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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전주에 대안공간 콩 마련한 서양화가 임승한씨

"오래전부터 작가들 사이에서 실험적인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갤러리에서 벗어나 장르를 넘어서는 다양한 시도와 문화 지형도를 읽어낼 수 있는 담론이 열리는 그런 장소가 필요했거든요."전주 동문거리에 대안공간 콩(동문네거리 동문당구장 3층)을 마련한 서양화가 임승한씨(38). 작가들의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공간 마련 위해 뜻 맞는 미술가들과 일을 저질렀다. 이같은 '대사(大事)'도 오래 전부터 준비됐다. 임씨는 "예술인력공사가 추진했던 '예술인력공사 621-1번지', 숨조형연구소가 진행한 '중앙시장-보기드로잉'전 등에 참여하면서 힘에 부치더라도 문화공간이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대안공간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구도심에 비어 있는 공간들이 좋은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지역 작가들이 대안공간에 눈을 돌린 것이 이미 10년 전. 대안공간 풀(서울), 오픈스페이스배(부산), 미테(광주), 반지하(대전) 등을 통해 삶 속에서 소통과 교감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대안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그 순수성이 퇴색, 현재 매개공간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거나 보여주는 데서 벗어나 작가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공간이 된 것.그는 "대안공간이든 매개공간이든 이같은 시도가 성공하려면, 작가의 개방적인 태도가 중요하다"며 "작업실만 열어두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자유롭게 호흡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양화를 전공했던 그가 사진을 찍고,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한 뒤 색을 덧칠하는 것도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또다른 방식."서울, 부산, 광주 등은 이미 문화적 터벌림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지고 다양해졌습니다. 이런 기쁜 결과를 얻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진통을 겪었지만요. 공동화되고 쇠락해가던 구도심이 대안공간과 잘 접목되면 도시는 충분히 재생되고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일회성 내지는 게릴라성 이벤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2.30 23:02

[전시] 추사를 통해 본 19세기의 학문과 예술

내년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청나라의 수도인 연경(燕京.지금의 베이징)을 다녀온 지 200년이 되는 해다. 추사는 1809년(순조 9) 10월28일 동지겸사은사의 부사(副使)가 된 부친 김노경의 수행원 자격으로 한양을 출발, 1810년 3월17일 귀국했다. 그는 연경에서 당대의 거유(巨儒)인 옹방강(翁方綱), 완원(阮元) 등과 교류하면서 경학(經學)ㆍ금석학(金石學)ㆍ서화(書畵)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후 각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화봉갤러리가 내년 1월9일부터 3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추사를 보는 열 개의 눈' 전시회는 추사와 관련된 10개의 키워드로 19세기 학문과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추사의 글씨나 탁본, 그가 소장했던 책을 비롯해 추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인물이 남긴 자료 등 210점이 전시된다. 사진으로 첫선을 보이는 추사의 글씨도 있다. 시인 천수경은 옥류동(지금의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아래 골짜기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곳을 송석원(松石園)이라 했다. 추사는 1817년 이곳의 바위에 예서체로 '송석원'이라는 글씨를 썼다. 송석원은 지금은 땅속에 묻혀 자취를 찾을 수 없지만 1910년대 초에 친일파인 윤덕영이 이곳에 별장을 짓고 찍은 사진에는 '벽수산장'이라는 글씨 왼쪽에 추사가 쓴 '송석원'이라는 글씨가 보인다.추사가 쓴 현판 글씨도 여러 점 선보인다. 김해김씨 김기종의 재실(齋室)에 있는 '귀로재(歸老齋)'라고 쓴 현판은 조형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에 실물을 공개한다. 2006년 도난당했다 최근 다시 찾은 전주 한옥마을 학인당 현판은 탁본을 전시한다. 추사가 손수 탁본을 떴다는 기록이 있는 유일한 자료인 '백월비(白月碑)' 탁본첩은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조화징록'(國朝畵徵錄)', '능엄강록(楞嚴講錄)' 등 추사가 소장한 책에는 추사의 인장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황조경세문편(皇朝經世文編)'은 추사의 세한도(歲寒圖)' 탄생의 직접적 계기가 된 책이다. 이상적은 중국에서 구한 이 책을 제주도에 유배 중인 추사에게 보냈고 추사는 어렵게 구한 책을 자신에게 보내준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세한도를 그렸다. 추사의 문하생인 조희룡이 엮은 중인, 화가, 승려 등 43인의 전기집인 '호산외사(壺山外史)' 원본은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포럼 '그림과 책' 박철상 공동대표는 "이제까지 추사에 대한 전시는 서화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서 "단순히 글씨 몇 점 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에서 폭넓게 봐야 추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학생 5천원. ☎02-737-0057

