산업재해·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2.02.08 20:12

"먹는 거 아니였어?" 소비자 위협하는 슬라임

전주에 거주하는 신모 씨(32)는 지난해 11월 한눈을 판 사이 13개월 된 아들이 바닥에 놓인 아이스크림 모양 슬라임을 입에 넣는 것을 목격했다. 신 씨는 즉시 입에 있는 슬라임을 꺼내려 했지만 이미 일부를 삼킨 후였다. 신 씨는 “119에 전화해보니 슬라임의 성분이 무엇인 줄 모르니 응급실에 가라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갔다”면서 “다행히 아이가 적은 양을 먹어서 큰 이상은 없었지만, 또 이런 일이 생길까 싶어 그 이후로는 슬라임을 모두 버렸다”고 말했다. 식음료와 비슷한 모양의 슬라임이 온라인은 물론 초등학교 근처 문구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음료수 상표명과 글자 하나만 바뀐 채로 포장돼 있어 식음료로 오인해 이를 삼킬 우려도 있다. 8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A문구점. 문구점 한 가운데에 있는 매대에는 각양각색의 슬라임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비빔컵라면과 흡사한 용기에 담긴 슬라임에는 ‘땡기는 매운맛’이라는 표현이 적혀있었다. 아이스크림 모양의 슬라임 용기에는 열량, 단백질 등 영양정보가 적혀있기도 했다. 전주 중화산동의 B문구점에서 판매하는 음료수 모양 슬라임 용기에는 ‘파인애플맛’, ‘복숭아맛’ 등 특정 맛이 적혀있어 용기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음료수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였다. A문구점 업주는 “내가 봐도 음료수로 보이는 것들이 있어 위험해 보이는데 판매가 잘 되는 제품이라 물건을 갖다 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문구점 인근에서 만난 박우혁 군(9)은 “친구들이 음료수모양 젤리를 학교에 가져와 장난으로 마시는 시늉을 하거나 친구들을 속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슬라임 위해 관련 사례는 총 124건으로, 여기에는 슬라임을 삼키거나 눈이나 코 등에 슬라임이 들어간 사고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2020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을 보면 만 14세 미만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키거나 냄새 등을 흡입한 사고는 2016년 1293건, 2017년 1498건, 2018년 1548건, 2019년 1915건, 2020년 201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사고 원인 중 3725건이 ‘완구’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위해 사례를 분석해 관계 부처에 규제 방안 마련을 건의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제품을 회수조치 하거나, 포장 디자인을 바꾸도록 하는 등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슬라임이란? '액체괴물'으로도 불리는 하이드로겔 형태의 장난감으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감촉이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8 18:40

확진자 폭증에 감당 못하는 전주시

전주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가격리 대상자임에도 보건당국의 연락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3일 뒤 보건소의 전화를 받는가 하면 자가격리 해제 전날 담당 공무원이 배정되고 자가격리 키트가 배송되기도 했다. 전주시 서신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41)는 최근 아들이 확진자와 접촉해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자가격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라 전주시 보건소와 연락을 취하려 전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들을 방에 격리시키고 보건소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3일이 지난 뒤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보건소의 뒤늦은 대처에 김 씨는 분노했다. 김 씨는 보건소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자가격리 해지 전날 담당 공무원이 배정되고 자가격리 구호물품이 도착했다며 담당 공무원은 최근 확진자가 폭증해서 모든 자가격리자들을 관리하기 어렵다며 양해를 부탁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7일 전주시 코로나19 현황 홈페이지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4일 발생한 '전주 7478번 확진자' 이후 확진자 번호와 접촉경로도 업데이트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전주시는 지난달 27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최소한의 필수 인원을 제외한 가용인력을 재택치료자 관리와 역학조사, 자가격리자 관리 등에 투입했지만 폭증하는 확진자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현상이 전국적으로 벌어지자 방역당국은 이날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공무원들이 확진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확진 전 경로를 파악하던 것을 확진자가 스스로 역학조사에 임하는 '자기기입식 조사'를 도입한다. 보건당국이 URL을 보내면 확잔자가 접속해 이동 경로 등을 기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재택치료를 하던 확진자 전체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던 방식을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집중 대상자로 구분해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외 재택치료 확진자인 일반관리군은 모니터링 없이 스스로 관리하다가 필요시 동네 병∙의원 등에서 비대면 진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일부 지자체에서 발생했던 자가격리자∙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 부족을 이번 조치로 조금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7 19:08

