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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공간]순창 동계 구미리의 송만규 화가 작업실

번잡한 도심을 떠나 산골마을을 찾아든 화가는 행복했다. 혼자가 된 공간, 철저하게 외로워졌으나 어느때고 침묵하고 싶을때 침묵할 수 있고, 대나무 숲에서 사각거리는 바람소리 방문 열면 머뭇거림 없이 문턱 넘어오는 소통의 삶이 좋았다. 화가는 이곳에서 두번의 봄과 겨울을 났다. 그 사이 섬진강변 아름다운 풍경들은 계절을 담아 생명을 얻었다. 화폭 속 풍경들이 살아나 숨을 쉴때 화가는 비로소 자연의 존재에 눈뜨게 되었다. 화가 송만규(48)의 작업실은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에 있다. 나지막한 뒷산, 흙담과 돌담이 이어지는 구미마을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화다. 고려말에 형성된 이 마을은 6백년 전통이 숨쉬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예전에는 3백가구가 넘는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3분의 1로 줄었다. 전주 풍남동 동학혁명기념관 지하에 작업실을 얻어 5년동안 지냈던 그는 아는 스님의 소개로 구미마을의 작업실을 얻었다. 큰돈 들지 않았다. 집주인은 오랫동안 비어둔 살림집에 화가가 들어오겠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반가워했다. "늘 꿈꾸었던 공간이었어요. 흙담과 마당, 뒤편의 대나무 숲, 꼬불꼬불 이어지는 골목길까지 그 모두가 마음 설레게 했습니다. 아내와 두딸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기와를 얹은 한옥 두채, 그의 작업은 윗채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서까래를 훤히 드러낸 작업실은 구들장에 기름얹힌 장판을 발라 온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아래채는 밥짓고 쉬고 자는 공간이지만 한밤중 잠에서 깼을때는 곧바로 작업 공간이 된다. 공간은 분리되어 있으되 작업실은 따로 있지 않다.새벽녘, 눈을 뜨면 화가는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 집을 나선다. 마을에서 십리쯤 떨어진 장구목까지 걷거나 차로 달려 새벽강에 이르면 안개 자욱한 섬진강 물줄기는 화가를 맞아 서서히 눈을 뜬다. 두번의 사계절을 거치는 동안 그가 만났던 새벽강과 강으로 이르는 길위 풍경들은 모두 화폭에 담겼다. 손바닥 몇개면 가릴수 있는 작은 풍경으로, 혹은 10미터에 이르는 대작으로 태어난 풍경들을 서울과 전주의 관객들은 오는 6월 도심의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일상과는 분명하게 분리된 형태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나 지금은 일상 그 자체가 온전하게 그림으로 가는 행위입니다. 화가로서 더이상 행복할 수 없지요.”길이 새로 나 전주에서 1시간 30분이면 족히 도착하지만 그는 가능한 전주와 구미마을을 오가는 일을 경계한다. 70년대부터 문화운동의 현장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가 온전한 화가로서의 자리를 다시 찾은지 10여년. 세상일을 밀쳐두고 작업에만 전념하는 일이 아직도 쉽지 않아 스스로 마음 추스리기 위한 방편이다.화가는 창작이란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때 비로소 뜨거워졌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미마을 낯선 공간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전시·공연
  • 김은정
  • 2004.01.03 23:02

이근녀·강송대·강은주씨 음반 '진도아리랑' 출시

'남도 황토 밭이랑에 너풀거리는 여인의 머리수건 마냥 살랑이는 맛도 있어야 하지만, 추사체(秋史體)의 힘차고 굳건한 맛도 있어야 제 소리'라는 진도아리랑. 3대를 잇고있는 소리꾼 이근녀·강송대·강은주씨가 아무나 부를 수는 있지만 아무나 잘 부를 수 없는 진도아리랑을 남도 정서가 물씬 풍기는 성음으로 풀어냈다.신나라레코드가 발매한 '진도아리랑'. 아리랑의 생명력과 깊은 속맛이 살아있는 진도아리랑 60여수가 담겨있다. 올해로 아흔살이 된 이씨는 20여년전 일제시대 아리랑 복각 CD 발매기념으로 열었던 '팔도아리랑'공연 때보다 기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듣는이를 제압하는 힘있는 성음은 그대로다. 이씨가 녹음과정에서 말한 진도아리랑의 뿌리에 대한 증언도 큰 소득이다. 이씨가 열다섯무렵 진도출신의 대금 명인 박종기씨가 진도아리랑을 처음 만들었다는 것. 진도아리랑의 독특한 후렴구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는 대금 가락 특유의 냄새를 풍겨 설득력을 얻는다.이씨 소리의 생생한 대를 잇고있는 장녀 강송대씨와 증손녀 강은주씨. 상청이 좋고 성음에 한이 배어있는 강송대씨는 2001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 남도잡가 부문 예능보유자로 지정됐고, 강은주씨는 '짠짠하게 걸어 넘기는 목 구성이 예쁘다'는 평을 받고있는 젊은 소리꾼이다.오랫동안 진도 연행공간에서 함께 해온 김오현(장고) 정해완(대금) 서영호(아쟁)씨가 반주자로 참여해, 창자의 성음과 목구성을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3.12.30 23:02

