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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구천동 살인사건 등

▲ 구천동 살인사건 - 18일~31일 아하아트홀극단 명태가 애거서 크리스티 타계 30주기 기념공연으로 '쥐덫'을 5막의 장막극으로 직접 각색했다.무주의 한 펜션으로 장소를 옮겨 한정된 공간에서 소수의 용의자들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우리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면서도 원작의 미스테리를 최대한 살렸다.▲ 창극 춘향전 '암행어사 출도야' - 19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사단법인 동초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이일주)가 '춘향가' 중 '신관사또 부임'부터 '어사출도' 대목까지를 창극으로 만들어 '암행어사 출도야'를 올린다.소리가 주가 되는 이번 공연에는 '춘향' 최현주, '몽룡' 이충헌, '월매' 이순단, '변학도' 송재영, '향단' 지유진 등이 출연한다.▲ 제5회 황손과 함께하는 조영남 송년콘서트 - 20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황손 이석과 함께 조선 황실의 역사를 보존해 나가기 위해 2003년 창립된 황실문화재단이 마련한 자리. 올해는 닮은 듯 다른 인생을 음악으로 만나는 무대로 황손과 조영남이 한 무대에 선다.조영남이 부르는 '옛 생각' '화개장터' '그대 그리고 나'를 비롯해 42년 만에 음반 '아! 숭례문'을 낸 황손이 신곡과 히트곡 '비둘기집'을 들려준다. 조영남과 황손이 함께 부르는 '제비'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2.18 23:02

[전시] 윤철규 여섯번째 개인전 등

▲ 윤철규 여섯번째 개인전 - 18일부터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5전시실서양화가 윤철규씨가 '삶의 풍경'으로 돌아왔다. 그가 그리는 '삶의 풍경'엔 사람이 주된 소재다. 인물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결국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이 보이기 때문이리라. 세 살 배기 아들로 인해 그의 화폭은 한결 더 여유로워졌다. 과감한 표현과 살아있는 듯한 붓의 자국은 그의 그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힘이다.▲ 제17회 수갤러리 기획 2009 송년 소품전 - 19일부터 31일까지 전주 수갤러리못다 이룬 꿈, 도달하지 못한 예술세계에 대한 열망을 모은 전시다. 권오미 김계순 권찬미 김분임 김명식 박경희 신세자 남석란 박은희 신우종 유대영 윤 완 윤주연 유승옥 윤정미 이영달 전영경 조성옥 최명덕 정현숙 조 숙 최문수씨의 소장품들이 선보인다. 이름모를 들꽃과 갈대밭, 해저무는 강변 등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주된 소재다.▲ 7대 광역시 판화교류전 - 18일부터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3,4전시실올해 창립된 전북현대판화화가회(회장 이철수)가 서울, 경기, 인천, 광주, 부산, 대전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판화가들을 초청해 전시를 연다. 사랑과 평화, 휴머니즘, 자연을 다루면서도 간결함과 여백미가 살아있는 다양한 판화를 만날 수 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2.18 23:02

[공연] "춤추는 배우, 연기하는 댄서가 한자리에"

기존 정통 뮤지컬들에 싫증이 난 관객이라면 관심을 둬볼 만한 독특한 뮤지컬 한편이 내년 초 막을 올린다. 1월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컨택트'는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지 않고 춤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색다른 뮤지컬이다. '만남'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 세 개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전통적인 뮤지컬 요소 대신 몸과 춤으로 남녀 간 소통의 순간을 비롯한 인간관계를 위트 있고 섹시하게 담아낸다. 형식을 파괴한 뮤지컬답게 무대 위의 면면도 신선하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안무가 이란영, 배우 장현성 등이 어우러진다. 주연과 앙상블이 구분되지 않고, 배우도 춤을 추고 댄서도 연기를 한다. 16일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레리나 김주원은 "12년간 매년 겨울 '호두까기인형'에만 출연하다가 이번이 첫 외출"이라며 "훌륭한 배우, 무용수들과 함께해 영광이며 관객들도 여러 장르의 배우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간판스타인 그는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역으로 꼽히는 노란 드레스 여인 역을 맡아 처음 뮤지컬을 경험한다. 공연 제목이기도 한 세 번째 에피소드 '컨택트'에서 뉴욕의 성공한 남성 마이클 와일리가 환상 속에서 만난 이상형 여인이다. 그에게 빠져드는 상대 역은 배우 장현성이 맡아 많은 무용수 틈에서 연기력을 발휘한다. 장현성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연습하고 나서 (그것을) 무대에 올리는 숭고한 작업은 내게 마치 종교와도 같다"며 "이번 공연에서 함께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생명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영웅', '삼총사', 마리아 마리아' 등 많은 뮤지컬의 안무를 맡은 안무가 이란영은 2장의 주인공인 와이프 역을 맡았다. 10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서는 그는 "너무 멋진 작품이고 매력적인 역할이어서 욕심이 났다. 배우 시절이 까마득해 새롭고 신인이 된 기분"이라며 "무대에서는 내가 가장 어색해서 다른 배우들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많은 뮤지컬이 올려졌지만, 한국에서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어른들이 지적, 성적인 유희를 즐길 수 있는 당찬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의 연출과 안무를 맡은 토메 코즌은 "'컨택트'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공연이며 한국 공연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작품"이라며 "춤은 물론 외모와 지적인 면까지 갖춘 김주원을 비롯한 한국 출연진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1월8일부터 1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1월22일부터 31일까지 고앙아람누리 극장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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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2.17 23:02

