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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면 기름칠해 가면서 썼던 기계예요. 얘도 나만큼 늙었네요."35년된 확대기를 쓰다듬는 늙은 사진작가의 손길을 따라 떠나보낸 시간, 잊혀져간 기억이 되살아난다.매주 목요일 전북일보에 '김학수의 오래된 기억'을 연재하게 된 사진작가 김학수 선생(76). 어수선한 세상, 사진 재료상을 크게 하던 집안 어른 밑에서 일을 배우다 사진을 알게 됐고 지도를 제작을 하는 부대로 군대를 가게 되면서 사진과 가까워 졌다. 라이카 카메라 한 대가 쌀 20∼30가마 하던 시절부터 그렇게 그의 사진 경력은 50년이 됐다."옛날 사진들을 보면 빛 바랜 사진이 내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사진 덕분에 애들도 가르쳤고, 상도 받았고, 사진일 한 게 내 인생의 전부지요. 흑백으로 고집스럽게 마감짓는다 생각하니 퍽 즐겁고 고맙고 행복합니다."그 때는 다 흑백이었다. 호기심으로 몇 번 해봤던 칼라사진은 애들 돌사진이나 찍어주는 정도. 그는 "우리 주변은 총천연색인데, 흑과 백으로만 찍어서 보면 단조로우면서도 강렬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더 잘 나타낼 수 있었다"고 했다. 실루엣을 좋아해 역광사진이 많은 것도 특징. 작품 거의가 역광으로, 그림자가 전부 앞에 있다."우리 할아버지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셨죠. 어머니는 군대 끌려간 형을 위해 새벽이면 우물에서 물을 떠다가 장독에 올려놓고 빌었고요. 그런 기억들이 제 의식 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허리 굽혀 수확을 하고 있는 농부들, 늦여름 소금을 걷어들이는 염전, 뿌연 먼지를 일으키는 방앗간…. 그의 카메라에는 옛 풍경들이 담겨있다. 간첩 올라온다고 철조망을 쳐놨던 서해안을 카메라 들고 기웃거리다 끌려갔던 일, 주막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어르신들에게 담배 한 갑 사드리고 찍은 사진들, 개가 교미하는 장면부터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운명까지 개의 일생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했던 일, 50년이 지난 지금도 사진과 관련된 기억들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좋다."2007년 국립민속박물관에 사진을 기증하고 나서 사람들로부터 이왕이면 우리 지역에다 남겨놓지 그랬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민속박물관에서 전시도 해주고 사진집도 잘 만들어 줬지만, 신문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 책꽂이 장서로 있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 싶습니다."원로 사진작가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뿌리는 잊지말아야 한다"며 "한 장의 사진이지만 독자들에게 온고지신의 지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82년 전북일보와 첫 인터뷰를 했었다"며 "그 때의 인연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도 덧붙였다.전주가 고향인 선생은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로, 국내에서 여러차례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으며 미국과 중국에도 초대돼 한국의 풍경들을 낯선 땅에 옮겨놓기도 했다.
<<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어보이는 세상. 그러나 흑과 백으로 바라본 세상은 '덜어내기'와 '비워내기'입니다.매주 목요일 '김학수의 오래된 기억'이 찾아갑니다. 원로 사진작가가 인생을 담아 찍어온 흑백사진 속에는 우리가 잊고 살던 소중한 기억들이 흐르고 있습니다.'향리' '염전' '방앗간' '시장'으로 나눠 차례로 연재될 사진들은 김학수 선생이 2007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작품들로, 저작권은 박물관에 있습니다. >>▲ 눈 내린 기찻길 (1963년, 군산시)군산 째보선창 인근에 있는 기찻길. 예전에는 아낙네들이 기차를 타고 생선을 사러오곤 했다.이 사진은 동아일보가 한 달에 한 번씩 1000원의 상금으로 걸고 뽑았던 공모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주제는 '눈길'. 사진작가 김학수가 사진으로는 처음 받은 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때는 뭐하러 여기저기 출품했는 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상이기도 하다.▲ 부엌 앞의 누렁이 (1965년, 완주군 구이면)▲ 달구지를 탄 노부부 (1970년대, 임실군)
국립민속박물관 산하 어린이박물관(관장 박호원)은 23일부터 11월16일까지 경복궁 내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작은 나라 큰 세상, 인형'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선 베커스 김영자 박사가 최근 기증한 45개국 600여점의 인형이 선보인다. 베커스 김 박사가 기증한 인형은 각 나라의 민속 의상을 입고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준다. 박물관은 유럽을 중심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여러 지역의 다양한 인형을 전시해 전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인형 세상 속의 세계 여행을 하도록 꾸몄다. 우리 전통인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개화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인형 100여점(개인 소장)도 함께 전시된다. 