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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⑥김연아 거슈인 음악과 하나되니

국민 요정 피겨 여왕 김연아가 최근 열린 '파리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1등을 했다는 뉴스! 반갑기 그지 없다. 프리 프로그램 음악이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 1898~1937)의 피아노 협주곡이라니 김연아 덕에 클래식 음악에 무심하던 이들도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김연아는 클래식 음악과 아주 친한게 틀림없다. 예전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를 선택하여 음악과 완전히 어울어진 스케이팅을 보이며 우리 국민들에게 긍지로운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하였는데 이번엔 거슈인의 피아노 협주곡을 음악으로 택했다니 그녀는 클래식 음악에 의견이 깊어서 그렇게 예쁜가보다. 예뻐도 태있게, 우아하게 예쁘지 않던가?클래식 음악은 사람을 예쁘게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랬다. 그리스 시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이 그랬고 중국의 공자, 순자의 의견도 그랬으며 우리나라 이율곡 선생도 그렇게 생각했다. 정돈된 음악은 우리 인간의 심성을 바르게 한다고 얘기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클래식 음악은 그만큼 공들인 음악이기 때문이다.거슈인은 12세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13세에 화성학을 공부했다. 16세에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뉴욕 리믹 악보 출판사에서 유망한 구매자들에게 새로운 팝송을 알려 주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선율과 리듬에 천부적 재질이 있었음에도 작곡을 위한 기술적 훈련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곧 브로우드웨이 쇼를 위해 그리고 낱장으로 된 음악의 출판을 위해 대중음악을 쓰게 되었고, 21세 때는 가수 알 졸슨(Al Jolson)에 의해 유명해 진 <스와니(Swanee)>라는 노래로 성공하게 되어 인기도 높아지고 악보도 100여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그 해에 그는 자신의 뮤지컬을 썼고 35세까지 28개의 작품을 썼다. 뮤지컬 코미디라고도 하는 브로우드웨이 뮤지컬은 20세기 미국 음악에서 중요한 장르이다. 그는 한 정치적 풍자인 <당신에게 나는 노래하네(Of Thee I Sing)>라는 뮤지컬로 퓨리쳐 상을 수상하는 명예를 얻기도 한다.당시 재즈의 왕이라고도 불리던 폴 화이트먼이 거슈인의 재능을 알아 보고 심포닉 재즈를 작곡하기를 권하는데 그 때 재즈 협주곡이라고 알려진 <랩소디 인 블루>를 작곡하여 큰 인기를 누렸다. <랩소디 인 블루>는 독주 피아노와 재즈 앙상블을 위한 곡으로서 팝송 형식과 흑인음계라고도 하는 블루음계 및 재즈와 블루스적 요소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이 곡은 다른 미국 작곡가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재즈를 결합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거슈인은 재즈와 블루스를 클래식에 용해하면 새로운 차원의 음악이 되리라는 것을 알았고 27세 때 파리를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그러한 차원의 곡 <파리의 미국인>이란 작품을 발표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음악에는 언제나 재즈가 접목되어 있다. 김연아가 선곡한 피아노 협주곡에도 재즈가 용해되어 있다. 사실 고전재즈는 이미 클래식 음악의 한 장르가 되었고 바르톡, 스트라빈스키 등도 재즈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내놓았다.거슈인 스스로 민속 오페라라고 부른 그의 작품 <포기와 베스>는 오페라 전통의 요소와 재즈, 브로우드웨이 요소를 융합한 작품이다. 여러 전통의 융합은 다양한 이민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 미국 음악의 한 특징이기도 하다.재즈는 191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적 뿌리의 음악으로 나타나는 장르이다. 이후 여러 양식과 장르 및 사회적 역할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통으로 변하지만 래그타임, 댄스음악을 블루스의 요소들과 혼합한 음악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블루스는 기원이 분명하지 않으나 농장의 노동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음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노예의 신세를 노래하기 때문에 가사의 분위기가 실망, 혹사 혹은 여러가지 근심을 노래하는 것이다. 그같은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 미국은 백인과 흑인의 음악이 융합된 재즈를 그들 문화의 중심에 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국가 생성의 역사가 비교적 길지않은 미국은 따라서 정통 클래식 음악의 전통도 일천하기 때문에 국력의 신장에 따른 일류 국가의 문화를 일구고자 다양한 문화의 융합을 예술 정책의 기저로 수용했고 그에 따른 창작활동과 음악활동 및 음악교육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미국은 음악활동의 세계적 중심인 것이다. 거슈인은 태생도 미국 브룩클린이니 그에 대한 미국의 애정은 그런면에서도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김연아 덕에 거슈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지는 셈인가? 거슈인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3악장으로 된 좀 어렵게 느껴질 것도 같은 음악, 그러나 생각하기 나름이다. 김연아가 얼음 위에서 매혹적으로 추는 아름다운 춤을 생각하면 된다. 1악장은 애절한 선율도 있지만 익살스럽게, 장난스럽게 노는 듯 신코페이션이 많은 음악이고, 2악장은 16마디의 주제에 맞게 늘인 12마디 블루스의 화성패턴으로 되어 있으며 애조 가득한 관현악의 분위기에 피아노가 '세상은 정말 아름답다'고 깜찍한 표정 지으며 노래하는 것 같은 음악, 3악장은 빠른 연타 리듬에 의한 생기로움이 생명의 약동을 노래하는 것 같은 음악이다.음악과 하나가 된 김연아의 표정 연기도 예술이니 음악을 온전히 느끼는 김연아! 그녀는 클래식 음악과 아주 절친한 사이인 것이 분명하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9.10.20 23:02