있으나 마나한 냉∙난방기 실외기 설치 규정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 난방기 사용이 늘면서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된 냉∙난방기 실외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건축물의 설비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 23조 3항에는 실외기는 도로면으로부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하고, 실외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인근 건축물의 거주자나 보행자에게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5일 전주시내를 돌아본 결과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된 실외기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의 한 상가 건물 앞. 켜켜이 쌓인 5대의 실외기는 세찬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일부 실외기에는 바람 방향을 바꾸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또한 실외기는 보행자를 피해 2m 이상 높이에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이곳에 놓인 실외기는 성인 키 높이 정도로 설치돼 있었다.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은 추운 날씨에 실외기 바람이 불어오자 옷깃을 여몄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는 보행자도 보였다. 전주시 완산구 신시가지 상가밀집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민 윤동현 씨(35)는 밖에 있는 실외기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바람이 불어 올 때마다 기분 나쁜 냄새가 난다면서 실외기를 높게 설치하거나 보행자가 없는 곳에 설치하면 쉽게 해결될 일인데 이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외기가 낮은 위치에 설치되고 밀집돼 있으면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열되기 쉽다. 또한 먼지가 쌓여있는 실외기에는 담배꽁초 등으로 인해 화재가 쉽게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해 전북에서 발생한 실외기 화재 19건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지자체의 단속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28건(완산구 7건, 덕진구 21건)의 단속을 진행했지만 과태료 부과는 없었고 계도조치에 그쳤다. 양 구청 관계자는 실외기의 경우 인력 등의 이유로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만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보행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수시로 실외기를 점검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6 19:55

설 명절이 남긴 쓰레기⋯분리배출 '골칫거리'

5일간의 설 연휴가 끝나자 거리 곳곳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설날을 맞아 보낸 선물용 택배와 식품 포장 등에 쓰인 스티로폼 박스는 재활용이 어려워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추석 환경부가 전국 민간선별장 154곳을 조사한 결과, 추석 연휴 이후 폐플라스틱류 반입량은 연휴 전보다 6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전주 남부시장 인근 거리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를 반증이라도 하듯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생선 냄새가 나는 스티로폼 박스와 과일 포장재, 페트병 등이 뒤엉켜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스티로폼 박스의 경우 박스에 붙은 테이프와 포장재 등을 제거해야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박스에는 형형색색의 테이프가 여전히 붙어있었다. 봉투 안에 들어있는 페트병도 라벨을 모두 떼서 배출해야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라벨이 떼진 페트병은 찾아볼 수 없었다. 투명페트병도 구분하지 않은 채 배출돼 있었다. 쓰레기 더미 한 켠에 앉아 쓰레기 선별작업을 하던 한 환경미화원은 설 명절이 지나고 나니 쓰레기가 훨씬 많아진 것 같다며 이대로 선별장에 가져가면 또 다시 작업을 해야 하니 작업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테이프를 떼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세대주택마다 놓인 분리수거장에는 플라스틱 소재의 선물세트 포장재가 쌓여 있었고, 배달 용기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들어있는 채 버려져 있기도 했다. 아파트는 관리인이 있어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깨끗한 편이었다. 다만 아파트 관리인들은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지 않은 재활용품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아파트 관리인은 분리배출은 잘 되는 편인데 페트병 라벨을 떼지 않거나 박스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떼지 않고 배출하는 쓰레기들은 수거 전에 관리인들이 정리를 해야 한다며 특히 명절이 지나고 나니 쓰레기 배출량이 많아져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정리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 관계자는 설 연휴동안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아 쓰레기가 적체된 곳이 많은 편이라면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지켜 쓰레기를 배출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2.03 19:27

코로나 확진 폭증에 어린이집 등원 놓고 맞벌이부부 고심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데 보내기도 그렇고 안 보낼 수도 없어서 고민이 많이 되네요. 오미크론 확산으로 어린이집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시내 어린이집 470곳에 휴원명령을 내렸다. 휴원 기간은 이날부터 별도 휴원 해제 시까지로 사실상 무기한 휴원이다. 어린이집에 휴원명령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어린이집에 원생들은 등교하고 있다. 시가 맞벌이 등 불가피하게 어린이집에 원아를 등원시켜야 하는 경우에 한해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경찰청 직장 어린이집 75명의 원생들이 다니던 이곳에 이날은 20명이 등원했다. 지난달 23일 이곳에서 교사 4명과 원생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전북경찰청은 어린이집을 폐쇄한 상태지만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긴급돌봄을 신청한 부모에 대해서만 등원을 허락한 상태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등원시킬지 말지에 대한 깊은 고심에 빠졌다. 맞벌이 부부 A씨는 아내와 매일 같이 아이를 누가 볼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긴급돌봄신청을 통해 맡길 수는 있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어린이집은 보내야할지 말아야 할지 더욱 고심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은 가족돌봄휴가 제도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2조의2 제2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또는 자녀의 양육으로 인하여 긴급하게 그 가족을 돌보기 위한 휴가를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하지만 법과 달리 현실에서는 그림의 떡 같은 제도일 뿐이다. 가족돌봄휴가를 쓰고 싶어도 직장의 눈치를 보느라 사용을 잘 하지 못해서다. 직장인 B씨는 가족돌봄휴가를 쓰고 싶어도 혼자만 애 키우냐는 등의 상사들이 눈치를 주는 경우가 많아 사용이 꺼려진다면서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긴급돌봄을 신청하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노총중앙연구원이 발표한 자녀돌봄휴가 사용시 직장 내 불이익에 대한 조사결과 직장 내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답변이 57.5%였다. 직장 내 불이익 경험도 55.1%에 달했다. 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은 코로나19가 2년이 넘으면서 돌봄과 관련된 부분은 부모들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가족돌봄휴가라는 제도를 아직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을 넘어 모든 사업장에서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2.02.03 19:27