[공연] 으랏차차! 춤추는 태권도

한국 고유의 전통무술 태권도가 가장 현대적인 춤과 만난다.17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열리는 한음사이 실내악단(대표 이승곤)의 '비보잉! 태권'. 태권도를 배우는 소년 '도전'의 성장통을 주제로 태권도와 비보잉, 판소리, 현대무용, 연극 등이 결합된 종합무대극이다.모듬북과 가야금, 판소리 등 현장에서 연주되는 국악을 배경으로 딱딱하게 정형화돼 있는 태권도에 현대무용적 요소를 가미해, 비보잉과의 조화를 시도한다. CDP무용단과 소울 헌터스, 아역 이대한(서일초) 송병은군(문학초)도 출연한다.한음사이 대표로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이승곤 전남도립대학 교수는 "최근 3년간 음악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과 작업, 지역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리로 풀어내는 조선' '판소리 다섯바탕 퓨전 콘서트' 등을 올려왔다"며 "'비보잉! 태권'가 태권도 성지인 무주라는 공간에서 태권도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로 외국인들에게 소개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한음사이는 1995년 전북지역 젊은 국악인들이 창단, 다양한 실험공연과 기획공연을 올리며 지역적 소재를 문화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2.17 23:02

[공연] 도립국악원 예술단 송년국악공연 '천년의 물결, 락'

무용단의 '천년의 울림', 창극단의 '천년의 소리', 관현악단의 '천년의 음악'.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선형) 예술단의 역량이 모두어졌다. 1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제29회 정기공연 및 송년국악공연 '천년의 물결 락'.이번 공연은 국악원이 안팎을 재정비하고 여는 첫 무대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공연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지난 5월 관현악단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공연 이후 작은 공연들은 이어져 왔지만, 정식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용단·창극단·관현악단 등 3개 예술단의 합동 공연이란 점도 의미가 있다.이번 공연은 '후백제 전주 도읍 1110주년' '2010년 새만금 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고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웅비했던 후백제의 기상과 새롭게 도약하는 국악원의 예술적 세계를 보여주는 문화예술콘서트로 컨셉을 잡았다.공연 성격에 맞춰 위촉한 두 곡의 국악관현악도 초연된다. 음반 프로듀서 조원행씨가 작곡한 국악관현악 '비상 2010'은 전체적으로 느림과 빠름이 대조적으로 전개되며 유유한 듯 하면서도 느린 자진모리 장단이 흥을 북돋아주는 작품. 중앙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섭씨에게 위촉한 국악관현악 '연풍대'는 긴 호흡 속에서도 가쁜 숨을 내색하지 않는 춤꾼의 절정에 다른 춤사위가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빠른 듯 하면서도 여유롭게 담겨졌다.새만금을 소재로 한 '전북의 소리'와 예술단이 지난해에 올린 창극 '견훤', 역동적인 타악의 울림과 물결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몸짓이 어우러지는 '약무호남 시무국가' 등 전북과 전북인의 힘찬 미래를 기원하는 작품들이 이어진다.이선형 국악원장은 "무대공연으로는 올해 처음 도민들과 함께 하는 만큼 전라북도 30년 숙원사업인 새만금 시대를 펼쳐나갈 희망을 공연하고 싶다"며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과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우 등을 초청해 나눔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공연은 무료. 국악원 홈페이지(www.kukakwon.or.kr)를 통해 예약가능하다. 문의 063) 710-1365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2.17 23:02