[전시] "그동안 기억들 화폭에 재구성하는 것이 내 작업"

칠십 평생 그가 그린 300호짜리 대작은 여덟점 뿐. 그 중 한 점은 완산구청 창고에 들어가 있고, 나머지 일곱점은 부스전을 제외하고 9년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 내놓았다."밤이나 낮이나 술 마시고, 밤이나 낮이나 그림 그리고 했지, 뭘. 그래도 몸살은 안났어요. 허허."20일부터 26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에서 '산'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양화가 박민평씨. 100호까지야 자주 그렸었지만, 원로화가의 마음 한 켠에는 평생을 두고 한 번은 큰 그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같은 산이라도 큰 그릇과 작은 그릇에 담길 때 그 느낌이 다른 것이 당연지사. 무엇보다 "이 쪽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부지런히 대작을 그려냈다."고향집에서 자랄 때 보면 우선 보이는 것이 멀리 산(정읍 고부 두송산)이었어요. 전주와 부안을 오갈 때면 논밭이 펼쳐져 있었는데, 김제 평야를 지나고 나면 변산반도 산이 높이 솟아있었지요. 어떻게 보면 산 속에서 산을 보면서 자란 것 같아요."그의 고향 부안은 산과 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사철 풍광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이었다. 그는 "나에겐 사생한 그림이 거의 없다"며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기억들을 화폭에 재구성하는 것이 내 작업"이라고 했다. 기억으로 그리는 그림은 군더더기 없이 적당하게 단순화된 형상으로 표현됐다."작업실에서 괜찮다 싶던 작품도 전시장에 놓고 보면 빈 구석이 보여요. 그러면 더 좋은 그림 그려야 겠다는 반성이 들지요. 그림이란 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완벽하게 하려면 재미가 없어요. 사람도 약간 허점이 있는 사람에게 더 정이 가잖아요. 아마 다른 사람도 그럴 겁니다. 그래야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지요."돌이켜 보면 "다른 것 했어야 별 볼 일 없고 그림 그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에 완전하게 흡족한 작품은 없다. 다만 사람살이가 그러하듯이, 그림도 너무 계산적이고 수학적이면 재미가 없다는 것이 가느다란 손에 평생 붓을 쥐고 살아온 원로화가의 생각이었다.산을 그리고 나니 이제 들녘과 바다도 그려보고 싶어졌다. "오랜 시간 구상을 그려왔으니 계절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형태를 색과 마티에르를 살려 표현하는 추상작업도 시도하고 싶다"고 했다.서라벌예술대와 전주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대학 1학년 때 고향 낭원전시실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모두 열세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38년간 교단에 섰으며 2000년 전주성심여고에서 퇴임했다. 전북미술대전과 춘향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전주대 미술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0.20 23:02