설 명절 연휴 끝⋯아쉬움 안고 일상으로 복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닷새간의 설 연휴가 끝났다. 전파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이번 설 명절동안 가족과 만남이 제한됐고, 많은 전북도민들은 집안에서만 보내기도 했다. 다시 도민들은 아쉬움을 안고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주역. 설 연휴를 고향에서 보낸 시민들의 귀경행렬이 이어졌다. 귀경객의 양 손에는 부모의 사랑이 담긴 명절 음식과 선물 등이 싸인 보자기가 들려 있었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을 배웅하는 어르신들의 얼굴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열차에 오르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조심히 가고 도착하면 연락하라는 말을 건넸다. 가족과 함께 고향에 왔다는 이명준 씨(43)는 지난 추석에는 고향에 오지 못해서 부모님이 많이 아쉬워했는데 올해는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해서 발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다음을 기약하려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전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열차는 모두 매진됐지만, 좌석이 절반만 판매된 탓인지 역사 안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모임인원 제한으로 혼자서 고향에 온 시민도 많았다. 대학생 강희정 씨(23‧여)는 인원제한으로 다른 친척들은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다가오는 추석에는 모든 친척들이 모여 북적북적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전주시 완산구 남노송동에 위치한 전주한옥마을 주차장.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지만 한옥마을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뒤늦게 온 도민들은 주차를 하기위해 수십분을 기다린 후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옥마을 거리에는 예년과 같은 인파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연휴를 보내려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연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3~4명의 가족들과 함께 왔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그저 거리를 거닐며 마지막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이미령 씨(38‧여)는 이번 설 명절에 코로나19로 부모님 댁에도 가지 못했다면서 오랜기간 동안 여행도 가지도 못하고 집안에서만 보내다 보니 너무나 답답해서 남편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별진료소를 들르는 시민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전주화산체육관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검사를 받고 귀경길에 오르려는지 여행용가방을 끌고 오거나 큰 배낭을 들고 온 시민도 있었다. 검사는 신속항원검사와 PCR(비인두도말)검사로 나눠 진행됐다. 일반 검사자는 신속항원검사를 우선 실시하고, 양성반응이 나온 경우에 한해서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시간은 PCR검사만 했을 때보다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검사 수요자가 많아 적어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출근 전 선별진료소에 들렀다는 유경훈 씨(31)는 내일부터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음성확인서를 요구해 선별진료소 왔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는데 아침 일찍 올 걸 후회된다고 말했다. /최정규‧이동민 기자

  • 사회일반
  • 최정규‧이동민
  • 2022.02.02 18:50

설 연휴 전날 교통사고 잦아⋯고향길 안전운전 당부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북 설 연휴 교통사고 통계 분석 결과, 연휴 시작 전날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는 최근 5년간 설 연휴 시작 전날 교통사고는 하루 평균 25건으로, 하루 평균 1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연휴기간 보다 사고 발생이 79% 높다고 밝혔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교통사고가 집중돼 연휴 전날 저녁 시간대에 귀성차량들은 특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교통사고는 평상시보다 적었지만, 가족 단위 이동 증가로 사고 건당 인명피해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에 발생한 사고 1건당 사상자수는 2명으로, 평일(1.6명)보다 25%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설날 당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1건당 사상자수가 4명으로 나타나 사고대비 인명피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 동안에 음주운전사고도 평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음주운전 사고 비율은 평소 9.3% 대비 1.5배 높은 13.8%였다.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관계자는 안전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도로에서도 차량 간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안전운전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1.27 17:20