창작소극장서 공연 전주예술고 방송연예과 여고생들

"전북연극의 미래가 궁금하세요? 그럼 저희 연극을 꼭 보러 오세요”배하나·신보원·이주화·최미향·오태경·김다홍·이슬. 배우를 꿈꾸는 일곱명 여고생들이 전주 시내 한 소극장에 연극무대를 마련했다. 전주예술고등학교 방송연예과 2학년 학생들의 학교를 벗어난 정기공연. "두 달 반 넘게 고생해 준비했다”는 공연 작품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여고생들이 소화하기에는 조금 벅찬 내용이지만, 지도교사 김영주씨(전주시립극단 단원)는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청소년들이 꼭 느껴야 할 소재를 담고 있다”며 연극이 끝난 뒤에도 이 작품을 읽으며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 스스로도 이 연극을 준비하며 예전보다 엄마나 가족들과의 대화가 조금씩 늘었다고 자랑한다. 무대를 만드는 이들은 자신만만하다. 그러면서도 "포스터도 붙이지 못해 관객들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한단다. 일부 배역을 더블캐스팅 해 주화는 조연출, 이슬이는 무대미술, 미향이는 음향, 태경이는 조명을 맡은 책임으로 어깨도 무겁다. 치아를 교정중인 주화는 조명에 교정 틀이 반짝거리지 않을까 고민이란다. 이들의 꿈은 이구동성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미향이는 "지역 문화의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면 좋겠다”며 제법 어른스러운 바람을 전한다. 미향이 말처럼 조만간 이 지역 연극판을 휘저을 7명의 여전사들이 출연하는 연극은 26일(오후5시·7시)과 27일(오후3시·5시) 전주창작소극장에서 네 차례 공연된다.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3.12.26 23:02

