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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것으로 보이는 한 인물화가 발견돼 국제 고미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13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타임스가 고미술품 전문지 '안티크 트레이드 가제트'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문제의 그림은 '르네상스 의상 차림의 젊은 여인'이라는 제목의 인물화로 색분필과 펜, 잉크 등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지난 199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만9천 달러(약 2천200만원)에 팔렸었다.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의 감정결과 이 그림이 다빈치의 작품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며 만약 그의 작품으로 확인 될 경우 그림의 가치는 1억 파운드(약 1천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빈치의 작품으로 판명될 경우 이는 '희대의 발견'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인물화는 그동안 탄소 연대 측정과 적외선 분석 등을 통해 작가의 기법이 다빈치와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으며 특히 그림 상단에 찍힌 지문 자국이 결정적인 증거 역할을 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예술 감식전문가인 피터 폴 비로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회사가 개발한 혁신적인 다중분광 카메라를 사용해 이 지문을 분석했으며 분석 결과 지문은 중지 또는 검지의 것으로 로마 바티칸 성당의 '성(聖)예로니모'에 찍힌 다빈치의 것과 '매우 유사한'것으로 드러났다. '성 예로니모'는 다빈치의 초기 작품으로 당시 다빈치는 조수를 둘 형편이 못되었기 때문에 그림에 나타난 지문은 다빈치 본인의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티 경매 당시 '19세기 독일학파'라는 카탈로그 속에 포함돼 판매됐던 이 그림은 또 탄소 연대 측정결과 1440-1650년 사이로 판명됐으며 적외선 분석결과도 다빈치의 다른 작품 속에 나타난 기법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빈치는 질감과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손들을 사용했는데 분필 속의 손바닥 자국을 비록한 인물화의 기법이 이와 유사하다는 것. 옥스퍼드 대학 예술사 명예교수인 마틴 켐프는 인물화가 다빈치의 것임을 확인한다면서 조만간 이 그림에 대한 책을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켐프 교수는 또 인물화 속의 주인공을 밀라노 공작인 루도비코 스포르자(1452-1508)의 딸인 비앙카 스포르자로 밝혀냈으며 이에 따라 그림의 제목도 '아름다운 왕녀'로 개칭했다. 켐프 교수는 인물화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다면서 이는 모나리자로 알려진 다빈치에 걸맞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다빈치의 작품으로 판명되면 다빈치가 송아지 피지에 그린 유일한 작품으로 남게된다. 켐프 교수에 따르면 다빈치는 1494년 프랑스의 궁정화가 장 페레알에게 송아지 피지에 색분필 사용하는 법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인물화는 1998년 경매에서 뉴욕의 거래상인 케이트 갠즈에게 판매됐으며 그는 2007년 같은 값에 캐나다 출신의 애호가인 피터 실버맨에 다시 팔았다. 갠즈는 당시 이 그림이 이탈리아에서 공부 중이던 독일 미술학도가 다빈치 기법을 본 떠 그린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매입자이자 현 소장자인 실버맨은 그림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즉각적으로 피렌체인이 그린 것일 수 있다는 감이 들었다"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름이 섬광처럼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국기록원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대학로의 '씨어터디아더'에서 10인조 밴드 '월드에이드'가 20개 언어로 된 20곡을 쉬지 않고 이어 부르는 도전을 한다고 13일 밝혔다. 월드에이드가 부를 노래는 포르투갈어(Garota de Ipanema), 스페인어(Corazon Espinado), 프랑스어(Paroles paroles), 이탈리아어(L'immensita), 독일어(Huh Hah Dschinghis Khan), 네덜란드어(Geef Mij Maar Amsterdam), 영어(Bohemian Rhapsody), 게일어(Brid Og Ni Mhaille), 한국어(나만의 세계, 창작곡) 등으로 쓰였다. 이들이 도전에 성공하려면 20곡을 모두 완벽히 소화해야 하며 한 곡이 끝나고 나서 30초 이내로 다음 곡을 불러야 한다. 김덕은 한국기록원장은 "20개 언어로 20곡을 이어 부른 기록은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이번에 성공하면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도 도전할만하다"고 말했다. 월드에이드는 서울문화재단에 등록된 서울거리아티스트그룹으로 작년부터 '청계천 글로벌 관광명소화'를 위해 청계천에서 20여개 국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중국이 자랑하는 크로스 오버 밴드 '여자 12악방(女子十二樂坊·12 Girls Band)'이 전주를 찾는다.14~15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리는 이번 공연은 두번째 내한 공연.'여자 12악방'이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창단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2001년 중국 전역에 걸친 오디션에서 4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재원들로 구성됐다.결성 당시엔 12명. 2003년 일본 진출로 한 명이 더 추가됐지만, 중국에서 12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이름은 유지됐다.이들의 음악적 전략은 전통과 혁신을 추구한다. 