  • 전시·공연
  • 연합
  • 2009.12.30 23:02

[전시] 박수학 원장 '한국전통민화전' 10일까지 교동아트센터

달력이나 전통문양을 보면 해학적이고 익살스런 표정의 호랑이와 까치 그림을 자주 보게 된다. 호랑이는 양반으로, 까치는 서민으로 비유한 풍자적인 그림. '까치호랑이'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는 주술적 기능 때문에 양반들도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주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가 여는 기획전 '한국전통민화전'엔 박수학 한국전통민화연구원장(57)의 전통시대 '민중예술'이었던 민화 30여점이 전시된다.크게 전통 민화를 재현한 작품, 민화를 다시 그린 작품,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꾸려졌다. 소박하고 해학적인 내용과 구성, 5방색의 아름다움이 가장 한국적인 미를 잘 드러낸다.그는 경인년(庚寅年) 호랑이 해를 맞아 달마 호랑이, 웃는 호랑이, 구름 호랑이, 곶감 호랑이 등 다양한 호랑이를 선보였다. 박씨는 "아무리 무서운 호랑이라 하더라도 보고 실컷 웃어보자는 마음으로 그렸다"며 "화나는 세상 때문에 열나는 사람도 많아 열나는 호랑이도 그렸다"고 했다.복을 받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등을 담은 십장생병풍, 호작도, 일월도, 화조도 등 장식적인 그림도 만나볼 수 있다.박씨는 "근대화 과정에서 민화는 무명 작가들의 그림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짓밟히고 훼손당했다"며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민화는 한국미술사에 들지 못했지만, 최근 '눈 밝은' 작가에 의해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우석대 평생교육원에서 인연을 맺어온 제자들과 함께 전라북도민화협의회를 발족한 그는 전북에도 민화의 바람이 불 수 있도록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2.30 23:02

[공연] '최경식의 마임동화 코믹광대극 What?' 31일 소리전당

"전라북도에 마임하는 사람은 최경식 하나밖에 없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뿌듯해 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에게는 참 외롭고 마음 무거운 소리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마임을 하고 있습니다."'전북 유일의 정통 마임이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는 최경식씨. 큰 키에 큰 눈, 큰 입, 큰 손. 그가 입을 다물면 그의 몸에서는 마임 한 편이 흘러나온다.온누리안은행과 달란트연극마을이 '최경식의 마임동화 코믹광대극 What?(당신은 무엇으로 사는가?)'을 마련했다. 행복에 대해 고민한 톨스토이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익살스러운 코믹광대극으로 각색·재구성한 것. 잔잔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이 공존하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원작소설을 쉽고 재미있는 판토마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음악과 색깔을 일부러 유치하게 만들었습니다. 세계적인 러시아 마임작품을 모방한 것도 있고 새롭게 만들어낸 것도 있어요."가난한 구두수선공이 베풀었던 작은 사랑이 큰 열매를 맺는다는 내용.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리나> <부활> 등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는 않은 작품이지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도 간결하게 풀어낸 명작 중 명작이다.최씨 이외에도 김기홍 배수연 다이스케 양성철 김용진 공동규 허진옥 노승주 김준영 차정희 김은서 김은영 이화연 김동명 박정하 방소영 등이 함께 한다. 공연은 30일과 3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2.30 23:02

[전시] 숨조형연구소 '중앙시장-보기드로잉'展 31일까지

전주 중앙시장에 얽힌 추억들은 저마다 많다. 동양화가 김윤숙씨는 "중앙시장은 1000원에 양말 5켤레, 여름·겨울용 엄마 속바지를 샀던 곳이었다"며 "어린 시절 엄마가 좋아하는 물건이 모두 모여있는 장소였다"고 말했다. 파 한 단을 사더라도 에누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는 그는 파를 소재로 한 그림을 내놓았다.닭고기를 좋아하는 서양화가 임승한씨는 중앙시장 내 '고향닭집'을 소재로 했다. 임씨는 "나무도마 위에 닭 잡고 있는 주인 아저씨의 모습이 오늘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현재 중앙시장을 지키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임씨는 닭집 아저씨를 주제로 한 드로잉 연작을 선보였다.숨조형연구소(대표 박진희)가'전북 유람 문화지도 프로젝트 2부' 일환으로 '중앙시장 - 보기 드로잉'展을 열고 있다. 2007년 추진된 문화지도 프로젝트는 지난해 구도심 내 영화의거리에 이어 올해는 중앙시장을 배경으로 한 것. 구도심을 읽어내는 과정을 통해 전북의 문화지도를 만들자는 취지다. 참여작가는 진창윤 이준규 박진희 김두성 임승한 김성석 한 숙 김윤숙 송상민 계나리 고형숙씨.중앙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인해 아트 천막으로 바뀐 골목이, 상인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얼굴을 부조로 뜬 작품 등이 전시됐다.박진희 대표는 "중앙시장은 30년도 더 된 떡 골목과 짜장면 한 그릇에 1500~2000원 하던 가게 등 60~70년대 시장풍경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깊이있는 인터뷰 작업은 아직 못했지만, 골목골목 짧게 스케치해 중앙시장을 읽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전시는 31일까지 중앙시장 내 미소클리닉에서 계속되며, 내년에도 또다른 형태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2.29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⑭대물림으로 클래식에 공헌한 음악가들