[노노 청춘] 표구 인생 40년, 작가의 숨결 담는다

"국내 유명 화가나 서예가의 작품을 접하다 보면, 마치 신선 같은 느낌이 들면서 우울했던 마음이 마냥 즐거워져요." 전주시 중앙동에서 표구(表具)사를 운영하는 박노철 어르신(74)은 40년 동안의 '표구인생'을 이렇게 소개했다.요즘은 표구사를 찾는 손님들에게 차 한잔 대접하는 게 하루일과라고 말하는 박 어르신. 박 어르신의 고향은 전라남도다. 이런 박 어르신이 전주에 오게 된 것은 경남 진주에서 철재 및 건재 등을 판매하는 건축 자재상을 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표구 기술을 습득하면서 부터다. 표구기술을 습득한 뒤 천년고도 예향의 도시 전주로 가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전주에 온 박 어르신은 중앙동 도청에서 완산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변 상가에서 '박당 표구사'라는 상호를 가지고 표구사를 운영 하면서 유명 화가 및 서예가들의 작품을 제작 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작업을 하면서 장인정신을 갖고 일해요. 그러니 보람도 더 크게 느껴지죠. 그리고 이제 전주는 저의 제2의 고향이 돼버렸어요." 항상 밝은 웃음으로 표구사를 찾는 손님들을 맞는 박 어르신.밝은 성격으로 그늘이 없어보이는 박 어르신의 한 켠에는 수심이 있어보였다. 20여년전 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그 것. 박 어르신은 "아내가 떠난 뒤 많이 외로웠지만 그래도 항상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3명의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어르신의 표정에는 아내에 대한 아쉬움이 역력해보였다.요즘은 경제가 어려운데다가 도청이 서부 신시가지로 이전함에 따라 수입에 다소 영향이 있지만 그래도 단골 고객이 심심치 않게 찾아주고 있어 작업은 계속 하고 있다는 박 어르신.박 어르신은 "최근 국내 6대 화가의 서화작품을 주문받아 일을 하다보니 재미가 솔솔하다"면서 "몸이 허락하는 동안 장인정신을 갖고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금암노인복지관 실버기자단 김용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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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12.17 23:02

[전시] 사진작가 주명덕의 검은색 풍경

올해 칠순을 맞은 주명덕의 사진은 검은색이 주류를 이룬다. 명지대 박주석 교수는 주명덕 사진의 검정 톤에 대해 "'주명덕 블랙'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블랙"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때로는 대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기까지 한 검은 톤이 화면을 지배하는 작가의 풍경 사진은 설악산과 오대산 같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풍경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하늘과 산의 능선 등을 모두 담는 대신 대상의 부분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이른바 '잘라보기' 방식으로 포착한 사진 속 풍경에서는 구체적 대상은 사라지고 추상적인 자연이 모습을 드러낸다. 48년에 이르는 주명덕의 풍경 사진 작업 전반을 보여주는 '주명덕 사진Ⅱ-풍경'전이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1972~2006년까지 찍은 젤라틴 실버 흑백사진들과 1998~2009년 촬영한 컬러사진 등 전시작 122점 중 눈에 띄는 것은 23살 때인 1963년 찍은 풍경 사진 5점으로, '주명덕식' 풍경 사진이 자리 잡기 전 초기 풍경 사진의 흔적을 보여준다. 당시 서울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은 그동안 인화되지 않은 채 필름 상태로 보관돼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이다. "원래는 나도 보통의 풍경 사진을 찍었어요. 그러다 1981년께 설악산 사진을 찍었는데 내가 그동안 보던 산과는 다른 거예요. 그때 '이런 식으로도 대상을 볼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고 이후 지금의 풍경 사진이 나오게 된거죠" 대림미술관이 주명덕의 작품 세계와 철학을 조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3년 일정으로 여는 기획전의 두 번째 전시로, 내년에는 전통공간을 주제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전시는 17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입장료 5천원. ☎02-720-0667.

  • 전시·공연
  • 연합
  • 2009.12.16 23:02

요요마, 시카고 심포니 예술고문 맡는다

대만 태생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馬友友)가 시카고와 정식으로 인연을 맺는다. 14일(현지 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언론들은 요요마가 내년 1월부터 3년 계약으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의 예술고문직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새로 마련된 예술고문직을 맡게 된 요요마는 음악감독 내정자인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일하게 된다.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상임 지휘자를 지냈으며 강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무티는 CSO와 5년 계약을 맺은 상태다. 요요마는 예술고문으로서 교육 관련 지역 봉사 기관의 후원아래 각종 새로운 프로젝트와 뮤직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3세에서 5세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 시리즈, 고등학생 및 대학생 연주자들을 위한 워크숍 등이 포함된다. 또한 CSO의 심포니 센터 프레즌트 시리즈에 참여하고 있는 실내악 단체들의 연수와 테마 프로그램 계획에도 한몫을 거들 예정이다. 요요마는 CSO 예술고문 역할에 대해 "모든이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조직적으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처음에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시작할 예정이며 다른 곳에서 이미 시행 중인 방법들도 대단히 조심스럽게 살펴본 뒤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감독 내정자 무티는 어린이, 청소년과 일반인 등 다양한 나이의 참가자들을 위한 음악 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 동등한 자세로 의견을 듣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티는 "우리가 선생님처럼 군다면 참가자들은 관심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요마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시카고에서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있던 실크로드 앙상블과 함께 음악을 통해 인종과 각 소수민족의 문화의 화합을 이끄는 지역 봉사 음악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12.16 23:02

