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치열했던 삶…'역사의 공간' 재조명
근대문화 특화 박물관으로 지난 2007년부터 총18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군산 장미동에 부지 8347㎡, 연면적 4248㎡,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난 9월 30일 개관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개관 이후 평일 700여명, 주말 1700여명 이상이 찾으며 지난달 19일 개관 50일만에 관람객 5만명을 넘어서는 등 군산의 역사 뿐 아니라 문화와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과 단체들이 기증한 2250여점을 포함해 4400여점의 전시자료와 보유 유물들은 해양물류의 중심이었던 군산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서해 물류 유통의 역사와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제무역항 군산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라는 박물관 본연의 목적과 함께 각종 사회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전국 최대 근대문화중심도시 군산시의 위상을 세우며 1930년대 시간여행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역사와 체험·교육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박물관에 들어서면 실제의 3/4으로 축소된 어청도 등대가 길잡이로 우뚝 선 채 관람객들을 역사의 바다로 안내한다.해양물류역사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기증자전시실 등 테마별 전시실과 어린이체험관과 교육 세미나실로 이루어진 복합문화 공간이 펼쳐진다. 현관 전면의 1945년 해방직후 군산 시가지의 대형 전경사진과 함께 해양물류역사관에 들어서면 물류유통 중심지였던 군산의 과거를 확인하고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게 된다.해양물류역사관은 '국제무역항 군산', '삶과 문화', '해상유통의 중심', '해상유통의 전성기', '근현대의 무역', '바다와 문화'로 구성된 각 연출공간에 총 230여점의 유물과 관련 영상을 배치했다고려 조선시대 세금으로 거둬들인 조곡을 개성과 서울로 운반했던 조운선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군산의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시대별로 전시되고 있다.내흥동 군산 신역 터에서 출토된 구석기 시대 각종 도구부터 조선시대 선조로부터 하사 받은 충원공 최영 장군의 유품 등과 함께 사람이 타기에는 작아 보이는 가마가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이 가마는 장례 시 상여 앞에서 혼백과 신주를 모시고 나갔던 영거로써 제주 고씨 임피 종문회에서 기증한 것이다.조운선 왼쪽에는 2002년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소라잡이 어민들에 의해 발견된 청자양각연판문대형통잔, 청자화형접시 등의 유물이 고급스러운 색채와 자태로 이곳이 과거 해상물류교통의 중심지였음을 입증한다.또한 한정된 토지 문제로 초분에 망자를 안치했던 섬 지역의 장례문화와 전통 고기잡이 방법 등이 전시돼 도서지방 특유의 풍습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전시실을 나온 관람객들의 손애 이곳 박물관에 대한 문답식 12문제가 인쇄된 '전시실 관람 학습지'가 문화관광해설사들로부터 건네지면 호기심에 박물관 전체를 둘러보며 문제를 풀게 만든다.2층 계단 쪽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프로그램으로 호기심과 상상력을 증진시키는 어린이박물관은 '군산바다여행', '바닷가친구들', '바다도시 군산'으로 구성돼 각 연출공간마다 놀이형태 전시물을 갖추고 있다.2층 계단을 오르면 농민들에 의한 조직적인 대표적 항일독립운동이자 3·1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옥구농민항쟁 전시공간과 최란수 명창과 최갑선 호남넋풀이굿 보유자 등 무형문화재 소장품 등 70여점의 전시실과 세미나실이 있다.세미나실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국사 연대표특강'과 '청소년을 위한 재미있는 한국사' 등 다양한 교육 문화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3층 근대생활관은 이곳 박물관만의 특화된 공간으로 일제의 강압적 통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치열한 삶을 살았던 군산사람들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도시의 역사', '수탈의 현장', '서민들의 삶', '저항과 삶', '근대건축물', '탁본체험'으로 이루어진 공간에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이 200여점의 전시물과 함께 고스란히 담겨있다.근대생활관은 '1930년대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당시 내항과 부잔교, 인력거차방, 영명학교, 상가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 11채를 실제 크기로 복원해 과거로의 시간여행 공간을 제공한다.일제강점기 군산최고의 번화가로 잡화점, 고무신 상점과 술 도매상 등이 자리한 영동상가와 인근 옛 경찰서 앞인력거 차방이 실제크기로 재현됐으며, 1920년대부터 군산사람들의 대표적 문화공간이었던 죽성동 수협 앞 골목극장 '군산좌'는 지금도 '미워도 다시한번' 등 영화를 상영하며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근대문화중심도시사업의 거점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1930년대 시간여행의 출발지로써 역할을 한다.박물관 인근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옛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 옛 군산세관과 진포해양테마공원, 내항 뜬다리 부두가 모두 걸어서 8분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근대문화벨트화사업을 통해 조선은행, 일본제18은행, 미즈상사, 대한통운창고 등 5개 근대건축물은 원형 복원과 내부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조하고 근대문화 테마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이 내년까지 100억원의 사업비로 진행 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 도보로 20분 이내인 월명동 일원 약 35만㎡ 지역에는 히로스 가옥, 옛 군산부윤 관사, 동국사, 해망굴 등 다양한 근대역사문화자산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근대역사 체험공간, 근대역사 경관로, 중정형 소공원, 청소년공간,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해 원도심 개항도시 원형을 간직하면서 특화된 도심공간으로 정비하는 근대역사경관 사업이 2013년까지 140억원이 투입돼 진행 중으로 전국 최대 근대문화도시 군산의 역사 관광 문화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