[문화광장] 공연·전시·행사

● 공연△ 한벽예술단 정기공연 '한벽삼경'27일과 28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한벽삼경(寒碧三景)-한벽루, 푸른 물살 위에 피어나는 꿈'을 테마로 한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속예술단인 한벽예술단(단장 양진환)의 네 번째 정기공연. '한벽삼경'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기린봉·중바위·전주천·남고산의 풍경을 담아낸 작품. 문병학 시인의 시에 젊은 작곡가인 김현민·최강미씨가 곡을 붙였다. 안무는 전북대 무용학과 장인숙 교수. 산사의 새벽소리를 형상화한 '남고모종', 한벽루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담은 '한벽청연', 전주가 희망으로 솟구치기를 기원하는 '기린토월' 등 3막으로 구성됐다. 13명의 단원과 7명의 객원이 함께 한다. 063)280-7000△ 2003송년음악회 27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한일장신대 주최. 음악·교회음악학 테너 최동규 교수를 비롯해 김승곤·강진희씨 등이 출연한다. 063)277-3513△ 극단 하늘 '오이디푸스와의 여행'27일과 28일 오후4시·7시 소리전당 명인홀. 제11회 전북소극장연극제 참가작. 희랍 신화 '오이디푸스 왕'과 장정일 원작의 '긴 여행'이 한데 묶인 한편의 희비극. 063)231-6408/277-7440△ 극단 사람세상 '돼지와 오토바이'28일까지 오후 4시·7시 군산사람세상소극장. 제11회 전북소극장연극제 참가작. 출연 최균·신선영. 063)277-7440△ 극단 명태 '사랑이 올까요?'29일∼31일 오후7시 전주창작소극장. 제11회 전북소극장연극제 참가작. 영화 '카사브랑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험한 세상에서 궁지에 몰린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특유의 코믹 터치로 표현했다. 063)277-7440△ 해설이 있는 판소리 112 - 이일주명창문하생30일 오후 7시 30분 시민교육관 경업당.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장문희씨가 적벽가 눈대목을 들려준다. 고수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송재영 부단장. 해설 최동현(군산대 국문과 교수). 063)280-7000△ 익산예총 무용협회 정기공연30일 오후 7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063)852-1155△ 달란트연극마을 '해설이 있는 마임'30일과 31일 오후7시30분 군산사람세상소극장. 제11회 전북소극장연극제 참가작. '가면을 만드는 사람'과 '소년과 거인(다윗과 골리앗)', '골고다 언덕길(성서이야기)' 등이 기본 테마. 063)277-7440△ 전통예술여행 - 한벽예술단 상설무대31일∼1일 오후7시30분 시민교육관 한벽극장. '신년맞이' 민요를 비롯해 기악합주, 한국무용, 앉은반 사물놀이 등으로 꾸민다. 063)280-7000● 전시△ 우관 김종범 작품전27일까지 완주군 구이면 우관서예관. 중진 서예가 김종범씨가 모악산 자락에 우관서예관을 마련하고 8년만에 작품전을 열고있다. 오체별 임서에서 전통서예의 고고한 멋을, 열정적으로 몰두한 문인화의 입체적 시도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063) 222-1731∼2△ 김두해 / 이흥재 / 선기현 삼인전2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서양화가 김두해 선기현씨와 사진작가 이흥재씨가 만났다. 각각 장르는 다르지만, 17년동안 삼인전을 이어오면서 어느새 이들은 회화적으로 닮아가고 있다. △ 다섯사람 여행도31일까지 서신갤러리.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다섯 미술가가 지난 2월, 함께 인도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도중 느낀 짧은 감상이나 풍경들을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로 스케치했다. 강경구 안창홍 김성호 김을 김지원씨가 참여했다. 063) 255-1653△ 二色선물전 - white & red2004년 1월 18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이색(異色)적인 선물'과 '二色'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 연말연시 특별기획전이다. 2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겨울을 상징하는 'White'와 겨울속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Red'로 다양한 선물들을 소개한다. 063) 285-4403● 행사△ 전북문인의 밤27일 오후 5시 전주 갤러리아 웨딩홀. 전북문인협회 주최. 063)278-2296△ 전북예술상 시상식 및 전북예술인 송년 리셉션28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연회장. 전북예총 주최. 063)255-2611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3.12.26 23:02

2003송년음악회, 국악칸타타 '혼불'

'문학으로 만났던 혼불을 음악으로 만나자'고(故)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에 담긴 긴 세월과 방대한 이야기를 국악칸타타로 다시 만난다. 전북일보사가 전주시립국악단과 함께 마련한 2003송년음악회(3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소리의 고장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매안이씨 가문 3대 종부(청암부인·율촌댁·효원)의 삶을 그린 최명희의 대하소설을 음악극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해 6월 전주월드컵기간 초연돼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2002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국문화기반시설관리자대회 등 모두 일곱 차례의 공연을 통해 도민을 만났으며, 전 공연 만석 행진을 이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1백80여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무대에 선 지난해와 달리 2천3백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6백6십여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규모를 줄였고, 무용과 창극식 전개 부분을 빼고, 합창과 관현악으로 극을 진행시키는 것이 이번 무대의 특징. 하지만 조용안(도립국악관현악단 부단장·강모역) 소주호(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이기채역) 박영순(도립창극단원·청암부인역) 유하영(국립민속국악원 단원·효원역) 방수미(국립민속국악원 단원·강실이역) 김민영(전주시립국악단원·인월댁역) 최진희(전주시립국악단원·율촌댁/당골네역) 최영인(전 전주시립국악단원·비오리역) 등 실력있는 젊은 소리꾼과 국악인들이 출연, 이 지역 전통예술의 미래를 먼저 그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또 전주시립합창단과 판소리합창단이 특별 출연해 풍성한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 혼불의 무대형상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을 뿐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의욕과 열정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소설가 이병천(전주MBC PD)·최기우씨(전북일보 기자)가 대본을 썼고, 전북대 지성호 교수가 작곡했다.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 구천씨가 합창지도를 맡았다. 총지휘 및 지휘는 전주시립국악단 지휘자 심인택씨(우석대 교수). 지난 공연에서 극의 완성도에 있어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던 만큼 올 한해를 마감하는 이번 무대에서 새로운 '혼불'이 피어오를지 주목된다. 공연은 무료이며, 좌석수가 적은 만큼 좌석권 교환을 위해 공연시간 전에 서둘러야 한다. 문의 063)281-2766/253-5250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3.12.26 23:02

