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전주 아중천변 걸어보니…밤마다 무단점령 화물차로 몸살
6일 자정 전주시 산정동 전주고려병원 앞부터 시작하는 아중천변을 직접 걸었다. 안덕교부터 아중교를 지나 894m 지점까지 전용 차고지가 아니면서 밤샘 주차한 사업용 화물차량 수 십 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자동차 번호판 아바사자로 시작하는 이 차량이 등록된 지역은 전북을 비롯, 경기와 부산, 대전,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거리상으로는 10m마다 1대 꼴로 5톤 화물트럭과 관광버스, 냉동탑차 등이 폭 5m의 천변 양쪽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지정폐기물수집 운반차량과 트레일러, 어린이집 차량, 이삿짐 차, 덤프차, 사다리차 등도 모습을 보였다. 한 교회 앞에서는 도로포장 작업에 사용되는 장비와 트레일러 2대가 교회 옆에 심어둔 나무를 짓누르며 주차를 강행하고 있었다.본보가 1시간 이상 아중천변을 지나다니면서 길가에 주차된 사업용 화물차량들을 유심히 지켜봤지만, 화물차량 운전자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아중천처럼 도내 곳곳에서는 전용 차고지가 아니면서도 사업용 화물차량들의 밤샘 주차가 만연하다.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21조에 따라 운송 사업자는 사업용 화물차량을 등록할 때 본인이 지정한 장소 또는 공영차고지, 화물터미널에만 차량을 주차하도록 한 화물차 차고지 등록제를 준수해야 한다.전용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 1시간 이상 불법 주차한 사업용 화물차량은 단속에 적발될 경우 과징금 20만 원(5톤 이하 개인 화물차량은 10만 원)이 부과된다.애초에 등록된 전용 차고지를 떠나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사업용 화물차량이 심야시간대 주차를 해야 한다면 주유소와 유료주차장, 공영 차고지, 화물터미널 등을 이용해야 한다.도내에서 허가를 받은 사업용 자동차는 총 1만5676대로 이중 상당수는 학교나 주택가, 이면도로, 공사장 인근 등지에서 밤샘주차를 하며 화물차 차고지 등록제를 지키지 않는 실정이다.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주시에서 밤샘 주차로 531대의 사업용 화물차량이 적발됐고, 이중 절반이 전북이 아닌 타 시도에 등록된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적발 장소로는 천변이 가장 많았고, 아파트 대로변과 고등학교, 도서관, 종교시설, 주민센터 등 대부분이 심야시간대 인적이 드문 장소였다.전주시 관계자는 사업용 화물차량 밤샘주차의 병폐가 적지 않아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내년까지 준공토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밤샘주차가 극심한 천변로 일대를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