철저하게 대중성을 지향하는 것을 원칙으로 쉽고,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 영화 '화양연화','타이타닉', 드라마'겨울연가'주제곡 등 친숙한 곡들로 채운다. 중국 전통 악기로 서양 음악의 리듬감을 표현하기 위해 전문 편곡가들과 머리를 맞대 새로운 창작곡도 만들어냈다.친숙한 곡과 창작곡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배치해 다른 연주단보다 음악적 구성에서 훨씬 유연하다. 공연 매너도 파격적. 똑같은 색깔과 디자인 옷을 맞춰 입고 얼후, 주디, 비파, 구젱, 양금, 샤오(소)와 같은 전통 중국 악기를 연주, 중국 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2003년 일본 데뷔 음반은 오리콘 차트에서 1위에 올랐으며, 제47회 그래미상에서도 최우수 신인상과 최우수 월드 뮤직 음반 후보에 오르는 등 일본과 미국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2006년 가수 이선희씨의 히트곡이자 영화 '왕의 남자'의 O.S.T인 '인연'을 반주해 화제가 됐고, 베스트앨범에 수록돼 국내에 발매되기도 했다.국내 퓨전 국악 그룹인 '소리야'도 이날 무대에 함께 오른다. 소녀시대의 곡 'Gee'를 국악 버전으로 연주한 바 있는 '소리야'는 'One To Five & Sing','붉은 노을'을 연주할 예정이다.문의 063)270-8000. www.sori21.co.kr
"특히 올해는 슬픔에 젖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기동 어른이 갑작스레 떠나셨고, 조석진씨도 암과 투병중에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목판서화가 안준영씨나 이기동 어른 자재분인 이신입씨, 도예가 이병노씨가 합류하면서 전북전승공예연구회가 새롭게 전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입니다."18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제13회 전북 전승공예연구회작품전'을 갖는 김종연 전북전승공예연구회장. 적게는 13년, 많게는 20여년 가까이 함께 해온 이들의 비보(悲報)를 접한 그는 평생 외길을 걸어온 이들에 대한 곡진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전했다.올해 전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합죽선, 침선, 한지공예, 소목, 전통악기, 목칠 등 각각 작품 한점씩만 추렸다. 참여작가는 최온순 홍춘수 고수환 김종연 조석진 김선자 유배근 김혜미자 한경치 박순자 김창진 윤규상 장정희 김옥수 김정화 전경례 서명관 김 용 안시성 안준영 이신입 이병노씨.김 회장은 목조각 '차명(茗禪)'과 한지에 민화를 접목시킨 '일월오악도'를 내어 놓았다. 석채와 아교를 섞어 색을 덧입힌 것은 그로서도 처음 하는 시도. 아교가 금새 굳어 색 작업하는데 고충은 많았지만, 해놓고 보니 입체감이 도드라져 뿌듯했다고 전했다.이기동 선생의 아들 이신입씨는 고운 선과 바탕에 아름다운 산수화 한 폭을 옮겨놓은 듯한 '팔등 합죽선'을 선보였다. 도예가 이병노씨의 매끈하면서도 단백한 맛이 있는'백자대호'를 비롯해 한 뜸 한 뜸 정성껏 수놓은 자수와 침선 등 전통을 그대로 잇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메운다. 장인들의 예술혼과 손끝에서 나오는 솜씨가 합쳐져 완성된 작품들.김 회장은 "혼과 땀이 어우러진 작품들에선 진한 감동이 전해진다"며 "신입 회원들이 합류한 만큼 전통공예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승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암서예학술재단(이사장 송하철)이 올해 처음 강암서예대전 초대작가전을 열었다.2007년부터 기획초대전 형식으로 일부 작가들만 초대해 작품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지난 10년간 배출된 초대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꾸린 의미있는 작업.강암서예대전은 강암 선생의 맥을 이어갈 실력있는 서예인 발굴을 위해 서화 명제로 현장 휘호를 하고, 공개심사로 공정성을 기한 서예공모전. 창작지원금(1000만원)만 해도 국내 최고인 데다가 출품료, 도록비, 표구비, 전시비 등도 받지 않아 서예인들의 주목받는 등용문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전시엔 초대작가 46명 중 2명을 제외한 44명이 초대됐다. 초대작가는 고범도 김귀성 김미란 김부식 김수홍 김승민 김윤식 김종대 박상용 박영도 방재호 백종춘 손창락 송인도 신동환 안상수 양 영 이경화 이봉준 이상민 조동권 조윤익 진승환 최동명(한문) 구기순 김미기 김인순 서현희 석동란 이강옥 이상덕 이영미 이주탁 장정애 전쌍례 최영희 한현숙 함윤희(한글) 권윤희 김 연 김병권 김월식 류인면 신화식 한소윤 황진순씨(문인화).송하철 이사장은 "올해 강암서예대전이 10주년을 맞기도 했지만, 오래전부터 기획해왔던 일을 실현시켜 기쁘다"며 "초대작가들의 해후만으로도 뜨거운 자리가 될 것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전시는 18일까지 강암서예관에서 계속된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퀴즈쇼'가 12월6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2007년 10월 출간된 '퀴즈쇼'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오빠가 돌아왔다' 등을 쓴 김영하의 장편소설로, 인터넷 채팅방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낙인 젊은 백수를 주인공으로 요즘 인터넷 세대의 삶을 톡톡 튀는 필체로 그렸다. 스물일곱 청년 이민수가 냉정한 사회 속에서 홀로서는 과정을 인터넷 세상과 퀴즈 회사라는 설정으로 보여준다. 대학원생 민수는 유일한 가족인 외할머니의 죽음 이후 빚쟁이들의 독촉에 살던 집을 넘겨주고 고시원에 머물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취업에 매번 실패하는 그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들어간 인터넷 퀴즈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그 속에서 사랑도 꽃피운다. 고시원에서도 쫓겨난 그는 거액을 받고 현실 세계와는 격리된 퀴즈 회사에 들어간다. 주인공 이민수 역은 '쓰릴미', '김종욱 찾기', '파이프 코스 러브', '주유소 습격사건', '나쁜 자석' 등의 뮤지컬과 연극에 출연한 신예 이율이 맡았다. 내년 1월2일까지. 대본 박칼린ㆍ최예정, 연출 박칼린. 작곡 노선락. 출연 이율, 전나혜, 성기윤, 방정식, 김호영 등. 4만~6만원. ☎02-577-1987.