전국 최초 탄소산업-농식품 지역 상생모델⋯전주형∙익산형 일자리

전국 최초로 탄소산업과 농식품 지역 상생을 모델로 한 지역 상생형 일자리가 첫발을 내디뎠다. 전북도와 전주시, 익산시 등 47개 기관이 탄소 산업, 농식품 상생형 지역 일자리 지정에 본격 돌입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27일 오전 익산 웨스턴라이프호텔에서는 '전북 익산형 상생일자리'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식은 '대한민국 농식품 수도 익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헌율 익산시장, 유재구 익산시의회 의장,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 한국노총 익산지부 전세성 의장, 김선태 익산시 농업회의소 회장 등 25개 기관 대표가 참여해 노∙농∙사∙민∙정 협약을 체결했다. 익산형 일자리는 전국 최초 농업과 식품이 결합한 노∙농∙사∙민∙정의 상생 모델로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림그룹과 식품 중소기업은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 원재료를 지역에서 조달하고, 농가는 다년간의 계약재배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을 주골자로 한다. 하림그룹(하림푸드, 하림산업, HS푸드)이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제4산업단지에 5년간 3773억 원을 투자해 63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 외에도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19개사도 협업기업으로 참여해 사업의 확장성을 갖고 출발함에 따라 그 기대가 더 크다. 같은 날 오후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전북 전주형 상생일자리' 협약식이 열렸다. '전주, 더 높은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권기봉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의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을 비롯해 이건종 효성첨단소재㈜ 대표, 신용만 효성첨단소재㈜ 근로자 대표, 김광수 ㈜데크카본 대표, 황승국 ㈜KGF 대표 등 노사민정 대표 22명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다. 전주형 일자리는 전국 최초 탄소산업 모델로 탄소섬유-중간재-부품-응용제품까지의 전단계 탄소생태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데크카본, ㈜KGF 등 3개사가 참여해 오는 2024년까지 1662억 원을 투자하고 232명의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아울러 탄소소재 투자 의향기업인 비나텍, 라지, 피치케이블, 테라엔지니어링, 란스A&C, 에니에스, 씨디엘 등 7개사가 협력기업으로 동참해 추가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에 남긴 글에서 오늘 논산, 익산, 전주에서 세 건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협약이 체결됐다. 2024년까지 5151억 원의 투자로 지역 산업을 살리면서 5761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2019년 1월,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형 지역일자리가 꼭 3년 만에 열두 개로 늘었다"며 시민과 노사, 지자체에 감사와 축하 인사를 전했다. /천경석 기자, 익산=송승욱 기자

  • 사회일반
  • 천경석 ·송승욱
  • 2022.01.27 17:20

코로나가 바꾼 설날 풍경⋯세뱃돈도 성묘도 '온라인'

코로나19로 가족이 모여 북적북적하던 명절의 풍경도 바뀌었다. 줄어들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올 설은 만나지 말자는 인사가 3년 째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상전화로 세배를 하고, 모바일 뱅킹으로 세뱃돈을 주고 받는다. 주요 봉안시설도 폐쇄돼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사람도 늘었다. 익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문승원 씨(42)는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져 다가오는 설날이 고민이다. 중∙고등학생인 조카들에게 세뱃돈을 주려면 50만 원은 훌쩍 넘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어른들끼리는 코로나19로 모이기 힘드니 세뱃돈 주는 것을 생략하자고 했지만,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아 아들에게 세뱃돈을 줄 아이디어를 물었다. 아들은 메신저 앱 단체 대화방 안에 있는 뿌리기 기능을 추천했다. 뿌리기는 단체 대화방에 일정금액을 송금하면 대화방에 참여한 인원이 선착순으로 나눠진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금액의 크기는 선착순과 무관하게 배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문 씨는 조카들의 나이대가 비슷해서 세뱃돈을 나이별로 나눠서 주는 것도 어렵다며 설날에 앞서서 우리 가족들에게 뿌리기 기능을 사용하니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고, 용돈을 적게 받아도 기분 나빠하지 않아서 앞으로도 이 기능을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뱃돈 대신 주식을 선물하는 가족도 있다. 어릴 때부터 주식투자를 경험하면 경제교육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주식을 구매해서 선물하지 않더라도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을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간단하게 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주시민 이민성 씨(35)는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세뱃돈 주는 것도 어려운 시기가 된 것 같다면서 주식을 선물하면 경제적으로 부담도 적고 아이들도 경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 설날은 세뱃돈 대신 주식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북의 주요 공원묘지와 봉안시설이 설 연휴동안 폐쇄돼 이 기간 동안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이용해 차례를 지내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차례상을 차리는 것을 넘어서 추모관에 영정사진도 게시할 수 있고, 영상과 사진으로 추모 글도 올릴 수 있었다. 아울러 헌화를 하거나, 분향소를 마련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었다. 김현택 씨(30∙전주 평화동)는 지난 추석에도 성묘를 할 수 없어서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조상이 계신 곳에 가서 성묘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온라인으로나마 차례를 지낼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2.01.27 17:2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