[전시] 인류문화의 삶 '쌀', 화폭으로 만나다

'비록 이 몸과 마음이 부자를 향하여 감세하더라도 이 눈은 언제나 여러분(농민)을 바라보고 있어요.(중략) 농민 여러분과 똑같이 삽을 든 친서민, 친농민 MB.'이근수씨의'농자천하지대봉'엔 쌀값 폭락으로 분노한 농민들의 전상서가 붓으로 담겼다. 낫을 들고 춤을 추는 농민은 그간의 아픔을 훌훌 털고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또다른 희망.한국민예총 전북지회 미술분과(대표 진창윤)가 쌀의 의미와 역사를 재해석한 '2009 아시아 그리고 쌀'展을 열고 있다. 전북은 일제 강점기 전국 최대 곡창지대로 식량주권을 수탈당했던 곳.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쌀값이 급락 돼'쌀대란'의 위기의식이 더해져 마련된 전시다.쌀을 주제로 사진, 조각, 도예, 서양화·동양화 등 다양한 장르가 선보이고 있다.박진화씨는 작품'쌀의 밤낮'을 통해 '쌀 = 자신'으로 여긴 작가는 연필로 드로잉해 쌀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성찰했다. 작가는 "쌀값 폭락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고통받고 신음하는 나를 그려넣었다"고 했다.진창윤씨의 작품'밤새 안녕하셨습니까'는 풍년 임에도 불구하고 쌀값 폭락으로 농민의 깊은 한숨과 시름이 묻어난 작품. 무르익은 벼를 논바닥에 갈아 엎어버리는 성난 농민은 아니지만, 여전히 차가운 현실에 대한 농민들의 깊은 절망감이 묻어난다.농민들의 원망 어린 시선을 뒤로 하고 선진화농업을 주장하는 MB를 조롱하는 김화순씨의 작품'오만한 질주', 대입 수능 반입금지 및 휴대가능물품 안내판 앞에 쌀 한 포대를 덩그러니 놓은 김인규씨의 설치 작품'반입금지 및 휴대 가능 물품 안내'도 톡톡 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참여작가는 나운채 이준상(도예) 김두성 (조각) 김인규 박준서 전미영 정하용 한숙(설치) 김윤숙 소정윤(동양화) 고길천 권용택 김근숙 김화순 두시영 박진화 송창 이현배 함종호 이봉금 장시형 박준서 김원 소정윤 박홍규 송상민 임승한 이준규 나운채 진창윤 정상용 이근수 전정권 정하영씨. 나카타 세이시, 니시가키 카나코, 아마노 마사히로, 칸자미 토모코씨(사진) 등 일본 작가도 참여했다.신형식 전북민예총 회장은 "역사속에서 소통하는 예술을 말하고 싶었다"며 "쌀은 인류의 시작이며 끝인 만큼 작가로서, 아시아인으로서, 전북인으로서 쌀 문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번 전시는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2.16 23:02

그림 속 호랑이 100마리 만나보세요

내년 호랑이띠 해를 맞아 호랑이를 소재로 한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에서는 100마리 호랑이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1998년 호랑이해를 맞아 띠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으며 호랑이 그림에 애착을 갖고 호랑이가 등장하는 민화를 거의 모사해봤다는 민화(民畵) 작가 서공임은 이번에는 전통 민화 속 호랑이와 현대적으로 해석한 오늘날의 호랑이 등 100마리의 호랑이를 그림으로 소개한다. 호랑이는 어려울 때마다 기운을 북돋아주고 풍요와 희망을 상징한다고 여겨져 예로부터 정초에는 사악한 기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궁궐이나 대갓집 대문에 호랑이 그림을 걸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인 에비뉴엘에서는 서 작가가 모사한 전통 민화 속 호랑이 44마리를 볼 수 있다. 시골 할아버지처럼 인자하기도 하고 까치와도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곰방대를 빨기도 하는 우리 민화 속 호랑이는 용맹스럽기보다는 해학이 넘치는 친근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런가 하면 9층 갤러리에서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호랑이들을 선보인다. 전통 오방색을 배경으로 나비와 모란 등과 함께 그린 호랑이 그림에서는 전통의 멋과 함께 현대적인 화려함이 느껴진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에서 소개됐던 가로 530cm 길이의 대작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호랑이들의 얼굴만 클로즈업해 그린 초상화 30점으로 한 작품을 꾸민 '한국인의 얼굴', 서로를 바라보는 호랑이 가족들을 그린 호랑이 가족화도 전시된다.9층 에비뉴엘 갤러리에서는 29일부터 내년 1월27일까지 전시되며 에비뉴엘 전관 전시는 2월28일까지 계속된다. ☎02-726-4428. 돌조각가 오채현(47)은 파주 헤이리에 있는 갤러리 더 차이에서 화강암으로 만든 호랑이조각들을 선보인다. 주바티칸 한국대사관에 있는 한복입은 마리아상의 조각가로도 알려진 작가는 투박하고 거친 화강암의 재료적 특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더한 호랑이를 만들어낸다. 돌호랑이 조각 15점은 18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전시된다. ☎031-942-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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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2.15 23:02