[공연] '브라질 국립극장 심포니' 첫 내한공연

전주영상위원회가 14일 부산에서 폐막한 '제9회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에서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촬영작품과 전주·전북지역 로케이션 촬영작품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19일 공식발표했다.현재까지 '올가미'와 '실종' 등을 연출한 김성홍 감독의 신작 '닥터'를 전주영화종합촬영소로 유치했으며, 연극으로 유명한 '친정엄마와 2박3일'을 영화로 준비하고 있는 유성엽 감독이 영화 분량의 80%를 이달 말부터 전북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또한 영화 '43번 국도'와 CJ가 제작을 계획하고 있는 전쟁영화 2편이 전주로케이션과 인센티브 제공,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사용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진욱 전주영상위 사무국장은 "이번 박람회에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소개한 홍보물과 함께 영화촬영지원 프로그램 인센티브, 바이 전주 인증상품 지원, 영화제작인력 인턴지원 등 전북지역의 각종 영화 지원 관련 자료를 비치해 '영화제작하기 좋은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홍보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브라질 수교 50주년을 맞아 브라질 국립극장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20-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브라질 국립극장 심포니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빌라로보스홀의 상주 악단으로 1979년 창단된 단체다. 클라우디우 산토루부터 지난 6월 브라질 해상에서 벌어진 에어 프랑스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실비우 바르바투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최고 지휘자의 조련을 받으며 짧은 시간에 브라질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내한 연주회는 브라질 국립극장 심포니가 지난해 브라질에서 초연한 '로스 카프리초스'로 막을 연다. 아시아 초연으로 소개되는 이 곡은 쿠바 혈통의 미국인 마이클 콜리나가 18세기 말 스페인 사회상을 풍자한 고야의 동명 판화집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했다. 이어, 브라질 최고의 작곡가 빌라 노보스가 바흐의 대위법에 브라질 민속음악을 섞어 작곡한 '브라질풍의 바흐 4번', 멘델스존의 '교향곡 5번-종교개혁', 차이콥스키의 교향시 '프란체스카 디 리미니'를 차례로 들려준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10.20 23:02

[전시] 입체에서 만나는 깊은 울림

서양화가 유휴열(60) 이정웅씨(43)가 '마니프(MANIF) 15!09 서울국제아트페어'에 초대됐다.14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마니프는 미술의 대중화와 미술시장 활성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미술장터. 지난해 이어 올해도 '김과정 전시장 가는 길'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올해는 국내 작가 뿐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10여 개국 131명의 작가가 선정됐다.1997년 마니프 대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유씨는 25일까지 한가람미술관 부스 A9에서 대중들과 만난다. 알루미늄판이 가진 차가운 물성에서 한국적이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찾아내는 유씨는 최근작인 '해·달·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을 선보인다.깊이와 밀도있는 작품 주제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인간과 삶에 대한 애착, 자연에 대한 진지하고도 순박한 자세의 반영. 알루미늄판을 주재료로 한 '추어나 푸돗던고' 시리즈 등을 통해 입체와 평면 작업을 자유롭게 오갔던 작가는 반입체로 입체감을 더욱 살리면서도 자동차도료를 사용해 화려한 색채감을 보여준다.정읍 출생으로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유씨는 해외와 중앙에서도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만 고향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가다. BELGO 국제회화전 특별상과 예술평론가협회 제정 최우수작가상, 목정문화상, 전북대상 등을 수상했다.이씨는 지난해 부터 선보여온 '영원한 생명의 시' 시리즈를 19일까지 한가람미술관 부스 C32에서 전시한다.몇 년 전부터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주변에 아무렇게나 쌓여져 있는 책들의 풍경 속에서 책과 종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물성을 발견하는 데 주목해 온 이씨는 이번에도 책과 아크릴을 주재료로 삼았다. 책의 단면이나 쌓여진 종이를 절단하고 통합하는 방식으로 화면에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하고 이를 이어붙이는 방식을 통해 선택된 부분들 간에 상호적인 유기적 통합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씨는 "책 속에 담겨져 있는 역사성, 시간성, 공간성 등의 여러가지 개념적인 요소들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전주 출생으로 전주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 도시환경미술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현재 전북미술협회 청년분과위원장과 미술경제지 아트 프라이스 전북지역 편집장 등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0.19 23:02

[공연] 명창 안숙선, 논개로 돌아오다

400여년 전 임진왜란 당시 왜장의 몸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뛰어든 의로운 여인 '주논개'. 소리판의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이 작창하고 국립창극단 왕기석 명창이 사설을 쓴 창작판소리 '논개'가 국립창극단의 소리로 불려진다.논개 탄생 435주년을 기념하는 '의암주논개축제'가 열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장수군 의암공원 야외무대에서 창작판소리 '논개' 연창회가 펼쳐진다.창작판소리 '논개'는 지난해 장수군과 사단법인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이 주관해 음반으로도 발표됐었다. 이번 연창회에서는 지난 3월부터 10일까지 안숙선 명창이 직접 전수교육한 중견 명창과 젊은 소리꾼들이 두시간에 걸친 장편 '논개'를 이어 부를 예정.안숙선 왕기석 명창은 물론, 창극과 전통 판소리 모두에서 뛰어난 유수정과 왕기석 명창과 함께 '형제 명창'으로 불리는 왕기철, 국립창극단 차세대 주자인 김지숙, 전주 출신 젊은 명창 남상일, 국립으로 옮기기 전 남원시립국악단에서 활동하며 전북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임현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창극배우 박애리가 출연한다.안숙선 명창은 "처음 '논개' 작창을 의뢰받았을 때 그녀의 충절과 순국정신에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논개의 정신이 음악으로 승화될 뿐만 아니라 '춘향가'의 정조, '심청가'의 효, '흥보가'의 형제애, '수궁가'의 지혜, '적벽가'의 의리와 같이 '논개'가 수많은 세월을 지나면서 충국과 순국이라는 교훈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0.19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⑥그림으로 남은 명창 모흥갑