젊은 한국인 성악가들이 독일 오페라 무대에 잇따라 주역으로 진출해 눈길을 끈다. 바리톤 장광석과 소프라노 윤현정은 독일 남부 밤베르크에서 진행 중인 제3회 밤베르크 오페라 축제의 주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장광석과 윤현정은 축제의 일환으로 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돼 오는 13일 폐막하는 오페라 '라보엠'에서 각각 주인공 마르첼로, 무제타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은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극중 연인으로 등장하는 마르첼로와 무제타는 비련의 주인공 로돌포, 미미를 뒷받침하는 주역급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한 장광석은 2006년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리골레토',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으로 데뷔한 뒤 유럽 무대에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 후 오스트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한 윤현정은 2007년 빈 가와이홀에서 열린 오페라 '리골레토'를 통해 유럽 무대에 정식 데뷔했다.젊고 재능있는 성악가들의 발굴을 위해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음악 도시 밤베르크에서 2005년 창설돼 격년으로 열리는 밤베르크 축제는 3주 동안의 워크숍을 통해 오페라에 출연할 가수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30개국에서 74명의 성악가가 참가, 그 중 10개국 출신의 12명의 성악가가 실제 오페라 무대에 설 가수로 선발됐다. 이밖에 소프라노 양귀비는 오는 25일 독일 고도 아우크스부르크 극장에서 개막해 내달 25일까지 공연되는 모차르트 오페라 '양치기 임금님'의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서울대 음대, 독일 뮌헨 음대를 거친 양귀비는 이 오페라에서 주인공 아민타 역으로 출연한다.
"나는 원래 신부지, 화가가 아니거든요. 회갑 맞아 동양화 한 점씩 추렸다고 하면 될까. 더 있다 해야 겠다 마음 먹으면 부족할 것 같고, 더 보여줘야겠단 생각도 들고. 그러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죠. 그림이 변합디다."10월 완공을 앞둔 지적 장애인 단체인 군산나포길벗공동체를 돕기 위한 '제7회 전주교구 가톨릭 미술가회'에 70여점을 출품한 현유복 분도 신부(61·익산 금마성당). 3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그로서는 아주 특별하다.1997년 개인전 이래 이렇게나 많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기는 처음. 그림과 어울려 아름다운 마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된다며 흔쾌히 내놓았다.그는 해성고 미술교사 한소희씨 눈에 들어 일찌감치 캔버스를 접했다. "4년간 한 선생님한테 소묘 작업을 배웠네요. 목탄으로. 없이 살 때니까, 그것도 감지덕지였죠. 색 다루는 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서 그런지, 갈수록 동양화가 더 끌렸습니다. 칠하지 않고도, 푹 젖어 들어가면서 나오는 색이 좋았어요."그가 전업화가가 아닌 수도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숙명에 가깝다. 6대에 걸친 가톨릭 집안.신학교 재학 시절 동양화가 석성 김형수로부터 사사해 전통산수를 배웠다는 그는 이국적인 풍광도 어떻게든 수용해 동양적인 풍광으로 넓고 깊게 담아낸다. 대표작 '금강산 만물상'은 높게 솟은 금강산 봉우리에 짙은 안개가 걸쳐져 있는 담백한 산수화. 예술은 미완성이라지만, 70여점을 추렸어도 마음에 내키는 게 몇 점 안된다면서 마음을 비워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산행을 하면서 산맥도 보게 되고, 꽃이 맺어졌다 피었다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완급을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동양화는 수십년을 익혀야 되는 겁니다."그는 '현유복체', 지금으로 말하면 캘리그래피(손글씨) 1대 창안자다. 1980년대 가톨릭 성가책, 천주교 전북교구 계간지 「쌍백합」 등에 그의 호흡과 손맛을 고스란히 담은 글꼴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든 일상이 미술을 만들어가는 행위라고 여겨 전주 용머리성당, 진안성당의 건축 설계도 그의 손을 거쳤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을 위한 동선과 공간 배치는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사람은 더불어 같이 사는 겁니다. 그림도 그래야죠. 복음을 화폭에 담는 일은 많지 않았으니, '복음 속의 동양화'를 해보고 싶습니다."이번 전시엔 가톨릭 미술가회 23명 회원들의 작품도 각각 한점씩 전시된다. www.jbartmuse.go.kr