클래식 음악에 큰 공헌을 하고도 아버지 그늘에 가려 공헌한 만큼의 명예를 못누리는 음악가들이 있다. 예전 학창시절 열정을 쏟으며 음악공부를 하던 때 음악을 잘 하고 싶은 소원이 하도 간절하여 음악은 대물림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부족한 실력을 대물림 탓으로 돌린 적이 많았었지…. 그러고 보면 그들의 음악 대물림은 아버지 그늘일지언정 행복한 얘기인 셈이다. 대물림하며 클래식에 큰 공헌을 한 몇 예들을 살펴보자.르네상스음악에서 바로크음악으로의 전환기에 <새로운 음악>으로의 변화 중심에 있었던 카치니 부자가 있다. 아버지 쥴리오 카치니(1550경~1618)는 피렌체 카메라타 그룹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주장을 담은 작품을 작곡하며 바로크음악의 여러 새로운 음악장르들이 나타나는데 중요한 공헌을 하였기에 그의 이름은 클래식 음악사에 자주 등장한다. 아들 프란체스카 카치니(1587~1645경) 역시 훌륭한 음악가이었다. 성악가, 작곡가로서 유명하여 그 지역 토스카나의 대공에게 고용되어 최고의 대우를 받던 그는 당시에는 아직 정형화되지 않았던 장르인 극음악 즉 오페라를 작곡하여 명성을 떨쳤다. 아버지가 선도한 새로운 음악을 극음악에 구현한 것이다. 누이 세티미아와 함께 노래하며 당대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그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로마와 나폴리를 오가며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던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1660~1725)와 18세기의 가장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건반음악 작곡가인 도메니코 스카를라티(1685~1757)부자도 클래식에 큰 공헌을 한 대물림이다. 아버지 알레산드로는 당시 가장 유명하던 장르인 나폴리 오페라의 중심에서 활동하며 공헌하였고 아들 도메니코는 지중해를 건너 포르투갈 국왕 밑에서 음악활동을 하며 건반악기를 위한 2부분형식의 소나타를 수백 곡 작곡하여 그 곡들이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가 있는 3부분 형식의 완전한 소나타형식이 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도메니코는 헨델의 친구이기도 하다.부자가 대물림하며 클래식에 큰 공헌을 한 대표적 예는 아무래도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 가계일 것이다.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은 친숙한 이름일테니 아들들 얘기를 해보자.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사촌 누이와 결혼한 사이에서 7명, 부인과 사별 후 두 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난 13명, 그래서 20명의 자녀가 있었다. 그 중 7명은 유아기에 사망했고 그 외 모두에게 음악을 가르쳤는데 클래식에 크게 공헌한 음악가는 C.P.E 바흐로 많이 알려진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1714~1788)와 막내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1735~1782)이다.카를은 아버지에게 음악훈련을 받은 후 베를린 프리디리히 대제 궁정과 주요 교회에서 음악감독직을 수행하며 가장 영향력이 컷던 작곡가 중 한사람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나타난 로코코음악, 갈랑양식이 독일에 전해져 민감양식 혹은 감정과다양식이 된 음악의 중심에서 오라토리오, 노래,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건반음악들을 많이 작곡하였다. 카를의 음악은 민감양식의 용어대로 감정표현이 한없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진정한 건반악기 연주법에 대한 소론」이라는 그의 저서는 당시의 음악적 사고와 실제 연주가 어떻게 행해졌는지를 알려주는 귀한자료이기도 하다. 지금도 민감양식의 클래식을 연주하는데 필요한 장식기법들은 그 책을 통해 참고하는 것이다.요한은 최초로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작곡함으로서 클래식 음악에 크게 공헌하였다. 아버지와 형에게 음악훈련을 받은 그는 집을 떠나 이탈리아에 가서 공부하며 활동하였고 영국 런던으로 옮긴 후에는 협주곡, 교향곡, 실내악, 건반음악,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떨쳤다. 정교하게 치장된 돌 조각을 연상케 하는 갈랑양식의 음악으로 이름을 빛낸 그는 당시 여덟살의 나이로 런던을 연주 방문한 모차르트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독일 만하임 악파의 만하임 오케스트라를 완벽하게 훈련시켜 국제적 명성을 얻게 한 보헤미아 작곡가 요한 슈타미츠(1717~1757) 부자도 대물림으로 클래식음악에 크게 공헌한 예이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서곡 신포니아에서 기원하여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형태로 완성되어가는 심포니 즉, 교향곡을 가장 여린 피아니시모에서 가장 큰 포르티시모까지 완벽하게 연주하며 클래식 음악에 크게 공헌한 것이다. 아들 칼 슈타미츠(1745~1801)는 아버지의 음악유산을 대물림하여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수 있는 심포니 콘체르탄테를 30여곡 이상 작곡하였다. 하이든 모차르트도 만하임에서 그 같은 완벽한 연주의 아름다운 교향곡을 들은 후 그들의 교향곡을 작곡한 것이다. 교향곡 양식을 완성한 하이든을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한다면 요한 슈타미츠는 '교향곡의 할아버지'인 셈이다.클래식 전통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사람인 모차르트 부자의 얘기는 꽤 많이 알려진 얘기일 것이다.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1719~1791)는 잘츠부르크 대주교에 소속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존경받는 작곡가이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태어난 해에 출간된 그의 바이올린 연주에 관한 논문은 지금도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볼프강과 누이 마리아 안나(1751~1829, '난네르'라고도 알려짐)가 어려서부터 음악에 천재적 재능을 보이자 레오폴드는 자신의 음악활동을 접고 볼프강과 마리아의 음악교육에 전념했다. 아버지의 정성스런 교육과 다양한 지역의 연주여행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낀 덕택에 볼프강은 모든 장르의 음악에 정통하게 된 것이다.대물림 하며 클래식에 공헌한 예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향긋한 차 마시며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노라면 아정하고 영롱한 소리들, 보석을 꿰어놓은 듯 아름다운 소리들이 어울리며 이루는 클래식 선율의 우아한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을…. 클래식은 소리들을 조화롭게 정돈한 음악이기에 클래식과 친하면 마음이 조화롭게 정돈되는 것이다. 소리들의 조합이 얼마나 예쁜지…. 참 그러고보니 엊그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 세계에 자랑하는 우리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장)도 클래식의 대물림이다. 장영주 아버지 장민수도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지금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9.12.29 23:02