이른 시기의 판소리 명창 중에서 모흥갑은 기록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소리꾼이다. 신위의 <관극시>, 송만재의 <관우희>, 윤달선의 <광한루악부>, 이유원의 <<임하필기>>, 이건창의 <<이관잡지>>, 신재효의 <광대가> 등에 모흥갑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춘향가>나 <무숙이타령> 등에도 모흥갑의 이름이 등장한다.신위는 소리꾼들을 불러 한 달이나 같이 지내면서 소리를 듣고 <관극시(觀劇詩)> 12편을 지었다. 그 중에 보면, "고수관, 송흥록, 염계달, 모흥갑은 호남의 이름난 광대, 미칠 듯한 기쁨이 시에 갇힌 나를 풀어내네. 우렁차고 강개하기는 김용운이지, 형채기 한 마당은 천하의 절창일세."라고 하였다. 여기에 언급되는 사람들은 모두 8명창에 드는데, 모흥갑이 가장 뒤에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나이가 좀 적었을 듯하다. 또 송만재라는 사람은 자기의 아들이 과거에 급제를 했는데도 돈이 없어 광대들을 불러 놀 수가 없어서, 대신 광대 놀음에 관한 시를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관우희(觀優戱)>라는 시이다. 그곳에 보면, "장안에서 모두들 우춘대를 일컫는데, 오늘날엔 그 소리 누가 이을꼬? 한 바탕 소리에 비단이 천 필인데, 권삼득 모흥갑 아이 적부터 명창이었지."라고 하였다. 권삼득과 모흥갑이 우춘대를 이을 명창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노래가 전하지 않는 판소리인 <무숙이타령>에도 모흥갑이 <적벽가>를 잘하는 명창으로 나온다. 이렇듯 기록에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소리를 잘해서 유명했다는 증거일 것이다.모흥갑은 소리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소리꾼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덟 폭 짜리 <평양감사부임도> 중에, 능라도에서 많은 구경꾼이 모인 가운데 소리하는 광경을 그린 것이 있는데, 소리하는 광대 그림 옆에 '모흥갑'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이 그림은 판소리하는 광경을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이다. 당시는 사진이 없었던 시절이니 오늘날의 사진이나 같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 그림은 하도 유명해서 판소리학회지인 <<판소리연구>> 표지를 위시해서 여러 판소리 관계 문헌의 표지 그림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 그림이 소리하는 동안에 현장에서 직접 그린 그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모흥갑이 판소리를 부르는 것을 보고 그린 것만은 분명하다. <<조선창극사>>에도, 모흥갑이 "평양 연광정에서 판소리를 할 때에 덜미소리를 질러내어 십리 밖까지 들리게 하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 것을 보면, 모흥갑이 평양에서 소리를 한 것이 인구에 많이 회자되었던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 이처럼 많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모흥갑이 어디 사람인지조차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경기도 출신이라고 하기도 하고, 전주 난전면 귀동(지금의 구이 부근) 사람이라고도 하는데, 어느 것 하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조선창극사>>에는 모흥갑이 말년에 귀동에 살 적에 전주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 때 자신의 수행고수였던 주덕기가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소리를 하면서, "모흥갑은 말할 것도 없고 송흥록도 부족하다."고 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나는 부족하다지만, 송흥록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가요, 가왕의 칭호까지 받은 공전절후의 명창이어늘 주덕기의 소행은 무례막심하다."고 꾸짖고는, 자신의 장기인 <춘향가>의 '이별가'를 부르니, 주덕기가 엎드려 사죄하였다는 일화가 실려 있다. 이로 보아 말년에는 분명히 전주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모흥갑은 성량이 크고, 고음을 잘 내서 이름을 날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모흥갑의 소리는 학이나 봉황의 울음소리에 비유되었다. 학의 울음소리는 고음을 대표하고, 봉황의 울음소리는 우렁찬 소리를 나타낸다. 신재효는 <광대가>에서 모흥갑의 소리를 "설상에 진저리친 듯"하다고 했다. 이 또한 모흥갑의 고음을 표현한 말로 생각된다.모흥갑은 <적벽가>를 잘했다고 하나, 그의 더늠으로는 <춘향가> 중에서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하는 '이별가' 한 대목이 전한다. 지금도 조상현이나 성창순 등이 부르는 보성소리 <춘향가>에는 이 대목이 들어 있는데,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를 세 번이나 반복하면서 점점 음정을 높여, 마지막에는 거의 숨이 막힐 정도까지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9.10.19 23:02