목우회 전북전…31일까지 전주 이동근갤러리

한국 구상미술의 정체성과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2003년도 목우회 전북전'이 31일까지 전주시 중앙동 이동근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998년 300호 초대전 이후 5년만에 여는 목우회 전북지회(회장 이동근)의 두 번째 전시다. 근작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한층 깊어진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홉명의 작가 모두 풍경에 주목하면서도 대상을 재구성하거나 재료의 속성을 찾아내고 색의 조화·대비, 구도, 표현기법 등은 각기 다르다. 강한 필치로 힘있게 표현하거나 고운 색깔과 부드러움으로 서정성을 담아내기도 하며, 빗살무늬를 화폭 안으로 옮기기도 했다.서양화가·동양화가·조각가로 구성된 목우회는 지난 1957년 창립,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구상화가 모임이다. 1963년부터 개최한 공모전에서 3회 이상 특선을 차지하거나 9회 이상 입선한 작가에게만 입회 자격이 주어질 정도로 회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까다롭다. 구상작업에 대한 강한 신념과 의지를 지닌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서다. 1977년부터는 프랑스 '르 살롱'과 '그랑팔레'에 정기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면서 세계 구상미술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있다. 이번 전시에는 서양화가 박남재·이승백씨를 비롯해 김재수·이동근·고상준·한태순·강정진씨와 한국화가 우상기·서일석씨가 참여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3.12.25 23:02

남성누드 통해 '허무' 강조…김성민 개인전

벌거벗은 채 축 늘어져 있거나 강인한 남성미가 아닌 고뇌와 슬픔이 묻어나오는 마른체구의 남자들. 제10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 기념으로 여는 김성민씨(37)의 네 번째 개인전에 전시된 주인공들이다.(26일까지 얼화랑)보통의 누드 작품들이 여성 인체의 선과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데 치중해 왔다면 김씨는 11년을 한결같이 남성누드에 집중하며 독특한 인체탐구와 표현기법들을 찾아온 작가."인간의 실존의식과 소외의식을 '관계'라는 주제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홀로 깊은 생각에 빠져있거나 둘 혹은 셋이 서로 기대고 있는 인물들의 나체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팍팍하고 삭막한 인생의 허무감을 강조했다. 작품 속 모델들이 김씨의 주변 인물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질박한 질감과 나이프를 주로 사용한 과감한 표현은 붉은색·무채색 바탕과 어울려 강렬하게 다가온다.올 상반기 마니프전에서 보여준 작품들이 우울함과 외로움이 짙게 배어있는 고독한 작업이었다면, 이번 개인전 내놓은 후반기 작품들은 한결 편안해지고 승화된 감정의 깊이가 있다. 아픔과 고민을 가진 인물들이 김씨의 작품에서 결코 절망스럽지 않은 것은 인간 실존의식의 해답을 나와 너, 우리의 관계 속에서 찾기 때문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3.12.24 23:02

화가·사진작가 3인의 동행

세사람의 의미있는 동행. 서양화가 김두해(49) 선기현(47) 사진작가 이흥재(49·사진)씨가 2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전시실에서 삼인전을 열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열정과 마음이 먼저 앞섰던 치열했던 젊은 시절에 만나 열일곱해를 이어오는 동안 세사람의 만남과 작품세계는 더욱 탄탄해지고 깊어졌다.매년 한 해의 끝자락에서 1년동안 다져온 작업과정을 마무리하고 조금씩 변해가는 작가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는 삼인전은 작가들에게도 그 의미가 크다. 예술적 작업에서는 절대적으로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이들은 이 전시회에 개인전 못지않은 열정과 힘을 쏟아낸다. '느림의 상상력' '쓸쓸함의 미학'으로 표현되는 김씨의 작품 바탕에는 지나간 추억들과 외로움이 조용히 깔려있다. 자연을 대상으로 구상과 비구상을 혼합, 비구상에 가깝게 표현해온 선씨는 화려한 색채와 구성으로 설명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주로 시골 장터에서 만난 삶의 흔적과 사람들의 인상을 담아온 이씨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풍경으로 눈을 돌렸다.한 개인의 색깔이 유난히 도드라지지도 않고, 단체전처럼 비슷한 경향도 보이지 않는 세 개의 다른 장르가 만난 삼인전. 앞을 향해 나아가는 곧은 평행선처럼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세 사람의 전시는 장르를 벗어남으로써 얻을수 있는 특별함을 전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3.12.24 23:02