[공연] 임형주 "해외무대선 국가대표라 생각하죠"

"해외무대는 제게 올림픽이고, 그 순간만큼은 가슴에 태극기를 단 문화예술계 국가대표라고 생각하죠." 팝페라 테너 임형주(23)가 31일 밤 10시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한국독립운동사컨텐츠개발원 주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기념 음악회-2009 임형주의 제야콘서트'를 개최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공연인 만큼, 애국가는 물론 한국 가곡, 혜은이의 '열정' 등을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대학 공연은 처음인데, 학생도 많이 참석해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학교까지만 한국에서 다니고 나서 미국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로 떠난 그에게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까. "중학교 때 역사에 관심이 많아 국사 과목은 매번 98점 이상 맞은 기억이 나요. 공연 제의가 왔을 때 한 번에 'OK'를 했고, 인터넷을 통해 다시 자료를 찾으며 공부했죠. 저도 여느 또래처럼 안창호, 김구 선생님만 알았는데, 최근 재독 작가인 고(故) 이미륵 선생의 자전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 O.S.T를 녹음하면서 숨겨진 독립운동가가 많다는 사실에 머리가 숙여졌죠." 그는 음악인인 자신도 미국 카네기홀과 링컨센터,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 등지에서 해외 공연을 할 때면 국내 무대와는 다른 뭉클한 감정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노래하는 것 같아요. 제가 교수, 선생이라면 코치나 감독 개념이겠지만 저는 현역이니까 국가대표(선수)인 거죠. 또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사람들도 애국자라고 생각해요. 해외공연 앙코르 때는 꼭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데 관객들은 가사의 뜻을 몰라도 저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게 되죠. 이게 문화가 가진 힘인 것 같아요."활발한 해외 활동 덕택에 그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을 대표하는 100인'에 선정됐다. 이전에는 '청소년이 존경하는 100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30인'에 뽑히기도 했다. 음악 외의 활동도 활발한데 대한적십자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충무로국제영화제, 서울 중구 등의 각종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서울시 CO2 닥터 명예홍보위원이기도 한 그의 최근 관심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였다고 한다. "홍보위원인 덕택에 당시 코펜하겐에 가는 대표단과 북서울 꿈의숲에서 아이디어 세미나를 했어요. 저는 거창한 생각보다 우리는 쉬는 날도 차를 끌고나가 밖에서 노는데,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차와 사람이 모두 집에서 쉬자고 말했죠. 그게 진정한 웰빙인 것 같아서요. 하하."세상을 향한 다양한 관심은 평소 종합일간지 10개, 스포츠지 5개, 각종 잡지를 구독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활자 중독증'에 빠졌다고 한다. "TV를 보면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되요. 언론매체는 오늘의 트렌드를 읽는다는 생각에서인지 소설보다 재미있죠. 보통 제 분야인 문화ㆍ연예 기사를 먼저 읽고 그다음은 환율 등을 알기 위해 경제 면, 그다음 정치 면을 봅니다."사회적인 활동과 더불어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일본 가수 겸 작곡가 가토 가즈히코 등 올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디지털 싱글음반 '크리스털 티어스(Crystal Tears)'도 최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에릭 클랩튼의 '티어스 인 헤븐(Tears In Heaven)'으로 28일 현재 엠넷닷컴, 싸이월드뮤직, 벅스 등지의 각종 클래식차트 1위에 올라있다. . 그러나 2005년 4집 '로터스' 타이틀곡 '연인(戀人)' 이후 창작곡 발표가 뜸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지적하자 그도 바로 수긍하는 표정이었다. "공들여 만든 창작음반과 리메이크 음반의 판매량이 같자 솔직히 갈등이 생기더군요. 좋게는 임형주라는 브랜드가 구축돼 어떤 음반이든 사랑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중이 어떤 걸 원하는지 피드백을 느끼기 힘들었어요. 지금껏 안주보다 안전한 길로 갔으니 이제 모험을 하려고요. 창작곡에 (배가) 고프기 시작했어요."여전히 크로스오버 음악 시장이 클래식과 대중음악 어느 쪽에서도 너그러운 시선을 받지 못하는 건 아쉽다고 한다. 그는 "나는 클래식계에서는 대중적인 아티스트, 대중음악에서는 우아한 아티스트로 인식된다"며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가가 되고자 팝페라를 선택했다. 두 간극을 좁히는 건 여전히 숙제이고 목표다. 목표가 있기에 미래지향적일 수 있다. 많은 팝페라 가수가 나와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12.29 23:02

서울-지방 미술관 협력해 신진작가 소개

서울의 미술관과 지역 미술관이 협력해 전국의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2009 작가-중심 네트워크 : 디센터드(DECENTERED)' 전이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첫 전시에는 아르코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이 참여해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진작가들을 소개한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로는 김도희와 김무준, 로와정, 신성환, 이예린 등이 선정됐으며, 광주 작가로는 김상연, 안태영, 정광희, 진시영이 작품을 내놓았다. 또 부산에서는 박상호와 송성진, 이광기 등이 참여했으며, 여기에 대전에서 활동하는 박용선, 이인희, 임선이와 뉴욕에서 작업하는 정선택까지 모두 21명의 신진작가가 '인식'과 '존재'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별다비 아르코미술관 협업큐레이터는 "지역의 신진작가는 '나이'라는 일괄적 기준이 아니라 처음 데뷔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며 "지역작가들이 지역으로 구획되지 않고 주제로 묶여 서로 간 지역차 없이 한 공간에서 평등한 전시로 소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코미술관에서 내년 1월31일까지 전시되며 광주시립미술관(2월5일~3월14일), 부산시립미술관(6월8일~7월7일)으로 전시가 이어진다. 작가 중심-네트워크전은 앞으로 격년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02-760-48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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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2.29 23:02