[공연] 김태우ㆍ이소라 등 '시월에…' 공연

김태우, 이소라, 정엽, 스윗소로우가 매년 열리는 브랜드 공연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무대에 오른다.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은 1999년 첫 공연을 시작한 이래 김현철, 이소라, 윤종신, 성시경, 박효신, 조규찬, 이문세, 신승훈, 이수영, 이승환 등 실력있는 가수들만이 오르는 무대로 사랑받았다. 또 공연 마지막에 인공눈을 뿌려줘 10월에 첫눈을 맞는 로맨틱한 이벤트로도 연인들 사이에 유명하다. 이달 31일부터 11월1일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공연에는 김태우의 합류가 눈길을 끈다. 김태우는 최근 '사랑비'로 음악차트 1위에 오르며 제대 후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그는 "연인들을 위한 공연이어서 설렌다"며 "특히 이소라 선배님과 함께 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연하는 스윗소로우는 "지난해 관객에서 아티스트로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었다"며 "이 무대 후 20대 여성 팬들이 많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공연을 기획한 엠넷미디어는 "10년간 연인들을 위한 공연으로 호평받았기에 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져 출연진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어느 해보다 감수성 짙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4만-9만9천원. ☎ 1544-1555, 1544-6399, 1566-1369.

  • 전시·공연
  • 연합
  • 2009.10.16 23:02

[공연] 전주 사운드 노바 페스티벌 미리본다

가장 한국적인 장소에서 가장 이국적인 음악이 울려 퍼진다.내년 5월 말 열릴 예정인 '제1회 전주 사운드 노바 페스티벌'을 미리 맛 볼 수 있는 '전주 사운드 노바 페스티벌 #1 Before Sunrise'이 오는 17일 오후 7시 전주 한옥마을 설예원에서 펼쳐진다.본 공연 전 관객의 마음을 열어 줄 이번 프리 콘서트(Pre Concert)에는 윈터플레이, 윈디시티, 미미 등 쟁쟁한 뮤지션이 나선다. '산조와 재즈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출발한 '전주 사운드 노바 페스티벌'의 취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우리나라 최고의 트럼페터 이주한을 중심으로 구성된 윈터플레이는 CF에 삽입된 '버블송'으로 더 유명해진 그룹. 이번 무대에서도 올해 낸 정규 1집 'Songs of Colored Love'에 담았던 팝,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관객들에게 들려준다.아소토유니온의 리더이자 드럼과 보컬을 맡은 김반장이 이끄는 윈디시티는 그동안 아프리카 음악인 레게와 소울 등을 연주하며 지난 2006년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노래 부문 최우수 알앤비 & 소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소울 밴드. 이미 일본에서 두 장의 앨범을 내는 등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윈디시티의 정열적인 연주가 한옥마을을 들썩일 예정이다.국악에 뿌리를 두고 세계 곳곳의 전통 음악과 접목해 특별한 음악을 선사해온 퓨전국악그룹 미미의 무대도 놓칠 수 없다.'우리 역사 되찾기'를 위해 만들어진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주최하고, 홍대 클럽데이를 주관하고 있는 클럽문화센터, 대표적인 재즈 클럽 에반스, 공연 기획사 뮤직 스페이스가 주관하는 '제1회 사운드 노바 페스티벌'은 가장 전통적인 공간인 전주 한옥마을에서 재즈·모던록·힙합·소울·일렉트로닉·산조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공연함으로써 신선하고 특화된 음악 페스티벌을 지향하고 있다.뮤직 스페이스 김혜령 실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내년 본 행사 전, 미리 어떤 분위기와 어떤 스타일이 될 것인지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준희
  • 2009.10.16 23:02