또 '빨간 모자', '삼총사' 등 어린이에게 친숙한 동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를 인형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지난해 작품당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그림, 조각 등의 고가 미술품이 6천억원어치 넘게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세청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수입건수는 3천396건, 수입액은 7천759억원에 달했다. 미술품 수입액은 2005년 995억원(1천387건), 2006년 2천82억원(1천886건)에서 2007년 7천119억원(3천255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회화 수입액은 6천436억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고 조각 1천208억원(16%), 판화 115억원(1%)이었다. 이 가운데 작품 한점의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미술품은 103건이 수입됐고 금액은 6천155억원에 달했다. 품목별로 수입액은 회화 5천333억원, 조각 822억원이었고 10억원이 넘는 판화는 없었다. 회화의 경우 작품 한점의 평균 가격이 62억원인 셈이다. 10억원 이상 미술품 수입액은 2005년 482억원(22건)에서 2007년 5천289억원(127건)으로 2년만에 11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건수가 103건으로 조금 줄었지만 수입액은 6천155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는 비싼 작품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품 한점의 가격이 5억~10억원인 미술품도 수입액이 562억원(84건)에 달했고 1억~5억원 684억원(312건), 5천만~1억원 161억원(225건), 1천~5천만원 154억원(651건), 1천만원 이하 43억원(2천21건) 등이었다. 고가 미술품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올해 미술품 수입은 크게 줄어들어 1~8월 수입액은 2천47억원(1천297건)으로 지난 한해의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10억원 이상 미술품 수입도 29건, 1천548억원에 머물고 있는데 경기침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민 지도자를 잃은 슬픔, 뒷걸음치는 민주주의. 분노의 추모 현장을 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습니다. 몇 달 사이 벌써 아득한 것만 같네요. 그날 우리가 흘렸던 눈물을 잊고 지내면 안 될 것 같아 기획했습니다."아마추어 사진작가 오준규씨(38·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 근무). 몇 달 사이 두 지도자를 잃자, 그가 받은 충격은 컸다. 그도 부모님을 일찍 잃었고, 손바닥만한 빵을 먹기만을 희망했던 지난한 시절이 길었다. 사진이 좋았지만, '밥벌이' 때문에 '사진쟁이'가 될 수는 없었던 그이기에 굴곡진 그러나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두 대통령을 보내며 '울컥'했다. 눈물을 머금고 가슴에 큰 비석을 세웠던 이들을 향한 셔터가 쉴새없이 눌러졌다.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사진집 「그 아름다운 힘, 무릇 살아서」 출간은 진한 눈물을 흘렸던 시민들을 위한 또다른 '희망가'다."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간 카메라 둘러메고 서울로 직행했습니다. 2박3일간 길에서 먹고, 자고 했죠. 생수통 하나 들고, 8시간동안 한자리에서 꼼짝없이 갇혔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장면 놓칠까봐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전경들과 대치하다가 손도 다쳤죠. 하지만 원하는 사진을 얻게 되면, 힘든 건 싹 잊혀져요."본래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통해 민중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사진들을 기록해왔다. 느닷없는 두 대통령 서거로 인한 전국의 추모열기가 도화선이 된 것."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한국 현대사가 먼 과거 이야기로 여겨져, 잃어버린 역사가 되는 건 안될 말이죠."사진작가 최민식씨의 사진에 '꽂혀'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가 그를 만나기도 했다. 치열한 열정으로 살아온 그를 마음속 큰 스승으로 섬기면서, 리얼리즘 사진에 관한 조언을 많이 참고했다."사진을 업으로 하진 않지만, 그래도 돈되는 사진에 연연해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왕 찍을 거 돈 좀 되는 거 하란 말도 많이 듣지만, 어쩌겠습니까. 의미있는 작품 남기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어요?"추모사진집은 저가로 출간해 지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참이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선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 추모사진집과 사진전(19~25일 전주시민갤러리에서)까지 열 수 있게 됐다."아마 제 직업이 기자였다면, 기아자동차 파업현장에 가서 밥 먹고 살았을 거예요.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은 사진전을 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흥부가'다.'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이어가고 있는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이 '흥부가'를 한국 창작춤으로 새롭게 해석한 무용극 '제비제비 흥부야'를 올린다. 2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2007년과 2008년 각각 '춘향가'와 '심청가'를 풀어낸 '춤추는 춘향'과 '청의 눈물'을 잇는 창작초연작.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 세번째' 역시 전 곡을 새로 작·편곡해 국악실내악단이 공연장에서 현장연주하고 판소리 도창이 더해지는 방식을 택했다.'