[공연] 아듀 2009…희망을 노래하다

한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테너 빅 3가 한 해를 갈무리하는 무대에 선다.28일 오후 6시30분 전주 웨딩캐슬 5층 컨벤션홀에서 열리는'2009 3인 테너 페스티벌'. 예벗과 한국일보 호남본부가 주최하고, (유) 세윤건설이 주관하는 이번 무대엔 테너 김남두씨, 김철호 삼육대 교수(구리시 오페라단 단장), 이광순 안동대 교수가 초대, 세 테너의 독창은 물론 이탈리아 칸소네 메들리와 가요 메들리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선보인다.강석일씨가 사회를 맡는 1부에서는 전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이경호)의 연주에 맞춰 '그대는 나의 모든 것','넌 왜 울지 않고','그라나다' 외에도 '돌아오라 소렌토로','오 솔레미오'등을 칸소네 메들리를 들려준다. 2부 사회는 김상종씨가 맡는다. 이들은 한국민요인'신고산 타령', 가곡인 '내맘의 강물','고향의 노래' 등과 함께 '만남','그대 그리고 나','향수' 등 가요 메들리를 선물한다.이태리 Acquila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김씨는 1997년 정명훈의 지휘로 KBS 교향악단과 오페라 오델로로 한국 무대에 데뷔, 국내·외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중이다. 김 교수는 이태리 티토 스키파 국립윽악원을 졸업, 미국, 이태리,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등 순회연주를 하고 있다.이 교수는 한양대 음악대학 성악학과와 이태리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 KBS 오케스트라, 프라임, 뉴서울 등과 다수 협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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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12.28 23:02

[공연] 고은 '만인보' 무대 오르다

군산이 고향인 고은 시인의 대표작 '만인보(萬人譜)'. 방대한 인물 군상으로 '시로 쓴 인물사전'이라고 불리는 '만인보'는 미켈란젤로의 대벽화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세계문학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은의 '만인보'가 한국적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28일과 29일 오후 7시30분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전북오페라단(단장 조시민)의 창작오페라 '겨울그림자'. 전북오페라단이 7년에 걸쳐 해마다 한편씩 시대별로 구성하기로 하고 만든 네번째 작업이다.이번 작품은 1편 일제강점기, 2편 한국전쟁, 3편 60년대 4·19와 5·16에 이어 70년대 대중들의 삶을 통해 유신시대를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전통국악의 클래식화, 한국전쟁-재즈의 클래식화, 60년대-트로트의 클래식화에 이어 70년대는 신중현의 음악과 통기타음악을 클래식화했다. 총감독을 맡은 조시민 전북오페라단장은 "이는 작품의 창의성을 담보함은 물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각 시대마다 특정 음악을 클래식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고은 시인의 작가정신과도 상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작곡은 1편부터 함께 작업하고 있는 허걸재씨가, 연출은 중견 연극배우 최균씨가 맡았다. 성악과 판소리를 고르게 익힌 김흥업씨를 비롯해 바리톤 김승곤씨 등 정상급 성악가와 군산시립합창단이 협연, 100여명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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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12.28 23:02