[전시] 그리운 동네 그때 그 사람들…'용담위로 나는 새' 展

"언제나 속이 탄탄허지를 못허고 허허하지요. 이번 추석에도 고향 근처 산소에 벌초를 허로 갔더니 우리 동네 위치를 모르겄습디다. 이짝(쪽)에서 보면 그곳(살던 마을) 같은디 저짝(쪽)으로 건너가서 보면 또 긴가민가혀. 우리도 잘 모르겄는디 객지에 산 자식들은 금방 잊어브러. 그렇게 잊어불먼 끝이지요." (수몰민 이봉수씨)수몰의 땅, 용담. 인간의 거친 욕망의 숨소리에 얼굴을 가리운 곳은 이제 침묵한다.물에 잠긴 마을은 저마다의 지울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을 터.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대표 김지연)가 17일부터 12월31일까지 '용담위로 나는 새'展을 통해 용담의 빛바랜 기억을 끄집어 올린다.김지연 대표는 "용담 수몰지구 사진을 찍으러 다닐 무렵 토지 보상 문제로 막바지 진통을 겪던 이곳에서 나는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며 "지난해 '진안골 졸업 사진첩'展을 열기 위해 수몰지구 학교의 졸업사진을 모으고, 폐교 당시 교지에 수록된 아이들의 애틋하고 정겨운 글과 사진을 보면서 고향이 주는 안온함이 그리워 염두에 뒀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일찍이 조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용담 수몰지역을 두루 돌며 기록을 해뒀던 고 전형무씨의 사진을 만난 것이 행운. 진안문화원(원장 최규영)이 전씨의 발품이 담긴 「그리운 고향산천」을 펴내면서 모아뒀던 묵은 사진을 제공, 김 대표의 손질을 거쳐 용담골 이야기가 새롭게 조명됐다.상전면 신연마을에서 동네사람 모두가 거들던 마을 장례, 상전면 평은 마을을 육지와 잇는 마을 동맥선이었던 평은교, 정천면 원월평마을의 돌탑 제사, 한여름 시원한 물에 수박을 띄우던 정천면 음촌마을 사람들 등 이제는 기억의 뒤안길에서 반짝거리는 고향 풍광이 전시장을 메운다.김 대표는 "이주민들에게 고향을 다시 보여주고 그 후손들과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 전형무 선생님의 혼신의 열정이 담긴 사진을 제공해준 진안문화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ww.jungmiso.net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0.16 23:02

[공연] '영화 속 음악이야기' 등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청소년교향악단 '영화 속 음악이야기' - 17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지난 2003년 창단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청소년교향악단이 김종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영화 '배트맨', '늑대와 춤을', '로빈훗', '여인의 향기' 등에 삽입된 음악을 들려준다.현재 호남오페라단 상근단원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고은영 씨는 영화 '전망 좋은 방'에 나오는 푸치니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파리넬리'에 수록된 헨델의 '울게 하소서' 등을 부를 예정이다. 문의 063)270-8000, 7837▲ 송대관 태진아 라이벌 콘서트 - 17일 오후 5시, 6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성인가요 공연 역사상 전국투어 전회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트로트계의 양대 산맥 송대관과 태진아.서로 험담도 서슴지 않으며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온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는 최첨단 비주얼 영상과 다양한 뮤직 다큐멘터리 구성을 통해 추억의 노래를 선사한다. 문의 1588-0766▲ '코리안 챔버 초청 유망 신예 음악회' - 1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지휘자 강진학 씨가 이끄는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와 도내 유망 신예 음악인 5명이 협주곡을 들려준다. 문영숙(전주서천초 교사), 박민정(전주문학초 3학년), 고한슬(서전주중 1학년), 박선미(원광예술고 1학년), 최효진(전북외국어고 3학년) 등 네오스플루트앙상블(지도 교수 이수진) 단원이 들려주는 풋풋한 플루트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

  • 전시·공연
  • 김준희
  • 2009.10.16 23:02

[전시] 박민평 개인전 등

▲ 박민평 개인전 - 20일부터 26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기억들을 화폭에 재구성해 온 박민평 씨가 26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전북 부안 출신인 박 씨는 그가 청년기까지 보낸 고향의 사철 풍광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 왔다.전북미술대전·춘향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내고, 38년간 중·고등학교 교사(2000년 퇴임)와 전주대 미술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한 그의 그림엔 고향의 산과 들, 보리밭, 나무, 살구꽃 핀 마을이 담백하게 담겨 있다.▲ 노재순 초대전 -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PARK's GALLERY한국미술협회 노재순 이사장은 시각과 소리라는 공감각의 세계를 표현해 왔다. 그는 소리가 사각보다 더 직접적인 전달 효과를 지닌다는 발상에서, 이른바 '청각회화'를 그려왔다.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가뿐하고 흥겹듯이, 그는 내면에서 시시각각 뿜어내는 인간의 감정을 풍경에 흘려 내보내고 있다.▲ '제13회 전북 전승공예연구회작품전'- 18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전북 전승공예연구회(회장 김종연) 작가들의 장인 정신과 예술혼이 담긴 합죽선, 침선, 한지공예, 소목, 전통악기, 목칠 등이 18일까지 전시된다.김종연 회장은 목조각 '차명(茗禪)'과 한지에 민화를 접목한 '일월오악도'를, 이기동 선생의 아들 이신입 씨는 고운 선과, 바탕에 아름다운 산수화 한 폭을 옮겨놓은 듯한 '팔등 합죽선'을 선보인다.