제비제비 흥부야'는 '흥부'나 '놀부' 보다 '제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 군락을 지어 살아가는 제비의 모습을 선과 악에 둘러쌓여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나약한 모습에 빗대었다.총구성과 안무를 맡은 장인숙 널마루무용단장은 "'흥부가'는 창극으로도 많이 만들어져 관객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이미지로부터 탈피할 필요가 있었다"며 "안무에 있어 재미 보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쪽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춤추는 춘향'이 빨강, '청의 눈물'이 파랑이었다면 '제비제비 흥부야'는 노랑이 주요 이미지. 춘향이나 청이 화려함을 부각시켰다면 이번 작품은 소박함과 간결함 속에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제비들의 군무 '제비춤'과 흥부가 집 짓는 장면에서 기와를 들고 추는 '황금기와춤'은 이번 공연의 포인트로 스펙터클하다.무대에서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무용과 연기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제비'역은 선이 곱고 맵시가 있어 한국적 춤의 특징을 잘 표현해 내는 양세화씨가 맡았다. '흥부'역은 깊이 있는 춤사위가 필요한 장면과 힘과 흥이 넘치는 장면으로 나눠 송형준씨와 정준원씨를 함께 캐스팅했다.장단장은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을 올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판소리를 춤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하며 개인적으로는 예술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처럼 보람되다"고 덧붙였다. 널마루무용단은 2010년에는 '수궁가'를, 2011년에는 '적벽가'를 무용극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과 망치로 수없이 돌을 두드리고 쪼느라 석조각가 소찬섭씨(41)의 손은 굳은살 투성이다.투박하고 거친 돌과의 '수담(手談)'만이 마음길을 닦아가는 과정.10월4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음길'展.22일 개막 당일에도 그는 전시장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어제부터 꼬박 전시장에 붙어 있었어요. 이놈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석조각은 저처럼 미련하지 않으면 못한다니까요."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은 25점. 종교적인 색깔이 짙었던 2007년 '명상전' 대신 올해는 맑고 투명한 마음길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명상적이다. 고개를 숙인 채로 생각에 잠겨 있거나 손을 모아 무언가 갈구하는 형상. 여신의 머리 위에 얹은 구름과 새, 달은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마음 - 저녁달'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게 질감을 표현, 구름과 초승달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드러낸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머리위에 짊어진 '여신 - 관조'는 평화로운 시선으로 지친 삶에 쉼표를 건넨다.작가는 "돌은 참 과묵하다"며 "최소한의 조형미로 다듬어 내밀한 속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내가 의도한 서정적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그는 처음부터 조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시절 서양화도 해봤지만, 한번도 자신의 작품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하지만 돌은 달랐어요. 맘에 안 들어도 부수기도 힘들고, 버리지도 못하니까요.(웃음)"일부 작품은 육중한 무게 때문에 전시하기가 곤란해 한지로 뜬 작품을 대신 걸었다. 작가는 의도했던 질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말투."커다란 변화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는 말을 아꼈다. 과묵한 돌과의 대화에 길들여진듯 보였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공공디자인의 색채표준을 보여주는 가이드북을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책자는 태극기, 안전그림표지, 도로명판 등 법률에 규정된 333개 공공디자인 의 색표와 한국산업표준에 따른 346개의 기본색 색표를 담았다. 기표원 관계자는 이 가이드북이 보급되면 공공 및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정확한 색채를 골라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즈 가수 나윤선이 프랑스 정부의 문화훈장을 받는다. 소속사인 허브뮤직은 "나윤선 씨가 프랑스 문화공보부장관령에 의거해 예술문화 활동에 업적을 남긴 인물에 주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를 받는다"며 "다음달 5일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리는 수훈식에 (나씨가) 참석한다"고 21일 말했다. 이 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세운 공헌과 문화 보급 노력을 인정하는 상. 1957년 프랑스 문화공보부장관이 제정하고 1963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기사 작위와 동등한 의미를 부여했다. 나윤선은 한국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한 뮤지션으로 2007년에는 뉴욕 '재즈 앳 링컨센터'에서 공연했다. 지난 6월부터 프랑스, 홍콩, 중국, 독일, 말레이시아, 핀란드 등 6개국에서 월드투어를 펼치고 있으며 10월 독일 16개 도시 투어, 11월 국내 6개 도시 투어가 예정돼 있다.