[결산! 전북문화 2009] ⑤무용

전북 무용계의 가장 큰 수확은 애미아트의 '제18회 전국무용제' 금상 수상이었다. 몇 년 사이 늘어난 민간 무용단의 활발한 활동은 전북 무용이 다양성을 확보하며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잊혀진 전통의 명인들을 다시 무대에 올리고 그들의 춤과 가락을 기록해 온 사단법인 마당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전라삼현승무, 전주 학춤, 전주 검무 등 '전북춤 찾기'에 나섰으며, 조선시대 말부터 일제 초기의 춤사위를 간직하고 있는 조갑녀 명인의 발굴 무대도 주목을 모았다.김화숙&현대무용단 사포의 소극장시리즈 등 소극장에서 무용을 공연하는 사례도 늘었으며, 우진문화재단의 젊은 춤꾼들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다.'제18회 전북무용제'는 올해 처음 전주를 벗어나 고창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컨템포러리 댄스 출전과 관련, 장르를 확장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무용제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무용 전공생 부족화 현상과 맞물려 순수무용보다는 생활무용이 활성화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무용공연의 객석 대부분을 출연진 지인들이 차지하거나 텅텅 비는 객석 빈곤 현상도 여전했다.▲ 전국무용제 금상 등 전북무용 위상 높아져'제18회 전국무용제'에 전북 대표로 출전한 애미아트의 금상 수상은 지난해 손윤숙발레단의 대통령상 수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증거인 동시에 전북 무용의 위상을 보여주는 쾌거였다.도내에서는 처음으로 무용평론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강명선 강명선현대무용단 대표는 '현대무용 안무가와 무용가의 심리상태가 즉흥표현에 미치는 영향'으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제2회 해외문단 신인문학상 공모' 평론부문에 당선, 무용평론가로 활동하게 됐다. 이화석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는 '한국마케팅과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에서 교과과정으로서의 무용의 역할과 기능 등을 고찰한 '실용무용 교과과정 연구'라는 논문으로 우수학술상을 받았다. 그러나 지역 작품에 대한 평론 부재 현상은 해소되지 않았다.▲ 문화소외계층 공연 어느때보다 '풍성'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분야의 활동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복지회관과 병원, 보육원 등을 순회한 금파무용단의 'Yes, We can. 우리 몸이 웃다I'의 의미는 남달랐다. 단순히 위문공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춤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무료로 강의를 해주고 있기 때문. 특히 보육원 아이들이 무용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대학 진학시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파무용단은 전통춤을 해석, 창작춤으로 변용을 시도하는 기획공연을 한옥 마당에서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양순희 우석대 무용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는 청호무용단은 '하늘만큼 땅만큼'을 올리며, 본 공연에 앞서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공연을 한차례 더 진행했다. 전북무용협회는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직접 무용을 가르치는 '창작무용체험프로그램'을 올해도 실시했다.▲ 지역 소재·줄거리 있는 무용 잇달아올해 무용계는 줄거리 있는 작품들이 대세였다. 추상적 표현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중들과의 소통이 쉬워진 것도 사실. 특히 무형문화재 최선 선생의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와 널마루무용단의 '제비제비 흥부야'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소재들을 택하면서 화제가 됐다.'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는 최선 선생이 지난 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정식으로 오른 첫 무대. 전주 한지와 한지 장인의 삶을 한지의상 등으로 표현했으며, 전주 공연 외에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도 공연해 전주 한지를 알렸다.'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이어가고 있는 널마루무용단은 '춤추는 춘향'과 '청의 눈물'을 잇는 세번째 작품으로 '제비제비 흥부야'를 창작초연했다. 국립민속국악원 역시 고 김소희 명창의 '춘향가'를 바탕으로 한 '사랑의 메아리'를 공연했다.여성의 삶을 조명한 무용극들도 많았다. 부안에서는 부안 출신 여류시인 매창의 삶을 춤으로 풀어낸 무용극이 만들어졌으며, 하늘무용단은 홍석중의 장편소설 「황진이」를 토대로 인간 황진이를 재조명한 '만유의 꽃, 황진이'를 선보였다. 두댄스무용단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그녀들의 아이스크림'과 '아줌마 이야기'를 연이어 올리며 무용단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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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12.28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⑭떡목으로 명창이 된 정정렬(1)