"학교(교직)를 그만두고 이것저것 장사를 했는데, 다 실패했어요. 그 전부터 오디오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소리를 들으면 '혼자 듣기 아깝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의사인 큰 딸(강상희 씨·42)이 병원 건물 2층을 공짜로 내줬습니다."지난 2003년 3월부터 매주 토요일, 군산 시민들을 위한 '토요음악감상회'와 '토요영화감상회'를 무료로 열어온 카페 'MUSIC4U'(뮤직포유) 강석종 사장(73·군산시 문화동)은 "이런 행사가 장사에 도움 되기보다 (이 공간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소'로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뮤직포유' 는 60~70석(간이의자를 놓아도 100석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강 사장에게서 '차비'만 받고 공연해 준 연주자만 그동안 170명이 넘는다. 관람자도 20대부터 80대까지, 노동자·다문화가정 여성·어르신 등 계층 불문, 해마다 5000명 이상이 이 '복합문화공간'을 찾았다. 강 사장은 "처음엔 연주자 섭외도 알음알음 했지만, 나중엔 그분들이 '큰 무대보다 더 보람 있다'며 먼저 찾아줬다"며 연주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뮤직포유'는 오는 15일 오후 7시 군산시민회관에서 '제80회 토요음악회'(부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연다. '뮤직포유'가 지난해 말 한국예총 군산지부가 주최한 '제2회 군산예술상' 대상을 수상했을 때 받은 부상 300만 원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돌려줄까?' 고민하다 이번 공연을 마련한 것.1·2부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1부에서는 그동안 '뮤직포유'에서 여러 차례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메조 소프라노 백남옥·테너 금기중·첼로 이송희·메조 소프라노 김현주 등 프로 연주자들의 무대가 펼쳐지고, 2부에서는 금요일마다 '뮤직포유'에서 노래하는 'FM(Friday MUSIC4U) 노래모임' 회원들의 아기자기한 무대가 이어진다.큰 공연장이 아니어도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뮤직포유'가 잠시 나들이를 하는 셈이다.
가야금은 과거의 악기이기도 하지만, 오늘의 악기이기도 하며, 내일의 악기이기도 하다.유연한 곡 구성이야 말로 가야금이 대중과의 폭넓은 교감을 이루게 하는 요소.전주가야금연주단(단장 황은숙)이 13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8번째 정기연주회 '가야금 소통하다'를 올린다.황은숙 단장은 "젊은 연주자들과 여러 차례 공연을 올렸지만, 연주가 농익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가야금이 펼칠 수 있는 다채로운 선율을 위해 락큰롤, 재즈 등을 얹어 쉽고 편안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25현 가야금이 화려함을 더할 수 있는 무대라면, 12현 가야금은 한이나 흥의 떨림까지도 잡아낼 수 있는 섬세한 무대. 긴장과 이완으로 서정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선율을 표현한'허현성(왼쪽 손가락으로 줄을 누르지 않고 그대로 내는 소리)'을 비롯해 민요를 편곡한 '꿈길 타령', 즉흥성이 강한 재즈를 얹은 'Love''Take 5'로 25현 가야금 무대가 다양하게 구성됐다. 황 단장의 독무대에 등장하는 12현 가야금 독주곡인 '남도환상곡'은 중몰이에 곁들여진 진양조, 중중몰이, 자진몰이, 현란한 휘몰이로 전개되는 환상곡.위촉 작품도 주목을 모은다. 전북도립관현악단 단장인 류장영씨가 작곡한'비상(飛上)'은 전주가야금연주단의 더 큰 도약과 발전을 희망하는 마음이 담겼다. '작은 향기'라는 뜻을 담고 있는'소향(小香)'은 백성기 우석대 교수가 두 개의 대조를 이루는 악장으로 구성, 집중하며 울리는 음과 여백에서 울리는 음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맛이 우러날듯.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인 장재환씨가 장단을 맞추고, 전주가야금연주단 단원인 박설현(악장) 강성미 양진희 이하나 김선정 박승희 조선아 장윤정 오유진 한영혜 박지인 서지혜 오미림 이지애 김정윤씨가 무대에 오른다.황 단장은 "창작곡과 친숙한 곡으로 채운 이번 무대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얹어 가야금의 매력을 재발견하기 위한 무대"라며 "이는 국악의 대중화라는 큰 숙제와도 귀결된다"고 말했다.