29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Ⅵ-빈필하모닉&조수미' 공연이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된다. 공연 주최사인 현대카드는 예술의전당 내 비타민스테이션 야외무대에 700여석의 무료 좌석을 마련해 공연을 생중계한다고 21일 말했다. 빈필 공연이 야외무대에서 생중계되기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주최사측은 티켓이 조기 매진된 탓에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속출하자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 야외무대 입장은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빈필 공연 티켓은 지난달 31일 프리비아, 클럽발코니, 티켓링크, 인터파크 등 인터넷 사이트 4곳에서 티켓 판매를 개시한 지 55분 만에 일반 판매분 약 2천장이 모두 팔려나갔다는 것이 공연 주관사 크레디아측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의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비아와 주관사 크레디아의 예매 사이트 클럽발코니를 통해 발매된 티켓이 1천500장에 이른다고 크레디아 관계자는 밝혔다.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빈필과 조수미가 호흡을 맞추는 이날 공연은 브람스 '교향곡 4번', 하이든 '교향곡 104번-런던', 요한 슈트라우스 오페레타 '박쥐' 중 '여보세요 후작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 등으로 꾸민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리허설에는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과 지도교사 등 50명이 초청돼 참관한다.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선율이 유난히 아름답고 우아한 펠릭스 멘델스존 음악은 이 초가을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리라. 열한살에 작곡하기 시작한 멘델스존은 열네살까지 노래극 네 곡을 비롯 종교, 세속 성악곡 수십곡, 현악 교향곡 여덟곡, 실내악 작품 여섯곡, 다수의 피아노곡, 오르간곡 등을 작곡하여 음악 신동으로 모짜르트에 비견되곤 하였다.그러나 지금 만인에게 잘 알려진 펠릭스 멘델스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자기의 천재를 마음껏 펼치지 못한 펠릭스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 헨젤의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던 멘델스존 어머니는 멘델스존 남매의 음악 공부를 처음에는 본인이 시킨 후 바로 훌륭한 선생들에게 철저한 음악 수업을 받게 했다. 파니는 동생 펠릭스 못지않은 뛰어난 음악적 천재가 있었으나 19세기 초 당시 시대 분위기는 상류층 여성이 음악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아버지와 동생 펠릭스는 파니의 공개적인 음악 활동을 반대하였다.파니는 스물네살까지는 아버지의 의견을 따랐으나 화가 빌헤름 헨젤과 결혼하면서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난 뒤에는 그녀가 주최하는 살롱에서 음악활동을 하였다. 피아노에 능숙한 그녀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곡을 연주하고 동생 펠릭스 피아노곡 '무언가'를 연주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작곡 재능 또한 뛰어났기에 살롱 음악회에서 연주할 곡들을 다수 작곡하였다. 그녀가 주최한 살롱은 그래서 당시에 가장 유명한 살롱이었다고 한다.여성으로서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도 열심히 하다 보니 어찌 인생에 회의가 없었을까? 그래서인지 그녀가 작곡한 작품들은 다소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살롱에서 선보인 그녀의 작품들은 노래 250여 곡, 피아노곡 125여 곡 등 500곡이 넘으나 아버지와 동생의 만류로 출판되지 못했으니, 안타까와라. 어떤 곡들은 동생 이름으로 출판되기도 했다고 하니 그녀는 음악가로서의 명성과 자유로운 창작 행복을 마음껏 누리지 못했던 것이다.근래 음악학자들이 그녀의 작품을 계속 찾아내고 있고 그녀가 활동했던 살롱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그녀가 펠릭스 누나로서보다 당당한 한 여성 클래식 음악 작곡가로서 귀한 음악적 공헌을 한 것이 평가받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하긴 우리네에게도 자녀가 음악을 하겠다고 하면 극구 반대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나름 상류층이고 싶은 집에서는 딸인 경우는 결혼 잘하기 위한 덕목으로 교양을 돋보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허락했지만, 아들인 경우는 극심하게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고보면 멘델스존 남매 얘기는 우리와 반대인 셈이다. 아버지가 반대하더라도 아버지를 설득하여 남매가 공개적인 음악 활동을 했더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향연이었을까!귀하게 알게 되어 누리는 즐거움은 쉽게 알게 된 앎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누리게 하는 법,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기분좋은 이 초가을에 펠릭스의 음악과 함께 누나 파니의 음악도 찾아 들으면서 파니의 애잔한 정서 속에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으면 참 의미있는 정성이겠다.파니는 실내악 작품을 여러곡 썼지만 작곡한 지 4년 후, 세상을 떠난 지 3년 후에야 출판된 '작품번호 11, 피아노 삼중주'가 동료들간의 대화라는 실내악의 이상을 잘 표현하고 있으니 한번 들어보시기를…. 