[전시] 진경산수·인물·화조…'겸재 화풍' 한눈에

겸재 정선(1676~1759)은 산수, 인물, 화조 등 모든 분야에 능해 '화성(畵聖)'으로 불린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15일부터 겸재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는 '조선을 그린 겸재 정선'을 열고,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8점을 공개한다.겸재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30년 지기인 당대의 문인화가 조영석은 "그가 쓰고 버린 붓을 땅에 묻으면 무덤이 될 정도였다"고 말했을 정도다.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은 장동에 있던 유명한 명승지 여덟 곳(취미대, 대은암, 독락정, 청송당, 창의문, 백운동, 청휘각, 청풍계)을 그린 작품. 현재 서울 종로구 효자동과 청운동 일대의 조선후기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노련하고 능숙한 필치가 돋보여 노(老)대가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여덟 폭의 그림은 전시 기간 중 면을 번갈아 보여준다.그가 74세 때 그린 '사공도시품첩'은 중국 당나라 시인 사공도가 지은 '시품'이라는 글을 바탕으로 겸재 정선이 그림을 그리고 원교 이광사가 글을 쓴 작품이다. '시품'은 시를 쓸 때 갖춰야 할 품격을 24가지로 요약한 글. 남은 것은 22가지 뿐이다. 조선의 자연과 인물로 그려내고자 했던 가장 높은 경지의 작품으로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부채 모양에 그림을 그려 넣은 '선면화집'의 '동리채국'과 '유연견남산'도 선보인다. 중국 위진남북조시대의 시인 도연명의 '음주'의 한 구절인 '동녘 울타리에서 국화를 캐고 유유히 남산을 바라본다'를 겸재 정선의 화풍으로 형상화한 것. 겸재는 금강산, 단양 8경 등 우리나라 곳곳을 직접 사생하면서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본질까지 꿰뚫어 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은 산수화도 전시돼 폭넓은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서울 명문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난 겸재는 84세까지 평생 붓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 조선 300년 역사 속에 볼 수 없던 대가로 중국의 송·원·명의 대가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받는다. 이것이 겸재의 진경산수가 갖고 있는 미술사적 의의다. 전북에서는 겸재 정선을 주제로 기획한 첫 전시.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지금 보지 않으면 300주기 때나 보게 될 지도 모른다.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계속되며, 19일 오후 2시에는 겸재 정선 연구가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의 강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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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12.15 23:02

[공연] 감미로운 선율이 전하는 '감동의 무대'

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 강석희)과 전주시립국악단(상임지휘 신용문)이 전주시 출범 60주년을 기념하며 한 해를 보내는 송년음악회를 연다.1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교향악단 송년음악회는 제166회 정기연주회. 다양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 없는 연주로 신진 피아니스트로 급부상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출연,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다단조'를 협연한다.베토벤이 귀머거리가 된 후에 완성, 베토벤의 최대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교향곡 제9번 라단조 합창'은 소프라노 나경혜, 알토 이아경, 테너 박현재, 바리톤 전기홍, 군산·순천·전주시립합창단이 함께 한다.1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라가는 국악단의 송년음악회는 제157회 정기연주회다. 첼리스트 고현주씨를 초대해 국악관현악으로 편곡된 '한일섭류 아쟁산조'를 아쟁이 아닌, 첼로로 들어본다.중국에서 유학온 고쟁 연주자 주효침씨는 고쟁 협주곡 '회안유한'을 소개한다. 고쟁은 우리나라 가야금처럼 생긴 중국 전통 현악기. 그밖에도 퉁소 협주곡 '만파식적의 노래', 창과 관현악 '심청가 중 젖동냥 대목', 설장구 협주곡 '소나기' 등 국악관현악의 폭넓은 음악세계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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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12.15 23:02