전라도, 특히 전주 부근의 나이 든 판소리 청중들은 오명창 중에서도 정정렬의 소리를 가장 좋아한다. 정정렬은 목이 나빠 고음이 나지 않는다. 고음을 낼 때면 소리가 갈라지고 찢어져서 처참한 형상이다. 그런데도 정정렬의 소리를 좋아한다. 송만갑의 소리는 남도 출신의 명고수들이 좋아하고 높이 평가하는 데 반해서, 정정렬의 소리는 전주 부근의 일반 청중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만큼 정정렬의 소리는 서민적 감성에 밀착해 있다고 할 수 있다.정정렬은 익산군 망성면 내촌리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남 순천 사람 벽소 이영민은 정정렬을 김제 사람이라고 쓰고 있다. 벽소 이영민이라는 사람은 본래 사회주의자로서 순천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한 사람인데, 1934년 좌익운동이 어렵게 된 이후 판소리 명창들을 초청해서 소리를 듣고, 그 감상을 한시로 써서 곁에 붙여 놓고 명창들의 사진을 찍어둔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명창들의 사진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전신 사진들이 모두 이 사람이 찍어둔 것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정정렬을 김제군 흥복리 사람이라고 했다. 흥복리는 지금 흥복사가 있는 백구면 흥복리를 말한다. 실제 그곳 사람들도 정정렬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익산군 망성면 내촌리 사람들도 정정렬이 그 동네에서 살았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정정렬은 어디 출신인가?명창들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소리도 하고, 또 소리 공부도 했다. 일정한 거처가 있을 리 없다. 그러니 출신지와 거주지의 구별이 없던 시절에는 지금 살고 있는 곳을 출신지라고 썼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출신지가 여러 개 나타날 수도 있다. 정정렬도 김제와 익산 두 곳에서 살았을 듯하다. 그러기에 그 두 곳에 정정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그런데 이영민은 또 정정렬이 김희중에게서 배웠다고 하였다. 김희중은 알려진 사람이 아니다. 보통 정정렬은 정창업과 이날치에게 배웠다고 알려져 있다. 정창업은 나주 사람이고, 이날치는 담양 사람이다. 모두 서편제 판소리의 시조라고 하는 박유전의 제자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정창업은 박유전의 제자가 아니라 자기 나름의 소리를 했던 사람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정렬은 일곱 살부터 일족으로 같은 마을에 사는 정창업에게 소리를 배웠는데, 스승이 일찍 돌아가시자 다음에는 이날치에게 배웠다고 하였다. 이날치마저 별세하자 정정렬은 스승 복이 없음을 한탄하고 스스로 공부를 해서 대성했다고 한다. 정창업과 같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면 정정렬은 또 나주 출신이라는 말이 된다. 뿐만 아니라 정창업과 일족이라고 했으니, 대단한 판소리 명문가의 후예임이 분명하다.그런데 김희중은 누구인가? 지방의 이름 없는 소리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영민이 정정렬의 스승을 김희중이라고 써 둔 것은 정정렬로부터 그렇게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정렬이 특별히 자기 스승이라고 지목한 것을 보면, 아마도 실질적으로 소리를 가장 많이 가르쳐 준 사람이 그인지도 모를 일이다. 공식적으로는 유명한 명창의 제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정정렬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긴 수련 기간을 보냈다. 목이 약해서 소리를 하면 목이 금세 쉬어 버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하여간에 정정렬은 40세 무렵까지 익산, 충남 홍산, 공주 갑사 등에서 소리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마산에 가서 후배들을 가르쳤는데, 그때부터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여 50이 되어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정정렬이 1876년 생이므로, 서울에는 1925년 경에 올라온 것이다. 오명창들 중에서는 가장 늦게 서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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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8 23:02