혹은 '피아노 소나타 마단조'도 좋겠다. 인터넷에서는 파니 보다 화니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들을 들어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 대해 상대적인 우열을 어떻게 운위할까? 확인할 수 없는 한 얘기는 펠릭스는 누나가 자기보다 음악재능이 더 뛰어나다고 얘기하곤 했단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소리를 게을리할 때에도 끝까지 저를 믿어주신 선생님(방성춘 명창)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제14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에서 판소리 일반부 대상을 차지,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안대우씨(전남대 국악과4)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이 대회를 목표로 연습해 온 만큼 큰 상을 수상해 기쁘다"고 말했다.예선에서 부른 '춘향가' 중 '들었던 촛불을'은 대입 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대목. 본선에서는 '춘향가' 중 '초경이경'을 불렀지만, 목이 쉬어 예선에서 보다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대학 졸업 후에는 국공립 단체에 들어가고 싶어요. 전통을 지키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우리 소리를 나누고 싶습니다."중학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리를 시작한 안씨는 전남 나주 출생. 평소 목이 잘 나온다는 평을 받아왔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인 법제를 정확하게 펼쳐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른 점수를 받았다.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걸린 기악부 대상은 아쟁을 연주한 강보영씨(전북대 한국음악학과2)가 수상했다.사단법인 완산국악제전진흥회(이사장 조소녀) 주관으로 20일과 21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올해 제전에는 지난해 90명보다 늘어난 133명이 출전했다. 판소리 48명(초등부 9명, 중등부 6명, 고등부 15명, 일반부 18명), 기악 85명(초등부 9명, 중등부 21명, 고등부 35명, 일반부 20명). 신종플루로 인해 다른 대회들이 취소 또는 축소되는 가운데 완산전국국악대제전의 경우 대회 수준이나 운영 면에서 안정적으로 치러지면서 참가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수상자 명단◆ 판소리 부문△ 일반부 대상 안대우(전남대4) 최우수상 김지현(동국대4) 우수상 최재구(전북대3) △ 고등부 대상 이진우(국립전통예고2) 최우수상 김수지(전주예고3) 우수상 이설아(전주예고1) △ 중등부 대상 조종익(국립국악중1) 최우수상 신지은(전주예중2) 우수상 정윤형(전주예중1) △ 초등부 대상 김한슬(정읍초6) 최우수상 박지원(전주용흥초6) 우수상 심지훈(순천황전북초2)◆ 기악 부문△ 일반부 대상 강보영(아쟁·전북대2) 최우수상 권한송이(대금·이화여대3) 우수상 김지윤(대금·전남 여수) △ 고등부 대상 서수진(해금·한국전통문화고3) 최우수상 유연(대금·한국전통문화고3) 우수상 최유진(대금·전주예고3) △ 중등부 대상 이명진(대금·광주서강중3) 최우수상 김보석(아쟁·전주예중2) 우수상 오경철(해금·전주예중3) △초등부 대상 김혜민(가야금·화성노진초4) 최우수상 유명성(대금·정읍한솔초5) 우수상 전경철(해금·대전신계초6)
족자 속 서예가 책표지 디자인과 만났다.올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책표지 문자 디자인전'을 통해 예술과 생활과의 '소통(疎通)'을 시도했다.서예에 디자인적 요소를 더한 캘리그래피(calligraphy·손글씨)는 책표지를 비롯해 영화 포스터, 옥외 광고물까지 응용되는 추세다. 한비야씨의 수필 「그건, 사랑이었네」를 비롯해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공지영씨의 소설 「도가니」 만 봐도 베스트셀러 상당수가 제목을 손글씨로 썼다.'책표지 문자 디자인전'은 한국적 아름다움과 감성을 함께 담은 서예를 책에 접목시켜 서예의 대중화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광복 이후 출간된 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 서예 책표지들과 손글씨 열풍에 힘입은 책표지들을 꼼꼼히 추린 의미있는 전시. 작고한 강암 송성용, 소전 손재영, 원곡 김기승 선생을 비롯해 현존작가 우산 송하경, 하서 박원규 선생 등 500여점의 작품들이 책표지로 선보였다. 도내 작가로는 산민 이용, 공제 진영근, 김병기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의 유일한 출품작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김병기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손글씨 중에서도 정교하고 경지가 높은 서예로 책표지 디자인을 한다면, 서예의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서예가들의 상당수도 서예가 이런 쪽으로 빨리 치고 나가야 한다고 동감했다"고 설명했다.손글씨와 서예는 글씨를 쓴다는 점에서 같다. 글씨의 균형감각, 아름다움, 개성 있는 글꼴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서예가 작가의 정신세계를 강조하는 예술인 반면 캘리그래피는 상업적 고려가 우선된다는 점이 확연히 다르다. 작가의 주관 보다 시장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한 글씨를 써내야 하기 때문.'서예가 아닌 서예'로 쓴 책표지가 범람하면서 서예의 전통성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에서 비롯된다.서예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외쳐왔던 여태명 원광대 교수는 "책의 경우 활자로 돼 있어 딱딱한 느낌을 주는 데다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지 다 읽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기 때문에 손글씨와 같이 감성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며 "손글씨는 서예가 과거에서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김 총감독은 "대중들이 생동감 있고 기운찬 손글씨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또다른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전시는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2층 복도에서 진행된다.