이색공연 풍성, 행복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눈앞이다. 1970년대 전 세계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던 경쾌한 로큰롤과 환상의 마술쇼, 어린이 뮤지컬과 국악기로 듣는 캐럴이 전주의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한다. 연인이나 가족과 공연을 감상하며 뜻 깊은 시간을 가지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다. △ 전설의 뮤지컬 '그리스'1970년대말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존이 출연, 화려한 노래와 춤으로 화제를 뿌렸던 뮤지컬의 고전 '그리스'(Grease)가 전주에 선보인다(24일 오후 8시와 25일 오후 3시·7시 소리전당 모악당). 소리전당이 마련한 크리스마스 특별공연. 어깨를 잔뜩 부풀린 가죽재킷과 청바지, 포마드를 잔뜩 발라 빗어 넘긴 머리, 로큰롤이 흘러나오는 휴대용 전축…. 1950년대 미국 고교졸업반 학생들의 생활을 경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이 공연은 1971년 짐 제이콥스 원작에 워렌 캐시가 곡을 붙여 미국 시카고의 한 실험극장서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 올해 국내에서도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뮤지컬 중 하나다. 신지은·오만석·이태길·장윤진·김수용·김태한·백주희 등 개성강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안무·연출·음악 등 제작진도 20·30대로 구성돼 활력이 넘친다. 멀티녹음(각 악기를 트랙별로 녹음하여 공연장에서 직접 믹싱하는 작업) 방식을 채택, 배우들이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인터넷 홈페이지(www.musicalgrease.com)에서 제작과정과 배우 등 자세한 내용이 소개돼 궁금증을 먼저 해결할 수도 있다. 제목인 그리스는 50년대 자유를 주창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했던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 기름'. "유쾌·상쾌·통쾌라는 카피와 너무나도 잘 맞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그리스 제작자인 오디(OD)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크리스마스 기간 전주의 뮤지컬 매니아들에게 이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티켓은 5만원∼3만5천원. 문의 063)231-7880/02)552-2035△ 크리스마스 환상의 마술 콘서트"마술 좋아하시나요? 마법의 꿈과 환상, 이야기와 드라마, 경이로움을 선사하겠습니다”마술에 연극적 스토리와 춤을 결합한 이색 공연도 전주 무대에 오른다(25일 오후 4시·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기존 마술에서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동작들과 볼거리를 추가했다. 전체 공연을 이끌 바람잡이는 피에로. 대공연장이어서 좀더 전문적이고 환상적인 마술을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역에서 흔치않은 기회다. 탭 댄스에도 능한 마술사 이경빈과 플레어(바텐더들이 병 돌리는 묘기)가 장기인 정민을 비롯해 장소영·김소정·장은주 등 21∼26세의 젊은 마술사들이 출연해 더 주목을 끈다. 이들의 손끝 따라가면 환상의 세계가 활짝 열린다. 티켓 3만원/2만5천원 문의 063)252-8988△ 국악 연주로 듣는 캐럴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도 전속풍물단인 한벽예술단이 꾸미는 성탄특집 '캐럴과 함께'를 마련했다(24일과 25일 오후 7시 30분 한벽극장). '징글벨' '실버벨' '그 맑고 환한 밤중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라스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데이' 등 익숙한 캐럴을 양진환 단장과 13명의 예술단원들이 피리연주자 유승열씨(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해금연주자 김주형씨(우석대 국악과 재학)가 함께 연주한다. 노래는 이도형씨. 일반 5천원(중·고생 3천원) 문의 063)280-7000~1 △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어린이를 위한 뮤지컬도 마련됐다. 극단 '어린왕자'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25일부터 27일까지 12시·14시·16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욕심 많고 심술꾸러기인 형 카심, 마음씨 착한 동생 알리바바와 그를 사랑하는 마음씨 곱고 사랑스런 모르쟈의 해프닝을 그린 무대극이다. 정재욱·반정호·장진순·정은희·장필순·박미영·이상규·박인수·장필경씨가 출연한다. 일반 7천원(할인 5천5백원). 문의 031)906-3679 - 뮤지컬 '그리스' 24일 오후 8시와 25일 오후 3시·7시 소리전당 모악당- 환상의 마술 콘서트 25일 오후 4시·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국악 연주로 듣는 캐럴 24일과 25일 오후 7시 30분 한벽극장-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25일부터 27일까지 12시·14시·16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3.12.23 23:02