순창 장류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7일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1개월 동안 순창군과 전북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2009 찾아가는 작은 미술관 특별전 '가을을 여는 창(窓)'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순창장류박물관 개관 2주년과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10월을 맞아 군민들의 미술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마련됐다.작품은 순창군과 전북도립미술관 소장 미술품 총 22점(회화 14점, 공예 8점)이 전시돼 있으며 하나같이 가을의 정취를 표현한 회화, 공예품들로 군민들에게 새로운 느낌과 값진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하리라 기대된다.'찾아가는 작은 미술관' 프로그램은 전북도립미술관이 도내 각 지역에 위치한 문화공간을 활용해 평소 미술작품에 대해 친숙하지 않고, 도립미술관 작품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에게 미술관 소장품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기존의 관람객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능동적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전시문화라 할 수 있다.전시되는 대표적인 회화작품으로는 김용봉의 '가을풍경', 천칠봉의 '10월', 송계일의 '내장산 단풍' 등을 들 수 있는데, 가을풍경을 섬세하게 잘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아울러 순창농협 조합장인 이대식의 '강천산의 추(秋)', '고향', '강천산'은 순창군에서 출품한 회화작품으로 강천산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가을의 멋을 잘 표현하고 있어 순창 회화미술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이외에 공예품으로는 한봉림의 '영원한 운동'과 이광진의 '명'과 '기'가 있는데, 도자기를 재료로 한 추상미술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고, 복흥면 들꽂향기산장 오영숙씨가 소장한 분청사기와 철화백자 4점도 함께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이에대해 장류박물관 강신영 학예연구사는 "앞으로도 관람객과 군민들에게 참신한 느낌을 주는 특별전시를 개최해 군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은 시대에 따라 큰 변화들이 있었다. 아는 만큼 더 친해지는 법. 그 변화들을 알게 되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친근감이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클래식 음악의 큰 변화들을 여러면으로 살펴볼 수 있겠다. 우선 음악을 만드는 짜임새의 변화를 살펴보면, 클래식 음악도 처음에는 단선율(Monophony·모노포니) 즉 선율이 하나만 있는 음악이었다. 그 당시에 행해진 음악은 다시 들을 수가 없었다. 다만 그들이 살았던 자리에 있는 벽화나 묘비 등을 통해 제의나 축제 때 단순한 악기와 함께 음악의 흔적을 확인할 뿐이다. 서양 음악의 원천이라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자료는 파편들이 남아 있어서 학자들이 연구를 계속 하고 있고, 카톨릭 교회의 성가인 그레고리오 성가는 예배 의식에 필요한 음악이기에 온전하게 보존돼 있어서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초기 그레고리오 성가는 물론 단선율이다.그레고리오 성가에 쓰이는 음계는 장조, 단조 음계가 아니고 바탕음이 있고 그 위에 온음 반음을 쌓아가는 선법(Mode) 음악이었다. 선법은 조성 음악이 나타나기 전의 음계라고 할 수 있는 음열 체계이다. 선법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기에 다음 기회로 미룬다.9세기 경부터는 단선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리인 완전 5도 음정이 덧붙혀지면서 다선율(polyphony·폴리포니) 즉 두개의 선율이 함께 노래하는 다성 음악으로 변하고 그 후 성부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16세기 르네상스 시대까지 정교한 다선율 음악-대위법적 음악이 행해지는 것이다.16세기 말경에는 다성음악에 임시 기호들이 자주 사용되며 선율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보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조성음악 즉 장조, 단조 음계를 사용하는 음악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짜임새의 구조도 화성적 음악(Homophony·호모포니)이 되는 것이다. 소리들이 동시에 울리면서 아름다운 화음(Harmony)을 이루기 때문에 화성적 음악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각 성부 선율이 독립적으로 서로 다르게 움직이면서 조화된 음악을 이루는 대위법 음악이었다.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헨델은 같은 해, 같은 나라 독일에서 태어난 음악가이지만, 바흐는 다성 음악과 화성 음악을 섬세하게 조화시키며 작곡했고, 헨델은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악을 접한 후 영국에 정착하면서 아름다운 화성 음악을 많이 창작했다.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의 고전 시대에도 화성 음악을 작곡했으며, 낭만주의 시대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등 수많은 음악가들도 다양하고 독특한 개성을 추구했을지 언정 근본적인 짜임새 구조는 화성적 바탕 위에 작곡했다.19세기 말 낭만주의 후기에 바그너에게서 새로운 큰 변화가 나타난다. 조성을 숨기거나 동시에 여러 조를 함께 사용하는 복조(Polytonal)음악을 작곡하며 화성음악의 범주를 벗어나고 싶어했던 것이다. 급기야 20세기 쇤베르크는 12개 반음이 똑같이 독립적인 중요성을 가지는 12음 음악을 내놓아 조성음악, 화성음악은 이제 과거의 음악이 됐고, 조성이 없는 음악-무조음악(Atonal)시대가 됐다. 이후 새로운 창작 모색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19세기 말부터는 엄격한 장조, 단조 음계의 음악이 아닌 것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중심 역할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21세기인 지금은 모든 소리를 음악 소재로 사용하는 구체 음악, 우연히 파생되는 소리 내지 음향을 작품화한 우연 음악, 짧은 선율을 계속 반복하는 미니멀 음악, 전자기기를 사용해 음악을 만드는 전자 음악 등 새로운 창작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이 수없이 많다. 물론 전통 기법에 의한 음악도 있고 재즈 음악도 있다. 그래서 현대는 모든 음악이 공존해 있는 시대인 것이다. 오히려 클래식 음악을 더 어렵게 느끼게 했는가?부족한 인간이 신을 찬미하는 것은 당연한 일. 군더더기 한 점 없는 찬미의 노래 - 그레고리오 성가를 들어보면 어떨까? 카톨릭 성가지만 종교를 생각 안해도 된다. 치장 없는 노래 - 단선율의 그레고리오 성가를 듣노라면 '올바르게 살게 하소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변화했을 뿐이지 발전한 게 아니다. 영혼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레고리오 성가는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영혼의 노래인 것이다. 인간이 가진 게 뭐가 있겠는가? 인간이 아는 게 뭐가 있겠는가? '욕심부리지 않고 정성껏 살게 하소서' 하고 바래는 것이다.유흥이 넘치는 시대. 21세기인 지금 그레고리오 성가를 들으면 더 올바른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지지 않을까?/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가 10일 폐막했다. '소통'을 주제로 한 올해 서예비엔날레는 신종 플루 여파로 행사 기간을 줄이고, 부대행사가 전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로 전북 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특히 6억4000만원이었던 당초 예산 중 1억4000만원이 삭감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서예비엔날레는 전용공간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지난달 19일 개막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국립전주박물관, 강암서예관에서 열린 서예비엔날레를 다녀간 관객은 약 7만8000여명(조직위 집계). 30일까지 축소 운영하기로 했던 서예비엔날레는 추석 귀성객들을 맞기 위해 10일까지 연장 전시에 나섰으나 뒤늦은 홍보활동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이는데는 실패했다.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서예비엔날레는 전시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다층적인 고민이 필요했다"며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뜻깊은 기획물을 많이 준비했으나, 신종 플루로 소통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총 15개국 14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 올해 서예비엔날레의 중심 전시인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3국의 서예 동향을 살피고, 계파를 정리해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전통 서법에 충실한 한국과 추상성이 강한 일본, 호방한 필획이 두드러지는 중국 서단의 흐름과 역사를 한눈에 아우르는 기획전이었다는 평가다.