국내 유일의 여성 타악퍼포먼스그룹 '드럼캣'이 명보아트홀 가온홀에서 내년 8월10일까지 이어질 약 1년간의 공연을 18일 시작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드럼캣은 2003년 결성됐으며 지난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헤럴드 엔젤 어워드, 스코틀랜드 카발케이드 베스트 유닛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은 연극적이고 코믹한 요소보다는 록, 재즈, 테크노, 라틴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드럼연주와 결합시켜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드럼캣의 리더 시도는 "유일한 여성 타악퍼포먼스 그룹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공연에 임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음악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번 장기공연을 발판으로 여성 타악퍼포먼스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연은 쉬는 날 없이 매일 두 번씩 진행한다. 4만~5만원. ☎02-2274-2121.
묵향 속에서 하나된 한국·중국·일본이 새로운 사조를 꿈꾸고 있다.19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개막한 '제7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위원장 최승범)'의 화두는'소통'.특히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3국의 서예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전시로 한국(56명)과 중국(20명), 일본(25명) 계파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모았다. 전통 서법에 충실한 한국과 추상성이 강한 일본, 호방한 필획이 두드러지는 중국 서단의 흐름과 역사를 한눈에 아우르는 기획전.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스승 중심의 구태의연한 계파에 갇혀 있기 보다 작품 성향에 중심을 둔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취지”라며 "새로운 사조로 세계 서단을 이끌어가자는 야심한 계획이 담겼다”고 강조했다.특히 일본의 경우 계파끼리 소통을 거부해 함께 전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화제가 되고 있다. '앵포르멜(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호소력을 갖는 표현주의적 추상예술)' 영향을 받아들여 추상성이 강한 서예가 전통 서법에 충실한 작품과 함께 일본 서단에 자리잡은 상태.서예비엔날레에 취재온 마사토시 키리야마 마이니치신문 학예부 기자는 "일본 서단도 소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지만, 해결할 방안이 없는 상태”라며 "젊은 작가 중심으로 계파끼리 소통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예비엔날레의 시도가 의미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행·초서 쪽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 서단은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필획이 많다. 공산주의 영향으로 주춤, 80년대 이후부터 서단이 형성돼 계보의 근간이 약하다는 평가.이용 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삼국의 계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작업”이라며 "계파 문제는 예정됐던 대로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공론화과정을 거쳐 건설적으로 검토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7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중국의 주준걸씨(69)는 중국 서단에서 '대가'로 통하지만, 이번 수상은 남다른듯 했다.19일 시상식에서 "감사합니다"는 말만을 5번이나 반복하며, 연신 웃었다.그가 이번에 선보인 초서작 '몽유천모금유별'은 호방한 필획과 먹색을 통해 전통과 현대 미감을 잘 조화시켰다는 평가. 먹을 간 뒤 2~3일 묵혔다가 사용해 먹색의 번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심사위원회는 다른 작품과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서예비엔날레가 지향하는 전통과 현대의 소통을 잘 구현했고, 규격에도 잘 부합해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제 작품은 부귀나 권세 때문에 불필요하게 몸을 굽신거리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국 예술가들의 정신적 지주가 된 말이지요. 