[공연] "인간 내면의 갈등, 새로운 몸짓으로 표현"

"춤이라면 적어도 무대에서만큼은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아까운 시간 내서 일부러 발걸음한 건데 TV로 드라마 보는 것과는 달라야죠. 극장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에너지라고 생각해요."빠르고 경쾌한 경상도 사투리가 먼저 적막을 깨는 시간. 올 3월 대구예술대에서 전북대 무용학과로 옮긴 이화석 교수(45)가 15일 오후 7시30분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춤을 디자인하다 PERSONAE'를 올린다.전북에서는 데뷔 무대인 셈. 좋은 일도 함께 하기로 했다. 소외계층을 초대해 산타모자를 나눠주고, 공연 팸플릿의 판매 수익금은 온누리안은행에 기부하기로 했다."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춤을 3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어디까지나 무용하는 사람들의 편의에 의한 것이죠. 저 역시 발레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발레로만 단련된 몸의 틀을 깨뜨리기가 쉽진 않았지만, 안무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장르로도 눈길이 가더라고요."장르와 장르, 순수무용과 대중무용, 주류와 비주류의 벽을 허무는 시도를 하고 싶다는 이교수는 "만약 가장 다양한 춤을 추는 기네스북이 있다면 자신있다"며 웃었다.이번에 공연하는 '페르소네(PERSONAE)' 역시 인간 내면에 내재돼 있는 양면성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또다른 모습인 '기승전결(己昇戰潔)'로 해석해 발레, 컨템포러리 댄스, 재즈댄스, 라틴댄스, 힙합댄스,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시켜 새로운 형식의 공연예술을 추구한 것. 1983년 대구지역 무용수들과 만든 이화석 댄스프로젝트가 출연한다. 이교수는 "나중에는 대구와 전북지역 무용수들이 골고루 활동하는 단체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전주라는 지역에 와서 조금은 다른 정서를 느끼게 되는데, 바로 느리고 정적인 면"이라고 덧붙였다."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예술 아닌 것은 없습니다.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예술이 아니죠. 그들을 특별나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술가의 몫이지요.""다시는 안해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춤"이라는 이교수. 나이가 들어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몸매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무용교육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2006년 '생활무용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교정시설 청소년들의 자아개념 변화'라는 논문으로 대구 경북지역에서 최초로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2009 한국마케팅과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에서 '실용무용 교과과정 연구'로 우수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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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12.15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⑬음악 발명가 스트라빈스키