판소리 8명창 중에서도 송흥록은 가왕(歌王)으로 일컬어진다. 노래의 왕이라고 하니 아마도 송흥록이 당대 제일의 소리꾼이었다는 뜻일 것이다. 송흥록은 이른바 동편제 판소리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대명창이다. 송흥록이 남원 운봉 비전리 출신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송흥록은 남원 판소리의 시조이기도 한다. 남원 사람들이 남원이 판소리의 본고장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송흥록 때문이며, 남원 사람들이 운봉 비전리에 판소리 성지를 조성한 것도 바로 이 송흥록이 여기 출신이라고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이런 송흥록을 가왕으로 받들어올린 이는 모흥갑이었다고 한다. 모흥갑은 전주 출신이라고 하는데, '춘향가'의 '이별가' 중에서 "여보 도련님 날 데려가오. 여보 도련님 날 데려가오. 여보 도련님 날 데려가오." 하는 부분이 그의 더늠이라고 한다. 모흥갑 또한 대단한 명창이어서 이유원이라고 하는 선비는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 당대 명창 중 민간에서는 모흥갑을 제일로 친다고 말한 바 있다.송흥록이 남원 운봉 비전리 출신이며, 진주 기생 맹렬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송흥록이 진주에서 소리를 하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송흥록의 소리에 감탄하는데, 맹렬은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는 송흥록이더러 앞으로 피를 세 동이는 더 토해야 명창이 되겠다고 했다. 송흥록은 그 길로 다시 수련을 한 뒤 진주에서 다시 소리를 하게 되었다. 맹렬이 그 소리를 듣고 반하여, 다음날 송흥록과 함께 도망을 하여 운봉에서 같이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송흥록이 남원 운봉 출신이 아니라, 익산 곰개(웅포) 출신이라는 주장도 있다. 1940년에 나온 「익산군지」 명창 송흥록이 명필 서홍순, 은세공기술자 김양복과 함께 웅포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세상에서 이르기를 세 가지 기이한 일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웅포에는 송흥록이 10년 동안이나 소리 공부를 했다는 십장유암이라는 암자도 있고, 송흥록이 묻혀 있다는 무덤도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남원 운봉에서 살았다는 사실 또한 여러 기록으로 확인된다. 우선 「조선창극사」에 운봉 비전리 출신으로 되어 있다. 조선조 말 시조 가객 안민영은 「금옥총부」에서 '임인년(1842년) 가을 주덕기를 데리고 운봉으로 송흥록을 찾아갔더니, 신만엽 김계철 송계학 등 여러 명창들이 기쁘게 맞아주어, 함께 머무르면서 수십 일을 실컷 놀았다'고 하였다. 주덕기는 모흥갑의 제자이다. 신만엽 김계철 등도 다 대명창으로 8명창에 드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 운봉 송흥록의 집에 가서 놀았다고 했으므로, 송흥록이 분명히 운봉에서 산 것이다. 그런가 하면 또 「금옥총부」에는 '칠원에서 삼십 리 떨어져 있는 송흥록의 집에 창원 기생 경패와 함께 찾아갔더니, 맹렬이도 함께 있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칠원은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다. 송흥록이 맹렬이와 함께 있었다는 곳이 어디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칠원에서 삼십 리 떨어진 곳이었다고 하니 운봉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송흥록은 꼭 한 곳에 머물러 살았다기보다 여기저기 떠돌며 살았다고 보는 편이 온당할 듯하다. 그런데 송만갑의 후손들의 증언에 의하면 송흥록의 동생이자 역시 명창이었던 송광록이 웅포에서 말년을 보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므로 웅포에서 태어났다는 송흥록은 말년을 웅포에서 보낸 송광록의 와전일 가능성도 있다.송흥록은 초청을 받아 소리를 하러 다니는 소리꾼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꼭 한 곳에 머물러 살았다기보다 여기저기 떠돌며 살았다고 보는 편이 온당할 듯하다. 그러나 어디서 출생했는지는 모른다. 지금까지의 여러 증거로 보면 남원 운봉 비전리가 맞을 것 같지만, 이와 다른 기록도 있으니 참 난감하다. 사실 어디서 낳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활동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남원 사람들은 송흥록이 남원 사람이라는 결정적인 사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흥록의 무덤을 찾으려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일일 것 같기도 하지만, 판소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남원이 판소리의 본고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남원 사람들의 판소리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이 되어 있기에 설득력을 갖는다. /최동현(군산대 국문과 교수)
'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가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혼란을 겪고 축소 운영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올해 주제는 '소통'. 서예의 전통을 지켜온 아시아 3국의 흐름과 역사를 살피는 기획전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을 통해 스승 중심의 구태의연한 계파에 갇혀 있기 보다 작품 성향에 중심을 둔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폭넓은 소통을 시도했다.족자 속 서예가 책표지 디자인과 만난 '책표지 문자 디자인전' 역시 예술과 생활과의 '소통'을 시도한 기획으로 주목을 모았다. 광복 이후 출간된 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 서예 책표지들과 손글씨 열풍에 힘입은 책표지들을 추린 의미있는 전시였다.서예의 필획을 살려 새기는 전각 기법을 활용한 '도법서예전' 내 '금석수전'도 보기 드문 전시였다. 