[전북문화 마주보기] 미술

200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전북의 서예전통이 보다 견고해진 한 해였다. 그러나 침체된 경기 여파는 도내 미술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열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을 정도.얼화랑 한춘희 관장은 "올해의 경우 개인전이 예년보다 3분의 1정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행히 단체전은 비교적 증가한 경향을 보여 전시회 감소가 미술계의 침체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다. 도내 화랑도 불황을 겪기는 마찬가지. 대관 외에 몇년간 지속적으로 해오던 기획전을 이어가는 데 만족했다. 얼화랑은 '1호 그림전' '생활도예 장터+테라코타 소품전'등으로 대중들에게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고, 상업 화랑을 표방한 솔화랑은 한국 서화단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전으로 고미술의 전통을 전했다. 서신갤러리의 신선한 기획은 올해도 돋보였다. 지난 3월 작가와 관객이 직접 만나는 공개토론회 '담론의 공간-욕망에 대하여'는 토론 문화가 부족했던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으며 작가들에 대한 공간지원을 비롯해, 단체 자화상전'NEW FACE-新·舊''젊은 시각전'등으로 관객들을 초대했다.전주공예품전시관은 오프라인 전시공간 활성화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송구 young新 선물展' '시작&희망전' '이색선물전'등을 기획해 다양한 통로로 상업성·대중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했다.반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자체 기획보다 공모전이나 미술대전 수상작 전시 등에 치우쳐 소극적인 기획의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력을 돋보인 독특한 전시들도 많았다. 전쟁과 새만금·방폐장·실업이 중요한 화두였던 한해, 그룹 'SALE'과 전북민미협은 사회적 문제를 화폭에 담아내 관심을 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그린 '아프리카전'과 인도를 스케치한 '다섯사람 여행도', 중국을 담아낸 '세계자연유산 촬영단'은 생생한 세계 현장이 살아있는 전시였다. 전라북도와 전북사진기자회가 공동주최한 '전국체전 2003' 보도사진전, 전북인물작가회가 기획해 후백제부터 1990년대까지 역사속 인물들을 그린 '전북인물열전', 화가와 그들 자녀들이 꾸민 '온가족 그림전'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전했다. 고 배형식 교수 유고작품과 함께한 원형조각회의 추모 조각전도 뜻깊은 전시였다.첫 개인전이나 오랫만에 개인전을 연 작가들의 활동은 화단에 활기가 되었다. 주목할만 것은 한지를 소재로 한 작업이 작가들의 큰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한지를 내세운 전시회가 이어진 것. 부문별로도 공예 부문의 전시회가 단연 돋보였다. 특히 첫 개인전을 연 공예가들의 신선한 실험의식은 공예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가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익산한국공예대전은 올해 3회째를 맞아 참여자의 양적인 면이나 질적 수준면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공모전으로 자리잡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연륜이 짧은 공모전임에도 입상 입선작을 출품자의 40%선으로 제한하는 등 공모전의 위상을 위한 노력은 주목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공모전들은 여전히 입선자를 늘리는데에만 급급했고, 심지어는 전체 출품자 중 여섯명만이 탈락하는 획기적인(?) 입선작 선정 비율로 뒷말을 남겼다. 해외로 진출한 미술가들의 활동도 돋보였다. 서양화가 유휴열씨는 일본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조각가 강용면씨는 캐나다에, 젊은 미술가 정진흔씨는 독일과 이탈리아에 한국적 미를 담은 작품을 소개했다. 마니프전, 화랑미술제 등 도내 여러 작가들이 중앙 무대에 초대받기도 했다. 원광대 출신인 서양화가 김병남씨는 올해 신설된 한국미술대전 평론가상을 수상했다.도내 미술대학들의 해외 교류전도 활발했다. 전북대학교와 중국 서안(西岸)미술대학은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서안과 전주에서 전시를 열었으며, 우석대 조형디자인학부 교수들은 뉴질랜드 오타고(Otago)예술학교와 '조형디자인학부 교수교류전'을 개최했다. 새로운 그룹 창립도 이어졌다.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대학교수와 강사, 작가 50여명이 의기투합한 '전북한지조형작가협회', 그림 그리는 일을 천직으로 삼은 전업화가들의 모임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 등이 창립전을 열었다. 화랑 관장들이 모인 전북화랑협회(가칭)는 아직 준비단계지만, 지역 미술계를 활성화시키려는 열정이 곧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올해 완공키로 되어있던 도립미술관은 다시 내년 4월로 미뤄졌고, 개관 또한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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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3.12.2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