이 작품을 하던 날 친구들이 방문해 술잔을 기울이다 정말 중요한 작품을 해야 한다고 서둘러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제게 의미가 있는 공모전이었죠."5살 때부터 붓을 들었다는 그는 보기 드문 동안. 그는 작품에 몰입하느라 나이들 시간이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수상을 격려의 뜻으로 알고 작품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제27회 전국국악대전' 종합대상에 판소리부문 손영준씨(56·대전)와 무용부문 박정아씨(35·경기)가 선정됐다. 함께 열린 '제28회 전북 시·군 농악경연대회'에는 총 13개팀이 출전, 임실군농악단이 대상을 차지했다.전북국악협회 주최·주관으로 19일 순창군민복지회관에서 열린 '제27회 전국국악대전'에는 판소리·무용·기악·연희·시조 등 5개 분야에 총 143명이 출전했다.판소리부문 이명희 심사위원장은 "전국적으로 여자 소리꾼들이 많은데, 손영준씨는 남자인데다가 오랜만에 수리성을 타고난 소리꾼을 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심청가' 요소요소를 잘 소화시켰다"고 평했다. 무용부문 김숙 심사위원장은 "박정아씨의 '진도북춤'은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동작들이 끊기지 않고 여유로운 멋이 돋보였다"고 말했다.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전국국악대전▲판소리=대상 손영준(56·대전) 최우수상 문현정(32·군산) ▲무용=대상 박정아(35·경기) 최우수상 김민지(21·경북) ▲기악=대상 서희성(19·전남) 최우수상 정보람(19·전주) ▲연희=대상 양지영(26·전남) 최우수상 권인경(45·서울) ▲시조=대상 최운권(61·순창) 최우수상 염옥순(48·충남) △ 농악경연대회▲일반농악=대상 임실군농악단, 최우수상 남원주천면농악단
판소리를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명창이라고 부른다. '잘한다'고 할 때는 무언가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기준에 비추어 잘한다든지 못한다든지, 혹은 부족하다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명창을 판별하는 기준이 있을까? 어떤 사람을 명창으로 부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또는 판소리를 하는 집단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서는 성음을 중요시하는데, 어떤 집단에서는 너름새를 중요시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은 사설을 중요시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무슨 명창이 될 수 있겠냐고까지 말한다.그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명창을 가려내기 위한 기준을 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도 이미 130여 년 전에 신재효는 명창의 구비요건을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 신재효가 들고 있는 구비 요건은 인물치레, 사설치레, 득음, 너름새이다. 이 네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네 가지가 명창이 구비해야할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인물 치레'는 인물이 잘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물이 잘나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생김새가 잘 생겨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판소리는 공연 예술이기 때문에 창자의 용모가 주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소리사에는 용모가 기형적으로 생긴 소리꾼들도 얼마든지 등장한다. 서편제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박유전은 애꾸눈이었다고 하며, 동편 소리의 대가였던 박기홍은 명창은 한 쪽 눈이 기형적으로 튀어나왔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명창이 되었다. 그러므로 인물은 잘 생기면 좋지만, 인물이 못생겼다고 해서 명창이 못되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다.'사설 치레'란 사설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좋다'는 것은 '적절하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 판소리는 성악이다. 따라서 어떤 가사(사설)를 노래로 부르는 양식이다. 그리고 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사설이 먼저 있고, 거기에 곡을 붙인다고 보아야 한다. 판소리의 사설은 판소리에서 노래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표현하는 것이어야 하며, 판소리적 표현 양식에 적절해야 한다. 판소리 사설은 또 문학적으로도 훌륭한 것이어야 한다. 사설이 판소리로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내용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거기에다가 아무리 훌륭한 음악을 붙인다고 해도 결코 좋은 판소리가 될 수 없다. 판소리에서 유명한 대목들은 모두 사설의 문학성도 뛰어나다. 흔히 '문장 나고 명창 난다'고 하는데, 이는 바로 사설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득음(得音)'은 판소리에서 필요로 하는 음색과 여러 가지 발성의 기교를 습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득음을 위해서 소리꾼이 택하는 방법은 '독공'이다. 