대형 돌판에 정성 들여 금강경을 칼로 새긴 작품은 서예와 조각 사이의 독특한 예술 장르로 거듭났다는 평가.대만의 장병황 교수가 개발한 '신래e필'은 임서에서 창작, 전각까지 체험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서예를 즐기는 색다른 체험으로 이목을 끌었다.올해 첫 선을 보인 '서예, 불을 밝히다 - 서예와 한지등'은 마음의 등불로 삼고 싶을 만한 명구절이 서예의 필획으로 정밀하게 새겨져 공예와 서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하지만 올해도 서예비엔날레 전용관 확보에 대한 목소리는 거셌다. 소리전당과 예술회관의 전시공간이 멀어 전시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작가들의 기증작품과 소장품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서예비엔날레만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작품들을 엄선해 해외 순회전을 갖거나 소더비 경매시장을 통해 수준높은 작품을 국제무대에 내놓는 작업도 구상중이기 때문에 서예비엔날레만의 독립된 공간 확보는 절실하다"고 말했다.전문 인력 부족도 보완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라도 상근 큐레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 김 감독은 "예산이 대폭 삭감된 상황에서, 무작정 인건비 비중을 높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급작스레 연장 전시가 결정나서, 자원봉사자들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백제로와 백제교 인근에 마련됐던 깃발서예전은 아쉽게도 올해로 마무리되며, 내년초로 연기됐던 국제 학술대회와 국내 포럼, 서예를 중심에 둔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 '필가묵무(筆家墨舞·붓이 노래하니 먹이 춤춘다)'는 12월 중에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술집과 다방, 만화방, 찐빵집, 방앗간, 전파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사옥 1층에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문화콘텐츠전시관'은 1960년대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향수 어린 변두리 골목 풍경으로 그득하다. 전시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첫 기획전인 '추억의 붕어빵'전은 심형래 감독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명의 3D 애니메이션 영화가 근간을 이룬다. 영화는 아버지가 퇴근하면서 사들고 오는 달콤한 붕어빵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살던 서울 어느 변두리 지역의 여섯 남매가 연이어 부모를 잃고 뿔뿔이 입양되는 이야기가 줄거리다. 심형래 감독은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저 어릴 때는 더 힘들었다. 그때 먹었던 붕어빵은 잊을 수 없다"며 "한국만의 얘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세계에 내보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준비 중인 영화"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1960년대의 허름한 판잣집, 골목, 거리 풍경 등을 재현한,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든 미니어처 20여점과 6남매의 캐릭터, 프리뷰 영상 등으로 꾸며져있다. 한콘진 이재웅 원장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신선한 소재라는 조사 결과가 있듯이 우리만의 이야기를 자신있게 작품화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전시는 23일까지. ☎02-3153-1302.
빈센트 반 고흐가 이유 없이 격분해 캔버스를 난도질했던 미치광이였다는 통념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편지들이 8일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이 편지들은 고뇌에 빠진 고흐의 걸작 이면에는 고도로 훈련된 이성적인 기법이 숨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이 편지들은 고흐가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며 시대를 한참 앞서갔다는 것을, 또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겼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반 고흐가 직접 쓴 편지 819통과 동생 테오 및 화가 고갱 등으로부터 받은 편지 93통 등 총 100여 통이 그의 명작들과 함께 전시된다. 이를 모두 편집하는 데에는 15년이 걸렸다. 편지 속에는 고흐의 생각과 말이 그리려는 작품의 스케치 및 도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88년 10월16일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해 완성한 명작 '고흐의 방'의 스케치가 포함돼 있는데 그는 동생에게 의자가 신선한 버터처럼 노랗고 침대 시트와 베개가 매우 밝은 레몬빛 초록색이라고 알려주면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평안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 레미 정신병원에 자진해 들어갔던 고흐는 함께 지낸 환자들에 대해 "이따금 큰 소리로 울부짖고 사납게 절규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진정한 우정을 지니고 있다"고 적었다. 37살이던 1890년, 자살 6일 전 또박또박 쓴 마지막 편지에서는 "나는 내 작품에 생명을 걸었으며 나의 이성은 그 안에 반쯤 잠겨 침몰했다"고 적으면서 자신의 예술이 정신상태에 끼친 영향을 돌이켜 보고 있다. '반 고흐의 편지들:예술가는 말한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3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며, 내년 1월27일 영국 왕립 미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질 예정이다.