하고 싶은 얘기는 알아듣게 하는 것이 소통의 근본이다. 많이 아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서 어렵게 얘기해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면 많이 알아도 하고 싶은 얘기를 제대로 못한 셈이다.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작곡가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매력적인 작품을 많이 작곡하여 큰 사랑을 받는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는 하고 싶은 얘기를 알아듣게 잘 한 음악가이다. 그래서 그는 작품 위촉수당, 저작권료, 공연 지휘의 수입으로도 잘 살 수 있었다. 하긴 그도 발레음악 <봄의 제전> 파리 초연 때는 작품에 대한 거친 항의와 소동으로 큰 좌절감을 맞보기도 했다. 31세때 일이다.선사시대 러시아가 배경인 <봄의 제전>은 기독교가 싫어하는 이교도 제전, 즉 다산을 기원하는 제의에서 한 소녀를 희생양으로 하여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하는 음악, 생경한 리듬과 불협화음이 가득한 음악이었기에 큰 반발을 산 것이다. 러시아 민속선율을 차용하여 단순·투박한 박동으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원시주의 음악 <봄의 제전>은 지금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의 하나이다.스트라빈스키는 그의 창작관을 음악 뿐 아니라 <음악 시학>이라는 그의 책에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창작관은 물론 다 다르다. 그중 하나인 20세기 위대한 작곡가 중 한 사람 스트라빈스키의 창작관을 알아봄으로서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스트라빈스키는 소리들의 예술적 결합인 음악창작을 끊임없는 학습과 숙고와 계산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말러가 한 작품의 창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비하다며 영감이나 신적인 재능을 강조한데 반해 스트라빈스키는 창작은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작곡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학습, 반복 훈련에 의해 탄생하는 창의라고 주장했다. 구두공이 구두를 만드는 것과 같이 매일 매일의 쉼 없는 작업에 의해 불멸의 작품이 완성된다고…, 바하, 하이든, 모차르트도 그와 같은 정성으로 그들의 작품을 작곡하였다고 주장하였다.하긴 베스트셀러 「개미」의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창의적 글쓰기' 강의에서 자기는 매일 4시간 20분씩 글쓰기 연습을 해왔고, 하고 있고, 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분야는 다르지만 두 창작가의 창작에 대한 의견은 같은 셈이다. 매일 매일의 규칙적인 글쓰기와 메모하는 습관이 창의력의 바탕이고 거듭되는 훈련을 통해서 상상력도 키워진다는 베르베르 얘기는 스트라빈스키의 창작관을 공감하게 한다.스트라빈스키는 자신을 작곡가, 예술가라고 부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작곡가, 예술가의 호칭에는 영감에 의지하는 환상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공예적으로 정성껏 작업해야 한다는 창작 자세를 견지하는 그는 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가는 길에서 국경 검문소 초병이 여권 직업란에 적힌 내용대로 작곡가냐고 묻자 "나는 작곡가가 아니라 음악 발명가"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20세기 음악의 시작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스트라빈스키! 그는 음악은 새의 노래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서 있고 창조적인 정신의 사색하는 능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창작은 소리와 시간이라는 요소를 '다양성이 있는 통일성'이란 명제아래 구조적으로 질서화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구조적으로 질서화 할 수 있는 능력은 반복적인 수공예적 학습에 의해 얻어진다는 것이다.스트라빈스키는 바그너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현실을 초월하여 무한의 공간을 추구하는 낭만주의 음악관에서 음악극(Music Drama)이란 장르를 창시한 바그너는 환상적인 극의 표현에 집중하다 보니 질서가 있어야 하는 음악의 영역을 떠났다고 비판하였다. 질서를 갖지 않은 작곡은 환상일 뿐이며 환상은 우연히 흥미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그 효과는 다시 그대로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음악이 아니라고 하였다.스트라빈스키는 연주 할 때도 매우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박자기계 같은 세밀함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도 센티멘탈리즘을 배제하고 엄격하게 규칙적인 리듬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연주에서도 질서와 객관성을 중시한 것이다.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은 대개 3기로 나눈다. <봄의 제전>처럼 리듬이 선율의 보완역할에서 벗어나 독립적 중요성을 갖는 원시주의 음악이 1기이고, 18세기 작곡가들이나 글룩, 모차르트, 베르디, 구노 등의 영향을 받아 조성적 요소를 수용하여 명료한 표현, 선적 흐름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를 표방하는 음악이 2기이며, 3기 음악은 그가 처음에는 경원시 했던 동시대 음악가, 쇤베르크의 혁신적 기법 12음 음악을 쇤베르크가 죽은 이듬해에 받아들여 작곡에 반영한 12음기법 수용의 음악이 그것이다.살아 생전에 모던음악의 가장 중요한 사조들에 참여했고 세계적인 발레 기획자 디아길레프, 모던발레 양식의 창시자인 포긴, 20세기 가장 위대한 무용가 니진스키와 함께 작업하며 20세기클래식의 위대한 음악가로 자리매김한 스트라빈스키의 가장 중요한 스승은 작곡과 관현악법을 개인적으로 사사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이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의 음악 가정에서 태어나 9세 때 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에서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며 89세의 장수를 누린 20세기의 가장 성공적인 음악가인 것이다. 1971년 뉴욕에서 세상을 뜬 그는 그의 유언대로 지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잠들어 있다.클래식 음악의 친구는 청중, 청중의 친구는 클래식! 친구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서로 잘 알아야 하고 잘 알기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앎이 있어야 하니 <불새> <봄의 제전> <병사의 이야기> 등 변화가득한 새로운 리듬으로 생명의 박동을 알아듣게 얘기해주는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들으며 클래식에 대한 앎을 넓히는 것도 삶을 의미있게 하는 한 방법이겠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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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5 23:02