[전시] 도립미술관 '그때 그 시절…'展 1월8일까지 도청서

하늘에서 내리는 함박눈이 흰 쌀 같아 보기만 해도 배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의 순박한 삶은 잊혀진 지 오래됐지만, 빛바랜 사진 속에서는 아릿한 향수로 다가온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열고 있는 '그때 그 시절을 아시나요'展엔 원로 사진작가 김춘식(72) 김학수(76) 신승호(67) 신철균씨(80)가 초대됐다. 추운 줄도 모르고 계단식 밭으로 달음박질치는 동네 꼬마들, 홀딱 다 벗고 나무에 매달려 다이빙 하던 개구쟁이들, 바닷가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날마다 감내하고 있는 아주머니의 뒷모습…. 피사체 속 인물들은 삶이 안겨주는 고난과 슬픔을 감당하고 있지만, 앵글은 이 모든 것들을 따뜻하게 밝힌다. 그 미세하고도 극적인 움직임을 좇는 일에 대한 설렘 때문에 이들은 아직까지도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매주 목요일 전북일보에 '김학수의 오래된 기억'을 연재하는 김씨는 '눈길','만추' 등을 선보였다. 라이카 카메라 한 대가 쌀 20∼30가마 하던 시절부터 시작한 그의 경력은 50년. '눈길'은 군산 째보선창 인근에 있는 기찻길을 무대로 한 사진이다. 김씨는 "그게 내 데뷔작"이라며 "거짓 없는 것이 사진이며 내 인생 전부가 바로 사진" 이라고 말했다.신철균씨는 1963년부터 군산을 중심으로 한 항만 하역장·해망동시장·째보선창·우풍화학 일대 가난하고 고달펐던 삶의 현장을 담아온 작가. 날 것 그대로의 아이들 웃음꽃을 담아 동네에선'사진사 할아버지'로 통한다. 그는 작품 '군산' 외에도 '충남 장항' 등을 통해 전쟁 뒤 폐허와 가난, 고향을 떠난 찢김의 삶 속에서 희망이 담긴 옛 풍경들을 그려냈다.김춘식씨는 이번에도 전라도의 농민들을 찍었다. 남원, 완주, 장수, 순창 등을 지키는 외로운 싸움을 하는 어르신들의 민낯을 흑백의 명암을 살려 찍은 것. 김씨는 "흑과 백으로만 찍어서 보면 단조로우면서도 강렬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더 잘 나타낼 수 있었다"며 "이는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를 충돌시키라는 브레히트의 이론을 접목시킨 것"이라고 말했다.1968년부터 어린이와 농촌 풍경에 천착해온 신씨는 '개구장이', '겨울나무','마이산노을' 등을 선보였다. '개구장이'는 '깨복쟁이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다이빙 연습하던 장면을 찍은 사진. 그는 유일하게 흑백사진 외에도 칼라 사진 몇 점을 더 선보였다.신씨는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그 자체가 희망이고 즐거움"이라며 "커가면서 그런 것들을 다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을 통해서 거짓 없는 인간의 '순수함'을 순간 포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전시는 내년 1월8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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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12.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