가을과 어울리는 서정. 레인보우성악연구회(지도교수 박양숙)가 1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여섯번째 정기연주회 '삶과 사랑을 노래하며…'를 연다.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성악을 공부한 아마추어 성악가들이 중심이 된 레인보우성악연구회는 2002년 첫 연주회로 활동을 시작, 지난해 '레인보우'란 이름을 새로 얻었다.'레인보우'는 신이 빚은 가장 위대한 악기로 불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나 함께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뤄낸다는 의미. 하지만 연주회는 중창이나 합창이 아닌, 독창 무대로만 꾸며진다.출연은 소프라노 김상희 김정은 김영숙 이지인, 테너 이명호 이경희 최우종, 바리톤 최영호씨. 한 때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웠거나 현재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까지 탄탄하게 다진 기초를 바탕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곡은 지도교수인 소프라노 박양숙씨(전북대 평생교육원 성악 및 뮤지컬 전담교수, 한국가곡학회 이사)가 연주회 주제와 출연자들의 목소리 색깔에 맞춰 선곡한 것들. 모짜르트의 '고요함은 미소 짓고' 등 우리 삶에 위로가 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곡들이다.박씨는 27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공연되는 칸타타 '새만금 33km'에 '제명여왕'역으로 캐스팅되면서 이번 연주회는 출연하지 않기로 했지만, 청중들의 반응을 보고 커튼콜 때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박씨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은 이들"이라며 "음악으로 마음을 여유롭게 하고 순수하게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는 전주 호성동성당 성가대 반주자와 전동 세실리아성가대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희원씨가 연주한다.
영화 '티벳에서의 7년'때문이었을까. 티벳은 몇 년 사이 배낭 여행객들이 손꼽는 여행지로 알려졌다. 옛이름이 '송주'로 불렸던 '송판'은 세계 3대 말 트래킹지역이 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구채구(九寨溝)'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겨났다.직장인 사진 동호회 이너포커스(회장 김호영)가 올해 출사 여행을 떠난 곳이 바로 티벳. 까다로운 입국 절차, 두통과 소화불량을 동반하는 고산병이 악재이긴 했어도, 회원들은 8박9일(7월25일~8월2일)의 여정이 말 그대로 행복했노라고 전했다. 10일부터 18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동티벳에서 온 편지'엔 이들을 달뜨게 했던 티벳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이 빼곡히 담겼다.겔룩 종단의 6대 사원이자 동티벳의 종교 중심지인 라푸렁사, 평균 해발 2000m 고지대 주자이거우에 위치한 9개의 장족 마을 구채구, 하늘로 가는 길 천장터가 있는 랑무스, 아름다운 습지 화호 등 빼어난 비경 앞에서 회원들은 넋을 잃곤 했다."티벳 사람들은 '라싸(신의땅)'로 가는 게 생애 최대 행복이라고 하더라구요. 어디를 가든 오체투지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경건해하는 마음으로 라푸렁사를 도는 이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경외심 같은 게 생겨났어요."(회원 권은선씨)"주자이거우에 위치한 Y자 모양 계곡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라지더군요.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100여개나 되는 크고 작은 호수는 가히 환상적이었어요." (회장 김호영씨)스튜디오를 운영했던 회원을 주축으로 눈인사로 오가던 이들이 눈 맞은 것이 1997년. 매년 함께하는 출사와 사진전 외에도 이들의 열병은 2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전주천과 삼천천 등 전주의 풍광에도 빠졌다가 몽골, 동유럽을 돌면서 평범한 출사여행을 거부했던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름다운 곳은 한국이고, 이들이 몸 담고 있는 전주라고 여겼던지, 내년 전시는 다시 전주 풍광이 될 거란다. 전주 풍광의 또다른 여운이 기대된다.
"할머니의 약값이 필요한 동동이. 이웃집 아저씨 일을 도와주고 새끼당나귀를 선물로 받았는데, 언젠가 할머니가 말씀해 주셨던 대로 당나귀를 종이에 싸서 어깨에 메고 가려고 합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마음씨 착한 동동이가 할머니 약값을 모으기 위해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서정오 작가의 「종이에 싼 당나귀」가 한지인형극으로 변신했다.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 '왁자지껄 문화놀이터' 아홉번째 작품으로 인형극단 까치동의 한지인형극 '종이로 싼 당나귀'가 초대됐다. 10일 오후 3시·5시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인형극단 까치동은 인형들로만 이뤄지는 인형극에서 탈피해 공연자가 적절히 무대에 등장하며 인형과 하나가 되는 새로운 형식의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인형들을 오색빛깔 한지로 만드는 것도 까치동만의 특징. 이번 작품 역시 따뜻함과 소소함을 잃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조상들이 삶 속에서 가꿔온 지혜와 덕목을 전해준다. 문의 063) 280-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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