독공이란 판소리를 어느 정도 배운 사람이 혼자 깊은 산 속이나 절에 들어가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독공과 비슷한 것으로 '백일 공부'라는 것이 있는데, 소리꾼이 100일을 기약하고 외딴 곳에 가서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독공이니, 100일 공부니 하는 것이 모두 득음을 위한 피나는 수련 과정의 일부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득음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너름새'는 판소리 창자가 소리하는 도중에 하는 춤이나 몸짓을 가리킨다. '발림'이란 말도 있어 '너름새'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너름새가 소리꾼이 하는 모든 육체적 동작을 가리키는 데 반해서, 발림은 춤동작에 한정하여 쓰이는 일이 많다. 신재효는 너름새에는 구수한 맛이 깃들고, 맵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변화무쌍한 판소리적 상황에 따라 신선도 되고, 귀신도 되는 수많은 변화를 통해서 청중들을 울게 하고 웃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너름새는 연기에 접근한다. 신재효가 너름새를 강조한 것은 판소리가 연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현대에 오면 너름새는 더욱 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이상의 네 가지를 다 갖추면 명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득음이다. 나머지는 혹 좀 부족해도 괜찮지만 득음을 하지 못하고서 명창이 될 수는 없다. 판소리는 일단 음악이기 때문이다. /최동현(군산대학교 국문과 교수)
제7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가 19일부터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국립전주박물관, 강암서예관 등에서 열린다. 신종 플루 영향으로 19일부터 10월18일까지 30일간 4개 분야 27개로 예정됐던 행사는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간 3개 부분 18개 행사로 축소됐다.한국서예의 세계화, 대중화, 실용화를 지향하는 서예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소통(疏通)'. 서예의 전통성 안에서 이뤄지는 국가, 이념, 계층, 장르간 소통을 통해 한국 서예가 더 넓은 세계와 만나 원심력을 기르는 동시에 튼튼한 구심력을 갖추기 위한 취지다.참여작가는 15개국 1400여명. 19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기로 했던 개막식은 취소되고, 그랑프리 시상만 간소하게 열릴 예정이다. 한·중·일 3국 계파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을 비롯한 모든 전시는 그대로 진행된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것들을 취소하려니, 속이 쓰리죠. 발표하기 전날까지 고민했습니다. 한국 서예의 세계화, 그 선봉에 전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54·전북대 중문과 교수)은 신종 플루 영향으로 서예비엔날레를 축소시켜 열기로 결정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듯 했다. 총감독을 맡은 지난 1년간 서예비엔날레만을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바쳐 '올인'했으니, 그럴만도 했다."서예비엔날레는 아무래도 전시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다층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세계 석학들과 열심히 준비했던 국제 학술대회와 국내 학자들과 함께 하는 포럼, 서예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진 퍼포먼스 '필가묵무'는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마련됐죠. 너무 아까워서 내년초로 간신히 미뤄뒀습니다."그는 한국서예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서예비엔날레가 갖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공산주의 정부와 문화혁명 영향으로 뒤쳐진 중국 서예, 추상미술화된 일본 서예와 비교할 때 한국 서예는 전통서법에 충실하면서 필획이 힘이 있습니다. 서예비엔날레가 소장한 작품의 수나 품격, 행사 규모면에서도 여타 국제서예비엔날레보다 우위예요. 이때 전북이 서예의 종주국으로 치고 나가자는겁니다."순수서예를 원심력으로, 응용서예를 구심력으로 보는 그는 양자의 발전을 추구하되 구심력을 먼저 키우고 구심력에 비례해 원심력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한국서단의 거목이었던 창암 이삼만, 석전 황욱, 강암 송성용 선생이 타계하면서, 전북서단이 스승들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스스로의 발전은 게을리했던 점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그의 바람은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작품들을 엄선해 해외 순회전을 갖는 것. 소더비 경매시장을 통해 수준높은 작품을 국제무대에 내놓는 작업도 구상중이다."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닙니다. 일회성 획을 긋는다는 점에서 미술이고, 선율의 흐름을 감동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음악이자 무용입니다. 한자문화권 최고의 예술인 서예의 세계화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앞장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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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6) 고독한 감꽃 시인, 이철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