[전시] 한겨울 팝아트의 바다 속으로

한겨울 팝아트를 소개하는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립미슬관에서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 전반을 살피는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시작됐다. '미술관 대중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블록버스터 전시에 주력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또 다른 블록버스터 전시로, 2007년 워홀의 20주기를 맞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던 워홀 회고전에 이어 다시 워홀의 고향인 미국 피츠버그의 앤디 워홀 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102점의 전시작품 중 메릴린 먼로와 재클린 케네디, 비틀스, 마이클 잭슨 초상화 등 유명인사의 초상화를 비롯해 워홀의 자화상, 캠벨 수프 깡통 그림, 브릴로 상자, 꽃 연작 등 눈에 익은 작품들이 상당수지만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린 종이에 실크프린트한 1979년작 '그림자' 연작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워홀의 추상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말년에 '추상미술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예술양식'이라고 말했던 워홀은 추상화 경향의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가로 길이가 10m를 넘는 '회상'(시대정신) 연작을 비롯해 캔버스에 물감과 금속가루를 섞어 그린 뒤 그 위에 소변을 누어 산화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1978년작 '산화' 등도 워홀의 추상 세계를 보여준다. 또 암실에서만 볼 수 있는 도료를 이용한 '최후의 만찬'과 장 미셸 바스키아와의 공동작업, 워홀이 찍은 영화의 장면과 프로듀서로 작업했던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연습과 연주 장면 등도 소개된다. 작품 외에 수집광으로 알려진 워홀의 소장품을 따로 모은 섹션도 마련됐다. 워홀이 창간한 잡지 '인터뷰'의 표지 원본과 어른이 되고 나서 모았던 동화책들, 워홀이 세상을 떠났을 당시 이를 보도한 신문 1면 등 작품을 제외하고 사진과 기록물만 28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내년 4월4일까지. 관람료 1만2천원.여의도 63빌딩 내 60층에 있는 63스카이아트 미술관에서는 팝아트 거장 5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러브 앤 팝아트'전이 열리고 있다. 워홀을 비롯해 로버트 인디애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톰 웨셀만 등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사랑'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소개한다. 미국 작가 웨셀만은 여체의 누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인다. 여성 가슴의 굴곡진 라인을 정물과 교묘하게 결합시켜 놓은 '침실그림' (Bedroom painting) 연작 중 한 점과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입술을 강조한 입체 작품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이다. 그래픽 같은 단순화된 선만으로 특징을 잡아내 그린 여인 등 웨셀만 작품의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여러 점 전시된다. 이밖에 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작품이 소개된 바 있는 인디애나의 '러브' 시리즈와 해링의 도자기 작품,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같은 작품, 워홀이 삽화가로 활동할 당시의 작품 등 여러 경향의 팝아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포토존과 어린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코너 등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교육장을 새로 개설하고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년 3명의 작가에게 각각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는 등 미술관으로서 역할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3월7일까지. 입장료 1만2천원. ☎02-789-5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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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4 23:02

"계파중심 '한국서예' 문제점 많다"

한국 서예계와 일본 서예계 모두 서예가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그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1일 전주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열린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국제학술대회 및 2009 한국서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광복 후 한국 서예는 대부분 도제식 교육으로 이뤄지다 보니 문하생을 중심으로 한 계파는 용이하게 수립됐지만, 철학적 지향과 작품의 경향을 중심으로 한 유파는 형성하지 못했다"며 "계파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는 한국 서예계는 공모전의 심사문제를 비롯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한국 서예, 유파 형성의 필요성 연구'를 발표한 김 감독은 "계파는 출신이나 연고, 이권 등에 의해 결합된 배타적인 모임으로 근본적으로 다른 조직과 소통이나 교류를 기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집하고자 하는 조직인 반면, 유파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응하다가 같은 줄기로 모여드는 사람들끼리 같은 환경과 같은 생각 속에서 같은 방향을 추구하기 위해 결성한 모임"이라고 정의한 뒤 "하나의 유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향을 의미하는 철학이 내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복 후 한국 서단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원로 서예가들이 최근 10년 사이 연이어 작고하면서 원로층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2세대들의 경쟁이 은근히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진정한 실력으로 원로의 위치에 서려고 하기 보다는 단체를 조직하고 사람을 끌어들여 서단의 권력자로서의 원로 자리를 확보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서예 단체의 정치성 짙은 단체장이 원로의 자리를 대신하는 심각한 폐해 발생의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일본 서예의 유파 분화와 계보 현황'을 발표한 우오즈미 카즈아키는 "일본의 요미우리 서법전과 마이니치 서도전은 일본 서단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으로, 운영자이든 출품자이든 양쪽 서예전에서 모두 활동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직의 비대화가 일본인의 서도에 대한 열정을 반영한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조직과 유파 준수를 우선시 함으로써 서예가 개개인의 존재성을 찾기 어렵게 한다는 문제점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서예비엔날레가 취소되면서 공연되지 못했던 서예퍼포먼스 '필가묵무'가 공개됐다. 협소한 무대 탓에 축소공연된 '필가묵무'는 서예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로, Do Dance그룹이 춤 추는 동안 서예가 여태명 리홍재 이주홍씨가 무대 위에서 '서예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를 서예로 썼다. 리씨는 "서예를 정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필가묵무'란 말처럼 붓은 노래하고 먹은 춤추는 굉장히 동적인 예술"이라고 소개했으며, 이씨는 "살아있는 예술로서 서예 역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며 서예 퍼포먼스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서예비엔날레 동안 선보였던 서예 교육 프로그램 '신래-e필'을 개발한 장병황 대만 담강대 교수가 직접 참석, 프로그램 개발 과정과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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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12.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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