  • 전시·공연
  • 김준희
  • 2009.10.16 23:02

[공연] 진은숙 "전자음악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전자음악이 어렵다구요? 휴대전화 벨소리를 비롯해 일상에서 끊임없이 듣는 흔한 음악이 전자음악입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전자음악의 매력을 느껴보세요"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대음악 연주회 '아르스노바'를 통해 동시대의 음악 경향을 꾸준히 소개해온 진은숙(서울시향 상임작곡가)이 이번에는 전자음악을 들고 찾아온다. 22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4일 저녁 8시 한국예술종합학교 KNUA홀에서 열리는 '2009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ⅢㆍⅣ'는 현대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음악을 주제로 꾸미는 무대다. 현대음악의 거장 피에르 불레즈가 창립한 프랑스 현대음향음악연구소(IRCAM)와 협력해 불레즈의 '송가 2번', 진은숙의 최근작 '이중 구속?', 핀란드 작곡가 유카 티엔수의 '네모', 독일 작곡가 요르크 횔러의 '공명', 강석희의 '항변', 임종우의 '음성의 실루엣' 등 다채로운 전자음악을 들려준다. 연주회에 앞서 14일 광화문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진은숙은 "전자음악은 현대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분야"라며 "독일 작곡가 슈톡하우젠 같은 사람은 '미래에는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은 없어지고, 결국 (컴퓨터로 만들어내는)전자음악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할 만큼 전자음악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작곡에서는 연주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음악이 최종적으로 나올지 작곡가도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이에 비해 전자음악은 청중에게 최종적으로 선보이는 형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곡가에겐 매력적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청중 입장에서는 전자음악이 여전히 어렵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진은숙은 이에 대해 "휴대전화 벨소리를 포함해 현대인은 전자음악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다"며 "실상은 쉽고, 흔한 음악이지만 예술의 형태로 만들어지면 청중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저히 앉아서 듣기 힘든 전자음악부터 청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자음악까지 다양한 전자음악이 존재한다"며 "쉽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선곡한 이번 음악회를 통해 전자음악의 새로운 매력을 맛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시아 초연되는 그의 '이중 구속?'은 독주 바이올린과 전자악기를 위한 곡이다. 그는 "IRCAM에 초청받았을 때 작곡한 작품"이라며 "바이올린 솔리스트가 평생 친구로 살아왔던 악기와의 애증 관계를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줄을 쓰다듬으며 애정을 표현하고, 바이올린을 때리며 학대하는 소리가 컴퓨터에 입력돼 변형돼 나오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이번 '아르스노바'의 지휘는 작곡가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단체인 앙상블 엥테르콩탕포랭의 음악감독 수산나 멜키가 맡는다. 시벨리우스 이래 명지휘자를 꾸준히 배출해온 핀란드 출신의 멜키는 현대와 고전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여성 지휘자. 그는 "핀란드는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대음악을 비롯한 현대 예술이 갖는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 현대음악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작곡가와 함께 작업하고, 음악적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흥미롭다"며 "음악의 미래를 창조한다는 측면에서 음악가라면 누구나 현대음악에 책임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999년 핀란드에서 진은숙의 오페라를 지휘한 것을 계기로 진은숙과 인연을 맺게된 그는 "진은숙은 독창성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 작곡 실력을 두루 갖춘 독보적 현대 작곡가"라며 "그가 일하는 서울시향의 초대를 받아 한국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는 바이올리니스트 강혜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도 의미 깊다. 1993년 파리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임명된 강혜선은 이듬해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에 합류해 현대음악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해왔다. 강혜선은 진은숙의 '이중 구속?', 자신을 위해 쓰여진 불레즈의 '송가 2', 알반 베르크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 청중을 현대 음악의 세계로 이끈다. CJ문화재단 후원으로 티켓 가격을 낮췄다. 22일 5천~3만원. 24일 5천~1만원. ☎02-3700-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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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0.15 23:02

"사라 장 음원 무료 다운로드 받으세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클래식 음원 중 일부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음반사 EMI 클래식스는 클래식 음악 분야의 디지털 시장 선점과 클래식 향유층의 확산을 위해 사라 장을 내세워 '클래식 음원 무료 다운로드' 행사를 사상 처음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무료로 제공되는 음원은 1995년 사라 장과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 녹음한 '종달새의 비상'이다. 본 윌리엄스가 작곡한 14분 분량의 이 곡은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06-2007시즌 배경 음악으로 사용해 대중들에게 친숙하다. 무료 다운로드는 사라 장의 새 앨범 홍보 사이트(www.changbruchbrahms.com)를 통해 이뤄진다. EMI 클래식스 관계자는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음원 다운로드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라며 "그런 점에서 EMI 본사가 EMI를 대표하는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을 이번 행사의 아티스트로 선정해 디지털 시장 개척의 중책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라 장은 아홉 살 때인 1991년에 EMI 클래식스와 전속 계약해 18년간 18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내달초 19번째 앨범 '브람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놓는다. 이어 12월에는 10년 만에 전국 투어 독주회를 열고 국내 팬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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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0.15 23:02

[공연] 클라리넷티스트 이철경씨 네번째 독주회

"소박한 소리가 나는 악기인데 깊이가 있어요. 화려한 악기도 아니죠.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처럼 소박하고 따뜻해서 어쩐지 진심이 깃든 소리 같단 느낌을 받아요."해마다 부부 클라리넷티스트로 듀오 연주회를 열어왔던 이철경씨(33 전북대 음악대학 외래교수)가 네 번째 독주회를 갖는다. 1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가 소개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아직은 생소한 악기. 클라리넷의 독특한 매력을 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해마다 더해져 세련미를 띈 무대가 이어질 예정.이날 무대엔 '사라반드' , '러시안 탱고','클라리넷 소나타 B 독주곡' 등이 올려진다.피아노는 이윤희씨가, 첼로는 김선경씨가 맡는다. 이씨는 전북대 예술대학 음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와 카셀 시립 음대를 졸업했다. 김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와 동대학 음악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하이델베르크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가졌으며, 현재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를 거쳐 독일 라이프찌히 음대 석사,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뒤 전북대 음악대학, 한일장신대에서 출강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윤이상 페스티벌, 막스레거 국제 쇼팽 페스티벌 초청 연주를 비롯해 부부 클라리넷리스트로 듀오 연주회를 열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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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10.15 23:02

[전시] 美 병사들 '추억의 얼굴' 20년만에 햇빛

"6 25가 지나고 1940년대 군산에 미군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외국인들이 물밀듯 쏟아졌어요. 미대를 나왔건 안 나왔건 간에 그림에 재주가 있던 사람들은 군산 예술의거리로 나왔죠. 초상화가 가장 바빴어요. 명화는 어쩌다 한번씩 그렸지만."서양화가 한경자씨(65)는 초상화만 벌써 40여 년 째 그렸다. 밥벌이도 됐지만, 인물화는 자신 있었다고 했다. 공유 갤러리(관장 이정임)가 추진하는 '숨은 작가 프로젝트'에 첫 초대 손님이 된 한씨. 그처럼 잊고 지낸 시간이 생애 첫 전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상상조차 해봤을까.22일까지 열리는 '삶의 초상'展엔 손때가 묻을 만큼 묻은 미군 병사들과 그의 가족들 초상화 1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20여 년 전 작품이지만, 세밀한 묘사와 선명한 색감 덕분으로 지금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옥구 출신으로 그는 열아홉 살에 극장 간판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서른이 되어서야 캔버스를 만났지만, 성실함이 몸에 배인 덕분에 사진 보다 더 실물을 닮은 인물을 그릴 수가 있었다고."당시 미군들은 꼬깃꼬깃한 사진 한 장 들고 와 초상화를 부탁했죠. 정성 들여 완성한 작품을 보고 흡족해지면, 눈시울이 붉어지면서'땡큐'를 연발하곤 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향수가 짙었죠."당시 인물화를 그린 이들은 공무원 월급 보다 5배 이상 되는 수입을 벌었다고 했다. 전업 작가로 먹고 살기가 어렵다는 푸념이 계속되는 요즘,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했던 그의 작업은 오늘의 나침반이다. 배고프지 않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붓질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란 뜻."특히나 인물은 관찰력이 좋지 않으면, 아무래도 빨리 못 그리지요. 인상의 특징을 먼저 파악할 줄 아는 관찰력도 필요하지만, 데생 실력이 좀 있어야 돼요. 특징을 못 살리면 아무리 그려도 닮지가 않아요."때문에 그는 한 작품을 위해 사진을 보고 또 보고 닳을 때까지 봤다고 했다."사진은 오래 보고 있으면, 그 사람 인상이 나와요. 어디서 나오냐. 눈매에서 나오고, 입가에서 나와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목구비가 뚜렷해 비교적 빨리 그릴 수가 있었죠."아마도 그는 초상화를 평생 해야 하는 작업으로 여기는 것 같다. 세상과 사람을 꿰뚫는 눈을 갖길 바라면서 말이다. 치열한 작가 정신과의 해후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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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10.15 23:02
문화섹션